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일본 제조업에 있어 광물자원은 필수 원재료다. 하지만 일본은 대부분의 광물자원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안정적인 공급 확보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에 일본은 안정적인 광물자원 확보를 위해 민간 기업을 지원하고 광물자원 생산국과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광물자원의 재자원화를 통해 자급률을 높이고 비축 시스템을 구축해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광물자원 확보 정책과 그간의 노력에 대해 살펴봤다.
북미부터 아프리카까지, 자원 영토 넓히는 日
우선 광물자원 확보를 위한 일본의 정책 방향 핵심은 ‘공급원 다각화 및 안정적 공급 확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일본 정부는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는 국제 정세를 고려해 중요한 물자의 공급망 안정성 강화와 민관 연계를 통한 첨단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 이른바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을 2022년 5월 마련해 뒀다. 같은 해 12월에는 경제안전보장추진법에 따라 핵심 광물을 ‘특정 중요 물자’로 지정했고, 2023년 1월에는 ‘핵심 광물 관련 안정적 공급 확보를 위한 대응 방침’을 공표했다.
이를 통해 민간 기업의 광물 공급망 다각화 및 강화, 안정적 공급 확보를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광물자원 생산국과 관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광물자원 생산국과 지속적인 관계 구축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광물자원의 안정적인 공급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일례로 일본은 이른바 ‘핵심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Mineral Security Partnership)’에 참여하고 있다. MSP는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등 15개 국이 참여해 신규 광물 사업 개발 및 공동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는 협력 체제다.
이 밖에도 일본은 2023년 4월 G7(주요 7개국) 의장국으로서 ‘G7 기후·에너지·환경 장관 회의’를 통해 ‘핵심 광물 안보를 위한 5가지 계획’에 합의했다. 2023년 9월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 핵심 광물 조직 신설을 제안했으며,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핵심 광물·청정 에너지 서밋’에서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이 핵심 광물을 에너지와 동등한 수준으로 간주할 것을 제안해 IEA 사무국 내 핵심 광물 조직이 신설됐다. 아울러 2023년 11월 호주에서 ‘핵심 자재 및 광물 회의’가 개최되자 이곳에도 참가해 공급망 다각화 및 강화를 위한 의견을 교환했고, 2023년 8월에는 경제산업성 장관이 나미비아, 잠비아, 콩고, 마다가스카르 등 아프리카 4개국을 직접 방문해 광물자원 확보를 위한 관계 강화를 도모한 바 있다.
일본은 다양한 국가와 핵심 광물 협력 각서도 체결하고 있다. 우선 2023년 9월 캐나다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망 관련 포괄적 협력 각서를 체결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영국과 핵심 광물 협력 각서를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과 12월에도 필리핀·사우디아라비아와 각각 광물 분야 협력 각서를 체결했다.
+ 일본, 한국보다 광산 지분 투자 통한 핵심 광물 확보 많아
희귀 금속 확보 위해 예산도 대거 투입
일본 정부는 자원 외교뿐 아니라 희귀 금속의 재자원화 및 비축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희귀 금속 국가 비축을 통해 일시적인 공급 위험에 대비하고 있으며, 사용 후 제품으로부터 유용 금속을 회수·재자원화하는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희귀 금속 사용량을 줄이고 대체 자원 개발에 힘쓰겠다는 취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일본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벌여왔다.대표적으로 ‘희귀 금속 비축 사업’이 있다. 대체가 어렵고 일부 국가에 집중된 희귀 금속의 일시적인 공급 중단 등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비축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2023년 애당초 이 사업 예산으로 3억3000만엔(약 31억원)이 책정됐지만, 일본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같은 해 110억엔(약 1002억원)까지 예산을 늘렸다. 아울러 2023년 12억엔(약 10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폐제품에 포함된 금속 및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자원 자율 경제 시스템 개발 촉진 사업’도 벌였다. 이 밖에도 첨단산업 필수 소재인 ‘영구자석’의 공급망 다각화와 강화를 위해 희토류 원료 재자원화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중요 물자 공급망 강화 지원 사업’에 2022년 253억엔(약 2305억원)을, 차세대 자석 개발 사업 등을 지원하는 ‘경제 안전 보장 중요 기술 육성 프로그램’에 같은 해 1250억엔(약 1조1389억원)을 투입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자원을 효율적이고 순환적으로 이용하는 ‘순환 경제(CE·Circular Economy)1)’로의 이행이 주목받는 상황을 고려해 2023년 3월 ‘성장 지향형 자원 자율 경제 전략’에 의거한 규제 및 규정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자원 순환 관련 연구 개발의 실증 및 도입을 위한 정책 지원을 확충하고, 산학관 연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녹색 전환(GX·Green Transformation)2)’ 실현을 위한 투자 촉진책도 마련하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자원 순환 분야에 총 2조엔(약 18조원) 규모의 민관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공급망분석센터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대한 상시·전문적 분석 역량을 갖춘 국내 유일의 공급망 분석 전문 기관으로, 2022년 2월 9일 출범했다. 정부 부처, 무역관, 업종별 협회 및 주요 기업 등으로부터 수집된 주요 산업 관련 국내외 동향을 심층 분석하고, 정부·민간의 대응 전략 수립을 지원하며 ‘글로벌 공급망 인사이트’를 주간으로 발간하고 있다.
용어설명
- * 1)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사용 후 폐기하는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자원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 새로운 경제체제. 쉽게 말해 자원을 절약하고,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친환경 경제 모델이다.
- * 2) 녹색 전환(Green Transformation)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사회 및 산업구조를 탄소 중립을 위해 청정에너지 기반 구조로 전환하는 경제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