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FTA K-히어로스 INTERVIEW ‘세계 일류 상품’ 만드는 김한석 테크밸리 대표 “최초 개발한 엑스레이 반도체 칩 카운터… 5분→10초로 대폭 단축”
  • 고성민 기자
  • “테크밸리가 개발한 ‘엑스레이(X-ray) 컴포넌트 카운터’는 세계 최초로 엑스레이를 투과하는 방식으로 릴(reel·반도체 부품을 운반하고 보관하는 데 사용되는 장치)에 감겨 있는 전기·전자 소자의 개수를 센다. 이전에는 기계식으로 세 5분 정도 소요되던 것을 단 10초만에 수행한다.” 산업용 엑스레이 장비 전문 기업 테크밸리의 김한석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테크밸리는 엑스레이 CT(컴퓨터 단층 촬영) 영상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 

    이 분야에서 국내 유일하게 한국인정기구(KOLAS)의 공인 시험 기관으로 선정됐다. KOLAS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인증 여부를 결정하는 정부 기구이고, 테크밸리는 KOLAS 공인 시험 기관으로서 자체적으로 시험 성적서를 발행한다. 이 시험 성적서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통용된다. 테크밸리의 엑스레이 컴포넌트 카운터는 2024년 산업통상부 선정 ‘세계 일류 상품’이 됐다. 세계 일류 상품은 세계 시장점유율이 5위 이내이자 5% 이상이고, 해당 시장 규모가 기준 이상일 경우 선정된다. 테크밸리는 2023년 ‘1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 일문일답.

    엑스레이 컴포넌트 카운터는 어떤 제품인가.

    “2013년 7월 세계 최초로 상품화된 장비다. 엑스레이를 투과해 릴에 감겨 있는 전기·전자 소자의 개수를 셈으로써 재고관리를 할 수 있게 한다. 이전에는 기계식으로 세 5분 정도 소요되던 것을 단 10초 만에 수행하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그 후 독일 제품이 이어서 출시되고 2014년 말부터 중국에서 카피 제품이 나와 현재 중국에서는 30여 종의 제품이 난립하고 있다. 정확도와 속도 면에서 우리 제품과 독일 제품이 가장 앞서 있고, 전 세계적으로 두 회사가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엑스레이 CT 분석 장비

    초고정밀 나노 반도체 TGV 엑스레이 CT 분석 장비. 테크밸리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테크밸리의 경쟁력은.

    “약 30년 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엑스레이 영상에 대한 깊은 이해력과 2017년부터 시작한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 기술력이다. 전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매출이 어느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전 산업분야에 걸쳐 있어, 불경기에도 매출의 변동 폭이 작다. 어느 한 산업의 경기순환에도 크게 영향받지 않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 신기술, 신제품 적응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현재 반도체 제조사에서 가장 관심을 두는 유리 관통 전극(TGV)1) 공정 내 크랙(crack)과 보이드(void) 검사를 위한 신기술을 개발해,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 일본, 중국의 대다수 관련 기업에 납품했거나 계약 체결 과정을 진행 중이다.”

    1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주요 수출국은 어디인가.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전 지역과 일본·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인도 등이다. 미국·멕시코 등 미주 지역, 호주·중국까지 총 3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테크밸리 매출 60%가 수출인데, 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에 수출되는 것을 제외한 순수 외국 기업에 납품하는 비중은 30% 정도다. 향후 5년 이내에 순 수출이 70% 이상이 되도록 글로벌 영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술력으로 승부해야지 가격으로 승부하면 종국에는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지 못한다.


    테크밸리의 주요 수출품은.

    “수량으로는 엑스레이 컴포넌트 카운터가 가장 많고, 수출액으로는 전수 검사용 인라인 AXI(자동 엑스레이 검사 장비)와 고정밀 분석용 CT가 비슷한 수준이다. 카운터 장비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카운터의 정확성과 속도 면에서 고객사 인정을 받았다. 전수 검사용 인라인 AXI는 검사 소프트웨어의 탁월성, 분석용 CT는 나노급까지 분석할 수 있는 높은 해상력으로 고객사 마음을 얻고 있다. 가장 피해야 할 평가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것이다. 테크밸리의 주력 장비는 외산 장비에 비해 결코 가격이 낮지 않다. 기술력으로 대결해야지 가격으로 대결하면 종국에는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지 못한다. 산업용 엑스레이 검사 장비는 감성에 민감한 장비가 아니고, 성능으로 대결할 수 있는 장비다. 회사의 유명세나 어느 나라 제품인가는 시장에 진입할 때는 영향을 주지만 일단 시장에 진입하면 오직 기술력으로 선택받는 장비다.”

    2002년부터 테크밸리 대표로 재임하고 있다. 대표 취임 이후 의료용에서 산업용 엑스레이로 사업 전환을 결심한 배경은.

    “1997년 회사가 설립되고 1999년부터 휴대가 가능한 의료용 엑스레이 진단 장비를 제조했으나 기술과 자본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던 차에 국내 인쇄회로기판(PCB) 제조 업체에서 당시 전량 해외 장비에 의존하던 검사 기기의 개발 의뢰가 들어왔다. 6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국산화에 성공한 후 산업용 엑스레이 검사 장비 시장의 확장성을 보고 전격적인 사업 전환을 구상하게 됐다.”

    테크밸리의 향후 목표는.

    “품질관리, 고객 관리, 산업 안전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목표를 설정해 매진하고 있다. 외형적인 성장 목표는 5년 이내에 매출액 1000억원, 당기 순이익 200억원, 순 수출 70%를 달성해 안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기반을 만들어 100년 뒤에도 살아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산업용 엑스레이 검사 장비는 크게 전수 검사용 AXI와 정밀 분석용 CT로 구분되는데, 이 두 부문에서 글로벌 기술력을 모두 갖춘 기업은 낮은 수준의 중국기업을 제외하고는 테크밸리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다. 이 분야의 명실상부한 선두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용어설명
    • 1유리 관통 전극(TGV)

      반도체 패키징에 사용되는 기술이다. 반도체 내부에 신호 전달이 이뤄지려면 전기적 연결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유리 기판에 미세한 관통 구멍을 형성하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