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서경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책임연구 사진 한경DB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세계적 선도기업과 비교하여 글로벌 경쟁력이 낮았다. 그러나 2020년 현재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그동안 신음하던 국내 보건의료산업은 K-진단키트, K-방역모델, K-방호복 등으로 ‘K-바이오의 급부상’이라는 반전을 경험하게 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할 만한 산업분야가 되었다. 무엇보다 K-바이오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팬데믹)과 맞물리면서 지금까지 축적되어온 우수한 기술력이 빛을 발하게 되었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에 놓였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성남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열린 코로나19 치료제 백신개발 산・학・연・병 합동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바이오산업 부처・분야별 협업과 연계 강화 코로나19로 전 세계는 유례없는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두 달 전 대한민국은 세계 각국에서 입국을 거부하는 국가 중 하나였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 세계 보건의료 부문에서는 오히려 한류열풍이 일고 있다.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구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으며, 한국형 코로나19 방역모델을 국제표준으로 제안하고자 준비단계에 있다. 이어 국내 섬유기업과 연구기관이 방호복 소재로서 기존 부직포를 대체하는 직물원단을 개발함에 따라 방호복 원단의 해외수출도 확대될 전망이다. 그간 정부 정책은 바이오산업에 대해 지속해서 투자와 지원을 이어오는 가운데, 바이오산업이 가진 고부가가치와 성장잠재력은 인지하면서도 K-바이오 혁신을 끌어내 글로벌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에는 일부 부족한 면도 있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향후 K-바이오가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산업 주체 간 협업과 공동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바이오산업 생태계 육성과 더불어 연구성과물의 기술사업화 및 시장진출을 가능하게 하는 합리적인 규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1)’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바이오산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관련되어 있으면서 기업, 정부, 연구기관의 협업이 중요하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 산업분야 간 경계가 모호해짐에 따라 정부 부처 간, 그리고 정부-민간부문 간 협업과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 때문에 최근 산업생태계 형성의 필요성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2019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오헬스 비전 선포식 모두발언에서 바이오산업의 가치사슬 전 주기에 걸친 혁신생태계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방향을 이미 제시한 바 있다. 이번 혁신생태계 조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는 향후 부처/분야별 협업과 연계를 강화하고 나아가 글로벌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글로벌 수준의 규제 완화 및 합리화 한편 코로나19로 한국산 진단키트에 대한 해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 기술의 시장진출 활성화를 위해 글로벌 수준의 규제 완화 및 합리화에 대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통상적인 행정절차상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은 후 제품을 개발하는 데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국내 규제정책이 신기술의 시장창출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비판들이 있어왔다. 이 때문에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점진적으로 늘고 있어 국내 바이오 기술력의 국가경쟁력 또한 위협받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신기술의 시장진출이 어려웠던 이유는 바이오의 기술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수립되어온 규제정책 때문이다. 바이오 관련 규제는 과학기술혁신 방식의 변화에 맞춰 개선되어야 하나 국내에선 행정편의를 위한 규제가 수립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2) 현 정부의 규제개혁은 역대 정부와 달리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신기술의 혁신 촉진과 더불어 산업화 및 상용화하고자 하는 정책적 의지가 강하게 투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3) 그리고 국내 바이오산업은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현행 규제정책에 대한 합리성을 검토하는 계기를 맞이하였다. K-바이오가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규제 현황 및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 국내 진단전문업체인 오상헬스케어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 허가를 획득했다. K-바이오 성장 가속화 3가지 방안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적극 지원하고자 연구개발 부문 예산을 대폭 지원키로 함에 따라 2020년 부처별 바이오헬스 주요 연구개발(R&D) 예산규모는 역대급에 이른다. 코로나19로 K-바이오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만 ‘코로나 특수’가 ‘반짝특수’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성장 가속화 방안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 첫째, 바이오 기술에 대한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 바이오 기술의 잠재력과 응용력은 매우 우수하여 여러 분야와 융합할 경우 신규시장 창출을 비롯해 경제적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강점인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을 융합할 경우 신개념 의료기기와 혁신 신약 개발을 기대할 수 있고, 여기에 4차 산업혁명의 대표기술인 ICBMA(IoT, Cloud, Big Data, Mobile, AI)가 접목될 때 디지털 헬스 기술에 기반한 맞춤형 정밀 의료시대를 구현할 수도 있게 된다. 이로 인해 바이오 기술의 경제적 잠재력은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여러 산업 분야에 걸쳐 바이오 기술과의 융합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가 포함된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그 안에서 지식 확산 및 통합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시스템(법, 제도 등), 물적・인적 자원(시설 및 전문인력 확보), 재정적 지원(예산투자)’이 균형 있게 유지되어야 한다. 이는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중요한 부분이지만 바이오산업이 가지는 특수성으로 인해 많은 요소가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3박자가 균형 있게 유지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현재 범정부 차원에서 민관합동으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 추진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으며, 2019년 9월 1차 회의를 통해 바이오산업 혁신을 위한 추진계획을 비롯해 법제도 개선방향, 전문인력양성 마스터플랜, 정부예산안 편성 등을 논의한 바 있다. 민관합동 추진위원회에서 논의된 사항들은 향후 코로나19 상황의 변화와 무관하게 구체적이고 계획적인 방법으로 가시화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K-바이오가 얻게 된 기회를 성장 가속화의 발판으로 삼아 세계 수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현재 정부 각계에서 추진 중인 정책이 연속성을 가지고 일관되게 집행되어야 한다. 즉 K-바이오가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세계 속에서 바이오 혁신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모든 정책이 리셋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는 현시점에서 단기간의 성과를 기대하는 정책보다 긴 호흡을 가지고 연속성 있게 바이오산업을 지지해줄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첫째, IT, BT, 빅데이터, AI 등과의 융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둘째, 시스템(법, 제도), 물적・인적 자원, 재정의 균형 셋째, 긴 호흡과 연속성 있는 K-바이오 정책 추진 1) 정책위키.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 인용사이트: http://www.korea.kr/special/policyCurationView.do?newsId=148862220. 인용일자: 2020.04.27. 2) 이명화, 신은정, 양승우, 류이현, 권보경. 바이오 분야 규제형성과정 개선방안. 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14. 3) 서경화. 디지털 헬스의 최신 글로벌 동향.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2020.
글 박정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부회장 사진 한경DB 코로나19는 인간의 생명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경제위기까지 초래하고 있다. 반면에 자국 보호를 위한 의료용품 수출금지,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 등 시장질서 붕괴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서도 글로벌 의료용품 수출은 전년보다 증가한 1조 달러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코로나19 진단 및 감염병 관리 능력으로 세계적 호평을 받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신뢰도를 높여가면서 K-바이오 성장을 가속화하고,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인 인천 송도동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에서 연구원들이 장비 작동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여파로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세계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세계 대다수 국가의 실질 GDP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그중 한국은 1.0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국가 간 무역이 급감하고, 최악의 경우 무역량이 32%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는 마스크와 같은 의료용품뿐만 아니라 자국에서 생산되는 식량 수출까지 제한하는 등 자국 보호주의 무역이 강화되고 있어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게다가 WTO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부 국가가 마스크나 손세정제에 지나치게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의약품 관련 규제 강화 속 의료용품 교역량 증가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의료용품 또한 세계 교역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의약품은 위생 및 검역(SPS) 및 무역기술장벽(TBT)과 같은 비관세조치의 영향을 받기 쉽다. WTO TBT 통보문 기준으로 보면 규제 대상 분야별로 식품・의약품 분야가 2014~2018년 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국의 WTO SPS 통보문을 보면 2013~2017년 사이 식품・의약품 분야가 강세를 보였으며, 바이오의약품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 입증,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등 생산공정에 관한 이슈가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상황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수준 높은 방역체계에 대한 각국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으며, 마스크 및 진단키트 등 한국 제품에 대한 러브콜이 늘어나기도 했다. 국내 업체가 만든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얼마 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긴급승인을 받은 바 있다. 코트라(KOTRA)의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세계의 의료용품 교역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의약품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국내 의약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하였다. 또한 현재 세계 전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한류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음악, 드라마, 음식, 화장품 등은 이미 세계 여러 곳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이러한 긍정적인 이미지에 최근 방역 강국의 위상까지 더해져 의약품 등 의료용품의 수출이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 FTA 적극 활용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우수한 방역체계에 대한 찬사와 의료용품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에 우리는 코로나19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해서 세계 의료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힘을 모아 협력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산・학・연뿐만 아니라 병원과 정부도 참여할 수 있는 상시 협의체 구성을 독려한 바 있다. 기존 바이오클러스터들이 서로 협업할 방안을 마련하고, 병원 및 범부처 기관들과도 긴밀히 협조할 수 있는 상시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도 빼놓을 수 없다. 의료용품에 대한 교역 국가를 넓혀 우리나라 제품이 필요한 곳에 언제든지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약품 등 의료용품의 국제적인 승인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WHO 및 유니세프에 백신을 공급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인증된 제품은 세계에서 판매 가능한 시장을 넓힐 수 있다. 또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현재 56개국과 FTA를 체결한 상태인데, 의료용품 수출에 이를 활용해서 수출의 원활한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국민 대상 내수시장도 중요하지만, 국내 바이오 및 제약업계가 더 큰 다국적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개척은 필수불가결하다. 2020년 1/4분기 주요 산업별 수출 증가율 비교(전년 동기대비) 보건산업(22.5%) 전산업(-1.0%) 의약품(45.0%) 의료기기(4.4%) 화장품(16.3%) 선박류(9.5%) 반도체(0.6%) OLED(5.0%) 자동차(-11.5%) 디스플레이(-20.7%) 석유화학(-12.2%) 2020년 1Q 보건산업 수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 유가 급락,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글로벌 공급망 훼손 등 대외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주력산업 및 新수출성장동력 산업 대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3월 9일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보건용 마스크 생산 업체 아텍스를 방문해 현장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막대한 비용과 시장실패 등 기업리스크 감소 방안 함께 찾아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의료 및 의약품 산업을 차세대 국가 주요 신성장 산업으로 지정하고 꾸준히 지원하는 것이다. 의약품을 하나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빨라도 10년이며, 들어가는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연구개발 비용뿐만 아니라 생산하는 데도 막대한 비용이 들고, 허가를 획득하더라도 시장에서 실패하는 제품들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령 2015년에 유행한 메르스(MERS)의 경우, 현재 국내 감염자가 더는 없어서 만약 메르스 백신을 개발했으면 개발사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정부가 이러한 제약 및 바이오의약품 업체들 특유의 커다란 리스크를 이해하고 이를 줄이려는 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할 시점에서 지난 4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2,100억 원을 투자하고, 경제성이나 상업성이 없더라도 정부가 충분한 양을 구매해 비축함으로써 개발에 들인 노력이나 비용에 대해 100% 보상받도록 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혁신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가장 먼저 개발하고 선점하려는 전 세계적인 총성 없는 전쟁에서 우리 K-바이오가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로 신음하고 있는 인류를 K-바이오가 구원한다는 이 영화 같은 상상. 이 정도면 못할 것도 없다. 이제 우리 기업들이 응답할 차례다. 국내 의약품 수출 추이 국내 의료기기 수출 추이
글 양보혜 데일리메디 기자 바이오헬스 시장 선점 경쟁의 막이 올랐다. 글로벌 제약사들과 바이오벤처, 각국 정부가 합종연횡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부터 시스템반도체, 미래차와 함께 바이오헬스 산업을 3대 신산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K-바이오가 세계시장에서 각광받으며 그동안 국내 제약산업이 써온 전략방향을 ‘캐치업(Catch-up)’에서 ‘리딩(Leading)’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 기술 혁신이 뒷받침되면서 전통적 제약사 외에도 통신, 인터넷 기업들이 바이오헬스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에 한국이 글로벌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제네릭(Generic)에서 신약개발로 국내 제약업계 체질 개선 바이오헬스 산업의 성패는 기술과 자본이 집약되는 ‘연구개발(R&D)’이 좌우한다. 1개의 신약개발에 최소 10년, 10억 달러 내외 자금이 소요되지만, 성공한다면 확실한 이익이 보장된다. 실제 미국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한 관절 류머티즘 치료제 ‘휴미라’는 연간 매출 20조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국내 건강보험 총 약제비 18조 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휴미라가 2016~2019년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특허제도’가 한몫했다. 특허는 발명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더 많은 기술발전, 나아가 경제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다. 우리나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전에는 제약산업 육성을 명목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특허를 느슨하게 보호해왔다.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를 회피하는 방법으로 제네릭의약품(합성의약품 복제)을 개발, 판매하며 덩치를 키웠다. 그러나 2007년 6월 한미 FTA 체결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국내 제약업체들은 제네릭의약품 의존을 줄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구조조정하게 됐다. 그 이유는 FTA 규정에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권자를 보호하는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특허기간이 존속하는 동안 허가와 특허를 연계해 제네릭의약품의 출시를 막는다. 특허권자의 동의 없이 제네릭의약품이 판매되지 않도록 허가 단계에서부터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특허기간 중 제네릭의약품 허가를 신청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특허권자에게 이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미국 제약사가 국내 제약사의 허가 신청 제네릭의약품이 특허침해에 해당한다고 여겨 소송을 제기하면 허가절차는 자동 중지된다. 신약 출시 비중이 낮은 국내 제약업계의 현실을 고려하여 한미 FTA 시행 시 제네릭의약품 출시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실제 11개 국책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제네릭의약품 시판이 9개월 지연될 경우 제약업체의 기대매출 손실은 367억~794억 원으로 추정됐다. 제품 출시 지연으로 인한 손실은 물론 소송비용 증가 가능성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허가특허연계제도와 함께 도입된 ‘우선판매품목허가’는 기회로 작용됐다. 특허 회피에 성공한 최초 허가 제네릭의약품에 대해 12개월간 독점판매 기간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우려와 달리 새로 도입된 두 제도는 국내 제약산업 및 보건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리지널 특허권자의 제네릭의약품 판매금지 신청이 많지 않았고, 우판권 획득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시점부터 국내 제약업계는 제네릭 의존도를 낮추고 신약개발을 위한 R&D 역량을 강화하는 등 체질개선에 나섰다.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시장을 확장했다. 빅데이터, ICT 등과 융합한 바이오산업이 대세 산업계의 변화와 함께 바이오헬스 산업은 4차 산업혁명과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큰 흐름 속에 성장기를 맞았다. 이제까지 패턴화된 표준적 의료 서비스가 주를 이뤘지만,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기반 정밀의료가 대세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빅데이터는 환자 맞춤형 치료는 물론 특정 질환을 타깃으로 한 의약품・의료기기 개발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유전자 분석 및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발전이 의료 패러다임 변화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했다. 실제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유전체 분석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2003년 26억 달러, 8년이 소요됐다면, 2017년에는 1,000달러 이하, 48시간으로 단축됐다. 유전체 분석을 통해 환자 개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료 및 질병 예방이 가능하다. 사물인터넷(IoT)・센서 발달로 일상 속 건강 데이터 확보가 쉬우며, 이 과정에서 모인 빅데이터는 클라우드・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공유된다. 