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미국이 전략산업 전반에서 대규모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양국은 조선, 원자력, 항공, 액화천연가스(LNG), 핵심 광물 분야에서 총 11건의 계약과 MOU를 체결하며 제조업 동맹을 강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계기로 8월 25일(이하 현지시각) 워싱턴 D.C. 윌러드호텔에서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산업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인협회가 주관했다. 행사에는 이 대통령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국내 그룹 총수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루벤스 타인 칼라일그룹 공동 회장 등 미국 주요 기업가도 참석했다.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직후 열린 체결식에서 조선, 원자력, 항공, LNG, 핵심 광물 분야에서 총 11건의 계약과 MOU가 체결됐다.
이날 조선 분야에선 HD현대와 산업은행은 서버러스 캐피털과 수십억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 펀드 조성에 합의했다. 삼성중공업은 비거마린그룹과 미국 해군 선박 정비·현대화 협력 MOU를 맺었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엑스에너지·아마존웹서비스(AWS)가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 MOU를 체결했으며,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수원·삼성물산은 페르미 아메리카와 원전 건설과 기자재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한수원은 센트러스와 농축우라늄 투자 협약도 체결했다. 항공 부문에서는 대한항공이 보잉과 차세대 항공기 103대(362억달러 규모) 도입 계약을, GE에어로스페이스와는 엔진 구매·정비 계약(137억달러 규모)을 체결했다. 이는 대한항공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단일 계약이다. LNG 분야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트라피구라 등과 연간 330만t 규모의 장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핵심 광물 분야에서는 고려아연이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장기 공급 MOU를 맺어 2028년 부터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번 협정이 전략산업 전반에서 한미 간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장관은 “정부는 한미 제조업 협력이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며 “양국 기업의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을 위해 적극 뒷받침하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