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하기

Future
디지털 통상 시대와 디지털세, 한국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안

디지털 경제 통상 규범의 성격은 두 가지 차원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첫 번째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와 디지털 서비스 교역 증가로 통상 규범으로서 ‘서비스 교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S)’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디지털 전환이 무역 및 투자 방식의 변화를 이끌었는데,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O2O 거래를 등장시킴으로써 국내 거래와 국제 거래 간의 구분이 불명확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 오준석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사진 한경DB 전통적 통상 규범으로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eneral Agreement on Tariff and Trade, GATT)’이 무차별 원칙에 근거한 자유무역을 통해 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시장 순응적 규범이었다면, 디지털 통상 규범은 디지털 거래를 정의하고 공정한 과세를 목적으로 하는 시장 규제적 규범의 성격을 띠고 있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디지털 기술과 인프라의 발전에 따른 연쇄 반응을 일컫는데, 정태적 개념의 규정으로 성문화하기 쉽지 않아 통상 규범에 대한 목적론적 해석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전개됨으로써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및 위험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디지털 전환은 무역 및 투자 방식의 변화를 이끌었는데,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O2O(On-line to Off-line) 거래를 등장시킴으로써 국내 거래와 국제 거래 간의 구분이 불명확해졌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한 나라의 판매자와 제3국의 소비자가 재화 또는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경우, 판매자는 소비자에 대한 정보를 제3국의 사업자에게 전달하여 재화의 물리적 이동 또는 서비스 제공은 제3국의 국내에서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거래에 대해 국제적인 통상 규범 내지 과세 규범이 적용될 수 있느냐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최근 디지털 통상 규범의 주요 문제로 자유무역 또는 공정무역에서 표방하는 시장 접근성 개선이나 시장 개방 범위의 확장보다는 디지털 데이터의 속성을 정의하거나 일반 개인 정보 보호 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GDPR) 활용 범위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디지털 통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디지털 과세(Digital Taxation)의 영향 디지털 전환에 따라 원천지국에서의 과세 논쟁은 국제적 자금 흐름을 복잡하게 만들어 국가 간 세수 배분을 어렵게 하거나 이중과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디지털 플랫폼 활용은 기존 국제 규범에 의한 고정사업장의 부재로 인위적 조세회피라는 비판을 받게 되어 디지털 준거(Digital Presence)를 기준으로 과세 연계점(Nexus: 원천지국 과세 당국이 과세권을 주장할 수 있는 연결 고리)에 근거한 과세가 이루어지거나, 디지털 서비스 제공에 따른 매출액에 근거한 과세 논의가 다소 급진적 방식으로 영국과 프랑스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데이터 관련 과세 문제는 플랫폼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사용자에게 플랫폼 서비스는 무상으로 제공하지만, 반대급부로 사용자 정보를 축적해 수익 창출의 원천으로 삼는다.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 무상 서비스를 교환 거래로 간주할 경우 기업의 핵심 원천이라 할 수 있는 개인 데이터를 고려해 소득을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데이터를 연계점으로 해 과세된다는 점에서 연계점과 고정사업장의 쟁점과도 연관된다. 디지털 재화 등에 대한 지급 대가를 로열티 소득으로 구분하면 원천지국에서 과세가 가능하지만, 사업소득으로 구분하면 고정사업장이 없는 경우에는 조세 제약에 따라 소득 원천지국에서의 과세가 불가능해진다. 디지털 과세 규범과 한국의 대응 디지털 전환에 대한 대응책으로 제안된 넥서스 개념이나 디지털세 등 국제적 대응은 보완점이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자 논의되고 있는 디지털세 과세는 자칫 시장의 디지털화를 저해하고, 통상 규범의 차별적 조항과 충돌할 위험성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대외 지향형 경제국가인 한국이 당면한 과제는 디지털 거래라는 시장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으면서도 통상 규범과 충돌하지 않는 과세 판정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요구된다. 디지털세 논의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크게 세 가지 면에서 고려해야 한다. 첫째, 한국은 양자 간보다 다자간 논의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디지털 플랫폼이 ‘중요한 경제적 실재(Significant Economic Presence, SEP)’ 요건을 갖추는가에 대한 논의가 국가 간에 진행될 경우 특정 국가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치적 과세 시스템을 배제하기가 용이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조세 협정이나 투자 협정과 같은 양자 간보다는 OECD BEPS 체제 같은 다자간 협의체 참여를 통한 과세 규범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현재보다 상위의 전담 부서 설치가 필요하다. 디지털세를 포함한 통상 규범은 문리해석이 아닌 목적론적 해석에 기반하므로 단지 정해진 회의에 참석하는 수준의 참여가 아니라, 전문가 그룹 간의 지속적인 교류와 의사소통을 통해 논리 전개 및 정보 전달 체계가 구축되어야 하므로 전담 인력이 논의되는 의제에 상시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재보다 상위의 전담 부서 설치가 필요하다. 셋째, ‘플랫폼’의 개념이 어떻게 정의되는가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들의 원천소득도 과세 대상이 될 수 있고, 통상 마찰을 촉발할 수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데이터 확보와 디지털 서비스 제공에 따른 귀속소득의 결정은 흔히 GAFA(Google, Amazon, Facebook, Apple)로 일컫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차별(Ring-fencing)로 여겨져 무차별 원칙을 근간으로 하는 WTO 통상 규범이나 미국 통상법에 따른 위반이라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원천지국 과세권의 근거가 되는 디지털 플랫폼이 ‘데이터 활용을 통한 디지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장치’로 확장되는 경우에는 한국 기업이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스마트 기기나 IoT(Internet of Things) 설비도 과세 대상이 될 수 있고, 이에 따라 한국의 세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과세에 대한 논의는 국내 세법에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권을 반영하는 특정 부서의 미시적 문제가 아니라, 보다 거시적인 디지털 통상이라는 정책 관점에서 관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 불필요한 통상 마찰을 피하면서 국제 규범과 논의 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양방향적 의사소통을 통해 상호 절충해나갈 수 있는 경제 파트너로 인식되어야 하며, 과세 당국 간 정보 교류 협정(Exchange of Information, EOI)에도 적극 협력하는 것이 요구된다.

Trade
디지털세 도입이 국제통상 규범과 무역 질서에 미치는 영향

디지털 경제 시대에 디지털세 도입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디지털 무역 규범에 대해 국가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는 만만치 않은 노력과 시간이 걸린다. 디지털 무역 질서가 확립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소위 ‘춘추전국시대’와도 같은 패권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세는 이러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국면에서 국제통상 규범과 무역 질서 논의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글 허난이 법무법인(유)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 한경DB 디지털 경제 시대라는 글로벌 경제 추세와 더불어 디지털세는 단순히 한 국가 내에서뿐 아니라 국제무역 질서에도 많은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전통적 무역 방식인 상품 무역을 생각해보자. 어떤 상품에 세금이 부과된다면 그 상품 가격은 부과된 세금만큼 높아질 것이다. 가격이 높아져 상품 판매량이 줄어들면 판매자의 매출도 줄어든다. 만약 이러한 세금이 국산품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고 수입품에만 집중적으로 부과된다면 어떻게 될까. 해당 기업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WTO에서는 내국세 부과 시 국산품과 수입품의 차별을 부당한 무역 장벽으로 간주하고, 이를 ‘내국민 대우 원칙’이라는 이름 아래 금지하고 있다.1) 디지털세는 이러한 상황이 상품이 아닌 디지털 서비스와 관련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디지털 서비스가 국경을 넘을 때 상품이 국경을 넘어 무역의 대상이 되는 것처럼 디지털 서비스 또한 ‘서비스 무역’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상품과 달리 비물질적 서비스가 어떻게 국경을 넘어 교역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모호하다. 이에 WTO에서는 1995년 이래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S)’을 통해 서비스 무역의 형태 네 가지를 규정하고 있는데,2) 상당수 디지털 서비스 교역의 경우 ‘서비스 공급자’인 IT 기업은 본사가 소재한 국가에 머물러 있으면서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만 해외시장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만약 IT 기업이 해외시장에 자회사의 형태로 상업적 주재를 하고 있다면 이들의 디지털 서비스를 소비하는 국가의 정부가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비스만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경우 공급자인 IT 기업은 디지털 서비스 ‘수출’에 대한 법인세를 자신이 주재하고 있는 본국에만 납부하면 된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프랑스는 ‘프랑스에서 돈을 벌었으니 프랑스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입장에서 디지털세를 도입하게 된 것이며, 영국을 비롯한 다른 유럽 국가들 또한 디지털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상품 무역의 예로 다시 돌아가보자. 상품 수출의 경우 수입업자가 해당 상품을 수입한 후 자국 시장에 유통함으로써 해당 상품의 수출 시장 진출이 가능해진다. 만약 수입품에 세금이 부과된다면 수출 시장 국가 내에 주재한 수입업자가 이를 부담하게 되고, 수입업자는 그만큼 수입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다. 결국 아무리 수입품에 과세를 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세금을 내는 주체는 수출 시장 국가의 자국민인 수입업자이며, 외국에 있는 수출 기업이 과세 대상은 아니다. 또한 내국민 대우 원칙이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국산품과 수입품 간 공정한 경쟁 조건’이므로 세금 제도 자체의 부당성이 아니라 그로 인한 수입품의 가격 인상 등 경쟁 조건 악화가 문제시된다. 자국 영토 관할권 밖 외국 기업에 세금을 부과한다? 하지만 서비스 무역의 경우는 매우 다르다. ‘서비스’라는 것 자체가 공급자와 불가분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서비스에 대한 과세는 단순히 국산 서비스와 수입 서비스 간 공정한 경쟁 조건의 문제뿐 아니라 과세 대상에 대한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상품과 달리 디지털세는 결국 디지털 서비스를 공급하는 해외 주재 공급자에게 부과되므로 자국 영토 관할권 밖에 있는 외국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은 프랑스가 선구적으로 도입한 디지털세에 대응해 24억 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프랑스산 제품(와인, 치즈 등 총 63개 품목)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의 디지털세로 인해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미국계 기업에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발생하게 되었고, 미국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동 과세 조치가 무역법 제301조3) 상 ‘불공정한 무역 행위’라고 비판했다.4) 첫째, 프랑스의 디지털세는 사실상 미국의 IT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매우 차별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국내법뿐 아니라 WTO의 GATS 위반에 대해서도 제기될 수 있는 문제다. 물론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프랑스 정부의 디지털세 부과는 미국 기업뿐 아니라 유럽연합(EU), 프랑스 혹은 중국 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는 차별이 아니다”라면서 만약 미국이 일방적으로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이를 국제재판소, 특히 WTO에 제소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5) 하지만 실제로 프랑스의 디지털세 과세 대상 기업(연 매출 7억5,000만 유로가 넘고, 프랑스 내 매출이 2,500만 유로 이상인 IT 기업)의 상당수가 미국 기업이기 때문에 서비스 무역에서의 실질적인 내국민 대우 원칙 위반이 발생할 수 있다. 사실 오늘날 디지털 서비스 시장을 살펴보면 내국민 대우 원칙의 문제는 GAFA 같은 거대 IT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기존 매출로 얻은 수익에 대한 세금 납부로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결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이런 세금으로 인해 프랑스 IT 기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조건(세금만큼의 비용 인상)을 야기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구축해둔 디지털 서비스 시장은 이미 독과점 상태다. 플랫폼 기반 글로벌 기업의 경우 이미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장한 상태이며, 이런 기업들의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수요는 디지털세로 인한 가격 인상과는 상관없이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최근 아마존이 프랑스의 디지털세에 따른 추가 비용을 수수료 인상을 통해 프랑스 유통업자들에게 부담시키기로 한 것처럼 결국 디지털세의 부담은 소비자인 프랑스 국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 IT 강국과 디지털세 도입국 간 무역 분쟁의 불씨 그러나 프랑스의 디지털세는 상품 무역과 달리 내국민 대우 원칙의 문제 외에도 세금 제도 자체의 부당성이 문제시된다. 프랑스에서 동 법안은 작년 7월 11일 상원을 통과했지만 2019년 1월부터 소급 적용해 디지털세가 부과되고 있고, 이러한 ‘소급성’은 조세 원칙상 부당하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또 미국은 프랑스의 디지털세가 자국 영토의 관할권을 넘어 미국 국적 기업들에 역외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불합리한 세금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솔직히 미국 정부로서는 내국민 대우 원칙 위반으로 인한 자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보다는 오히려 미국 IT 기업들이 자국에 세금을 납부하고 디지털 서비스 매출이 발생하는 국가에도 세금을 내는 ‘이중과세’의 상황이 좀 더 우려될 수도 있다. 이는 단순히 기존 조세 원칙을 붕괴시키는 것뿐 아니라 자국에 납부하는 세금의 규모가 축소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은 EU와 체결한 이중과세 방지 조약 위반 가능성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결국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 프랑스는 구글・페이스북 등 미국의 IT 기업에 대한 디지털세 과세를 향후 1년간 유예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현재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터키가 추진 중인 디지털세에 대해서도 조사한 뒤 추가 보복관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세 도입은 EU의 강경한 통상정책 등으로 인해 최근 증가하고 있는 미국-EU 간 통상 분쟁 가능성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으며, 양자 간 무역 협상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또한 다른 IT 강국과 디지털세 도입 국가 간 무역 분쟁 가능성도 급격히 증가했다. 오늘날 상소기구의 기능 마비 등으로 WTO의 분쟁 해결 능력이 현저히 약화된 가운데 디지털세와 관련한 일방적인 보호주의적 정책과 보복적 통상 조치로 인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각 국가는 단순히 국내 조세체계의 문제만으로 디지털세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게 아니라 이로 인한 무역 분쟁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 무역 질서와 패권 전쟁으로 인한 춘추전국시대 예상 그러나 산업과 경제구조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됨에 따라 디지털세 도입은 필연적이다. 따라서 국제기구는 디지털세로 인한 무역 분쟁과 세계경제가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각국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디지털세 국제 표준’을 세우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일례로 작년 7월 미국을 포함한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디지털 경제구조에 맞는 과세가 필요하다는 큰 틀의 원칙을 합의한 바 있으며,6) OECD는 올해까지 디지털세 권고안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7) 하지만 디지털세에 대한 다자적 제도를 구축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지역 규범이 다자 규범의 공백을 보완할 수도 있겠지만, 향후 어떤 지역 규범이 다자 규범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인지 또한 불투명하다.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은 1947년부터 1994년까지 5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발전해 규범이 확립되었다. 서비스 무역에 관한 규범 또한 1995년 WTO에서 합의한 GATS 이래로 아직까지도 규범을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무역 규범도 각 국가 간 입장 차이를 조율하는 데는 만만치 않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디지털 무역 질서가 확립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소위 ‘춘추전국시대’와도 같은 패권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EU의 대립에 이어 중국 등 신흥 IT 강국의 부상, 개발도상국의 거대 IT 기업 견제 및 선진국 간 디지털 시장 내 경쟁 심화 등 여러 요소들로 인한 불안정성이 지속될 것이다. 디지털세는 이러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국면에서 국제통상 규범과 무역 질서 논의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앞으로 여전히 전통적 ‘영토 주권’ 개념에 기초하고 있는 무역 질서가 과연 디지털 플랫폼상 국가 관할권과 무역 관계를 규명할 수 있을지, 아니면 ‘무역’의 새로운 정의가 필요할지 여부를 숙고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1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GATT) 제3조. 2 서비스 무역은 크게 네 가지 모드로 분류된다. (1) 서비스만 이동하는 국경 간 공급, (2) 소비자가 서비스 공급지로 이동하는 해외 소비, (3) 서비스 공급자(법인)가 해외시장에 주재하는 상업적 주재, (4) 서비스 공급자(자연인)가 해외시장으로 이동하는 경우. 3 1974년 통상법(Trade Act of 1974) 301조. [§301(a)(1)(B)(ii), §301(b)(1)(2)]: 동 조에 따르면 USTR가 외국의 관련 법, 정책, 행위에 대해 조사를 개시하면 공청회 및 의견 수렴 등의 절차가 수반되며, 이러한 일련의 조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USTR가 불공정무역 행위로 결정할 경우 그에 대한 일방적 조치까지도 허용된다. 4 Federal Register Vol. 84, No. 136(Tuesday, July 16, 2019). 5 뉴시스, ‘프랑스, 미국의 디지털세 보복? WTO에 제소할 것’, 2019년 12월 9일 자 기사 참조. 6 자세한 내용은 기획재정부, ‘G7, 디지털세 과세 방안 원칙에 대해 합의’ 보도 자료(2019년 7월 23일) 참조. 7 자세한 내용은 OECD 공식 웹페이지, ‘OECD Leading Multilateral Efforts to Address Tax Challenges from Digitalization of the Economy’(2019년 10월 9일) 참조. 2019년 7월 18일 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글로벌 IT 기업 디지털세 부과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디지털세 도입을 두고 강하게 맞서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트럼프의 와인 관세에 결국 프랑스는 미국의 ICT 기업에 대한 디지털세를 1년 유예하기로 했다.

Industry
디지털세에 대한 미국과 GAFA의 입장은?