인공지능(AI)은 빅데이터를 분석・해석해 질병 치료전략 수립, 신약후보물질 발견, 의료영상 진단기기 개발과정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이에 따라 제약사・바이오벤처를 비롯해 SK텔레콤・네이버・카카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도 바이오헬스 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 서울대병원과 합작법인인 ‘헬스커넥트’를 설립한 바 있으며, 현재는 중국에서 디지털 건강관리전문회사 ‘인바이츠 헬스케어’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는 ‘아이크로진’, 조기 치매진단 의료기기 ‘엔서’, 만성질환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휴레이포지티브’ 등에 투자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벤처스를 통해 바이오헬스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AI 이미지 기술을 활용해 질병을 찾아내는 ‘루닛’, AI 기반의 신약물질 개발사 ‘스탠다임’ 등이 그 대상이다. 높은 수준의 의료 정보기술(IT) 발전에도 불구하고 바이오헬스 산업 성장에 난관이 많다. 각종 규제와 함께 기업, 병원, 의사, 환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요자인 환자와 공급자인 산업계가 원격의료 도입을 요구해도 의료 서비스 제공자인 병원과 의사단체가 반대하고 있어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 신약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 이용에 관한 규제도 최근에서야 데이터3법 통과로 완화됐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 서울대병원과 합작법인으로 헬스커넥트를 설립하면서 바이오헬스 산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대표적인 정보통신(IT) 기업인 카카오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약물질 개발사인 스탠다임 등 바이오헬스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의 비교우위 확보 요건은 기술역량 강화, 산업 생태계 활성, 규제 개선 4차 산업혁명, 인구 고령화와 함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이 재편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이 후발주자에서 선두주자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코로나19를 극복하며 의료 분야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브랜드 가치가 격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이 비교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선 세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 기술역량 강화, 산업 생태계 활성화, 규제 개선 등이다. 첫째, 바이오헬스 기업들은 R&D 능력 향상 등으로 기술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R&D 성과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포지셔닝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산업 전체 기술력은 미국 대비 78% 수준이다. 이는 유럽연합(EU) 93%, 일본 90%와 비교하면 뒤처지지만 중국(70%)보다는 앞선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아직 개발되지 않아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있는 질환을 선별하고, 그 시장을 대상으로 한 바이오 혹은 합성의약품을 개발해야 한다. 이 과정에 AI와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바이오시밀러・제네릭의약품을 캐시카우(수익 창출원)로 삼고 키워나가면 된다.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생산규모, 기술력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해나가고 있다. 올해까지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8개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하여 만든 것이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다. 둘째, 바이오헬스 산업 생태계의 중추인 병원 기반의 산・학・연 협력이 활성화돼야 한다. 공동연구, 병원 인프라 활용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는 많으나 접근이 제한적이고 병원 연구 성과를 사업화할 수 있는 제도도 취약하다. 연구중심병원 지정 등으로 하드웨어를 갖춰왔지만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지 않아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 신약개발에서 의료진과 연구진, 산업계 종사자들의 인적교류 활성화 방안도 필요하다. 셋째, 규제 선진화도 속도를 내야 한다. 최근 입법예고에 들어간 ‘첨단 재생의료 및 첨단 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하위법령이 본격 시행되면 바이오헬스 산업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그동안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해 제도 개선에 노력해왔다. 융・복합 신개발 의료기기 신속 제품화 지원, 첨단 바이오재생법 시행 시 바이오의약품 신속 심사 및 허가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미국: 180만L, 한국: 52만L, 독일: 27만L -> 세계 2위 수준바이오의약품 특허점유(2013~2017) 1위(36.4%)미국, 2위(24.2%)중국, 3위(6.4%)한국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을 찾으라 글 현병환 대전대 융합컨설팅학과 교수, 바이오창업지원사업단장 준비된 자에게 위기는 기회다.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 산업은 유비무환으로 위기에서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감염증 최고 단계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4월 말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300만여 명, 사망자는 21만6,000여 명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101만 명의 확진자와 5만8,000명의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20만 명의 감염자와 2만7,000명의 사망자를, 이웃 나라 일본은 최근 급격히 증가하면서 1만3,800여 명의 환자와 390명의 사망자를 기록 중이다. 우리나라는 1만760명의 확진자와 사망자 246명으로 3월 초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안정단계로 진정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마이너에서 메이저리그로, K-바이오 최근 미국 ABC방송이 한국의 진단키트 개발기업인 씨젠을 방문해 개발과정과 생산공정을 전 세계에 알렸다. 씨젠은 이미 60개국 이상에 1,000만 개 이상의 진단키트를 수출했으며 이는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스라엘에서 실행된 검사의 70%를 차지한다. 5월까지 2,000만 개를 더 생산할 예정이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미국에도 10만 개의 진단키트를 수출했다. 그 방송 이후 유튜브에는 전 세계에서 날아온 찬사와 감사와 부러움을 나타내는 댓글이 수없이 붙었다. 진단키트에 대한 해외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현재 국내기업 27곳이 유럽 등에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참 격세지감이다.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 바이오헬스 산업의 변방, 마이너리그에 속했던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이 이제 메이저리그에 등장하는 순간인 것이다. 언제 전 세계가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 제품을 이렇게 간절히 원하고 감사를 표시한 적이 있었던가. 이는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받은 오스카 4관왕, 토트넘의 손흥민이 번리전에서 기록한 70m 단독 드리블 슛처럼 시원한 청량감을 국민에게 제공해준 뉴스인 것이다. 이제는 치료제와 백신 개발 전쟁인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 중이거나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제약바이오기업이 44곳이다. 세계적 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Clarivate)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 또는 백신을 개발 중인 후보물질은 156개이며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포함해 전 세계의 많은 기업이 도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핵심이 될 바이오 기술 바이오 산업이란 생물체가 가지는 유전, 번식, 성장, 자기제어 및 물질대사 등의 기능과 정보를 생명공학을 이용해 유용물질 및 서비스로 재가공, 생산하는 고부가가치산업이며 의학바이오, 농업바이오, 산업바이오, 융합바이오로 구분된다. 특히 생명공학기술(BT)이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과 융합되면서 4차 산업의 핵심 산업군으로 바이오헬스 산업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바이오산업에 빅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ICT), 모바일기기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제약산업, 정밀의학 기반 신약개발을 탄생시키며 원격의료 디지털병원, 예방의학 및 원격환자 모니터링 산업을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로 야기된 언택트(Untact) 기반 산업 활성화로 더욱 산업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산업군인 것이다. 바이오 기술 개발은 세계 부의 재편과 관련되며 이러한 측면에서 선진국들은 바이오헬스 산업 진흥을 위한 국가적 전략을 수립해 진행 중이다. 미국은 국가바이오경제 청사진(National Bioeconomy Blueprint) 전략을 수립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수행하고 있으며, 영국은 원격의료 활성화,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화 촉진전략, 독일은 원격의료체계 구축 및 의료장비개발 지원정책, 일본은 원격의료범위 확대 및 규제 완화정책, 중국은 빅데이터 축적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및 원격의료시장 창출정책 등 경쟁적인 진흥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3년 생명공학육성법 제정과 1993년 제1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수립 이후 범부처적으로 30여 개의 법과 계획이 수립되어 진행 중이다. 한국의 바이오산업 매출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8위인 38조 원, 영업이익은 15위인 2조 원 규모인데 3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2017~2026) 수행을 통해 글로벌 세계시장 점유율을 2025년에는 5%(생산기준 152조 원) 달성, 1조 원 이상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5개 확보, 신약후보물질 100개 개발, 일자리 12만 명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는 스마트의료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예방부터 치료까지 정밀의료 확산, 의료로봇 상용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혁신, 스마트 융합 의료기기 개발지원 등이 포함된다. 또한 앞으로 10년간 최대 100만 명 규모의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암이나 희귀 난치 질환자 40만 명, 환자 가족을 포함한 건강한 사람 60만 명이 데이터 확보 대상이다. 특히 AI 신약개발 플랫폼 연구개발(R&D) 사업이 시작되면 연구 중심병원을 10개 내외에서 30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앞으로 신종 감염병의 등장 주기는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 세계 석학들이 예측하는 코로나19 이후의 사회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바이오헬스는 코로나19 이후에 변화할 세상의 핵심기술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가 그동안 준비한 K-바이오산업의 글로벌 메이저리그 진입의 서막인 것이다.
2020년 6월~7월 일정
한눈에 보는 우리나라 FTA 현황
산업통상자원부 소식 1제4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 개최 5월 19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제4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가 열렸다. 이번 산업전략 대화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나라가 바이오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여기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인천·충북 경제자유구역청장, 코트라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인천 경자청장과 충북 경자청장은 각각 해당 경제자유구역의 바이이오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K-바이오를 선도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성윤모 장관은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지원과 K-방역의 국제 표준화 등을 통해 K-바이오와 K-방역 브랜드 가치를 확산해나가겠다”라고 강조하며 “기업 눈높이에 맞는 규제 개선,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한 신시장 창출, 원부자재와 장비의 국산화 지원, 바이오 공정 인력양성센터 설립 등을 통해 바이오산업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라고 밝혔다. 2세계 최초·최고 기술 확보 위해 110억 원 규모 R&D 지원 산업통상자원부가 세계 최초·최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110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 기존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파괴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개발을 지원키 위한 것이다. 대상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첨단기계, 로봇, 지식서비스 6개 산업 분야에 16개 과제다. 주요 과제를 살펴보면 반도체의 경우 초미세 반도체 제조를 위한 원자 단계의 식각장비 상용화 기술 개발, 인공지능(AI) 기반의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상용화 기술 개발 등이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한 공정기술 개발, 초절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소자 제조기술 개발 등이다. 공고기간은 5월 18일~6월 16일, 과제 접수는 5월 27일부터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산업기술R&D정보포털(itech.keit.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3택배 실은 수소화물차 시범사업 시작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국토교통부는 5월 20일 충북 옥천에 있는 CJ허브터미널에서 현대자동차,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쿠팡과 ‘수소화물차 보급 시범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2022년까지 10톤급 수소화물차 5대가 군포-옥천 구간과 수도권 지역에 시범 투입된다. 이를 위해 우선 산업부는 수소화물차의 성능 개선을 위해 개발과 실증을 뒷받침하기로 했으며 ‘수소버스용 충전소 실증사업’ 지원 대상으로 한국자동차연구원을 최종 선정했다. 이 사업에는 앞으로 4년간 국비 100억 원이 투입된다. 산업부는 실증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술과 운영 측면의 보완사항을 파악해 해결하고 버스용 수소충전소 보급, 부품 국산화, 충전소 설치비용 저감, 성능 및 안전 평가 등의 목표를 달성해 수소경제 확산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aT 소식 42020년 ‘FTA 특혜관세활용 지원사업’ 업체 모집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농식품 수출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FTA 특혜관세활용 지원사업’의 참여업체를 모집한다. aT는 FTA 특혜관세활용 지원사업 참여업체에게 업체별 특화된 맞춤형 FTA 전문컨설팅, 품목분류, 원산지증명서·원산지확인서 발급, 해외시장 진출 지원, FTA 시스템 활용 및 매뉴얼 제작 등 다양한 수출지원사업과 매칭 지원한다. 특히 올해는 컨설팅을 기업별 수출역량 수준과 상황에 맞게 A형 ‘FTA 종합컨설팅’과 B형 ‘FTA디딤돌컨설팅’으로 나누어 최대 10일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A유형은 2020년 농식품 수출(예정)기업, B유형은 내수기업 또는 수출 초보기업이 지원할 수 있다. 본 지원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업체는 수출업체종합지원시스템(global.at.or.kr)을 통해 신청 가능하며, 자세한 문의사항은 aT 기업육성부(061-931-0864)로 연락하면 된다. KOTRA 소식 5스타트업 ‘아마존 입점’ 지원 코트라(KOTRA)가 스타트업의 아마존 입점을 지원하는 ‘유니크 셀러 육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유니크 셀러 육성사업’에는 스타트업 92개사가 지원해 52개사가 최종 선발됐다. 주요 상품은 휴대용 초음파 측정기기, 촉각센서에 기반한 반지 모양 마우스,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용 무선키보드,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원목 장난감 등이다. 코로나19로 수요가 늘어난 제품도 포함됐다. 비대면 회의용 스마트 라이브 오디오 스트리밍 기기, 재사용이 가능한 비말 차단 마스크가 대표적이다. 이들 스타트업은 계정가입·리스팅 교육에 이어 배송·광고 교육을 받았다. 한편 KOTRA는 2018년부터 아마존과 함께 중소·중견 기업의 온라인 수출을 지원하는 ‘로켓스타트’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참가기업 526개사 중 114개사가 아마존 입점에 성공해 96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 소식 6‘브랜드K 선정기업 온라인 화상 수출상담회’ 개최 한국무역협회와 중소벤처기업부는 5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브랜드K 선정기업 화상 수출상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상담회는 지난달 29일 ‘브랜드K 최종품평회’에서 선정된 한국 대표 중소기업 제품을 위한 첫 해외 마케팅 지원사업으로 공동 주관기관인 무역협회 김영주 회장,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 등이 상담회 현장을 찾아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특히 김 회장은 상담회에 참여한 ‘KITA 빅바이어클럽’ 소속 바이어들에게 “브랜드K 선정기업의 우수성을 알리고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당부했다. 전 일정 온라인 화상으로 진행된 상담회에는 중국 최대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기업 쑤닝닷컴, 아랍에미리트 의료용품 수입유통 기업 메딕놀로지, 일본계 백화점으로 말레이시아에 60여 개 유통매장을 보유한 이온탑발루, 인도네시아 홈쇼핑 채널 전문 유통기업 히트글로벌 등 11개국 유력 바이어 41개사와 브랜드K에 선정된 71개사가 참가했다.
산업부, ‘포스트 코로나 新통상전략’ 업계 간담회 개최 글 편집실 코로나19는 세계 각국의 경제사회 구조는 물론 글로벌 통상질서에도 여러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20일 기업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간담회를 갖고 기업의 시각에서 코로나19 이후 한국 통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주재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상공회의소, 무역협회, 코트라 등 유관기관과 삼성전자·현대차·LG디스플레이 등 기업의 글로벌 협력 담당 임원들이 참석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민족주의가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통상질서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20일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포스트 코로나 新통상전략’을 주제로 간담회를 마련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주재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상공회의소, 코트라, 무역협회 등 유관기관은 물론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포스코 등 업계에서 2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기업의 시각에서 코로나19 이후 한국 통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중점적으로 논의되었다. 각국 경제사회 구조와 글로벌 통상질서의 변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코로나19는 각국의 경제사회 구조는 물론 글로벌 통상질서에도 여러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히며 포스트 코로나의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과정에서 경제민족주의가 부상하고, 세계화를 이끌던 다자체제가 약화되면서 각국의 각자도생식 대응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가안보의 방편으로 활용되던 무역·투자 제한조치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로 부상하면서 안보와 통상의 경계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화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효율성보다는 안정성·복원력이 중시되는 방향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디지털 기반 언택트 경제의 급격한 성장도 주요 변화로 꼽았다. 이에 따른 디지털 경제 육성, 관련 국제규범 정립에 있어서도 주요국 간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았다. 간담회 자리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의 통상정책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코로나19 이후 통상정책 방향 유명희 본부장은 “이러한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포스트 코로나 新통상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코로나19 이후의 통상정책 방향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첫째, 개방경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우리와 유사한 중견국과 공조를 주도할 것이다. 이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위한 글로벌 무역질서를 마련할 계획이다. 양자·다자 네트워크를 가동, 무역로·인적교류 복원을 추진하고 위기 상시화에 대비해 글로벌 무역·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 둘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핵심 국가별·권역별 맞춤형 통상협력을 추진할 것이다. 신남방·신북방 국가에 대해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여 우리 기업의 공급망 다변화를 지원하고 미국·유럽연합(EU)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선진국에 대해서는 의료·바이오·미래차 등 유망분야 중심으로 공급망을 확충하는 등 고도화를 위한 협력에 힘쓰겠다. 셋째, 양자·다자 디지털 통상협정도 본격 추진해 연내 첫 성과를 도출할 것이다. 주요 국가별 디지털 협력사업 발굴·추진 및 국내의 제도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넷째, ‘신냉전’으로까지 표현되는 최근의 미·중 간 기술경쟁 격화와 관련해서는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다. 미·중 정부는 물론 업계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전략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 유명희 본부장의 모두발언이 끝난 후에는 참석자들의 토론이 1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이날 발제를 한 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제현정 실장은 각종 수입규제조치 부과 가능성에 선제 대비, 국경 간 정보이전 등 디지털 통상 국제규범 논의를 확대하자고 제언했다. 참석자들도 현재 상황을 미증유의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무역·통상질서 대응방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간담회를 비롯해 통상전문가, 업계와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新통상전략’을 구체화해나갈 계획이다.
