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수출 환경 분석 리포트 수출 환경 분석 Deloitte. 인사이트 리포트 '특허 절벽' 앞둔 제약사, 인수합병·비만약·ADC<항체약물접합체>로 활로 모색

전 세계 제약사는 2022년부터 2030년 사이 대규모 특허 만료로 인해 2000억달러 이상의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 제약사는 인수합병(M&A)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전략적 인수를 통해 매출 증대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는 한편, 비용 절감으로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또 빠르게 성장하는 비만 치료제와 항체약물접합체(ADC)1) 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제약 업계 M&A 활발…ADC 주목

제약사의 최근 대표적인 메가딜로는 화이자의 시젠 인수(430억달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의 카루나 테라퓨틱스 인수(140억달러) 등이 있다. 화이자는 2025~2030년 5년간 약 170억달러 규모의 독점권 상실에 직면하고 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제품군으로부터 비축한 막대한 자금을 활용, 2023년에 제약·바이오 부문 최대 규모 M&A 거래를 성사시켰다. 430억달러 규모로 시젠을 인수하며 ADC 기술 분야에서 시장 선도 기업의 지위를 확보한 것이다. ADC는 항체의 특이성을 활용해 강력한 세포 독성 약물을 표적에 정확히 전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대형 제약사는 ‘특허 절벽’을 대비해 포트폴리오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M&A를 계속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공적인 인수는 대형 제약사의 특허 절벽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개발 후기 단계 또는 초기 상업화 단계에 있는 자산 중 향후 몇 년간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자산이 매력적인 M&A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제약 분야 M&A는 2021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둔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제약 분야에서 벤처캐피털은 다른 분야에 비해 여전히 활발하고 견고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2024년 초스타트업 투자에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바이오테크 기업인 아치(Arch)가 30억달러를 조성한 것이다.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지 약 2년 만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모았다.

제약사는 특허 만료에 대응하고자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도 모색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ADC분야에서는 머크와 다이이치산쿄가 55억달러 규모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 두 거대 기업은 ADC 후보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화이자의 시젠 인수는 ADC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고, 업계에선 ADC 기술 및 자산을 확보하려는 거래 붐이 일어나는 중이다. 2024년에는 존슨앤드존슨이 앰브릭스를 인수했고, 로슈는 메디링크 테라퓨틱스로부터 ADC 고형암 치료제 후보 물질을 사들였다. 머크, 다이이치산쿄, BMS, 애브비 등 주요 제약사는 ADC 영역에 진출하거나 입지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을 속속 발표했다. 예를 들어 일본 다이이치산쿄는 독일에 ‘국제 혁신 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10억8000만달러를 투자하며, 이곳을 미래의 ADC 개발 및 제조를 위한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ADC 기술은 점점 더 중요한 약물군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는 기존의 화학요법을 대체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시장 확대 전망

한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2) 비만 치료제의 흥행과 성장으로 인해, 비만 같은 일반적인 질환에 집중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보상을 받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보기 드문 현상이다. ADC와 비만 치료제 두 분야에 적극적이지 않은 기업은 자사의 포트폴리오와 과학적 전략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일례로 2024년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는 노바티스가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RLT)에 집중하기로 한 선택에 대해 설명해야 했다. 노바티스는 이 플랫폼이 장기적인 리더십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본다. ADC와 유사하게 RLT는 유도미사일처럼 작동하지만, 리간드(배위결합한 화합물의 중심 금속 이온 주위에 결합하고 있는 분자나 이온)를 이용해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로 제거한다. 노바티스는 RLT가 ADC보다 더 나은 효능을 제공하면서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GLP-1 약물이 현재는 인기 있는 비만 치료제로 자리 잡았다. 일라이 릴리는 당뇨병 치료제로 2022년 승인된 마운자로(Mounjaro)를 제조하고 있으며, 비만 치료제로는 새로 승인된 젭바운드(Zepbound)를 제조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1년에 승인된 위고비(Wegovy)와 2022년에 승인된 오젬픽(Ozempic)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주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GLP-1 비만 치료제의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 덕분에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에 대한 가치 평가는 테슬라 같은 선도적인 기술 성장주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는 비만 치료가 곧 본격적으로 1차 의료 영역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한다. 1990년대에 3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고혈압 치료제 사례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생활 습관 관련 질병의 증가로 인해 GLP-1 작용제 약물 시장의 전망은 계속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까지 잠재적인 시장 규모는 370억~1000억달러로 추정된다. 2030년 말까지 미국에서만 잠재적 시장 규모가 약 3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용어설명
  • 항체약물접합체(ADC)

    차세대 항암제의 핵심기술이다. 항체에 약물을 붙인 뒤 정확히 암세포에만 전달해, 정상 세포의 손상을 막는다.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치료 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GLP-1은 식사 후 분비돼 포만감을 유도하고 식욕을 줄이는 호르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