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무역 지상 중계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한다
㈜코넵
글 오인숙 기자 사진 한상훈
지난 2013년 창립한 코넵은 대기환경 오염방지설비 분야 전문업체다. 수입산 기자재를 많이 사용하는 석유화학 분야의 기술 국산화에 앞장서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분진제거장치를 국산화해 관련 분야의 새 지평을 열었다. 코넵은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정유회사에서 원유를 분리하면 마지막에 남는 것이 나프타(Naphtha)다. 이를 가지고 1차 석유화학사에서 여러 화학 소재 원료를 만든다. 코넵(대표 윤방남)은 이렇게 만들어진 원료를 이송·저장·계량·혼합·분리하는 공정 관련 시스템을 설계하고 공급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유해가스와 먼지 등을 처리하거나 폭발 방지를 위한 장치도 만든다. 또한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등을 생산하는 2차 석유화학사에도 소재 관련 시스템과 장치 등을 설계, 공급한다.
현재 코넵의 주요 고객사는 석유화학사를 비롯해 석유화학 공정을 수주하는 건설회사, 설계(Engineering)·조달(Procurement)·시공(Construction)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EPC회사다. 코넵의 가장 큰 경쟁력은 생산 공정 기술과 환경 관련 제어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윤방남 대표는 “머티리얼 핸들링 시스템1)을 취급하는 회사는 환경에 취약하고, 환경을 다루는 회사는 공정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한다.
“저희는 핸들링 시스템을 만들 때 먼저 환경과 안전을 고려해 설계하기 때문에 더 좋은 방법으로 공정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정도의 품질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전량 수입하던 분진제거장치 국산화에 성공
시스템뿐만 아니라 단일품목도 취급한다. 대표적인 제품이 코넵에서 개발한 분진(먼지)제거장치 ‘엑스더스터스(X-Dusters)’다. 플라스틱 원료를 녹일 때 그을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먼지와 찌꺼기를 제거해 원료의 순도를 높이는 제품이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분진제거장치를 국산화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를 인정받아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경쟁력을 갖춘 상품·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인 ‘차세대 세계 일류 상품’에 선정됐다. 7년 안에 세계시장 점유율 5위 이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으로 당당히 꼽힌 것이다.
코넵은 지난 2018년 베트남 효성공장에 엑스더스터스를 공급하면서 첫 수출의 물꼬를 텄다. 원료의 포장 단계에 적용하는 시스템 작업에도 참여해 지난 3월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당시 효성은 기존에 사용하던 수입 제품에 대한 불만이 많았는데, 저희 제품으로 교체한 이후 만족도가 무척 높아졌습니다. 효성이 베트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희 회사를 지정해 수출의 기회가 생겼습니다.”
올해는 대기환경 오염방지설비를 포함한 디더스팅 시스템(Dedusting System) 수출 수주에 성공했다. 아직은 국내 EPC기업을 통한 간접 수출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해외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신뢰를 쌓으면서 향후 EPC기업의 역할까지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현재 해외사업 담당자 인프라를 구축해놓았고, 해외 전시회를 통한 기업 홍보도 계획 중이다.
“기술력이 있으면 고객이 먼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기술력이 있어야 미래가 있다’는 마음으로 연구개발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 회사를 충분히 알리는 것이 우선입니다.”
목표는 세계적인 제품 만드는 것
코넵의 사훈은 ‘홍익인간’이다. 끊임없이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가능한 일이다. 이와 함께 윤방남 대표가 강조하는 것이 ‘주인의식’이다.
“내가 제작한다면, 내가 사용한다면, 내가 고객이라면, 내가 협력사라면, 이런 생각이 주인의식입니다. 이렇게 상대방의 입장과 생각으로 업무를 해야 문제를 똑바로 볼 수 있고, 해결하는 과정도 힘들지 않습니다.”
그 또한 25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늘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했다. 덕분에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창업 초기에 ‘습식 전기집진기’, ‘유동층을 이용한 먼지분리장치’ 등 특허를 4~5개 냈다. 엑스더스터스는 이때 낸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올해는 습식 전기집진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윤방남 대표의 목표는 ‘세계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수입 제품보다 더 뛰어난 제품을 개발해 해외 기업에 의존하는 여러 기술을 국내 기술로 하나씩 바꿔나갈 계획이다. 특히 수입 기자재를 많이 사용하는 석유화학 분야의 기술 국산화를 꿈꾼다.
“저희 사업 분야는 석유화학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영역에 적용되는 필수 설비입니다. 그만큼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 무궁무진합니다. 앞으로 직원들이 제약, 제철·제강,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분야별 전문가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언제든지 창업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그들이 한 기업의 대표가 되어 또 다른 인재를 키워낼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코넵은 지난 7년간 많은 것을 이뤄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세계시장을 사로잡을 이들의 앞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