글·사진 이형준 여행작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저자 그리스 아테네(Athens)는 전쟁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고향이자 서양문명의 뿌리다. 긴 세월 철학, 정치, 문학, 예술, 경제의 중심지였던 아테네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유적이 도처에 흩어져 있다. 아테네의 문화에서 올림포스 십이신과 철학자를 빼놓을 수 없다. 아테나, 제우스, 디오니소스, 포세이돈과 소크라테스, 페리클레스, 소포클레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흔적으로 가득한 아테네로 떠나보자. 아테네 서쪽 언덕에서 바라본 플라카 지역과 아크로폴리스 유적 ‘도시의 높은 곳’이란 의미를 간직한 아크로폴리스는 그 지명에 걸맞게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바위산 언덕 위에 조성되어 있다. 아크로폴리스에는 도시의 수호신 아테나를 모신 파르테논 신전을 중심으로 6인의 소녀가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에레크테이온 신전, 승리의 여신을 모시는 니케 신전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언덕 아래 디오니소스 극장과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도 보존되어 있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도시의 전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크로폴리스 서쪽에 세워진 니케 신전 제1회 근대 올림픽이 열린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과 조형물 아크로폴리스의 상징 파르테논 신전 아크로폴리스의 상징은 파르테논 신전이다. 서양 건축의 표본이 된 파르테논 신전의 매력은 많다. 지금은 석조 기둥과 일부 조각품만 남아 있지만 베네치아 군대의 포격으로 파괴되기 전까지 지붕과 벽을 갖춘 완벽한 건축물이었다. 파르테논 신전 건설의 총지휘는 조각가 페이디아스가 담당했으며, 실질적인 건축은 건축가 칼리크라테스와 익티노스가 맡았다. 23개의 도리스식 기둥과 아테나 여신의 동상을 안치해 놓았던 내부, 지붕까지 대리석으로 마무리한 신전이다. 파르테논 신전의 으뜸 자랑거리는 균형과 조각 작품이다. 신전을 상징하는 아테나 조각상과 건물에 장식된 여러 조형물은 페이디아스 작품으로 아테나 동상은 사라졌지만 일부 진품은 아테네 국립 고적 박물관 등에 보관, 전시되어 있다. 파르테논 신전 북쪽 건너편에는 불규칙의 미학을 보여주는 에레크테이온 신전이 있다. 6인의 소녀상이 건물을 받치고 있는 신전으로 설계 당시에는 3인의 신을 모실 계획이었다. 하지만 건설과정에서 하나의 신전으로 완성되어 여러 양식이 혼합된 흥미로운 신전이 탄생하게 되었다. 신전을 떠받치는 6인의 소녀상은 관련 기록이 없어 의문으로 남아 있으며, 현재 신전을 받치고 있는 조형물은 복제품으로 진품은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그리고 파르테논 신전 서쪽에는 니케 신전이 아테네 관문인 피레에프스(옛 피레우스) 항구를 응시하고 있다. 승리의 여신, 니케의 조각상은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아크로폴리스 아래 경사면에는 술의 신에게 봉헌된 디오니소스 극장과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이 있다. 자연 지형을 활용해 건설한 디오니소스 극장은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 극장의 기준이 되었던 빼어난 건축물이다. 디오니소스 극장은 합창 경연, 연극 공연 같은 예술행사도 열렸지만 시민들이 모여 토론과 집회를 개최하던 여론의 광장이었다. 디오니소스 극장 서쪽에 위치한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은 부호 헤로데스가 건축하여 시민에게 기증한 극장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걸작이다. 여름이면 오페라, 연극, 음악 등 문화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유적지 디오니소스 극장 동쪽에는 아크로폴리스를 응시하는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이 있다. 질서와 정의, 기후의 신 제우스를 모신 신전이다. 기원전 6세기 때 공사를 시작했지만 방치 상태로 있던 것을 132년 범그리스 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아테네를 방문한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의 명령으로 완성했다.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제우스에게 바친 신전은 파르테논 신전을 압도한 규모였다. 제우스 신전이 시민에게 처음 드러낼 당시에는 104개의 코린트식 기둥을 갖춘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 그리스 최대 신전이었으나 현재는 전쟁과 자연재해로 대부분 파괴되고 기둥 15개만 남아 있다. 제우스 신전 동남쪽으로 조금 걸으면 1896년 4월 5일 제1회 근대 올림픽이 개최된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이 방문객을 맞는다. 전체 관중석이 대리석으로 이뤄졌다. 로마 시대 검투장이던 곳에 건설한 스타디움은 길이 204m, 폭 83m로 큰 규모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다. 한 세기도 더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양궁과 마라톤 경기장 등으로 사용할 정도로 근대 스포츠의 성지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의 볼거리 중 놓칠 수 없는 것은 경기장에 세워진 각종 조각상과 올림픽 관련 시설물이다. 경기장과 주변에는 익살스러운 조각을 세워 스포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입구엔 역대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의 지명을 세워놓은 사인보드가 있는데 ‘1988년 서울 올림픽’이란 선명한 글자가 새겨져 있다. 아테네에서는 박물관에서도 올림포스의 신들을 만날 수 있다. 그중 최고는 아테네 국립 고적 박물관이고, 다음이 새롭게 개장한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이다. 아테네 국립 고적 박물관에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시작으로 제우스와 헤라 등 다수의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그리스 문명의 출발점인 미노아 문명과 미케네 문명부터 비잔틴 시대에 이르는 대표 조각, 미술품, 군사장비, 월계관, 생활용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아테네 국립 고적 박물관과 비교할 수 없지만 최근 플라카 지역에 세워진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서도 여러 신의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그리스 신전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 최근 개관한 아크로폴리스 유적지에서 발굴된 유물이 있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민주주의와 교육 발상지 아고라 아테네는 그리스 신화 속 주인공만큼이나 인류가 존경했던 선인의 흔적도 빼곡하다. 도심 구석구석에서 만날 수 있는 위대한 인물의 흔적들은 늦은 밤까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플라카 지역을 중심으로 주변에 산재되어 있다. 고색창연한 신작로를 걷다 보면 고대 철학자와 시민들이 토론을 벌이던 시장 아고라(Agora) 유적지를 접하게 된다. 고대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거래하는 장소가 아니었다. 정치, 철학, 종교 등 생활 전반에 관련된 내용을 주제로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을 펼쳤던 종합문화공간으로 민주주의가 꽃핀 곳이다. 아테네 아고라에서 자유와 권리, 교육, 철학을 주제로 시민들과 토론을 펼친 인물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비롯해 아리스토텔레스 등 무척 많다. 그리고 기독교를 서양에 최초로 전파한 사도 바울 같은 종교인들도 아고라를 무대로 종교의 자유와 복음을 주창했다. 아고라 동쪽 지역은 학문의 중심지였다. 여러 학문기관 중 한 곳이 오늘날 대학의 시발점이 된 아카데미다. 철학자 플라톤이 세운 아카데미 입구에는 플라톤과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 조각상이 세워져 있으며 그 안쪽으로 아테나 여신상과 예언·의료·궁술·음악·시의 신이자 태양의 신 아폴론상이 주변을 응시하고 있다. 아카데미 교육과정은 철학, 수사학, 예술, 체육 등 문화와 인성을 중시하는 교육이었다. 19세기 때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건설된 건물은 현재 아테네대학 본관과 국립 도서관으로 사용 중이다. 건물에는 그리스 신화의 십이신이 조각과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어 시민과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한편 인근에는 하드리아누스 도서관 유적과 로만 포럼, 그리스 정교회 등이 남아 있다. 플라카는 소소한 행복을 즐길 수 있는 장소다. 교과서와 미술사에 등장하는 유물을 복제한 제품부터 앙증맞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즐비하다.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시민과 방문객으로 북적이는 플라카의 매력 중 하나는 분위기 좋은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차와 음식을 먹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극장으로 알려진 아크로폴리스의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 무명용사 묘지 앞에서 교대식을 펼치는 위병들 아테네 관문 피레에프스 아테네 서쪽 외곽에는 해양 대국의 관문 피레에프스 항구가 있다. 그리스에서 탄생한 신화 가운데 내륙을 기반으로 탄생한 신이 많지만 에게해에 떠 있는 섬을 배경으로 탄생한 신과 신화도 그에 못지않게 많다. 크노소스, 레아, 아폴론, 제우스, 하데스, 포세이돈의 고향도 에게해의 섬이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고향은 크레타섬이지만 그를 모신 신전은 피레에프스 남쪽 수니온곶에 세워져 있다. 일몰 명소로 꼽히는 수니온곶 언덕 위에 세워진 포세이돈 신전도 기둥과 터만 남아 있지만 바다의 신을 상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그리스에서 개최되는 여러 전시회 중 최고는 아테네 해양 조선박람회다. 공식 명칭은 ‘아테네 조선·해양박람회 포시도니아(Posidonia)’로 아테네국제공항 인근 메트로폴리탄에서 열린다. 짝수 연도에 열리는 ‘포시도니아’는 지상에서 개최되는 조선·해양박람회 가운데 참여국가와 인원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020년 개최일정은 코로나19 확산으로 10월 26일부터 30일로 연기된 상태다. 원래는 6월경에 열린다.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아테네는 위에서 언급한 장소 외에도 매력적인 명소가 즐비하다. 위병 교대식이 열리는 국회의사당과 1층은 도리스식, 2층은 이오니아식 기둥 45개가 건물을 받치고 있는 아탈로스의 스토아(현 아고라 박물관), 그리고 골목과 신작로 터를 잡은 그리스 정교회 건축물 등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아테네는 로마와 더불어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이다. 아테네 조선·해양박람회 포시도니아(Posidonia) 2020 포시도니아(Posidonia)는 2년마다 아테네에서 개최되는 국제 해운 전시회다. 세계 4대 조선 및 조선기자재 전문 전시회 중 하나로 대형 유럽 선주들과 조선소 및 해양플랜트 관계자들이 대규모로 참관한다. 바이어를 통한 신규발주 물량의 협상이 활발히 이뤄지며 해마다 6월경에 열렸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10월에 열린다. 전시일정 : 10월 26일(월)~10월 30일(금) 박람회 홈페이지 http://posidonia-events.com
글 편집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가 온라인 교육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온라인 수업과 출결 관리 등 비대면 교육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계속되면서 향후 교육체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마침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정책도 비대면 서비스 산업이 주된 내용이어서 첨단기술을 융합한 온라인 교육 서비스인 에듀테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와 온라인 개학을 계기로 비대면 교육 서비스 기술인 에듀테크(Edutech)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에듀테크란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한 차세대 교육을 말한다. 에듀테크를 이용하면 360도 카메라, AR, VR을 활용해 간접체험의 기회가 늘고, 어디서든 AI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 현재 공교육에서는 학생들이 같은 교과서를 보고, 같은 설명을 듣고, 같은 진도를 나가고 있다. 교사는 평균 학생을 기준으로 수업을 준비한다. 사교육도 마찬가지다. 학습에 흥미를 잃어 성취력이 낮은 학생들은 점점 낙오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에듀테크는 이러한 상황을 뛰어넘을 수 있다. 학생 개개인의 수준이나 이해 등에 맞춰 다른 설명과 문제 등 다양한 형태의 피드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에듀테크는 학생에게 맞춤화된 양질의 편리한 교육환경을 제공한다. 커지는 시장, 다양한 플랫폼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도 “2030년 지구상에서 가장 큰 인터넷기업은 교육 관련 기업이 될 것”이라며 에듀테크 시장의 비약적인 발전을 예고했다. 실제로 이러닝 기업부터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까지 뛰어들면서 에듀테크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GIA)’는 전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2017년 2,200억 달러(약 246조 원)에서 2020년에는 4,300억 달러(약 481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격교육의 시대를 예측한 것일까? 구글은 5년 전부터 에듀테크 시장을 이끌면서 온라인 수업 플랫폼 ‘클래스룸(Classroom)’과 유료고객 600만 명을 돌파한 ‘지스위트(G Suite)’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 원격시험을 볼 수 있는 ‘폼’, 다수의 인원이 참여해 대규모 과제를 해결하는 ‘잼보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가능하고 수업과 시험에 부정이 있었는지까지 감시하는 ‘크롬북’ 등을 내놓았다. 이에 질세라 중국의 에듀테크 산업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에듀테크 유니콘 기업 7개 중 6개가 중국 기업일 정도다. 특히 중국 에듀테크 분야의 선두주자인 위엔푸다오도 ‘위엔티쿠’, ‘샤오위엔소티’, ‘제브라 AI’ 등 다양한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4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도 손꼽을 만한 에듀테크 플랫폼들이 적지 않다. 디지털 교과서와 연동된 학습 커뮤니티인 ‘위두랑’은 선생님이 반 아이들을 초대해 과제나 영상, 사진 등을 공유할 수 있다. ‘클래스팅’은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AI 기반 맞춤 학교 플랫폼으로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수준별 맞춤형 문제와 동영상 콘텐츠를 추천하며, 선생님은 아이들의 학습 현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배우, 예술가, 작가 등 저명인사들의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마스터클래스’,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는 ‘뉴턴’ 등 그 내용이 다양하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교사와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된 채 수업을 진행 중이다. 에듀테크 시장 규모 2017년 2,200억 달러, 2020년 4,300억 달러 대한민국 에듀테크, 공교육 넘어 해외로 한국은 아시아의 어느 나라보다도 빨리 에듀테크가 도입되었다. 하지만 보수적인 공교육 환경과 소극적 투자로 발전속도가 뒤처지고 있다. 반가운 것은 정부가 ‘한국판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인공지능 기반 원격교육지원 플랫폼(AI 원격교육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 개학에 이용 중인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 ‘EBS 온라인클래스’, ‘한국교육학술정보(KERIS) e학습터’나 외산 영상회의 서비스 ‘줌’, ‘팀즈’(마이크로소프트), ‘행아웃 미트’(구글)를 뛰어넘는 통합 AI 원격교육 플랫폼을 만들어 전 세계 에듀테크 시장을 선점하고 원격 공·사교육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공교육에서 원격수업을 결합할 예정이어서 에듀테크는 자연스레 사교육을 넘어 공교육으로 확대될 것이다. AI가 지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코로나19 같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공교육을 혁신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양질의 평생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공감대도 높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글로벌 교육시장도 더 편리하고, 신선한 사업 모델로 무장한 에듀테크들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부디, 대한민국의 에듀테크가 ‘한국판 뉴딜’ 정책과 맞물려 날개를 달고 세계 곳곳에 자리 잡기를 바란다. 코로나19 이후 모바일 플랫폼으로 신입사원 교육을 하고 있는 기업의 모습
글 박정준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통상전략센터 선임연구원 “첫 모금을 통해 목, 입을 적시고, 두 번째는 외로움을 녹인다. 세 번째는 시심을 깨워주고 네 번째, 다섯 번째는 일상의 불평불만을 씻어낸다. 그리고 여섯 번째 모금을 마시면 신선의 경지에 이른다.” 차에 대한 감상을 노래한 당나라 시 구절이다. 범인(凡人)을 신계(神界)로 이끄는 차 관련 무역이야기의 첫 페이지는 3세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무려 18세기 초다. 차는 중국의 중국종과 인도의 아삼종1)이 대표적이지만 쉽게 떠오르는 건 영국 홍차 문화다. 영국 상류층이 오후에 우아하게 마시는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나 ‘티타임(Teatime)’ 등은 결코 낯설지 않다. 18세기 초에는 차가 귀해서 설탕과 함께 넣어둔 서랍을 자물쇠로 잠갔을 정도였지만 19세기에는 식민지이던 인도에서 차를 재배해 대량 수입하며 가격이 내려가 모든 국민이 차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무역의 긍정적 효과다. 재밌는 건 그사이 산업혁명이 차의 일상화에 기여했다는 사실이다. 산업혁명 후 노동생산성 유지와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준 것이 바로 차와 이에 함유된 카페인의 각성효과다. 카페인은 니코틴, 모르핀과 화학구조가 비슷해 신경을 흥분시켜 설탕을 넣어 마시면 집중력 상승과 열량 보충이 되어 일석이조였다. 같은 목적으로 마시던 알코올보다 덜 해로워 일석삼조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그 겨울의 북대서양은 붉었다 ‘보스턴 차 사건’ 전쟁 때 무기만큼 중요한 게 바로 돈이다. 영국은 18세기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미국 등 식민지에서 걷은 세금으로 막대한 전쟁비용을 충당했다. 특히 큰 세수(稅收)는 미국에 수출한 차에서 나왔다. 당시 차 세금이 높아 미국은 네덜란드에서 차를 밀수입했고, 영국은 1773년 이를 단속코자 ‘차법(Tea Act)’, ‘홍차 조례’로 불리는 법률을 제정했다. 밀수 방지 유통망 확보, 세금 누수 방지, 유통 거품 제거로 인한 홍차 값 하락까진 좋았지만 밀수로 부를 쌓던 식민지 상인들의 불만은 커졌고, 입법과정에서 영국의 강압적 태도는 미국 주민들을 분노하게 했다. 결국 그해 12월, 보스턴 항을 통해 차를 운송하던 영국 배를 기습한 미국 식민지 주민들은 차 상자들을 바다로 던졌는데 당시 바닷물이 우러나 홍차 빛깔이 될 정도였다. 이듬해 영국은 미국의 저항에 항구 폐쇄라는 강경책으로 맞섰고, 이는 미국의 반감을 더욱 고조시켜 1775년 독립전쟁, 1776년 독립선언서 발표로 이어졌다. 흔히 ‘보스턴 티 파티(Boston Tea Party)’로도 알려진 이 사건은 미국인에게 독립의 역사적 기쁨을 축하할 진짜 ‘파티’의 도화선이 됐다. 이후 미국은 영국에 대한 반감으로 홍차 대신 커피로 입맛을 바꿨고 대신 그 커피를 연하게 내려 홍차와 비슷하게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미군이 유럽의 진한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서 연하게 마시는 유사 문화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미국인의 커피, ‘아메리카노’가 탄생했다. 차로 웃고 차로 울었다 ‘아편전쟁’ 영국인들은 차를 사랑했지만 영국은 차 재배에 좋은 환경이 아니다. 그래서 주로 중국에서 찻잎을 수입해 마셨고 이때 찻잔 등 중국산 도자기도 함께 수입했다. 영국 모든 계층에 차 문화가 확산되면서 대중무역 적자가 굉장히 심해졌고 무역수지 개선의 묘수를 고심하던 영국은 식민지 인도에서 재배한 아편을 중국에 수출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아편이 적당히 쓰면 진통제가 되지만 과하면 마약이 되는 게 문제였다. 중국 내 아편 중독자가 빠르게 늘고, 수요가 많아지자 가격도 높아져 양국 무역수지에 반전 조짐이 생겼다. 결국 중국은 아편 판매와 수입 모두 금지해버리는데 이후에도 밀수입 등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거래상을 처형하고 영국 상인, 관료들을 감금하며 아편을 파기하는 등 강도 높은 조치들을 취했다. 오늘날에도 중국 형법은 마약에 있어서는 자비가 없는데 이런 경험에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영국은 중국 조치가 자유무역에 반한다며 1839년 ‘영·중 무역전쟁(아편전쟁)’을 일으켰다. 대중무역 적자→영국 불만→무역전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오늘날 미·중 무역전쟁 데자뷔다. 3년을 싸우고 영국이 승리했는데, 사실 전쟁의 씨앗인 아편은 양귀비꽃이 시든 뒤 열매 속 하얀 진액이 원료다. 중국은 양귀비로 당나라가 망했고, 또 다른 양귀비로 당시 청나라도 망할 뻔한 셈이다. 종전 후 1842년 불평등조약인 ‘난징조약’이 체결되는데 중국은 상하이 등 5개 항구를 개방하고 배상금을 내는 것도 모자라 홍콩까지 뺏겼다.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 주석과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총리의 1984년 ‘중·영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으로 1997년 반환되긴 했지만 이미 민주주의화, 자본주의화가 된 홍콩은 지금도 ‘일국양제(1국2체제)’ 아래 중국과 마찰이 많다. 홍콩을 돌려준 영국에게 ‘땡큐’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를 무역문제, 난징조약과 연결하면 지금 중국에게 미국과의 무역전쟁, 미·중 1단계 합의는 트라우마와도 같다. 차와 관련해 미국은 웃고 중국은 울었던 이런 무역사가 있다. 과연 지금의 미·중 무역전쟁 승자는 누가 될 것이고 이것이 미래에 어떤 무역사로 기록될지 관심이 간다. 1) 다르질링(Darjeeling), 아삼(Assam) 등홍차 명칭은 재배지인 인도 지명에서 유래. ※ 참고: 식탁 위의 세계사(이영숙, 2012),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 히데히로, 2019) 및 인터넷 자료.