EU가 디지털세 도입을 서두르자 미국이 무역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디지털세를 도입할 경우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미국의 ICT 기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세 도입은 시대의 흐름으로 보인다. 글로벌 ICT 기업은 그동안 합법적으로 세금을 피할 수 있었으나 디지털세 도입이 본격화할 경우 원천적으로 차단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GAFA를 비롯한 ICT 기업의 입장과 문제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글 정종채 대표 기고가, 법무법인 에스엔 변호사, 김소명 법무법인 에스엔 변호사, 양한규 법무법인 에스엔 세무사 사진 한경DB 구글의 글로벌 검색 점유율은 90%가 넘고, 아마존의 미국 e커머스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한국만 해도 네이버가 검색을 시작으로 뉴스, e커머스, 부동산 등 서비스를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은 ‘창조’보다 ‘전환’의 특성이 있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보다는 기존 산업 체제를 대체한다는 뜻이다. 온라인 서비스 영역이 넓어질수록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사업자들의 시름은 깊어진다. 세계적으로 고용 부진이 심각하고, 정부 정책도 잘 먹혀들지 않는다. 인력을 대체하는 플랫폼 서비스의 힘 때문이다. 경제 산업 체제의 변화와 세수 감소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부작용은 국경을 초월한다. 구글 검색은 유럽을 장악했고, 넷플릭스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 국경을 넘나들며 여러 나라의 법과 제도 및 경제 생태계 전반을 흔들고 있다. 이에 비해 조세 행정 등은 원천지국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생태계 교란종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각국 정부로서도 골치 아픈 일이다. 법인세 부과를 위해 ‘고정사업장(Permanent Establishments)’이 없는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과세 근거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다국적기업의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 행위 어째서 IT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과세는 세계적으로 정당한 일처럼 받아들여질까? 글로벌 기업은 세계 교역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아주 미미한 조세를 부담하고 있다. 예컨대 구글은 2017년 한국에서만 4조9,722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한국에 납부한 세금은 200억원에 못 미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IT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업이 실제로 수익을 창출하는 국가가 아니라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로 세원을 이전하는 국제적 조세회피 행위를 광범위하게 벌이고 있다. 이른바 ‘다국적기업의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BEPS)’ 행위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기업은 실체가 없는 무형자산으로 매출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특정 국가나 특정 장소에 영업장을 둘 필요가 없다. 전통 국제 조세에서의 필수 개념인 ‘고정사업장’ 없이도 사업을 수행할 수 있기에 역설적으로 세계 어디라도 고정사업장을 둘 수 있다. 여기에 해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주는 신자유주의 감세 경쟁까지 더해지자 글로벌 기업은 가장 낮은 세율의 국가나 지역으로 본사나 서버 또는 고정사업장을 옮기는 것을 전략적으로 고민하게 됐다. 국가 간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 전략은 글로벌 기업의 핵심 조세 전략이 됐고, 점차 퍼져 지금은 보편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됐다. 디지털 기업의 이런 조세 전략은 세계적으로 부과해야 하는 조세의 통합적 감소와 함께 조세 주권 침해를 가져와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이는 OECD가 BEPS 프로젝트를 발동한 계기가 됐다. 유형의 재화를 이용한 국제 거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국제적 조세회피 규제 제도로는 거래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디지털 기업의 세원 포착이 어렵게 된 것이다. OECD는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유력 IT 기업이 BEPS를 통해 공격적으로 절세하는 규모를 연간 1,000억~2,400억 달러(약 120조~290조원)로 추정하고 있다. 구글은 2015년 총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발생했음에도 DIDS(Double Irish Dutch Sandwich)라는 조세회피 수단을 통해 해당 수익의 2.4%에 대해서만 부과했다. EU의 법인세율은 20~30%임에도 구글은 EU에서의 세율이 그 매출세액의 0.19%였다. 그래서 이른바 ‘구글세 논쟁’이 일어났다. BEPS에 대한 대응, 디지털세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디지털세는 이미 도입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OECD는 2020년 연말을 목표로 권고안을 마련하고 있다. OECD 권고안에 따라 디지털세의 도입 및 확산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18일 프랑스 샹티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디지털세 도입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내용의 성명이 채택됐다. 이를 바탕으로 OECD와 G20 차원에서도 논의될 예정이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조세회피를 막을 새 규정은 간소하고 적용하기 쉬워야 하며, 이중과세 방지 대책도 담아야 한다”며 지침 방향을 밝혔다. 세계적으로 디지털세 도입 논의가 가장 활발한 곳은 EU다. 미국 플랫폼 거대 기업의 공세에 유럽이 적극적인 과세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양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의 이니셜을 딴 일명 GAFA 기업이 과세 대상에 해당한다. BEPS를 활용한 기존 조세 전략의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없게 된 것이다. GAFA 기업은 직접적 대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프랑스의 디지털세 도입에 따른 반발은 미국과 프랑스 간의 무역 전쟁 양상으로 부각되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청문회를 열어 디지털 서비스세 과세 대상 기업이 된 자국 IT 기업의 의견을 수렴했다. GAFA 기업은 프랑스 정부가 ‘성가신 선례’를 남겼다고 비난하며, 다른 국가들도 같은 행보를 이어갈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안정적인 국제 조세 정책에서 벗어나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에 대해 불평등한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디지털 경제 시대의 성장과 혁신을 방해할 것이라며 성토했다. 아마존은 증가한 세액이 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만 개 이상의 프랑스 기업이 아마존을 통해 사업을 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것도 주문했다. 미국의 자국 기업 보호, 무역 전쟁으로 가나? 미국 무역대표부는 GAFA 기업의 의견을 수렴한 보고서를 지난해 12월 발간하며 적극적인 자국 기업 보호에 나섰다. 더욱이 미국은 EU의 디지털세가 자국의 IT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디지털세 논란은 비단 EU와 미국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GAFA 기업은 세계를 상대로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어 아시아와 중남미에서도 디지털세 도입을 검토 중이다. OECD는 또 부가가치세와 관련해 소비지국 과세 원칙에 따라 국제적인 무형자산과 서비스의 기업 간 거래(B2B)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위치한 곳에 과세권이 귀속된다고 보고 있다. 부가가치세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속한 국가가 달라도 소비되는 국가에서 과세해야 하는 것에 대해 국가 간 이견은 크지 않다. 그러나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대립해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고 있다. 전통 제조기업이 평균 23.3%의 법인세율을 적용받는 데 비해 거대 IT 기업이 고작 9.5%의 세율을 부담하는 상황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조세 제도의 필요성이 있어 앞으로 디지털세가 새로운 유형의 법인세 자체로 기능할 수도 있다. GAFA의 디지털세에 대한 변명 디지털 기업의 조세회피 성향과 낮은 실효세율은 문제가 되지만, 디지털세를 도입할 경우 이중과세 문제 등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디지털세란 글로벌 IT 기업이 온라인 거래를 통해 얻는 수익에 대해 자국에 납부하는 것과 별개로 실제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소비되는 국가에 추가로 납부하는 조세다. 실질을 반영하지 못한 법인세에 대한 새로운 국제 규범이 정립되기 전까지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법인세 대신 부과하는 것이다. 이미 자국에 법인세를 납부한 기업이 별도로 해외에 납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것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이중과세의 문제를 안고 있다. 디지털세가 기존 법인세와 함께 운영될 경우 동일한 소득에 대해 거래 당사자의 거주지국과 소득 발생지국(원천지국)이 모두 과세권을 가지게 되어 이중과세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대해 디지털세는 사실상 기존 법인 세제를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법인 세제이기 때문에 동일한 세원에 대한 중복과세는 아니라는 옹호론도 상존한다. GAFA 기업이 본사를 두고 있는 미국은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EU의 디지털세에 크게 반대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규모 IT 회사가 미국 기업이니 당연한 일이다. 미국은 이익이 아닌 매출을 과세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전통적 법인세 과세 기준에 위반되는 자의적 조세 제도라고 주장한다. 또 EU가 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불공정한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추진한다며 강경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미국의 주장과 달리 GAFA 기업은 디지털세에 대한 개별 입장을 나타내는 것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구글 코리아 카란 바티아 구글 정책협력담당 부사장은 자사 공식 블로그에 “구글세 도입과 같은 하향식 경쟁은 새로운 무역 장벽을 만들고 국가 간 투자를 둔화시킨다”고 비판하면서 “몇몇 미국 IT 기업에만 특화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현재 미국에 부과해야 할 세금에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며, 통상 긴장을 고조시키게 된다”고 날 선 주장을 한 바 있지만, 회사 차원에서 입장을 보이지는 않았다. 나머지 GAFA와 같은 미국 기반의 글로벌 ICT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 기업들은 구글세와 관련한 여러 시나리오를 예상해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현지에서 일어나는 조세 포탈 비판과 사업 확장 제약을 우려해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영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디지털세를 도입하자 자진 납세에 나선 것도 하나의 사례다. 구글은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세운 법인을 통해 세금을 줄여왔지만, 이제 현지법인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인터넷 쇼핑몰의 현지 판매액을 해당 국가의 매출로 계상하기로 방침을 바꾸었다. 페이스북은 아일랜드 법인에 일괄 계상하던 매출을 현지법인의 수입으로 잡기로 했다고 예고했다. 애플은 아일랜드를 경유해 과세를 피하는 방식으로 회피해오던 체납 세금을 납부하기로 프랑스 정부와 합의했다. BEPS 조세 전략에서 탈피해 수익이 발생한 국가에 세금을 납부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EU의 경우 매출이 큰 IT 기업이 거의 없어 디지털세를 도입하더라도 자국 기업에 대한 중복과세 우려가 없지만, 한국은 네이버・카카오 등 매출 규모가 큰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ICT 기업은 미국 ICT 기업과 달리 아직은 파편화되어 있다. 사업 통합과 자본 결합을 통해 IT 시장의 큰 권역으로 발돋움하는 데 디지털세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GAFA에 필적하는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중국의 반응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2019년 12월 3일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디지털세 도입을 두고 큰 시각차를 드러냈다. 글로벌 기업은 세계 교역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조세 부담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예컨대 구글은 2017년 한국에서만 4조9,722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거두었으나 납부한 세금은 200억원에 못 미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수익 창출국 대신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로 세원을 이전하는 국제적 조세회피 행위 때문이다.

Issue
디지털세에 대한 EU 국가의 논의 상황과 쟁점 사항

디지털 경제는 광범위해 디지털화에 따른 과세 문제 역시 세원 잠식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으며, 국경을 넘은 경제활동으로 창출된 이익이 어떻게 배분되어야 하는지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디지털세 도입에 적극적인 곳은 역시 EU다. 디지털세가 논의되기 시작한 배경을 들여다보고 디지털세 도입을 앞둔 나라별 입장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글 이경근 한국국제조세협회 이사장, 법무법인 율촌 세무사 미국의 반대로 미흡한 결과 다국적기업의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BEPS) 프로젝트 중 첫 번째 실행안인 ‘디지털 경제하의 조세 문제 해결 방안’이 미국의 반대에 부딪쳐 유럽 국가들의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자 EU는 이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왔다. 특히 2018년 3월 21일 디지털 경제에 대한 EU 차원의 법인세 부과를 위해 근본적 과세 방안과 한시적 과세 방안에 관한 2개의 EU 지침 제안서를 발표했다. 이 제안서에는 디지털 경제 환경하에서 EU가 제시하는 근본적 과세 방안으로서 원천지국에 물리적 고정사업장이 없더라도 특정 요건을 만족하는 경우에는 디지털 사업장(또는 가상 고정사업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원천지국에서 법인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포함하고 있다. 다만 OECD에서 논의되고 있고, 국제적 합의에 의한 법인세 과세 방식 결정이 2020년으로 예정되어 있어 아직까지는 EU 차원의 규범으로 채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EU는 그 전까지는 한시적으로 ‘디지털 서비스세(Digital Services Tax)’를 채택・적용할 것을 주장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안서가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 의해 제출되었으나, 2018년 12월 EU 경제재정이사회(ECOFIN)에서 디지털세 도입을 위한 EU 차원의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당초 EU 집행위원회 안(2018년 3월)보다 완화된 ‘프랑스-독일 공동 중재안(온라인 광고에만 과세하고 2021년으로 시행 시기 연기) 등이 추후 협상 과정에서 제시되었지만, 아일랜드・스웨덴・덴마크 등의 국가들이 자국 내 다국적 IT 기업 철수에 따른 세수 감소, 미국과의 통상 마찰 등을 우려해 디지털세 도입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디지털세 부과 12월까지 유예하기로 프랑스의 경우 2019년 7월 디지털 서비스세 개정 법안이 발효되었으며, 2019년 1월로 소급해 적용하게 되었다. 글로벌 매출 7억5,000만 유로(약 1조8,000만원) 이상이면서 국내 매출 2,500만 유로(약 333억3,000만원) 이상인 고수익 디지털 기업의 매출액에 3%의 세율을 부과하도록 되어 있다. 과세 대상 서비스는 프랑스 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와 온라인 광고 두 가지 형태의 서비스이며, 이와 관련된 인적(User) 데이터 판매를 포함하도록 되어 있다. 한편 법인세와의 이중과세를 완화하기 위해 디지털세로 납부한 세액은 법인세 계산 시 손금산입하도록 했으며, 프랑스 상원의 심의 과정에서 동 법안은 2022년까지만 존치한 후 폐기한다는 일몰 조항을 두었다. 최근 미국과의 협상 끝에 미국계 기업에 대한 부과를 금년 12월까지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2020년 4월부터 적용 예정 2018년 영국 정부가 발표한 법안에 따르면 전 세계 매출액 연간 5억 파운드 또는 영국 내 매출액 2,500만 파운드를 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영국 내 매출액에 대해 2%의 디지털세를 부과할 예정인 바, 영국 정부는 연간 4억 파운드의 추가 세수를 기대하고 있다. 동 법안은 의회의 의결을 거쳐 2020년 4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기타 유럽 국가들의 디지털 서비스세 도입 전망 2018년 EU 차원의 디지털 서비스세 도입이 무산된 이후 2019년 하반기 의장국인 핀란드를 중심으로 EU 차원의 디지털 서비스세 도입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EU 회원국을 중심으로 디지털 서비스세 법안 마련 및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프랑스의 디지털 서비스세 도입이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주목할 부분은 EU 차원의 디지털 서비스세 지침과 EU 각국이 개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디지털 서비스세는 현재 OECD에서 논의되고 있는 디지털 경제하의 근본적・장기적 조세 문제 해결 방안이 국제적 과세 기준으로서 타결된다면 폐기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EU 국가 중에서도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웨덴, 벨기에, 덴마크 등은 디지털 서비스세 도입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은 프랑스 등과 함께 디지털 서비스세 도입에 적극적이었으나, 디지털 서비스세 도입이 방대한 사용자 기반 빅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미래 자율주행차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산업계의 의견에 따라 비교적 소극적 입장으로 바뀌었다. 디지털 서비스세 도입에 소극적인 국가들은 매출액 과세 자체가 지닌 이중과세의 문제점과 비효율성, 특정 산업 또는 특정 기업에만 적용해 시장에서의 자원 배분을 왜곡시키는 효과가 크다는 점, 주요 과세 대상 기업의 거주지인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야기할 것이라는 점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Overview
디지털세, 도대체 뭐길래

