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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e
5G를 둘러싼 WTO 협정상 쟁점

글 박정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통신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이제 5세대(5G) 이동통신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5G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쏟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5G와 관련된 무역정책 등 정부의 조치로 나타나기도 한다. 5G 표준 제정에 관한 정책과 5G 통신장비 무역에 대한 조치(특히 국가안보 관련 조치) 등이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에 참석했다. 먼저 5G 국제표준과 국제통상법의 접점에 관하여 살펴보자.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은 무역기술장벽 협정(Agreement on Technical Barriers to Trade, 이하 ‘TBT 협정’) 제2.4조에 따라 관련 국제표준이 존재하거나 완성이 임박한 경우 해당 국제표준을 자국 기술 규정의 기초로 사용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표준’은 규칙, 지침 또는 상품의 특성 또는 관련 공정 및 생산방법을 공통적이고 반복적인 사용을 위하여 규정하는 문서로서, 인정된 기관에 의하여 승인되고 그 준수가 강제적이 아닌 문서를 가리킨다. ‘기술 규정(Technical Regulation)’은 적용 가능한 행정규정을 포함하여 상품의 특성 또는 관련 공정 및 생산방법이 규정되어 있으며 그 준수가 강제적인 문서를 말한다(TBT 협정 부속서 1 제1항 및 제2항). 다만 TBT 협정은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단지 ‘인정된 기관’이라고만 규정하고 있다. 5G 분야의 국제표준 제정은 현재 3G 이동통신 무선표준화 단체인 ‘3세대 파트너십 프로젝트(3GPP; The 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데, 3GPP는 공식적인 표준화기구는 아니지만 사실표준화기구로서 TBT 협정이 규정하는 ‘인정된 기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1) 따라서 WTO 회원국이 5G 관련 기술 규정을 마련하는 경우 TBT 협정 제2.4조에 의하여 3GPP에서 승인된 표준을 해당 기술 규정의 기초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5G 통신장비 무역과 관련한 이슈 다음으로 5G 통신장비 무역과 관련한 국제통상법 이슈를 살펴본다. 미·중 무역분쟁은 당초 관세 전쟁에서 기술 패권 다툼으로 국면이 확장됐다. 미국이 화웨이의 5G 통신장비 및 기술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요청에 따라 영국, 호주 등도 화웨이의 5G 통신장비 및 기술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WTO 회원국은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따라 상품의 수출입 등과 관련해 특정 회원국의 상품을 다른 회원국의 상품과 차별해서는 안 되는 일반적 최혜국대우(General Most-Favoured-Nation Treatment) 의무를 가지며, 자국의 상품과 수입상품 간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되는 내국민대우(National Treatment) 의무도 부담한다(GATT 제1조 및 제3조). 최혜국대우와 내국민대우 모두 무역에 관한 비차별원칙을 규정하는 것으로, 최혜국대우는 회원국 간 비차별, 내국민대우는 자국산과 수입산 간 비차별을 의미한다. 한편 GATT는 최혜국대우, 내국민대우 등 의무에 대해 일정 부분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GATT 제20조의 일반 예외와 제21조 안보 예외가 포함된다. 최혜국대우나 내국민대우 원칙에 반하는 조치라 하더라도 그것이 일반 예외 또는 안보 예외의 요건을 충족한다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일반 예외는 공중도덕 보호, 인간, 동식물의 생명 또는 건강 보호, 천연자원 보존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것이고, 안보 예외는 회원국의 필수적 안보이익 보호 또는 국제 평화 및 안보의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에 관하여 인정되는 예외다. 미국 등의 화웨이 5G 통신장비 및 기술 규제는 중국을 다른 회원국과 차별한다는 점에서 최혜국대우 원칙에, 국내 상품과의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국민대우 원칙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등은 이러한 규제가 ‘안보 예외’에 의하여 정당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간 WTO에서 안보 예외가 원용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 안보 예외의 적용 여부는 원칙적으로 자기 판단에 따르기 때문에 자칫 남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보 예외의 적용 여부가 자기 판단에 따른다 하더라도 그것이 무제한적으로 허용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화웨이에 해온 일련의 규제와 관련, WTO에 분쟁이 제기될 경우 미·중 간 국제관계의 긴급 상황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미국의 안보 예외 원용이 적법한지 여부가 달리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표준 제정 등에 우리 이익 반영해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5G가 가지는 중요성이 큰 만큼 세계 각국의 5G 국제표준 제정 관련 경쟁이 격화되고 무역과 관련해서도 5G 관련 무역제한적 성격의 조치가 등장하고 있다. 5G 관련 국제표준 제정에 있어서는 3GPP가 사실표준화기구로서 논의의 중심에 있으므로 우리도 3GPP에서의 5G 관련 표준 제정 논의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 이익을 반영해나가야 한다. 아울러 여기서 제정된 국제표준에 기초하여 기술 규정을 마련함으로써 TBT 협정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국 등의 5G 통신장비 및 기술 규제가 안보 예외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WTO 상품위원회 등에서 이루어지는 논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1) 곽동철, ‘5G 시대의 사실표준화기구와 TBT협정과의 관계 –3GPP와 TBT협정 제2.4조 해석을 중심으로’, 국제경제법연구(제17권 제1호), 2019. 3., pp.113-147 참조.

Tech
표준화 없이는 새로운 서비스도 없다

글 정용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이동통신표준팀장 1G, 2G, 3G, 4G, 5G는 이동통신 기술을 특정하는 명칭으로 G는 ‘Generation’, 즉 ‘세대’를 가리킨다. 이는 이동통신 기술이 이전 기술 대비 크게 진보하는 시점이 존재해왔음을 의미하며, 지금 그 다섯 번째 진보 기술을 만나고 있음을 나타낸다. 기존 이동통신 세대별 변화가 속도에 의한 진화에 중점을 두었다면, 5G는 새로운 기술에 의한 산업의 진화를 바라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5G 기술을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동통신 기술은 다른 정보통신기술(ICT) 영역보다 표준화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는 대표적인 분야다. 전기, 항공우주, 자동차 등 여느 산업의 생태계와는 달리 이동통신 산업은 10년을 주기로 새로운 세대로 진입하는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표준화로 인해 글로벌 시장이 빠르게 형성된 가장 대표적인 분야이기도 하다. 평소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가지고 해외에서 통화를 하고 데이터 서비스를 받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 것은 바로 이 표준화 덕분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공통된 기술에 기반한 제품을 시장에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서비스와 제품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으로 새로운 통신기술이 속속 등장하면, 개발된 신기술은 글로벌 합의를 추구하는 표준화 과정을 거쳐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내고 새로운 생태계를 확산시킨다. 표준화 과정 없이는 어떤 새로운 이동통신 서비스도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동통신 표준은 새로운 서비스와 생태계를 앞에서 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ITU가 정의하고, 3GPP에 의해 실현되는 5G 기술 이동통신, 특히 IMT(International Mobile Telecom- munications)라 불리는 이동통신 국제표준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에서 제정하는 것으로, 3세대 이동통신부터 적용해왔다. ITU는 3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 4세대 이동통신인 IMT-Advanced의 국제표준을 제정했으며, 현재 5세대 이동통신, 즉 5G를 IMT-2020이라는 이름하에 국제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ITU는 유엔(UN) 산하의 공식 국제표준화기구로, 각 국가가 회원국의 자격으로 참가해 표준을 제정한다. 따라서 ITU가 승인한 국제표준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다만 ITU는 국가 간 논의체이기에 표준 개발, 논의 및 제정 완료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이에 이동통신 산업계는 지난 1998년 ITU에 제출할 기술 개발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비롯한 민간 표준화기관을 중심으로 ‘3GPP(The 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라는 국제표준기술개발 프로젝트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후 3GPP는 3G뿐 아니라 4G의 대표 기술인 LTE를 개발했고, ITU에서 해당 기술들을 국제표준으로 반영했다. 현재 5G 국제표준 대상으로 기술 검증을 통해 선정된 기술은 3GPP에서 개발한 5G 기술규격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가 상용화하고 있는 기술이다. 이는 유일한 5G 국제기술로서 오는 11월 최종 국제표준안에 포함될 예정이다. 이렇듯 30여 년의 장기 국제표준화 로드맵과 기술혁신을 통해 글로벌 단일 표준 및 시장을 형성한 분야는 5G 이동통신이 거의 유일하다. ITU 국제표준 및 3GPP 기술규격 개발 관계도 표준으로 기술 로드맵 제시하고 시장 신뢰성 확보 3GPP의 기술규격 작업은 릴리스(Release) 단위로 진행되며, 각 릴리스는 평균 1.5년에서 2년간 작업이 이뤄진다. 릴리스는 핵심망, 기지국, 단말에 이르는 모든 표준화 단계의 기술규격 집합체다. 3GPP 5G 기술규격은 초고속(eMBB) 상용 서비스에 중점을 둔 1단계 표준(릴리스 15)과 융합서비스 확장 기술을 포함하는 2단계 표준(릴리스 16)으로 구분할 수 있다. 2018년 6월 완료된 릴리스 15는 신규 무선접속(NR; New Radio) 기술 기반으로, NR이 기존 4G 핵심망과 연결되는 종속 모드와 새로운 5G 핵심망과 연결되는 단독 모드로 구분해 표준을 완료했다. NR은 운용 주파수 대역을 최대 52.6㎓ 대역까지 확장하고 채널 대역폭을 6㎓ 이하 대역에서는 최대 100㎒ 폭, 6㎓ 이상 대역에서는 최대 400㎒ 폭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정의하고 있다. 릴리스 15 기술규격으로 5G 초기 상용화가 진행됐다면, 지난 7월에 완료된 3GPP 릴리스 16 기술규격을 통해 5G 기반 융합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릴리스 16은 간섭 완화, 이동성 향상, 전력 효율 등 5G 시스템 성능 개선을 비롯해 차량 자율주행을 위한 NR-V2X, 스마트 공장을 위한 5G NR 사설망 및 초고신뢰 저지연 통신(URLLC) 등 5G 융합서비스를 위한 특화·진화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릴리스 16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진정한 의미의 5G 표준 완성과 타 산업 영역 전반으로 5G를 확대한 초석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이제는 5G 기반의 혁신적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어내고 확산시키느냐를 고민하고 실행해야 할 때다. 5G의 미래는 융·복합 서비스의 성공에 있으며, 5G 융합서비스 표준화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5G의 문 앞에 가장 먼저 섰지만, 아직도 달려가야 할 길은 멀다. 표준화를 멈출 수 없는 이유다. 3GPP 5G 릴리스별 기술규격 개요

