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전략 광물 공급 위험 및 파급효과

전략 광물은 에너지산업뿐만 아니라 우주항공·방위·첨단산업 등 전략적 산업에서 사용되는 광물을 의미하며, 일부 광물은 다양한 분야에서 중복적으로 활용된다. 이들 전략 광물은 시장 규모 자체는 작지만, 특정 광물의 공급 차질은 산업 전반에 걸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파급효과가 크다. 따라서 정책적, 공급망 확보 측면에서 특별한 관리가 요구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1)가 지정한 20종의 전략 광물은 구리, 리튬, 니켈, 코발트, 크롬, 흑연, 희토류, 망간, 실리콘, 안티모니, 크롬, 갈륨, 게르마늄, 인듐, 몰리브덴, 탄탈룸, 텔루륨, 티타늄, 바나듐, 지르코늄 등이다.

대표적인 전략 광물의 쓰임새

이들 전략 광물 가운데 에너지전환 광물로 구리,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희토류 등이 꼽힌다. 예컨대 구리는 전선·전기차·재생에너지(풍력·태양광 발전) 등 현대 에너지 인프라의 필수 소재로, 탁월한 전기 전도성2)으로 인해 전력망·배터리·모터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국방·인공지능(AI) 응용, 인프라 구축 등 경제와 안보 양면에서 핵심 전략 광물로 여겨진다. 구리는 최근 2년간 약 3%대의 수요 증가율을 보인다. 중국의 송전망 투자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리튬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필수 원료로, 전기자동차, 휴대 기기,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군수 장비에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가벼운 무게와 장시간 에너지 저장 효율로 인해 저탄소·재생에너지 중심의 미래 사회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2024년 글로벌 리튬 수요 증가율은 30%에 육박하면서 2023년 증가세를 유지했다.

니켈은 내식성이 강한 합금(특히 스테인리스강)에 사용될 뿐 아니라,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재에도 핵심 소재로 활용된다.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략 광물로 부상했다. 코발트는 전기차 및 휴대용 전자 기기의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 제트엔진·가스터빈용 고온 내열 슈퍼 합금, 석유화학 촉매, 산업용 경금속, 의료 기기까지 산업 전반에 전략적으로 쓰인다. 

이 밖에도 흑연은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로, 배터리·ESS 및 첨단 반도체, 드론, 군수산업에도 필수적이다. 아울러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시대 국가 안보 및 공급망 안정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 망간은 철강의 경도·내구성 증대에 필수적이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재생에너지, 인프라(교량 등)에도 폭넓게 쓰인다. 전략 비축 품목으로 지정될 만큼 국가적 중요성이 크다.

특히, 희토류는 고성능 자석, 군사 장비(레이더, 미사일 유도, 야간 투시경), 첨단 반도체, 통신기기, 전기모터 등 방위·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중심이다.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의 70% 이상을 차지해, 희토류 확보가 중국 외 국가에는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전략 광물은 우주항공·방위·첨단산업뿐 아니라 에너지산업 전반에서도 필수적인 요소로, 특정 전략 광물이 다양한 산업에 중복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전략 광물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

전략 광물 시장은 구조적으로 소규모이고 불투명한 경우가 많아, 다양한 취약성을 안고 있다. 많은 전략 광물은 거래량이 적고 가격 정보가 비공식적인 경우가 많으므로 시장 정보 접근성이 낮다. 또한 현물 거래는 적고, 비표준화된 계약이 주를 이루며, 일부는 부산물 형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현물시장 지표가 부족하다. 공급 중단 등 이상 신호를 조기에 탐지하기도 어렵다. 지정학적 위험이나 환경 문제 등으로 인해 공급 차질이 발생해도 실제 영향을 인식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또한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규제에도 매우 취약하다. 전략 광물은 수출 통제나 무역 규제가 가중될 때 쉽게 시장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특히 중국, 콩고, 인도네시아 등 특정 국가에 공급이 집중돼 있어 이러한 위험은 더 심화할 수 있다. 특정 국가나 지역의 재량·정치·경제적 변수에 따라 공급망이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중국이 전략 광물 공급망을 지배하고 있는데 이런 집중도는 특정 국가 의존도를 높이는 구조를 야기한다.

또한 전략 광물은 가격 변동성이 크다. 석유나 천연가스보다 전략 광물 가격은 훨씬 변동성이 크고, 이를 제어할 제도적 장치도 부족한 상황이다. 리튬의 경우 가격이 2021년 대비 2022년에는 8배 급등했지만, 2023년 이후에는 80% 이상 하락했다. 코발트, 니켈, 흑연의 경우 2024년에 10~20% 하락했지만, 2023년에 비하면 하락 폭이 둔화했다.

게다가 많은 전략 광물은 다른 광물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된다. 이 때문에 수요가 증가해도 공급을 유연하게 조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구조적 제약이 있다. 최근 에너지전환에 필요한 광물의 경우 낮은 광물 가격으로 광산 개발 투자 유인이 약화하고 있어, 투자 증가율이 2023년 14%에서 2024년 5%로 크게 둔화했다. 특히 니켈, 코발트 탐사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

공급 중단으로 인한 파급효과

전략 광물은 리튬, 희토류, 갈륨, 텅스텐 등 다양한 전략산업에서 이중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들 광물의 공급 중단은 전체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들 광물 시장 규모는 작지만, 단 한개 광물의 공급 차질만으로도 산업 전체에 영향을 주는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특히 전략 광물은 첨단 전자, 배터리, 군수, 반도체 등 국가 경쟁력의 핵심 산업에 필수적인 원자재다. 공급 차질이 발생할 때 제조업 기업 등의 생산성이 저하되고, 제품의 품질 및 원가 경쟁력에도 심각한 타격이 발생한다. 또한, 전략 광물은 공급망의 취약성이 높아 특정 국가의 장기 교역 제재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국가 안보와 경제 전반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공급망 다각화, 비축, 원천 기술 개발 등의 선제적이고 범용성 있는 정책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전략 광물 공급 중단은 단순한 원자재 부족을 넘어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 약화, 경제적 피해, 안보 리스크 확대 등 다차원적·심층적 영향이 발생하므로, 이를 막기 위해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전략 광물 공급망 대비가 필요하다.



용어설명
  • 1국제에너지기구(IEA)

    1974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석유 소비와 관련된 회의의 합의에 따라 같은 해에 발족한 국제적 석유 긴급 유통 계획 기구다. 본부는 프랑스 파리에 있다. 대한민국은 2002년에 가입했다.

  • 2전기 전도성

    물질이 전류를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를 나타내는 성질로, 전기 전도율(σ) 또는 도전율로 표현한다. 물질 내 전하 운반자(전자·이온 등)의 이동 용이성과 관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