출처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국무역협회 디스플레이는 도형이나 문자, 숫자 등으로 정보를 표시, 인간과 기계를 연결시켜주는 장치를 통칭한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브라운관(CRT) 이후 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으로 진화돼 스마트폰, 자동차, 생활가전 등 전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 LCD 산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로 수출 규모를 키우며 디스플레이 산업을 대표적인 기간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OLED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89.9%를 차지하며 ‘디스플레이=대한민국’이라는 등식을 만들었다. 1 한국의 첨단 이미지를 각인시킨 ‘디스플레이 패널!’ 한국의 디스플레이 패널 기술 발전사2 CES2020에서 화려함을 선보인 우리나라의 롤러블 디스플레이 3 디스플레이 수출규모 및 전망4 해외시장에서의 위상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1위! 5 해외시장에서의 위상 OLED패널 글로벌 시장 점유율 89.9%6 성공비결 초격차의 기술개발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과감한 기술개발로 초(超)격차, 기존에 없던 수요 창출 ★부가가치 높은 경쟁 우위 제품으로 구조혁신 가속화 7 성공비결 차세대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 ★첨단기술 개발을 통한 기술적 우위 확보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 전략 ★시장 선점 위해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 단행 ★2019년 LG디스플레이 3조 원, 삼성디스플레이 13조 원 투자 발표8 코로나19가 바꾼 라이프스타일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 성장 전망 코로나19 계기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과 쇼핑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수요 증가 전망 하반기 코로나19 확산 진정 이후 미국, 중국 등 5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투자 본격화 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될 전망 8 코로나19가 바꾼 라이프스타일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 성장 전망 코로나19 계기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과 쇼핑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수요 증가 전망 하반기 코로나19 확산 진정 이후 미국, 중국 등 5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투자 본격화 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될 전망
맛나푸드㈜ 노승용 팀장 취재 김선녀 기자 사진 지다영 설립 3년 차 신생 조미김 업체 맛나푸드㈜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매출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수출에의 강한 의지와 철저한 준비로 시작한 해외시장 개척, 그리고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으로 쌓은 바이어와의 강력한 신뢰 덕분이다. 노승용 팀장의 FTA 활용에 눈뜨기 노하우 ① FTA 관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통관, HS코드 등 모르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협회, 공사, 센터에 질문하기 ② 국가별 식품 인증 미리 준비 까다로운 식품 통관을 위해 국가별 필수 인증 준비해두면 통관에 용이 ③ 바이어에 먼저 FTA 제안 관세, 무역 등에 익숙지 않은 바이어에게 FTA 활용을 통한 관세 절감 효과 소개로 신뢰 쌓기 전남 함평에 위치한 조미김 가공업체 맛나푸드㈜는 2017년 공장을 설립해 다양한 종류의 조미김과 구운 김, 청정 재래김 등을 만든다. 설립 3년의 신생기업이지만 일찌감치 2018년부터 수출을 시작해 현재 중국과 일본은 물론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 국내 조미김을 수출하고 있다. 총 매출액의 80%를 수출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맛나푸드㈜는 2019년 ‘백만불 수출의탑’을 받았고, 코로나19 사태에도 꾸준한 성장으로 올해는 연 매출 300만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마다 다른 식문화 고려해 레시피 구성, 통관 절차도 국가 스터디 필요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전 세계 시장이 침체돼 있는 와중에도 맛나푸드㈜ 수출마케팅팀의 노승용 팀장은 일본 수출 업무로 분주하다.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외식 대신 집 안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김을 반찬으로 먹는 일본인의 김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물론 수출에 대한 준비와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맛나푸드㈜는 2017년 공장을 설립해 1년여 만에 중국, 일본 그리고 신남방국가와 교역을 시작했다. 해남의 깨끗한 바다에서 채취한 김으로 만든 조미김이라는 자부심과 바이어 국가마다 다른 식문화를 고려한 레시피로 일찌감치 해외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었다. “2018년 4월 중국으로의 간접 수출이 첫 수출이었습니다. 한중 FTA 원산지증명서를 요구했는데, 처음엔 FTA가 뭔지 전혀 몰라 서류를 만드는 데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업 내에서 수출 통관, 온라인 상담과 바이어 대응, 수출에 필요한 인증 등 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노승용 팀장은 전남 FTA활용지원센터를 통해 관세사 컨설팅을 받고 FTA에 입문했다. 이후 원산지 관리사 교육을 받은 뒤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까지 인증받았다. “과거에는 필요한 정보가 생기면 관공서에 직접 찾아가 겨우 알아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직접 찾아와 긴 시간 무료로 상담까지 해주십니다. 적극적으로 찾으면 수출기업에 도움이 되는 자료나 도움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노승용 팀장은 모르는 것이 생기면 무조건 관련 협회, 공사,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통관할 때 문제가 생기면 코트라(KOTRA)로, 국가별 통관기준이 궁금하면 무역협회로, HS코드를 확인할 땐 관세청으로 연락했다. 이렇게 무역 관련 기관에 자주 들락날락하면서 좋은 교육과 세미나 정보를 얻게 되었고,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FTA 활용에 눈을 뜨게 되었다. 통관이 늦을 경우 식품은 신선도 잃어 큰 타격 입을 수 있어 식품에는 어느 나라든 까다로운 인증이 뒤따른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식품기업이라면 국가별로 선호하는 인증을 사전에 획득하는 것이 좋다. 맛나푸드㈜는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을 비롯해 ISO 22000(식품안전경영시스템), FSSC 22000(식품안전시스템)의 인증을 획득했고, 미국 수출을 위한 미국식품의약국(FDA) 등록과 이슬람권 수출을 위한 할랄 인증까지 준비해두었다. 이렇게 일반 제품보다 준비하고 통과해야 할 인증이 많은 것도 어렵지만 국가별 수출조건이 제각각이라 난감할 때가 많다. “FTA 활용 시 국가마다 식품 관련 필수 인증을 요구하는데 기준이 다르거나 원칙이 없는 곳도 있어 돌발변수에 당황했던 적이 많습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원산지증명서 기준을 무시하고 자국 기준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발급받은 날짜를 문제 삼거나 주소의 띄어쓰기 때문에 통관을 보류해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통관이 늦어져 약속 날짜를 지키지 못하면 식품의 경우 큰 타격을 입는다. 하지만 FTA 관련 정보 제공이 바이어와의 신뢰 구축에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노승용 팀장은 베트남 바이어와의 상담에서 한·베트남 FTA와 한·아세안 FTA 중 한·베트남 FTA의 관세율이 유리하다는 점을 조언하는 등 적극적인 FTA 활용으로 바이어와 돈독한 신뢰를 쌓기도 했다. “요즘은 K-푸드 열풍으로 해외에도 충분한 수요가 많습니다. 또한 다양한 국가와 FTA를 체결한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보다 넓은 경제지도를 자랑합니다. 처음은 어렵지만 FTA를 활용해 수출을 시작하면 앞으로 더 많은 바이어를 만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아이벡스메디칼시스템즈 취재 김선녀 기자 사진 지다영 코로나19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K-바이오에 대한 인식이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차근차근 준비해온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라면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절호의 기회다. 지난 9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장착한 ㈜아이벡스메디칼시스템즈는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 분야에서 새로운 한류를 일으킬 예정이다. ㈜미소미코퍼레이션의 대표 ㈜아이벡스메디칼시스템즈(이하 아이벡스)는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챔버)를 만드는 의료기기 회사다. 2011년 창업 이래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2015년 국산화에 성공, 세계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춘 제품을 기반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등으로 해외 수출국을 넓혀왔다. 신기술(NET) 인증,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선정, 유럽 수출에 필수적인 CE 인증 획득으로 제품의 성능과 안전성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아이벡스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을 향해 두 번째 도약을 하고자 한다. R&D 사업 통해 세상에 없던 기술개발 성공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란 다이버에게 자주 발병하는 잠수병, 지난 2018년 강릉 펜션 사건으로 많은 희생자를 냈던 일산화탄소 중독 등 산소 부족과 관련한 응급질환에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의료기기다. 그 밖에 당뇨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병성족부궤양(당뇨발) 치료, 화상, 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 후 발생하는 조직괴사와 같은 만성창상과 관련한 여러 비응급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응급질환 외에도 비응급질환에 대한 수요가 두드러져 국내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글로벌 수요는 이미 충분한 상황에서 아이벡스는 수출시장에 대한 기대감과 확신으로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창업 초창기부터 국산화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던 아이벡스의 윤석호 대표에게 R&D는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신생회사에게 R&D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는 다양한 국가사업을 적극 활용했다. 지원받은 투자금으로 시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한 뒤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규모를 키워나갔다. “정부의 R&D 정책사업을 활용해 등록한 특허가 11개 이상, 출원 중인 것도 13건 이상입니다. 특히 연구개발을 거듭하며 작년에는 의료용 고압산소치료기에서 세계 최초의 새로운 기술성과를 얻어 국내 신기술 인증을 받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받았습니다.” 고압산소치료기의 치료과정은 다이빙할 때 기압을 맞추기 위해 하는 ‘이퀄라이징(압력평형)’ 과정과 흡사하다. 고압산소 치료에는 수심 20m에 해당하는 압력이 가해진다. 그리고 그 압력에 도달할 때까지 환자의 귀 통증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도와주는 인스트럭터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치료마다 부가적인 인건비를 발생시키고, 압력을 맞추는 과정에서 환자의 고막이 찢어지거나 파열되고, 이로 인한 트라우마로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신기술 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의 ‘안티바로트라우마(A.B.T. RIDE¢ç)’ 기술은 기계적인 판단으로 환자의 귀 통증을 예측해 인스트럭터의 역할을 줄이고, 고막이 상해를 입는 부작용을 없애 기존 고압산소치료기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예산을 받고 연세대와 공동 연구한 아이벡스의 A.B.T. RIDE¢ç 기술은 고막의 변화도와 통증 간 상관관계를 연구해 치료에 필요한 압력까지 안전하게 도달하게 하는 기술이다. 바이오 한류, IT 차별화로 틈새시장 공략 아이벡스는 국산화에 성공한 뒤 의료기기 전시회에 꾸준히 나가 해외 바이어를 만났다. 그러던 중 2018년 필리핀의 한 병원에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아이벡스의 첫 수출이었다. “미국 시장을 최종 타깃으로 시작했기에 초기 개발부터 국내용 인증 기술이 아닌 미국 인증에 맞춰 동일한 성능을 갖춘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추가적인 기술이 접목되면서 적정가격을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신생기업이라 가격을 낮춰 가성비 있는 제품으로 마케팅을 해야 했지만, 제품 기술력으로만 봤을 땐 글로벌 제품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신생기업의 당당한 가격에 당황한 필리핀 바이어를 설득하기 위해 윤석호 대표는 고민 끝에 바이어를 한국으로 초빙했다. 그는 아이벡스 제품을 실제 사용하는 병원에서 치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미국 제품과 성능을 비교했다. 특히 보수가 어려운 글로벌 제품과 달리 IT 탑재로 원격 유지보수가 가능한 점을 어필하고, 실제로 제품 사용 초기에는 무상으로 필리핀에 직접 가서 문제가 있는 부분을 관리해주기도 했다. 이후 필리핀의 다른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현재 아이벡스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일본, 인도 등과도 수출 논의 중이다. “의료기기는 나라별 개별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막대한 인증 비용이 발생합니다. 아이벡스는 앞으로도 성장을 위해 투자유치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의료진에 대한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아이벡스는 수년 전부터 미국 의료진이 참석하는 학회에 계속 참석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인증 작업이 끝나면 미국, 일본 등 선진국가 내에서는 ‘플래그십 스토어’ 역할을 할 병원을 개척하고, 그곳을 거점으로 마케팅할 계획이다. ㈜아이벡스메디칼시스템즈 기업 현황 업종: 제조업 사업규모(2019년 기준): 매출액 36억 원 수익구조:국내외 고압산소치료기 판매 매출액 중 수출액 비중: 10% 주요 수출국: 필리핀,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이상진 한국표준협회 회장 취재 이락희 기자 사진 이준형 코로나19의 팬데믹 국면에서 우리나라 방역체계가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모범 사례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함께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K-방역 모델의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검사-확진-역학 조사-추적·격리-치료로 이어지는 대응의 전 과정에 걸친 절차와 기법 등을 K-방역 모델로 체계화하여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할 계획이다. 이에 국내 유일의 표준화 기관인 한국표준협회(KSA) 이상진 회장을 만나 표준화의 필요성과 향후 추진방안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았다. 이상진 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으로 오랫동안 활동한 통상전문가이자 산업표준화를 지원하는 표준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주요 이력 서울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졸업(석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박사) ○ 2010년 5월 지식경제부 충청지방우정청장 ○ 2011년 6월 국무조정실 산업통상미래정책관 ○ 2014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국장 ○ 2016년 6월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 ○ 2017년 1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 ○ 2018년 3월 한국표준협회 회장 취임 통 정부 부처에서 근무하다가 한국표준협회 회장으로 선임되셨습니다. 그간의 소회를 한말씀 해주세요. 이 한국표준협회 회장으로 선임된 지 2년 2개월이 되었습니다. 공무원으로 일할 때는 나라 발전을 위한 정책을 수행하였다면 한국표준협회 회장이 되어서는 주로 기업과 정부 연결, 기업 컨설팅 등을 했습니다. 