‘디지털세’가 세계무역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세계 주요국들은 디지털세 도입을 두고 대립 중이다. 미국은 다른 국가가 디지털세를 도입할 경우 해당 국가 생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물리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유럽 각국은 이 경우 자국 내 미국 기업 대상 규제 강화 등으로 반격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디지털세가 올해 대규모 무역 분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가 간 관세가 아닌 특정 국가의 자체 세금 제도 도입이 무역 갈등으로 번지는 일은 이례적이다. 디지털세가 뭐길래 세계무역 시장이 이렇게 긴장하고 있을까? 글 선한결 <한국경제신문> 기자 사진 한경DB 디지털세란? 디지털세는 해당 국가 내 디지털 서비스 매출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기업의 매장이나 공장 대신 ‘디지털 사업장’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디지털 서비스로 번 돈만 과세 대상으로 잡힌다. 예를 들어 애플의 경우 앱스토어(응용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온라인상의 콘텐츠 장터)에서 번 돈 등에 대해 디지털세를 내야 한다. 앱스토어가 앱 개발자와 이용자 간 플랫폼으로서 디지털 서비스를 중개해 매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반면 애플이 아이폰을 제조・판매해 올린 매출은 디지털세 대상이 아니다. 이는 이전엔 없던 과세 방식이다. 디지털세는 제도를 도입한 나라에 기업 본사나 공장이 있든 없든 디지털 서비스 매출에 따라 세금을 물린다. 디지털세는 법인세 등 기존 세금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별도로 부과된다. 도입 배경은? 프랑스 등은 거대 IT 기업이 각국에 고정사업장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세금을 회피한다며 디지털세를 추진하고 있다. 통상 IT 기업은 제조기업보다 세금을 적게 낸다. 현행 국제 조세 조약상 각국은 고정사업장과 유형자산을 주요 근거로 기업에 과세하기 때문이다. 한 제조기업이 아시아 본부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어도 말레이시아에 공장이나 매장이 있다면 그에 따른 재산세를 낸다. 물류 이동 등 매출을 내는 과정에도 세금이 붙는다. 반면 IT 기업은 그렇지 않다. 서비스가 인터넷망을 이용해 오가기 때문에 국가마다 생산・판매 시설을 짓지 않고도 국경을 넘어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데이터나 지식, 기술 특허 등 무형자산에 주로 의존하다 보니 과세 근거도 적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럽에 진출한 IT 기업의 평균 실효세율(매출 대비 납부세액의 비율)이 9.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제조기업 평균 실효세율(23.2%)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유럽 주요국, 왜 적극 나서나? 디지털세 관련 논의는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기존 EU 소속 각국이 선도하고 있다. 프랑스는 작년 7월 세계 최초로 디지털세를 도입하기로 한 바 있다. 이탈리아는 작년 12월 말 디지털세 도입안을 의회에서 가결했다. 영국은 오는 4월 디지털세 제도를 시작할 계획이다. 스페인과 독일도 관련 법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EU 국가들이 디지털세 도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EU 역내 법인세율 격차가 큰 탓도 있다. EU 규정상 역내에 진출한 기업은 유럽 전역에서 매출을 내더라도 회원국 한 곳에만 본부 법인을 두고 세금을 내면 된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주로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에 본부를 두고 있다. 프랑스, 영국 등이 IT 기업에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도 세금을 내라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자국의 IT 기업을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다. 프랑스는 2011년 온라인 광고 비용의 1% 정도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안을 도입했다가 1년 만에 이를 철회했다. 당초 온라인 광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 등을 겨냥했지만, 결과적으로 자국 중소 광고업체의 수입만 크게 줄어서다. 이후 대안으로 나온 게 디지털세다. 세계무역 시장 불씨 우려도 미국은 각국의 디지털세 도입을 막기 위해 ‘무역법 301조’라는 강수를 쓰고 있다. 미국 정부가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한 무역 제도나 관행에 대해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를 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이다. 주요 7개국(G7)과 OECD가 디지털세 도입 필요성 자체에 대해선 합의했더라도 개별국의 세제가 미국에 차별적이라고 해석될 경우 경제 제재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주장이다. 미국은 가장 먼저 프랑스에 추가 관세 위협을 내놨다. 프랑스산 제품 24억 달러(약 2조8,000억원)어치에 최고 100%의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는 내용이다. 프랑스는 미국이 관세로 보복하면 EU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으나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프랑스와 미국의 갈등이 1년간의 휴전 국면을 맞았다. 미국이 프랑스에 대한 보복관세를 올 연말까지 보류하기로 한 것에서 나아가 프랑스도 미국의 IT 기업에 대한 디지털세 과세를 향후 1년간 유예한다고 선언했다. 양국은 일단 올해 연말까지 자국 세제를 유예하고 디지털세 관련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갈등은 영국 등 다른 국가로도 번지고 있다. 미국은 영국에 오는 4월 디지털세를 강행할 경우 영국산 자동차에 ‘임의적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전달했다. 영국은 일단 계획대로 디지털세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은 디지털 서비스 소비국 과세권을 강화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각국 지도자들이 디지털세 관련 합의를 보지 못하면 ‘관세 폭포’가 쏟아져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8년 12월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EU 재무장관회의 당시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 가면을 쓴 한 시민운동가가 ‘TAX ME!’라고 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이달의 일정

2020년 3월~4월 일정

FTA 현황

한눈에 보는 우리나라 FTA 현황

무역소식
TRADE NEWS 2020 March I VOL. 94 산업통상자원부 소식

산업통상자원부 소식 1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 실현하는 2020년 업무계획 발표 지난 2월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4개 부처(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원회) 합동으로 2020년 업무계획 보고가 있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 실현을 위해 4개 핵심 주제의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첫째,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는 확실한 자립을 실현하여 수급안정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진출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둘째, 신산업 분야에서는 과감한 도전과 혁신을 통해 ‘포스트 반도체’를 육성하겠다고 보고했다. 셋째, 수소경제 분야에서는 수소경제 토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수소경제 1등 국가’로 도약하고 넷째, 수출 부문에서는 수출구조를 혁신하고 역대 최고의 수출지원을 통해 수출 플러스를 조기에 실현하겠다고 보고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그간 발표한 다양한 정책의 구체적인 이행에 초점을 두고, ‘협력과 상생’, ‘도전과 혁신’의 방향 아래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2로봇산업 핵심기술, 로봇모듈화 국제표준개발 한국이 주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2월 3일부터 7일까지 제주에서 열린 ‘서비스로봇 국제표준화회의’에서 한국이 제안한 ‘서비스로봇 모듈화 일반요구사항’ 국제표준안이 표준승인(FDIS)을 위한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다. 이 표준안은 회원국에 최종 회람 후 국제표준으로 등록될 전망이다. 서비스로봇 모듈화 표준이 우리 주도로 국제표준화가 이뤄지면 모듈 형태로 호환성이 확보된 로봇 부분품을 생산, 유통할 수 있게 되어 우리 중소·중견 기업이 좀 더 쉽게 로봇시장에 진입할 수 있고 다양한 서비스로봇의 신제품 개발이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표준안은 오는 6월께 국제표준 제정절차의 최종 관문인 표준승인 단계를 거쳐 올해 중 국제표준으로 제정될 예정이다. 3제2차 한-아제르바이잔 경제공동위 개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6일 아제르바이잔(이하 아제르) 바쿠에서 제2차 ‘한-아제르바이잔 경제공동위원회’를 개최하고 프로젝트, 보건의료, 정보통신기술(ICT)·전자정부, 농업, 개발협력 등 협력사업을 논의했다. 이 경제공동위는 2006년부터 개최해온 경제협력위원회를 2016년에 경제공동위로 격상하여 개최한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회의로서 신북방 정책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카스피해 서쪽에 위치한 아제르는 유럽과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물류 요충지이자 자원 부국으로 산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어서 우리나라와의 협력 수요가 큰 신북방정책 파트너다. 이날 우리나라는 양국 간 협력관계 발전을 위해 △에너지 분야 호혜적 협력 강화 △개발협력 분야 확대 △양국 간 협력분야 다변화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또한 플랜트 건설에서 우리 기업 참여를 적극 요청한 데 이어 산업, ICT, 개발협력, 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호혜적인 협력관계를 한층 더 강화했다. aT 소식 4신북방 개척, 2020 모스크바식품박람회 참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2월 10일부터 14일까지 열린 ‘2020 모스크바 국제식품박람회(Prod Expo 2020)’에 참가했다. 총 18개 업체가 참가해 수출유망 품목을 선보였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중국산 농식품에 대한 기피로 대체 수입처를 찾는 바이어가 늘어 한국관 참가업체들은 활발한 세일즈 활동을 펼치며 총 366건, 약 5,700만 달러의 상담성과를 올렸다. 한편 aT는 현지 유명 인플루언서를 초청하여 한국관 참가업체들의 신제품을 SNS로 홍보했으며, 러시아의 까다로운 검역·통관 절차에 대해서도 전문가를 초청하여 품목별 맞춤형 현장 컨설팅을 진행했다. 올해는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모스크바 K-FOOD 페어(5월) 및 유라시아 K-FOOD 원정대(6월) 등 러시아 전역에서 한국 농식품을 알리는 홍보 이벤트를 통해 신북방시장 진출 가속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KOTRA 소식 5코로나19 대응해 화상상담에 주력 코트라(KOTRA)가 최근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 기업의 수출 지원을 위해 화상상담을 대폭 확대하는 ‘코트라 화상상담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국내외 전시회, 상담회 등 대면 상담 기회가 줄어들자 대체수단으로 화상상담을 적극 활용해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본사와 지방지원단에 화상상담 상시 지원데스크를 설치, 해외 무역관과 연계해 바이어 상담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상반기 4개 수출상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던 중화권 바이어 300개사 중 100개사를 선별해 화상상담을 진행한다. 상담회별 화상상담 전용부스도 설치해 지역 소재 중소기업과 원격상담을 지원하며 수출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앞으로 3개월 동안 총 2억 달러 규모로 화상상담 1,000건을 지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내 2,000건 화상상담을 통해 수출 플러스 전환을 이끈다는 각오다. 한국무역협회 소식 6한국 최초의 통상 전문 싱크탱크 ‘통상지원센터’ 개소식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2월 17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독일의 바이어스도르프와 국내 스타트업 간 오픈 이노베이션 협력을 위한 1대1 밋업을 개최했다. 바이어스도르프는 니베아, 유세린. 라프레리 등 유명 뷰티 브랜드를 보유한 독일 최대의 뷰티기업이다. 이번에는 △바이오 원료 개발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정보기술(IT)이 접목된 혁신제품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등 기술 및 솔루션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 4개사와 1대1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니베아 액셀러레이터(NX) 프로그램 2기에 참여할 국내 기업을 물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최종 선정된 스타트업은 무료 오피스 입주, 멘토링, 투자 유치 등 바이어스도르프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무역협회는 지난해에도 바이어스도르프와의 밋업 행사를 열어 NX 프로그램 1기에 국내 스타트업 2개사가 최종 선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향후에도 한국무역협회는 우리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과 스케일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다.

현장 스케치
코로나19 수출지원대책 발표

국무총리 주재 ‘확대 무역전략조정회의’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올해 경제전망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내수 위축, 수출 부진 등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2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개최한 ‘확대 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범부처·민관 합동으로 코로나19 조기 극복 및 수출 플러스 전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20일 정부는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코로나19 확산과 현 수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확대 무역전략조정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이대원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와 현 수출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지난 2월 20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51층 대회의실에서 ‘확대 무역전략조정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중앙부처 장·차관과 17개 시도 부단체장, 경제 5단체장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 자리에서 “세계경제 회복 전망에 따라 올해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투자는 물론 내수까지 위축되고, 특히 수출이 어렵다. 우리는 대외 리스크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마음 자세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올해 수출 플러스 전환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민관이 합심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날 정부는 ‘코로나19 기업애로 해소 및 수출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 2030년 세계수출 4강 도약을 위한 장기 무역구조 혁신전략까지 제시했다. 코로나19 조기 극복을 위한 지원대책 긴급 유동성 보강 ▶ 무역금융 260.3조 원 공급(전년 대비 28.1조 원 증가) ▶ 상반기 156조 원 지원 (중소·중견 기업 105조 원) 물류·통관 신속 지원 ▶ 수출입 물류현황 국내 수출입 기업과 실시간 공유 ▶ 한시적으로 항공운송도 해상운임 기준 관세 부과 조기 조업재개 지원 ▶ 긴급수요 품목에 인허가 패스트트랙 확대 적용 ▶ 1:1 현장밀착 컨설팅, 등록 전 과정 지원 수출 기회 확보 ▶ 수출 마케팅 5,112억 원 지원(전년 대비 14.4% 증가) ▶ 중화권 전용 사이버 상담존 확대 구축 ▶ 온라인 화상 상담회 개최 분쟁대응 지원 ▶ 중재비용 감면, 무료 알선·상담 제공 등 분쟁해결 신속 지원 코로나19 조기 극복 위한 기업애로 해소 대책 정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한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유형에 따라 신속 대응키로 했다. 리스크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하여 기업의 주요 애로사항인 자금·비용, 물류·통관, 방역물자 수급, 인력, 마케팅을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했다. 첫째, 무역금융을 전년 대비 28조1,000억 원 늘려 총 260조3,000억 원을 공급한다. 상반기에 156조 원을 집중 공급하되 중소·중견 기업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05조 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둘째, 물류·통관도 신속하게 지원한다. 우선 수출입 물류 현황을 국내 수출입 기업과 실시간 공유하고 항공운송 시 한시적으로 해상운임 기준 관세를 부과한다. 셋째, 기업의 조기 조업 재개를 위해 긴급수요 품목에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확대 적용한다. 기업이 요청할 시에는 1:1 현장밀착 컨설팅, 등록 전 과정 지원 등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넷째, 수출 마케팅에도 5,112억 원을 지원한다. 이는 전년 대비 14.4% 증가한 규모다. 중화권 전용 사이버 상담존을 확대 구축하고 국내 수출 상담회 및 국내 전시회 참여기업을 대상으로 온라인 화상 상담회도 개최한다. 다섯째,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상으로 중재비용 감면, 무료 알선·상담 제공 등 분쟁해결 서비스를 신속 지원한다. 이를 위해 피해 대응 매뉴얼을 보급하고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적 확보 지원 미중 무역분쟁, 일본수출 규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가 중요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위기대응시스템 가동, 유턴 활성화, 수입국 다변화 등 다각적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첫째,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6대 분야 품목과 주요 국가 공급망 분석을 통해 수급관리 위기경보 대응 시스템을 가동하고, 공급망의 특성·품목 유형에 따라 공급 안정화를 위한 차별화 정책을 추진한다. 둘째, 해외 진출 소재·부품기업의 국내 유턴 활성화를 위해 고정비용 감축, 생산성 제고 등 반대급부를 담보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 충분한 인센티브 확충 및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셋째, 수입국 다변화를 위해 국내외 핵심기업 투자유치 확대로 생산력을 확충하고 공급망 재편에 따른 금융 리스크 부담을 완화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무역구조 혁신으로 수출 외연 확대 정부는 수출생태계 저변 확대, 수출방식의 혁신, 우리 강점을 활용한 경쟁력 있는 수출품목 발굴, 더 넓은 시장에서 성장기회 창출 등 4대 혁신을 가속하여 2030년 수출 4강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우선 중소·중견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전시 인프라 확충, 대기업·공공기관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중소·중견 기업 동반수출, 수출역량에 따른 단계별 맞춤형 지원계획 등을 통해 수출생태계의 저변을 확대한다. 또한 현지 유망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수출과 제조 강점을 활용한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 수출도 지원한다. 미래차,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등 빅3 산업과 5G, 데이터,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신수출 전략산업을 육성함으로써 수출의 외연을 확대할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세계무역기구(WTO)로 대표되는 자유무역질서에 균열이 생기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 일본수출 규제에 이어 코로나19는 그간 효율성을 기반으로 구축해온 우리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재인식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도 관계부처와 유관기관이 한 팀이 되어 슬기롭게 해결해나갈 것으로 기대하며, 오늘 ‘확대 무역전략조정회의’를 계기로 수출 리스크 극복과 무역구조 혁신을 이뤄가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세상을 보는 눈
대항해의 시대, 그들은 바다로 나갔다 리스본

