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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보고서 ‘남미 배터리 광물 개발 환경 및 시사점’ 배터리 광물 풍부한 남미… K배터리 성장 발판 삼아야

21세기는 ‘전기차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전기차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흑연, 니켈, 망간 등 배터리 광물에 대한 수요 폭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풍부한 배터리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남미 지역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남미 배터리 광물 개발 환경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행, 남미 주요국의 배터리 광물 현황 및 개발 환경을 분석했다.

‘미래 배터리 광산’으로 부상한 남미

보고서에 따르면, 남미는 전 세계 배터리 광물 매장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리튬 삼각지대1)’라 불리는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에는 전 세계 리튬의 약 60%가 매장돼 있다. 칠레는 세계 1위, 아르헨티나는 세계 3위의 리튬 매장량을 자랑하며, 리튬 외에도 흑연, 니켈, 망간 등 다양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브라질 또한 전세계 2위의 흑연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니켈, 망간, 리튬 등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대부분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그러나 풍부한 매장량에 비해 생산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아직 남미 지역의 광산 개발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원석 및 초기 공정 상품 중심의 수출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광물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남미 국가는 정·제련 설비 확충과 다운스트림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회와 리스크 공존하는 남미

보고서는 남미 국가가 배터리 광물 개발과 관련해 기회와 리스크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은 다양한 광물 매장, 풍부한 내수 시장, 정부의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불법 채굴, 제도적 안정성 미흡, 고숙련 노동력 부족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칠레는 세계 최대 리튬 매장·생산국이며 높은 수준의 정·제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리튬 국유화 정책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 제한, 원주민과 갈등 등은 투자 리스크로 작용한다. 아르헨티나는 외국인 투자에 친화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으나, 정치·경제적 불안정,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외환 위기 가능성 등은 여전히 불안 요소다.

※ 글로벌 순위 기준, 생산량은 채굴 후 정·제련까지 거친 광물량 기준. 자료_미국지질조사국(USGS)

ESG 경영 필요한 남미

보고서는 남미 국가가 배터리 광물 개발과 관련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면서 세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첫째,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남미는 풍부한 일조량을 바탕으로 태양광발전에 유리한 환경이다. 브라질과 칠레는 각각 세계 5위, 3위의 태양광발전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 또한 정부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둘째, 지역사회와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 리튬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 사용량 증가는 심각한 물부족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지역 주민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다. 따라서 지역 주민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셋째, 고숙련 노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남미 국가는 대부분 고등교육 이수율이 낮고, 비공식 부문 고용 비중이 크다. 광산 개발 및 운영에 필요한 고숙련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 훈련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

남미를 ‘K배터리’ 경쟁력 강화 발판 삼아야

보고서는 남미 배터리 광물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 배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세 가지 팁을 제안한다. 첫째, 브라질의 다양한 광물자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브라질은 다섯 가지 주요 배터리 광물을 모두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기차·배터리 산업 발전에도 적극적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칠레와 안정적인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칠레 정부의 리튬 국유화 정책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칠레 정부와 긴밀한 소통과 상호 신뢰 구축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셋째, 아르헨티나의 정치·경제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아르헨티나는 외국인 투자에 개방적이지만, 정치·경제적 불안 요소가 상존하기 때문에 투자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남미는 한국 배터리 산업에 있어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다만 각국의 정치·경제·사회적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용어설명

  • * 1) 리튬 삼각지대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에 걸쳐 리튬 매장량이 풍부한 지대를 말한다. 주로 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리튬이 매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