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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신남방정책

정부는 2017년 11월 9일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신남방정책을 공식화했다. 한국은 2020년 RCEP을 체결한 데 이어 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는 등 아세안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체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아세안과 인도는 제조업 기지를 넘어서서 혁신산업을 이끄는 신흥 스타트업 요람으로도 주목받는다. 신남방정책은 거대 경제지대로 부상한 아세안에 대한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해 호혜적 관계 형성을 목표로 한다.

keyword 1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한·중·일을 포함한 15개국이 참여해 2020년 11월 서명한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이다.
RCEP 등 FTA의 확산은 신남방정책 추진의 원동력이다.
신남방정책은 미·중 무역 갈등의 심화 속에서 한국의 외교적 공간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 경제와 교역이 위축되고,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출범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시장 다변화를 통해 ‘경제영토’가 넓어지고,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로 신남방정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본과도 처음으로 FTA를 체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keyword 2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동반자협정(CPTPP)

미국·일본이 주도하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이 빠지면서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11개국이 새롭게 추진한 경제동맹체로 지난 2018년 12월 30일 발효됐다. 협정이 발효되면서 총 인구 6억9,000만 명,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2.9%, 교역량의 14.9%에 해당하는 거대 규모의 경제동맹체가 출범했다. 최근 중국과 대만이 추가로 가입신청을 냈고, 한국도 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개방을 전제한 FTA로 아세안 국가 중엔 싱가포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이 가입했다. 디지털 통상 분야에서 CPTPP의 내용이 글로벌 통상 규범으로 확립될 가능성이 높아서 주목받는다. RCEP에 이어 한국의 CPTPP 가입이 이뤄질 경우 아세안 국가와의 교류 활성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keyword 3 포용적 파트너십

신남방정책은 우리 기업뿐 아니라 신남방지역 기업들이 한국과 신남방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도 기여했다. 정상 및 고위급 교류를 통해 관계를 강화하면서, 교류 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양 지역의 기업 간 자유로운 거래를 촉진했다. 지난해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 규모는 1,440억 달러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019년에 비해 불과 5% 정도밖에 축소되지 않았다. 전체 무역흑자 규모 중 75%가 아세안과의 교역에서 발생했다. 한국은 아세안과 일방적 관계를 넘어선 호혜적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에서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다.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아세안 문화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이해도를 높이는 일도 필수다. 신남방정책이 아세안 기업에 기술을 지원하고, 우수한 아세안 상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아세안 및 인도와의 전략적 협력은 상호배타적 지역구도가 아니라, 국익에 부합하는 포용적(Inclusive)인 다자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keyword 4맞춤형 협력

핵심 국가별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아세안 지역의 경제교류 요충지는 베트남이다. 지난해 한국이 거둔 아세안과의 무역흑자 340억 달러 중 80%(280억 달러)가 베트남과의 무역에서 발생했다. 베트남은 제조업의 역량 강화와 자동차부품·소비재 진출을 확대해나가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국내 대기업들이 잇달아 진출하면서 최근 주목받는 국가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말까지 자카르타 인근에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고, LG와 협조해 배터리 공장도 건설할 예정이다. 한국은 신남방정책 지원을 통해 인도네시아와 기간산업의 협력을 확대하고, 아세안 진출의 거점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미얀마에선 기업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고, 산업단지 조성 등 한국 기업의 진출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국내 기업의 아세안·인도 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keyword 5스타트업의 요람, 아세안

베트남은 세계 생산기지가 몰리면서 매년 5% 넘게 성장하고 있다.
중산층 비중이 높아지면서 소비시장으로서 잠재력도 풍부하다. 아세안 지역은 인구 6억6,000만 명에 전체 국내총생산(GDP) 3조 달러가 넘는 거대 경제지대이기도 하다. 특히 이 지역은 세계적인 벤처기업을 잇달아 탄생시키면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공유 플랫폼 ‘그랩’을 포함해 총 14개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기술 패러다임에서 한발 뒤떨어져 있는 게 오히려 혁신산업의 싹을 틔우는 데 더 유리한 환경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과 아세안은 미래 산업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한·아세안 교류협력 확대를 위해 만들어진 한·아세안센터는 2018년부터 매년 ‘한·아세안 스타트업 위크’를 열어 아세안 지역 스타트업 육성과 한·아세안 스타트업 협력기반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