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책: 더 특별한 통상 Book In Book ③ Interview 타이탄 콘텐츠 한세민 의장·강정아 CEO "20년 넘게 축적된 팬덤과 제작·프로덕션 역량이 세계화 비결"
  • 장윤서 기자
  • 타이탄 콘텐츠 1호 아티스트 걸그룹 앳하트(AtHeart). 왼쪽부터 앳하트 멤버 서현, 케이틀린, 아린, 나현, 미치, 봄. 타이탄 콘텐츠

    한류 콘텐츠 중에서도 K-팝은 세계적 위상을 기록하는 소중한 문화 자산으로 등극했다. K-팝은 음악이라는 단일 장르를 넘어, 플랫폼·콘텐츠·커뮤니티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종합 문화 산업’으로 진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 경쟁력을 견인하는 대표적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K-팝은 단순한 음악 트렌드를 넘어 K-콘텐츠 산업의 핵심 성장 엔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팝의 세계적 인기는 단순히 멜로디나 퍼포먼스의 매력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최적화된 제작 방식과 팬덤 주도 등 소비구조에서 비롯된다. 정교한 퍼포먼스 중심의 음악 프로덕션, 스토리텔링이 결합한 아티스트 세계관, 유튜브·틱톡·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확산하는 ‘참여형 콘텐츠’ 등은 세계 각국에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K-팝 수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K-팝이 K-콘텐츠의 핵심으로 부상한 데는 지식재산권(IP)역할도 크다. IP는 이제 음악과 공연을 넘어 팬덤 플랫폼, 머천다이징·게임·웹툰 등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아티스트 세계관과 캐릭터·스토리 IP가 결합하면서 하나의 음악 콘텐츠가 다중 산업으로 파생되는 구조가 자리 잡은 것이다. 이로써 K-팝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디지털 팬덤 경제와 IP 비즈니스 전반을 견인하는 핵심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을 기점으로 K-콘텐츠 확산의 중심에 있는 K-팝 해외시장을 이끄는 주도 기업으로 타이탄 콘텐츠(TITAN CONTENT·이하 타이탄)가 주목받고 있다. 타이탄은 SM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역임한 한세민 이사회 의장(COB), SM엔터테인먼트 캐스팅 디렉터 출신 강정아 최고경영자(CEO) 등이 공동 창립한 회사다. 본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다. 한 의장은 SM엔터테인먼트그룹의 글로벌 진출과 K-팝의 세계화를 이끈 글로벌 경영인이다. 강 CEO는 K-팝 아티스트 기획과 개발 중추가 되는 캐스팅, 트레이닝 및 프로듀싱 시스템을 구축해 가장 상징적인 K-팝 그룹을 캐스팅해, 육성·기획하고,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도약시킨 전문가다. 이들은 K-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회사를 창업했다. 한 의장과 강 CEO에게 K-팝의 해외 진출 성공 요인, K-팝 현지화 과제, K-콘텐츠가 세계 무대에서 지속 성장하는 데 필요한 요소 등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다음은 두 사람과 일문일답.

    현 에이스토리 사장, 전 SM 엔터테인먼트 CEO, SM C&C CEO, SM 엔터테인먼트 USA CEO

    회사 설립 배경은.

    한세민 타이탄 콘텐츠 의장(이하 한세민) “타이탄은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엑소, 더보이즈, 트와이스, 있지, 세븐틴 등 다양한 K-팝 아티스트와 협업해 온 네 명의 창업 멤버가 지난 4월 말 미국 현지에서 설립한 회사다.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만든 K-팝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태생부터 가장 글로벌한 K-팝 기업을 지향한다.”

    미국에 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한세민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폭발적 성공에서도 확인되듯 미국은 이제 K-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K-팝은 미국에서 니치(niche)가 아닌 주류 음악 장르로 자리 잡았다. 이런 시장 변화를 고려해 타이탄은 기존의 ‘한국→일본→아시아→미국’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해외 진출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글로벌 무대에서 출발하는 유일한 K-팝 회사 모델을 만들고자, 미국에서 회사를 출범했다. 타이탄은 K-팝이 오랜 시간 축적한 체계적 캐스팅·트레이닝 시스템을 기반으로, 미국 현지에서 제작·마케팅·브랜딩·디지털 비즈니스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인프라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티스트와 콘텐츠가 데뷔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에 즉시 진입할 수 있는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K-팝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가장 의미 있는 성공 사례는.