Industry
5G가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글 김현욱 SK플래닛 기술위원, <5G 이동통신 기술과 서비스> 저자 5G 이동통신이 인더스트리(Industry) 4.0, 즉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기술로 자리매김하면서 이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5G 기술은 초고속 데이터 전송, 많은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수용, 저지연 통신 등의 특징으로 자율주행차,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 헬스케어, 금융, 농축산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고 있다. 5G 기술이 수많은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국내외 관련 기업과 리서치 회사는 향후 5G 시장 전망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산업 분석·컨설팅 기업 아이에이치에스마킷(IHS Markit)과 퀄컴(Qualcomm)이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 기준 5G와 연관된 산업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3조 5,000억 달러로 예측된다. 국내의 경우 2035년 5G 시장 규모는 1,200억 달러(약 150조 원)가 되고, 9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국가는 경쟁적으로 5G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기존 기술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 하고, 중국은 5G를 시작으로 도약을 준비하며 통신장비나 단말기보다는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EU는 과거 기술 우위를 확보했던 2G와 3G의 영광을 다시 찾기 위해 스마트 팩토리, 에지 컴퓨팅(중앙 서버가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대비되는 접근 방법) 등의 분야에서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KT의 5G 보고서에서는 2030년 기준 국내 시장에서 5G의 경제적 가치가 약 4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5G가 통신장비, 단말기, 콘텐츠와 같은 단순한 이동통신 생태계를 벗어나 제조, 자동차, 에너지, 미디어, 유통, 금융, 농업 등 대부분의 주요 산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보고서에 따르면 5G가 산업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5G의 경제적 가치는 매우 크다. 특히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와 같은 분야가 높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게다가 고용창출 효과가 높아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성과 효율성 높이는 스마트 팩토리 국내의 경우 제조업은 장비 가격의 상승, 장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급증, 숙련공의 노하우가 전수되지 않는 등 다양한 문제로 생산성 저하의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5G는 기존 제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제품 생산과정 전반에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지능형 생산공장을 의미한다. 그동안 많은 공장에서 구축비용에 대한 부담과 복잡한 시스템 등으로 도입이 쉽지 않은 상태였다. 다수의 5G 사업자는 5G를 활용한 효과적인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려고 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독일의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과 국내 SK텔레콤이 있다. 도이치텔레콤은 독일의 전기전자제조사협회(ZVEI)와 협력하고 있는데, ZVEI는 5G를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기술 규격 정의를 주도하기 위해 5G-ACIA(5G-Alliance for Connected Industries and Automation)를 구성해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스마트 팩토리를 위해 5G 기술과 관련된 특화 솔루션, 데이터 분석 플랫폼, 생산설비에 필요한 단말 장치와 센서 등이 포함된 올인원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올인원 패키지는 기존 제조공장이 스마트 팩토리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모든 솔루션을 포함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를 위해 5G가 필요한 이유는 이동통신 사업자가 체계적으로 전파를 관리해 전파 혼신 없이 통신이 가능하고, 5G 고유의 저지연 통신 특성으로 빠른 응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공장과 같이 매우 짧은 시간에 정확하게 생산설비가 제어되어야 하는 환경에 적합한 기술은 5G가 유일하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인 마켓츠앤마켓츠(Marketsand markets)는 전 세계 스마트 팩토리 시장이 2019년 약 1,540억 달러에서 2024년 약 2,450억 달러로 연간 성장률이 9.76%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도입하려면 많은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데 있다. 하지만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회사는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2035년 전 세계 5G 시장 규모2030년 국내 5G의 사회경제적 효과 전 세계 스마트 팩토리 시장 LG유플러스가 5G 네트워크를 이용한 트랙터 원격제어 및 무인경작 시연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실시간 트랙터 원격진단 서비스를 선보이며 농업 생산성 증대에 기대감을 모았다. 모빌리티 분야에 꼭 필요한 5G 기술 자율주행차와 같은 이동체의 경우 특정 지역에 고정된 것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전송 거리가 짧고 여러 지역에 걸쳐서 연속적인 통신이 어려운 와이파이(Wi-Fi)나 블루투스(Bluetooth)를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5G 기술이 모빌리티 분야에 필수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특히 자율주행차는 갑자기 정면에 장애물이 나타날 때 지체하지 않고 차량이 정지해야 하므로 저지연 통신이 가능한 5G를 사용해야만 한다. 자율주행차를 위한 대표적인 5G 기술에는 C-V2X (Cellular-Vehicle to Everything)가 있다. C-V2X는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차량과 다른 사물, 사람과의 통신을 의미한다. 자율주행차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해당 차량이 주변의 다른 차량, 사람, 신호등, 클라우드 등과 지속적으로 통신해야 하고, 영상 정보와 같은 많은 데이터를 빨리 처리하거나 차량 근처의 장애물을 인식할 때 즉각 정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5G 기술이 꼭 필요하다. 일본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소프트뱅크(SoftBank)는 5G를 활용한 군집 자율주행트럭 기술을 시연했다. 다수의 차량이 근접해 운행할 때는 공기 저항을 적게 받아서 유류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앞 차량이 갑자기 정지하면 뒤에 있는 차량도 급정거를 해야 한다. 이때 5G의 저지연 특성을 활용하면 자율주행차의 급정지가 가능하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은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 콘티넨탈(Continental),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혼다(Honda)와 협력해 5G를 활용한 자율주행차 기술을 시연한 바 있다.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아한형제들은 SK텔레콤과 협력해 상품 배달 목적의 소형 자율주행차에 5G를 적용하고 있다. 이 배송 차량은 5G 고속통신과 저지연 통신 특성을 활용하고, 추가적으로 에지 컴퓨팅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상품 배송량도 증가함에 따라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미국의 아마존(Amazon),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 등 주요 온라인 쇼핑업체는 무인 배송 차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가정용 무선인터넷, 농축산, 헬스케어 미국의 경우 주요 5G 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주파수 대역인 28㎓ 대역에서 가정이나 사무실용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FWA(Fixed Wireless Access)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가정용 인터넷 서비스는 광케이블이나 전화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FWA 니즈는 거의 없지만, 미국은 땅이 넓어서 각 가정에 광케이블 설치가 쉽지 않다. 따라서 미국 내 많은 지역에서의 가정용 인터넷 환경은 유선선로를 설치하는 것보다 FWA 방식의 5G를 활용한 인터넷 서비스가 더 경제적이다. 5G를 농축산업에 활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농장에 5G 기반의 많은 센서와 자율주행 농기계를 활용하는 것이다. 호주 보다폰(Vodafone)은 농기계 업체인 미국의 존 디어(John Deere)와 협력해 자율주행 트랙터를 포함한 다수의 농기계와 AI,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팜’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LG유플러스가 5G 기술을 활용해 출하 시점을 관리하는 ‘양돈장 모니터링’ 서비스, IoT 기반 바이오 캡슐로 소의 건강을 관리하고 한우의 품질 향상과 젖소의 유질 향상을 돕는 ‘소탐지 솔루션’ 서비스 등을 개발하고 있다. 5G의 초고속 통신과 저지연 통신 기능이 접목된 헬스케어(Healthcare) 산업은 지속 성장이 예측된다. 특히 땅이 넓은 미국은 시골 지역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거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환자에 대한 대처가 쉽지 않다. 이러한 환경에서 AT&T는 5G 기술을 활용해 원격진료와 수술, 환자 모니터링 서비스 등 헬스케어 산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동통신 장비업체 에릭슨(Ericsson)은 2026년이 되면 전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의 헬스케어 관련 매출이 757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5G 기술은 위에서 언급한 대표적인 사례뿐만 아니라 많은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경제적 파급효과가 무척 크다. 5G 기술은 기존 4G 대비 많은 부분이 개선됐기 때문에 산업에 적용해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다. 4G 기술은 단순히 고속 데이터 전송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5G 기술은 4G보다 더 빠른 속도, 많은 사물인터넷 디바이스 수용, 저지연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5G를 활용할 수 있는 산업 분야가 광범위하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국내에서는 조기에 5G를 활용하는 관련 기술을 개발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관련 기술을 해외에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은 SK텔레콤과 협력해 상품 배달 목적의 소형 자율주행차에 5G를 적용하고 있다.

Global Issue
5G 상용화 1년, 세계 각국의 상황과 준비 현황

글 김태진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정보통신정책팀장 2019년 4월 3일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시작한 날이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5G 상용화가 빠르게 증가해 2020년 5월 현재 35개 국가에서 5G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언택트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온라인 강의, 재택근무, 비대면 진료 등 다양한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폭증하는 트래픽과 데이터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5G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가운데)이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과 함께 SK텔레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두 회사는 5G 네트워크·미디어·보안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1년간 5G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5G는 관련 서비스, 장비, 단말 등 통신산업 전반에 새로운 전환을 촉발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혁신적 융합서비스를 창출하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먼저 5G 서비스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35개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가운데 중국의 5G 가입자 수가 6,545만 명 이상1) 으로 단연 압도적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우리나라의 5G 가입자 수는 634만 명(2020.4)이고, 기지국은 11만 8,000개(준공신고 기준, 2020.5)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중국이 5G 시장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담하면서 5G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올해에도 일본, 캐나다, 유럽(노르웨이·스웨덴·벨기에등) 등 주요국의 상용화가 이어지면서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국가 5G 상용화 현황(2020년 5월 현재) 북미(2개국) 미국(2019.4), 캐나다(2020.3) 아시아(10개국) 한국(2019.4), UAE·카타르(2019.5), 바레인(2019.6), 쿠웨이트(2019.7), 사우디아라비아(2019.10), 중국(2019.11), 필리핀·태국(2020.2), 일본(2020.3) 유럽(16개국) 스위스·영국(2019.5), 루마니아·이탈리아·스페인(2019.6), 모나코·핀란드·독일(2019.7), 아일랜드(2019.8), 오스트리아(2019.9), 헝가리(2019.10), 노르웨이(2020.3), 벨기에·네덜란드(2020.4), 폴란드·스웨덴(2020.5) 기타(7개국) 호주(2019.5), 몰디브(2019.8), 뉴질랜드(2019.11), 푸에르토리코·버진아일랜드(2019.12), 라트비아(2020.1), 남아프리카공화국(2020.5) 자료 :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 댁내 고정형 5G(Fixed Wireless Access) 제외) 통신산업 전반에 몰고 온 변화 5G 통신장비의 경우 우리 기업의 도약(삼성전자 19.4%, 2019년)으로 전체 통신장비 경쟁 구도가 새롭게 전환되는 과정에 있다. 5G의 본격적인 확산으로 화웨이-에릭슨-노키아-ZTE 중심이었던 경쟁 구도에 지각 변동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에릭슨, 삼성, 노키아가 거세게 추격 중이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홍콩의 국가보안법 제정 등의 불만에 따른 ‘화웨이 보이콧’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은 지난 5월부터 화웨이 5G 장비 배제를 위해 ‘D10’(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G7과 한국·인도·호주) 동맹 결성을 계획 중이다. 캐나다 빅3 이통사(텔러스·로저스·벨)도 지난 6월에 화웨이 장비 배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5G 통신장비의 경쟁구도 변화는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폭증하는 트래픽과 데이터를 충당하기 위해 5G 환경 구축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은 대규모 5G 인프라 투자를 실행 및 계획 중이며, 유럽은 5G 상용화를 준비하고 확산하는 과정에서 신규 장비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글로벌 5G폰 출하량은 약 2,400만 대로 지난해 전체 출하량 1,863만 대보다 확연하게 늘며 지속적인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5G폰의 글로벌 점유율은 삼성이 34.6%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화웨이(33.3%)와 근소한 차이로 치열한 선두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국가별 5G폰 점유율은 중국이 63.3%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5G 모뎀칩 시장은 퀄컴이 주도하고 있다. 그 뒤로 화웨이, 삼성, 미디어텍 등이 선전 중이다. 2020년 1분기 퀄컴의 점유율은 54.5%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삼성과 화웨이가 전년 대비 다소 하락한 반면 미디어텍은 상승하고 있다. 삼성, 화웨이, 미디어텍은 전력 저감과 공간 활용 등에 탁월한 ‘5G 모뎀칩+모바일 AP칩’ 형태의 5G 통합칩을 지난해 9~11월에 연이어 공개하는 등 5G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술 경쟁에 돌입했다. 퀄컴도 같은 해 12월 5G 통합칩을 출시함에 따라 올해에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메이저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5G 융합서비스로 승부한다 5G 서비스는 결국 융합서비스 분야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은 자국 통신사를 중심으로 5G 시장 선점을 위한 킬러 콘텐츠 개발, 우수 서비스 발굴, 가입자 유치 등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통신사와 제조사·서비스 등 협력 기반의 자율이동체 개발 준비가 활발하며, 이종 분야(금융·콘텐츠 등)의 융합서비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신규 온라인 동영상(스트리밍) 서비스(OTT) ‘HBO max’를 출범한 AT&T는 올해 약 2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고, 버라이즌(Verizon)은 뉴욕 5G 금융랩, LA 실감콘텐츠랩 등 지역별 5G랩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은 스마트 팩토리, 자동차, 관광 강국의 이점을 활용해 자율주행차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서비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본(Bonn)에서 도시 관광 AR 서비스 ‘베토벤 2020’을 추진할 예정이고, 영국의 보다폰은 ‘5G 모빌리티랩’을 설립, 자율주행용 지도인 HD라이브맵을 개발할 예정이다. 독일은 인더스트리(Industry) 4.0(4차 산업혁명)을 제창한 선도국가로서 자동차 제조사를 중심으로 5G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개발과 적용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아우디는 에릭슨과 협업해 5G 스마트 팩토리를 개발, 인간-생산로봇 간 상호작용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BMW는 차량 실제 조립 현장에 VR·AR 기술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에 통신 3사 간 견고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AR·VR 분야의 ‘사이버버스(Cyberverse)’ 개념을 도입한 ‘AR맵’을 공개하고, 슝안신구 지역 스마트 시티 건설 참여 등 5G 융합서비스의 구현 및 확산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NTT도코모사의 5G 기반 완전 무선화 스마트 공장, 원격 진료, 스마트 농업 솔루션 등의 개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실감 콘텐츠, 자율주행차 등 5G+ 5대 핵심 서비스 분야를 대상으로 통신 3사를 주축으로 한 5G 융합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가 5G 추진 계획 미국 5G 이니셔티브 계획(2019.4)을 지속 이행*하는 가운데 5G 장비업체 지원 등을 포함하는 ‘전략적 연합 통신이용법’ 발의**(2021.1),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 승인***(2020.2) * 2025년까지 2,750억 달러 투자 ** 5G 기술 개발 7억 5,000만 달러, 5G 장비 지원 5억 달러 지원 등 *** 승인 조건 : 3년 내 인구 97% 5G 커버리지 포함 중국 상무위원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재건을 위한 5G 등 ‘新인프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천명, 5G 인프라의 폭발적 증대 전망 * 5G 기지국,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등 7대 분야, 총 34조 위안(약 5,900조 원) 예상 일본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른 5G 확대 기회 상실에도 불구, 이통 4사는 5G 상용화(2020.3)를 계기로 기존 투자 계획*을 이행 중이며, 정부는 5G 인프라 구축에 세제 지원** * 2019년 상반기부터 5년간(2019∼2024) 1조 6,000억 엔 투자 ** 5G 설비 투자의 15% 법인세 공제(~2022.3) 유럽 영국은 5G 시범사업에만 2억 파운드(약 3,05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프랑스는 2020년 말까지 2개 이상 대도시(인구 15만 명 이상) 면적 50% 이상에 5G망 구축 예정* * 프랑스 5G 기지국 계획 : 3,000개(2022) → 8,000개(2024) → 1만 500개(2025) 기업별 5G폰 점유율, 국가별 5G폰 점유율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언 5G산업의 경쟁력은 시장 선점과 안정적 융합서비스가 좌우할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 산업의 성장에 대한 요구는 전 세계적으로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5G산업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우선 코로나19가 초래한 세계적인 위기 상황을 극복하면서 국가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양한 융합서비스를 구축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범정부 차원의 다양한 실증 사업과 광범위한 사례 발굴을 통해 5G 융합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5G 이후 다가올 6G 등 차세대 네트워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네트워크, 자율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지능형 네트워크 선점을 위한 다양한 도메인 적용이 필요하다. 정부 부처 간 업무 영역을 넘어 범부처 차원의 협업을 통한 5G 융합서비스의 구현과 세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하고 세밀한 사업 추진이 이루어져야 한다. 과감한 선제적 준비와 구체적인 사업 추진이 5G 미래 경쟁력의 초석이 될 것이다. 1) 중국 통신사별 가입자(2020년 4월 현재) : China Telecom 2,170만 명, China Mobile 4,375만 명, China Unicom 미발표

