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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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년…주요국 대러 제재 확대 “대러 무역·금융 제재 확대… 수출입 기업 각별한 주의 필요”

2월 24일(이하 현지시각)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일어난 지 2년이 지났다. 전략물자 관리원 제재분석팀(이인선 팀장, 박귀식 연구원)은 월간 ‘통상’의 요청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이후 지난 2년간 주요국들의 대(對)러 제재 동향을 분석했다. 전략물자관리원 제재분석팀은 “한국과 주요국들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해 전략물자뿐 아니라 군용 전용(轉用) 가능성이 있는 이중 용도 물품도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수출 통제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으므로 국내 수출입 기업 및 종사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은 전략물자관리원 제재분석팀이 정리한 주요국들의 대러 제재 동향 분석.

러시아 군비⋅군수품 조달 전방위 차단 나선 미국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수출관리규정(EAR)을 개정해 러시아가 군사 목적으로 전용 가능한 이중 용도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에 나섰다. 금융 제재로는 러시아 정부의 국채 거래를 제한하고, 러시아 주요 은행의 환거래 계좌 및 자산 등을 동결하는 조치를 부과했다. 또, 러시아군의 군사 역량 강화를 조력하거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된 군산 복합체, 방산 기업, 군(軍) 장성, 정·관계 인사 등을 제재 대상자로 지정해 해당 대상에 대한 제재 물품 수출과 금융 거래 일체를 제한했다.


2022년 3월 석유 및 가스 생산, 원유 정제 품목 등 러시아 산업 분야에 대한 수출 통제 품목을 확대했고, 러시아산 에너지 광물(원유⋅석탄⋅천연가스), 사치품, 수산물, 비산업용 다이아몬드의 미국 수입을 금지했다. 미국은 대러 수출 통제를 벨라루스에도 동일하게 적용했다. 2022년 12월에는 러시아 정부의 전쟁 비용 조달을 전방위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호주와 함께 배럴당 60달러(약 7만 9836원) 이상의 러시아산 원유의 해상 운송 거래를 금지하는 ‘유가 상한제’ 제재에 들어갔다. 미국은 2023년 12월 러시아의 이중 용도 품목 조달을 지원한 외국 금융기관을 제재했고, 러시아산 다이아몬드·해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 제14114호를 발표했다.


러시아 제재 회피를 도운 외국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도 강화했다. 2024년 1월 미국은 EAR을 개정해 러시아, 벨라루스 산업에 기여하는 품목 94개를 추가로 수출 금지했고, 2024년 2월에는 93개 기업을 수출 관리 명단(entity list)에 추가하는 등 대러 수출 통제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2년간 4000개가 넘는 기업과 개인을 제재했다. 특히 전쟁 2년을 하루 앞둔 2월 23일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 카드 결제 시스템 등 500건이 넘는 새로운 제재 대상을 추가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셔터스톡

13차 제재 조치 단행한 EU


EU의 대러 제재는 차수별로 부과되며, 2024년 2월까지 13차 제재 조치가 이뤄졌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EU는 EU 규정 833/2014, EU 결정 269/2014를 개정해 이중 용도 품목, 국방 안보, 항공·우주, 석유정제 품목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2022년 3월 러시아 주요 7개 은행을 국제은행간 통신협회(SWIFT)에서 차단해 국제 금융망 접근을 제한했고, 첨단 군수 물자로 전용될 수 있는 해상 항법 품목에 대한 추가 수출 금지 조치를 실행했다. 2022년 6월에는 러시아산 석유의 EU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 은행 세 개를 SWIFT에서 추가 차단해 러시아로의 군수 물자 거래, 군비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EU는 2022년 10월 철강이나 기계, 화학제품 같은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이 되는 품목의 EU 수입 금지 조치도 추가했다. 2022년 12월에는 무인항공기(UAV) 부품의 대러 수출을 통제했고, 미국 등과 함께 러시아산 원유를 대상으로 한 유가 상한제 제재에 동참했다. EU는 2023년에도 세 차례의 제재(10~12차)를 통해 군 전용 위험성이 높은 이중 용도 품목을 러시아 수출 통제 대상 품목으로 추가 지정했다. 2024년 2월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연루된 개인 총 106명과 법인 및 기관 88곳을 수출 제재 명단에 올렸다.



최혜국 대우 철회한 일본


2022년 3월 일본 정부는 수출무역관리령과 관련 법령을 개정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해 전략물자, 군사 능력에 기여 가능한 물품, 석유정제용 장치 등의 수출을 금지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기업과 러시아인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일본인과 자본 거래 시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조치했다.


2022년 5월 러시아와 벨라루스로 사치품과 첨단기술 제품의 수출을 금지했고, 주류와 목재 등 러시아산 물품의 수입 또한 금지했다. 2022년 6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산업에 기여하는 화물차량 등의 수출 금지를 추가했고, 2022년 9월 러시아와 벨라루스로 생화학 무기와 관련된 물질의 수출 역시 금지했다. 2023년에는 러시아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철회해 러시아산 수입 물품에 대해 관세를 높였다.



682개 품목 대러 수출 제한 추가한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전략물자 수출 허가를 거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전략물자수출입고시’를 개정해 러시아와 벨라루스로 수출 시 전략물자가 아니지만 군사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물품을 산업부의 상황 허가 대상 품목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상황 허가 대상 품목은 원칙적으로 수출이 금지된다. 산업부는 2024년 2월 24일 전략물자수출입고시를 개정해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대상으로 상황 허가 대상 품목 682개를 추가했다. 전략물자관리원에 따르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상황 허가 대상 품목은 총 1159개에 달한다. 이란, 파키스탄, 시리아에 대한 상황 허가 대상 품목은 각각 22개에 불과하다. 상황 허가 대상 품목에는 산업 건설기계, 철강, 화학제품, 항공기 부품, 건설 중장비, 이차전지, 자동차 및 부품(완성차는 5만달러 초과 시), 반도체․양자컴퓨터 및 부품 등이 포함됐다. 이인선 전략물자관리원 제재분석팀장은 “러시아로 수출하는 물품의 최종 사용 용도가 민수용이라고 해도, 국내 기업들은 수출 물품이 전략물자나 상황 허가 대상 품목이어서 수출 통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