글·사진 이형준 여행 작가, <유럽동화마을여행> 저자 유럽 대륙의 서쪽 끝,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은 타구스강과 대서양이 만나는 천혜의 무역항이다. 고대의 강력한 해상 상업민족 페니키아인의 후예들이 살고 있는 도시다. 15세기에는 대항해 시대를 열고 지구촌의 문명발전을 주도했다. 지금도 뱃머리에서 결연한 눈빛으로 대양을 응시하는 대항해 시대의 주역들을 만날 수 있는 도시다. 대항해 시대를 연 엔히크 왕자 서거 500주년을 기념해 세운 발견기념비와 주변 풍경. 38 / March 2 인도 항로를 발견한 탐험가 바스쿠 다가마 이베리아반도에서 가장 긴 타구스(Tagus)강 끝자락에는 발견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1960년 10월 10일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낸 이 기념비는 해양대국의 기초를 마련한 엔히크 왕자 서거 500주년을 기념해 세운 것이다. 엔히크 왕자는 아시아 항로와 세계 항로를 개척하진 못했지만 직접 선단을 이끌고 북아프리카와 대서양의 섬을 탐험해 항로를 넓혀나갔다. 그리고 아시아 지역으로 향하는 탐험대를 지원하는 등 포르투갈이 대항해 시대를 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물이다. 대항해 시대를 기념하는 발견기념비는 높이 52m, 길이 46m, 폭 20m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웅장하다. 전체적인 외형은 엔히크 왕자가 활동하던 당시 범선을 형상화했다. 하얀 석재를 사용해 완성한 발견기념비에는 포르투갈 대항해 시대를 연 주요 인물과 국교인 가톨릭을 상징하는 십자가뿐만 아니라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각종 생활용품의 모습까지 동서남북으로 조각했다. 발견기념비에 새겨진 여러 이미지 가운데 맨 앞쪽에서 범선을 손에 들고 있는 인물이 엔히크 왕자다. 왕자가 들고 있는 선박은 장거리 항해를 목적으로 개발한 포르투갈 양식의 범선이다. 일명 ‘카라벨’로 불리던 선박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돛을 수시로 조절할 수 있도록 삼각형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역풍이 불어도 항해가 가능하게 제조된 카라벨 범선은 원래 아랍에서 사용했던 범선을 기초로 건조한 선박으로 알려져 있다. 엔히크 왕자 조형물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으로 각각 16명씩 32명의 인물이 새겨져 있다. 인도 항로를 발견한 탐험가 바스쿠 다가마와 세계 최초로 세계를 일주한 페르디난드 마젤란, 브라질 항로를 발견한 탐험가 페드루 알바르스 카브랄 등이 새겨져 있다. 대부분 대항해 시대를 연 주역들이다. 리스본 시민들의 삶에 담긴 이야기를 느낄 수 있는 주택가. 해상무역국의 자부심이 만든 화려함 리스본에는 흥미로운 명소가 즐비하다. 도처에 유적과 명소가 흩어져 있는 리스본의 최고 명소는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제로니무스 수도원(Monastery of the Hieronymites)과 벨렝탑(Tower of Belém)이다. 타구스강과 대서양을 응시하는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포르투갈 건축의 걸작으로 꼽힌다. 이 수도원은 1498년 바스쿠 다가마(Vasco da Gama)가 인도 항로를 개척한 후 향신료와 비단무역 등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왕국의 위상을 과시하기 위해 지은 건축물답게 웅장함과 섬세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리스본을 잿더미로 바꿔버린 1755년 대지진 때에도 본래 모습을 온전히 지켜낸 건축물이기도 하다. 제로니무스 수도원 건너편 타구스 강물 위에는 벨렝탑이 우뚝 솟아 있다. 벨렝탑도 수도원을 건축한 마누엘 I세가 바스쿠 다가마의 인도 항로 개척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1515년 완공된 벨렝탑의 건설 목적은 리스본을 출입하는 선박을 감시할 목적이었다. 수백 년 동안 항구를 감시하던 벨렝탑은 스페인 식민통치 시절에는 포르투갈의 독립운동가와 정치가를 가두는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하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1837년 문을 연 유서 깊은 에그타르트 전문점 파스테이스 데 벨렝과 시민들. 동화 속에 등장하는 성이 연상되는 국립 페나 왕궁. 동화처럼 변화무쌍한 리스본 시가지 리스본 도심은 타구스강을 끼고 조성된 바이샤 지구와 언덕 위에 조성된 알투 지구로 구분된다. 리스본은 역사가 아주 오래된 도시지만 역사의 흔적은 그리 멀리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다. 1755년 발생한 대지진으로 잿더미가 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도시 풍경은 대부분 대지진 이후에 재건된 모습이다. 오늘날 리스본의 중심인 헤스타우라도레스 광장에서 폼발 후작 광장까지 이어지는 리베르다드(Liberdad) 거리와 그 주변도 대지진 이후에 조성되었다. 1880년에 완공된 리베르다드 거리는 폭 90m, 길이 1.5km로 리스본 주요 명소가 밀집된 번화가다. 리스본 관광의 중심지는 바이샤 지구에 위치한 코메르시우(Comércio) 광장이다. 코메르시우 광장은 옛 리베이라 궁전이 위치한 곳으로 궁전 광장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광장 중앙에는 개혁의 왕으로 불리던 주제 I세(Jose I)의 기마상이 세워져 있다. 광장 남쪽에는 타구스강이 흐르고 북쪽에는 대지진으로부터의 회복을 상징하는 개선문 아우구스타 아치(Augusta Arch)가 있다. 높이 11m에 달하는 여섯 개 기둥 위에 세워진 아치에는 바스쿠 다가마와 폼발 후작의 조각이 새겨져 있다. 바이샤 지구와 알투 지구 경계지점에는 리스본 대성당이 있다. 고딕, 바로크,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로 이채로운 곳이다. 1147년에 공사를 시작해 1150년에 완공되었는데도 다양한 양식이 보이는 이유는 여러 차례 수정을 걸쳐 완공되었기 때문이다. 대성당도 제로니무스 수도원, 벨렝탑과 함께 대지진에 견딘 건물이다. 포르투갈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마누엘 양식으로 완성한 제로니무스 수도원. 주제 I세 기마상에 서 있는 리스본 문화중심 코메르시우 광장의 풍광. 낭만주의 산실 신트라 리스본 외곽 신트라(Sintra)는 뛰어난 자연환경으로 유명하다. 이곳도 1755년 발생한 지진으로 오래된 건축물은 대부분 사라졌다. 성당, 법원, 일부 군사 건축물 등만 남아 그 숫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신트라를 상징하는 명소는 산 위에 세워진 페나 왕궁이다. 페나 왕궁은 유럽 낭만주의 건축물을 상징하는데, 디즈니 영화에 등장할 법한 모습이다. 여느 왕궁과 다르게 형형색색으로 마무리해 다른 세상으로 시간여행을 온 착각을 선물한다. 페르디난드 2세(Ferdinand Ⅱ)의 명령에 따라 건축된 페나 왕궁과 주변 유적은 포르투갈 건축가 포시도니오 두 실바(Possidónio do Silva)가 설계한 것이다. 유럽 낭만주의 건축물의 시발점으로도 알려진 이 왕궁은 고딕, 이집트, 무어, 르네상스 양식 등 여러 건축 양식이 혼합되어 있다. 궁전 아래쪽에 조성한 참나무 숲과도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런 조화는 훗날 유럽 전역의 조경 양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신트라 인근에는 유럽 서쪽 끝 호카곶(Cabo da Roca)이 있다. 대서양 연안을 따라 조성된 144m에 달하는 화강암 절벽이다. 이곳에는 유라시아 대륙 최서단의 곶을 상징하는 기념탑과 등대 등이 세워져 있다. 신트라산맥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호카곶은 대규모 유적이나 볼거리는 없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대항해를 꿈꾸는 바다 사람에게는 오랫동안 이정표 기능을 담당해주던 곳이다. 포르투갈 리스본은 여느 유럽의 수도들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 하지만 넓은 세상을 찾아 떠나려는 수많은 탐험가와 여행자에게 꿈을 선물한 도시였다.

글로벌 트렌드
‘B급’의 재반란, 버려질 음식물을 활용한 푸드 테크

글 편집부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식탁 위에서 내쳐지는 순간, 음식이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 신세가 된다. 멀쩡한 음식이 단지 누군가의 ‘배가 부르다’는 이유만으로 쓰레기가 된다는 것은 너무 부당한 것 아닐까. 지구 반대편에서는 여전히 기아로 죽어가는 지구인이 존재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지구촌에는 버려질 음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거나 축제를 즐기면서 환경을 지키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주목받고 있다. 기아는 에이즈나 말라리아보다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요인이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해마다 음식의 3분의 1은 쓰레기로 버려진다. 더 놀라운 사실은 버려지는 음식물의 80%가 먹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멀쩡한 음식들이라는 것이다. 2011년 기준 버려지는 음식물을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4,000억 달러, 우리 돈 439조 원에 이른다. 지금은 상황이 좀 나아졌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세계적인 경영전략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버려지는 음식물 양은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이며 2030년이면 전 세계적으로 1초에 66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요한 곳에 식량이 소비되지 못하는 문제는 식량 자체의 낭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도 큰 문제다. 온실가스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매립할 때에는 지하수 오염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인류에게 약이 되어야 할 음식들이 쓰레기가 되어 인류의 독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버려질 뻔한 음식들을 소비자에게 팔아 경제와 환경을 동시에 살리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출처: toogoodtogo.co.uk 버리지 말고 비즈니스 하세요 유럽의 스타트업 기업인 ‘투굿투고(Too Good To Go)’가 대표적이다. 투굿투고는 지난해 유럽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TECH5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참가해 1위를 한 스타트업이다. 2016년 덴마크에서 설립한 이 회사는 동명의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유명해졌다. 음식점에서 팔고 남은 음식을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앱이다. 영업 종료 전, 식당 운영자가 ‘투굿투고’에 오늘 팔고 남은 음식을 올리면 이를 확인한 소비자들이 방문해서 반도 안 되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 앱 덕분에 쓰레기통으로 갈 뻔한 음식들이 식탁으로 안전하게 올라가고 있다. 식당 주인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었고 소비자는 맛있는 음식을 저렴하게 사 먹을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이다. 덴마크에서 처음 선보인 이 비즈니스는 현재 빠른 속도로 유럽 주요 국가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앱을 개발한 기업이 있다. 스타트업인 미로에서 개발한 ‘라스트오더’다. 이 앱도 일종의 ‘마감 할인’ 중개 플랫폼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처럼 동네 식당도 마감 할인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서비스의 골자다. 동네 식당들은 라스트오더에 상품을 알려 재고 음식을 처리하고, 소비자는 퇴근길 직장 주변 혹은 우리 집 주변 식당에서 최대 70% 할인된 가격으로 음식을 구매할 수 있다. 유럽 출장 갔다가 그곳에서 식당들의 마감 할인 음식을 중개하는 앱 ‘투굿투고’의 서비스를 발견하고 창업 아이템을 떠올렸다고 한다. 이 아이템으로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공적 기업활동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사람들이 각자 남은 음식을 교환할 수 있는 ‘Yo No Desperdicio’(I Don’t Waste)가 개발되었고, 미국에서는 ‘못생겨서 팔지 못하는’ 식품들을 자선단체나 푸드뱅크에 기부할 수 있는 ‘Food Cowboy’라는 앱이 개발되었다. 버리지 말고 축제를 즐겨요 당신은 마트에서 먹거리를 고를 때 어떻게 하는가? 당연히 매의 눈으로 흠이 있지나 않은지 살피고 살펴 최상의 것을 고르기 위해 노력한다. 같은 값이면 신선하고 먹음직스러운 식품을 고르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식품들은 어떻게 될까. 특히 과일, 채소, 어류 등 신선식품의 경우라면 십중팔구는 쓰레기통으로 가야 한다. 너무 아깝지 않은가. 지구촌에서는 이런 식재료를 활용하여 동네 축제를 벌이는 곳도 있다. 독일에서 시작된 ‘Feeding 5000’이 대표적이다. 버려질 뻔한 식재료로 5000인분의 음식을 조리해 축제 형태로 식사를 하는 이벤트다. 이후 파리, 더블린, 암스테르담 등 유럽뿐 아니라 2016년에는 록펠러 재단의 지원을 통해 뉴욕, 워싱턴DC 등 세계 전역으로 퍼지면서 지구촌 축제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음식물쓰레기 관련 운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디스코 수프 등 시민단체와 연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행사를 여러 차례 개최한 바 있다. 서울광장, 청계천, 홍대 등 지역을 중심으로 버려질 뻔한 제철 채소들, 가격하락으로 산지 폐기될 뻔한 양파와 감자 등으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수천 명의 시민과 함께 나누는 축제였다.

무역史 큐레이터
천재 VS 천재, 라이트 형제와 블레리오, 보잉과 에어버스 비행기 무역사(史)

글 박정준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통상전략센터 선임연구원 연평균 기온 20℃ 이상에 강수량 1,500ml 정도의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최대 6m까지 자라는 사탕수수(Sugar Cane). 바로 설탕의 주원료다. 순백색에 달콤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흑인 노예들의 피와 땀, 눈물이 섞여 만들어진 역사 속 설탕 무역 이야기의 첫 페이지는 그 재료인 사탕수수가 본격 재배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려 기원전이다. 독(毒)이 먼저인가, 약(藥)이 먼저인가 설탕은 달다. 원료인 사탕수수 줄기에 포함된 단맛 성분의 자당(蔗糖) 때문인데, 사탕수수액을 추출하고 이를 다시 정제하면 비로소 설탕이 된다. 기원전 8,000년경 원산지인 동남아시아에서 재배되고, 2,000여 년 전 인도인에 의해 설탕으로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고 전해진다. 이런 당류는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 과거에는 설탕이 질병 치료제로 쓰이기도 했으며, 11세기 이슬람 철학자이자 의사 이븐시나(Ibn Sīnā)는 설탕을 만병통치약에 비유했다. 스트레스로 피로하거나 흔한 말로 ‘당이 떨어졌을’ 때 단것을 먹고 일시적으로 기운을 내는 것이 아주 근거 없는 건 아닌 셈이다. 하지만 당류를 과다 섭취하면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에 노출될 뿐 아니라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 병 주고 약 주는 설탕이 놀라울 따름이다. 대항해시대, 치명적이었던 설탕 설탕이 역사에 본격 편입된 시기는 유럽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아시아로 항로를 개척하던 15세기경 대항해시대다. 포르투갈, 스페인을 필두로 영국과 프랑스까지 해상 패권을 장악해 신대륙 발견과 식민지 개척을 동시에 이뤄냈다. 당시에도 설탕은 꽤나 치명적이었는데, 현대처럼 중독성이나 과다 섭취에 따른 질병 때문이 아니었다. 바로 인간의 경제적 탐욕이 그 원인이었다. 초기 설탕은 일부 왕족과 귀족만이 누릴 수 있던 일종의 사치품이었지만, 앞서 언급한 나라들이 사탕수수 재배에 적합한 아메리카 식민지를 개척하면서 대량생산해 기호품으로 발전했다. 문제는 부를 축적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사탕수수를 재배하면서 생겨난 비극이다. 사탕수수는 다른 작물에 비해 수확하기까지 노동 강도가 세고, 지력(地力)을 약하게 만드는 고약한 성질 때문에 대규모 경작과 경영을 요구하는데, 이를 플랜테이션(Plantation)이라고 한다. 이런 방식에 필요한 막대한 노동력에 희생된 것은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과 아프리카 출신 흑인 노예들이었다. 영국은 리버풀을, 프랑스는 낭트를 노예 조달의 중심지로 삼았는데, 아메리카에서 재배한 사탕수수와 설탕을 수입하고 그 배에 자신들이 생산한 공산품을 실어 아프리카로 수출했다. 그리고 같은 배에 아프리카 노예들을 실어 다시 아메리카로 이동시켰다. 그 유명한 삼각무역이다. 결론적으로 설탕 무역을 통해 노예무역이 발전한 셈인데, 참담하고도 끔찍한 글로벌가치사슬이 아닐 수 없다. 각설탕 설탕 주고 캐나다를 받다 설탕 무역 대금으로 나라를 지불한 것과 같은 일화가 있다. 1756년에 발발한 유럽의 7년전쟁은 주요 참전국이던 영국과 프랑스의 대립으로 하여금 북아메리카 대륙에서의 ‘프렌치 인디언 전쟁’으로 확전됐다. 이 전쟁에서 영국이 최종 승리하며 1763년 파리조약이 체결되었는데 그 내용이 재밌다. 전쟁 중 영국이 카리브해 프랑스령 설탕 식민지인 마르티니크와 과들루프를 빼앗자 생산능력 증대로 인한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영국에서 나왔다. 그 중심은 농장 경영자 출신 의원들이었다. 이들은 로비를 통해 영국 정부가 두 섬을 프랑스에 반환하도록 했고, 이때 프랑스는 퀘벡 등 캐나다 영토를 영국에 할양했다. 지금도 퀘벡주와의 민족 문제는 캐나다의 골칫거리다. 캐나다인에게 설탕은 달지 않고 쓸지도 모를 일이다.인병에 노출될 뿐 아니라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 병 주고 약 주는 설탕이 놀라울 따름이다. (왼쪽) 18세기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는 노예들. (오른쪽) 설탕은 기원전 8,000년 전부터 재배되기 시작한 오래된 작물이다. 식민 잔재 전락한 설탕과 미·중의 각개전투 미·중 무역 전쟁 초·중반 양국은 각각 설탕을 이유로 중남미와 갈등을 겪었다. 스페인 식민지였던 멕시코는 그 영향으로 지금도 설탕이 주요 산업이다. NAFTA로 미국에 대량 설탕 수출이 가능했는데, 미국도 ‘빅 슈거’답게 설탕 생산이 많아 공급과잉, 가격경쟁 문제가 터졌다. 3년의 다툼 끝에 덤핑 방지, 쿼터 도입 등으로 2017년 겨우 합의했다. 중국은 자국 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브라질에서의 설탕 수입을 제한하다 WTO에 제소당해 분쟁이 진행 중이다. G2와의 담판도 두려워하지 않는 중남미의 성장일지, 식민 유산에 신음하는 그들의 몸부림일지 판단이 쉽지 않다.

한국을 빛낸 물건들
세계를 울린 K푸드, 불닭볶음면

해불닭볶음면의 누적 매출이 2019년 1조 원을 돌파하며 수출 부문에서는 이미 내수를 앞질렀다. 2012년 4월 출시 이후 1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던 수출은 매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19년에는 상반기 기준 2,400억 원을 돌파.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해외에 알려지며 더욱 유명해진 ‘중독성 있는 매운맛’의 인기 비결을 알아본다. 1 지구촌 4명 중 1명은 아는 뜨거운 맛! 누적 판매량 18억 개(2019년 상반기 기준) 죽고 싶을 만큼 맵지만 계속 먹게 되는 중독성 강한 맛 2 유튜브 조회수 1,000만 돌파 한 영국인 유튜브의 ‘매운맛 도전기(Fire noodle challenge)’에 소개되면서 해외 마케팅 비용 없이 글로벌 히트 상품으로 등극! 유튜브에 올리는 ‘Fire noodle challenge’마다 최대 1,000만 조회 수 돌파 3 불닭볶음면의 성공 이유 1 제품 자체가 콘텐츠가 되는 속성을 활용했다. 2 불닭볶음면 시리즈로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3 깊은 팬층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을 이어갔다. 4 내수<수출 제2의 초코파이, 불닭볶음면(HS코드:1902.30-1010) 내수 비중이 절대적인 식품기업에서 수출이 내수를 앞지른 것은 초코파이에 이은 두 번째 사례 5 수출 실적 수출 누적 규모 1조 원 돌파! 불닭볶음면의 해외매출액 연도별 변화 (단위 : 억 원) 20120.75 2014 41 2017 1,796 2019 2,400 누계 1조6 세계 76개국 2,400억 수출! (2019 기준) 중국 52%(1250억) 동남아(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35%(850억) 미국 10%(250억) 기타 3%(50억) 2019년 기준 (단위: 원) 7 일본도 베낀다? 인스턴트 라면의 원조기업 닛신, 짝퉁 불닭볶음면 출시 2017 중국인에게 추천하는 한국의 선물명품 TOP 10에 선정 ※출처 한국마케팅협회8 K푸드의 매운맛 리더 불닭볶음면은 유명 유튜버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도전과제, 한국 라면 수출의 44%를 차지하는 불닭 브랜드, ‟핫 K푸드”의 선풍을 이끈다.

