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웰빙 집콕 라이프
유익하게 칩거하는 비즈니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금지되고 외출을 자제하면서 사람들은 반강제적으로 집에 갇혀버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는 공간의 제약을 없애는 계기가 되고 있다. 여행지에서 일하고 집에서 운동하며 원격의 편리함을 알게 된 사람들은 이제 자신이 원하는 공간에서 일상의 자유를 누릴 것이다.

집에서 미러로 전문강습, 차세대 홈트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시적 업무정지 상태인 ‘셧다운(Shut Down)’이 세계적 유행이 됐다. 그리고 미국 내에 있는 4만여 개 헬스장이 그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전역의 헬스장 등록 회원 수는 약 6,200만 명에 달한다. 코로나19가 한창인 2020년 요가복의 대명사로 불리는 룰루레몬(Lululemon Athletica Inc.)이 홈피트니스 플랫폼 기업 ‘미러(Mirror)’를 5억 달러(약 6,000억 원)에 인수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태어난 지 2년밖에 안 된 신생 스타트업에, 법인도 아닌 개인 기업임에도 거래 당시 미러의 시가총액은 3억 달러(약 3,600억 원)로 평가됐다.
코로나로 홈트레이닝 시스템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고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테크 스타트업들의 독특한 아이디어 제품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운동기구에 헬스테크(Health Tech) 기술을 접목하면서 이제 운동기구도 첨단기술 영역에 들어섰다.
미러는 스마트 거울을 이용한 홈피트니스 시스템으로, 제품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거울이 주요 운동기구다. 평상시에는 평범한 거울이지만 시스템을 작동하면 거울 속에 전문 피트니스 강사가 등장한다. 1,495달러(약 180만 원)에 미러를 구입하고, 월 39달러(약 4만6,000원)를 지급하면 다양한 분야의 단계별 무제한 트레이닝도 즐길 수 있다.

거울 속 피트니스 강사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내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홈트레이닝 시스템 ‘미러’.

미국 유명 트레이너가 참여한 복싱, 요가, 발레, 필라테스 등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여럿이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그룹 트레이닝에 참여하면 트레이너와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로 소통하며 운동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몸 상태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데, 자체 제작된 블루투스 장비와 연동돼 사용자의 심박수와 칼로리 소비량을 자동으로 계산해서 스크린에 보여준다.
사용자가 격렬한 운동을 마치면, 미러는 평범한 거울로 돌아간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최신 트렌드에 맞춰 별다른 운동기구 없이 오직 거울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수면 중에도 건강을 관리해주는 스마트 워치

프랑스의 스마트 워치 전문기업인 위딩스(Withings)는 202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에서 기존 스마트 워치보다 한 단계 진보한 ‘스캔워치(Scanwatch)’를 공개해 상을 3개나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스캔워치는 일반적인 스마트 워치 기능에 심박수, 심전도 측정은 물론 수면 무호흡 감지 기능까지 갖춘 세계 최초의 시계다. 심박수를 감지하는 3개의 전극과 혈압 측정이 가능한 심박수 센서, 혈액 내 산소량을 측정하는 산소포화도 측정 센서를 장착했다.
스캔워치는 하루 24시간 내내 심장 활동을 측정하면서 심박수가 이상이 있을 때 진동으로 신호를 보낸다. 또 시계 화면에 시간과 함께 심전도 그래프를 표시하며, 혈액 내 산소량을 계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산소량 측정 기능에 의해 수면 중 갑작스러운 호흡 정지 상태를 잡아낼 수 있다. 시계의 사용시간은 1회 충전에 30일 정도로 최신 스마트 워치에 뒤지지 않는다.
위딩스는 스캔워치의 주요 기능으로 ‘수면 무호흡 상태 감지’를 강조한다. 전 세계 인구 약 70억 명 중 수면 무호흡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약 10억 명에 달한다. 프랑스에서도 약 150만 명이 수면 무호흡 증세가 있지만 80%가 자각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고 한다. 수면 무호흡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5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이를 자각하고 치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스마트 워치 기능에 심박수, 심전도 측정, 수면 무호흡 감지 기능을 갖춘 ‘스캔워치’.
워라밸과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워케이션

코로나19 이후 일본에서는 ‘워케이션(Workation)’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워케이션이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친 단어로, 관광지나 리조트 등 휴양지에 업무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휴가를 보내면서 일하는 방식이다. 일하는 사람에게는 일과 여가를 함께하는 워라밸을 완성할 수 있고, 이들이 머무는 지방 휴양지에서는 공실을 줄이며 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여행 장려 캠페인을 추진하며 휴양지에서 일을 하는 워케이션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워케이션 환경을 준비한 지자체와 호텔들은 3년 전부터 워케이션 확대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고,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원활한 원격근무를 위해 온천마을이나 국립공원에 와이파이(근거리무선통신) 시설을 정비하도록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옛 시설을 그대로 고수하기로 유명한 온천마을에서도 워케이션을 즐기는 회사원들을 위해 시설 정비에 나섰다.
워케이션이 활성화되면서 홋카이도의 분위기도 살아나고 있다. 관광지 특성상 비수기에는 공실이 늘고 지역 경제가 안 좋아졌으나, 워케이션은 특별히 시기의 부침이 없다. 비수기에도 숙박시설의 공실이 줄고 지역에 머무는 인구가 많아졌다. 도쿄나 오사카에서 홋카이도를 오가며 워케이션을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경제도 살아나고 있다.

관광지나 리조트 등 휴양지에서도 업무가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워케이션 인구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