Overview
미래를 앞당기는 기술, 5G

글 한세희 전 동아사이언스 데일리뉴스팀장,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 Season. 8> 공동 저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의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국가가 된 지 1년여가 흘렀다. 2019년 4월 전격적으로 서비스를 개시, 5개월이 채 안 돼 SK텔레콤이 10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등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후 5G 단말기나 네트워크 확산이 생각보다 더뎌 5G가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듯하다. 그럼에도 초고속·초저지연 통신 인프라를 구축해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를 끊김 없이 연결한다는 5G의 비전은 여전히 유효하다. 글 SK텔레콤이 이동통신 멀티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5G는 2020년을 전후한 현 시점에서 필요하며 또한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통신의 기술적 요구 사항을 세계의 통신 연구자와 전문가들이 규정한 이동통신 규격이다. 5G는 최고 20기가bps(G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구현하고, 지연시간(Latency)은 1밀리초(ms)로 줄인 초연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통신 기술과 표준의 모음이다. 기존 4G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에서 2기가바이트(GB) 용량의 영화 한 편을 0.5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속도와 함께 주목해야 할 특징은 지연시간이다. 네트워크에서 기기와 기기, 서버와 단말 사이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간격이다. 이상적 환경에서는 빛의 속도로 데이터가 오가겠지만, 실제로는 망 상태 등에 따라 이 간격이 길어져 지연이 생긴다. 5G는 지연시간을 기존 30분의 1인 1ms 수준까지 줄인다. 기계와 사물이 서로 통신하는 사물인터넷(IoT)의 효율을 높이는 근간이 된다. 5G는 이러한 속도와 지연시간의 조건을 맞추면서 동시에 망에 연결된 수많은 단말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초연결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이동통신의 등장부터 현재까지 이동통신 기술 발전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5G 이동통신이 차지하는 위치와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난 4G 통신까지 각 세대의 통신 표준은 시장 상황과 기술 발전 흐름, 사회적 요구 등에 따라 각 시기에 적합한 기술 수준과 목표를 제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최초의 이동통신은 1980년대 등장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주파수를 변조해 음성을 전송했기 때문에 문자메시지(SMS)도 없었고 음성 통화만 가능했다. 벽돌같이 큰 휴대폰 단말기를 사용하던 시기다. 1990년대 들어 디지털 방식의 2G로 넘어왔다. 음성 신호를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신호로 바꿔 전송했다.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짐에 따라 SMS가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을 채택해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닦았다. 2000년대 들어 음악과 사진 파일을 주고받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3G 시대가 왔다. 마침내 제대로 된 모바일 인터넷이 가능해졌다. 3G는 스마트폰의 등장을 가져와 모바일 혁명의 기폭제가 됐다. 3G가 없었다면 2008년 아이폰도 없었을 것이다. 이어 스마트폰 등장으로 폭증한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에 대응하기 위해 4G LTE가 나왔다. LTE(Long Term Evolution)는 모바일 통신의 장기적 진화를 겨냥한 기술이란 뜻에서 붙인 명칭이다. 최고 1Gbps 수준으로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이기 위해 대역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이동통신의 최근 역사는 더 빠르고 자유로운 모바일 인터넷을 구현하는 과정이었다. 5G는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서 속도와 지연시간을 개선, 사람 간 연결을 넘어 사람과 사물을 잇는 초연결 구현을 목표로 한다. 5G가 우리 삶에 가져올 변화 5G 초연결 기술은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 팩토리, 원격의료, 가상현실(VR) 등 우리가 꿈꾸던 미래를 앞당길 기반 기술이다. 5G의 빠른 속도와 낮은 지연시간 덕분에 보다 안전하게 인간의 일을 기계에 맡길 수 있게 된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자동차와 도로, 가로등 등 도로 주변 사물에 달린 센서로 정보를 수집해 빠르게 주고받으며, 이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히 결정을 내려야 한다. 통신망 혁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LTE와 5G의 지연속도 차이는 돌발 상황에서 급제동 후 차가 밀려나간 거리의 차이를 만들고, 이는 생명을 건지느냐 마느냐의 결과로 이어진다. 원격 수술에서 멀리 떨어진 의사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전하는 통신망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수많은 장비와 부품, 원자재가 맞물려 돌아가는 공장을 자동으로 운영하는 스마트 팩토리, 중앙 서버에서 실시간으로 보내는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클라우드 로봇도 가능해진다. 데이터에 기반해 대중교통의 편의성을 높이고 공기와 수질을 관리하며, 범죄를 예방하는 스마트 시티가 일상적인 삶의 공간이 된다. VR과 증강현실(AR) 역시 5G 시대에 본격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대용량 콘텐츠 전송으로 어지러움이나 어색함이 없는 몰입형 VR이 가능해져 교육, 관광, 업무, 게임 등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은 이 같은 추세에 기름을 붓는다. 정부도 5G 기반 기술과 서비스로 2026년 생산액 180조 원과 수출 730억 달러 달성, 일자리 60만 개를 만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지원에 나섰다. 5G 통신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더 많은 콘텐츠와 더 편리한 서비스를 원하는 기술과 사회 변화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통신 인프라 혁신의 요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의 연결에 따라 사람들의 삶의 지평이 확대되고, 여기에서 새로운 일과 삶, 여가의 방식을 만들어내는 기업과 개인에게 큰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데이터 전송속도 지연시간(단말-기지국 간) 2G 14.4Kbps~64Kbps 300~1,000ms 3G 144Kbps~14.4Mbps 50~100ms 4G ≥75Mbps ≤25ms 5G ≥20Gbps ≤1ms 자료:SKT

이달의 일정

2020년 11월~12월 일정

FTA 현황

한눈에 보는 우리나라 FTA 현황

무역소식
TRADE NEWS

산업통상자원부 소식 1뿌리기업 전용 비대면 수출상담회 개최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부터 12월까지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뿌리기업의 해외 판로개척 활성화를 위해 코트라,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협력하여 국내 최초로 뿌리기업 전용 비대면 수출상담회를 개최한다. 이번 수출상담회는 기계·중장비, 자동차·수송기기, 신북방지역, ASEAN 등을 테마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전시회, 수출사절단 참가 등이 어려워진 뿌리기업을 대상으로 온라인 상담회 참가 희망여부를 조사하여, 기술소개서 작성을 지원하고, 코트라 해외무역관(독일, 미국, 서남아 등)을 통해 바이어를 매칭하여 이루어지게 됐다. 비대면 수출상담회에 참여를 원하는 뿌리기업은 진출 희망 지역과 주제별 상담회를 선택하여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홈페이지(www.kpic.re.kr)를 통해 신청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2바이오헬스 분야 세계 최초로 온라인 전시회 개최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19일 K-방역을 앞세운 국제 온라인 전시회인 ‘바이오헬스 월드와이드 온라인’을 개최했다.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해외진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준비한 이번 전시회에는 국내외 기업 448개사가 참가했다. K-방역 제품과 솔루션은 물론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케어, 건강기능식품까지 바이오헬스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오헬스의 특정 분야가 아닌 전 분야를 망라하여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K-방역관, 바이오·제약관, 의료기기관, 헬스케어서비스관 등 4개로 구성된 가상 전시관은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한 화상회의시스템을 활용해 온라인 화상 상담도 가능했다. 이번에 오픈한 바이오헬스 전시관은 지난 9월 3일 섬유 온라인 상설 전시관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것으로, 전시회 이후에는 리모델링을 거쳐 상설 전시관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3철강 공급과잉에 관한 글로벌포럼 장관급 화상회의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26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영상회의실에서 ‘철강 공급과잉에 관한 글로벌포럼 장관급 화상회의’를 가졌다. 유럽연합(EU)과 함께 공동의장으로 이날 화상회의에는 이민철 한국철강협회 부회장과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집행위 부집행위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USTR 대표, 에드윈 바송 세계철강협회 사무총장 등 30개 주요 철강생산국 장관급 인사들이 정부 대표로 참여해 글로벌 철강업계가 당면한 공급과잉 상황을 점검하고,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철강산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논의했다. 강 실장은 ‘한국은 세계 제6위 철강생산국으로서 최근 글로벌 철강산업이 당면한 어려움에 공감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연대와 협력의 다자주의를 신뢰하고 나아간다면 세계경제와 철강산업 회복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글로벌포럼을 통한 주요 철강생산국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지속 및 강화하자고 촉구했다. aT 소식 4aT, 동남아 최대 e커머스몰에 한국식품관 개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동남아지역 최대 e커머스 운영사인 쇼피(Shopee)의 온라인몰에 한국식품관을 개설하고, 10월 12일부터 11월 말까지 ‘한국식품 전시회(K-FOOD Fair)’를 진행한다. 쇼피는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6개국과 대만의 대표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들 국가에서의 월 접속자는 1억8,000만 명까지 크게 늘고 있다. 이번 행사기간에 쇼피 한국식품관에서는 한국 식문화에 관심이 많은 현지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김치, 고추장, 떡볶이 등 현지 인기품목의 온라인 라이브쇼핑 방송을 4회에 걸쳐 진행한다. aT는 쇼피와의 협력이 아세안 시장에서의 한국 농식품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뉴노멀 시대 비대면 소비방식을 적극 활용해 말레이시아 현지 소비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KOTRA 소식 5호주에 ‘K-소비재’ 전용관 개설 코트라(KOTRA)가 10월 26일 호주 온라인몰 엠플라자와 이베이호주에 ‘K-소비재 전용관’을 개설했다. 호주 온라인몰에서 한국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엠플라자에는 국내 120개 기업의 패션·뷰티 제품이 입점했으며 이베이호주에는 한국 기업 12개사 제품이 들어갔다. 코트라는 우리 기업이 호주 진출 시 겪는 지리적·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도록 돕기 위해 물류체계를 갖춘 현지 온라인 사업자와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또한 제품 입점 지원뿐 아니라 온라인 홍보,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도 뒷받침할 계획이다. 특히 엠플라자는 한국법인에서 통관·물류를 직접 수행하면서 다른 현지 유통망과 차별화된 빠른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호주 소비자는 한국 상품을 2주 안에 받아볼 수 있게 된다. 한국무역협회 소식 6한-아랍에미리트(UAE) 헬스케어 위크 개최 한국무역협회는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중소벤처기업부, 강남구, 아부다비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한-아랍에미리트(UAE) 헬스케어 위크’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관심이 높아진 K-방역 우수사례를 홍보하고 우리 기업의 중동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코로나19 진단키트·마스크·위생장갑 등 방호용품과 의료장비·의료기기 등 보건의료 분야의 국내 기업 50개사가 참가해 사전에 매칭된 UAE 및 중동지역 바이어 20개사와 100여 건의 수출 상담을 화상으로 진행했다. 주요 바이어로는 중동 최대 슈퍼마켓 체인 운영 기업인 루루그룹, UAE 헬스케어 선두기업 알 마즈루이 메디컬 그룹 등이 참가했다.

