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전염병 퇴치를 위한 위생 비즈니스

역사상 수없이 반복돼온 인류와 바이러스의 전쟁. 오늘날 마스크 없는 외출은 어느새 주변을 ‘위협’하는 일이 될 정도로 일상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또 다른 차원의 위생사회를 맞이할 것이다.
마스크같이 몸에 부착하는 체온계, 방역로봇 등 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에서 주목받을 비즈니스 사례를 소개한다.

우표 크기 3g 체온계로 24시간 밀착 체크가 가능한 대만의 ‘템프 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한국의 체온계 시장은 550억 원 규모로 연간 130만 개가 유통됐으나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020년 이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발열 체크를 위한 체온계 비치는 병원과 공공시설은 물론 사무실, 가정에서도 필수가 됐다.
때마침 대만의 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에서는 매우 작고 가벼우면서 몸에 부착 가능하고, 정확하며 안전하기까지 한 체온계를 출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대만의 아이위케어(iWEECARE)에서 내놓은 우표 크기의 체온계 ‘템프 팔(Temp Pal)’이 그 주인공이다. 템프 팔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 체온계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를 자랑한다. 우표 크기(26×28×3.5mm)의 외형에 인체 부착이 가능하고,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블루투스를 활용해 연속 체온 측정, 거리 조절, 경보 알람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매우 작지만 ±0.05℃ 오차 범위 내에서 체온변화를 감지하는 정밀도도 갖췄다.

대만의 아이위케어에서 내놓은 우표 크기의 체온계 ‘템프 팔’.

사용방법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동기화(페어링)를 진행한 다음 금속 소재의 온도센서가 노출된 면을 겨드랑이 밑에 부착하면 된다. 생활방수가 가능해서 겨드랑이에서 땀이 나도 사용에는 지장이 없고, 약 2시간 30분 충전으로 최장 36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다. 1회 충전으로 24시간을 넘겨 종일 체온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체온 측정 간격은 10초, 30초, 60초 가운데 선택할 수 있으며 블루투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 및 공유가 가능하다. 시간별 체온 기록은 엑셀 파일로 내려받아 병원 진찰 등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이상온도 감지 시 ‘알람’ 기능은 템프 팔의 주요 기능 중 하나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고열·저체온 알람을 설정하면 이상온도 시 스마트폰을 통해 경고 메시지가 전송된다. 가정용 체온계로 개발됐지만 코로나19 확산 후에는 의료인의 수고를 덜어주는 역할로 더 각광받고 있다.

비접촉 시트 센서 부착으로 간병의 질을 높이는 일본의 ‘바이탈 비츠’

대표적인 대면 접촉 서비스인 의료 간병에서도 터치리스 제품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바이탈 비츠(Vital Beats)’는 침대 매트나 바닥에 깔 수 있는 비접촉 시트 센서다. 일본의 벤처기업 퓨처잉크(Future Ink)와 ND소프트웨어가 2019년 개발한 제품으로 침대 매트 바닥에 까는 것만으로 환자의 심박 수, 호흡수, 수면 심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바이탈 비츠는 어떤 침대나 매트에서도 사용 가능해 병원, 요양시설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바이탈 비츠의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클라우드 시스템인 케어 패트롤(Care Patrol)로 전송되는데, 여기서 심장의 자율신경 활동지표를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한다. 호흡, 심박, 수면 심도가 측정되며 간병·간호 인력은 PC와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환자 상태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환자가 잠든 사이 일어날 수 있는 건강 이상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야간근무에 시달리는 간호인력의 부담을 덜어주고 불필요한 접촉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일본의 벤처기업이 개발한 비접촉 시트 센서인 ‘바이탈 비츠’.
해초가 자라는 인공나무가 공기정화를 대신하는 멕시코의 ‘바이오어번’

멕시코는 1990년대 초반 대기 질 측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시행했다. 최근에는 멕시코의 스타트업 바이오미테크(BiomiTech)가 만든 인공나무 ‘바이오어번(BioUrban)’이 뛰어난 공기정화 능력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외부의 오염물질을 기계가 흡수하면, 안에 있는 해초 성분이 이산화탄소, 유황, 질소산화물, 초미세먼지(입자 크기 지름이 2.5㎛ 이하)와 미세먼지(10㎛ 이하) 등 유해물질을 빨아들여 해초 자체의 광합성 작용을 통해 깨끗한 공기로 바꾼 후 밖으로 내보낸다. 해초는 실린더 안에서 오염물질을 양분으로 계속 생장한다. 낮에는 자연광을 이용하고 밤에는 기술을 활용해 하루 종일 광합성을 진행하므로 24시간 오염된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바이오어번은 6가지 모델이 있으며 도시의 거리, 쇼핑몰, 산업단지 등 유해물질과 대기오염이 발생할 수 있는 장소에 설치 가능하다. 그중 최신 모델인 바이오어번 3.0은 영하 20℃까지 내려가도 견딜 수 있다. 1년에 약 60톤의 이산화탄소를 정화할 수 있으며 700ℓ의 살아 있는 해초들이 광합성 작용을 하면 약 1,300그루의 나무를 심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도심 차로에 이산화탄소 정화를 위해 설치된 ‘바이오어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