통상通
까다로운 인증수출자 취득으로 유럽 수출에 날개 달아 ㈜월드에너지 김아림 해외마케팅팀 차장

취재 김선녀 기자 사진 지다영 흡수냉동기 전문업체 ㈜월드에너지는 인증수출자 취득은 물론 원부자재 관리 프로세스 도입, 지역별 자유무역협정(FTA) 전담자 구성 등 자사 제품이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는 수출의 길을 완벽하게 닦았다. 2004년에 설립한 ㈜월드에너지는 지역난방용 온수를 이용하는 지역냉방용을 비롯해 엔진의 폐열(Jacket Water 엔진 냉각수, Exhaust Gas 배기가스)을 이용하는 열병합발전용, 그리고 각종 산업폐열을 이용하는 흡수냉동기 전문업체다. 흡수냉동기란 공장이나 건물 또는 선박내부의 냉방을 중앙에서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기계다. 작은 규모지만 흡수냉동기 및 냉동장비 개발과 설계, 제조에서 국제적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유럽과 미국 등 해외에서도 흡수냉동기로 알려진 강소기업이다.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이 연구팀에 종사할 만큼 새로운 기술과 신제품 개발에 주력해 해외 흡수냉동기 판매회사로부터 신제품, 그 응용 제품에 관한 기술 개발과 제품설계 의뢰를 받아 수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주)월드에너지 주력 제품인 고효율 저온수 흡수 냉동기 인증수출자 취득으로 수출 증가 “유럽 수출 초기에는 저도, 수입자도 FTA에 대해 잘 몰라 몇 년간 일반 관세로 수출을 했습니다. 그러다 2018년 한-EU FTA 인증수출자를 취득해 2019년부터 한-EU FTA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관세가 줄어들어 저희보다도 수입자 쪽에서 훨씬 좋아합니다.” ㈜월드에너지의 김아림 차장은 현재 유럽지사 및 미주지역의 견적 응대와 수출업무, 판매원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첫 직장에서부터 수출업무를 하였고, 구매업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본격적으로 활용한 건 ㈜월드에너지에 입사한 후부터였다. 2012년 한-아세안 FTA, 2015년 한-콜롬비아 FTA, 2018년 한-EU FTA까지 차근차근 FTA 활용법을 공부하고, 이를 차례로 도입하면서 이제는 FTA 전문가에 가까워졌다. 특히 한-EU FTA를 위해 몇 달 이상 준비해야 했던 인증수출자까지 마치고 나니, 수출이 훨씬 쉬워졌다. “인증수출자 취득을 위해 어떤 서류들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몰라 무척 난감했습니다. 네이버 지식인부터 국세청 홈페이지까지 뒤져보지 않은 곳이 없었죠. 특히 냉동기 특성상 들어가는 부품이 많아서 20~30여 곳의 협력업체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그중 주요 업체에서 인증수출자 관련 서류를 받는 일부터 HS(Harmonized System)코드를 확인하는 것까지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한번 취득을 해놓으니 한-EU FTA도 어렵지 않습니다.” ㈜월드에너지는 한-EU, 한-아세안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2018년 수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으며 특히 유럽의 경우 연 2억 원의 관세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원부자재 관리 프로세스 도입으로 FTA도 스마트하게 ㈜월드에너지는 2019년부터 스마트 공장을 위한 설비 도입을 시작해 올해부터는 대부분 공정이 자동화될 예정이다. 공정의 데이터가 모두 기록되는 스마트 공장은 FTA 활용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바로 원부자재 관리 프로세스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자재명세서(BOM; Bill Of Material)는 하나의 제품을 구성하는 요소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원산지 판단 기준이 되는 품목 자료로, 제조공정 및 완제품에 드는 부품의 구성비를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한-아세안 FTA에서 BOM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어 FTA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원부자재 관리 프로세스가 도입되면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어느 시기에, 부자재가 얼마만큼 사용되는지 파악할 수 있어 원가 산출이 가능하다. 가격 결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원가를 줄이고 FTA 활용까지 손쉽게 할 수 있어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출 업무를 꼼꼼하게 관리하기 위해 FTA 관련 파일들을 모아두고 있다. 4명의 FTA 담당자가 바이어에게 밀착 대응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FTA 담당 직원을 1~2명 두는 데 비해 ㈜월드에너지는 해외마케팅팀 4명이 모두 FTA를 담당한다. 유럽과 미주지역, 아시아, 기타 지역 등 지역을 나눠 담당자가 밀착 대응하는 것이다. “한 사람이 여러 지역을 맡으면 상대적으로 어느 한 곳에 소홀해지기 쉽고, 실수도 하기 마련입니다. FTA 활용도 국가나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므로 담당자를 두어 진행하면 훨씬 꼼꼼하고 확실하게 업무를 할 수 있어 좋습니다.” 김아림 차장을 포함해 2명이던 해외마케팅팀은 현재 4명으로 늘어났다. FTA 업무 유경험자를 경력직으로 채용했고 신입사원도 철저한 FTA 교육을 실시해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마케팅팀 전원이 FTA를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FTA 활용은 많은 서류와 작업이 요구됩니다. 처음엔 어렵지만 필요한 서류와 그 서류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정확하게 분석한 뒤 업무를 시작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여러 번 다시 조사해서 서류상의 오류를 줄이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해외무역 지상 중계
가스 감지 오류 많은 국내외 반도체 현장 세계 최초 ‘멀티 가스감지기’ 개발로 해결 ㈜가스트론

취재 김선녀 기자 사진 지다영 2010년 세계 최초로 멀티 가스감지기를 개발한 가스트론 최동진 대표. 군포에 위치한 가스트론의 사옥 입구에는 수십 개의 인증서가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 최동진 대표는 이 인증서야말로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한다. 까다롭고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만 받을 수 있는 산업용 안전 제품의 인증서는 결국 기업의 기술력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최초 국산화 성공에서 시작해 양산형 휴대용 가스감지기 개발, 세계 최초 멀티감지기 개발 등 세계에서도 기술로 인정받는 가스트론은 지금도 세계 시장을 선도할 프리미엄 가스감지기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7건의 특허 획득으로 국산화 성공, 해외 시장 선도 시작 산업용 가스감지기는 가스, 배관, 반응기 등 수많은 설비가 운영되는 모든 공장에 꼭 필요한 안전장비 중 하나다. 압력이 올라가 파이프가 터지거나 오래된 배관에서 가스가 새는 등 크고 작은 사고를 막기 위한 것으로 공장 내 가스 농도를 24시간 감지해 위험이 판단되면 관리자에게 알리는 동시에 위험도에 따라 선조치를 하는 시스템이다. 1990년대 초만 해도 외산 일색이던 산업용 가스감지기 시장에서 국산 제품 개발에 뛰어든 이가 있다. 1992년 가스트론을 설립한 송찬영 회장과 최동진 대표다. 경기도 시흥 유통상가에 작은 방 한 칸을 얻어 외산 장비들을 뜯어보며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설립 초창기부터 연구개발(R&D)에 과감히 투자했다. 기대받지 못한 출발이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외산 못지않은 감지기를 만들기 시작했고 화학공장, 발전소, 폐수처리 시설 등에 제품을 납품했다. 그리고 2000년대 초 국산화까지 성공시키면서 가스트론은 업계 최초로 생산의 전 과정을 해외 거래 없이 진행하게 되었다. 제품을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7건의 특허를 획득하고 국내 시장을 선도하는 최고의 안전기기 업체로 자리매김한 가스트론의 눈은 자연히 세계로 향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의 문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처음엔 만나주지도 않았습니다. 이름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해외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까다로운 인증을 받은 뒤 고객사가 원하는 스펙을 쌓는 것은 기본이고, 고객사의 자체적인 성능 실험에도 통과해야 하며 등록업체에 들어가기 위해선 많은 영업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적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 이상 걸리기도 하는데, 물론 그 긴 시간 노력해도 되지 않는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쫓아가고 도전하니 인정해주는 때가 있더라고요.” 가스트론은 2004년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와 함께 터키 수출을 성공시켰다. 가스감지기 인지도가 낮던 대한민국의 한 강소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업체를 이긴 사건이었다. 이 일은 ‘가스트론’의 이름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가격 경쟁력과 프리미엄 감지기 개발로 미국·아프리카 시장선점 목표 업계 최초로 가스감지기 국산화에 성공한 가스트론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글로벌 선도기술 덕분이다. 반도체 현장은 수십 가지의 가스가 사용되는 복잡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그동안 가스 감지의 오류가 매우 잦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업체가 없었는데 2010년 가스트론이 세계 최초의 멀티 가스감지기 ‘GTM Series’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출시하면서 애플이 폴더블폰의 후발주자가 된 것처럼 반도체 가스감지기 시장에서 가스트론의 멀티 가스감지기 출시 후 메이저 회사들도 뒤따라 개발을 시작하며 후발주자로 뒤바뀐 것이다. 제품과 함께 회사는 급속도로 성장해 2013년 230억 원이던 연 매출이 2018년에는 무려 870억 원을 달성했다. 이를 계기로 가스트론은 해외 업체들이 범접할 수 없는 가스트론만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하게 되었다. 이러한 도전정신으로 만든 휴대용 가스감지기 ‘G-Finder Single’은 2019년 세계일류상품의 차세대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설치형 가스감지기가 산업현장을 위한 것이라면, 휴대용 가스감지기는 사람의 안전에 더 집중된 장비입니다. 가스트론은 원소재 100% 국산화와 자동화로 원가를 대폭 낮춰 10만 원대의 휴대용 가스감지기를 개발했습니다. 세계 시장에서도 최고의 가격경쟁력을 자랑합니다.” 가스트론의 현재 주요 수출 시장은 동남아와 중동, 러시아, 중국 등이다. 무역의 허브로 불리는 싱가포르에도 지사를 냈고, 앞으로는 중동을 더욱 활성화하고 미국에도 지사를 열 계획이다. “미국의 전 세계 가스감지기 시장 점유율은 50%가 넘습니다. 곧 미국에 진출해 자사 제품의 품질을 인정받고, 아프리카로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프리카는 석유와 가스 매장량이 상당한 지역인데도 아직 가스감지기가 거의 개발되지 않아 발 빠르게 진출한다면 세계 메이저 경쟁사들보다 앞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가스트론은 3년 이내 출시를 목표로 기존 제품과는 전혀 새로운 프리미엄 가스감지기를 개발 중이다. 가스트론의 경쟁사는 이제 그들 자신이 되어가고 있다. 가스트론은 미국, 아프리카를 넘어 전 세계로 나아가 계속해서 불가능한 도전을 곧 현실로 이뤄낼 것이다. 세계 최초의 멀티 가스감지기 GTM Series㈜가스트론 기업 현황 업종 또는 업태: 제조 사업 규모(2020년 기준): 매출액 1,000억 원 예상 수익 구조: 가스 누설 감지기 판매 매출액 중 직간접 수출액 비중: 30% 최근 3년 수출액: 2017년: 21억 원 2018년: 54억 원 2019년: 137억 원주요 수출국: 중국, 인도, 대만, 미국, 동남아

초대석
바다를 지키는 한국의 ‘오딘’으로 살다

권오익 대우조선해양 기술본부장 취재 이슬비 기자 사진 지다영 권오익 대우조선해양 기술본부장(CTO)은 1970년대 말, 서울대학교에서 조선공학을 전공하고 1982년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한 이래 지금껏 한국 조선의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데 공헌한 인물이다. 40년 가까이 한길을 걸으며 한국 조선산업 발전의 살아 있는 역사가 되었다. 유럽에서는 권오익 또는 ‘권’이라는 패밀리 네임 대신 북유럽 바이킹의 신 ‘오딘(Odin)’으로 불린다. 인터뷰 전날에도 유럽 출장을 다녀온 권오익 CTO를 만나 한국 조선업의 미래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었다. 주요 경력 1982년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 졸업 1982년 1월~현재 : 대우조선해양 입사, 현 기술본부장(CTO) 세계 최초 초대형 고효율 컨테이너선 개발 및 수주 (Maersk Line 31척 포함, 55척 수주) LNG선에 고효율 저속 이중연료 엔진 적용 : 현재까지 59척 수주 북극항로 항해 쇄빙 LNG선 개발 및 수주 : 15척 수주 (Arc7 Class, 2.1m 쇄빙기능, -52도 Winterization) ‘Arc7급 쇄빙 LNG 운반선’ 장영실상(미래창조과학부장관) 대한민국 기술대상 국무총리상(산업통상자원부장관) 2018년 2월마르퀴즈 후즈후 세계인명사전 등재2018년 11월마르퀴즈 후즈후 세계인명사전 평생공로상 수상2019년 9월조선해양인의날 은탑산업훈장 수상2019년 10월대한조선학회 기술상 수상 통 권오익 전무님께서는 1982년 대우조선해양(DSME)에 입사한 이래 조선업계에 40년 가까이 몸담으셨습니다. 그간의 소회를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권 우리나라의 조선업 발전을 위하여 헌신하신 선배가 많은데 이제는 모두 현업을 떠나셨어요. 이제 주위를 둘러보니 제가 1970년대의 마지막 조선 엔지니어인 것 같습니다.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외국에서 도면을 사와서 해석을 한 뒤 우리의 실정에 맞게 다시 재작업하여 선박을 건조하였지만,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우리 손으로 모든 설계와 디자인을 하고 세계 최초 및 최대의 선박을 건조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통 한국의 조선업은 ‘세계 최초, 최대’ 등의 수식어가 가장 많이 달린 산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손꼽는 성과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권 세계 최초, 최대는 너무나 많지요. 그중에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성과도 있어요. ‘야말 프로젝트’라 불리던 것인데 단일 계약 사상 최대 규모인 5조 원짜리 프로젝트였습니다. 북극 쇄빙 LNG선을 자체 설계로 수행하여 15척 모두를 계획 대비 조기에 인도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선박들이 지금 북극을 누비며 액화천연가스(LNG)를 운반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 이후 대한민국 선박 제조 기술은 더 이상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고 자부합니다. 당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도 “북극 항로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라고 평가했을 정도입니다. 조선산업은 개별수주 산업입니다. 자동차처럼 레디메이드(Ready-made)가 아니라 철저한 오더메이드(Order-made) 산업입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맞춤양복’을 만드는 일과 같다고 할까요. 하나하나 선주의 요구에 따라 맞춤 제작되기 때문에 겉으로는 모든 배가 똑같아 보여도 세상에 같은 배는 하나도 없습니다. 일본은 선주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설계 능력이 부족해서 자동차처럼 대량 생산으로 제작해 싼값에 공급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자동차로 치면 옵션이 없는 거죠. 요즘 선주들은 이런 제품을 원하지 않습니다. 통 전무님의 영문 성함 ‘오딘’이 현지에서 화제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권 오딘은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노르웨이 바이킹의 신입니다. 제가 북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노르웨이나 덴마크, 스웨덴 등의 선주들 중에는 ‘Oh My God!’ 하면서 반기는 분이 많습니다. 노르웨이 전임 주한대사의 이름도 토르하임인데 ‘토르가 사는 집’이라는 뜻이에요. 토르는 천둥의 신이고요. 이름이 인연이 되어 한국과 노르웨이 사이의 기술 교류 및 문화 교류의 기회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영업의 기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해외 출장을 가면 선주들을 만나기 전에 반드시 그 지역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들릅니다. 통 조선업계의 글로벌 침체 속에서 우리나라가 7년 만에 1위를 탈환했습니다. 현장을 읽는 감각이 누구보다 탁월하실 텐데요, 한국 조선업 부활의 배경을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권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이 세계 1위를 지켜왔습니다. 블록조립 개념으로 선박을 건조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러나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에도 현대조선을 필두로 대우, 삼성 등 대형 조선이 탄생했고, 1980년대에는 자체 설계 기술로 경쟁력을 갖추면서 일본의 기술을 앞서가기 시작했어요. 2000년대 들어서면서 한국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수주량에서도 일본을 밀어내고 세계 1위가 되었습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조선소 랭킹 1위에서 7위까지가 전 세계 조선소 랭킹 1위에서 7위였습니다. 우리나라 산업 역사상 어느 산업도 그런 예가 없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저임금의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수주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기술력의 한계로 선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런데 2000년대 후반부터 중국 시장이 부상했어요. 정부 차원에서 조선소가 통폐합되고 자국 발주가 엄청나게 이루어지면서 수주 1위 국가가 된 거지요. 하지만 중국은 아직 선박 건조 기술이 벌크선처럼 저부가가치 선박에 머물러 있어 처음부터 경쟁상대는 아닙니다. 중국의 저가 전략에 밀려 고전하던 우리나라의 조선업은 최근 친환경 이슈가 대두되면서 부활하고 있습니다. 태풍의 신으로 숭배되었던 북유럽 신화의 최고신 ‘오딘’ 통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에 따른 친환경 이슈가 우리나라 선박업계 부활의 호재라는 말씀이신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권 2020년 이후에는 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의 배출 규제를 넘어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를 비롯한 온실가스(GHG) 규제가 매우 강하게 해운산업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선박의 CO₂ 배출량은 선형 개발, 에너지 절약장치, 운항최적화 기법 등을 사용하면 50%까지 절감이 가능합니다. 이를 위한 자체 기술 개발과 그 기술을 융복합할 수 있는 곳은 대한민국의 조선소밖에 없습니다. 물론 지속적인 기술력 개발과 더불어 원가경쟁력 확보에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든 추월당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일본에 비해 LNG선 건조 기술은 늦게 시작하였으나 특화된 엔진 기술, 카고탱크 기술, 재액화 기술 등은 한국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한국이 4세대 기술을 보유했다면 중국과 일본은 아직 2세대 내지 3세대 기술을 겨우 소화하고 있으며, 한국의 조선 인력을 데려가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세계에서 제일 많은 LNG선의 건조 실적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SOLIDUS’라는 탱크 시스템, PRS(Partial Re-liquefaction System)라고 불리는 자동재액화 시스템 개발 및 최초로 고효율 엔진을 도입하고 자체 설계한 북극 쇄빙 LNG선의 성공적인 인도를 마쳤습니다. 통 환경 규제 강화로 선박업계가 어떻게 바뀔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권 앞으로 CO₂ 배출이 많은 선박은 탄소배출세를 많이 내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가전제품을 살 때 앞면이나 옆면을 보면 1~5단계로 나뉜 효율등급이 보이듯이, 선박의 CO₂ 배출에 대해서도 같은 수준의 등급이 매겨질 것입니다. 현재에도 많은 화주가 친환경 선박에 자사의 제품을 운반하여 친환경 이미지를 높이는 노력을 합니다. 선박 파이낸싱(Financing) 관련 은행들도 친환경 선박에만 투자를 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있어요. 따라서 이제는 더 이상 ‘저가’를 내세워 선박을 만들면 운항하기 힘들다는 것을 중국이나 일본도 잘 알고 있을 테지만, 문제는 기술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1980년대 이후 레퍼런스 없는 맨땅에서 치열하게 공부하고 전 세계의 자료를 뒤적이고, 동료들과 밤새워 고민했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하나하나 쌓아온 결과가 이제 친환경에 대한 우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환경 규제가 강화될수록 우리에게는 더 유리하게 바뀔 것으로 예상합니다. 통 조선업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고 계신지요. 권 선원의 해상생활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동화 및 예측 기능, 본사와의 직접 정보 교환, 안전, 그리고 선내 편의시설 등의 확보가 중요한 이슈로 다가왔습니다. 선박의 설계 및 장비에도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IoT), 사이버 보안(Cyber Security) 등의 기술이 반영되며, 빅데이터를 통한 운항 최적화와 원격 제어 등의 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무인화와 관련된 국제 규정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군함을 선두로 머지않아 무인 화물선이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에서는 스마트 조선소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IoT 기반 전 공정의 정보수집, 즉 모든 장비 및 사내 물류의 데이터 센싱에서 출발하여 이를 빅데이터화하고 가공해 인공지능 기반의 정보화를 이용한 설계-생산-경영에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스마트 야드를 넘어서 스마트 십까지 이어지며, 상선뿐만 아니라 해양제품 및 특수선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스마트 기술은 친환경 기술과도 접목되어서 연비절감은 물론 오염배출 저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선가를 넘어서 CO₂ 배출 제로에가장 연료를 적게 먹는 친환경과 무인화에 가까운 자동화를 갖춘 선박 기술을 꾸준히 개발한다면, 미래는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응답하라 무역정책
코트라 무역사절단 해외수출판로 확대 지원