현장 스케치
V4 Plus 경제통상포럼 발족 및 1차 회의 / 개인맞춤형 의류제작 스피드 팩토어 개소식 개최

한국과 동유럽, 배터리와 전기차 부문 경제협력 확대한다 V4 Plus 경제통상포럼 발족 및 1차 회의 동유럽과 ‘그린 모빌리티’ 협력을 위한 ‘V4 Plus 경제통상포럼’을 발족했다. V4 Plus는 폴란드·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로 구성된 4개국 협의체(V4)와 인접 국가를 의미한다. 포럼을 계기로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차 산업육성 정책과 유럽연합(EU)의 친환경 정책이 맞물려 비즈니스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20일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V4 Plus 경제통상포럼’을 열고 동유럽과 한국 기업 간 그린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협력확대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번 포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재편되고 유럽의 핵심 생산기지인 동유럽 지역에 우리 기업의 투자진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진출기업을 지원하고 양 지역 간 협력증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한국 측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박기영 통상차관보를 비롯해 대한상공회의소, 코트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유관기관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전문가들이 함께했다. V4에서는 피오트르 오스타셰프스키 주한 폴란드대사, 초머 모세 주한 헝가리대사, 얀 쿠데르야비 주한 슬로바키아대사, 구스타브 슬라메츠카 주한 체코대사가 참석하여 양측 간 경제협력에 대한 높은 관심을 상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포럼에서 그린·디지털 중심의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는 한국과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산업 육성에 힘쓰는 V4 지역은 협력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박기영 통상차관보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안정성 위주로 재편되어 유럽에서 V4 국가들의 투자매력은 더욱 높아지고 양측 간 경제협력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이 포럼을 통해 비즈니스 시각에서 경제협력 증진을 모색하고 양측 기업의 애로사항도 적극 해소해나가길 희망한다”라고 언급했다. 향후 산업통상자원부는 포럼을 활성화해 우리 기업의 현지 경영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협력 과제를 발굴하는 등 양측 간 협력이 심화되도록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자동차 및 전기차 배터리 관련 진출 현황 폴란드(전기차 배터리) LG화학, 2016년 진출 •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물량의 절반 이상 제조 • 폭스바겐, 아우디, 르노, 볼보 등유럽 주요사 공급 슬로바키아(자동차) 기아자동차, 2004년 진 • 2019년 34만 대 이상 생산, 3,600여 명 고용 체코(자동차) 현대자동차, 2007년 진출 • 2019년 30만 대 이상 생산, 3,200여 명 고용 헝가리(전기차 배터리) 삼성SDI, 2017년 진출 • 2019년 11월 BMW社와 장기 공급계약 (2021~2031년, 약 29억 유로) 체결 • 현재 1공장 가동, 2공장 투자 검토 중 SK이노베이션, 2018년 진출 • 현재 1공장 가동, 2공장 건설 중 맞춤정장 3일 만에 만든다 개인맞춤형 의류제작 스피드 팩토어 개소식 개최 맞춤정장 제작기간이 3일로 단축됐다. 기존 주문-제작-유통 시스템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맞춤 정장 제작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다. 10월 26일 부산에서 '개인맞춤형 의류제작 스피드 팩토어' 2호점이 문을 열었다. 10월 26일 부산 해운대구의 파크랜드 부산 반여점에서 ‘개인 맞춤형 의류제작 스피드 팩토어’ 개소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비롯해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 박명규 파크랜드 대표, 강경태 부산디자인진흥원장 등이 참석했다. 개인맞춤형 의류제작 시범매장은 지난해 4월 ‘Within 24, Show your style!’라는 이름으로 서울 동대문에서 최초 개장해 시범 운영했고, 올해는 민간 주도로 파크랜드 부산 반여점에 2호점을 개장했다. 팩토어는 ‘팩토리’와 ‘스토어’의 합성어로 매장이 곧 옷 생산 현장이 되는 셈이다. 기존 스마트팩토리의 생산공정 자동화 기반에 섬유패션 산업의 ‘B2C’ 특성을 살려 매장에서 소비자 주문을 받아 ‘수요자 맞춤형 제품 생산’을 지향한다. 2호점은 단일 매장에서 주문-제작-유통이 가능한 파크랜드의 생산시스템에 3D 보디스캐너·3D 가상 의상 소프트웨어·AR 피팅시스템 등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함으로써 개인 맞춤정장의 제작 기간을 기존 14일에서 3일로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스피드 팩토어 시범매장으로서 제조환경 개선과 생산성 제고·일자리 창출 등의 성과 확산을 통해 국내 패션산업의 미래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길 기대한다”고 축사했다. 최근 코로나19의 지속적인 확산에 따라 패션업계에도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빠른 시일 내에 패션산업의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촉진하기 위한 'K패션 디지털 전환 포럼'을 구성해 디지털 전환의 방향성을 논의하고 실행을 촉진할 계획이다.

세상을 보는 눈
세계문화유산의 고장 안동 낙동강 변에 내려앉은 호젓한 늦가을 정취

글 이마로(여행작가) 사진 이마로, 경상북도청 경상북도 안동은 조선시대 유교문화가 여러 대에 걸쳐 이어 내려오는 고장이며, 하회마을로 대표되는 조선시대 정신문화의 원류가 깃든 곳이다.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변의 소읍 하회마을에서 천등산 자락의 고찰 봉정사의 서정적인 풍경까지. 이 땅의 유구한 역사가 강물처럼 흐르는 안동은 지금 호젓한 늦가을 정취로 가득하다.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변의 소읍 하회마을. 안동은 조선시대 정신문화의 핵심인 유학과 유교문화가 수백 년에 걸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영남지방의 상징과도 같은 도시다. 수십 채의 전통가옥이 낙동강 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하회마을을 비롯해 옛 선조들의 교육기관인 서원들과 고려시대 고찰 봉정사 등 문화유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3개 범주에 등재된 사실만으로도 그 가치는 부연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안동 여행에서 또 하나의 묘미는 간고등어와 헛제삿밥 등 다른 고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토속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헛제삿밥은 고추장 대신 간장과 함께 비벼 먹는 비빔밥으로, 과거 제사 음식과 같은 재료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은 것에서 유래된 안동의 전통 음식이다. 두 음식 모두 조선시대부터 줄곧 그 명맥을 이어오는 지역색이 강한 먹거리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한정식과 비슷하게 상차림을 하고 있어 외지인도 즐겨 먹는 안동의 대표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하회마을 입구와 안동댐 인근 월영교 바로 앞에 전문 식당가가 형성되어 있어 음식점 찾기도 매우 쉽다. 안동 여행에서 또 하나의 묘미 헛제삿밥. 관광객들이 직접 운전하며 마을 골목길을 다니는 전기자동차. 하회마을, 내륙의 섬 같은 비경을 품은 소읍 ‘하회마을’ 하면 관광을 위해 일부러 조성한 ‘민속마을’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회마을은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우리나라에 몇 남지 않은 전통 마을이라는 점에서 민속촌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국가민속문화재 제122호인 안동 하회마을은 2010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며 그 가치를 널리 인정받았다. 수백 년에 걸쳐 이룩해온 한결같은 주거문화는 조선시대의 사회구조와 유교적 양반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단순히 집 구경만 하고 돌아가는 관광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유네스코 역시 하회마을의 독보적인 전통문화 계승을 높이 평가했다. 하회마을 초입에 마련된 주차장에서 마을까지 셔틀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가을걷이가 끝난 논밭을 지나 마을로 들어서면 미로처럼 연결된 골목이 시작된다. 돌과 흙으로 쌓아올린 담벼락을 따라 걷다 보면 솟을대문이 당당한 자태를 과시하는 종갓집부터 머리 위에 커다란 호박이 굴러다닐 것만 같은 소박한 초가집까지 다양한 형태의 전통가옥이 줄을 잇는다. 잠시 길을 잃어도 좋을 골목 끝자락에서 마주친 옛 가옥에는 지금도 그 집안 후손들이 동네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어 따뜻한 온기마저 느껴진다. 하회별신굿탈놀이에 쓰는 하회탈. 임진왜란이 낳은 명신, 서애 류성룡의 고향 풍산 류씨의 집성촌이기도 한 하회마을은 임진왜란이 낳은 명신 서애 류성룡의 고향이다. 따라서 양진당, 충효당, 화경당, 하동고택 등 보물이나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마을 내 고택들은 대부분 풍산 류씨 일가와 관련된 고건축물이다. 양진당(養眞堂)은 풍산 류(柳)씨의 대종가(大宗家)이며, 충효당은 서애 선생의 종택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 여유가 된다면 하회마을을 둘러보기에 앞서 반드시 찾아야 할 장소가 있다. 강 건넛마을 북쪽에 솟아오른 부용대에 올라보는 일이다. 하회마을은 낙동강 물길이 휘돌아나가는 물돌이동 위에 올라앉아 있는데 연화부수(蓮花浮水), 즉 ‘물 위에 뜬 연꽃’을 닮은 형국이라 하여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에 속한다. 하회마을의 하회(河回)라는 명칭 역시 이러한 지리적 특징을 담고 있다. 이처럼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섬과 같은 하회마을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부용대다. 부용대는 높이 64m에 불과한 나지막한 언덕이지만 강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깎아지른 수직 절벽이어서 정상에서 바라보면 탄사가 절로 나온다. 서애 류성룡은 이곳 부용대 바로 옆에 자리한 옥연정사에서 임진왜란의 경험을 기록한 <징비록(懲毖錄)>(국보 제132호)을 집필했다. 하회마을은 생각보다 권역이 매우 넓다. 마을을 중심으로 서애 선생이 <징비록> 집필에 몰두했던 공간인 옥연정사를 비롯해 그와 이웃한 겸암정사, 화천서원, 그리고 직선거리로 약 3km 떨어진 병산서원까지를 ‘하회촌’ 범주 안에 넣을 수 있다.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을 배향하기 위해 세운 서원인데 안동 북쪽의 도산서원, 영주 소수서원, 충남 논산 돈암서원, 전북 정읍 무성서원 등 9곳과 함께 ‘한국의 서원’이라는 주제로 대한민국의 14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서른여섯 개의 나무 기둥이 받치고 있는 만대루 너머로 펼쳐지는 병산(屛山) 풍경은 가히 절경이라 할 만하다. 강 건넛마을 북쪽에 솟아오른 부용대. 서애 선생의 종택으로 알려진 충효당. SNS 핫플레이스 낙강물길공원에서 인증샷 남겨볼까 아마도 요즘 안동에서 가장 핫한 장소를 꼽으라면 열에 아홉은 ‘낙강물길공원’을 선택할 것이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비밀의 숲’이라 불리기도 하는 낙강물길공원은 안동댐 아래 위치하는 예쁜 수변공원으로 안동 시내와도 가까워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공원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숲속정원, 데크로드, 안동루, 숲속쉼터, 선계의 길, 달빛의 길 등 다채로운 공간과 편의시설로 공원을 살뜰하게도 채운 것이 돋보인다. 하회마을에서 낙강물길공원을 찾아가는 길목에는 상아동의 안동물문화관과 강 건너 성곡동의 안동민속촌을 연결하는 목조 다리가 눈길을 끈다. 월영교(月映橋)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으로 미투리를 삼은 조선시대 어느 여인의 사랑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다리로 지난 2003년 개통되었다. 경관조명이 목책교를 곱게 물들이는 밤이면 길이 387m의 다리 한가운데 위치한 월영정이라는 정자가 운치를 더한다. 안동물문화관과 강 건너 안동민속촌을 연결하는 목조 다리. 월영교. 여행자들 사이에서 ‘비밀의 숲’이라 불리기도 하는 낙강물길공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품은 고찰 마지막으로 들를 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을 보유한 고찰 봉정사다. 안동 시내를 기준으로 북서쪽의 천등산 자락에 안겨 있는 봉정사는 작고 아담한 사찰이지만 유구한 역사만큼은 그 어느 거찰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봉정사는 신라 문무왕 12년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산사들이 대부분 그렇듯 사찰은 오래됐어도 경내에 세워진 전각들은 조선시대나 그 이후의 것인 경우가 많다. 목조건물은 화재에 취약할 뿐 아니라 관리는 더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봉정사에는 건축연대가 무려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국보 제15호 극락전이 있다. 봉정사 극락전은 1972년 해체수리 과정에서 발견된 상량문에 1363년(공민왕 12)에 중창했다는 내용이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전각이 부석사 무량수전보다 앞선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려 천년의 세월이다. 봉정사는 지난 2018년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등과 함께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그러나 세계유산에 등재되지 않았다 한들 천년고찰의 고졸한 멋과 역사는 불변의 아름다움이었을 것이다. 마치 봉정사 만세루 너머로 펼쳐지는 천등산의 소박한 풍경처럼 말이다. 가로로 길게 이어지는 정면 5칸 누각의 기둥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마치 액자에 걸린 산수화 같고, 지붕에 내려앉은 싸늘한 공기는 늦가을의 낭만과 서정으로 가득하다. 안동에서 찾은 정경(情景) 중에 이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또 없었으리라. 만추의 빛깔이 내려앉은 선비의 고장 안동에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고려시대 건축된 국보 제15호 봉정사 극락전. 경북바이오 일반산업단지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에 위치한 경북바이오 일반산업단지는 바이오산업을 비롯해 일반제조업, 문화산업 등과 관련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 현재 SK플라즈마 안동공장, SK바이오사이언스 하우스백신센터,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국제백신연구원 안동분원 등이 입주해 있다. 오는 2022년 완공 예정인 2차 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일자리 600여 개와 1,000억 원의 경제유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트렌드
코로나19와 홈루덴스, 그리고 새로운 기회

