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FTA K-히어로즈 INTERVIEW 신동우 ㈜나노 회장 "촉매 파운드리로 도약…경북 상주에서 ‘낙동강의 기적’ 쓴다"
  • 박진우 기자
  • 영국 케임브리지대 이학박사, 현 한양대 총동문회장

    1999년 대학 실험실에서 창업한 ㈜나노(이하 나노)는 SCR(선택적 촉매 환원) ‘탈질촉매’ 전문 기업이다. 하니컴형(2008년)·플레이트형(2016년) 등의 탈질촉매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산업통상부(산업부) 신제품 인증(NEP)을 받았다. 플레이트형 탈질촉매는 2022년 산업부의 혁신 제품에도 지정됐다. 신동우 ㈜나노 회장은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신념으로 경북 상주에 회사를 설립했다. 나노는 지난 4월 미국 화력발전소 운영사 카디널 오퍼레이팅 컴퍼니(COC)와 170만달러 규모의 플레이트타입 SCR 탈질촉매 필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5월에는 폴란드 최대 국영 발전 그룹으로부터는 약 21억원 규모의 탈질촉매 공급을 수주했다. 나노는 2018년 엔비알모션을 80억원에 인수, 로봇 구동계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엔비알모션은 지난 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신동우 회장은 “촉매 파운드리 사업과 범용 촉매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다면 1조원 기업도 가능할 것”이라며 “인구 소멸 지역에 1조원 기업이 있다면 그 도시는 소멸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2년 산업통상부 혁신 제품에 지정된 플레이트형 촉매. 나노

    나노는 SCR 탈질촉매 원료(TiO2)의 수직 계열화를 국내 최초로 완성한 기업인데.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TiO₂ 분말을 저가 공법으로 제조하는 공정을 개발해 미국과 한국에 특허를 등록하고 1999년 대학 실험실에서 창업했다. 이후 질소산화물이 초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이 밝혀졌고, 발전소, 선박 엔진 등 모든 배기가스의 질소산화물을 기준치 이하로 배출해야 하는 환경법이 제정됐다. 이 법에 따라 질소산화물을 질소로 환원하는 탈질촉매 사용이 의무화됐는데, 그 핵심 원료가 TiO₂다. 그러다 보니 원료부터 촉매 제조·평가·재생까지 전 과정을 개발하고 상업화하게 됐다.” 

    미국 오하이오주 화력발전소와 SCR 탈질촉매 필터 초도 공급이 성사됐다.

    “최근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선박용 발전기를 데이터센터 발전기로 쓰는 일이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석탄 화력발전 가동률을 높이면서 애초 폐쇄 방침이었던 석탄 화력발전 가동률이 다시 올라가고 있다. 미국에는 석탄 화력발전용 탈질촉매를 만드는 회사가 없고 중국산은 높은 관세로 나노의 제품이 진입하기 유리하다. 천연가스 발전소용 탈질촉매도 전 세계에 세 곳뿐인데, 이들 모두 데이터센터 발전기 공급에 매달려 향후 2년간 천연가스 발전소 납기를 맞추기 어렵다. 요즘 미국 천연가스 발전소는 맨 먼저 납기 가능 여부부터 묻는다.”

    지난 5월에는 폴란드 국영 최대 전력 기업으로부터 약 21억원 규모의 탈질촉매 공급을 수주했다.

    “폴란드 석탄 화력발전소에는 2017년부터 탈질촉매를 공급해 왔다. 지난 10년간 누적 공급액은 200억원 이상이다. 폴란드에서 가장 큰 발전 그룹과 계약을 맺었다는 게 의미가 크다.”

    복합 기능 탈질촉매 개발은.

    “복합 기능 촉매는 질소산화물을 질소로 환원하는 기능과 일산화탄소·포름알데히드 등 유해 성분을 산화하는 기능을 하나의 촉매로 동시에 구현한다. 일부는 이미 상용화돼 유럽 소각로에 적용 중이고, 천연가스 발전소용 복합 기능 촉매도 상용 공급되고 있다. 최근 선박용 친환경 연료인 암모니아·메탄올 연소가스에 적용하는 복합 기능 촉매를 수요 업체와 활발히 개발 중이다.”

    경북 상주 ㈜나노 본사. 나노

    로봇 계열사 엔비알모션이 올해 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엔비알모션에는 2018년 80억원을 투입했고, 지분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약 20억원을 더 투자해 투자금은 100억원이다. 모든 산업의 핵심인 베어링용 강구를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제조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투자를 결정했다. 촉매와 베어링 부품은 모두 기존 산업뿐 아니라 미래 산업에 꼭 필요한 핵심 소재다. 촉매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발전 산업, 베어링은 로보틱스·모빌리티 산업에 필수다.”

    미국의 환경 정책 기조 변화나 관세 같은 통상 리스크는 수출 기업에 변수가 되고 있다.

    “나노는 작은 기업이지만, 해외 고객에게 직접 완제품을 공급해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미국의 화석연료 공급확대, 신재생에너지 축소, 전기차 보조금 축소, 경쟁사가 있는 국가에 대한 관세 등은 대미 수출 경쟁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정부 기관 등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를 정리하고 산업 데이터 변화를 기록하면서 영업·생산·연구개발 의사 결정에 반영하고 있다.”

    소도시 경북 상주에서 글로벌 환경 소재 기업을 키우겠다는 ‘낙동강의 기적’은 어느 단계까지 왔나.

    “최근 재무, 생산, 개발, 고객 설문, 시장 상황, 제품 경쟁력 등 170여 개 지표를 분석해 2030년 매출 3000억원이라는 중기 목표를 세웠다. 경쟁력을 연도별로 쌓는다면 4년 후 달성할 수 있다. 촉매 파운드리(수탁 생산)를 회사 성장의 한 축으로 더하고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처럼 고객 설계를 받아 수탁 생산하는 것이다. 그동안 나노는 SK·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HD현대중공업의 특허 조성을 수탁받아 촉매 제품을 생산해 왔다. 매출 3000억원이 실현될 즈음이면 시가총액 1조원 기업이 되리라 기대한다. 1조원 매출 제조 기업이 인구 소멸 지역에 있다면 그 도시는 소멸하지 않는다. ‘한강의 기적’이 나라를 살렸다면 낙동강의 기적은 지역을 살린다. 선한 의지와 굳건한 신념을 가진 기업만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