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의 퍼스널 케어 소재 전문 기업 삼양KCI가 글로벌 뷰티 소재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양KCI는 사람 세포막과 동일한 분자(인지질) 구조의 고분자 물질 ‘MPC(메타크릴로일옥시에틸 포스포릴콜린)’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했다. MPC 유도체는 이를 활용해 스킨케어용으로 기능성을 개량한 물질로, 지난해 산업통상부가 뽑은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됐다. 회사는 앞서 2006년 폴리머(폴리쿼터-케이씨), 2014년에는 계면활성제(베헤닐-암모늄염)가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MPC 유도체는 탁월한 수분 포집력과 안전성을 인정받으며, 다국적 브랜드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회사는 이런 제품 경쟁력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데 힘입어, 지난해 매출 1168억원, 영업이익 10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삼양그룹은 이런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안태환 대표를 새 사령탑에 앉혔다. 안 대표는 1999년 삼양사에 입사한 이래 친환경마케팅 팀장, 삼양KCI 전략마케팅팀장과 영업마케팅부문장 등을 역임한 정통 ‘마케팅·전략통’이다. 안 대표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삼양KCI는 어떤 회사인가.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퍼스널 케어 소재 전문 기업으로, 화장품과 퍼스널 케어 산업의 근간이 되는 고기능성 스페셜티 소재를 개발·생산하기 위해 출범했다. 모발을 보호하는 컨디셔닝 폴리머와 친환경 계면활성제는 물론, 뷰티 시장의 화두인 스킨케어용 고기능성 성분과 차세대 생체 적합성 소재인 MPC 등이 주력 제품이다.”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글로벌 다국적기업이 제시하는 까다로운 지속 가능성 기준을 선제적으로 충족하며 확실한 비교 우위를 확보했다. 팜유 기반 원료에 대한 지속가능팜유협의회(RSPO) 인증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준수하고, 글로벌 공급망 ESG 평가 및 지속 가능성 인증인 에코바디스 평가에서 최고 등급(플래티넘)을 연속 획득하며 대외적으로 ESG 역량을 입증했다. 이에 더해 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화장품 원료 시장에서 글로벌 고객사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맞춤형 제품을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대응력과 생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MPC 유도체는 어떤 소재인가.
“인체의 세포막 구조를 모사해 만든 생체 적합성 소재로, 퍼스널 케어 시장을 주도할 차세대 혁신 제품이다.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 메디컬 등급으로 개발되어 인공 혈관이나 콘택트렌즈 등 의료 기기 분야에 쓰이는 고난도 기술이다. 삼양KCI는 생체 적합 소재가 가지는 안전성과 고기능 성분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화장품 및 미용 분야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독자적인 유기합성 기술력을 바탕으로 3년 만에 개발에 성공했다. 주변의 수분을 끌어당기는 MPC 고유의 수분 포집력과 외부 자극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특성이 최근 국내외 뷰티 기업으로부터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세 번에 걸쳐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된 비결은.
“MPC 유도체는 천연 원료를 활용한 고기능성 스페셜티 소재라는 기술적 헤리티지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연이어 히트 제품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선행적 R&D 역량을 향한 신념과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스페셜티 소재는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대략 5~10년이 소요되며, 개발 난도와 진입 장벽 역시 매우 높다. 회사는 이를 고려해 고객의 다음 세대 제품에 필수적인 소재를 먼저 제안한다는 개발 철학을 고수해 왔다. 글로벌 규제와 트렌드의 변곡점을 예측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연구에 자원을 집중하는 R&D 전략이 주효했다. 제품 효능 입증을 위한 노력도 많이 했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객관적인 효능·효과 데이터를 구축하는 한편, 글로벌 기준에 맞춘 인증을 취득하는 데 주력했다.”
다국적 브랜드로부터 인정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를 빠르게 해결하는 ‘스피드·유연성’ ‘글로벌 스탠더드 대응 시스템’을 갖춘 덕분이다. 삼양KCI는 다국적기업이 요구하는 품질의 일관성,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충족, 공장 실사 통과를 통해 기본적인 실력을 검증받았다. 고객사의 미세하고 다양한 요구를 개발과 생산에 빠르게 반영하는 맞춤형 커스터마이징 전략을 추진했다. 동시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신뢰를 쌓았다.”
글로벌 사우스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 인도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 고기능성 제품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포지션을 공고히 하겠다. 유럽과 미주가 그동안 삼양KCI의 안정적인 수출 시장이었다면, 글로벌 사우스 시장은 향후 차기 성장을 견인할 전략적 요충지다. 이 지역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소득수준 향상으로 프리미엄 고기능성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해진 규격의 제품을 단순히 대량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로컬 대형 브랜드와 R&D협력, 소통을 강화해 국가별 특성에 맞춘 로컬 커스터마이징 포트폴리오 전략을 추진 중이다.”
원자재 가격 변동 등 사업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글로벌 규제 환경을 위협이 아닌 진입장벽으로 활용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대처하고 있다. 날로 엄격해지는 글로벌 화학물질 규제와 탄소 중립 요구는 준비되지 않은 기업에는 분명한 위협이다. 하지만 이를 완벽하게 준비한 기업에는 독점적 시장을 확보할 기회가 된다. 삼양KCI는 각국 통상 규제에 대응하는 전담 컴플라이언스 역량을 일찍이 내재화해 개발 단계부터 규제 기준을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