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FTA 통상 트렌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보고서 '인도의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 및 시사점' 인도,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속도…전기차·배터리 한·인도 협력 필요

전기차와 배터리, 재생에너지 산업 성장으로 리튬·니켈·코발트·희토류1) 등 핵심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까지 리튬 수요가 약 다섯 배, 흑연과 니켈은 약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7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에 나선 인도 역시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주요 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간한 ‘인도의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 및 시사점’은 인도가 추진 중인 ‘국가 핵심광물 미션(NCMM)’을 중심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정책과 추진 성과를 분석하고 한·인도 간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주요 광물 수입의존도 100%…공급망 확보 시급 

인도의 핵심광물 수요는 에너지전환과 첨단산업 성장에 따라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비화석연료 비중 50%, 전기차 보급률 30%를 달성하고 2070년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풍력발전뿐 아니라 반도체와 방산 등 전략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높은 수입의존도다. 인도는 실리콘과 니켈, 리튬, 코발트, 희토류, 몰리브덴 등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 정부의 공공 정책 싱크탱크인 NITI Aayog는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서 2025~2030년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핵심광물 수요가 현행 정책 시나리오보다 리튬 122%, 코발트 101%, 니켈 97%, 구리 4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 전환이 빨라질수록 해외 공급망에 대한 취약성도 커지는 구조다. 이에 인도 정부는 2025년 NCMM을 발표했다. NCMM은 핵심광물 탐사와 채굴뿐 아니라 처리·가공, 재활용, 무역·비축,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및 금융 지원까지 가치 사슬 전반을 포괄하는 종합 전략이다. 2030~2031년까지 국내 핵심광물 탐사 프로젝트 1200건을 추진하고 공기업과 민간 기업을 통해 해외 핵심광물 광산 50개를 확보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국내 탐사부터 해외 광산까지 ‘공급원 다변화’

인도 정부는 2031년까지 NCMM에 총 1630억루피(약 2조416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국내 핵심광물 탐사에 가장 많은 43%를 배정하고 해외 핵심광물 조달 리스크 관리에 24%, 해외 탐사 지원에 10%를 투입한다. 재활용에도 10%를 배정하는 등 국내외 공급원 확보와 가치 사슬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제도적 기반도 정비했다. 2023년 ‘광물 및 광산 개발·규제법(MMDR)’을 개정해 탐사 면허 제도를 도입하고 리튬 등 일부 광물의 민간 탐사와 채굴 참여를 허용했다. 특히 인도는 2026년 기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8%인 720만t을 보유한 주요 자원국이지만 2025년 실제 생산량은 약 2900t에 그쳐 탐사와 생산 역량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해외 공급원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인도 정부가 2019년 설립한 국영 합작법인 KABIL은 호주, 아르헨티나,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리튬·코발트를 중심으로 광물 자산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2024년에는 아르헨티나 카타마르카주의 다섯 개 리튬 염수 광구에서 탐사와 개발을 추진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미국·호주·일본·유럽연합(EU) 등과도 공동 R&D와 투자, 재활용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는 공급원 확보를 넘어 핵심광물의 처리·가공 역량을 키우고 전략비축 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자원 부국과는 핵심광물 파트너십 협정(CMPA) 체결을 추진하고 기존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에도 핵심광물 관련 내용을 포함할 계획이다. 광물 확보를 산업 정책뿐 아니라 통상 정책과 연계해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전기차·배터리 연계한 한·인도 협력 필요

보고서는 한국 역시 인도와 핵심광물 협력을 중장기적인 공급망 전략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2026년 한·인도 정상회담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핵심광물 매핑·탐사를 위해 양국 지질조사 기관 간 연계를 강화하고 전자 폐기물과 광산 폐기물 등에서 핵심광물을 회수하는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인도가 미국·호주·일본·EU 등 주요국과 핵심광물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도 협력 분야를 선제적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광물 공동 탐사와 확보에 그치지 않고 가공·재활용 기술과 현지 제조 기반을 함께 연결한다면 양국의 공급망 협력을 더 장기적인 산업 협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아울러 핵심광물 협력을 전기차·배터리 등 수요 산업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 등 한국 기업이 인도에서 전기차 핵심 부품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리튬과 흑연 등 배터리 관련 핵심광물 공급망과 국내 기업의 현지 제조 생태계를 연결할 수 있다. 인도의 대규모 탐사 프로젝트와 핵심광물 우수센터(CoE)를 한국 연구 기관과 연계해 공동 탐사와 선광·추출, 재활용 기술 등의 R&D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해 인도의 교육과정을 공동 개발하고 전문 인력 양성과 연구자 교류를 지원하는 협력도 가능하다. 인도가 국내 탐사부터 해외 자산 확보, 가공·재활용, R&D까지 핵심광물 가치 사슬 전반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단순한 광물 확보를 넘어 기술과 제조업을 결합한 협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양국의 강점을 연계한 중장기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협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용어설명
  • 1희토류

    주기율표의 17개 화학 원소의 통칭으로, 스칸듐(Sc)과 이트륨(Y) 그리고 란타넘(La)부터 루테튬(Lu)까지의 란타넘족 15개 원소를 말한다. 희귀 광물의 한 종류로, 화학적으로 안정되면서도 열을 잘 전달하는 성질이 있어 삼파장 전구, LCD 연마 광택제, 가전제품모터 자석, 광학렌즈, 전기차 배터리 합금 등의 제품을 생산할 때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