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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판도 바꾸는 글로벌 트렌드 4가지

지난 수년간 인플레이션 압력,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 기술 발전, 지정학적 혼란 등으로 유통 업계는 어려움을 겪었다. 지불하는 가격 대비 높은 가치를 원하는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과제는 변함이 없지만, 새로운 세대의 소비자가 등장하면서 고객 관계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유통 기업은 변화하는 소비자의 새로운 행태와 니즈에 적응하고, 혁신적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고객과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딜로이트는 전 세계 상위 250개 유통 기업 분석과 세계 유수 유통 기업 임원과 심층 인터뷰를 기반으로 유통 업계 트렌드 네 가지를 제시한다.

1. 기술 투자로 운영 효율 개선

유통 기업은 기술 투자를 우선하고 있다. 버라이즌과 인사이시브가 실시한 ‘2023 커넥티드 리테일 경험 연구’에 따르면, 유통 기업은 2025년까지 매장 내 일상적 업무 중 최대 70%를 자동화할 계획이다. 넥스트 무브 스트래티지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유통업 부문의 자동화 시장은 2030년 약 3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매 환경에서 운영 효율성은 매우 중요하다. 효율성을 개선하려면 재고관리를 빼놓을 수 없다. 재고관리는 이제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과 소셜미디어(SNS)채널 등 다양한 플 랫폼을 포괄해야 한다. 고객은 언제 어디서든 쇼핑할 수 있는 편리함을 기대한다. 따라서 공급망을 통합하고, 모든 판매 시점 (POS·point of sales)의 정보 수집 역량을 강화하며, 구매 방식에 상관없이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옴니채널(omnichannel·다양한 경로와 채널을 포괄한 접근 방식) 재고관리가 필요하다.

2. AI 전환 가속

엔비디아가 2024년 1월 전 세계 유통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향후 18개월 이내 생성 AI(Generative AI)에 투자할 계획이라는 응답이 98%에 달했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유통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AI를 통해 운영 비용을 절감했다는 비율이 72%, 연간 매출이 증가했다는 비율이 69%에 달했다.

온라인 쇼핑 경험 개선을 위한 생성 AI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일부 대형 유통 기업은 오프라인 매장에도 유사한 기술을 도입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영수증 확인, 개인 맞춤형 선물 추천, 검색기능 향상, 제품 리뷰 요약 등 다양한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AI가 활용되고 있다. 기존 구매 이력이나 클릭한 항목에만 의존하는 추천 시스템과 달리, 고객 선호도와 행동을 예측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제품을 추천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러한 기능은 구매할 수 있는 옵션 범위를 확장할 뿐만 아니라, 고객이 기존에 알지 못했던 제품을 탐색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유통 기업은 소비자 관심을 끌고 매장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혁신적인 매장 내 기술 도입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장에서는 디지털 광고판, 스마트 카트, VR(가상현실) 및 AR(증강현실) 경험 등의 기술이 점점 더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3. 지속 가능해야 수익도 증가

딜로이트의 2024년 유통업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62%는 지속 가능성 확보가 수익 증대에 중요한 것으로 여겼다. 또한 ‘딜로이트 글로벌 2024 C레벨 경영진(CxO) 지속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CxO의 주요 3대 관심사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CxO의 85%가 지난 1년간 지속 가능성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고 답했고(2023년 75%에서 증가), 절반은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기술 솔루션을 도입했다고 답했다. 이는 기후변화 이슈가 여전히 경영진의 주요 의제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각 역시 세대 변화에 따라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젊은 층 소비자는 지속 가능한 관행을 채택한 브랜드를 더 선호하며, 단순히 지속 가능한 제품뿐 아니라 기업의 투명한 지속 가능성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기업이 지속 가능성 노력을 증대하도록 압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기업의 운영 및 전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기업(27%)은 실질적 조치를 거의 취하지 않고 있다. 일부 선도 기업은 조직 내·외부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으나, 가장 효과적으로 증명된 조치조차 이행하지 않는 기업이 여전히 많다. 세계가 넷제로(net-zero·탄소 중립·이산화탄소 순 배출량 0) 경제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안이한 대응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4.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 부상

최근 유통 업계에선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etail media network) 관련 활동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란 유통 기업의 웹사이트, 애플리케이션(앱), 디지털 스크린, 옥외 광고, 소매 공간 및 공공장소의 바닥 그래픽 광고, 선반 광고 등을 통해 운영되는 디지털 광고 플랫폼을 의미한다. 전 세계 리테일 미디어 광고 지출은 2025년에 165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디지털 광고 지출의 약 5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미국은 리테일 미디어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광고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리테일 미디어 광고 지출은 2027년 1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가 고객 참여 및 매출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광고주가 70%를 넘었다. 유통 기업은 단순히 기존의 마케팅 및 판촉 예산을 재분배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옥외광고, TV, 영화관 광고 등 기존 전통 채널의 광고 지출을 억제하고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