    강정아 타이탄 콘텐츠 CEO(이하 강정아) “타이탄의 첫 아티스트 앳하트(AtHeart)는 데뷔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주무대로 성장시키겠다는 명확한 목표 아래 준비된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미국 유니버설뮤직 산하 임페리얼·리퍼블릭을 비롯해 다양한 현지 파트너와 협업하며 미국·한국·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동시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전략에 힘입어 앳하트는 데뷔 초기임에도 미국 현지 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에서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11월 초 미국에서 진행한 프로모션에서는 K-팝 아티스트 중 최단 기간에 미국 TV에 출연한 데 이어, 뉴미디어 기반 콘텐츠와 팬 참여형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병행하며 짧은 시간에 강력한 글로벌 팬덤을 구축해가고 있다. 앞으로 타이탄은 2026년 공개를 목표로 디지털·스토리·K-팝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으며, 글로벌 확장 전략의 폭을 더 넓힐 계획이다.”

    전 IST엔터테인먼트 상무이사 전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 기획 총괄

    미국 등 세계 무대에서 K-팝 입지는 어떤가. ‘케데헌’ 같은 K-팝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이유를 무엇이라 보는가.

    한세민 “‘케데헌’의 글로벌 흥행, 특히 미국 시장에서 폭발적 반응은 K-팝이 단순한 음악 팬덤을 넘어, 대중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사회·문화적 IP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K-팝 팬층을 넘어 미국 대중에게도 K-팝을 비롯한 K-컬처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음악·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본다. ‘케데헌’의 폭발적인 인기는 K-팝을 매개로 확장된 K-컬처의 흐름 속에서, 가장 한국적인 요소를 대중에게 친숙한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음악과 퍼포먼스가 주는 몰입감이 더해지면서 미국 대중에게 더 강하게 전달된 것이 흥행의 핵심 요인이라고 본다.”

    K-팝의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인가. 앞으로 K-팝을 세계적 문화 현상으로 더욱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강정아 “K-팝의 가장 큰 차별점은 지난 20여 년간 구축된 정교한 캐스팅·트레이닝·프로듀싱 시스템에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 인재를 선발·육성하고, 음악·퍼포먼스·비주얼·스토리·팬덤 문화를 하나의 통합된 경험으로 팬에게 전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아티스트의 정체성·세계관, 팬과 관계가 모두 하나의 IP로 연결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독보적이다. K-팝은 이미 아시아를 넘어 미국·남미·유럽 등 전 세계에서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더 가속하기 위해서는 속도와 유연성을 갖춘 글로컬 전략 그리고 현지 파트너·크리에이터와의 다각적 협력이 필수라고 본다.”

    동서양을 연결하며 글로벌 규모의 K-팝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탄생시키겠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인가. 2026년 가장 주력하는 해외시장과 현지화 전략도 알려달라.

    강정아 “타이탄은 K-팝의 강점인 트레이닝, IP 개발, 음악 제작, 마케팅·유통·매니지먼트 전 과정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시장에 맞춘 차별적 전략을 통해 아티스트를 성장시키고 있다. 이를 대표하는 프로젝트가 타이탄의 첫 아티스트 앳하트인데, 2026년에도 앳하트의 글로벌 활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2026년을 시작으로 새로운 글로벌 신인과 신규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타이탄은 미국 현지에서 설립된 최초의 K-팝 회사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국·일본·중화권·아시아 시장은 물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아티스트와 콘텐츠의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하고, 지역별로 맞는 콘텐츠 포맷과 협업 모델을 마련해 본격적인 현지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단순히 뮤지션 발굴과 음악 제작을 넘어 영화·애니메이션 등으로 IP를 확장할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한세민 “그렇다. K-팝 비즈니스는 음악·퍼포먼스뿐 아니라 아티스트의 세계관·스토리·비주얼, 팬덤 경험이 결합한 종합적 IP 비즈니스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영화,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등 다양한 장르와 자연스럽게 융합·확장이 가능하다. 실제로 ‘케데헌’이 애니메이션에서 출발해 K-팝과 결합하며 강력한 음악 비즈니스 시너지를 만든 사례처럼, 앞으로도 K-팝을 기점으로 삼은 다양한 멀티 장르 확장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 타이탄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2026년 멀티 포맷 기반의 새로운 글로벌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음악과 스토리, IP 확장을 결합한 차세대 콘텐츠 실험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K-팝뿐 아니라 K-드라마·웹툰·영화 등 K-콘텐츠가 글로벌 플랫폼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K-콘텐츠가 ‘세계적 대세’가 된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이 흐름이 앞으로 5년간 유지될까.