부가가치를 만들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몸소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2년 전부터 스마트공장,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새로운 사업에 진출했는데 신사업이 급속하게 성장하여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부터는 인큐베이팅 사업도 시작하였습니다. 협회의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고 있어요. 통 특히 2019년에는 국제표준화기구(ISO)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이사국으로 선출되는 좋은 성과도 있었지요. 여러 표준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거둔 성과라 의미가 더 큰 것 같습니다. 이 그렇습니다. ISO 이사회는 국제표준화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는 최고의결기구입니다. ISO 이사회는 6개 상임이사국과 14개 비상임이사국을 합친 20개 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임이사국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입니다. 비상임이사국은 총회에서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데 이번에 우리나라가 선출되었습니다. 통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산업표준화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면서 표준화가 선행성, 융합성, 사실상 표준화(De-facto Standard)라는 특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표준을 만드는 절차가 복잡했어요. 연구개발, 기술개발, 특허획득, 테스트 등을 거친 후에야 표준이 만들어졌어요. 지금의 표준은 거의 동시에 진행되거나 오히려 선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순서대로 가지 않아요. ISO나 국제전기표준회의(IEC)의 정식 절차를 통해 표준을 만들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같은 ‘사실상 표준화기구’ 역할이 크게 부각되고 있어요. 통 중국도 국가 차원에서 표준화를 위한 노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35년까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의 분야에서 매년 100개씩 총 1,000개의 표준을 확정짓겠다고 선언했어요. 전 세계 표준의 60~70%를 자기들이 차지하겠다는 뜻입니다. 시진핑은 칭화대 공대 출신으로 표준화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아는 인물입니다. 표준화를 위해 항저우라는 작은 시 단위에 1조 원의 예산을 투자하고 있어요. 우리와는 비교도 안 되는 규모입니다. 예전에 제가 산업부에서 통상교섭실장으로 있을 때만 해도 만나기 힘들었던 중국의 인사들을 요즘은 쉽게 만나고 있어요. 한국표준협회 회장을 만난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중요한 실적이 되기도 하지만 국제표준화를 하려면 한국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IEC 등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한국의 표준 활동이 활발하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져서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다른 회원국에 미치는 영향력이 큽니다. 통 통상교섭실장으로도 근무했기 때문에 통상과 표준의 관계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세계 양대 표준화기구로 ISO와 IEC가 있고 그 외에 사실상 표준화기구라는 것이 있습니다. 전자/로봇 등과 관련한 IEEE와 자동차기술협회(SAE)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국제사회에서 표준을 만든 이유는 다른 나라와의 호환을 투명하게 하고 국가 간 교역을 촉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많은 국가에서 자국 산업을 보호할 목적으로 독자 표준을 만들면서 국제통상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TBT협정(무역기술장벽에 관한 협정)을 발효하고 ISO나 IEC의 국제표준에 맞추라고 권고하게 되었습니다. ISO나 IEC에서 만드는 표준의 중요성이 대두된 배경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교역국가에서는 표준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10년 동안 ISO 2만3,000종의 표준 중 60%에 달하는 약 1만2,000종의 표준을 가져다 쓰면서 글로벌 교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통상을 통해 ISO, IEC의 표준화가 확산되었으니 어찌 보면 WTO가 세계무역의 표준화에 기여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국가 간 자유무역을 위해 국제표준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었으니까요. 실제로 2004년에 국제무역 분석을 한 결과에 따르면 국제무역 및 통상의 80%가 표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갈수록 표준의 힘이 세질 것입니다. 이제 표준은 통상에만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생활 자체가 표준으로 바뀌었어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뿐입니다. 통 코로나19 이후 통상환경이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십니까? 이 첫째, 신자유주의와 글로벌 통상의 종언이 예상됩니다. 앞으로 다자통상 대신 양자 형태로 바뀔 것이고 미·중 갈등은 고착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둘째, 미국이나 중국처럼 내수시장이 큰 나라들, IT가 발달한 나라는 빨리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내수시장이 넓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셋째, 창의계급이 늘어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장기화되면서 생각할 시간이 늘어나면 창의적인 활동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입니다. 당장 저 같은 경우에도 지난 몇 달 동안 출장 등이 취소되면서 인공지능 등 새로운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넷째, 백 투 베이식(Back to Basic)입니다. 삶이 무엇인가, 가족이 무엇인가, 생존이 무엇인가 등 굉장히 본질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표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표준이란 여러 사람이 공통된 이슈를 고민하여 얻은 결괏값이니까요. 산업에서도 이런 분야가 뜰 것입니다. 통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방역을 성공적으로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K-방역 모델을 만들어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이 ISO에는 보건경영 등에 대한 기술위원회(Technical Committee)가 있습니다. 우선,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관련 세미나 등을 개최해 K-방역모델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감염병 대응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위원회(TC)나 분과위원회(SC)를 만드는 것도 검토해 볼만 합니다. ISO를 비롯한 국제표준화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의 지지를 얻는 것도 국제표준화를 선도하는 데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지난해 ISO 총회 선거에서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이 ISO 이사로 선임돼 우리나라가 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은 대단히 긍정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료 분야의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국제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해야 합니다. 보건경영 등 기존 TC를 최대한 활용하고 K-방역 표준 심포지엄이나 개발도상국에 K-방역 표준 전수 및 사례 해설을 통해 세계인들의 K-방역에 대한 좋은 평가를 지속 확산하면서 실질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 K-방역을 계기로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표준화 논의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표준협회의 역할이 커질 것 같습니다. 이에 대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까? 이 이미 세상이 바뀌었지만 많은 기업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표준협회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표준화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키우는 일입니다. 우선 협회에서는 표준을 진흥하기 위한 진흥단 설립, 표준최고임원(CSO) 법제화도 숙제입니다. 표준을 만들지 않으면 로열티를 내고 남의 나라에서 해놓은 것을 따라야 합니다. 일례로 우리나라 선박 제조사에서 선박을 만들 때 엔진 로열티를 내륙의 산악국가인 스위스에 내고 있어요. 아이러니하죠. 선박엔진 설계 표준을 스위스가 선점했기 때문입니다. 이상진 한국표준협회 회장은 K-방역 모델 국제표준화에 대해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사실상 표준화기구’를 조직하면 더 빠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통 표준화와 관련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개인적인 경험이 있는지요. 이 미국에서 석사과정을 밟을 때 수학 능력이 필요한 과목이 있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미국 친구들은 삼각형의 면적을 구하는 방법도 잘 모르더라고요. 처음엔 으쓱했는데 3개월쯤 지나니까 상황이 역전되었습니다. 문장으로 된 것을 수식으로 추출하는 것을 못 하겠더라고요. 친구들은 삼각형 면적 내는 방식에 금방 익숙해졌는데 저는 오랫동안 문장을 수식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우리나라 설계가 안 되는 이유도 똑같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어떻게 넣어야 우리가 원하는 결괏값을 만들어 내느냐가 결국 설계인데, 우린 그동안 남들이 만들어놓은 프로그램에만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통 통상의 미래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제가 서울대학교에서 통상협상과 분쟁이라는 주제로 한 학기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더 이상 WTO 상소기구가 존재하지 않는 지경이 되었는데 관련 이론이 무슨 소용 있겠어요. 월간 <통상>이 벌써 100호를 앞두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통상의 환경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으로 딜리버리를 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누구의 책임인가, 인공지능 솔루션을 만든 사람인가, 검증을 안 한 사람인가 등 완전히 새로운 이슈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기존 규범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들입니다. 이런 변화들이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선험적으로 관련 표준을 만들 수 있다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습니다.
글 편집실 제조업의 글로벌 공급망이 코로나19로 극심한 혼란에 빠지면서 세계 각국은 해외진출 기업을 불러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3년 12월부터 해외로 진출했다가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국내 복귀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서 한층 강화된 지원제도를 내놓았다. 국내 복귀기업 선정요건부터 신청방법, 다양한 지원내용에 대하여 자세히 소개한다. Question 이번에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에서 운영하던 해외사업장을 정리하고 돌아왔습니다. 저희도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신청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국내 복귀기업 지원혜택을 받으려면 몇 가지 선정요건에 맞아야 합니다. 첫째, 해외사업장에서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제조업’, ‘정보통신법’ 또는 산업발전법상 ‘지식서비스산업’을 2년 이상 운영했어야 합니다. 둘째, 해외사업장과 국내 신·증설 사업장을 운영할 신청기업의 실질적 지배자(지분 30% 이상 보유 등)가 동일해야 합니다. 셋째, 해외사업장을 청산·양도하거나 생산량을 축소(25% 이상)해야 합니다. 만약 기존 국내사업장이 없는 경우라면 해외사업장 유지가 가능합니다. 넷째, 해외사업장의 업종과 국내 신·증설할 사업장의 업종이 한국표준산업분류의 소분류상 동일해야 합니다. 더불어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른 외국인 투자에 대한 지원혜택(조세·임대료 감면 등)을 받은 기업이 아니어야 합니다. 신청방법은 코트라(KOTRA) 국내복귀기업지원센터로 신청서 및 증빙서류를 우편이나 이메일로 보내시면 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2-3460-7361~5)로 문의 바랍니다. Question 만약 국내 복귀기업으로 선정된다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국내 복귀기업 지원제도에는 입지·설비 보조금 지원, 세제 지원, 인력고용 지원, 보증·보험 지원, 금융 지원, 입지 지원, 스마트공장 구축 및 연구개발(R&D) 지원, 지식재산권 지원, 구조조정 컨설팅 등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문의가 많은 세 가지 지원제도를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입지·설비 보조금 지원은 입지·설비 투자액의 일정 부분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지원조건은 비수도권 입주와 국내 투자사업장의 상시 고용인원이 20인 이상이어야 하고, 입지·설비 보조금 지원 타당성 평가점수가 60점 이상이어야 합니다. 단 투자사업장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50점 이상도 가능합니다. 지원내용은 지역 구분에 따라 다르며, 설비보조금만 신청할 경우에는 착공일로부터 3개월, 입지·설비 보조금을 신청할 경우에는 입지 계약체결일부터 1년 이내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로 입지 보조금만 별도로 신청할 수는 없습니다. 세제 지원은 법인세, 관세를 최대 7년간 50~100% 감면해주는 내용입니다. 지원조건은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외의 지역에 입주해야 하고, 창업하거나 신·증설하여 사업을 개시한 날부터 4년 이내에 해외사업장을 양도하거나 폐쇄해야 합니다. 또 해외사업장을 양도하거나 폐쇄한 날부터 1년 이내에 창업하거나 사업장을 신·증설해야 하고, 해외사업장을 부분 축소(생산량 50% 이상)하거나 유지(국내사업장이 없는 경우에 한함)하며, 복귀 전·후 영위 업종이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라 세분류를 기준으로 동일해야 합니다. 법인세는 신·증설 사업장에서 소득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세액을 감면해주는데, 해외사업장을 청산·양도하고 국내에 신설 또는 증설했을 경우에는 5년간 100%+2년간 50%, 축소·유지 시에는 3년간 100%+2년간 50%의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규 또는 중고 자본재 수입 시 발생하는 관세는 해외사업장을 청산·양도 시에는 100%, 축소·유지 시에는 50%의 감면혜택이 있습니다. 법인세 지원은 신청기업 소재지 관할 세무서에 신청하고, 자세한 사항은 국세청(국번 없이 126, www.nts.go.kr)에 문의 가능합니다. 관세는 관세청이나 코트라 국내복귀기업지원센터(02-3460-7361~5)로 신청 및 문의 바랍니다. 인력고용 지원은 신규 고용에 대한 인건비 일부를 2년간 지원하는 혜택입니다. 국내 복귀기업 선정일부터 3년 이내에 고용창출장려금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중소·중견 기업에 해당합니다. 1인당 연간 지원액은 중소기업 720만 원(월 60만 원), 중견기업 360만 원(월 30만 원)입니다. 단 사업주가 해당 근로자에게 지급한 임금의 80% 한도로 지급하며(한도 100명), 3개월마다 신청해야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사업장 소재지 관할 고용센터(국번 없이 1350)로 문의 바랍니다. 칠레와의 협정에 따른 원산지증명서의 서식 입지·설비 보조금 지원 문의처 서울-투자유치팀 02-2133-4760 인천-투자유치과 032-440-3293 경기-특화기업지원과 031-8030-2994 충남-투자입지과 041-635-3374 세종-산업입지과 044-300-4652 대전-투자유치과 042-270-3751 전북-투자금융과 063-280-3563 광주-투자유치과 062-613-4062 전남-투자유치과 061-286-5122 강원-투자유치과 033-249-4924 충북-투자유치과 043-220-3315 경북-유치기업지원팀 054-880-4628 대구-투자유치과 053-803-6206 울산-투자교류과 052-229-3582 부산-투자통상과 051-888-4459 경남-투자통상과 055-211-3274 제주-투자정책과 063-710-3373
정리 편집실 올해 정부 부처와 관계 기관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 지원사업을 FTA 활용촉진, FTA 해외시장진출, 산업경쟁력 강화, 한중 FTA 활용지원 등 4개 분야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달에는 한중 FTA 활용지원사업의 ‘한중 FTA 무역기술장벽(TBT) 종합지원’과 대중 수출기업을 위한 대출 지원사업인 ‘신성장기반자금(산업경쟁력 강화)’ 정책에 대해 알아본다. 한중 FTA 무역기술장벽(TBT) 종합지원 중국은 우리나라 제1위 교역 대상국이자 총 수출액의 33%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의 무역 시장이다. 그러나 무역기술장벽으로 중국 수출기업의 수출 애로가 발생하기도 한다. 무역기술장벽(TBT; Technical Barriers to Trade)이란 국가 간 다른 기술규정, 표준, 적합성 절차로 인해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저해하여 무역에 상당한 영향을 초래하는 무역상 장애요소를 말한다. 한중 FTA로 관세장벽은 낮아졌지만 수출확대를 위해 중국의 비관세 TBT를 낮추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한중 FTA TBT 종합지원’은 이러한 배경에서 대중국 수출을 촉진하고 중국 기술규제, 제품 시험·인증 등 TBT를 해소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주요 지원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업내용중국의 표준 및 기술규제 분석, TBT 애로 발굴 및 지원, TBT 정보 포털 운영, 맞춤형 TBT 교육 및 홍보 사업기간2020년 3~11월 지원대상 및 지원내용 지원대상 중국으로 수출하거나 수출하고자 하는 기업 또는그 협력사 지원내용 중국 CCC 인증, 제품 시험·인증 관리 등 수출 TBT 애로 상담(전화상담, 기업 방문 컨설팅 등) 및 중국 기술규제 및표준 관련 정보 제공(교육·설명회 등) 업체 분담금 없음 신청은 해외기술규제정보시스템(KnowTBT 포털)에서 TBT 애로사항을 접수하면 된다. 전화상담, 기업방문 컨설팅 등은 수시로 신청 접수가 가능하며, 교육·설명회, 행사 등 세부사업 공지 등은 KnowTBT 포털을 참조하면 된다. 문의한국산업기술시험원 tel. 02-860-1381 / E-mail. tbt@ktl.re.kr 국가기술표준원 무역기술장벽협상과 tel.043-870-5542 / E-mail. escaped@korea.kr 대중 수출 기업을 위한 대출 지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는 한중 FTA에 취약한 업종의 산업경쟁력 강화, 피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신성장기반자금(산업경쟁력 강화)을 지원하고 있다. 신청자격은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계획’에서 제시한 한중 FTA 관련 지원 업종이 해당되며 업력 7년 이상 기업이라 하더라도 융자 제한사유 등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지원업종은 섬유제품 제조업을 비롯해 의복, 모피, 가죽, 목재, 펄프, 인쇄, 화학물질,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고무제품, 플라스틱, 비금속, 전자제품, 출판, 영상, 식료품 등의 제조업이 포함된다. 지원방법은 융자 방식인데 대출금리는 정책자금 기준금리에서 0.5p% 가산된 수준이다. 대출기간은 10년 이내, 대출한도는 60억 원 이내인데 대출범위는 시설자금에 한정된다. 융자신청은 온라인 신청예약 → 사전상담 → 온라인 신청 순으로 진행되며, 당월 자금이 필요해 신청하는 기업은 전월 말까지 신청해야 한다. 신청한 기업에 한해 기술성, 사업성, 미래 성장성, 경영능력, 사업계획 타당성 등을 종합 평가한 뒤 기업평가등급(Rating)을 산정해 융자대상을 결정한다. 신성장기반자금(산업경쟁력 강화) 지원 대상 및 내용 지원방법 지원내용 및 규모 신청자격 융자 (대출금리) 정책자금 기준금리에서 0.5%p 가산 (대출기간) 10년 이내 (대출한도) 60억 원 이내 (운전 5억 원) (대출범위) 시설자금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계획’ (공고)에서 정한 한중FTA 관련 지원업종으로 융자 제한사유 등에 해당하지 않는 업력 7년 이상 기업 업체 분담금 없음 신청자격 중 ‘한중 FTA 관련 업종’은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계획’에서 직접 확인하거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확인해야 한다. 신청시기는 예산(2020년 300억 원) 소진 시까지로, 지역마다 소진 금액이 다를 수 있으므로 자세히 알아보고 신청해야 한다. 문의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업금융처 tel. 055-751-9554 / E-mail. peacettt@kosmes.or.kr