글 황규선 강원연구원 연구위원 코로나19 이후 ‘사람이 많은 곳은 위험하다’는 인식은 사람들로 하여금 집에 머무는 시간을 늘렸고, 이에 따라 배달·배송 서비스와 드라이브 스루 등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였다. 이러한 사람들의 접촉 기피 경향은 이른바 ‘홈루덴스(Home Ludens)’ 문화의 확산으로 이어졌다. 홈루덴스는 집을 뜻하는 ‘Home’과 놀이를 뜻하는 ‘Ludens’가 합쳐진 신조어로 ‘집에서 모든 것을 즐기려는 사람’을 뜻한다. ‘홈루덴스(Home Ludens)’는 새로운 조류로 확고히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30 밀레니얼 세대 3,83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2.3%가 본인을 ‘홈루덴스족’으로 정의하는 한편 91%가 홈루덴스족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1)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역시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5.3%가 자신이 홈루덴스족에 해당한다고 응답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2) 이러한 홈루덴스 경향을 반영하듯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구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의 국내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7~2019년 3개년 평균에 비해 33.6% 증가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 추이 자료 :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조사 홈루덴스족, 새로운 소비방식의 확산 ‘홈루덴스족’은 ‘갇힌’ 집안에서의 생활에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집안에서 개인의 생활을 적극적으로 즐기려는 경향이 강하다. 홈루덴스 경향의 확산은 소비와 생산 등 경제활동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생활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으며, 다양한 방면에서 이들 ‘홈루덴스’족을 사로잡기 위한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홈루덴스는 ‘Born to be digital’ DNA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평가되는 밀레니얼 세대의 성향과 맞물리면서 이른바 ‘홈코노미(Homeconomy)’를 정착시키고 있다.3)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가전제품과 홈퍼니싱, 홈트레이닝 수요가 급증한 데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이전과는 다른 다양한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용량이 늘어났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최근의 방탄소년단(BTS)과 나훈아 공연 등 이른바 ‘랜선’ 공연을 통해 문화 욕구를 충족하는 대체로(代替路)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기업에서는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되면서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등 오피스 문화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재택근무 확산은 아침에 따스한 햇살을 받으면서 일어나고 저녁에는 여유롭게 석양을 바라보는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쾌적한 교외에서의 ‘에코로지 라이프’를 촉진하고 있다. 감염병은 교육에도 영향을 미쳐 등교 수업 대신 온라인을 통한 강의가 확산되면서 ‘원격교육’이 바탕이 되는 ‘홈스쿨링’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으며, 온라인에 오프라인 교육을 접목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나 온라인 학습 후 오프라인에서 토론을 진행하는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도래 코로나19 위기가 초래한 홈루덴스 경향 확산은 새로운 사업 기회라는 반대급부를 제공하고 있다. 홈루덴스, 홈코노미 확산에 따른 언택트 산업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위기의 뒤편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재택근무와 모바일 오피스 제도 도입 등 새로운 기업문화 확산은 홈오피스 구축 사업을 견인하고 있다. 재택근무의 필수품이 된 영상회의 솔루션 수요 폭증, OTT 사용량 증가는 안정적인 네트워크 통신망이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었고, 5세대(5G)에서 나아가 6세대(6G) 네트워크 등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화 소비자에게 온라인 공연이 새롭게 다가오면서. K팝 분야에서도 첨단기술이 동원된 새로운 형식의 콘서트 등 문화 창조성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원격교육’을 구현해주는 ‘에듀테크(EduTech)’도 주목받고 있는데, 에듀테크 시장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홈코노미의 확산은 5G에 기반을 둔 정보기술(IT) 인프라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는 5G, 나아가 6G 네트워크와 같은 ICT의 쓰임새를 크게 넓힐 것으로 보인다. 5G로 대변되는 네트워크 시장 선점은 관련 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관련 기업들에 대한 단선적인 지원을 넘어 국제기준을 선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언택트 경쟁에서 우위에 서 있으며, 첨단 IT 인프라, 공공 및 민간에 축적된 빅데이터, AI 기술 등 언택트 경제를 뒷받침할 기반도 잘 갖추고 있다. 코로나19는 씻기 어려운 상흔과 고통을 가져온 미증유의 위기이지만,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조류를 확산시키면서 기회도 주고 있다. ‘위(危)’와 ‘기(機)’는 등을 맞댄 한 몸이다. 고통만을 안고 가는 ‘위(危)’를 잡을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기(機)’를 잡을지는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1) 잡코리아·알바몬, ‘홈루덴스족 현황’, 2019.7.9~7.12 기간 조사. 2) ‘집’의 의미와 ‘홈루덴스(Home Ludens)족’, 그리고 ‘홈 인테리어’ 관련 인식조사, 2020.5.26~5.30 기간 조사. 3) 홈(Home)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집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경제활동을 의미함.

무역史 큐레이터
전쟁 무기에서 무역 무기로 철강 무역사(史)

글 박정준 한림대학교 글로벌협력대학원 연구교수 1871년 통일 독일을 세운 비스마르크는 군비확장 중심의 철혈정책(鐵血政策) 덕에 철의 재상으로 불렸다. 참고로 재상은 우리나라의 영의정, 중국의 승상급으로 황희나 제갈량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영국의 제52대 총리 대처의 별명 역시 철의 여인(Iron Lady)이다. 강인함의 대명사인 철강 관련 역사 속 무역이야기의 첫 페이지는 원조 아이언맨, 카네기가 미국 최초의 강철공장을 설립했던 187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무려 145년 전이다. 고고학의 관점에서 인류가 문자를 발명하고 이를 통해 역사를 기록하기 이전까지의 시대를 말 그대로 선사(先史)시대라고 한다. 그리고 이 시기는 인류가 도구의 제작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했던 시점을 기준하여 다시 세 개로 구분되는데 석기와 청동기, 그리고 마지막인 철기다. 철강 무역사에 앞서 철강사(史)를 이야기하다 보니 지나치게 과거로 돌아간 감이 있지만 석기와 청동기보다 먼저가 아닌 마지막에 철기에 이르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아래에서 설명할 카네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철기가 선사시대의 마지막인 이유를 말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석기가 가장 이른 이유를 떠올리면 쉽다. 단순하지만 석기는 만들기가 쉽다는 게 결정적 이유다. 제련과 제철기술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은 석기가 인류의 첫 도구가 되었고, 철보다 녹는점이 낮아 청동기가 먼저 도래했던 것이다. 데일은 인간을 보고 앤드루는 철을 보다 성(姓)이 같지만 데일 카네기와 앤드루 카네기는 다른 인물이다. 동시대의 인물이지만 전자는 인간경영과 자기계발에 대해 연구했다면 후자는 철강의 대량생산을 위해 연구했고 성공했다. 마치 자동차를 발명한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의 대량생산을 이뤄낸 미국의 자동차왕 포드처럼 말이다. 1875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에드거 톰슨 강철공장을 설립한 카네기를 철강왕으로 만든 비밀은 바로 베서머법(Bessemer Process)으로 알려진 일종의 제철기술이다. 이 기술로 당시 기준 가장 저비용으로 철을 대량생산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용광로를 이용해 철의 원료인 철광석에서 선철을 채취하면 여기에는 많은 불순물이 섞여 있다. 이는 곧 유연성과 강도에서의 약점으로 연결되는데 위 방법을 거치면 탄소 함유량이 낮아지면서 선철이 강철로 변하게 된다. 이후 기타 대형 제철공장들과 병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카네기는 1899년에 이르러 미국 철강 생산의 25% 정도를 지배하게 됐고, 이 회사가 1901년에 철강왕 카네기로부터 금융왕 모건에 의해 합병되면서 미국 최대의 철강회사인 US스틸이 탄생했다. 여담이지만 철강왕 카네기, 금융왕 모건, 발명왕 에디슨, 석유왕 록펠러, 자동차왕 포드는 모두 동시대의 인물이다. 이때의 미국은 지금 비유로 ‘사기 캐릭터’에 가깝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3고로 작업현장. 미사일보다 더 치명적인 경제 무기가 된 철강 탄생 10여 년 만인 1912년, 이미 미국 조강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던 US스틸은 1929년에는 세계 철강의 절반을 생산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 그림이 많이 바뀌었다. 철강 생산 1위국의 자리는 중국이 가져갔고, 일본과 인도에 이어 ‘철을 만들어 나라에 보답한다’는 제철보국(製鐵報國) 정신으로 한국의 약진도 위협적이었다. 철강 생산의 심장인 피츠버그는 산업 침체와 더불어 녹이 슬어 러스트벨트(Rust Belt)의 심장으로 전락해버렸고, 자국 철강산업을 지키기 위한 여러 입법 및 대정부 활동을 하는 미국 스틸코커스(Steel Caucus) 단체 역시 바빠졌을 터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철강산업에 구세주와 같은 존재다.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국가안보를 이유로 2018년 3월 수입 철강에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며 미국 철강산업은 기회를 얻었지만, 2019년 2월 유럽연합(EU)마저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하면서 철강무역환경은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재협상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은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철강과 알루미늄의 70%를 미국 포함, 북미지역에서 조달토록 했다. 철강왕 카네기는 미국 철강의 경쟁력 회복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정정당당한 승부를 더 원하지 않았을까. ※ 참고: <물건으로 읽는 세계사>(미야자키 마사카츠, 2018),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사토 겐타로, 2019) 및 인터넷 자료.

