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3월 11일 폐막했다.양회는 그해 중국 경제를 관측할 수 있는 여러 변수를 한 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한다.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펴낸 ‘2024년 양회를 통해 본 중국의 경제·산업 정책 방향과시사점’ 보고서를 정리한다. 

“中 경제, 안정보다 성장에 무게”

중국은 1~2월 지방 양회와 3월 전국 양회를 개최하면서 지난해 경제 성과를 되돌아본 뒤, 올해 경제성장 목표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주요 글로벌 기관은 2024년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기저 효과 소멸로 4% 중·후반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4.7%), 국제통화기금(IMF·4.6%), 세계은행(4.4%)순이다. 반면중국 연구기관들은 4%대 후반에서 5%대 초반의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치를 제시했다. 중국 정부는부동산 경기 침체, 청년 실업률 급증,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등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5.0% 내외(지방정부 평균 5.4%)’ 성장이라는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올해 시진핑 주석의 신년사에서는 ‘안정 속에서성장을 추구(온중구진·穩中求進)하고, 성장으로안정을 촉진(이진촉온·以進促穩)하며, 먼저 새로운 것을 확립한 후 낡은 것을 타파(선립후파·先立後破)’하자는 문구가 등장했다. 지난해 정책 기조인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되, 안정 속 성장 추구’와비교해 볼 때 올해는 성장에 더 무게를 싣는 경제운영이 예상되는 이유다.

기술혁신 기반 고효율 경제 추구

올해 중국의 경제·산업정책 키워드는 ①신질적 생산력(新質生産力·새로운 질적 생산력) 제고 ②투자 활성화 및 소비 촉진 ③청년 고용 안정화 ④디지털 인프라 투자 확대 ⑤권역별 경제 발전 추진⑥농촌 발전 추구, 여섯 가지다. 특히 전국 31개 성시 모두 ‘과학기술혁신’ 혹은 ‘현대화 산업 체계 구축’을 3대 과제에 포함했으며, 23개 성시에서 ‘투자및 소비 촉진을 통한 내수 확대’를 중요 과제로 채택한 것이 눈에 띈다. ‘신질적생산력’은 지난해 9월시 주석이 헤이룽장성 시찰에서 처음 언급한 표현이다. 고효율 경제사회 발전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반도체, 바이오 등 지방 육성 산업 이해 중요

중국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하여 산업을 육성하고 있지만, 각 지방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지역별 육성 산업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많은 산업에서 중국과 경쟁이 심화되며 협력 가능성이 축소되고 있으나, 중국 산업의 변화에 적합한 새로운 협력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경제, AI, 바이오, 상업용 항공우주,저고도 경제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한중 양국 기업 간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지방정부는 동시에 5G(5세대) 통신 기지국 확대 및 6G(6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디지털 인프라 확장및 전자상거래 촉진을 중요 과제로 제시했다. 주요 도시들은 징진지, 웨강아오 다완취, 창장삼각주 등 권역 경제 발전 추진을 우선순위로 두며, 지역 내 인프라 건설, 기술 협력도 언급했다.

외자 유치에 총력⋯기업 이익 중시 강화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의 투자를 확대하고, 이탈을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2023년 11월 공산당 중앙정치국 10차 집단학습에서‘외자 기업의 합법적 권익 보호(维护外资企业合法权益)’를 강조했다. 대외 개방 확대 및 외국 자본의권익을 보호하는 것 외에,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편의 제고를 위한 법률 및 규정 재정비에 나섰다.

중국 국무원은 2023년 7월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과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에 관한 의견(关于进一步 优化外商投资环境加大吸引外商投资力度的意见)’을 발표하고 외국인 투자 기업이 중국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외국인 투자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중국 동부뿐만 아니라 중서부, 동북부, 접경 지역 등으로 산업을 이전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자 협력 프로젝트, 외자 기업 교류 등을 통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중요 목표로 설정했다. 저장성의경우 외자 유치 200억달러 이상, 제조업 분야 외자비율 29% 이상 차지하도록 노력한다.중국의 대외 개방 및 국제 협력 강화는 수출 확대,산업 고도화, 기술혁신 등의 효과를 의도한 것으로 우리에게는 긍정적·부정적 영향이 상존한다.

긍정적인 영향을 보면, 중국의 무역 긴장 완화, 공급망 안정이 기대된다. 이는 중국과 투자, 교역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운다.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중국이 과학기술, 질적 생산 제고 등으로 자체기술력 제고를 중시하고 있어, 중국과 경쟁 심화,기술 유출, 경제 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미래 중국 산업 필요한 고급 중간재 개발 중요

올해 중국은 ‘바오우(保五·5% 성장률 유지)’를 사수하기 위해 지속적인 경기 부양 정책을 실시할것으로 예상된다. 부양책 시행은 경기 회복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부동산 침체장기화, 외국 기업의 탈(脫)중국, 높은 청년 실업률등 리스크 요인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