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교통 인프라는 수십 년간의 이용 증가와 유지·보수 지연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되었다. 교통 인프라 현대화 과정에서 인공지능(AI), 센서 네트워크, 초연결성이 확대되며 효율성이 제고되고 있으나, 동시에 사이버 공격 표면도 넓어지고 있다. 따라서 각국 교통 당국은 재정 제약 속에서 미래지향적이고 회복 탄력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시에 점점 더 정교해지는 랜섬웨어와 보안 위협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제한된 자원을 공공 가치 극대화에 효과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글로벌 교통 트렌드 네 가지를 꼽았다.
트렌드 1│공공 교통 인프라 재원 조달 문제 부상
새로운 교통수단과 기술은 장기적으로 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교통기관의 수익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교통 재원 모델의 지속 가능성이 중요한 해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무배출차1) 확대가 교통 재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향후 10년간 교통 수입이 연간 44억달러, 약 3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에 따라 교통 당국은 재원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연료세 조정, 전기차 구매 시 부과금, 도로 이용료, 자산 재활용, 민관 협력(PPP) 등이 검토되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확산은 온실가스 감축과 화석연료 의존도 감소에 기여하지만, 도로·교량 마모 등 기존 차량과 동일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므로 이에 대한 보완 과세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영국, 뉴질랜드, 이스라엘, 일부 미국 주는 등록세, 도로 이용료, 공공 충전소 과세 등을 도입했다.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축소했다. 미국 39개 주는 전기차 특별 등록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 중 32개 주는 하이브리드차에도 부과하고 있다.
트렌드 2│교통 분야의 AI 활용 확대
모든 여정은 안전하고 유연하며 편리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공공 교통기관은 AI를 활용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이동 패턴을 학습하며 센서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텍사스주 알링턴시는 AI 기반 시스템으로 교통신호를 실시간 조건에 맞춰 조정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생성 AI(Generative AI)를 활용해 지하철 선로 결함을 예측하고 점검을 지원한다. 독일 도시 철도 에스반(S-Bahn)은 AI를 활용해 열차 운용 효율을 높이고 교통 흐름을 개선한다. 스웨덴 린셰핑시는 AI를 적용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 자동차 운전자를 가장 가까운 주차장으로 안내한다.
많은 교통기관의 진정한 과제는 AI 전략의 부재나 기술적 도구의 부족이 아니라 파일럿 프로젝트와 대규모 운용 능력 간 격차다. AI를 교통 운용 프로세스에 완전히 내재화하기 위해 요구되는 전문성, 인프라, 조정된 거버넌스 수준은 초기 실험 단계에서의 요구를 훨씬 초과한다. 교통 분야에서 AI를 효과적으로 도입하려면 전략, 거버넌스, 인력, 기술이라는 네 가지 핵심 요소를 포괄적으로 다뤄야 한다.
트렌드 3│자율주행의 상용화
수년간의 낙관적 예측과 회의론 끝에, 자율주행차가 도시, 고속도로, 산업 현장을 충분히 시범 운행하게 되면서 정부 기관은 자율주행차를 교통 계획과 정책의 중심으로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자율주행차가 널리 도입되는 과정에서 안전성과 정책문제, 차량 시스템 내 AI 기술에 대한 대중적 회의 등 장애물이 있지만, 교통과 국가 경제를 변화시킬 잠재력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전 세계 여러 국가는 자율주행차를 대중 교통망에 통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시 이좡(Yizhuang) 지역은 차량, 도로, 클라우드 플랫폼 데이터를 통합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율주행 교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서울시도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자율주행 버스를 도입해 기존 교통 인프라와 통합했다. 2.6㎞ 노선은 다섯 개 정류장을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승객에게 무료 환승을 제공한다. 자율주행차가 제공하는 사회적 혜택, 예를 들어 장애인·고령자 등 전통적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방식도 신뢰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디트로이트시는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한 자율주행 셔틀 시스템을 시험 운영하며, 시 전역 110개 이상의 장소(식료품점, 의료 시설 등)로 무료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본 또한 고령화, 농촌 고립, 대중교통 운전사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율주행차와 라이드 셰어링2)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의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트렌드 4│미래형 교통 인프라 구축
교통기관은 노후 인프라, 기후변화, 도시화 증가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과 소재 과학 분야의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복합 소재는 서로 다른 물질을 혼합하여 새로운 특성과 향상된 성능을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기존 소재보다 강도와 경량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부식, 극한 기상조건 등 환경적 스트레스에도 강하다.
3D 프린팅 같은 첨단 제조 기술은 복잡한 구조물을 신속하고 비용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게 해주며, 건설 시간과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자연재해가 잦은 지역에서는 3D 프린팅으로 손상된 부품을 신속히 교체하고, 보다 내구성 있는 신규 구조물을 건설할 수 있다. 미국 메인주 메인대 첨단구조복합소재센터(Advanced Structures and Composites Center)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지원을 통해 연구개발과 혁신이 인프라 복원력 향상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센터는 3D 프린팅 기술을 바탕으로 최소 유지·보수로도 100년 이상 사용 가능한 복합 거더(girder·대들보) 등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런 기술은 교통 인프라의 내구성과 복원력을 강화하고,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며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다.
세계 각국의 교통기관은 또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실제 건축물이나 공장과 동일한 디지털 모델)을 활용해 일상 유지·보수부터 극한 상황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며 인프라 성능과 복원력을 최적화하고 있다. 연결 인프라 설계, 계획·관리에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2030년까지 각국 도시가 약 280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 아울러 교통기관을 겨냥한 사이버 위협은 양과 유형 모두에서 확대되고 있다. 랜섬웨어3), 악성 코드, 피싱, 원격 차량 탈취 등 다양한 공격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으며, 악의적 행위자는 생성 AI를 이용해 텍스트 기반 사기, 정부 기관 사칭, 결제 요구, 음성·영상 딥페이크 등을 활용하고 있다.
용어설명
- 1무배출차
공해 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무공해 자동차를 말한다. 전기차, 수소전기차(FCEV) 등이 이에 해당한다.
- 2 라이드 셰어링
이동 경로가 비슷한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에 동승해 이동하는 것.
- 3랜섬웨어
‘ransom(몸값)’과 ‘software(소프트웨어)’의 합성어로, 사용자의 컴퓨터를 해킹하거나 데이터를 암호화한 뒤, 정상적인 사용을 위해 필요한 복호화 키를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코드의 한 종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