한국을 빛낸 물건들
기술력과 품질로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한국 헬멧

한국의 첨단 헬멧 제조 기술이 세계시장에서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이 착용해 화제가 되었던 아이언맨 헬멧도 국내 기술로 만든 헬멧이었다. 항공기·우주선 제작에 활용되는 탄소섬유 성형재료, 총알도 뚫지 못하는 방탄용 소재로 사용되는 아라미드 섬유 등을 이용해 다른 제품보다 훨씬 더 가볍고 안전하다. 특히 오토바이 인구 4억 명인 중국의 헬멧 착용 의무화 이후 한국의 헬멧 관련 산업 전망이 한층 더 밝아졌다. 1 정상회담 선물도 헬멧으로! 2018년 6월 한-필리핀 정상회담 오토바이 마니아로 알려진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한국의 헬멧 선물하며 양국 정상 간 우호 다져 (*2018. 6.3~6.5.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공식 방한)2 언제부터 헬멧을 착용하기 시작했을까? 영웅의 죽음이 부른 경각심 영국의 영웅으로 불리는 군인 E.T 로렌스의 오토바이 사고 사망 이후 1941년 영국군 헬멧 착용 의무화 1973년 민간인 착용 의무화 200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의무착용 보편화 3 가장 까다롭고 높은 수준의 안전규격 충족 국내 경기용 헬멧 제품 중 일부는 스넬 규격 획득 미국 시장에서 안전성 인정 *스넬 규격이란? 오토바이 경기 도중 넘어지면서 헬멧이 깨져 숨진 미국 선수 스넬을 추모하기 위해 기념재단이 만든 최고의 품질 인증4 첨단 소재와 인체공학적 기술로 앞서가는 한국 헬멧 •항공기·우주선 제작용 탄소섬유 성형재료 •총알도 뚫지 못하는 아라미드 섬유로 내구성 강화 •3차원 스캔으로 두상의 미세한 차이까지 정밀 측정 •헬멧에 닿는 공기흐름 반영 유체역학적 형태 완성 5 안전모(HS코드 : 650610) 수출규모 코로나19 글로벌 수출부진 속 2020년 수출 증가세로 전환 전년 동월 대비 148% 2019년 9월 3,009 2020년 9월 4,4676 전 세계 50여 개국 수출 2019년, 안전모 기준 50,796천 달러 수출 7 2018 평창올림픽의 숨은 영웅 한국의 토종 헬멧 아이언맨 헬멧 제동장치 없이 시속 100~140km로 질주하는 스켈레톤에서 윤성빈 선수의 안전을 지킨 한국의 헬멧 •윤성빈 선수는 당초 독일 우벡스(UVEX) 제품을 착용했으나 두상에 맞지 않아 국내 제품으로 변경하여 출전8 중국 오토바이 헬멧 착용 의무화 4억 오토바이족의 헬멧 수요 폭증 한국은 헬멧 소재 고부가가치합성수지(ABS) 강국으로 국내 화학업계의 반사이익 기대

통상通
임산물 수출에 날개를 달아드립니다

차준희 산림청 임업통상팀 팀장 글 김선녀 기자 사진 박충렬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수출에 도움을 받는 산업도 있는 반면 국내 시장 개방 폭이 확대됨에 따라 수입품과의 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임업분야는 협상과정에서 민감품목 보호를 위해 전략적으로 대처하고 확대된 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여 국내 임업인 보호와 임산물 수출국가 확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임업 통상의 최전방을 담당하고 있는 산림청 임업통상팀의 노력이 숨어 있다. 차준희 산림청 임업통상팀 팀장 산림청의 임산물 수출지원 수출물류 지원 및 수출품 안정성 관리, 수출특화지역 육성, 수출기계장비 지원, 해외시장개척 사업, 수출선도조직 육성, 수출협의회 활성화, 수출OK지원팀 현장 컨설팅 등 임산물 수출 종합정보 한국임업진흥원(www.kofpi.or.kr) ☞ 임업 정보 ☞ 임산물 수출 종합정보 메뉴 클릭 문의 산림청 임업통상팀 042-481-4086~7 임산물이란 목재, 토석, 열매, 버섯 등 산림에서 생산되는 산물을 말한다. 산림청 임업통상팀은 국내 임산물 생산자 등이 해외로 원활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상품개발, 시장개척 등 수출 전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합법목재교역 촉진제도 시행을 통해 지구환경보호 선도와 국내 목재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림청에도 ‘통상’ 담당부서 신설, 임산물 통상과 수출에 주력 2014년 타결된 한중 FTA 체결로 국내 임산물 수출업계는 비상준비체제에 돌입했다. 여기에 더해 2015년 한중일 FTA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다자간 협상에서 임산물 분야의 민감성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대응해나갈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당시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한중 FTA 체결을 기회로 삼아 중국 시장에서 우리 임산물의 수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2015년 산림청에 임업통상팀을 신설하였다. 임업통상팀은 임업분야 통상협상을 위한 전반적인 대책수립, 분쟁해결, 비관세장벽 대응은 물론 수출촉진지원 등 FTA 체결에 따른 임업인의 불안감 해소와 임업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임산물의 수출 성적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연 4억1,000만 달러 규모의 임산물을 수출하고 있다. 수출 비중은 목재류 42%, 석재류 32%, 단기 임산물이 26%를 차지한다. 이 중 단기 임산물은 밤, 감, 표고, 대추, 산양삼 등으로 훌륭한 품질과 영양, 효능을 높이 평가받아 일본, 미국, 중국, 베트남 등은 물론 최근 러시아, 몽골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2019년 한국산 감말랭이의 일본 수출량이 5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친환경 건강 임산물 수요가 늘어나 산양삼, 오미자, 산나물 등 건강 임산물 수출협의회를 신규 구성해 아세안 신남방 시장 확대 진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임업통상팀은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밤, 감 등 단기 임산물 및 목제품 등 수출유망 품목에 대해 국제 박람회 참가 지원, 해외 마케팅, 임산물수출 OK 컨설팅 제공 등 업체 맞춤형으로 밀착 지원하고 있다. 해외 시장수요를 파악하고, 수출전진 기지화를 위한 해외 안테나숍도 운영 중이다. 최근 신규시장 개척을 위해 중국 루가오시 지역에 한국 분재 안테나숍을 최초로 개장하여 고부가가치 상품인 분재가 내수 한계를 벗어나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였고, 중동지역 진출을 위해 두바이 해외안테나 숍에 곶감, 복분자, 오미자 등을 입점시키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온라인몰을 활용한 수출 등 비대면 마케팅 사업으로 지원을 확장하고 있다. 민감성 높은 품목, 철저한 전략으로 공략 현재 16건 56개국과 FTA가 발효된 우리나라의 임산물 교역은 수출 성과가 있는 품목을 집중 지원해 매년 수출이 상승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자연재해, 시장상황 등 통제가 어려운 환경변화에 수출 성과가 좌우되기도 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수출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물류비 추가지원 등 긴급지원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고 통상협상에서도 임산물 보호와 수출 유망품목에 대해 상대국의 관세 철폐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산물은 지역·품목별로 수출 여건이 다양하다. 수출을 원하는 농가는 가장 먼저 어느 나라에 수출하고 싶은지 결정해야 그에 따른 통관, 검역, 상품화, 마케팅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나라마다 시장상황, 경쟁상품, FTA 체결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수출 준비는 특정 국가에 맞춤식으로 해야 합니다. 수출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업체라면 우선 다른 수출업체를 통해 간접 수출을 소량 경험해보기를 바랍니다. 수출 방향성을 잡고, 장애요인을 미리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산림청에서는 수출을 원하는 임업인이 쉽게 준비할 수 있도록 역량 진단, 수출제품 분석, 맞춤형 수출 지원사업 제시 등 찾아가는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임산물 수출 정보는 한국임업진흥원의 ‘임산물 수출 종합정보’를 통해 시장 정보는 물론 기관별 수출 지원사업을 한눈에 보고 온라인 컨설팅까지 받아볼 수 있다. “현재 비대면 수출 지원사업 확대에 큰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국 ‘아마존’에도 산나물 외 9개 품목을 시범 입점했습니다. 더불어 앞으로 뉴질랜드의 제스프리처럼 대한민국이 보증하는 국가 브랜드 개발도 추진하여 임산물 수출에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2021년에는 산림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산림총회(WFC)’가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 주관으로 6년마다 개최되는 최대 산림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우수한 임산물에 대한 인지도가 더욱 향상되어 수출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해외무역 지상 중계
첨단 부품과 소재에 담은 지속 가능한 꿈

