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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마이크 쿡 킹스칼리지런던 AI 연구원 “AI, 기대보다 덜 유용해…사진 같은 쉬운 접근성 확보가 혁신 관건”
  • 이주형 기자
  • 마이크 쿡 킹스칼리지런던 AI 연구원 현 나이브스앤드페인트 브러시 회원, ‘Twitterbots’ 저자

    “대부분의 산업에서 인공지능(AI)이 유용하다는 가정에 의존하고 있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유용하지 않다는 사실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AI 생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이크 쿡(Mike Cook) 킹스칼리지런던 AI 연구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생각보다 AI에 덜 열광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최근 2년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최대 화두는 생성 AI(Generative AI)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AI 혁명’이 힘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월 “AI 혁신 속도는 느려지고, 유용성은 제한적이며, AI를 실행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여전히 과도하다”라며 “AI는 투자자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줄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쿡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이뤄낸 발전은 기술이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닌, 많은 자금과 데이터를 투입한 결과였다”라며 “데이터가 고갈되거나 자금이 부족해지면, 진정한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는 AI 기업 모두 절실하게 수익화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AI 개발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현재 거대 언어 모델(LLM)을 구축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오랫동안 AI 제품은 혁신이나 발명이 아닌, 단순히 더 큰 AI를 구축함으로써 발전해 왔다. 그 자체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AI 기업은 다른 사람이 만든 데이터에 의존하며, 인터넷이라는 무한한 데이터 소스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데이터 소스가 고갈되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차세대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큰 비용이 들면서, AI의 경제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는데.

    “개인적으로 대규모 AI가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AI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상당히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AI 제품이 실제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AI가 우리 삶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실패하기에는 너무 영향력이 큰’ 기술이 될 경우, 의존성 때문에 자금 투자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부 국가는 생성 AI를 교육 시스템과 통합하고 있다. 정부의 주요 프로세스가 생성 AI에 의존하게 되면, 어떤 경우에도 프로세스가 유지돼야 할 수 있다.”

    AI 투자에 대한 수익성은 보장될 수 있을까.

    “투자자에게 AI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게 보인다. 투자 수익성이 조만간 개선될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미드저니, 소라, 챗GPT 같은 생성 AI는 너무 과대평가됐다. 이런 모델의 유용성은 아직 널리 검증되지 않았다. AI 기업 중 한 곳 이상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단순히 AI 기술이 영화 제작 등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이런 제품을 실제로 원하는지가 중요하다.

    우리는 이미 사람들이 AI에 대해 기업이 생각하는 것만큼 열광하지 않는다는 몇 가지 사례를 봤다. 예를 들어, 최근 애플은 아이폰의 AI 시스템을 활용해 반려동물의 장례식 동영상을 제작하는 광고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이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려동물의 장례식은 사람과 사람이 서로 소통하는 자리로, AI는 여기에 적합하지 않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자와 기업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현재 AI 업계에서는 두 가지 큰 트렌드가 떠오르고 있다. 하나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합성 데이터’고, 다른 하나는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기업을 위한 데이터를 만들도록 장려하는 무료 AI 도구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새로운 스마트 안경을 출시한 것이 바로 후자의 경우다. 수백만 명의 사람이 안경을 사용하면 메타는 AI를 학습시킬 새로운 비디오 데이터 소스를 얻게 된다. 이는 AI의 활용성을 사무직에서 벗어나 중공업 등 다른 분야로 이동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

    각국 정부의 AI 정책에서 아쉬운 점은 없나.

    “미국,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대학에서 민간 기업으로 인재가 대거 유출되는 현상을 경험했다. 내게 편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글로벌 차원에서 대학이나 연구소에 대한 대대적인 재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AI 붐은 기업이 아니라 대학에서 시작된 것이다. 다음에 다가올 어떤 붐도 대학에서 시작될 것이다. 대학에서 인재가 빠져나가면서 미래의 AI 엔지니어를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고 있고, 연구도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각 나라가 잘하는 분야를 파악하고 그 분야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영국은 AI 연구에서 미국이나 중국과 경쟁할 수 없다. 하지만 창조 산업 같은 강점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업계를 선도하기 위해 중시해야 할 점은.

    “오픈AI는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하는 데 있어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한 것처럼 보인다. 구글과 메타는 각기 다른 형태로 AI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자사 검색엔진과 다른 제품을 깊게 통합한 AI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 모두 절실하게 수익화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야 한다. 이는 지난 10년간 이뤄낸 발전이 기술이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닌, 많은 자금과 데이터를 투입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고갈되거나 자금이 부족해지면, 이들은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어떻게 해야 AI 혁신을 재점화할 수 있을까.

    “일반 대중이 AI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챗GPT 같은 도구를 제공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AI가 무엇인지, AI를 어떻게 구축하는지, 어떻게 직접 AI를 사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대중을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AI 붐을 사진의 발명처럼 여기는 사람이 있다. 사진이 어떻게 예술계를 변화시켰는지를 떠올린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사진은 쉬운 접근성을 통해 주류가 됐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사진을 활용할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현재 새로운 AI 제품을 발명하는 사람은 실리콘밸리의 프로그래머뿐이다. AI는 신비롭지 않은, 폐쇄적이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발레 무용수나 기자, 시인이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고 싶다. 거기서 혁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