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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환경 분석 리포트

수출 환경 분석 딜로이트 인사이트 리포트 AI 도입, 탄소 배출량 감축 병원의 진화…지속 가능 공급망 구축

의료 산업은 유례없는 격동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여파로 인한 인력 부족 문제가 여전하다. 인구 고령화와 알츠하이머병 등 노인성 질환 증가, 만성질환 증가는 환자의 의료 욕구를 다변화하고 있다. 또 질병 발생 이후 치료에 중점을 두던 기존의 의료 모델은 사회 복지와 예방 중심 모델로 바뀌는 흐름이다. 지속 가능성은 의료 산업에서도 예외 없이 주목받아, 의료 기관들은 탈탄소화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의료 산업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인력 부족 겪는 의료 업계 전 세계가 심각한 의료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6년까지 650만 명 이상의 의료 전문가가 현재의 직장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할 인력은 190만 명에 불과해 400만 명 이상이 부족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에서도 2040년까지 의료 및 복지 종사자가 96만 명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의료 인력 중에서도 간호사의 인력 부족이 심각한 편이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간호사 3명이 적절한데, 인도는 1.7명에 불과하다. 고소득 국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팬데믹 이전부터 이미 약 5만 명의 간호사가 부족했다. WHO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의 의료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다. 의료 인력 부족 문제는 번아웃, 제한적인 인재, 인구통계학적 변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미국 의사의 약 49%는 지난 2년 동안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의료 기관들은 인력난 속에서 임상의를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 급여를 인상해야 했다. 미국 의사의 평균 급여는 2022년 33만9000달러에서 2023년 35만2000달러로 상승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풀타임 가정의학과 의사는 현재 3년 계약으로 연간 약 38만5000캐나다달러를 받는데, 이는 기존 25만캐나다달러에서 인상된 금액이다. 미국에서는 병원의 환자 1인당 비용이 팬데믹 이전보다 22.5% 증가했다. 미국 병원협회에 따르면, 비용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였다. 임상의의 급여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했고 생산성은 팬데믹 이전 수준에 머물러, 의료 기관의 마진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인건비와 함께 인플레이션으로 의약품, 소모품, 기타 자재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다수의 국가에서 의료 비용이 상승했다. 인구가 고령화되며 장기 요양 수요가 증가한 것과 암과 알츠하이머병 등 노인성 질환이 증가한 것도 의료 비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대부분 국가에서 2020년 이후 국민 1인당 평균 의료 지출 비용이 증가했다. 1인당 의료비 지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으로, 2022년 기준 1만2500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대비 6% 증가해, 국내총생산(GDP)의 17%에 달한다.

비용 줄이는 의료 AI 주목 의료 업계는 인력 부족 해소, 비용 절감, 의료 서비스 접근성 향상 등을 위해 인공지능(AI)을 도입하고 있다. AI의 가장 큰 효과는 행정 절차 간소화다. AI는 문서 작성 부담을 줄이고 보험 청구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임상의가 행정 업무에서 벗어나면 환자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일부 미국 의사의 경우 업무 시간 중 3분의 2 이상을 행정 업무에 쓴다. AI가 관리하는 전자 건강 기록(EHR·Electronic Health Record)1)을 통해 의사들의 번아웃 주요 원인인 행정 업무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카본 헬스(Carbon Health)의 ‘AI 핸즈프리 차트’는 오픈AI의 채팅형 AI 챗GPT-4를 통해 종합 의료 기록을 생성한다. 문서화 시간을 16분에서 약 4분으로 단축하고, 진료 가능한 환자 수를 30% 증가시킨다.

AI는 의료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환자의 건강 기록을 바탕으로 경과를 예측하고, 환자와 의료진에게 치료 옵션을 추천하는 것이다. 금기 약물이나 알레르기 등의 우려 사항을 의료진에게 알릴 수 있다. 생성 AI(Generative AI)는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 조기 발견, 치료가 시급한 환자 파악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대만의 중국의약대학부속병원(China Medical University Hospital)은 2022년 AI를 활용한 ‘지능형 미생물 시스템’을 임상 도입하기도 했다. 보통 실험실의 샘플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을 파악하기까지 72시간이 걸리는데, 이 AI 도구는 단 1시간 만에 병원균을 식별한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투자자들은 의료 AI 분야에 315억달러의 자본금을 쏟아부었다. AI 분야 인수합병(M&A)에서 의료 산업은 꾸준히 선두를 차지하고 있으나, 기술의 잠재력을 십분 활용하고 의료 서비스를 혁신하려면 지속적인 기술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의료 테크 분야 벤처캐피털 자금은 2021년 393억달러에서 2022년 275억 달러로 약 30% 감소했다. 투자 속도가 느려지는 이유 중 하나는 다수의 의료 기관이, 특히 임상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의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신기술을 남들보다 앞서 경험하려는 소비자)로 나서기를 주저하기 때문이다. 또 공공 자금 투입 감소, 외래 진료 수익 감소, 입원 기간 증가, 팬데믹 이후 의료 수요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인해 일부 의료 기관의 수익이 줄고 기술 투자가 위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가져오는 경제적 이점과 가능성으로 인해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앞으로 AI는 의료 서비스의 세 가지 영역에서 활용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AI는 체외 진단, EHR, 환자와 대화, 생체 정보, 의료 영상, 센서 등에서 얻은 정보를 사용해, 임상의가 정밀한 진단을 내리도록 지원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스마트 기기와 웨어러블 기기의 바이오마커(Biomarker)2) 데이터를 해석해 수면 분석, 식단 제안 등 맞춤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인구의 건강 트렌드를 알아낼 수 있다.

