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외 인터뷰

Interview 데이브 존스 엠버 디렉터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30%… 작년이 탄소 배출 최고점"
  • 고성민 기자
  • 지난해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영국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의 데이브 존스 글로벌 인사이트 프로그램 디렉터는 최근 인터뷰에서 “2023년은 전 세계 전력 부문 탄소 배출량이 최고점이었던 해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올해 전 세계 화석연료 발전량은 전년 대비 2%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엠버는 전 세계 215개국의 지난해 전력 발전량을 재생에너지별로 분류해 최근 ‘국제 전력 리뷰 2023’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30.3% 비중을 차지했다. 10년 전(21.7%)보다 8.6%포인트 올랐다. 처음으로 30% 선을 돌파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지난해 전 세계 전력 발전량에서 수력이 14.28%, 태양광이 13.55%, 기타(지열·바이오 등)가 2.67%를 각각 차지했다. 존스 디렉터는 “기후 문제의 해결은 전 세계가 얼마나 빠르게 재생에너지를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며 “지금 우리 선택이 탄소 감축 속도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지난해 전 세계 전력 수요는 전년 대비 627TWh(테라와트시·약 2.2%) 증가했다. 총 2만947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캐나다 연간 전력 수요(607TWh)보다 많은 양이 늘었다. 연료별로 살펴보면, 화석연료 발전량이 135TWh(0.8%)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가운데 수력은 가뭄 영향으로 전년 대비 88TWh(2.0%) 감소했으나 태양광이 307TWh(23%), 풍력이 206TWh(9.8%) 증가하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5 파리기후변화협약’의 ‘1.5도 목표(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이하로 제한하자는 목표)’를 지키기 위해 2030년까지 태양광 및 풍력발전 성장률을 각각 26%와 16%로 유지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지난해 성장률은 IEA 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성장률을 유지하면, 2030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60%로 높아진다. 태양광과 풍력발전 산업은 이미 상당히 성숙했기 때문에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거대한 도전이다.”

    지난해가 전 세계 화석연료 발전량의 정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전 세계 총전력 수요는 968TWh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과 인도의 강력한 산업 성장, 데이터센터의 단계적인 증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력 수요 반등 등이 원인이다. 이 중 화석연료 발전량은 333TWh 감소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1300TWh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즉, 2024년은 전력 부문에서 화석연료 발전량이 감소하며 탄소 배출량이 줄어드는 기록적인 해가 되는 것이다. 에너지 역사의 전환점이다. 올해 들어서 지속 추적하고 있는 2024년의 최신 월간 자료는 이 예측에 대한 확신을 준다. 전 세계 전력 수요의 43%를 차지하는 절반 이상의 경제권에서는 이미 5년 전에 화석연료 발전량이 정점을 찍었다.”

    태양광발전의 성장 속도가 두드러졌다.

    “재생에너지별로 살펴보면, 태양광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풍력은 선형적으로 성장하며, 수력은 성장하지 않는 흐름이다. 태양광은 19년 연속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전력원으로 조사됐다. 태양광 패널 가격은 수요 급증에도 불구하고 1년 전의 반으로 줄었다. 이는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이 더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갖춰야 하는 생산능력을 이미 초과 보유했다. 태양광은 향후 10년간 높은 성장률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지난해 풍력발전량은 전년 대비 9.8% 증가해 재생에너지의 전반적인 성장에 크게 기여했으나 태양광발전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느리다. 해상 풍력은 많은 국가에서 급성장하고 있으며, 잠재력이 높다. 반면 육상 풍력은 중국 이외 지역에선 정치 지도자들의 관심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력발전은 현재 가장 큰 재생에너지 생산원이나 전 세계적으로 가장 좋은 수력발전 부지는 이미 대부분 활용되고 있어 성장 전망이 낮다.”

    올해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행동은.

    “지난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8)에서 한국을 포함한 198개국은 203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재생에너지 설비를 세 배로 확충하기로 합의했다. 이전 목표는 두 배였는데, 더 빨리 움직이기 위해 세 배로 늘리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 합의가 현실로 이뤄지면, 전력 부문 탄소 배출량은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세계가 COP 28에서 합의한 글로벌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과학이 OECD 국가에 요구하는 바이기도 하다. 재생에너지 전환이 빠른 네덜란드는 지난해에 이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40%를 넘었다.

    한국은 지난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9%로 세계 평균(30.3%)보다 낮았다. 한국은 전력 수요도 많아 1인당 전력 부문 탄소 배출량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한다. 한국의 국토 크기와 해안선을 고려하면, 풍력발전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또 모듈 가격이 낮아진 만큼 태양광발전 확대가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 무엇보다 정부와 지자체, 공기업 등이 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긴급성을 가지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EU는 역내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약 23% 수준에서 2030년 42.5%까지 높이기로 정했다. 기존 목표치는 32%였는데, 지난해 이 목표를 42.5%로 상향한 것이다.”

    세계가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10년 전만 해도 전 세계는 석탄 발전소를 곳곳에 건설하고 있었다. 당시 대부분 전문가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이 4도 상승한다고 예상했다. 지금은 중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가 새로운 석탄 발전소를 짓지 않는다. 세계는 변화하고 있다. 기후 문제 해결은 전 세계가 얼마나 빠르게 재생에너지를 받아들이는가에 달려 있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탄소 감축 속도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