글 편집부 (자료 출처 : 코트라 발간 <세계시장, 문을 열면 희망이 보인다> 중 무역사절단 성공사례) 사진 한경DB 중소기업이 해외 바이어를 직접 만날 기회를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코트라의 ‘무역사절단 사업’이다. 이 사업은 중소기업에 해외에서 현지 바이어와 직접 수출 상담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 Question 현지에서 바이어들을 직접 만나고 싶습니다.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신규 거래선을 확보하고 싶어도 해외 바이어를 직접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부에서 해외 바이어들과 직접 만나도록 주선해주는 지원사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무역사절단 사업을 활용해보세요. 어려운 대외환경 속에서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중소·중견 기업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무역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도 우리 기업에 닥친 수출 환경은 녹록지 않습니다. 각종 세이프가드 및 고관세 부과 조치로 가시화된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와 후발 개발도상국의 추격으로 인한 경쟁 심화 등이 수출기업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수출기업의 걱정을 덜고 해외시장 진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수출 마케팅 사업이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그동안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견인해 온 코트라의 무역사절단 사업입니다. 코트라는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과 세일즈단을 구성한 뒤 해외로 파견하여 현지 바이어와의 수출 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수출 상담에 필요한 모든 활동을 현지 코트라 무역관에서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제품에 관심 있는 바이어와의 상담 주선은 물론 상담 진행과 관련된 통역, 이동수단, 상담 장소 등 일체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만 항공비, 숙박비, 현지에서 발생하는 개인경비 등은 참가기업이 부담하셔야 합니다. 중남미 종합 무역사절단으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수출상담회에 참가한 중소기업 관계자가 현지 바이어와 수출상담을 하고 있다. Question 어떤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무역사절단은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사업으로서 수출을 처음 시작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수출역량이 우수한 기업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업은 수출을 처음 시작하고자 하는 기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수출을 처음 하는 기업이라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 마련이지요. 무역사절단 사업의 경우 모든 계획이 사전에 주관기관에 의해 세팅되어 있습니다. 무역사절단에 참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외판로를 개척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게 됩니다. 감말랭이를 해외에 수출하는 ㈜청도원감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작은 농업법인인 ㈜청도원감은 2017년 무역사절단에 참여해 처음으로 캐나다 시장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청도원감이 어려워하던 수출 비즈니스 관련 업무는 현지 무역관에서 마치 자기 일처럼 꼼꼼하게 업무를 도와 메일교신부터 계약서 작성, 바이어들의 크고 작은 요구에 대한 대응방법까지 종합적이고도 면밀하게 지원했습니다. 수출 역량이 우수한 기업들도 무역사절단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낸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무역사절단은 기본적으로 우리 기업과의 상담을 희망하는 바이어를 소개해줍니다. 따라서 질적으로 우수한 상담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트라라는 국가 공공기관의 지위를 활용하기 때문에 현지의 수준 있는 기업들과의 접촉을 생각보다 쉽게 이끌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품질 천막지를 수출하는 수출 주력기업 ㈜나라산업도 무역사절단 사업에 참여해 수출 다변화에 성공한 기업입니다. ㈜나라산업은 2006년부터 무역사절단의 도움을 받아 비즈니스 기회를 만드는 데 성공해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을 하던 기업이었습니다. 2014년에는 2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할 만큼 수출역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후 동남아시아를 넘어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신규 거래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신규 바이어를 발굴하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2017년 4월 대구경북 러시아·CIS종합무역사절단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사절단 참가 2개월 만인 2017년 6월 1차로 2만8,000달러 수출을 성약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2차로 3만 달러 추가 수출이 이어졌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사절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기업들의 대표나 담당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아 이를 통해 유익한 정보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특히 코트라 무역사절단에 참가한 기업들은 무역사절단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이득으로 성약 그 자체보다도 바이어를 직접 만나면서 시장을 보는 안목을 기르게 되었다는 점을 많이 꼽고 있습니다. 무역회사를 통해 수출할 때에는 바이어와 한 다리 건너 소통해야 하므로 바이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바이어들을 직접 대면하고 현장에서 피드백을 받게 되니 신제품을 개발할 때도 시장의 수요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 신청대상 기업내수·수출 초보기업, 벤처기업 등 해외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 · 지원비용참가비(상담공간 임차료, 상담주선용역비, 통역비 등) 무료 ※개인 여행경비 (숙박비, 항공비 등)는 참가기업이 부담 · 지원사항신청 품목에 대한 방문국가별 시장조사 보고서 작성·제공 방문국별 전문 바이어와 1:1 수출 상담회 개최 해외시장 정보제공, 코트라 브랜드를 활용한 홍보활동 기회 제공 수출상담 사후 AS 지원 · 문의처코트라 수출기업화팀 02-3460-7330, 7331

FTA 사용설명서
2020년 FTA 지원사업 7개 정부부처 14개 유관기관 총집합!

정리 편집실 지난 2월 11일부터 산업통상자원부는 자유무역협정(FTA) 지원사업을 통합 공고했다. 7개 정부부처와 14개 유관기관이 2020년에 실시할 FTA 지원사업을 소개한다. 이번에 공고한 FTA 지원사업은 ① FTA 활용촉진(11개 사업, 106억 원) ② FTA 해외시장진출(15개 사업, 3,147억 원) ③ 산업경쟁력 강화(9개 사업, 2,017억 원) ④ 한중 FTA 활용지원(5개 사업, 382억 원) 등 4개 분야 40개 사업으로 5,652억 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이는 작년(39개 사업, 5124억 원) 대비 약 10% 증가한 규모다.(세부사업 내용은 51p 참조) 한눈에 들어오는 ‘7개 정부부처와 14개 유관기관 FTA 지원사업’ 첫째, FTA 활용촉진 지원사업은 기업들이 FTA 특혜관세 적용 요건인 ‘원산지 증명’을 효과적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면 OK FTA, 찾아가는 FTA, YES FTA 등 FTA 활용 컨설팅과 원산지관리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이 포함된다. 또한 취업연계형 FTA 실무인력 양성, 대학 FTA 강좌 지원 등 전문인력 양성도 진행한다. 둘째, FTA 해외시장진출 지원사업은 기업들이 FTA 체결 상대국의 시장에 진출하도록 돕는다. 수출바우처, 비관세장벽 애로 해소, 농식품 20대 수출상품 집중 육성, 해외전시회 참가지원, 해외인증 획득 지원 및 무역보험 등 정책지원을 제공한다. 셋째, 산업경쟁력 강화 지원사업은 통상조약 체결의 영향으로 매출감소 등이 우려되는 국내기업이 무역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무역조정자금 지원, 축산물 브랜드 경영체 지원, 어업재해보험, 어업인 긴급경영안정자금 등을 통해 단기자금 조달 및 장기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넷째, 한중 FTA 활용지원사업은 특히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차이나데스크 현장방문 컨설팅, 무역기술장벽(TBT) 대응, 농식품 물류체계 구축 등 종합적인 애로 해소 지원을 제공한다. 자세한 내용은 산업통상자원부(motie.go.kr), ‘FTA 강국, 코리아’(www.fta.go.kr), FTA종합지원센터(okfta.kita.net)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열람할 수 있다. FTA 원산지관리시스템 종합컨설팅 수출기업과 협력기업 간 원산지 관리 지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8년부터 FTA 활용촉진 지원사업의 하나인 ‘FTA 원산지관리시스템 종합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수출기업과 협력기업 간 원산지 관리 협업에 도움을 주는 데 목적이 있으며 매년 10여 개 기업군(모기업+협력기업)이 혜택을 받았다. 참여기업은 수많은 납품업체 부품들의 원산지 관리가 쉬워지고 사후 검증에도 대비하게 되어 업무효율화 측면에서 만족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는 사업 규모를 확대해 총 20여 개 수출기업군(수출기업 1개당 공급망으로 연결된 협력기업 10개사 내외)을 지원한다. 다음의 기본요건에 해당하면 신청할 수 있고 소정의 심사를 거쳐 지원효과가 큰 기업을 우선적으로 선정한다. 선정된 수출기업과 그 협력업체는 경험이 풍부한 관세사에게 수출품목 전체(원재료 포함)의 품목분류 검토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업무 담당자는 FTA 기본교육, 시스템 운영교육 등 원산지 관리 필수교육을 현장에서 받을 수 있다. 2020년에는 기업 환경에 따라 ‘서버형’과 ‘웹서비스형’으로 나누어 지원을 받는다. ‘서버형’은 기업이 보유한 서버 안에 원산지관리시스템을 설치하여 물리적으로 독립 시스템 운영이 가능하며, ‘웹서비스형’은 Open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방식으로 비교적 간단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연계 개발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시스템 운영이 가능해 중소기업에 적합하다. 신청기간은 2020년 4월 3일까지로,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서둘러서 수출역량 강화에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지원 대상 기본요건 1사업 직전연도(2019년) 수출실적이 있을 것 2공급 또는 수출 제품을 직접 제조할 것 3ERP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을 것 4FTA 원산지 관리 목적으로 협력기업에게서 원산지확인서를 수취해야 하는 경우일 것

