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무역 지상 중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분자진단 제품화에 앞장서는 기업

(주)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취재 서지연 기자 사진 이대원

유전체에 기반한 분자진단을 통해 세계 바이오산업에서도 인정받는 (주)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의 박희경 대표

2012년에 설립한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유전 체와 후성유전체에 기반한 분자진단 전문 기업 이다. 분자진단이란 쉽게 말해,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몸에 지니고 있는 DNA나 RNA 같은 유전체와 술과 담배,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변화하는 후성유전체를 통해 질병에 대한 진단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최근 국내외 바이오 산업 시장에서 분자진단을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치료 중심의 의료 시스템에서 예방 중심의 의료 시스템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
현대 의학에서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가 대부분 밝혀진 만큼, 그 유전자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있는 기술과 더불어 이를 현장에서 실제로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박희경 대표이사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도 하지만, 기존에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보편화되지 못했던 기술을 제품화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습니다”라며 “대형 병원에나 있는 값비싼 장비를 이용해야 하거나 숙련된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던 검사들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바꾸는 거죠. 컴퓨터로 따지면 슈퍼컴퓨터도 필요하지만 누구나 쓸 수 있는 노트북이나 휴대폰도 필요한 것처럼요”라고 설명했다.

제품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현재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의 제품은 크게 ‘산부인과 플랫폼’과 ‘암 플랫폼’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에서 대표적인 것은 산전 기형아 검사와 신생아 유전성 난청 검사 제품이다. 후자의 경우 종양 선별 검사와 메틸레이션 검사 제품이 대표적이다. 특히 종양 선별 검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KOTRA)로부터 ‘2019년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DNA 복제 중 일어나는 오류를 교정하는 유전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암이 발생하게 되는데, 교정 유전자의 기능 상실에 의해 돌연변이가 생기는 대표적인 자리를 검사하는게 종양 선별 검사다. 즉, 암 진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기존에도 이러한 검사는 있었지만 사용에 제약이 많았다. 이를 최대한 많은 병원에서 쓸 수 있도록 제품화한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마침내 그 공로를 인정받았 다. 물론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저희는 작은 회사다 보니 남들이 못 만드는 걸 만들어야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종양 선별 검사를 제품화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만 2년을 투자했어요. 다른 제품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입니 다. 산전 기형아 검사는 임상실험만 3,000건 이상을 했지요. 식약처 허가와 신의료기술평가, 보험 코드 등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국의 바이오산업

종양 선별 검사는 2018년 그리스를 시작으로 미국, 이탈리아, 코스타리카 등에 수출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현지 법인회사까지 설립되어 현지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의 바이오산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는 것을 피부로 느꼈어요.
투자도 늘고 바이오산업체도 많이 생겼죠. 해외에 나가 보면 처음 시작할 때와 비교해 위상이 많이 달라요. 심지어 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바이오산업체도 있고요.”
지난여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미국임상화학회(AACC)에 서도 이런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종양 선별 검사와 메틸레이션 검사, 산전 기형아 검사가 여러 국가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 서양의 경우 워낙 의료 시스템이 보수적이고 절차가 복잡해 아직 수출까지 진행된 제품은 없지만, 현지 상황에 맞게 제품 구성이나 세 팅 방식 등을 서로 조율하는 중이다. 반면 동남 아시아 국가들은 기본적으로 한국 의료 시장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바로 제품을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의 특성상, 수차례 사전답 사와 협의를 통해 추후의 일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처럼 바이오산업은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화 하고, 수출하기까지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 하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지원은 필수적이다.
“이제 막 해외시장에 진입하는 단계라 인지도가 높지 않아서 회사를 알리는 기회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박람회에 한 번 나가려면 비용이 많이 꽤 드는데 지난번에 국가지원금을 일부 받을 수 있었어요. 중소기업이 기술력만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으니, 정부의 여러 지원 사업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이사는 “회사가 잘해서 경쟁 력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바이오산업이 좀 더 인정받는 분위기가 되어야 모두 함께살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열정적인 행보를 지켜보며 ‘불치병’이라는 말이 사라질 날을 기대해본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기업 현황 업종 또는 업태 : 체외 진단 의료기기 제조업 사업 규모(2019년 기준): 매출액 13억 3500만원 수익 구조: 체외 진단용 시약 및 의료기기 판매 주요 수출국 및 예정국: 그리스, 이탈리아, 코스타리타 (논의 중) 태국, 베트남, 대만, 불가리아, 폴란드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에서 개발한 종양 관련 유전자 검사 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