자료_피치북 데이터·한국 딜로이트 그룹

디지털 기술로 사회복지 향상

의료 비용 상승에 대응해 전 세계 의료 기관, 정부, 이해 관계자들은 예방 중심의 모델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질병의 의학적 결정 요인 이외의 다양한 요인에 중점을 두기 위해 복잡한 의료 시스템을 재편하는 것이다.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인을 우선시하는 의료 체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정부가 사회복지 인력에 투자한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2년 ‘유럽 돌봄 전략’을 세웠다. 이 전략의 목표 중 하나는 전문 간병인에게는 더 나은 급여와 조건을 제시하면서,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은 고품질 돌봄 서비스를 실현하는 것이다. 교육과 재정 지원을 통해 비공식 간병인을 지원하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다.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비공식 간병인이 제공하는 장기 요양 시간의 가치는 EU GDP의 약 2.5%로 추정되며, 장기 요양에 대한 정부 지출보다 높다. 2050년까지 EU에는 160만 명의 간병인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정부는 디지털 기술을 통한 사회복지 서비스 향상에도 관심을 둔다. ‘서비스 오스트레일리아(Services Australia)’는 연방, 사회, 보건 서비스의 통합과 신속한 제공을 위해 호주 정부 산하 기관으로 2019년에 설립됐다. 그 결과 복지 혜택과 서비스, 프로그램을 주제별로 정리한 통합 온라인 플랫폼인 ‘마이거브(MyGov)’가 탄생했다. 현재 마이거브는 하루에 78만 건의 로그인 수를 자랑한다. 딜로이트가 개발한 헬스 프리즘(Health Prism) 포털은 연방, 주, 지방 정부가 코로나19, 고혈압, 심혈관 질환, 당뇨병, 주거 불안정, 식량 안보 등 20개 이상의 질병 및 불평등의 위험에 처한 인구를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포털은 수혜 자격이 있음에도 아직 혜택을 신청하지 않은 인구도 파악하게 해준다.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

의료 산업은 지속 가능한 운영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의료 시스템을 계속해서 가동하려면 냉난방, 조명, 물, 운송 등 자원이 필요하며, 이로 인해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의료 서비스 분야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를 차지하며, G20(주요 20개국) 국가가 이 중 75% 이상을 차지한다. 인도 싱크탱크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는 미국(27%), 중국(17%), EU(12%), 일본(5%), 러시아(4%)로 나타났다. 브라질, 인도, 한국, 캐나다, 호주는 각각 약 2%씩 기여하고 있다.

2023년 사우샘프턴 대학병원 NHS신탁재단은 ‘공공 부문 탈탄소화 계획’으로부터 3140만달러의 보조금을 받았다. 2045년까지 넷제로(Net Zero·탄소 중립)를 달성하겠다는 서약을 지키기 위해 에너지 효율적인 난방 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다. 인도에서는 암비카 컨스트럭션 & 컨트랙터와 라이프라인 병원그룹이 2023년 인도 최초의 500병상 규모의 100% 탄소 중립 병원을 세우기 위해 14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의료 산업 이슈는 의료 시스템의 폐기물 관리 방식이다. 전체 의료 폐기물 중 약 15%는 감염성 또는 독성이 있거나 방사능 오염이 있는 유해 폐기물이다.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인체와 환경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WHO에 따르면 병상당 발생하는 하루 평균 유해 폐기물의 양은 고소득 국가에서 0.5㎏, 저소득 국가에서 0.2㎏이다. 영국의 한 병원은 탄소 배출이 많은 제품을 대체품으로 대체하는 캠페인을 시작해 매월 3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마취 가스로 흔히 사용되는 데스플루란은 유해성이 덜한 다른 온실가스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20배나 커, 데스플루란 사용을 크게 줄인 것이다. 2023년 ‘지속 가능한 시장 이니셔티브 의료 시스템 태스크포스’를 통해, 가치사슬 전반적으로 공급업체들이 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도록 하는 기후 및 지속 가능성 목표를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시작되었다.


+ PLUS POINT
세계로 가는 한국 병원, 해외 진출 활발


서울대학교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아랍에 미리트(UAE)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 병원. 서울대학교병원

글로벌 의료 시장에 부는 AI와 탄소 배출 감축 바람은 국내 의료 기관의 해외시장 공략에도 영향을 준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의료 해외 진출 신고제’가 시행된 이후 2022년까지 누적으로 162건의 의료 기관의 해외 진출이 신고됐다. 국내 의료 기관이 총 28개국에 진출한 것이다. 중국이 63건(38.9%)으로 가장 많고, 이어 베트남 24건(14.8%), 몽골 9건(5.6%), 카자흐스탄 8건(4.9%), 아랍에미리트(UAE)·일본 각 6건(3.7%)순이다.

국내 의료 기관이 해외로 진출한 대표 사례로, 서울대학교병원은 2014년부터 UAE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 병원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국내 의료 기관이 해외 종합병원급 의료 기관의 위탁 운영을 따낸 첫 사례다. 서울아산병원은 현지 투자사 스코프 인베스트먼트와 합작으로 2026년 UAE 두바이에 UAE아산소화기병원을 설립한다. 총 65병상 규모로, 서울아산병원은 의료 시스템 운영과 관리를 담당한다. 연세의료원은 중국 신화진그룹과 합작해 중국 칭다오에 ‘칭다오 세브란스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시엘병원은 2017년부터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난임 전문 여성병원을 운영 중이다.

용어설명

  • * 1) 전자 건강 기록(EHR·Electronic HealthRecord)

     디지털 형태로 체계적으로 수집되어 전자적으로 저장된 환자 및 인구의 건강 정보.


  • * 2) 바이오마커 (Biomarker)

     정상적인 생물학적 과정, 질병 진행 상황, 치료 방법에 대한 약물의 반응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