㈜상아프론테크 글 오인숙 기자 사진 김건웅 ㈜상아프론테크는 첨단 플라스틱 제조업체다. 고기능성 소재인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 일본·미국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당당히 승부를 겨룬다. 꾸준한 연구개발을 거쳐 국산화에 성공한 제품들은 세계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며 상아프론테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끈다. 전사벨트 상아프론테크는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Super Engineering Plastics) 제품을 취급한다. 공업용 플라스틱과 비교해 강도, 탄성, 내열성 등이 우수하며 금속과 플라스틱의 장점을 두루 갖춘 고기능성 소재다.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원재료인 PI(폴리이미드), PPS(폴리페닐렌 설파이드), PTFE(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 PEEK(폴리에테르에테르케톤)를 수입해 압축·압출·사출 성형 등 독자적인 가공기술로 다양한 사업 분야에 필요한 부품과 소재를 생산한다. 이차전지, 자동차, 프린터, 인쇄회로기판(PCB) 등에 들어가는 부품류를 비롯해 반도체 웨이퍼, 디스플레이용 유리기판 등을 이송·보관하는 장비, 재사용을 방지하고 유리가루 필터 기능을 갖춘 특수 주사기, 특정 물질을 선택적으로 걸러줘 다양한 용도의 필터와 수소차 분리막 등에 사용하는 멤브레인 등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한 달에 거래되는 품목이 600~700개, 거래처는 180여 곳에 달한다. 기술력이 응집된 작은 부품과 소재로 지난해에는 매출 1,862억 원의 성과를 거뒀다. 이상원 ㈜상아프론테크 대표 독보적인 기술력과 원스톱 생산시스템 상아프론테크는 지난 1974년 이상원 대표의 부친이 설립했다. 첫 사업 아이템은 재봉틀에 들어가는 노루발이었다. 바늘이 오르내릴 때 바느질감을 눌러주는 부속품인데,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중에 가장 많이 쓰이던 것이 불소수지(PTFE계)였는데, 국내에는 원재료에 대한 정보와 관련 기술이 전무했다. “아버님께서 직접 일본에 가서 관련 서적과 자료들을 가져오셨습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불소수지 원재료 가공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성형기와 같은 설비들을 직접 개발하면서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때 개발한 설비가 공장 한쪽에서 지금도 가동되고 있다. 상아프론테크의 역사와 함께한 산증인인 셈이다. 수입 소재나 부품의 국산화 개발 사업은 창립 당시부터 시작됐다. 이후 ‘국내에 없는 제품을 만든다’는 마음가짐으로 지금까지 사업을 영위, 확장해왔다. 비디오카세트리코더(VCR), 전자레인지와 같은 가전제품이 호황을 누리던 1970~80년대에 이들 제품에 들어가는 작은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하면서 수출길을 열었고, 현재는 의료기기를 제외한 모든 생산품을 수출하고 있다. “일본에는 부품이나 소재 전문회사가 많지만. 국내에는 거의 없어 경쟁업체가 없습니다. 창업 당시부터 보유한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핵심 원천기술과 다수의 독자적인 가공기술이 저희가 가진 강점이지요. 현재까지 확보한 특허기술이 252건이고, 직원의 15% 이상이 연구개발 전담 인력입니다.” 또 다른 경쟁력은 원스톱 생산시스템이다. 상아프론테크는 원재료 수입 후 제품 출하 시까지 관련된 모든 공정을 사내에서 진행한다. 설비팀과 금형팀을 갖춰 제품을 만들기 위한 설비와 금형 등을 대부분 직접 개발하고 제작한다. 고객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고객사가 요구하는 제품 생산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는 다양한 사업 분야로 진출하는 발판이 된다. 도전과 혁신, 국산화 개발로 승부 상아프론테크 사옥 외벽에는 ‘성공을 위한 혁신, 상아인이여! 꿈꾸고 도전하자’라는 대형 글판이 걸려 있다. 지금껏 일본이나 미국 기업이 독점하던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어 도전과 혁신을 거듭하며 제품을 개발해온 이상원 대표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 지금은 주력 제품 중 하나가 된 평판디스플레이(FPD) 카세트를 비롯해 반도체 웨이퍼 캐리어, 최근에 힘을 쏟고 있는 멤브레인까지 모두 한때는 일본과 미국 기업이 독점한 시장이었다. 상아프론테크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도전과 혁신의 결과물로, 현재 세계시장에서 30~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방법은 경쟁사와 동일한 품질 수준과 가격 경쟁력뿐입니다. 해외영업은 국내보다는 현지에서 직접 하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현지법인을 설립한 후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상아프론테크는 현재 중국의 위하이·시안·쑤저우 법인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베트남, 헝가리에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헝가리에는 이차전지 부품을 주로 수출한다. 향후에는 멤브레인과 수소차, 의료기기 분야의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사업 분야를 좀 더 특화시켜서 전기차, 수소차 관련 핵심 소재와 부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자동차 소재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이상원 대표는 평소 ‘상아 공동체’라는 말을 자주 쓴다. 회사가 발전하는 만큼 구성원의 삶도 풍요로워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더불어 성장하고 나아가는 사람들의 하나 된 힘이 있기에 이들이 앞으로 이뤄낼 성과가 더욱 기대된다. ㈜상아프론테크 기업 현황 업종 또는 업태 : 제조업 사업규모(2019년 기준) : 매출액 1,862억 원 수익 구조 : 첨단산업의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품 판매 매출액 중 수출액 비중 : 50% 주요 수출국 : 중국, 일본, 미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

초대석
세계 음악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K팝의 무한한 가능성을 말하다

김영대 음악평론가 글 오인숙 기자 사진 박종범, 한경DB 방탄소년단(BTS)이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1위를 차지하며 K-Pop(이하 K팝)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가수가 이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월에는 팝스타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빌보드 ‘아티스트 100’ 차트에 블랙핑크와 BTS가 나란히 1, 2위에 올라 화제가 됐다. 빌보드 차트를 석권한 K팝의 매력은 뭘까. 오랫동안 해외에서 활동하며 K팝의 성장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김영대 음악평론가를 만나 K팝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주요 이력 2001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2006년 <90년대를 빛낸 명반 50> 출간 2008년 <한국 힙합: 열정의 발자취> 출간 2019년 <BTS : THE REVIEW> 출간 2020년 미국 워싱턴대학교 음악학 박사 현재 미국 뉴욕매거진, MTV, 한국 언론 등에 기고 통 미국 시애틀에 10년 넘게 거주하며, 미국 팝 시장의 흐름과 K팝의 동향을 관찰하고 연구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소개해주세요. 김 2007년 미국에서 음악학(Ethnomusicology) 공부를 시작해 올해 박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글로벌 한류 K팝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동방신기, 빅뱅, 원더걸스 등이 미국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K팝의 실체를 처음으로 느꼈고, 그 현상을 지켜보면서 K팝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처음으로 K팝이 라디오에서, 거리에서 흘러나온 걸 목격했습니다. 일반 대중과 연구자들이 K팝의 실체를 알게 된 시점이죠. 그때부터 저도 저널리스트로서, 연구자로서 더 활발하게 K팝을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미국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고, 국내 언론에는 해외 반응을 전하는 등 한국인 저널리스트로서 기고하며 학업과 작가로서의 활동을 병행했습니다. 통 지난해 펴낸 라는 책이 현재 6개 언어로 번역·출간됐습니다. 다양한 언어로 책을 발간하게 된 배경과 현지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김 2014년 미국에서 BTS가 데뷔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데뷔 초부터 유의미한 팬덤의 활동이 포착됐습니다. 당시는 개인적인 느낌 혹은 감각으로 기존 K팝 흐름과는 뭔가 다르다고 느꼈어요. 그전까지 K팝 그룹은 한국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후 일본에 진출하고, 이어 미국 진출을 타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BTS는 미국 팬들이 스스로 발견해낸 차세대 K팝 주자처럼 보였거든요.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검증된 후 넘어간 게 아니라 미국 대중, 세계 대중이 먼저 발견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때 시장의 판도나 K팝을 접하는 방식, 팬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계기로 책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국내와 달리 해외 팬들은 K팝을 적극적으로 선택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훨씬 열성적이고 깊이 있게 접근합니다. 담론이나 분석 등의 글에도 목말랐고요. 그래서 한글판과 영어판을 동시에 출간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국내에서도 처음이라고 합니다. 반응이 좋아서 대만, 태국, 베트남, 러시아, 일본에서 출간됐고, 현재 중국과도 얘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한글판은 이미 5쇄에 들어갔고, 일본어판은 5쇄를 앞두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일본이나 중국이 아닌 한국에서 어떻게 세계 최고의 인기스타가 나왔는지에 대한 관심이 큰 것 같습니다. 통 BTS의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비롯해 최근에는 K팝 앨범이나 곡들을 빌보드 차트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김 그동안 저평가된 K팝이라는 우량주가 좋은 타이밍에 실질적인 가치를 입증한 것이라고 봅니다. K팝은 2000년대 초반부터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세계시장에서 K팝의 인기를 힘 있게 묶어낼 수 있는 저변이 부족했습니다. 외국의 음악, 소수의 사람들이 즐기는 음악인 데다 팬들이 다양한 도시에 흩어져 있어 한곳으로 힘을 모으기가 어려웠습니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가 음악 프로모션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차지하게 되면서 비로소 잠재력이 퍼진 겁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것이 ‘빌보드 소셜 50’ 차트입니다. 당대 팝스타인 저스틴 비버가 6년 연속 수상한 차트인데, 2017년 BTS가 1위를 차지한 후 지금까지 4년 연속 수상했어요. K팝이라는 저평가 우량주가 소셜 차트를 통해 부각되면서 메인 스트림으로 올라오는 계기가 된 겁니다. 또한 BTS의 미국 내 인지도가 절정에 오른 시점에 미국 시장 친화적인 영어 음악을 선보이면서 그 저력을 보여준 것이죠. 동시에 그룹 슈퍼엠과 블랙핑크도 빌보드 앨범차트 2위로 바로 데뷔하는 등 요즘은 K팝 앨범이나 곡들을 차트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10월 26일 현재 BTS의 ‘다이너마이트’는 8주 연속 ‘핫 100’ 톱 10에 들었는데, 이 또한 전무한 기록입니다. 이제 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미국 가수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고, 인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입니다. 음악적·산업적인 K팝의 노하우는 20년째 축적되어온 우리만의 인프라와 기술입니다. 요즘 열리는 온라인 공연도 우리나라가 가장 잘 만들어요. 이미 수년 전부터 준비해온 기술이죠. 향후에 선보일 미래 기술이었는데, 코로나19로 시연을 앞당긴 겁니다. 전체 산업이 가지고 있는 이런 노하우가 저평가 우량주의 근본입니다. BTS와 같은 도드라진 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 그만큼 K팝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전체 위상이 올라가게 됩니다. K팝의 Billboard Hot 100, 자료: WIKIPEDIA(2020년 10월 31일 기준) 통 세계시장에서 사랑받고 있는 K팝의 매력과 특징은 무엇인가요? 김 K팝은 아이돌 그룹이 많은데, 이런 포맷이나 특유의 산업은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합니다. 정예 멤버를 선발해서 완벽하게 훈련시키죠. 특히 저는 K팝의 본령이 춤이라고 봅니다. 대중음악 역사에서 굉장히 독특한 현상입니다. 우리나라의 아이돌 그룹은 노래와 랩을 하는 댄서에 가까워요. 아이돌 그룹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집중적으로 훈련받는 분야도 안무입니다. K팝은 노래와 랩이 모두 가능한 댄스크루의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퍼포먼스를 마스터한 가수이자 래퍼인 셈이죠. 게다가 음악 자체도 수준이 무척 높습니다. 세계 정상급 작곡가들이 곡을 쓰기 때문에 영미권 팝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요. 이와 함께 외모, 실력, 풍부한 즐길 거리의 밑바탕에 보편주의가 담겨 있습니다. K팝은 애초부터 글로벌하고 코즈모폴리턴한 음악을 지향했습니다. 이런 보편성은 K팝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아시아, 미주, 중동권까지 전파될 수 있었던 원동력입니다. 통 앞으로 K팝의 성장 가능성과 역할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김 당분간 K팝을 포함한 한류 콘텐츠 전반이 세계시장에서 굉장한 지배력을 행사하리라 생각합니다. 하나의 주류 문화가 다음 흐름으로 넘어가려면 대체재가 있어야 하는데, 향후 몇 년간 K팝을 대체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20년 노하우의 결정체를 외향만 따라 한다고 성공할 수는 없거든요. 이미 K팝이라는 기술을 독보적으로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음악적인 트렌드가 바뀐다고 해도 이 시장은 유지될 겁니다. 현재 전 세계 대중을 대상으로 킬러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한국뿐입니다. 한국 대중문화가 미국 대중문화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그들과 공존하면서 나름 우리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음악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 등 우리나라 문화의 전반적인 수준이 무척 높아졌고, 전 세계 대중이 이를 맛봤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수요가 있을 겁니다. 통 세계에 한국의 대중문화를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김 과거 한류 초기에는 한국문화원에서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노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미국에서 한국문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연구비 등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부기관이나 기업은 대중문화에 대한 인식,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BTS가 책이 되느냐, 아이돌이 나와서 춤추는 걸 진지하게 분석까지 하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전 세계인이 듣고 있는 음악인데 말입니다. 미국에서 한국어 클래스가 열리면 수백 명이 몰려와 곧바로 마감됩니다. K팝 가사가 궁금해서, K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대중문화에 대한 폄하의 시선을 거두고, 우리가 종주국으로서 자부심과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지금 K팝, K드라마, K컬처 노하우를 배우려는 나라가 줄을 섰어요. 중국, 일본, 미국 등에서 현지 그룹을 잘 만들어 내놓으면 기껏 우리가 개척해놓은 시장에서 과실을 못 담을 수 있습니다. 통 오랫동안 해외에서 활동하시다가 최근에 한국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음악평론가이자 문화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김 앞으로 무엇을 말하고 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선 글로벌 K팝의 중요성과 현상을 방송과 기사를 통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또 BTS 관련 후속 책과 함께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깨고자 K팝의 예술성을 담은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이돌은 아티스트가 아닌 스타일 뿐이다, 아이돌 음악은 음악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상당 부분 편견입니다. 아름다운 춤사위와 좋은 음악을 보며 감동하고 마음이 움직이면 그게 예술입니다. 이와 함께 팟캐스트나 방송 제작을 통해 옛 명인들과 잊혀가는 전설들의 증언을 담은 인터뷰, 현재 뜨거운 관심을 받는 분들과 인디 뮤지션 인터뷰 등을 진행하는 음악전문 토크를 준비 중입니다.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의 정상을 차지한 방탄소년단과 전세계 걸그룹 최초로 빌보드 ‘아티스트 100’ 1위를 기록한 블랙핑크.

