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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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앤드컴퍼니 리포트 ‘트렌드를 넘어서: 미래의 8가지 소비자 경제’ “1인 가구와 노인 인구 증가로 건강·정서 연결 중시 소비 확산”

“지속적인 추세인가? 아니면 일시적 유행인가?” 이러한 물음은 소비자를 대면하는 기업에 중요한 질문이다. 기업들이 새로운 소비자 동향을 신속하게 분석하는 것은 익숙하지만 미래에 지속될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지난 3월 ‘트렌드를 넘어서: 미래의 8가지 소비자 경제(Beyond Trends: Eight Consumer Economies of the Future)’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행, 미래에 지속 될 8가지 소비자 경제 트렌드를 소개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이 보고서를 통해 인간의 수명이 더 길어지지만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가족 개념이 재정의되고, 노인(60세 이상) 인구가 20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래 소비 트렌드의 장기적인 변화를 이해하려면 사람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필요하고, 새로운 소비 욕구를 창출하는 거시적 힘도 고려해야 한다”며 “이러한 거시적 요인에는 인구 통계학적 변화, 경제적 압박, 기후변화, 이주 흐름, 지정학적 불안정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세계 소비 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수출 기업들이 감안해야 할 미래 트렌드다. 월간 ‘통상’은 베인앤드컴퍼니가 소개한 8가지 소비자 경제 트렌드를 정리했다.

① 역마살 경제 The rerouted economy

미래에는 사람들이 국가 간 이동, 도시와 도시 간 이동을 점점 더 많이 할 것이다. 기후변화와 경제적 압박, 정치적 불안정 같은 거시적 요인에 의해 이동이 생길 수도 있고, 각자가 더 나은 생활 방식을 추구하거나 더 유연한 근무 기회를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이동을 결정할 수도 있다. 이동한 사람들이 정착하는 새로운 장소에서 소비 발생이 증가하고, (이동 증가로) 정착한 곳의 지역 소비문화와 다른 지역에서 온 개인 소비 취향이 섞이면서 새로운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② 재정의된 가족 경제 The redefined family economy

가족 제도가 재정의되고 전통적인 핵가족에서 새로운 유형의 가족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 1인 가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가구 유형이다. 이밖에 한부모가족, 혼합 가족, 다세대 가족, 선택 가족 등도 있다. 기업은 1인 가구뿐 아니라, 재정의된 모든 가족 유형의 소비 수요를 수용해야 한다.

③ 회색 경제 The gray economy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는 향후 25년간 약 두 배로 늘어나, 20억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의 건강 상태가 개선되고 은퇴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노년기에도 계속 일하고, 여행하며 소비를 주도하는 노인 인구가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이 단순히 노인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노년층의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노년기가 길어지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고민도 커지는데, 이를 충족시키는 서비스나 상품도 필요해질 것이다.

④ 의식적이고 느린 경제 The conscious and slow economy

극한 기후가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에게 계속 영향을 미치면서 환경에 대한 인식과 환경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기상 이변 같은 환경 문제를 경험했기 때문에, 환경의 지속 가능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의식적이고 느린 경제란 경제개발 속도 경쟁에서 벗어나,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비자 경제 트렌드를 말한다. 환경에 대한 불안이 심화되면서 기존 방식을 대체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촉진될 것이다.

⑤ 자율 에이전트 경제 The autonomous agent economy

미국과 유럽에 사는 사람 두 명 중 한 명은 여가 활동을 위한 자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 두 명 중 한 명은 가능하다면 집안일과 일상 업무를 모두 자동화하고 싶다고 답했다. 자율 에이전트(autonomous agent)는 사람의 일을 대신해주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말한다. 현재 오픈AI가 자율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자율 에이전트는 사람들이 여가 활동을 위한 자유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율 에이전트는 AI를 활용해 반복 구매 같은 단조로운 작업을 자동화하고 의사 결정을 가속화할 것이다.

⑥ 발신자 경제 The originator economy

오늘날 소비자는 기업의 이미지와 브랜드를 파괴할 수 있는 디지털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의 출현 때문에 가능해졌다. 소비자가 직접 콘텐츠 발신자가 돼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됐다.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대표적이다. 이제 기업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 발신자인 소비자의 참여를 확대시키는 쪽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게 될 것이다.

⑦ 슈퍼 휴먼 경제 The superhuman economy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이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한 늦게 죽고, 나이가 들어서도 젊게 살아가는 슈퍼 휴먼이 되기 위해 건강관리에 대한 소비가 증가할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만들어 소비 형태에 변화를 줄 것이다. 전통적인 의료 시스템과 서비스 또한 다시 설계될 것이다.

⑧ 정서적 지원 경제 The emotional support economy

우리는 기술을 통해 점점 더 연결되는 사회에 살고 있지만,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점점 더 단절되고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 외로움은 이미 전 세계적인 감염병이 됐고, 젊은이와 노인 모두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원격 근무가 증가하고 있어, 긴밀한 사회적 관계 구축이 더욱 어려워졌다. 향후 10년간 이런 현상은 두드러질 전망이다. 그러나 사람과 연결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이다. 기업은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거나 사람들을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서비스나 제품 제공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