글 정진용 SHIN & KIM 법무법인(유) 세종 관세전문위원 사진 한경DB, 청와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현상으로 보건물자 수급이 어려워지고 글로벌 경기 침체, 해외공장 셧다운, 세계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가 강화되었다. 이로 인해 세계경제와 통상환경이 악화되고 있으며, 향후 일정기간 수출입 기업의 피해확산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은 지난 4월 수출물량이 전년 같은 달보다 12.6% 감소했으며, 4월 하락폭은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09년 1월의 26.7% 이후 가장 큰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보건물자 수급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어려움을 겪는 수출입 기업 지원대책 마련을 확대하고 있다. <관세법 제71조에 따른 할당관세의 적용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이 지난 3월 17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되었다. 보건·수술용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 실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보건물자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지난 2월 12일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제2020-14호)를 제정하고 3차에 걸친 고시 개정을 통해 보건·수술용 마스크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 생산량의 10% 이내에서만 수출을 허용하는 등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강도 높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긴급수급조정조치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마스크 및 손소독제 생산업자는 생산량, 수출량, 국내 출고량, 재고량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신고해야 하고, 마스크의 주요 원재료인 필터용 부직포(이하 MB필터) 역시 당일 구매량, 구매단가, 구매처, 사용량, 재고량 등을 적시에 신고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관세당국은 수출 금지된 물품의 불법반출 행위 및 밀수출입 차단을 위해 관계기관의 협조 아래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사전승인을 받지 않은 마스크를 수출하거나 다른 품명으로 위장하여 수출 신고한 업체 및 밀수출입 업체는 수출 수량과 무관하게 집중 단속 대상이 되고 있고, 보건물품 매점매석 행위로 의심되는 사안의 경우에는 관련기관에 조사 의뢰를 하고 있다. 긴급수급조정조치의 내용을 위반하는 경우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25조 내지 제26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추가적으로 마스크 생산업자 또는 판매업자가 마스크 매점매석 행위를 하는 경우 동 고시 제8조에 따라 해당 마스크 전부에 대한 정부 출고명령을 받을 수 있다. 보건·수술용 마스크 및 MB필터 할당관세 긴급시행 정부는 수술·보건용 마스크의 원활한 수급과 생산기업의 원가부담 완화를 위해 보건·수술용 마스크와 그 주요 원재료인 MB필터의 관세율을 오는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0%로 인하하는 할당관세1)를 지난 3월 18일부터 긴급 시행하고 있다. 할당관세 품목 및 세율내역 할당관세 품목 및 세율내역 품목(HSK) 규격 관세율(%) 한계수량 기본 할당 방직용 섬유제품 (6307.90.9000) 수술·보건용 마스크 10 0 수입전량 부직포 (5603.12.1000) (5603.12.9000) (5603.92.0000) 멜트 블로운 (Melt Blown) 8 0 수입전량 코로나19 관련 수출기업 주요 FTA 통관지원 제도 ❖ 원산지증명서 발급 및 인증수출자 유효기간 연장절차 간소화 관세청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자유무역협정(FTA) 활용기업의 통관 원활화를 위해 오는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다음의 FTA 지원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첫째, 관세청장이 지정하는 원산지인증수출자나 AA등급 이상의 종합인증우수업체 및 최근 1년 이내 수출물품원산지 검증 결과 ‘이상 없음’으로 확인된 업체가 세관에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신청하면 오는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별도의 서류심사 없이 24시간 자동발급이 가능하다. 둘째, 모든 기관발급 FTA에 대해 원산지증명서 정정발급 신청 시 원산지증명서 사본 제출을 허용하고 원본은 정정신청일로부터 3개월 이내 제출할 수 있다. 기존에는 수출기업이 기 발급받은 원산지증명서를 정정하기 위해서는 해외수입자로부터 원본을 돌려받아 우리 세관에 제출해야 했으나 한시적으로 사본만으로 우선 정정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고 원본은 사후 제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셋째, 올해 4월 8일부터 9월 30일 사이에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인증수출자로서 오는 6월 30일까지 인증 연장 신청 시 원산지 증빙서류 제출은 생략하고, 인증 연장신청일로부터 6개월 이내 원산지 증빙서류를 제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다만 인증 연장신청일로부터 6월 이내 원산지 증빙서류 미제출 또는 원산지증빙서류 확인 결과 인증요건 불충족 시 즉시 인증이 취소된다. ❖ FTA 협정 국가별 원산지증명서 사본 인정 추진 관세청은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운송 차질 및 상대국 국내 봉쇄 등으로 원산지증명서 원본 송부 지연에 따른 FTA 활용 애로 발생을 우려해 기관증명 방식을 채택한 한·아세안 FTA 및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상대국에 한시적으로 원산지증명서 사본을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 4월 28일 현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 4개국은 아래와 같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한다고 회신을 주었다. 코로나19 피해기업이 관세조사 대상인 경우 피해구제 마무리 시점까지 관세조사 유예신청이 가능하고, 조사 중인 기업이라면 관세조사 연기를 요청할 수 있다. 자료: 관세청, FTA 협력담당관실 2020.4.28. 안내자료 발췌 국가별 회신 주요내용 요약 국가별 회신 주요내용 요약 국가명 회신내용 싱가포르 ■ 한국 측 발행 원산지증명서 사본 허용 말레이시아 ■ 자국 국내 봉쇄조치 기간 내 원산지증명서 사본 허용 ■ 봉쇄조치 해제일로부터 14일 내 원산지증명서 원본 제출 태국 ■ 2020년 4월 16일~9월 30일 중 모든 FTA에 원산지증명서 사본 인정 ■ 사본 제출 후 30일 이내 원본 제출. 30일 추가 연장 가능 인도 ■ 원산지증명서가 없는 경우, 수입자 동의에 기초해 잠정신고방법으로 특혜 적용 가능 ■ 잠정신고를 통해 원산지증명서 사본 허용뿐만 아니라 사본이 없는 경우까지 특혜 적용 가능 코로나19 관련 주요 세정지원 정책 ❖ 국가 주력산업 및 코로나19 특별재난지역 소재 기업 대상 관세조사 유예 관세청은 코로나19로 수출감소, 영업적자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부품 포함), 항공, 해운, 정유, 조선 등 5대 국가 주력산업 및 코로나19 특별재난지역(대구, 경북 경산시·청도군·봉화군) 소재 기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관세조사 유예신청을 하지 않아도 오는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1년간 관세조사를 유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밖에 코로나19 피해기업이 관세조사 대상인 경우 피해구제 마무리 시점까지 관세조사 유예신청이 가능하고, 조사 중인 기업이라면 관세조사 연기를 요청할 수 있다. 관세조사 유예는 일자리 창출 및 으뜸기업, 뿌리기술 전문기업, 신설 중소기업 등에 대해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었으나 관세청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적용대상을 한시적으로 확대 운용하여 피해기업이 관세조사 부담 없이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원부자재 긴급 항공수입 시 관세부담 완화 또한 관세청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원부자재 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항공으로 긴급하게 운송하는 부품 및 부분품에 대해 항공 운송비용이 아닌 해상 운송비용을 적용해 관세 부담을 완화하도록 지원정책을 마련했다. 적용대상은 관세청장이 별도로 공고하는 물품으로, 현재는 자동차 생산에 투입되는 와이어링 하네스(HSK 8544.30-0000), 기타 플라스틱 절연전선(HSK 8544.42-2090) 및 직류전동기(HSK 8501.10-1000) 등 3개 품목이 이에 해당한다. ❖ 장기 재고 면세품 국내판매 최초 허용 관세청은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인한 여행객 급감으로 매출감소가 장기화되고 있는 면세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6개월 이상 장기 재고 면세품을 수입통관한 뒤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하였다. 그간 관세청은 면세물품의 철저한 관리를 위하여 면세점의 재고물품 처리를 엄격히 제한해 폐기 또는 공급자에 대한 반품만 허용해왔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례 없는 위기상황을 감안해 면세업계의 건의 내용을 수용하였다. 다만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6개월 이상 장기재고에 한하여 허용한 것이며, 동 면세품의 국내 유통을 위해서는 일반적인 수입물품과 동일한 통관절차에 따라 수입요건을 구비한 후 수입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중국발 화물 수입이 크게 줄고 있다. 평소 화물로 가득했던 인천본부세관 검사장이 텅 비어 있다. 1) 할당관세: 원활한 물자수급 등을 위해 기본관세율에서 ±40% 범위 내한시 조정하는 제도(관세법 제71조 1항)
정리 김선녀 기자 사진 박충렬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제조업의 재편, 즉 글로벌 가치사슬(GVC·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코로나19로 더욱 가속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과 우리가 생각하는 GVC 재편의 의미는 어떻게 다른가. 전통적 경제체제의 변화는 과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우리 산업과 기업이 GVC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통상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좌측부터 서용원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이동헌 현대자동차 상무, 이준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소재산업실장 중간재 활동이 강조된 GVC, 효율성에서 안정성 고려로 변화될 것 이준 코로나19로 자유무역체제의 중심이자 중간재 활동이 큰 GVC에 대한 재고의 필요성 높아져 서용원 GSC는 단순 물적 흐름, GVC는 금융·기업 정보 등 거시적인 지표까지 포괄하는 의미 이동헌 부품 수급의 안정성 이슈가 공급망 재편의 계기로 작용, 기존 취약점을 보완하는 형태로 변화할 것 GVC란 무엇이며 ‘재편’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현재 이슈로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준 실장 (이하 준) GVC란 2개국 이상이 참여해 소재에서 최종 완성품까지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한마디로 중간재의 흐름을 유지시키는 것으로 각각의 중간재를 모두 소싱해 만들어 파는 것이다. GVC는 철저히 생산비용적 측면과 시장 수요를 목표로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지난 20~30년간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것은 효율성을 달성하는 데는 유리했지만, 특정한 고리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체 생산네트워크가 무너지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코로나19로 세계시장이 GVC의 문제점에 직면했고, 효율성에 입각한 것이 최적의 체계는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효율성을 따라 최적의 입지를 찾던 것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서용원 교수 (이하 서) 최근 언론에서 글로벌 가치사슬(GVC)과 글로벌 공급망(GSC)이 동시에 회자된다. 그 차이점을 짚어보면 ‘밸류 체인(Value Chain)’, 가치사슬이라는 말은 미국의 경제학자 마이클 포터가 만든 용어로 기업 이윤 창출의 주 활동, 그리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회계, 정보기술(IT), 인적자원(HR) 등의 활동을 모두 합한 것이다. 한편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공급망은 물적인 흐름에만 집중한 용어다. 즉 가치사슬이 공급망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물적 흐름 외에 기업 정보, 금융 흐름 등 거시적 지표를 담는다. 이동헌 상무 (이하 이) 자동차 산업 관점에서는 완전히 새롭게 짠다는 개념보다 기본 기조는 유지하되 취약점을 보완하는 것으로 재편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자동차 업계가 공급 측면에 충격을 받았다. 특히 공급의 안정성 이슈가 많이 부각되었다. 과거 완성차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신흥시장에 진출해 부품 조달을 해왔고, 자연히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기존에 겪어보지 못한 ‘록다운(Lockdown·봉쇄)’을 경험하면서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단절되었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무척 중요했는데 그 취약성이 나타나면서 앞으로 부품 수급의 안정성 이슈가 부각되며 공급망 재편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과 수요 모두 붕괴되면서 제조, 수출기업 등 모든 업종 영향받을 것 서용원 의류 분야 급격한 수요 붕괴, IT는 수요 위축과 중장기적 호재 양면성 있어 이동헌 가장 길고 복잡한 가치사슬인 자동차 분야의 피해는 일본 기업도 피해 가지 못해 이준 한국 주력산업의 수출구조가 대부분 중간재이므로 GVC 변화는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 코로나19 이후 한국에서 GVC 체계에 가장 영향을 받은 산업은 어디라고 보는가? 서용원 의류는 록다운이 되면서 사람들이 ‘보여주기’ 소비에 돈을 쓰지 않아 수요 붕괴가 더욱 드라마틱했다. 소비위축 상태에서 생산 기반이 중국에 있고, 수요 기반이 미국과 유럽에 있는 기업, 의류 쪽 소재·부품에 해당하는 텍스타일 국내 기업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IT는 양면이 있다. 기호성 가전제품인 스마트폰 수요가 위축되면서 관련 부품회사 등은 타격을 입었지만 모든 것이 온라인화되면서 서버 확충 등 언택트 관련 기업은 중장기적 호재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동헌 3만여 개 부품으로 구성된 자동차는 특성상 모든 산업을 통틀어 가장 길고 복잡한 가치사슬을 갖고 있다. 부품 하나에 협력업체는 10개 이상까지 하류로 내려간다. 따라서 완성차 입장에서 가시성을 갖고 산업의 영향력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앞에서 말한 재편의 의미를 완전한 새로운 체계가 아닌 기존 취약점의 수정으로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차는 와이어링 하네스1)라는 부품을 80% 이상 중국에서 수입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이 부품의 공급이 중단되면서 2조 2,000억 원의 피해가 생겼다. 중국 우한에서 합작 자동차 회사를 운영하는 일본의 닛산과 혼다도 큰 피해를 보면서 전체적으로 중국에 대해 재고하게 되었다. 이준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업종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중 교역 의존도가 매우 높다.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부품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수출구조는 대부분 중간재로서 다른 나라에 가서 최종재로 팔리는 구조다. GVC 체계가 바뀐다면 우리는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또 중간재의 특징은 중국을 허브화한 구조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 의존도는 30%로 일본(21%)보다 높다. 사실 이번 사태로 공급망 조달에서 문제가 된 사례는 크지 않았다. 지금의 문제는 공급이 아닌 수요다. 수출을 해야 하는데 물건을 사줄 나라들이 빗장을 걸고 있고, 해외 공장은 멈춰 있다. 그런 측면에서 공급망만의 문제가 아닌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볼 필요가 있다. 이동헌서용원이준 유연성 확보를 위한 리쇼어링, 지역 단위 가치사슬 등 재편 이미 일어나고 있어 이동헌 지역 완결형 조달, 효율성과 리스크 대응의 밸런스, 부품의 공용화 확대 등 변화 예상 서용원 과거 언노운으로 여겨졌던 팬데믹, 앞으로 중요한 경영의 상수로 봐야 이준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에서 일어난 리쇼어링 현상 우리에게 도전적 과제 글로벌 기업의 GVC 재편 동향은 어떠한가. 눈여겨봐야 할 움직임이 있는가. 이동헌 세 가지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가치사슬은 글로벌 단위에서 지역 및 권역, 국가 단위의 지역 완결형 가치사슬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 일환으로 자국으로 공장을 유턴하는 리쇼어링이 많아지는데 리쇼어링은 생산성이 개선되어 원가에서도 경쟁력이 생겨야 가능하며, 수출이 아닌 내수 중심의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두 번째로 효율성 제고와 리스크 대응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재고 최소화, 규모의 경제 극대화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 체계의 취약성 노출로 효율성에만 치중했던 방식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리스크 대응에만 과도하게 치중하면 안전 재고를 가져가게 되고, 규모가 줄면 비용이 증가하게 되어 트레이드 오프(Trade-off)2)를 균형 있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서용원 과거 10년 이내에 공급망 붕괴는 여러 번 있었고, 사스, 메르스, 지카, 코로나 등이 2~3년 주기로 일어났다. 그렇다면 이는 더 이상 천재지변이 아닌 경영의 상수로 봐야 한다. 생산 극대화를 이끌어온 패러다임인 린경영(Lean Management)3)에서 효율성은 비용을 최소화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고, 유연성은 비용이 들더라도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으로 효율성이 높아지면 유연성이 떨어지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균형점은 효율성으로 많이 치우쳐 있지만 이제 게임이 바뀌었다. 