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상 뉴스

전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대만 TSMC를 추격하는 삼성전자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와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AI 열풍으로 지각변동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AI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합종연횡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9년 4개월여 만에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2월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에서 삼성의 파운드리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를 평가하고, TSMC에 대한 자사의 높은 의존도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가 자체 AI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는데, 이를 삼성전자에 위탁 생산하는 식으로 협력할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5월 메타가 공개한 AI 반도체는 TSMC가 제작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번 사흘 일정의 방문 기간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을 갖기도 했다.
메타와 삼성전자의 협력 논의 전에도 글로벌 AI 기업들의 합종연횡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다. 생성 AI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1월 한국을 방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경영진을 면담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메타와 오픈AI의 행보는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TSMC와 협업으로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는 작년 11월 모리스 창 TSMC 창업자가 대만에서 상을 받는 행사에 참석, 축하 인사를 건네며 “TSMC가 없었다면 오늘의 엔비디아도 없을 것”이라고 할 만큼 각별한 사이를 과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주가와 실적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글로벌 AI 반도체 랠리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1년 전보다 세 배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2조달러를 넘어섰으며, 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5%, 983% 급증했다.
AI 반도체 산업의 합종연횡에는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도 참전했다. 오픈AI와 AI 동맹 관계인 MS는 최근 파운드리 사업을 AI 기반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인텔에 AI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은 첫 파운드리 행사를 열고, 파운드리 사업을 AI에 특화하면서 2030년까지 파운드리 세계 2위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2위인 삼성전자를 제치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유럽판 IRA’ NZIA 최종안 채택…원전도 혜택 대상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는 탄소중립산업법(NZIA)을 유럽연합(EU) 27개국이 최종 승인했다. 2월 16일(이하 현지시각) EU 상반기 순환의장국인 벨기에 정부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27개국 상주대표 대사들이 NZIA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법안은 유럽의회 승인을 받으면 시행이 확정된다. 2023년 3월 집행위가 발의한 NZIA는 탄소 중립(net zero·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흡수량도 늘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어나지 않는 상태)과 관련한 역내 산업 제조 역량을 2030년까지 40% 끌어올리고 대외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종안에 따르면 EU는 ‘전략적 탄소 중립 기술’을 별도로 지정해 패스트 트랙을 허가하고, 보조금 지급 요건을 완화하는 등 각종 혜택을 지원할 예정이다. 원자력발전 기술도 태양광, 배터리, 탄소 포집·저장 기술과 함께 전략적 기술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CT 탈퇴 추진하는 영국 “기후 위기 대응 장애물”
영국이 ‘에너지헌장조약(ECT)’ 탈퇴를 추진한다. 영국 정부는 2월 22일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ECT가 장애가 될 수 있다”며 해당 조약 탈퇴 방침을 밝혔다. ECT는 1994년 구소련 국가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체결된 조약으로 에너지 분야 투자 보호에 방점이 찍혀있다. 하지만 화석 연료 기업, 투자자 등이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입은 손해 배상 청구를 허용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조항이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EU도 전체 회원국의 일괄 탈퇴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영국의 ECT 탈퇴는 1년 후 발효될 예정이다. 이후 실시된 화석연료 개발 프로젝트를 포함한 모든 에너지 분야 투자에 대한 조약상의 보호는 정지된다.

인도, UAE와 중동·유럽 연결하는 무역회랑 협정 체결
인도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중동을 경유해 인도, 유럽을 연결하는 해상·철도 무역회랑(IMEC) 구상에 첫발을 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월 13일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회랑 구상 추진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무역회랑 구상은 2023년 9월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발표됐다. 인도에서 아라비아해를 넘어 UAE,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스라엘을 거쳐 유럽을 연결한다는 계획으로, 미국과 유럽의 지지를 받고 있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 간 전쟁으로 그간 미국이 주도하던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사이의 관계 정상화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인도가 무역회랑을 통해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멕시코, 日 투자했던 최대 염전 ESSA ‘완전 국유화’
주요 천연자원 국유화를 추진하고 있는 멕시코 정부가 자국 최대 염전에 투자했던 일본 미쓰비시의 지분을 완전히 인수했다. 2월 25일 멕시코 정부는 미국 접경 바하칼리포르리아주 게레로네그로에 본사를 둔 에사(ESSA) 지분 49%를 15억페소에 매입했다. 기존 정부 지분이 51%였기 때문에, 이번 인수로 ESSA는 완전한 국영 기업이 됐다. 라켈 부엔로스트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경제부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도 자료에서 “소금은 제약, 섬유, 화학, 건설, 석유화학 등 산업에서 요구하는 핵심 투입물”이라며 “멕시코의 새로운 산업 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1월까지가 임기인 현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2018년 12월 취임 후 주요 자원 국유화 조치를 추진하며 전략물자에 대한 국가 통제력을 높이는 자원민족주의를 강화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