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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중국의 경기·재정 부양책 내용과 평가’ “中, 지준율 낮추고 예산 조기 집행…제한적 경기 부양 효과”

중국 정부가 최근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9월 24일 중국 인민은행 등이 통화정책 완화를 중심으로 한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고, 10월 8일에는 중국의 재정 부양책을 발표했다. 중국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6%로 1분기(5.3%)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이로 인해 중국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중국 인민은행 경기 부양책 내용 및 평가(9월)’ ‘중국의 재정 부양책 내용 및 평가(10월)’라는 보고서를 잇달아 발행, 중국이 추진하는 경기·재정 부양책을 분석했다.

통화정책 완화 통한 경기 부양…효과는 제한적

9월 24일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대형 은행은 8.5%에서 8%로, 중소형 은행 6.5%에서 6%로 지급준비율이 각각 떨어졌다. 정책 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도 1.7%에서 1.5%로 내렸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2주택자(집을 두 채 이상 소유한 사람)의 대출 계약금 비중(주택을 구매할 때 대출을 제외하고 구매자가 처음에 지불해야 하는 자금 비율)을 현행 25%에서 15%로 낮췄다. 기존 주택 담보대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고, 지방 국유 기업의 주택 매입 대출 지원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국유 기업이 주택을 매입할 때 주택 가격의 60%까지만 대출을 지원했지만, 이를 100%로 확대했다.

주가 부양을 위한 정책도 나왔다. 중국 인민은행은 3000억위안(약 57조원) 규모의 재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상장 기업과 주요 주주가 자사주 매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증권사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5000억위안(약 96조원) 규모의 스와프(swap) 프로그램도 도입됐다. 이 프로그램은 증권사, 보험사 같은 금융기관이 보유한 주식을 유동성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이 자산 유동성을 확보하고, 자금 조달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번 조치는 각각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여러 정책을 동시에 발표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를 보여주며 경제 심리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했다. 특히 지급준비율 인하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은행 수익성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국제금융센터는 현재 가계와 기업의 심리가 악화돼 통화정책의 효과가 과거 대비 약해졌으며, 저조한 대출 수요를 확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어 중국 경제를 회복세로 전환하기에는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낮은 물가 상황에서 실질 대출금리가 높고,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소비 진작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글로벌 시장 분석 업체 프론티어뷰(FrontierView)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 내 주택 판매는 전년 대비 16.5% 감소했다.

한편, 인민은행은 9월 통화정책 완화에 이어 10월 21일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조치를 3개월 만에 다시 단행했다. 인민은행은 5년물 LPR을 3.85%에서 3.60%로, 1년물 LPR을 3.35%에서 3.10%로 각각 0.25%포인트 낮췄다. LPR은 18개 지정 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 동향을 취합해 산출하는 수치로, 현지 금융기관이 이를 기준으로 대출을 실행하기 때문에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 분기별 GDP 성장률 기준. 자료_중국 국가통계국

채권 발행 확대 발표했지만, 규모 언급은 빠져 

중국 정부는 10월 8일, 채권 발행 확대를 통한 재정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는 둔화한 경제성장을 극복하고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규모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국제금융센터는 시장에서는 2조위안(약380조원) 규모의 특별 국채 발행 등 대규모 부양책을 기대했지만, 실제 발표된 정책은 숫자가 빠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2025년 정책 예산 중 2000억위안(약38조원)을 올해 말까지 조기 집행해 제조 및 건설분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할당된 정부 채권 발행 한도에 맞춰 지방정부가 채권 발행을 서두르고 재정지출을 가속화하도록 장려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까지 정부 채권 순 발행액은 5조3000억위안(약 1018조원)으로, 연말까지 약3조7000억위안(약 711조원)의 발행 한도가 남아 있어 향후 채권 발행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내수 확대를 위해 민간 기업의 투자를 장려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지만, 국제금융센터는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등의 정책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청년 취업 촉진을 위해 학자금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대출금리를 낮추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구체적인 규제 완화 방안이나 금리 인하 폭은 공개되지 않았다.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는 중국 정부의 재정 부양책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방정부 지출 확대는 경제성장에 다소 기여할 수 있지만, 중국이 (숫자가 빠진) 미흡한 재정 정책을 발표함으로써 당분간 대규모 정부 지출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이 10조위안(약 1921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마련하고, 7조위안(약 1345조원)은 사회복지 강화와 소비 지원에, 3조위안(약 576조원)은 주택 재고 해소 등에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맥쿼리는 가계 소비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추세로 되돌리고 저물가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5조위안(약 960조원) 이상의 재정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