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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지정학 리스크 속 경제성장 위한 수출 드라이브 中企 “ 90조 지원 나선 무보…역대 최대 수출 목표”

2023년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기가 계속 둔화하는 시기였다. 하지만 한국의 수출은 2023년 10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동시에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으며, 올해 1~2월까지도 흑자를 이어가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수출 목표를 역대 최고액인 7000억달러(약 940조원)로 제시했다.내수 회복에 여러 장애 요인이 남아있는 현시점에서 경제성장을 위해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수출 7000억달러 달성을 위해 최대 360조원의 무역금융을 공급해 원전과 방산, 플랜트 수주를 지원하고, 시중은행과 협업을 적극 추진하는 등 민관 역량을 총결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산업부 산하 국내 대표 수출 지원 기관인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월간 ‘통상’의 요청으로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추진 중인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지원 현황을 정리했다.

역대급 규모 90조 중기 수출 지원

난항을 겪고 있던 우리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선 데는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적극적인 중소·중견기업 지원 정책이 한몫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2023년 86조7000억원을 지원하며 수출 플러스 전환에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이는 2022년(76조8000억원) 대비12.9% 증가한 수치로, 애초 목표인 81조4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역대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올해 역시 사상 최대 규모인 90조원의 정책지원금을 책정, 중소·중견 기업 지원에 나선다.

올해도 한국무역보험공사는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에 충분한 유동성과 수출 안전망을 공급함으로써 수출 상승세를 이어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민간 금융기관의 자금력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보증 역량을 합쳐 최대의 시너지를 내는 ‘수출패키지 우대 금융’을 도입하기로 했다. 2023년 12월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농협 등 시중 다섯 개 은행은수출 기업에 대한 기금 출연을 통해 우대 금융을수출 중소⋅중견 기업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2월 하나은행, 우리은행과 제도 시행을 위한 업무 협약 체결을 마쳤으며 신한은행 등 세 개 은행도 제도 시행을 위한 실무 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본 협약의 주요 내용은 은행이 한국무역보험공사에 기금을 출연하면 이를 근거로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최대 20% 보증료 할인, 한도 최대 두 배우대 혜택을 기업에 제공하고 은행은 기업에 금리를 우대해 주는 것이다. 협약이 마무리되면, 다섯개 은행이 약 1300억원의 기금을 공사에 출연하게 되고,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향후 5년간 약 2조원의 우대 금융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 수출 중소·중견 기업이 낮은 이자로 더 많은 금융 혜택을 누리게 될 전망이다.

대외 정세 불안에 수출보험 상품 개선

자료_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핵심 상품이라 할 수 있는 단기 수출보험은 수출 기업이 외상으로 물건을 수출한 후, 수입업자로부터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할 위험을 커버해 주는 상품이다. 이를 통해 기업이 해외 신규 바이어와 거래 시 수반되는 리스크를 줄여줘 이들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돕는다.한국무역보험공사는 또한 보험 한도 신청 및 가입 절차가 간편해 중소기업의 행정 부담을 최소화하고, 타 단기 수출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한중소·중견플러스보험(이하 플러스보험)을 운용하고 있다. 2023년 플러스보험은 사상 최대 규모인 49조7000억원을 지원했다.

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같은 대외 정세 불안으로 인한 대금 미회수 사례에 대한 보장을 확대해 달라는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요구가 늘었고, 한국무역보험공사는2022년 말 플러스보험의 기본 보장 범위에 전쟁,내란, 송금 제한, 수입국의 수입 금지 조치 등 수출입 당사자 귀책이 아닌 위험, 이른바 비상 위험에따른 대금 미회수 위험을 추가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플러스보험도 비상 위험을 옵션 사항이 아닌 기본 보장 위험으로 설정하면서 수출 중소·중견기업이 겪을 수 있는 대외 정세 불안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해당 상품은 수입업자 위험을 약관상의 기본 담보 대상으로 제공하고,비상 위험은 보험계약자가 옵션 사항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최근 들어 전쟁 같은 대외정세 불안 리스크가 자주 발생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이 비상 위험을 옵션으로 선택하는 비율이 저조해 리스크에 노출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이 같은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단순히 지원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질적 깊이 또한 개선한 것이다.

플러스보험 수출 기업별 보장 한도 1.5배 상향

2023년 말에는 플러스보험의 보장 한도를 상향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자체 신용등급 E급 이상으로 책정된 수입업자에 대해 30만달러(약 4억299만원)였던 수입업자당 개별 보장 금액을 50만달러(약 6억7165만원)로 상향했다. 수출 기업별총보장 한도도 현행 중소기업 100만달러(약 13억4330만원), 중견기업 300만달러(약 40억2990만원)였던 것을 1.5배 상향해 중소기업 150만달러(약 20억1495만원), 중견기업 450만달러(약 60억4485만원)로 확대했다. 중소·중견기업이 사고 발생 시 보상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 늘어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고위험 신흥국 시장에도 안심하고 수출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