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장례 서비스가 새 유망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대하는 ‘펫휴머나이제이션(pet humanization)’1) 문화가 확산하면서, 사료·용품 중심이던 소비가 의료·교육을 거쳐 장례로 확장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관옌톈샤데이터센터는 중국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시장이 2031년 64억위안(약 1조328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도시 지역 이용률은 약 5% 수준으로 낮지만, 법제 강화와 표준화가 진행될수록 침투율이 빠르게 상승할 여지가 크다.
인구구조 변화가 만든 펫휴머나이제이션의 확장
펫데이터(Petdata)에 따르면, 2024년 중국 도시의 반려견·반려묘는 1억2411만마리로, 전년 대비 2.1% 늘었다. 반려견은 5258만 마리(1.6% 증가), 반려묘는 7153만 마리(2.5% 증가)로 집계됐다. 수요의 저변에는 인구·가구 구조 변화가 자리한다. 국가통계국 기준 2024년 60세 이상 인구는 3억1031만 명(22.0%), 65세 이상은 2억2023만 명(15.6%)이다. 1인 가구는 1억2500만 가구(25.4%)로, 2030년 1억5000만 가구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독거노인 증가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2021년 기준, 자녀와 따로 사는 ‘공소(空巢) 노인’ 비율은 60세 이상에서 약 60%에 육박했다. 중국의 ‘1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2025년에는 독거 및 부부만 사는 노인이 대다수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미용, 놀이, 교육 등 반려동물 서비스가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 중옌푸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반려동물 산업은 2019~2024년 연평균 19% 성장했으며, 2024년 시장 규모는 20억6500만위안(4288억원)에 달했다.
화장 중심에서 추모·치유로…서비스 체인 고도화
중국의 반려동물 장례 산업은 ‘기본적 처리→기념→감정 치유’로 이어지는 서비스 체인을 형성하며 화장·묘지·기념·감정 네 개 축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화장 비중이 58%로 가장 크다. 기본 화장은 500~800위안, 반려인 동반 화장은 1500~3000위안 선이다. 사체 인수, 염습, 추모식, 개별 화장, 유골 인도까지를 패키지로 판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일부 업체는 저온 플라스마 장비 등을 도입해 배출 부담을 낮추거나, 화장 전후를 영상으로 기록해 절차 투명성을 높였다. 묘지 서비스는 21%로, 1선 도시에서 고급 묘원 수요가 두드러진다.
다만 토지 이용 규제가 강한 중국에서 장묘는 인허가·비용 부담이 커 나무 장례, 공동 추모 벽, 실내 납골형 보관 등 ‘공간 효율형’ 모델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념 서비스(15%)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3D 프린팅 조각상처럼 고가 파생 상품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 중이다. 감정 서비스(6%)는 심리 상담, 가상현실(VR) 추모관, 온라인 커뮤니티 기반 상실 지원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수요가 매년 45%씩 증가하고 있다.
기업 수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가 기업 정보 플랫폼 치차차(Qichacha)에 따르면, 관련 기업은 2019년 998개 사에서 2023년 4459개 사, 2024년 말 7771개 사로 늘었고, 2025년 6월 8373개 사에 달했다. 설립 3년 미만 기업이 70% 이상, 1년 미만이 20.7%로 ‘초기 난립’ 양상이 뚜렷하다. 대표 기업으로는 은총당(恩宠堂), 펫헤븐(Pet Heaven·派氦闻), 티안펫(TIANPET·天宠) 등이 있다. 은총당은 2022년 1500만위안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2025년까지 1200개 오프라인 지점 구축을 목표로 내걸었다. 펫헤븐은 상하이를 거점으로 주변 도시를 연결한 뒤 전국 확장을 계획하고 있고, 티안펫은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광저우·선전 등 16개 대도시에서 사업을 운영 중이다. 향후 시장이 커질수록 컴플라이언스와 인증 역량을 갖춘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법제 강화 속 ‘회색 지대’…韓 기업, 프리미엄 시장서 기회
2021년 개정된 동물방역법으로 병사 동물의 무해화 처리가 의무화하면서 장례 서비스가 ‘선택’에서‘필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상하이의 반려견 관리 조례도 사체 임의 처리를 금지하고 지정 장소로 이송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제도는 아직 정교하지 않다. 지방 정부 규정이 산발적으로 운영돼 기준과 집행이 엇갈린다. 2025년 5월 중국축산업협회가 ‘반려동물 사후 처리 기술 규범(의견 수렴 초안)’을 발표해 접수·정리·작별·화장, 유골 안치 등 기본 요구사항을 제시한 단계다. 전문가는 ‘회색 경영’과 ‘감정 프리미엄’이 겹치며 절차 불투명, 유골 귀속 확인 어려움이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중국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산업은 식품·용품·의료 서비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소수 기업이 독과점 시장을 형성하는 시장 성숙 단계에 이르지 않아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으로 평가된다. 한국 기업은 떠오르는 중국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시장을 주목하고, 진출 가능성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장례식을 넘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인공지능(AI) 기반 대화 서비스, 대체 불가 토큰(NFT) 추모 방식 등 정서적인 위로까지 해주는 서비스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용어설명
- 1펫휴머나이제이션(pet humanization)
반려동물을 단순한 동물이 아닌 사람처럼 대하고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