앞으로 기업들은 유연성에 맞춰 세팅된 공급망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수익을 가져다준다는 계산을 토대로 의사결정 방향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이준 최근 프랑스 자동차 기업 르노가 합작법인의 지분을 빼고 중국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이것 역시 GVC 재편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이것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철수인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GVC 재편이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되긴 했지만 이미 지난 3~4년간 뜨거운 화두였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 때부터 제조업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리쇼어링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트럼프 이후 더욱 강력해졌다.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리쇼어링 사건은 지금의 자유무역체제에서 고도의 전략으로 성장해온 우리에게는 굉장히 도전적인 과제다. 여기에 더해 일본은 지난 4월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일본으로 옮겼을 때 정부에서 생산비용의 절반을 대주겠다는 과격한 유턴 정책을 내세웠다. 중국에 생산공장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우 일본의 이러한 전략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국·일본 리쇼어링 사례 애플 ■ 2022년까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신사옥 건설 ■ 전국적으로 2만2,000명 추가 고용 예정 ■ 오스틴 공장에서 맥프로 생산, 조립 중 포드 ■ 2018년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 소형차 생산공장 설립계획 취소, 대신 미시간주 플랫록에 생산공장 건설 ■ 픽업트럭, SUV 등 미국 소비자 공략 ■ 총 4,200개 일자리 창출 GM ■ 2017년 멕시코 생산공장을 텍사스주 알링턴으로 이전 ■ 총 1만2,988개 일자리 창출 파나소닉 ■ 2018년 태국에 있던 6개 생산라인 중 1개 라인 일본 오사카 근교 다카쓰키 공장으로 이전 샤프 ■ 2017년 일본 미에현에 공장 짓고 액정 패널과 TV 생산 ■ 40개 협력업체도 인근 진출하며 총 7,200명 고용 증대 ■ 지역 세수 2년간 110억 엔(약 1,265억 원) 증가 유턴 전략의 고도화, 수요 있는 지역에서 경쟁력 갖춰야 이준 수요가 있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 리쇼어링은 첨단 분야만 가치 높일 수 있어 서용원 가치사슬 기업들과 협업해 수요가 있는 지역의 적극적인 가치사슬 시뮬레이션 필요 이동헌 현지생산이 불가피할 경우 아세안 등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대체시장 찾아 현지생산을 강화해야 그렇다면 우리나라 GVC 동향은 어떠한가. 우리만의 특별한 움직임이 있는가? 이준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서 하는 제조업 재편과 우리가 하려는 흐름은 완전히 다른 이슈다. 미국은 제조업 리쇼어링을 해도 자국 내 충분한 수요가 있으므로 자국 시장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다. 우리는 수요가 적어 그런 방식의 재편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한국은 유턴 전략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의 와이어링 하네스 같은 노동집약적인 부분의 유턴은 우리의 산업 고도화에 맞지 않는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800여 개 업체가 리쇼어링하는 동안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온 기업은 64개에 불과했다. 수요가 없는 국내로 들어올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요가 있는 시장에 있어야 하므로 그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가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유턴하려면 높은 임금 수준, 산업 고도화 수준에 맞는 첨단 부분만 들어오거나, 또는 그런 분야의 해외 유수 기업을 국내로 유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서용원 이준 연구원의 의견과 같은 생각이다. 핵심부품의 공급망 붕괴 상황과 수요로 일어나는 붕괴는 다른 양상이다. 우리나라처럼 수출 주도적 경제에서 수요가 없을 때 리쇼어링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과 같은 수요 기반 붕괴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요 기반이 있는 국가로 더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요가 있는 지역에서의 가치사슬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어려운 과정이지만 기업들은 자사와 운명공동체에 있는 가치사슬 기업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한 지역에 대한 상황과 영향력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가치사슬 프로파일’을 확보해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 그 지역에 대한 지역 가치사슬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지역에 대한 역내가치사슬(RVC)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동헌 앞에서 말한 와이어링 하네스는 수작업이라 인건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런 부품 사업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건 맞지 않다. 중국에서도 저부가가치 산업은 다른 나라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리스크 부분을 고려해서 인건비가 저렴하면서도 한국과 가까운 아세안 시장을 대체 시장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한국을 모공장(Mother Plant)으로 하고 있지만 대부분 권역별로 진출해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관세 때문에 현지에서 원가경쟁이 되지 않는다. 자동차 가치사슬에서 부품 현지 생산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통상 리스크가 이슈가 되고, 팬데믹 이후 환율 리스크도 상당히 커지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최소화시키려면 현지 생산은 불가피하다. 소비 거점 다변화와 내수시장의 부가가치 높이는 전략 병행해야 이동헌 국내 거점 공장에 모공장(Mother Plant) 역할을 부여하고, 부품업체 규모 확대해야 서용원 수요 다변화를 할 수 있는 대기업과 달리 산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중간기업은 버텨나갈 수 있는 버퍼를 갖는 게 중요 이준 부가가치가 높고 전략성이 강한 소재, 부품, 장비 등 첨단 중간재는 R&D 투자로 내재화시켜야 GVC 재편이 기회가 되려면 우리 산업계와 기업들에 필요한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이동헌 국내 거점 공장을 ‘모공장(제품 개발과 제조의 중심이 되는 공장)’ 개념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규모 면에서 세계 최고는 아니지만, 글로벌 최대 생산기지이자 테스트베드로의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GVC에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국내 거점 공장이 리스크를 완화해주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앞으로 자동차 업계에 이동성, 전동화, 커넥티드 카, 자율주행 등이 메인이 되는 M.E.C.A.(Mobility, Electrification, Connectivity, Autonomous) 시대가 온다. 이럴 때 내수 시장이 고부가가치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 더불어 부품업체 규모 확대 전략을 취해야 한다. 부품업체의 규모가 영세하다 보니 취약점이 크게 드러나고 있다. 부품업체들이 공용화를 해나가면 업체의 규모가 커지고 수요 변동성 부분이 줄어들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용원 완성품을 만드는 가치사슬은 대기업이 많고, 이들에게는 수요 다변화가 중요한 부분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수익성 극대화는 희생하더라도 변동성 안에서 한쪽 수요를 다른 쪽 수요가 커버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산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간 기업이다. 수요 거점 진출이 모든 중간에 있는 회사에 대한 답이 되진 않는다. 이익률 저하를 감수하더라도 2~3개월 정도 차질이 생길 경우 버텨나갈 수 있는 버퍼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힘든 일이지만 그렇게 해서 살아남으면 다른 기회가 온다. 이준 우리 제조업의 고민은 성장의 질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품질이 좋은 성장, 즉 부가가치가 높은 성장을 해야 한다. 효율성에 근거한 생산 거점의 배치란 단순한 공장 이동의 재편이 아닌 가치의 이동이다. 즉 가치를 우리 쪽으로 끌어오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렇게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분야는 생산 규모는 크지 않지만 부가가치가 높고 전략성이 강한 소재, 부품, 장비 등 첨단 중간재들이다. 이런 분야는 R&D 투자로 내재화시켜야 한다. 또한 부가가치가 낮은 성숙산업은 우리나라에 들여오더라도 스마트화에 투자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달의 마주 보기 단어 사전 ①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 : 배선 뭉치를 연결해 등산· 군용조끼(Harness) 모양으로 엮은 부품이다. 최근 자동차에 전장(電裝) 부품이 많아지면서 이를 작동하기 위한 전원을 공급하고 전기신호를 각 제어장치나 연산장치에 전달한다. 코로나19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의 전 생산라인을 멈춰서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② 트레이드 오프(Trade-off) :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의 관계. 곧 실업률을 줄이면 물가가 상승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면 실업률이 높아진다는 모순적 관계를 이르는 말이다. ③ 린경영(Lean Management) : 자재 구매에서 생산, 재고관리,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로스를 최소화한다는 개념이다.
글 허대식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한국생산관리학회 회장 사진 한경DB 코로나19로 글로벌 가치사슬(GVC) 체계에 위기가 발생함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할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각국 정부의 봉쇄조치 국면에서 제조기업의 글로벌 공급망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중요 협력사 직접 관리, 협력업체 네트워크 실시간 가시성 확보 등 기업 차원의 대응책과 기업들의 가치사슬 운영방식 재구조화 필요성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자.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98%를 담당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대동맥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대한항공)의 모습. 기업의 공급망(Supply Chain)은 원재료 공급업체로부터 시작하여 최종소비자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제품, 정보, 자금의 흐름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을 총괄적으로 일컫는 개념이다. 이 공급망에서 제품 기획, 개발, 부품 조달, 생산, 물류, 유통 및 판매, 서비스의 가치 창출 활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기업의 경계를 초월한 가치사슬(Value Chain)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다. 지난 30여 년간 세계화가 급속하게 진전되고,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이 세계 경제에 편입되면서 기업의 공급망은 전 세계로 분할 배치되어 글로벌 공급망으로 성장해왔다. 가트너사가 지난 10년간 글로벌 공급망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한 애플사는 45개국에 걸쳐 1,049개 기업으로 구성된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미국에 위치한 협력회사는 60개에 불과하다. 글로벌 공급망의 대표적인 한 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글로벌 공급망 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 어떤 충격을 가져왔을까? 2008년 금융위기는 수요 측면에 의한 충격이었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공급 측면의 공급망 단절을 초래하였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수요와 공급의 양측에서 모두 공급망에 충격을 가져와 기업들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먼저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지하기 위해서 중국 정부가 지난 2월에 우한에 내린 봉쇄령과 3월 중순 이후 각국 정부가 시행한 봉쇄조치(The Great Lockdown)로 인해서 글로벌 공급망 가동이 중단되었다. 전 세계 대부분의 공장이 조업을 중단하였고, 봉쇄조치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의 공장도 부품 부족 등으로 조업을 중단하거나 휴업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또한 국경 봉쇄와 항공운항 중단 및 항만 폐쇄 등은 육상, 해운, 항공 물류 전체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봉쇄 기간이 길어지면서 수요 충격이 더욱 큰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민간 소비가 급격하게 감소하게 되어 기업들은 기존에 발주한 주문을 취소하거나 물품을 인수하지 않고 있으며, 신규 주문도 급격하게 줄여나가고 있다. 향후 봉쇄조치가 완화된다고 할지라도, 실업 증가로 인한 실소득 감소와 소비자의 불안 심리로 인해서 수요 회복 속도가 느려질 것이므로 공급망의 수요 충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기업에 피해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작년 대비 24% 감소하였고, 5월 첫 주는 46% 감소하는 등 전 세계 시장의 수요 감소로 인한 공급망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충격 공급 충격(Supply-side Shocks) ■ 확진자 발생으로 공장 폐쇄 ■ Lockdown으로 공장 폐쇄 ■ 원재료/부품 부족으로 조업 중단 ■ 국경폐쇄로 육상 물류 중단 ■ 항공화물 운송비 급격히 상승 ■ 현금 유동성 부족으로 휴업 수요 충격(Demand-side Shocks) ■ 소비자 수요의 급격한 감소 ■ 기존 주문 취소 ■ 불용재고 증가 ■ 가격 인하 압박 ■ 결제 연기로 인해 자금부족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환경 코로나19 팬데믹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진행되어온 탈세계화(Deglobalization)를 가속화하고 자국우선주의를 더욱 강하게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 상위 20개 국가에서 전 세계 확진자와 사망자의 80%가 발생한 점은 국가 간 활발한 교역 및 인적교류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가져왔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면서 자국 중심의 고립적 정책을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적 공조는 찾아보기 어렵고 각 국가는 국경을 폐쇄하고 의료장비 등의 교역 금지를 선언하는 등 자국우선주의가 팽배한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되면서 가장 피해를 본 나라 중 하나가 미국이다. 이에 따른 미·중 무역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일례로 5월 15일에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로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는 대상 기업을 미국 밖 해외기업으로 확대하는 조치를 발표하였다. 미국의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반도체 생산기업은 화웨이에 수출하기 전 미국 상무부의 허가를 먼저 취득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와 삼성전자의 수출을 겨냥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한 즉각적인 보복 조치로 애플과 보잉을 제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과 상호보복조치가 유발하는 경제의 불확실성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켜서 세계경제 회복속도를 더욱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미국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체결하면서 현지화율 기준이 되는 미국 내 부품생산비율을 상향 조정하였으며, 미국 기업들의 리쇼어링(Reshoring)을 위한 파격적인 법인세 인하 정책을 통해서 기업들을 유인하고 있다. 유사하게 독일도 최근에 ‘국가산업전략 2030’을 발표하고 핵심산업의 공급망을 유럽연합(EU) 역내에 유치하는 역내완결형 공급망(Closed Supply Chain)을 구상하고 있다. 중국도 ‘중국제조 2025’를 통해 한국, 일본, 미국 등의 나라에서 수입하던 중간재를 국내 생산으로 대체하고 공급망의 자기완결성을 구축하는 홍색공급망(Red Supply Chain) 전략을 추진해왔다. 따라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지역 간 갈등 심화 및 자국우선주의 강화로 자국으로의 제조업 회귀를 촉진하는 리쇼어링 정책이 더욱 강해질 것이며,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도록 압력이 가해지면서 주요 경제 권역별 지역주의가 대두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경험한 의료장비와 기초 물품의 심각한 부족은 국가안보 및 국민보건을 위해서 이러한 제품들을 국산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또한 디지털화가 획기적으로 기업 및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일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봉쇄 기간에 언택트 경제가 급속하게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B2C뿐만 아니라 B2B까지 확대되어 기업 간 거래에도 비대면 판매 및 협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와 인공지능(AI)이 광범위하게 적용되면서 업무 자동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클라우드 산업이 성장하고 원격근무가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탈세계화 가속화 디지털화 가속화 시장 불확실성 증대 리쇼어링 지역주의 심화 글로벌 공급망 전면 재검토, 재구축 필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시장환경 및 세계 경제 지형의 변화에 대응하여 우리 기업은 기존 글로벌 공급망 전략을 재검토하고 시장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해야 한다. 세계화에 기반을 둔 글로벌 공급망은 거세지는 탈세계화, 지역주의, 자국우선주의, 리쇼어링 추세를 반영하여 재설계되어야 한다. 필자는 한국 기업의 공급망 재설계의 원칙으로 복원력(Resilience)과 유연성(Flexibility) 강화, 지역 현지화를 통한 공급망 시장 대응력(Responsiveness) 강화, 국내 제조역량 강화를 통한 혁신 플랫폼 구축을 제안한다. 이에 더불어 2차 이상에서 고위험군 협력회사를 파악하여 직접 관리하고, 공급망 디지털화를 가속화하여 글로벌 공급망 전체의 안정성과 시장대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다. ❖ 공급망 분산 설계로 복원력과 유연성 강화 지난 30여 년간 세계화 추세에 발맞추어 기업은 저비용구조의 신흥국에 대규모 생산거점을 구축하였다. 특히 2000년 초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며 세계 경제에 편입된 중국은 세계 최대의 최종재 조립 가공 국가로 성장하였다. 