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글로벌 트렌드 한국무역협회, 'K-드론 산업의 수출 경쟁력 분석 및 향후 과제' 보고서
세계 드론 시장 235조원, K-드론 점유율 확대 위한 4가지 과제는

세계 드론 시장이 물류·안전·국방을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드론 산업은 세계 시장점유율이 0.5% 수준에 머물러, 기술·산업 기반에 비해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K-드론 산업의 수출 경쟁력 분석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드론 시장은 군사용·민간용을 합쳐 2024년 약 730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 비가시권(BVLOS) 규제 완화, 드론 서비스 시장 확대 등이 드론 상용화를 촉진함에 따라, 2030년까지 세계 드론 시장은 연평균 14%씩 성장해 1600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교역 규모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2024년 세계 드론 교역 규모는 61억 1000달러로 2022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 DJI1) 등 선두 기업의 제품 다변화와 이란·이스라엘 갈등,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으로 군용 드론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수출국으로는 중국이 여전히 1위지만, 2024년 기준 점유율이 37.8%로 2022년(64.5%)보다 크게 낮아지며 폴란드·네덜란드·미국·이스라엘 등이 빈자리를 나눠 갖는 구도가 형성됐다.

K-드론, 부품·제조 강점에도 아쉬운 수출 시장 점유율

한국 드론 산업도 외형만 보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3년 한국 드론 시장 규모는 2016년 대비 15배 이상 증가한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5년 6월 기준 등록된 드론 기체 수는 6만 8000여 대로 2016년 대비 30배 이상 늘었다. 한국무역협회는 향후 국내 드론 시장이 연평균 13.5%씩 성장해 2032년 3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미국·중국 등에 이어 세계 9위 수준이다. AI, 5G(5세대) 통신 등 기반 기술 축적과 정부의 육성 정책이 성장세를 떠받치는 요인이다. 수출도 ‘양’만 놓고 보면 고속 성장이다. 지난해 한국의 드론 수출액은 2024년 2754만달러로, 2022년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세계 수출 시장점유율은 0.5%에 못 미쳤다. 또 기체 수출의 87.3%, 부품 수출의 81.3%가 상위 5개국에 집중되는 등 수출 대상국도 편중돼 있다. 

SWOT 분석 결과, R&D 인프라·부품 공급망 취약

보고서는 SWOT 분석을 통해 한국이 제조 역량 강화 및 정책적 지원 확대 등 정성적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지만, 이 강점이 정량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은 최근 AI 기술 등을 접목해 고성능·특수용 드론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2019년 ‘드론 활용의 촉진 및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드론법)’2) 제정 이후 정부도 규제 중심에서 육성 중심으로 시각을 전환했다. 그러나 인력·연구시설 등 연구개발(R&D) 인프라 부족은 구조적 약점으로 지적된다. 항공안전기술원에 따르면, 국내 드론 제조 업체 265개 중 R&D 시설을 보유한 곳은 71개(27%)에 그친다.

상당수 기업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시설에 의존하거나 실험 환경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제한적인 R&D 활동만 하고 있다. 이는 AI 기반 자율비행, BVLOS 비행 등 고성능 드론 제작에 걸림돌이 되고 장기적으로 우리 드론 산업의 경쟁 열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부품 공급망도 취약하다. 최근 3년간 한국의 드론 부품 수입에서 중국산 비중은 평균 70% 수준으로,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다. 중국발 공급 차질이나 수출 통제 강화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 제조사의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최근 미국이 중국산 드론에 대한 제재 강화를 검토하는 움직임은 한국에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최근 3년간(2022~2024년) 드론 수입 시장이 확대된 54개국 가운데, 29개국에서 대중국 수입 비중이 하락하는 등 상당수 국가에서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한국 등 대체 공급국에 ‘틈새시장’이 열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4가지 수출 전략…‘특수 제품, 신흥 시장, 서비스화, AI 활용’

보고서는 이런 환경 변화에 대응해 우리 드론 수출 기업이 네 가지 전략을 병행할 것을 제언한다. 첫째, 고중량 물품 배송 드론과 군 수·인프라 점검, 재난 대응 등에 활용되는 특수 목적 드론에 집중해 ‘고성능, 장기 체공형’ 수요를 공략해야 한다. BVLOS 규제 완화와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로 이 시장이 커지는 만큼, 가격이 아닌 성능·신뢰성 기반 차별화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둘째, 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 신흥국 공공사업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 현지 파트너십과 실증 사업을 통해 레퍼런스를 쌓고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연계해 진입 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 셋째, 제조 과정의 ‘서비스화(servitization)’를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설계, 시험, 품질 관리 등 제조 지원 단계에서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고, 공정 관리·이상 탐지 등에 디지털 솔루션을 도입해 소규모 기업도 글로벌 수준의 품질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 넷째, 기체만 파는 데서 벗어나 ‘드론 서비스(DaaS·Drone-as-a-Service)’를 함께 수출하는 모델을 확대해야 한다. 재난 감시와 시설 점검 서비스의 경우 드론, 소프트웨어, 데이터 분석, 운영 인력을 묶은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면, 가격 경쟁에 덜 휘둘리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보고서는 스타트업·중소기업 중심 구조에선 기업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외교·마케팅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안전 기준과 책임을 전제로 규제 샌드박스를 확대해 특수 제품 실증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흥국 공공사업 진출을 위한 정부의 외교·마케팅 지원, 대기업·공공기관의 국산 드론·부품 우선 구매, AI 구매바우처 등으로 부품 국산화와 사업 모델 다변화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용어설명
  • 1DJI

    중국 드론 기업으로 ‘완제품 드론’ 시장을 개척해 전 세계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했다. 2024년 매출은 500억위안(약 10조3985억원), 순이익률은 40%에 달했다.

  • 2드론 활용의 촉진 및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드론법)

    드론 산업의 발전과 진흥을 위해 드론 활용 촉진, 기반 조성, 운용 및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다. 드론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통해 국민 편의 증진 및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