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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마이클 슈밋 플레시먼힐러드 글로벌 PA 총괄 “韓 기업 대미 아웃리치, ‘美 경제 안보·성장’ 중점 둬야 효과적”
  • 이주형 기자
  • 조지메이슨대 영어·국제관계학, 전 크로스컷 스트래티지스 수석 부사장, 전 골린 수석 부사장, 전 파이낸셜타임스(FT)기자

    “미국 정부와 의회에 경제 안보 지원, 경제성장 촉진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를 제안한다면 다른 어떤 어젠다를 제시하는 것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기업 플레시먼힐러드의 마이클 슈밋(Michael Schmidt) 글로벌PA(공공관계활동) 총괄은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기업의 성공적인 대미 아웃리치를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올해는 세계 76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선거의해’다. 선거 결과는 정치 지형 뿐 아니라 세계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업 경영 환경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11월 예정된 ‘세계 최대 경제 대국’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슈밋 총괄은 “미국에서도 정치적 분열이 심해지면서 양당 간 협력 기회가 줄어들고 있지만 기업이 대응해야 하는 방식은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게 없다”라며 “각 기업은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누가 행정부와 의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슈밋 총괄은 워싱턴 D.C.에서 정부·언론 관계 분야 공공 정책 자문을 수행하는 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세계 각국 선거가 경영 환경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는데.

    “맞다. 오늘날 정치·경제적 환경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유럽, 미국, 아시아 등 각각 변화 속도와 방향이 크게 다르고, 파편화된 세계시장은 기업이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대선이 임박했다. 대선 후 미국 경제정책이 어떻게 변화할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다면, 자국 내규제 간소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고 이를 통해 외국 기업 유치도 늘리려 할 것이다. 또 미국 내석탄·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확대하고, 국제적으로는 친환경 관련 미국 노력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를 예고한 것은 전기차 관련 제조기업에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만약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민주당 정부의 정책은 현재 기조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제조업 부흥은 여러 정책 중 계속해서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며, 대외 정책도 현 정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이 성공적인 대미 아웃리치 전략을 세우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는.

    “성공적인 PA의 조건이 있다. 이해관계자, 정책 입안자 등의 요구 사항을 정확히 찾아내야 한다. 경제 안보 지원, 경제성장 촉진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를 제안한다면 다른 어떤 어젠다를 제시하는 것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또 정책 입안자, 규제 기관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여기에는 제삼자 등 파트너와 협력활동이 포함된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하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은 백악관, 의회의 정책·의사 결정 방향을 파악하는 ‘촉’과 정책을 형성하는 각종 이해관계자 ‘사람’이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절차적으로 정당하고,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안을 찾아낸 뒤 이를 각종 이해관계자, 파트너와 함께 실행해 나가는 것이다.”



    제삼자와 협력 활동이 중요한 이유는.

    “아무리 거대한 브랜드를 소유한 기업도 단순히 로비 활동만으로는 행정부, 의회의 정책 노선을 변경할 수 없다. 정책 입안자를 설득하기 위해선 전직 관료, 협회,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가 필요하다. 또 데이터와 정보 등 명확한 근거를 통해 자사 입장을 설명하고, 정책 입안자와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 및 기타 협력 당사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 입안자의 생각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나.

    “PA 컨설턴트와 정책 입안자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1차 리서치를 진행할 것을 권유한다. 예를 들면 설문 조사,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이 그렇다. 이는 PA 전략의 시작 단계에서 정책 입안자와 이해관계자를 파악하는 것이므로 매우 중요한 절차다. 그 리서치 결과로 의회, 정부 및 각종 공공기관 관계자와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얻는 정보를 보완할 수도 있다.”



    그간 한국 기업의 대미 활동을 평가해 달라.

    “한국 기업은 과거 어느 때보다 미국 시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70여 년 전부터 깊은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지금처럼 양국 관계가 긴밀한 시기는 없었다. 두 나라는 배터리, 생명공학, 청정에너지, 전기차, 반도체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2021년 이후 한국 기업은 미국에 1000억달러 이상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 4만 개이상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와 한화큐셀이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태양광 패널 공장 설립을 위해 각각 54억달러, 25억달러를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향후 한미 관계 증진에 한국 기업은 어떤 역할을 할까.

    “한미 관계는 강력한 동맹의 오랜 역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후보와 정당이 승리하든 미국은 한국과 관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양국 관계를 강화할 가장 직관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은 미국 산업과 시장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미국 경제를 성장시키고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어느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환영받을 것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그룹, 한화그룹 등은 그간의 투자를 통해 미국 내에서 한국 이미지를 크게 높였다. 다른 기업도 미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에 대한 투자 및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미국 내 이미지 제고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의회 뿐 아니라 미국 내 기업, 대학, 협회 등 다른 이해관계자와 파트너십 구축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한국 기업에 조언한다면.

    “미국에서도 정치적 분열이 심해지면서 양당 간 협력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대응해야 하는 방식은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본다. 각 기업은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누가 행정부와 의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기업 입장과 미션, 가치에 동의할 수 있는 우호적 이해관계자 집단이 필요하다. 이렇게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캠페인을 개발하고 이해관계자에게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