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대법원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에 정면으로 맞서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보편적 관세장벽을 더 높이 쌓아 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인 2월 21일(이하 현지시각)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즉시 효력 있는 조치로 전 세계 관세를 1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히며 연방 대법원 결정을 “터무니없고 반미적인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수십 년간 미국을 갈취해 왔다며, 고강도 관세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연방 대법원은 전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각국에 부과한 상호 관세 조치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정부는 판결 직후 관세정책을 유지하겠다며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 글로벌 관세’ 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하루 만에 15% 상향 카드를 꺼내 들었다. 관세율 조정이 실제로 집행되려면 추가 행정명령 등 후속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무역법 제122조는 국제수지 문제 대응을 이유로 대통령이 최장 150일 동안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후에도 기간을 연장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한데, 정부가 시간 벌기용 조치로 이를 활용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기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제301조 조사를 신속히 진행해 불공정 관행을 문제 삼는 국가별 관세로 갈아타거나,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통해 자동차·철강 등 품목 관세를 확대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몇 달 안에 법적으로 허용되는 새 관세를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국을 포함한 수출국은 기본 관세 부담과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기업은 예외·면제 범위, 품목 관세 확대 여부, 의회 연장 여부가 관세 비용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유럽중앙은행 총재, “트럼프 관세, 미·EU 무역 균형 파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인상 조치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2월 22일 CBS에 출연해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정책이 어렵게 구축된 양측의 무역 ‘균형 상태(equilibrium)’를 흔들고 비즈니스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 양측은 미국이 유럽연합(EU)에 대한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EU가 미국에 6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인도 대미 협상 연기… 동남아 ‘기존 합의 유지’
미국 연방 대법원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에 동남아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월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미국과 무역 회담을 연기했다. 이와 관련 인도 상공부는 판결의 의미와 트럼프 정부가 내놓은 후속 조치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동남아 국가는 불확실성 완화를 위해 기존 합의를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中, WTO 개혁 입장문 제출…美 일방주의 비판·개도국 지원 강조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가 개도국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2월 19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형세에서 WTO 개혁에 관한 중국의 입장 문건’을 WTO에 제출했다. 중국 상무부는 “WTO는 경제 세계화에 개방·비차별·안정·예측 가능한 제도적 보장을 제공해 왔다”며 “다자 무역 체제는 일방적 관세 조치의 충격을 받았으나, WTO 규칙과 메커니즘은 아직 무역 혼란을 막는 중요한 방호벽”이라고 밝혔다.
美 무역위원회, USMCA 자동차 원산지 규정 제3차 조사 착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2월 23일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자동차 원산지 규정이 미국 경제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제3차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USITC는 미국의 경제성장에 USMCA 자동차 원산지 규정이 미친 영향을 조사하며, 국내총생산(GDP), 수출입, 투자는 물론 자동차 근로자의 임금과 고용 변화까지 평가할 방침이다. 결과는 2027년 7월 1일까지 대통령과 의회에 보고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