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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 속 건재함 과시한 푸틴 대통령 ‘역대 최대’ 브릭스 개최로 고립 탈피 시도
10월 23일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제16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브릭스 국가 정상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마우로 비에이라 브라질 외무 장관. 신화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브릭스(BRICS) 정상 회의를 역사상 최대 규모 외교 행사로 키워 서방 제재에도 건재한 국제 영향력을 과시했다. 10월 22일(이하 현지시각)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사흘 일정으로 진행된 제 16차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36개국, 6개 국제기구가 참석했다. 이 중 22개국은 정상이 직접 카잔을 찾았다. 러시아, 브라질, 인도, 중국 등 4개국으로 2009년 시작한 브릭스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23년 이란, 이집트, 에티오피아,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하며 빠르게 확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검토 단계이며 튀르키예, 말레이시아, 아제르바이잔 등도 회원국 가입을 신청한 상태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중 대결 심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요 7개국(G7)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경제 제재·압박이 거세지자, 브릭스를 통한 국제 질서 재편 의지를 보여왔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정상회의 앞서 10월 18일 열린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에서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브릭스 국가가 선진국으로 구성된 G7 비중을 이미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2년 세계 GDP에서 G7 비중은 45.5%였고 브릭스 국가 점유율은 16.7%였다. 2023년 비중에선 브릭스 37.4%, G7은 29.3%를 차지했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이번 정상회의 주제는 ‘공정한 세계 발전과 안보를 위한 다자주의 강화’였다. 푸틴 대통령은 의장국 연설에서 “우리는 주권 평등과 각국의 개발 경로에 대한 존중, 이익에 대한 상호 고려, 다극적 국제 질서와 공정한 글로벌 금융·무역 시스템 형성 등을 추구한다”며 “우리를 지지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국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10월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 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과 각각 양자 회담을 했다.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1년 새 네 차례 만났다. 시 주석은 모디 총리와 5년 만의 정식 정상회담을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