집중조명
최근 해양환경 규제와 국내외 조선산업 동향 훈풍 부는 한국 조선산업

글 김영훈 경남대학교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 사진 한경DB 경기침체를 겪던 조선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전 세계 초대형 LNG 운반선 발주물량을 싹쓸이 수주하는 저력을 보이며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중국을 제치고 2년 연속 수주 1위의 실적을 거두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국내 조선업계가 실적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조선업이 회복세를 보이는 배경과 수주 현황을 알아보고 향후 한국 조선업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요소들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2019년 12월 21일 대우조선해양이 옥포조선소에서 건조한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의 진수식 모습.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상오염물질 배출 감소를 위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탄소(CO₂) 등의 선박 배출가스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적용될 SOx 배출 규제는 기존 배출규제해역(ECA) 외 모든 해역에 걸쳐 황 함유량을 3.5%에서 0.5% 수준 이하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저유황유 사용이 늘어나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LNG 연료 추진선 신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저황유 벙커링 항구 로테르담에서는 LNG 선박 연료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석유 연료 판매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는 세계 최대 벙커링 항구인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전 세계 11개 국가의 주요 항구에서 개방형 스크러버(Scrubber) 설치 선박의 입항을 제한한 상태다. 개방형은 바다에서 물을 끌어다 사용한 뒤 다시 바다에 방류, 바닷물의 소금 성분이 황산화물의 산 성분을 희석시키는 방식이다. 2013년 이후 인도된 선박들은 2011년 1월 시작된 ‘IMO NOx Tier II 규제’로 인해 전자제어 엔진(ME Type)을 탑재하고 있어 LNG 추진 엔진으로 개조 및 변경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2013년 이후 인도된 7,000여 척의 중고 선박은 LNG 추진 엔진에 대한 개조 수요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2008년 기준으로 2050년까지 선박의 CO₂ 배출가스를 총량 기준으로 50%, 개별선박 기준으로 70%를 줄여야 하는 IMO 2050 규정도 선주사들의 고민거리다. IMO 규제 일정을 보면 2023년까지 IMO 2050을 달성할 방법을 확정하고, 2030년까지 2008년 CO₂ 배출 총량의 40%를 줄여야 한다. 선박의 통상적인 내용연수가 25년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선주사들은 2050년 규정을 고려하여 선박 추진 방식을 결정해야 하는 압박이 다가오고 있다. 기존 디젤엔진은 불가능하고, 암모니아 연료 추진, 전기-배터리 방식, 수소 연료, LNG 연료 추진 등을 고려할 수 있으나 현실적인 기술력을 감안할 때 중단기적으로는 LNG 연료 추진이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2018년 10월부터 조선해양 관련 시황 통계를 제공하는 클락슨에서도 기존 중고선과 강화된 국제해양 규제에 부합하는 친환경 선박(Eco-ship) 용선료를 분리해 제공하고 있다. 즉 운임과 용선료의 가격 결정에서 규제와 연비가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다. 향후에도 이러한 이유로 인해 기존 저연비 친환경 요소가 부족한 선박은 해운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으며, 신조선 교체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조선시장, 최근 소폭 회복세 지속 세계 조선시장은 2016년 이후 소폭적인 상승세를 지속했으나 2019년에 들어와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부진 및 IMO의 환경 규제에 대한 관망세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선박 발주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LNG선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종 가격도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2019년 세계 신조선 수주량은 2,52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GT(총톤수) 기준으로 보면 전년 대비 30%가량 급감했으나 금액 측면에서는 8% 감소에 그쳤다. 그 결과 지역별로는 우리나라가 LNG선을 집중 수주해 시장점유율 37.3%로 2018년에 이어 중국(33.8%), 일본(13.0%)을 제치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선종별로는 크루즈선과 LPG선이 전년 대비 30% 내외 증가한 데 반해 그 외 선종은 감소했다. 2019년 지역별 수주잔량을 보면 지역별 대외경쟁력이 높은 주력 선종 분야를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LNG선 수주잔량이 전체의 45.7%로 가장 높으며 탱커 21.7%, 컨테이너선 20.8%인 데 비해 벌커는 3.4%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대형 조선소가 세계시장에서 대외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데 반해 중소형 조선 분야의 다수요 선종인 벌커 생산 기반이 거의 붕괴된 결과로 보인다. 2019년 세계 조선시장의 지역별 점유율(단위: 백만CGT, %) 반면에 중국은 벌커 38.8%, 탱커 17.5%, 컨테이너선 16.2%를 차지해 기술력보다는 가격경쟁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도 벌커가 53.3%로 매우 높다. 표준선형화 및 공정자동화에 따른 벌크 선종 특화에 주력한 결과다. 유럽은 총 수주잔량의 79.3%가 크루즈선으로 동 선종에 대한 독과점적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조선 경기가 지난해에는 다소 침체되었으나 올해에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LNG 물동량의 지속적인 확대, IMO 2020 환경 규제 시행 및 건조 단가 상승 등 긍정적인 영향으로 지난해에 비해 발주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클락슨은 2020년의 세계 발주량을 3,850만CGT로 전망했으며, 국내 관련 연구기관에서도 전년 대비 20% 이상의 발주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산업구조 재편과 친환경·스마트 기술개발 활발 주요 조선국을 중심으로 산업구조 재편이라는 큰 틀에서 산업구조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가동 조선소 수도 2009년 924개를 정점으로 2018년에 379개사, 2019년 10월 현재 347개사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건조 능력도 2012년 6,330만CGT에서 지속적으로 감축되어 2019년 3,890만CGT로 2012년 대비 39%가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같은 기간에 49%, 유럽과 한국이 32%, 일본이 22% 감소했다. 일본도 2000년대 세계 조선 호황시기에 정책적 판단으로 세계시장에 적극 참여하지 못했다. 이는 1980년대 세계 조선 장기불황 당시 대폭적인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건조시설과 인력을 대규모 감축하면서 건조 능력을 절반가량 축소한 데 따른 결과였다. 특히 조선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시스템을 대폭적으로 축소하면서 최근에는 조선 인력의 고령화 심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신규 인력의 유입이 소극적이다. 다양한 설계엔지니어링의 한계, 생산공정의 숙련기능 인력 감소 등이 발생하고 있어 해외인력 도입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 기반 인프라의 한계에 대응하여 제반 고정비용을 줄이면서 산업자원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업체 간 기술 제휴, 자본업무 제휴, 전문 설계인력 공동 활용, 생산공정의 협업화 등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2019년부터 일본의 1위 업체 이마바리와 2위 업체 JMU가 거의 합병에 준하는 자본업무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와의 경쟁을 의식하면서 중국 업체와의 기술협력을 포함한 지속적 산업구조 재편으로 산업인프라 및 생산 기반의 통합화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중국도 2019년 11월에 1위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CSSC)과 2위 중국선박중공(CSIC)을 합병, 중국선박공업그룹(CSG)으로 새롭게 출범시켜 산업자원을 통합화해 비용절감 및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고 있다. 일본, 중국 등 경쟁국의 지속적인 산업구조 재편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건조 능력 대비 선박 수요가 절대적으로 적은 세계 조선시장에서 한·중·일 경쟁은 기업 간 경쟁과 국가 간 경쟁 형태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조선 분야에서의 경쟁우위 요소는 선종에 따라 차별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기술난이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종은 기술력이 경쟁의 원천이며, 기술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해운시장에서의 주류 선종은 가격이 경쟁의 원천이다. 중국의 국영 조선해운그룹인 CSSC는 2017년에 프랑스 CMA-CGM사로부터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을 수주해 지난해 인도할 예정이었으나 건조기술 부족으로 인도일을 2020~2021년으로 1년 이상 연기했다. 시리즈 선박은 금융 문제로 인도가 지연된 적은 있어도 기술이 문제가 돼 지연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로 중국의 건조기술력 문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국영조선소 후동중화는 자사가 건조한 LNG운반선 글래스톤호가 호주 근처에서 고장으로 멈춰 수리를 했지만 선체 결함을 인정하고 결국 폐선을 결정했다. 한편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춰 친환경·스마트 선박에 대한 기술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국제 해양환경 규제 강화로 선박연료의 친환경성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마트 적용을 통한 선박의 성능, 품질 향상에 선주사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각 조선소에서는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을 위해 기존 자동화를 초연결성(IoT), 초지능성(AI) 등으로 통합화하는 스마트 생산공정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조선산업 구조가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경쟁구조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선산업 생태계에서의 최종 포식자는 기존 조선소에서 선박, 건조 공정상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플랫폼 등을 주력 사업 영역으로 하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롤스로이스(Rolls-Royce), 콩스버그(Kongsberg) 등을 들 수 있다. 선박연료의 친환경성은 IMO 환경 규제에 부합하는 LNG 연료 추진이 현실적인 방안의 하나로 고려되고 있다. 실제로도 현재 발주되어 운항되고 있으며, 선주사들도 관망세에서 벗어나 신규 발주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LNG선이 얼음을 깨면서 운항하고 있다. LNG선 수주 독식과 산업구조 조정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2019년에 미중 무역분쟁 등 수주 환경 여건의 일시적 변동으로 세계 조선시장에서의 발주가 예상과 달리 감소해 전반적으로 시황 회복세를 지속하지 못했으나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수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약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174K급 LNG선이 51척 발주되었는데 우리나라는 이 중 48척, 94.1%를 수주함으로써 LNG선이 수주 독식한 주력 선종이 되고 있다. 또한 23K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해서는 총 15척 중 11척을 수주하여 세계 수주량의 73.3%를 차지했으며, 30만 톤 이상의 용량을 가진 초대형 유조선(VLCC)도 31척 중 18척, 58.1%를 수주하여 비교적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신조 물량이 절대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LNG선을 집중 발주함으로써 어려운 시기를 넘어가고 있다. <표 1> 최근 국내 조선산업의 조선지표 추이 ※자료 :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표 2> 조선산업 주요 경쟁국의 자국물량 발주 비중(단위 : %) ※자료 : 클락슨 자료(CGT 기준)를 토대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서 작성한 내용에 바탕을 둠. 2019년 국내 조선산업의 수주량은 총 1,013만CGT로 전년 대비 15.6% 감소했다. 2017년과 2018년에 내수 노후선 대체 및 해운산업 규모의 확장 과정에서 이미 발주된 물량이 많아서 2019년에는 상대적으로 국내선 비중이 대폭 감소했다. 선종별로는 LNG선 43.3%, 탱커 30.6% 및 컨테이너선 16.7%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건조량은 최근 수주물량 확대에 힘입어 국내선, 수출선 모두 전년에 비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탱커 44.3%, LNG선 25.4%, 컨테이너선 18.9%를 차지했다. 2019년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수주잔량은 총 487척, 2,337만CGT로 전년 대비 척수, 물량이 각각 3.8%, 4.6% 증가했으며, 이는 2년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의 작업물량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조선소 중 해외 마케팅 활동은 대형 조선소 빅3 및 현대계열 조선소, STX조선이 주로 하고 있다. 반면 성동조선해양은 매각 과정으로, 한진중공업은 특수선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상선의 수주실적이 거의 없다. 세계 조선시황의 불황과 신조물량 급감에 따른 영향으로 국내 빅3 조선소와 중소형 조선소에 대한 산업구조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경쟁국 일본 및 중국과 유사하게 우리나라도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올해에도 글로벌 LNG 수요 증가에 힘입어 LNG선 신조 발주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에 카타르의 왕자가 60척의 LNG선 신조 입찰에 우리나라 조선소의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카타르 LNG선 수요는 확정분 40여 척과 옵션분 40여 척을 포함해 노후 LNG선 대체 20여 척 등 향후 10년 내에 100여 척의 LNG선 발주가 기대되는데 우리나라 조선소가 수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일부 선종의 편식적 수주 독식은 오히려 발주 편차에 대한 영향, 독과점적인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올해는 각 조선소가 차별적 주력 선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되 국가 전체적으로는 LNG선을 기반으로 주력 선종의 다양화 전략이 더 적극적으로 요구된다.

마주보기
차이나 리스크 속 중국과의 바람직한 미래 파트너십 방향은?

위드 차이나의 길 정리 김선녀 기자 사진 박충렬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차이나 리스크의 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각계 전문가에게 한중 통상은 물론 금융 및 외환, 비즈니스 관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차이나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중국과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관계에 관해 모색해보았다. 좌측부터 이치훈 부장 국제금융센터 중국팀 이원석 팀장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통상지원센터 천용찬 연구위원 현대경제연구원 여러 방면에서 밀접한 중국과의 관계 따로 떼어낼 수 없어 이치훈 부장 무역이나 직접투자뿐 아니라 금융 전반적으로 밀접한 상황이라 중국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원석 팀장 국가 차원에서도 차이나 리스크를 대비해야겠지만 중국 의존도 높은 기업은 특히 잘 관리해야 한다. 천용찬 위원 중국의 글로벌가치사슬에 문제 생기면, 그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우리에게도 영향이 올 것이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미중 분쟁, 코로나19 등 더욱 빈번해지는 차이나 리스크 속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이치훈 부장 중국과의 관계는 지속해서 강화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제 관계는 무역이나 직접투자뿐 아니라 외환시장, 금융투자, 나아가 은행 차입 등 금융 측면에서도 매우 밀접하다. 일례로 원화의 대미 달러 환율이 위안화에 동조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콜 거래 시장에서 중국계 은행이 전체의 60%가 넘은 지 4~5년 정도 되면서 한중 간 외환시장도 밀접해졌다. 채권투자의 경우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외국인 투자 1위로 부상한 이후 미국과의 격차가 현재 3배로 늘어났다. 은행 차입금도 중국계 은행을 포함할 경우 국내 은행의 대외 차액이 1위다. 이렇게 무역이나 직접투자뿐 아니라 금융 전반적으로 밀접한 상황이라 중국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내수시장의 진출 여부가 우리 경제의 중장기 성장을 결정지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근래 들어 미국의 압박과 자체의 필요성에 의해서 중국 시장 개방이 가속되고 있어서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원석 팀장 우리나라 무역은 지금까지 중국 발전에 편승해 여러 가지 면에서 중국이라는 성장주에 잘 투자해 기회를 잘 이용해왔다. 하지만 사드, 미중 분쟁, 그리고 코로나19까지 최근 몇 년간 일어난 사태를 통해 중국이 우리에게 언제나 기회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학습했다.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량의 25%를 수입하는 나라다.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면 대중 무역의존도는 더 심하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기업 4만6,000개 가운데 34%가 중국으로 물품을 수출하고 있다. 전체수출량의 25%도 크지만 수출기업 수로 따지면 중국 비중은 더 높다. 34%의 중국 수출기업을 더 조사해보면 총 1만5,800개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자사 물품의 50% 이상을 수출하며, 그중 23%는 100% 중국에만 수출하고 있다.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나라 경제도 문제지만 중국에 몰방하는 기업으로서는 더 큰일이다. 국가 전체적으로도 대비가 중요하지만, 개별 기업 차원에서도 차이나 리스크를 잘 관리해야 할 때다. 천용찬 위원 중국은 현재 세계 최대 공장을 넘어 최대 소비 국가로 성장하고 있다. 기술력 향상 속도가 빠르면서도 선진국보다 요소 비용까지 저렴해 글로벌가치사슬(GVC; Global Value Chain)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직접투자에 관한 얘기를 하자면, 2018년 기준 한국의 전체 해외진출 법인 수 중 29%가 중국을 향해 있다. 2014년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단일 국가 기준 30% 가까이 차지한다는 것은 상당한 양으로 우리가 중국의 가치사슬에 편승하고 있는 비중이 크다고 볼 수 있다. 30%에 해당하는 기업의 수는 1,475개인데, 이들 기업이 벌어들이는 매출액이 전체 우리나라 해외진출 기업의 매출액 대비 22.6%다. 금액으로는 2018년 기준 연간 1,420억 달러 정도인데 이 중에서도 36.6%에 해당하는 520억 달러는 한국 본사와 연결된 매출이다. 2월 중순까지 우리나라의 입출항 횟수로 보면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중국 쪽 물류다. 상하이, 닝보저우산, 칭다오, 광저우, 선전, 홍콩 등 글로벌 항구의 물동량이 지난 1~2월 통계만 봐도 이전 물량보다 50% 줄었다.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물류 작동을 못 하니 피가 흐르지 않는 것과 같다. 이것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가치사슬에 엮여 있는 우리나라 역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차이나 리스크의 요인은 다양화 되고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 이원석 팀장 중국이 앞으로 타국과 겪을 무역분쟁에서도 우리나라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천용찬 위원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 외 경쟁 국가와의 경쟁력 차이가 모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이치훈부장 중국의 영향으로 인한 경제성장 둔화와 이로 인한 소비 심리 냉각이 큰 문제다. 차이나 리스크가 나타나는 분야는 더욱 다양화되고 영향력은 확대되었다. 중국은 이제 우리에게 변수가 아닌 상수인가? 이원석 팀장 미중 분쟁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주요한 통상 이슈다. 양국은 최근 1단계 합의에 이르렀지만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알 수 없다. 독특한 경제구조를 가진 중국이 적극적으로 자국 산업을 키워나가는 상황에서 미국을 포함한 제3국과의 통상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생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예를 들어 미국에 수출할 때 우리 기업은 언제나 중국 기업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데, 미국이 중국을 규제하더라도 잠시 잠깐은 우리에게 이득이겠지만, 그 규제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든 틈을 타 우리가 대미 수출을 대폭 늘린다면 그 수입규제 화살은 나중에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다. 중국과 우리가 너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중국이 타국과 일으키는 무역분쟁에서도 우리가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우리가 겪는 가장 큰 차이나 리스크가 아닐까 생각한다. 천용찬 위원 기업들에 원자재나 중간재 조달에서 가격과 수급은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다. 두바이유는 최근 한 달 사이 16%나 가격이 내려갔고, 철광석, 아연, 구리, 마그네슘 등 산업에 널리 쓰이는 광물 가격 역시 급락하거나 급등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특히 한국은 희소금속의 95%를 수입하는데 중국이 생산을 못 하니 당연히 가격이 폭등했다. 세계시장에서 중국의 중간재 생산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 생산요소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 중소기업이 받는 직접적인 충격이 많겠지만 현금이 풍부한 대기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우리는 중국뿐 아니라 일본이나 대만 기업과도 직접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 대만이나 일본은 특정 품목별로 쪼개서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1위 품목이 우리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리스크가 분산되어 있다. 따라서 차이나 리스크를 받으면 이들 국가는 우리나라에 비해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우리의 입지는 글로벌 시장 내에서도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치훈 부장 차이나 리스크는 사실 몇 년 전부터 계속해서 이어져 왔고, 그로 인한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다. 하나는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에 따른 우리의 동반 성장 둔화다. 외국에서는 한국과 중국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둔화하면 우리나라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이 공식처럼 일반화되어 있다. 또 하나는 경쟁의 심화다. 중국의 산업이 고도화되고 자체 조달하는 양이 많아지면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국내 소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엄청난 양의 인력과 거대한 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중국의 빠른 성장으로 중국의 파워는 무척 위협적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리스크는 대략 관광, 대중국 수출, 부품조달의 공급망 교란, 국내 생산 및 소비 위축으로 볼 수 있다. 이 네 가지가 유기적으로 상호 연결되어 경제적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길어지면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산업이 영향을 받을 것이고 이에 따른 경제 심리 냉각이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 경제의 비중 단위 % 자료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orld Bank)·국제결제은행(BIS·중국 국가통계국·국제금융센터) 단기적으로는 수출 방식의 변화와 새로운 시장 개척 통해 리스크 완화 천용찬 위원 차이나 리스크에 대응하고 회복할 수 있는 자체 체력을 키워야 한다. 이치훈 부장 무조건적인 중국 수출 축소보다는 시장 변화에 맞춘 진출 변화가 필요하다. 이원석 팀장 수출 시장 다변화 고려 시 해당 국가에 대한 리스크를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천용찬 위원 과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교란한 동일본 대지진, 세계 전자산업에 충격을 줬던 태국 대홍수, 그리고 최근 코로나19 사태 등 일련의 사건을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이 국가 간 서로의 이익을 취하지만 동시에 리스크도 함께 지고 가야 하는 구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한국 기업은 이런 리스크에 회복이 강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회복 탄력성을 길러야 한다. 쉽게 말하면 우리의 자체 체력을 키워야 한다. 중국 생산 기지를 요소 비용이 낮은 동남아로 이전하는 노력은 이미 실행되고 있다. 더불어 최근 중국 기업과 4차 산업이 접목된 분야에서 새롭게 경쟁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새로운 리스크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코어(Core) 기술을 확보해 고품질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만 부가가치를 많이 가져올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또한 내수시장을 키우려면 토양이 깨끗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반기업적인 정서 확산을 지양하고 기업의 성장을 어렵게 하는 규제들을 줄여야 한다. 이치훈 부장 진출 방식 또는 진출 분야에 대한 전환이 필요하다. 중국 시장 진출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기보다 중국의 변화에 맞춰서 서비스 소비시장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 아시아 등 가치사슬 승계 국가로의 확대 방안도 많았지만 최근 베트남도 이미 진출 과대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일어난 일이 아시아 국가에서도 반복될 수 있으니 세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은 여전히 편리한 인접성과 넓은 소비시장 등 기회 요인이 상당하다. 미국의 경우 중국과의 압박 분쟁 속에서도 대중국 서비스 수지가 8년 연속 증가했다. 반대로 우리는 최근 3년간 서비스 수지가 계속 줄어서 2017년 적자로 전환되었다. 이것은 중국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시장 개방이 확대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금융이다. 중국에서의 신규 상장, 펀드 발행 등 중국 자금을 이용해서 사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원석 팀장 결국 답은 수출시장 다변화다. 그러나 누구나 수출시장 다변화를 해야 하는 건 알지만 쉽지 않다. 현재 우리 기업이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신남방·신북방 등 아세안은 물론 인도 등으로까지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나라에도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베트남에서도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베트남 내에서 숙련된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고,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들 국가는 대부분 개도국이라 부족한 인프라, 낮은 시장 투명성 등 그 자체로 내포하는 리스크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특히 베트남은 비시장 경제인 만큼 수입규제 역시 가혹할 수 있다. 수출기업으로서 시장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괜찮지만, 리스크 부분을 충분히 생각하고 가야 한다. 특히 대기업과 비교해 중소기업은 그에 관해 연구할 여력이 없다. 따라서 지원기관, 연구기관, 정부 등은 수출 다변화 대상 국가와의 교역 투자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와 이것을 줄이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책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더불어 진출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유턴 기업에 대한 정책 역시 더욱 촘촘해져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제고하고 중국 내 네트워크 강화해야 이치훈 부장 문화·정치적 특성 살린 국가 경쟁력을 높일 방안 강구해야 한다. 이원석 팀장 고품질 소비재 개발로 중국에 필요한 국가가 돼야 한다. 천용찬 위원 중국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하다.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나아갈 바람직한 관계는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치훈 부장 상호보완적인 관계 유지가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경쟁력 제고 없이는 서로 윈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협력 범위를 제조업에서 서비스와 금융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어떤 존재일까? 긍정적으로 보면 의외로 중요한 나라다. 물론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는 영향력이 작지만 그 안에서 키맨 역할을 할 수 있다. 중국은 우리와 문화적으로 매우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르다. 이러한 문화·정치적 특징을 살리고 우리 가치를 살려서 경쟁력을 발굴해야 한다. 이원석 팀장 지난해 한일 무역분쟁이 심각했을 때, 국내 세미나에 참석한 일본 교수에게 한일 관계가 나아갈 방향을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일본의 친구가 되어달라”라고 말했는데, 일본이 필요로 하는 것을 잘 공급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를 한중 관계에도 대입하면, 우리는 중국이 필요로 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중국이 ‘중국제조 2025’ 등 산업 고도화를 진행하면서 우리나라나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던 중간재를 스스로 만들기 시작한 이때, 우리가 살길은 기술 개발뿐이다. 어려운 과제지만 중국이 필요로 하는 고급 중간재, 고급 소비재를 만드는 것이 결국 정답에 가깝다. 천용찬 위원 중국과 실효성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중국이 선호하는 문화에 맞춰 실효적으로 친한 친구가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불필요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가운데 중국 현지에 파견한 주재원을 100% 철수한 기업도 있다. 개개인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는 선택이지만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중국과의 연속성을 생각하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은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만 네트워크가 집중되어 있다. 전문가 양성이나 활용 등 중국 연구 사례가 적어 중국과 관련한 암묵지가 부족하다. 이런 연구 투자는 이후 장부가로 환산할 수 없는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사태 혹은 반대로 엄청난 이득으로 다가올 수 있는 상황을 결정지을 수 있는 핵심이 될 것이다.

