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제조업 관련 주요 경제지표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2025년 5월 S&P글로벌이 발표한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Purchasing Managers Index)1)는 확정치 기준 52.0으로, 4월과 5월 두 달 연속 확장세를 나타냈다. 앞서 4월 (50.7)과 3월(50.2)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로, 제조업 경기가 다소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신규 주문은 관세발 가격 인상 전에 주문을 서둘러 진행한 기업이 늘면서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공급 업체의 납기 지연과 투입재 가격 상승, 출고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의 부정적 신호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한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제조업 PMI는 5월 기준 48.5로 3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생산지수도 45.4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위축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제조업이 관세·수급·가격 등 복합 요인으로 인해 복원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정부는 6월 4일(현지시각)부터 철강·알루미늄에 50%, 자동차 부품에 25%, 중국산 전자·반도체에 34% 수준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미국 제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제조업 투입재의 1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사이익을 누린 분야로는 철강·알루미늄·자동차·반도체 산업이 있다. 미국 내 생산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며 일부 자동차 제조사는 멕시코·캐나다산 수입차 관세로 인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과 전기차·배터리 부문은 국산화 정책과도 맞물려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반면, 전자·중장비·석유·의류 산업은 관세정책으로 손해를 봤다. 애플, 델 등은 중국산 부품에 34%의 고율 관세가 적용돼 생산원가가 30~40%까지 상승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해외 생산 이전을 검토 중이다. 중장비 업계는 수입 부품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투자와 고용이 축소되고 있다. 의류·섬유 업계 역시 방글라데시·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로 인해 소비자가격이 10~15% 인상되는 등 전반적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미국 제조업 산업별로 관세 정책은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은 50%의 관세 부과로 인해 국내 생산이 확대되고 생산량이 2% 증가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이로 인해 연간 수입 비용이 22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생산 업체의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건설 및 중장비 업종의 원가 상승 부담이 커지고 수요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은 25%의 수입차 관세로 인해 일부 기업이 수혜를 입고 GM·포드 등 미국 내 생산 기업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반면, 부품 및 완성차의 원가 상승과 투자 지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부품 수입의존도가 30%로 높아지고 중서부 지역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분야는 중국산 칩에 145% 관세가 부과되면서 국산화가 유도되고, 인텔 등 미국 내 투자가 확대되며 미국 반도체 공급망 복원이 예상된다. 미국 내 신규 반도체 공장 투자는 520억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자동차와 전자용 칩 공급에 차질이 생기며 단기적인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전자·컴퓨터 산업은 부품과 조립 공정에 34% 관세가 부과돼 원가가 급등하고 있다. 일부 리쇼어링(Reshoring)2)이 이뤄지고 있기는 하나, 애플과 델 등은 원가가 30~40% 상승하면서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산업은 수입의존도가 45%에 달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하다. 중장비와 기계 분야는 철강과 부품 관세 여파로 원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일부 관련 산업에는 미국 내 투자가 유입될 수 있다. 자동차 분야 일각에서는 투자 확대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캐터필러 등 기업은 수익성이 감소하고 자동차 및 고용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철강 가격은 20% 이상 상승했다. 섬유·의류 산업은 의류 및 신발에 31~34%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일정 부분 국내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가 10~15% 상승하는 부작용이 있다. 소비자물가는 향후 최대 17%까지 상승할 수 있고, 수입의존도 역시 30%가량 상승했다. 건설 및 농업 등 기타 산업은 제조업 성장에 따라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일부 관련 산업은 미국 내 투자가 기대되지만, 건설 산업은 -2~3%, 농업은 -1% 수준으로 성장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부품, 기계류 등 ‘필수 투입재’에 대해 관세 면제 제도인 ‘스피드 패스’ 도입을 촉구했으며, 미국 내 투자 확대와 연계된 관세 환급 및 상호 관세 철폐에 대한 무역 협상도 제안하고 있다. NAM은 특히 미국 내 생산이 어려운 필수 투입재에 대해 라이선스 제도 신설과 함께, 투자 확대 시 관세 리베이트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요구는 2025년 4월 5일 이후 환급 소급 적용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NAM이 발표한 2분기 제조업 경기 조사에 따르면, 낙관적인 전망은 응답자의 55.4%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무역 불확실성(77%)과 원자재 가격 상승(66%)이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정부의 통상 정책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환경 및 첨단산업 지원법 폐기를 검토 중이며 규제 완화와 보호무역 기조를 병행하고 있어 산업별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기업은 관세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해외 생산 기지 이전을 고려하고 있으며, 자동차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의 일관성과 규제·지원 균형 여부는 향후 미국 제조업 성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털 전환, 공급망 복원력 강화, 인력 재교육 등 구조적인 변화도 병행해야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용어설명
- 1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PMI·Purchasing Managers Index)
기업의 구매 활동을 반영해 현재와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데 사용하며, 50을 넘으면제조업 경기 확장세, 50 미만이면 위축세로 보인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 2리쇼어링 (Reshoring)
해외에 진출한 국내 제조 기업을 국내로 돌아오게 하는 정책이다. 저렴한 인건비를 이유로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오프쇼어링과는 반대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