인도, 베트남 등도 저비용생산국가(LCC; Low Cost Country)로서 다국적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되면서 빠른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낮은 제조원가에 기반한 공급망의 취약성을 여실하게 보여주었다. 지난 2월 초 중국 내 봉쇄조치로 와이어링 하네스의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한국의 주요 자동차업체가 모두 조업을 중단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대부분 수작업으로 생산되어 인건비의 제조원가 비중이 높다 보니 한국 부품업체들은 생산거점을 중국으로 이전하여 생산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1일, 기아차는 9일간 조업을 중단해야 했다. 또한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미국 정부는 3M에 마스크 증산을 요구했으나 3M은 미국에 한 개의 공장만을 가지고 있고 대부분의 마스크 생산은 중국에서 이루어져서 정부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었다. 이처럼 현재의 글로벌 공급망은 특정 지역 혹은 특정 업체에 집중되어 있어 공급망 단절을 유발하거나 시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공급망의 복원력과 유연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급망을 재설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첫째, 부품 표준화 및 공용화를 추진하여 유사시 부품 간 대체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며 둘째, 핵심 부품에 대하여 복수 업체를 선정하고, 이들 업체를 지역적으로 분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며 셋째, 단일 업체만 존재하는 경우 대체품을 개발하거나 대체생산거점을 확보해야 하고 넷째, 협력회사의 복원리드타임(TTR; Time To Recover)을 추정하여 안전재고 설정을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공급망을 재설계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전략은 중국을 주요 생산거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중국 내 생산거점을 베트남 혹은 인도네시아 등으로 이전하거나 중국의 거점을 유지하면서 ‘차이나+1’ 전략으로 대체생산거점을 타 국가에서 구축하는 것이다. 복원력과 유연성이 강조된 공급망 설계는 단기적으로 제조원가를 악화시키지만, 공급망 단절 시에 복원비용 및 기회비용을 감소시켜서 총비용(Total Cost of Ownership)은 감소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분산 복원력과 유연성 강화 권역별 공급망 현지화 시장대응력 강화 국내 제조역량 강화 제조혁신 플랫폼 구축 2차 이상 핵심협력사 발굴 공급망 안정성 강화 공급망 디지털 전환 공급망 가시성 및 민첩성 강화 ❖ 권역별 공급망 현지화로 시장대응력 강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탈세계화와 자국우선주의, 지역주의가 강화되므로 우리 기업이 최종소비자의 수요 변화 및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급망을 해당 권역에 현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국가 간 인적·물적 교역이 급격하게 감소되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소 2~3년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권역 밖에서 최종소비자 시장의 수요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 지역주의 대두와 역내무역 강화를 위한 각종 인센티브로 USMCA, EU, ASEAN 등 지역경제블록이 강화될 것이며 해당 경제권역의 중심국가(미국, 독일, 중국)는 자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여 역내에서 고용증대와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역내기업과 역외기업의 차별적 대우를 시도할 것이다. 2018년에 트럼프 정부가 한국산 세탁기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서 삼성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LG는 테네시주에 각각 연간 100만 대, 120만 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건설한 바 있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해외기업들의 미국 내 공장 유치를 위한 압박을 지속적으로 행사해왔다. 예를 들면 대만의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회사로서 미국의 애플, 퀄컴, 엔비디아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생산하여 공급해왔으며, 미국 고객사 매출이 전체의 60%에 육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TSMC에 미국 공장 건설을 지속적으로 압박하여 왔는데 지난 5월 14일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15조 원을 투자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USMCA, EU, 중국, ASEAN 등의 최종소비자 시장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전진 배치하여 시장대응력을 강화하고 역내기업에 대한 혜택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보호무역주의로 생겨나는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을 회피하고, 경제권역 내 현지화 인센티브를 최대한 활용하여 조달-생산-판매의 완결적 공급망의 현지화를 이루어내야 한다. 비용적 효율성을 위해서 각 권역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국가(멕시코, 폴란드, 체코, 베트남, 태국 등)에 공급망 전개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현지 조달 확대를 위해서 협력회사와 동반진출을 확대해야 한다. ❖ 국내 제조역량 강화로 혁신 플랫폼 구축 글로벌 공급망의 복원력과 시장대응력을 고려하여 공급망을 재설계하면 세계시장에 공급망을 분산, 중복해서 구축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 기업은 이로 인해서 상당한 규모의 중복투자를 유발하게 되어 비용경쟁력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시장이 협소한 우리 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입기반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 자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국내의 제조역량을 강화하여 제조혁신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경쟁우위의 원천으로 개발해야 한다. 먼저 우리 기업의 연구개발(R&D) 및 신제품·신기술 개발과 밀접한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기술집약적 생산공정은 국내에 집중해야 한다. 국내 생산거점은 경제권역별로 분산된 생산거점의 모공장(Mother Plant)으로서 기술혁신 및 공정혁신을 주도하고 이를 해외공장에 교육, 확산하는 공장으로 그 위상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또한 미래 신산업에 필요한 신소재, 부품, 장비의 경우 국내에 대체업체를 끈기 있게 파트너로 육성하고 해외 동반진출 등을 통해서 비용경쟁력과 혁신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나아가 많은 설비투자와 R&D 투자가 필요한 경우에는 대기업이 직접 내부화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 2차 이상 핵심 협력회사 직접 관리로 공급망 안정성 강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견하게 된 공급망의 가장 약한 링크(Weakest Link)인 공급업체를 직접 관리해서 공급망의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 이 기업들은 통상 직접 거래관계가 있는 1차 협력회사보다는 거래관계가 없는 2차, 3차 이상의 공급업체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공급망 전체의 구조를 파악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5~6개월간 자동차업체가 생산을 정상화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회로(Micro Controller Unit) 시장의 40%를 지배하고 있는 르네사스사의 공장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2차 이상의 고위험군 공급업체는 1차 협력업체의 협조를 통해서 파악하고, 유상·무상의 사급 계약이나 필요시 지분투자 등을 통하여 직접 관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위험군이 해외 제조업체인 경우 대체생산을 위해서 국내업체를 적극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필요한 EUV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등 조달이 어려워지자 국내 대체업체를 육성한 것이 좋은 예다. 이와 같이 통상적인 관리범위인 1차 협력업체를 넘어서서 2차, 3차 이상의 공급업체를 파악하여 거래함으로써 공급망 전체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공급망 단절 시 복원비용을 선제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고위험 공급업체의 특성 ① 맞춤사양의 부품을 생산한다. ② 단일 공급업체가 공급을 한다. ③ 단일 거점에서 생산한다. ④ 시장 독점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⑤ 대체 부품 및 생산업체가 없다. ❖ 공급망 디지털화로 공급망 가시성 및 민첩성 강화 공급망 디지털화를 가속화하여 공급망 전체의 실시간 가시성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속한 의사결정 및 최적화를 통해서 전체적인 비용효율성과 시장대응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공급망 가시성은 공급망 관리의 첫 번째 단계로서 데이터 애널리틱스 및 인공지능 등의 고도화된 디지털화를 시도하기 전의 필수 조건이다. 공급망의 하류인 유통 및 판매 네트워크는 비대면 경제의 급성장으로 디지털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협력업체 네트워크의 디지털화는 답보 상태라고 할 수 있다. 1차 협력업체와의 공급망 디지털화의 목적은 제조기업과 협력회사 간 수요예측, 공급계획, 생산계획, 재고정보, 품질정보 등의 공급망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함으로써 두 회사 간 생산계획의 동기화를 추구하고 고객 대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17년에 삼성전자는 전 세계 통신사와 유통업체들의 스마트폰 수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그 결과를 곧바로 다음 날 생산에 반영하는 ‘1일 SCM 제조 혁신’을 이루었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시스템과 협력업체의 ERP 시스템을 연계하기 위해서 2000년대 초부터 많은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다. 협력업체와의 공급망 디지털화의 핵심은 협력회사의 스마트공장 고도화가 병행되어야 가능하다. 중소 협력회사의 경우에는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재원과 노하우가 부족하므로 종단간(E2E; End-to-End) 가시성 실현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변화, 시장 조정기능에만 맡겨놓을 수 없어 포스트 코로나의 환경 변화는 일개 기업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며, 시장의 조정기능에 맡겨놓을 수도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부의 환경 조성자(Enabler)로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대두된다. 먼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경제지형에 대응하여 우리나라 제조업 환경을 개선하고 우리 기업 및 글로벌 기업의 국내 유치를 위해서 혁신적인 인센티브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세계 제조업 4대 강국인 미국, 중국, 독일, 일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강력한 자국 제조업 보호 및 리쇼어링 정책을 통해 자국에게 유리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서 경쟁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이러한 노력은 더욱 배가될 것이다. 지역주의 대두와 함께 권역별로 우리 기업의 현지화가 가속화된다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공동화(Hollowing Out) 위험이 높아진다. 우리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 30%를 차지하고 고용의 20%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심장이다. 정부는 우리 제조기업의 국내 유턴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혁신적인 제도적 개선 및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체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체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R&D 지원, 경영 컨설팅 서비스, 해외진출 지원, 디지털 전환 지원을 범부처 합동으로 계획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제로베이스에서 기존 정책 및 규제를 재검토하는 정부의 과감성과 유연성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19세기 프랑스의 생화학자이며 세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루이 파스퇴르는 한 강좌에서 “관찰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얻는다(In the field of observation, chance favours only the prepared mind.)”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현재의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말이다. 지난 5월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성과확산과 GVC 재편 대응’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2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 현장.
한국 경제가 성장하는 중요한 환경이 됐던 GVC(Global Value Chain)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바뀌고 있다. 많은 경우 그렇듯 이번 변화도 위기와 기회를 함께 내포하고 있다. 방향과 정도에 따라서는 한국 산업의 색깔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국의 경제발전에는 자유무역과 국제 분업체계가 큰 역할을 해왔다. 산업 기반이 보잘것없던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선진국 브랜드의 신발과 의류 등 노동집약 제품의 하청기지 역할을 하며 자본을 축적했다. 1990년대에는 중국 등지에 해외공장을 지어 생산비를 낮추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이처럼 제품이나 산업의 생산단계를 국가별로 분담하는 것을 GVC라고 부른다. 도전에 직면한 글로벌 공급망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며 지금까지의 GVC는 유효하지 않게 됐다. 2018년부터 본격화된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갈등도 기존 GVC에 부정적이다. 미국은 무역 상대 국가들에게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를 비롯해 중국산 제품 사용을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장비 등 첨단기기의 중국 공급도 가능한 한 막고 있다. GVC 작동의 전제조건인 재화의 자유로운 이동이 정치적인 이유로 어려움에 빠진 것이다. 지난해 일본이 불화폴리이미드 등 핵심 전자부품 및 소재의 한국수출 절차를 까다롭게 고친 것 역시 비슷한 사례다. 재작년부터 본격화됐던 이 같은 변화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더욱 영구화되고 심해지며 기존 GVC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에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 이처럼 GVC가 과거와 비교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게 되면서 각국 정부는 무역 대신 국내산업 육성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가능하면 국내에서 직접 제조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해외에 나가 있는 공장을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 회귀) 역시 GVC 재편과정에서 나오는 전략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만 해도 효율성 및 공급가격 인하가 GVC 구성의 주요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감염증 전파와 같은 비상상황에서도 얼마나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리쇼어링은 2010년대 초부터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정책화됐지만 당시에는 국내 일자리 창출이 주된 목표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의 리쇼어링은 원활한 GVC 자체의 작동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GVC 전략을 수정하며 리쇼어링을 중요한 방향으로 잡고 있다. 이 같은 GVC 체계 개편은 한국에 기회와 위기의 양면성을 띤다. 우선 코로나19 대처과정에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한국의 방역 역량은 기회로 작용한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19가 유행해 전염병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도 정부와 국민이 효과적으로 대응해 다른 국가에서 나타난 공장 가동 중단이 거의 생기지 않았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GVC 체계 개편을 고민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매력적이다. 한국이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국을 제치고 설비투자의 대안 지역으로 부상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이 성과를 거둔다면 기업들의 국내 투자 증가로 일자리가 늘고 경기가 부양되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만만치 않다. 미국과 유럽 등 다른 선진국에서 한국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같은 수입대체 전략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출의 70%가 소재와 부품 등 자본재인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재편되는 GVC가 글로벌 기업들 전반의 이익률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효율을 중심으로 꾸려져온 GVC에 안정성 등 새로운 가치를 추가해 재편한다는 말은 곧 효율성을 어느 정도 희생한다는 의미다. 효율성이 줄어드는 만큼 떨어진 기업들의 수익률은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낸 상처의 회복력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기회 요인과 위기 요인 중 어떤 부분이 현실화될지는 한국이 앞으로 어떻게 GVC 체계 개편에 대응하는지에 달려 있다. 지금 우리가 GVC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통상> 용어사전 GVC(Glabal Value Chain)와 GSC(Global Supply Chain) GVC와 GSC 모두 생산 네트워크를 지칭하는 유사한 개념이지만 GSC가 네트워크 간 재화와 서비스의 이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GVC는 네트워크 단계마다 부가가치의 연결을 의미한다. 아웃소싱(Outsourcing) 국내 수요기업이 자회사가 아닌 해외 공급기업으로부터 중간재(재화·서비스)를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인소싱(Insourcing) 국내 수요기업이 자회사가 아닌 해외 공급기업으로부터 중간재(재화·서비스)를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리쇼어링(Reshoring) 국외로 생산 기지를 옮긴 기업이 제조원가 인상, 물류 및 노동비용 증가, 정부 고용정책 등으로 제조 거점을 본국이나 본국에 가까운 곳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