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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부터 항공우주까지… 첨단 기술 필수 ‘전력반도체’
셔터스톡

기후 위기 대응이 인류의 생존을 위한 핵심 과제로 주목받으면서 탄소 중립은 글로벌 공급망의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탈탄소화 트렌드의 수혜를 입어 전력반도체 산업도 급부상 중이다. 전력반도체는 직류·교류 변환, 전압‧주파수 조정 등 전력 변환‧분배‧제어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모바일·가전, 항공·우주 등 전 산업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최근 전기차 산업 성장에 따라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전력반도체는 개별 소자, 집적회로(IC) 및 모듈(전력 변환 장치)에 따라 구분된다. 소재별로는 실리콘(Si), 실리콘카바이드(SiC), 갈륨나이트라이드 (GaN), 산화갈륨(Ga2O3) 등으로 나뉜다. 기존 전력반도체는 실리콘 단일 소재였지만, 최근에는 실리콘 대비 전력 효율성과 내구성, 속도가 뛰어난 화합물 전력반도체가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부상하고 있다. 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이 전력반도체의 가장 큰 특징은 고전압에서 견딜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전력반도체는 전력 변환 효율이 우수해 전기차,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컨버터로 응용된다. 아울러 갈륨나이트라이드 소재의 전력반도체는 실리콘 공정 호환성이 우수하고, 빠른 동작과 소형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고속 충전 시스템과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라이다(LiDAR)1) 센서, 통신 등에 활용된다. 산화갈륨 전력반도체의 경우 아직 상용화 전 단계지만, 실리콘과 갈륨나이트라이드 전력반도체 대비 고전압 동작 및 고집적화와 경량화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덕분에 신재생에너지 인버터, 모터 제어, IC, 통신 등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獨·美·日 주도하는 시장…韓도 M&A로 추격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은 현재 독일‧미국‧일본 등 주요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글로벌 전력반도체 1위 기업은 미국의 인피니언이다. 인피니언은 2018년부터 갈륨나이트라이드 전력반도체 양산을 시작해 충전기 등에 적용하고 있다. 2022년 2월엔 말레이시아 쿨림 공장에 20억유로(약 2조8794억원)를 투자해 실리콘카바이드, 갈륨나이트라이드 전력반도체 신규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이 낮지만, 최근 투자 확대와 인수합병(M&A)을 통해 전력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K실트론은 2020년 미국 듀폰의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해 6인치 웨이퍼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LX세미콘은 2021년 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와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 러유닛(MCU) 연구개발(R&D)에 돌입했다.

+ 소재별 전력반도체 특징

구분주요 내용개별 단계
실리콘
카바이드
SiC

특징
고전압에서 견딜 수 있으며, 전력 변환 효율 우수

응용
전기차,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컨버터

상용화
단계
갈륨
나이트라이드
GaN

특징
실리콘 공정 호환성 우수, 고속 동작·소형화 가능

응용
고속 충전 시스템, 자동차 LiDAR, 통신 등

산화
갈륨
Ga2O3

특징
실리콘, 갈륨나이트라이드 대비 고전압 동작 및 고집적화, 경량화 가능

응용
신재생에너지 인버터, 모터 제어, IC, 통신 등

상용화
전 단계

자료_산업통상자원부



전력반도체 공급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자재인데, 전 세계 저순도 갈륨의 약 98%는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일본‧러시아 등은 채산성 문제로 생산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중국의 갈륨 생산량은 540t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약 98%를 차지하고, 생산능력은 연간 750t으로 전 세계 870t의 약 86%에 해당한다.


韓, 화합물 전력반도체 고도화에 1385억 투입 

우리 정부도 전력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원자재의 경우 ‘금속 비축 종합 계획’을 통해 기존 50일분인 갈륨 비축량을 2031년까지 100일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경제 안보 차원에서 국가적 관리가 필요한 핵심 광물을 비축해 놓는 ‘국가 핵심 광물 전용 비축 기지 구축 사업’도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진행되는 이 사업에 총 2417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2017년부터는 민간의 수급과 가격 등의 애로를 지원하는 대여 사업과 방출 사업을 운영 중이며, ‘금속(희소·비철) 종합 비축계획’에 따라 방출 소요 시간을 기존 60일에서 30일로 단축했다. 아울러 심각한 공급망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최단 8일 내 비축 금속을 민간에 공급하는 긴급 방출 제도도 도입한 상태다.


정부는 전력반도체와 관련해 국내외 전기차‧에너지 수요와 연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 나갈 수 있도록 ‘화합물 전력반도체 고도화 기술개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전력반도체 상용화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 선점 및 공급망 내재화를 위한 전력반도체 가치 사슬 전반 (소재-소자-파워 IC-모듈)의 역량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소자‧모듈 상용화 기술 개발과 구동회로(파워IC) 기술 개발, 화합물 전력반도체 핵심 소재 기술개발 등 9대 핵심 기술 및 17개 구성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국고 약 939억원을 포함해 총 1385억원이 투입된다.

회사명투자 내용
인피니언
말레이시아 쿨림 공장에 20억유로 투자해 실리콘카바이드, 갈륨나이트라이드 신규 생산라인 구축

온세미
한국 부천에 1조4000억원 투자해 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 연구개발 및 제조 시설 설립 예정

SK실트론
6억4000만달러 투자해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생산량 확대 추진

LX세미콘
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와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MCU) R&D 돌입


자료_Kistep 화합물 전력반도체 브리프



글로벌공급망분석센터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대한 상시·전문적 분석 역량을 갖춘 국내 유일의 공급망 분석 전문기관으로, 2022년 2월 9일 출범했다. 정부 부처, 무역관, 업종별 협회 및 주요 기업 등으로부터 수집된 주요 산업 관련 국내외 동향을 심층 분석하고, 정부·민간의 대응 전략 수립을 지원하며 ‘글로벌 공급망 인사이트’를 주간으로 발간하고 있다.



용어설명

  • * 라이다(LiDAR)(1)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그 빛이 대상 물체에 반사돼 돌아오는 것을 받아 물체까지 거리 등을 측정하고 물체 형상까지 이미지화하는 기술.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로 삼차원 영상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센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