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선주의 vs 유럽 그린딜… “韓 성장 추구형 탄소 중립 전략 세워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그린 성장1) 전략은 크게 다르다. 미국은 시장 중심의 접근 방식을 채택하여 청정에너지와 탄소 배출 감소를 목표로 하는 반면, EU는 강력한 규제를 통해 기후 목표 달성을 추구하며, 탄소 배출 규제와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을 도입해 기업의 전환을 강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3월 ‘2025 미국·EU 그린 성장 전략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EU의 그린 성장 전략을 비교하고, 각 지역의 정책 변화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한국은 미국과 EU의 다른 정책 방향 속에서 공급망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성장 추구형 탄소 중립 전략’을 위한 입법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또한 기술적 우위 분야에 대한 참여 기회를 넓히고, 우리 기업이 분야별 위기와 기회 요인을 반영한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며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대응 등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선제적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 중심의 접근을 통한 규제 완화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1기(2017~2020년) 정부하에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2) 정책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보다는 경제성장을 우선시했다. 이후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채택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미국의 핵심 정책 중 하나로 삼고, 이를 경제성장의 중요한 축으로 설정했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규모 재정 투자와 규제 강화를 예고하며,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경제로 전환을 목표로 한 다양한 법안과 정책을 추진했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인프라 투자법(IIJA)’ 등은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청정에너지로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러한 정책은 미국 경제를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끌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다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재당선된 후, 미국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규제보다는 시장 중심의 접근을 택했다.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유도하며 국가 차원의 규제 대신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경제적 부담 없이 환경친화적인 방법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글로벌 기후 리더십을 추구하면서도, 과도한 규제가 경제성장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럽, 규제 중심으로 강력한 환경보호 정책 취해 EU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린 성장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2019년 EU는 ‘그린딜(Green Deal)’3)을 발표하며,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목표를 설정했다. EU는 탄소 배출 감축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대규모 재정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EU의 그린딜은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EU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이 경제성장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탄소 배출권 거래 제도(ETS) 같은 시장 기반의 규제 방법을 통해 기업이 친환경적인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EU는 미국과 달리 환경 규제를 강력히 추진하는 정책을 택했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모델을 구축하려고 한다. 또한 EU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력을 강조하며 글로벌 기후 협약인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EU는 글로벌 기후 리더로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자국 내 에너지 정책을 재정비하고, 국제적으로는 탄소 가격 책정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함께 EU는 새로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녹색 산업 분야에서 경제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양한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한국은 두 지역의 전략적 변화에서 중요한 교훈 얻어야"
이렇듯 미국과 유럽, 두 지역의 그린 성장 전략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미국은 시장 친화적인 접근을 취하면서 기업의 자율성과 혁신을 강조하는 반면, EU는 더욱 규제 중심의 접근을 통해 강력한 환경 보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기후변화 대응을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고 있으며, 기업의 자율적인 선택을 존중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EU는 탄소 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강력한 규제를 통해 글로벌 그린 경제 리더십을 강화하려고 한다.
미국과 EU의 그린 성장 전략은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모두 기후변화 대응을 경제성장의 중요한 축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두 지역의 변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자국 정책을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모델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즉, 한국은 두 지역의 전략적 변화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한국은 글로벌 경제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미국과 EU의 정책을 면밀히 분석하고 자국에 맞는 효율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글로벌 기후 협약을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용어설명
- 1그린 성장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제모델.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며,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기술을 활성화하는 것을 말한다.
- 2미국 우선주의 (America First)
미국의 보호주의와 고립주의를 강조하는 미국의 대외 정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기에 이어 2기 정부에서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
- 3 그린딜(Green Deal)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정책 이니셔티브. 지속 가능한 경제로 전환을 목표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