기후기술 전문가는 크게 기술개발 전문가와 국제협력 전문가로 나뉜다. 기후위기에 대응해 인류가 공영하기 위해서는 ‘브라질 나비의 날갯짓’을 막는 기술도 필요하고 ‘텍사스의 토네이도’를 잠재울 국제적 협력도 필요하다. 녹색기술센터 국가기후기술협력센터 사업개발팀 손지희 팀장으로부터 기후기술 전문가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글 이나영 기자 사진 이소연
손 기후기술은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기술을 말합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기술과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기술이에요.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이나 탄소 저장기술은 온실가스 감축기술이고, 홍수 피해를 막는 기술이나 기후위험 조기 경보 기술은 기후변화 적응기술에 해당합니다. 기후기술 관련 전문가의 역할은 다양합니다. 기술을 개발하는 전문가, 그 기술이 잘 적용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하는 전문가, 기후기술을 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해 투자를 유치하는 전문가, 그리고 기후기술이 해외 또는 국내에 확산될 수 있도록 전략을 개발하고 국가 간 협력을 도모하는 전문가가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개발한 기후기술을 해외에 확산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손 유엔 산하 기후기술기구인 CTCN(Climate Technology Centre & Network)이 추진하는 기술지원(TA)사업이 있습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아래에서 개발도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파악해서 기술지원을 요청하면, 저희가 CTCN을 통해 그 요청을 받아 개도국의 기술지원 수요를 분석하고 검증하며, 우리나라 기술이 들어갔을 때 어떤 사업이 가장 효과적인지 판별한 다음, 그 사업을 우리가 기획해서 수행하는 사업입니다. 올해 수행하는 사업으로는 라오스의 녹색교통 수립사업, 우즈베키스탄의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베트남의 친환경 퇴비화 사업들이 있습니다.
손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논의되는 국제적인 논의 흐름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탄소국경세나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에 입각해 기업이 꼭 알아야 하고 또 선발적으로 전략을 구상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탄소국경세는 물건을 만드는 모든 밸류체인에서 탄소가 얼마나 발생됐느냐를 중요하게 산정하기 때문에 관련 기업뿐 아니라 협력 파트너 기업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또 ESG는 그 기업에 투자할 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므로 ESG 경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손 우리나라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아직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는 개발도상국에 속해 있어서 개도국 입장을 대변하는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후대응 관련 선진기술을 갖고 있고 재원도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개도국에 우리나라 기술도 제공하고 우리나라를 표본 삼아 개도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략을 구사하고 있죠. 다만 저희가 목표를 매우 높게 잡아서 열심히 달려야 하는 시점이기는 하지만 너무 급하게 달리다 보면 탈이 나기 마련이므로 국가 차원에서 공론화를 통해 차근차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