깊이 보기
위험과 기회의 나라, 차이나 리스크에 대처하는 방법

글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교수, 성균중국연구소장, 국가전략대학원장 사진 한경DB 자연현상이나 인간 행위의 결과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리스크(Risk)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모든 국가는 숙명적으로 리스크를 가지고 있고 국정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위기는 발생가능성, 위험성, 복잡성, 지속성으로 구분할 수 있고 이에 대한 특정 국가의 대응수준을 고려해 위기지수를 판별해낼 수 있다. 오늘날 국제사회의 가장 강력한 변수 중 하나는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지닌 중국의 부상(浮上)이다. 중국의 부상(浮上)이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이 되면서 많은 기회를 창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이 체제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사회주의와 민족주의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점차 서구국가들과 ‘가치의 거리’가 벌어질 뿐 아니라 세계경제의 모든 것을 흡수하는 블랙홀이 되어 기존 국제경제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한중 관계와 차이나 리스크의 역사적 궤적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고 대중(對中) 무역의존도가 25%에 달한다. 양국의 인적교류 역시 연간 1,000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차이나 리스크는 실시간으로 한국에 전파될 수밖에 없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발 미세먼지, 원자력 안전, 황허 오염, 해상충돌 등 다양한 갈등이 위기국면을 조성하기도 했다. 여기에 한국과 중국의 국내 정치가 쉽게 안보화(Securitization)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한중 수교 이후 짧은 허니문을 제외하고는 양국의 국가이익을 둘러싼 갈등이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주기도 짧아지고 있으며 휘발성도 높다. 특히 중국이 부상하면서 양국 경제관계는 보완성보다 경쟁성이 강화되고 중국의 한국에 대한 전략적 가치도 줄어들었다. 실제로 중국은 미중 관계의 틀에서 한반도 문제를 처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첫째, 한중 수교 이후 차이나 리스크를 처음으로 각인시킨 것은 2000년 6월에 발생한 마늘분쟁이다. 이 사건은 수교 이후 한중 관계의 밀월기가 끝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국 농협중앙회는 국내 마늘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마늘에 대한 무역구제조치를 요구했고, 그 일환으로 2000년 6월부터 100일간 잠정적 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다. 또한 2003년까지 중국산 냉동마늘과 초산조제 마늘의 관세율을 30%에서 315%로 올리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했다. 이에 중국은 예고한 대로 한국산 휴대폰과 폴리에틸렌 수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보복조치를 단행했다. 중국의 보복조치는 국제관례에 어긋난 것이지만, 당시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자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중국은 휴대폰 수입중단을 해제하고 한국은 단계적으로 중국산 마늘의 관세율을 조정하는 한편 세이프가드 시한을 단축하는 형태로 절충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이 차이나 리스크는 마늘농가 보호라는 국내 정치적 고려가 과도하게 무역문제에 작용했고, 몇 차례 협상안을 수정하는 등 정책적 오류도 있었으며, 당시 농림부와 농협중앙회 등 이익집단이 참여하면서 당초부터 협상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한중 마늘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2002년 7월 마늘사수 궐기대회를 마친 제주지역 농민들이 마늘상여를 앞세우고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둘째, 2002년 중국이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통해 고구려사를 일방적으로 왜곡하면서 인식의 차원에서 차이나 리스크가 부각되었다. 한국은 비등한 여론을 등에 업고 협상과 양보가 불가능한 존재론적 안보(Ontological Security)로 접근했고, 2004년 고구려연구재단(현 동북아역사재단 전신)을 설치하면서 배수의 진을 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2004년 8월 한중 양국은 5개 항의 구두합의에 합의하면서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쟁점은 남겨두고 공동으로 연구하자’는 합의의 골자와 같이 양국 모두 ‘역사문제의 정치화’에 큰 부담을 느꼈다. 당시 중국은 역량을 경제발전에 집중했기 때문에 한중 간 역사 인식의 차이를 제로섬 게임으로 몰고 가기에는 명분과 실리에서 모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후 중국은 청사(淸史)공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지속적으로 역사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고 한국의 민족주의 여론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리스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즉 한중 관계가 나빠질 경우 이러한 쟁점은 쉽게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셋째,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계기로 중국이 안보문제를 경제보복으로 연계한 사건이다. 당시 한미 양국은 북핵 위협에 대응하고자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를 결정하자, 중국은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전방위적으로 보복했다. 비록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10월 말, 이와 관련한 양국 간 ‘협의결과’를 발표하고 급한 불을 껐지만 온라인을 통한 중국 단체관광 모집, 전세기 취항, 크루즈 한국 취항, 자동차 배터리 보조금 지급,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을 규제하는 한한령(限韓令)과 롯데에 대한 경제적 보복현상 등은 해소되지 않은 채로 있다. 실제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상대적으로 중국은 이를 활용해 자국 문화산업 정책을 적극적으로 진흥시키고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기회로 삼았다. 이러한 사드 문제는 미중 관계라는 외생변수가 한중 관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안보와 경제를 연결하는 중국 외교 행태의 리스크라는 점을 방증해주었다. 2017년 6월 7일 오후, 경북 성주골프장에 모습을 드러낸 사드 발사대. 넷째, 2018년 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마찰이다. 이것은 미중 관계가 협력 대신 갈등 국면에 접어들면 한국의 전략적 선택의 난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미중 전략경쟁의 본질은 단순하게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전쟁과 가치경쟁으로 발전하는 등 항상적인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지난 1월 15일 미중 양국은 지루한 협상 끝에 1단계 합의를 도출했다. 중국은 쇼핑리스트를 만들어 미국산 농산품 등을 대량 구매하고 미국도 중국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부분적으로 유예 또는 취소하고,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철회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무역마찰 속에서 양국 모두 상호인식의 차이를 넓혔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불신 속에서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체계 대신 지역가치사슬(Regional Value Chain) 또는 홍색공급망(Red Supply Chain)을 통해 기술 자주화와 제품 국산화를 강화하고자 할 것이다. 한편 미국도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중국의 부상이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대해 도전할 것으로 보고 대중 견제를 강화하고자 할 것이다.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화웨이에 대해 미국이 안보위협을 명분으로 공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삼성 등 우리 대기업이 제3국 시장진출을 확대하는 부수적 효과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을 둘러싼 한중 경쟁구도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류허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부총리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안에 서명했다. 다섯째, 이번 ‘코로나19’ 사태다. 이것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침체를 가져오고 있으며, 무엇보다 취약한 거버넌스 속에서 ‘전염의 공포’가 중국 사회를 덮고 있다. 문제는 이를 해결한다고 해도 중국 사회 전반에 미치는 후폭풍은 상당히 지속될 전망이다. 즉 그동안 중국의 부상은 엄밀한 의미에서 ‘질 좋은 발전(Quality Development)’은 아니었고, 당이 결심하기 전까지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정치시스템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실 전염병과 같은 질병문제가 중국의 가장 결정적 요소(Fault Line)라는 것은 많은 전문가가 여러 차례 밝혀왔다는 점에서 일종의 ‘예고된 위기’인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의 전염병이 매주 1,000여 편 이상의 항공편이 있고 1,000만에 달하는 인적교류가 있으며, 경제적 상호의존이 깊어진 한국에 미칠 영향력은 가공할 수준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일부 조사에 의하면 코로나19로 한국 기업의 62%,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80% 이상이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로 부품 및 소재의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공장가동률이 크게 줄었고, 무엇보다 중국인의 관광으로 최적화된 한국 면세점, 엔터테인먼트, 숙박, 항공업 등 소비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의 차이나 리스크 대응전략 한중 수교 이후 지속되고 있는 차이나 리스크는 한국 경제가 성장기에는 충격을 쉽게 흡수할 수 있었지만, 현재와 같은 경기 침체기를 겪고 있고, 무엇보다 한중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에서 한국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특히 최근 차이나 리스크는 매우 복합적이다. 이러한 위기가 순차적으로 발생한다면 중국이 현 수준의 거버넌스 능력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다양한 위기가 동시에 병목구간을 통과할 경우에는 상당한 위험요인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차이나 리스크가 비단 중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경제에 그대로 전파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유수 기업들이 중국 탈출을 모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이웃 국가인 한국의 차이나 리스크 대응전략은 시급하다. 아이디어 수준에서 여과 없이 나오고 있는 것도 있지만 고려할 만한 정책을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중국 무역의존도를 낮추어 경제와 안보의 위험을 완충하자는 주장이 있다. 중국에 대한 의존이 깊고 중국의 가치사슬체계에 깊이 연루될수록 안보 리스크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시장 및 무역 다변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시장인 중국에서 혁신을 통해 생존하지 못하는 기업이 다른 지역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기 어렵다. 따라서 중국이 복제 불가능한 전략산업과 한계산업을 섬세하게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둘째, 차이나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한국 공공외교의 공간을 확대해야 한다. 공공외교의 궁극적 목표는 상대국가 국민의 마음(Hearts and Mind)을 사는 것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 그리고 민간에서 취한 신속하고 따뜻한 지원은 중국 국민의 마음을 얻었다. 이러한 상호이해를 확장한 경험은 상위정치(High Politics)의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여주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활동공간을 확대하는 데 좋은 역할을 할 것이다. 셋째, 차이나 리스크는 양자 문제를 넘어 지역으로 전파되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생명공동체, 건강공동체 차원에서 이를 논의할 수 있는 다자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다자경제 및 다자안보 무대에서 질병과 환경과 같은 비전통 안보문제를 핵심적인 의제로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넷째, 차이나 리스크는 미국 요소에 깊이 연루되어 있다. 한국이 중립화와 홀로서기 또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편승전략을 정책대안으로 삼기 어렵다면, 최소공약수를 찾기보다는 최대공배수를 찾는 확대균형(Expanded Equilibrium)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이때 복합 차이나 리스크의 일괄타결을 목표로 접근하기보다는 사안별로 선택적 지지(Issue Based Support)를 선택하고 이를 외교자산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다섯째, 한중 관계가 전방위적으로 발전한 상황에서 모든 위기요소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최대한 위기예방에 주력하는 한편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이를 신속하게 관리하고 극복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차이나 리스크의 특성상 복잡한 요소가 얽혀 있다는 점에서 톱다운 방식의 수직적 해법 대신 문제를 중심에 두고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수평적 접근이 필요하다. 2017년 3월,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빠져 썰렁해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새로운 한중 관계의 위상 정립 이러한 위기관리의 핵심은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 있다. 2020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한중 관계를 내실화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 공동체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지역과 한반도 현안을 함께 논의하는 책임공동체다. 실제로 한중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방법론과 목표에서 인식의 공감대가 넓다. 둘째, 경제이익을 공유하는 이익공동체다. 한중 관계를 긴밀하게 결합할 수 있는 실질적 교량은 양자의 경제이익을 공유하고 역내 경제에도 기여하는 트리플 윈(Triple Wins)이 생길 때 지속가능하다. 셋째, 한중의 인적·문화 교류의 폭발적 성장을 반영한 인문공동체다. 비록 코로나19로 교류가 중단되고 있으나 향후 지속가능하고 체감할 수 있으며 쌍방향적인 교류의 내실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두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오래된 교훈이 있다. 위기가 항상적이라는 점에서 ‘원칙 있는 유연성(Principled Flexibility)’ 아래 구비한 위기대응시스템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미리 보기,
수출 회복세를 덮친 돌발변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경제정책 운용에 자신감을 보여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표정이 부쩍 어두워졌다. 올해 1월 중순 이후 급속히 확산한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수차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와 비교하면 당시보다 중증환자 수가 적은 데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라고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국무회의에서 “중국과 연계돼 있는 공급망과 생산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 대중(對中)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비상경제 시국인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가까이 된다. 2018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조6,194억 달러, 수출은 6,048억 달러였다. 수출을 GDP로 나누면 37.3%다. 이렇게 중요한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 정도다.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지난해 부진했던 수출은 올 초부터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무엇보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D램 단가가 1월부터 반등세를 보였다. 8기가비트(Gb) 가격이 2019년 12월 개당 2.81달러에서 한 달 만에 2.84달러로 뛰었다. 단가 상승은 2018년 12월 이후 처음이었다. 낸드플래시 고정가격 역시 지난해 8월 첫 반등한 후 7개월 연속 상승세를 탔다. 올 1월의 하루 평균 수출액도 작년 동기 대비 4.8% 늘어난 20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전체의 일평균 수출금액(19억9,000만 달러)을 웃도는 수치다. 하루 평균 수출이 늘어난 주요 품목은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제품, 선박, 컴퓨터, 플라스틱 제품, 바이오·헬스, 화장품, 로봇 등 9개나 됐다. 회복세 보이던 수출, 중국에서 불어오는 한풍 이처럼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에 치명타를 가한 건 코로나19다. 가뜩이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국의 주요 생산라인과 유통망이 ‘셧다운’된 탓이다. 한국의 중간재·소비재 수출도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질 때 우리나라 수출은 1.74%포인트 감소한다. 그러므로 올해 수출 3%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대중 수출품목 중 중간재 비중이 압도적이란 점이 위기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품목이다. 작년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한 비중은 79.4%다.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업체는 한국산 부품을 중국 공장에서 조립한 뒤 미국 등 제3국으로 재수출해왔다. 일종의 가공무역인데, 원가절감을 위해서다. 중간재의 중국 수출길이 제한적이나마 막힐 경우 중국 현지법인의 완제품 수출까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수입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중간재를 제때 공급하지 못할 경우 국내 제조업계가 받는 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현대·기아자동차가 ‘와이어링 하니스’ 등 일부 부품을 조달받지 못하자 며칠간 공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19 등 변수가 중국에서 발생했을 때 한국 제조업계가 올스톱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최근 자료에도 가치사슬로 얽혀 있는 한중 간 무역관계가 잘 드러나 있다. 중국의 대한(對韓) 중간재 수출 규모는 2017년 기준 752억 달러였다. 중국의 전체 중간재 수출 중 한국 비중이 6.5%였는데, 미국(10.7%)을 제외한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일본(5.5%), 독일(3.3%), 대만(2.7%), 베트남(2.6%), 인도(2.1%)보다 훨씬 높았다. 코로나19 사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다른 나라를 통해서도 한국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역시 상당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한국 전기전자 업종은 전체 부품 및 원자재의 25.9%, 자동차·기계 업종은 20.0%, 섬유·의류 업종은 19.8%를 각각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설비투자 감소로 전이 가능성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 내 종식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이 전염병과 유사한 특징을 보였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우 2002년 12월에 등장해 이듬해 7월 소멸됐다. 메르스는 2015년 5월 시작해 그해 겨울(12월) 종식됐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역시 올여름까지는 사그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문제는 소비·관광 등 내수 경기에 끼치는 악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각 산업이 위축되고 장기적으로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제 예측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매우 취약한 구조로, 특히 한국의 자동차와 전자업계는 중국 산업생산 차질에 취약하다”라고 꼬집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역시 “코로나19 확산이 중국 소비심리와 지출을 위축시키고 생산·공급망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라며 “다수의 한국 기업 신용도에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기관이 우려한 업종은 유통, 자동차, 반도체·전자, 정유, 화학, 철강 등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에도 비상이 걸렸다. 해외 분석기관들은 중국과 함께 한국 성장률을 줄줄이 낮추고 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 예측치를 종전 2.5%에서 1.5%로 하향조정했다. 아시아 신흥국 중에선 중국을 제외하고 세 번째로 큰 낙폭이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중국의 봉쇄 조치가 2월, 4월, 6월까지 계속되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올해 한국 성장률이 가장 긍정적일 때도 1.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충격,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