    한세민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적인 스토리와 감정을 다루는 차별화된 방식에 있다고 본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K-콘텐츠는 섬세한 감정선, 캐릭터 중심 서사, 높은 제작 완성도를 통해 깊은 공감을 끌어낸다. 여기에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과 궁합도 크게 작용했다. K-팝의 퍼포먼스, 아이돌 캐릭터성, 드라마·웹툰의 직관적 스토리텔링은 플랫폼 환경에서 빠르게 확산되는데 최적화돼 있고, 전 세계 팬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다. 이런 흐름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난 20년 이상 축적된 글로벌 팬덤과 한국 제작·프로덕션 수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강점을 고려하면, K-콘텐츠의 성장세가 앞으로 5년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충분히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K-콘텐츠 강점으로는 ‘보편성 있는 감정 코드’가 꼽히지만, 동시에 한국 특유의 정서에 대한 호불호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세계화를 위해 보편성을 강화해야 할까, ‘한국다움’을 강조해야 할까.

    한세민 “이제 ‘한국다움’은 한국만의 정서에 머무는 개념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적 감성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본다. 한국 시장을 향한 한국다움이 아니라, 글로벌을 향한 한국다움이 오히려 강점이 된 시대다. 타이탄이 절대 양보하지 않는 요소 중 첫 번째는 음악이다. K-팝으로서가 아니라, 글로벌 메이저 음악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음악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가치다. 여기에 최고의 퍼포먼스와 비주얼을 결합해 가장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타이탄의 핵심 정체성이다. 어떤 현지화 과정에서도 이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K-콘텐츠 IP가 팬덤·머천다이징·게임·웹툰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지화하기에 가장 어려운 부분은.

    한세민 “음악을 넘어 웹툰·게임·영상 시리즈 등으로 IP가 확장할 때 가장 어려운 지점은 단순한 문화적 차이가 아니다. 각 시장의 산업구조, 소비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점이 복잡성을 만든다. 콘텐츠가 유통되는 플랫폼, 팬덤이 참여하는 방식, 비즈니스가 돌아가는 속도와 의사 결정 구조가 지역마다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이탄은 각 시장의 장점과 요구를 면밀히 분석하면서도 아티스트 고유의 서사와 브랜드 정체성이 변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회사가 해외 파트너와 콘텐츠 협업을 할 때, 현지화 과정에서 가장 강하게 겪는 위험 요소는 무엇인가.

    한세민 “K-팝 산업의 경우에는 기획·트레이닝·제작·매니지먼트·마케팅·유통뿐 아니라 부가 사업까지, ‘하나의 회사 안에서 단일 흐름으로 움직이는 360도 구조’다. 반면 미국이나 일본 시장은 마케팅·유통·홍보·에이전시·공연 등 파트너사 역할이 세분돼 있어 비즈니스 구조와 의사 결정 속도, 우선순위 자체가 완전히 다르게 작동한다. 따라서 지역마다 다른 이 파트너십 구조를 K-팝 방식과 어떻게 유연하고 빠르게 접목시켜, 최적의 협업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로 재설계하느냐를 가장 큰 과제이자, 리스크라고 본다.”

    K-콘텐츠가 세계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것은.

    한세민 “K-콘텐츠는 이미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핵심은 언제나 같다. 양보하지 않는, 최고 수준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장기 성장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강정아 “K-팝과 K-콘텐츠 위상이 높아진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 타이탄은 차별화된 경쟁력과 독창성을 기반으로 출범했지만, 아직 신생 회사이기에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