응답하라 무역정책
언택트 시대, 이메일 무역사기

정리 김범구(한국무역보험공사 수출컨설턴트, 변호사) 최근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거래’가 일상이 되면서 이메일 무역사기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메일 무역사기는 과거 나이지리아에서 많이 발생해 일명 ‘나이지리아 스캠’ 또는 ‘나이지리아419’라고도 불리는데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비영어권 국가, 그중에서도 아시아의 국가들이 주요 목표가 된다. 이메일을 이용해 무역하는 기업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Question 코로나19 이후 이메일 무역사기 피해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수법과 유형이 어떠한가요? 해커들은 무역기업에게 ‘inquiry, payment’ 내지 ‘purchase order’ 등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냅니다. 수신인 입장에서 발신인이 거래처이면 확인이 자연스럽지만, 발신인이 거래처가 아니어도 제목이 ‘inquiry’ 내지 ‘quotation’ 등을 포함하고 있다면 궁금해하며 메일을 확인합니다. 그 순간, 바이러스는 수신인의 컴퓨터에 침입하고 당사자 사이의 중요 정보인 결제액, 미수액 내지 차기 발주 정보 등을 알아냅니다. 그리고 수출자 기업을 가장하여 자신들의 계좌 정보를 알려주고 송금을 유도합니다.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무작위 대상의 일반적인 피싱 해킹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 기업의 거래 관계를 오랜 기간 관찰한 뒤 범죄의 표적으로 삼는 스피어 피싱 해킹입니다. 전자의 예로는 “당신이 구글(google)의 복권에 당첨되었는데 상금 지급을 위하여 계좌 정보가 필요하다” 등의 유형이 대표적입니다. 후자의 예로는 “나는 이번에 새로 입사한 재무 담당자이며, 무슨 이유로 자금이 급히 필요하다. 결제일이 오는 10월 20일이며 결제 금액이 78 만 달러인데, 3일 이내로 보내주면 15% 할인해주겠다” 등의 유형이 대표적입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해커가 당사자 사이의 내부적인 관계를 이미 파악하고 있기에 메일의 제목 내지 내용만으로는 무역사기 여부를 의심하기 쉽지 않습니다. Question 이메일 무역사기를 피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이메일 무역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선 모르는 발신인의 메일을 수신하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대처방법이겠지요. 하지만 해커는 문자 순서의 교체, 가감 등과 같이 거래처의 이메일과 매우 유사한 주소를 생성하여 메일을 보내오거나 거래처 이메일의 주소를 활용하여 은행계좌 정보의 변경을 알려오기도 합니다. 이 경우 특별한 의심을 하지 않고 메일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래처 이외에도 거래하는 선사, 운송주선인 내지 은행 등을 사칭한 제목의 이메일도 상상할 수 있기에 해커가 보냈다고 의심할 만한 모든 메일을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럴 때 은행계좌의 변경을 알리는 메일로부터 보호받으려면 아래와 같은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후자의 사례와 같은 내용이 담긴 메일을 받았을 경우 그렇지 않아도 결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인데 며칠만 일찍 보내면 거액(11만7,000달러)을 아낄 수 있다는 생각에 즉시 입금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입니다. 하지만 ‘전화 내지 팩스’로 상대방의 계좌변경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즉시 송금한다면 이는 채무자 기업의 100% 과실사유입니다. 채무자는 ‘대금 전액의 적기지급’이라는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입니다. 계좌변경 여부는 반드시 '전화 내지 팩스'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계좌변경 여부를 확인하는 메일도 차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기업은 시차 내지 소통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수출자에게 확인하지 않지만 수출자의 계좌변경 통지에 의심을 두고 수출자에게 확인하는 이메일을 보낸 기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확인 메일이 해커에 의하여 차단되었고 더 이상의 확인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상태에서 송금하여 거액의 손해를 본 사례가 실제로도 있었습니다. 이메일 해킹이 어려울 경우의 사기수법 유사한 이메일을 만들어 발송하기도 한다. • 영문 아이디 중 한 글자를 빼거나 추가하는 경우 • 아이디는 동일하되 도메인을 바꿔보내는 경우 • 모양이 유사한 알파벳으로 대체하는 경우 (예 : ri → n, rn → m 등) 송금자는 주로 시차(Time-Lag)의 존재, 영어실력의 부족 내지 수출자의 컴퓨터가 해킹된 것이라는 등의 내용으로 면책을 주장하지만 적절한 항변사유가 아닙니다. 이메일 무역사기를 방지하려면 “은행 정보 내지 담당자 등을 변경할 경우에는 계약서를 개정한다”라는 내용의 계약조항을 삽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은행 정보 또는 담당자 등의 변경 사실이 계약개정의 항목으로 취급된다면 당사자는 지금보다 더 주의하여 업무를 처리할 것입니다. 이메일 해킹 시사기수법 악성코드가 포함된 이메일 발송 이메일 확인 시악성코드 실행 사기조직이 이메일 계정 탈취 또는 모니터링 (구매자와 판매자가 주고받는 이메일 모니터링) 결정적 순간 구매대금 요청 이메일 발송 판매자의 계좌 대신 사기조직 계좌로 송금 Question 이메일 사기를 인지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까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활동 비중이 커짐에 따라 이메일을 통한 교섭영역이 확대될 것입니다. 전시회에서 만난 기업을 상대로 Directory Book에 수록해주겠다고 등록비를 요구하는 사례 등 이메일 무역사기 수법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무역사기임을 인지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피해 구제도 극히 드뭅니다. 해커들의 전문성과 국제수사 공조의 어려움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송금한 금액을 되찾기는 매우 어려우므로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첫째, 은행 지급정지 요청하기 먼저 최초 송금한 은행, 중간지 은행, 최종적으로 송금한 은행까지 모두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거래 업체에 이러한 사실을 알려 상대국가에서도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둘째, 신고하기 신고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① 경찰서 민원실에 방문해 신청하는 방법 : 송금확인증과 주고받은 이메일 내역, 이메일 접속 아이피를 증거자료로 지참 ② 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방법 : 피해진술 및 증거자료를 제출, 경찰서 방문은 필수

FTA 사용설명서
원산지 증명서상 원산지 결정기준의 표기 방법

글 전범준 한국무역협회 경기남부지역본부 지역차이나데스크 관세사 자유무역협정 원산지증명서(FTA C/O; FTA Certificate of Origin)를 발급할 때에는 개별 물품에 대한 적정한 원산지 결정기준을 표기한다. 그러나 FTA마다 원산지 결정기준의 표기 방법을 달리하고 있어 혼동이 오기 쉽다. 이달에는 FTA별 원산지 결정기준의 표기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FTA C/O의 원산지 결정기준 표기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원산지 결정기준에 대해 숙지할 필요가 있다. FTA C/O에 표기하는 대표적인 원산지 결정기준의 종류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자. FTA C/O에 표기하는 원산지 결정기준의 종류 FTA C/O에 표기하는 원산지 결정기준의 종류 종류 표기방법 완전생산기준 WO / WO-AK 품목별 결정기준 PSR 세번변경 CTC 2단위 세번변경 CC 4단위 세번변경 CTH 6단위 세번변경 CTSH 역내부가가치 RVC % / VAC 특정공정 SP / Specific Processes 선택기준 예) CTH or RVC % 조합기준 예) CTH + RVC % 역외가공 OP 기타 Other * ‘원산지재료생산기준’이란 체약당사국의 영역에서 완전하게 생산되진 않았지만 투입되는 원재료가 원산지 결정기준을 충족하는 원산지 재료로만 생산할 때 적용하는 기준이다. ❖ 특정 양식을 FTA C/O로 활용하는 FTA 특정 양식을 활용해 FTA C/O를 발급하는 경우에는 각 FTA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개별 물품에 대한 원산지 결정기준을 FTA C/O에 표기해야 한다. 참고로 개별 협정문 및 FTA 특례법 시행규칙에서 FTA C/O 양식과 함께 원산지 결정기준 표기 방법을 규정해 두었다. ① 원산지 결정기준을 특정 용어로 표기하는 FTA 이 그룹의 FTA는 특정 용어를 활용하여 FTA C/O에 원산지 결정기준을 표기한다. 한-중, 한-미, 한-호주 FTA 한-중, 한-미, 한-호주 FTA 내용 한-중 한-미 한-호주 완전생산기준 WO WO WO 원산지재료생산기준 WP PE P 품목별결정기준 PSR PSR PSR 개성공단 생산 OP 기타 ※ 해당 FTA는 품목별 결정기준의 표기를 ’PSR‘로 단순화한 것이 특징 한-ASEAN 및 한-인도 CEPA한-베트남, 한-싱가포르 FTA 한-ASEAN 및 한-인도 CEPA 내용 한-ASEAN 한-인도 완전생산기준 WO WO 공통기준 CTH or RVC 40% CTSH + RVC 35% 품목별 결정 기준 세번변경 CTC CC, CTH, CTSH 역내부가가치 VC % RVC % 세번변경 or 역내부가가치 CC, CTH, CTSH or RVC % 세번변경 + 역내부가가치 CTH + RVC % CC, CTH, CTSH + RVC % 특정공정 Specific Process SP 체약당사국 내 완전생산 WO-AK 기타 Others 개성공단 생산 Rule 6 OP ※ 해당 FTA는 완전생산기준 외에 전체 품목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산지 결정기준을 정하고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HS-CODE 6단위를 기준으로 품목별 결정기준을 따로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베트남, 한-싱가포르 FTA 내용 한-베트남 한-싱가포르 완전생산기준 WO WO 원산지재료생산기준 PE 품목별 결정 기준 세번변경 CTC CTC 역내부가가치 RVC % VAC 세번변경 + 역내부가가치 CTH + RVC % CTC + VAC 특정공정 Specific Processes 개성공단 생산 Article 3.5 Gaesung Products 역외가공 OP 최소허용기준 De Minimis 기타 Others ※ 한-베트남 FTA는 한-ASEAN FTA와 유사하지만 ‘공통기준’이 없고 ‘원산지재료생산기준’이 도입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한-싱가포르 FTA는 부가가치기준을 ‘VAC(Value Added Criterion)’로 표기하고, 최소허용 기준을 활용하는 경우에도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② 원산지 결정기준을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FTA 이 그룹의 FTA는 FTA C/O에 원산지 결정기준을 알파벳 A, B, C, D 등의 방식으로 단순화하여 표기한다. 원산지 결정기준을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FTA 내용 한-중미 한-페루 한-뉴질 한-캐 한-칠레 한-콜롬 완전생산기준 A A 원산지재료 생산기준 B C 품목별결정기준 C B 역외가공 D E D 기타 규정 적용 D D D ❖ 상업서류를 FTA C/O(원산지 신고서)로 활용하는 FTA 한국과 유럽연합(EU),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터키, 영국 (현지 한-EU FTA 적용 중) 간 FTA는 상업서류인 ‘Invoice’, ‘Pack-list’ 등에 개별 FTA에 따른 원산지 문구를 기재하여 원산지를 증명하는 원산지 신고서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FTA의 원산지 신고서에는 원산지 결정기준을 별도로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개별 FTA에서 별도로 정하는 특이규정을 적용하는 경우 이와 관련된 문구를 아래와 같이 기재하도록 하고 있음에 유의한다. FTA별 특이규정 적용 시 표기하는 문구 연간 일정 수량을 한도로 적용되는 완화된 원산지 결정기준 적용 시 EU, 영국 “Derogation – Annex II(a) of Protocol” 터키 “Derogation – Annex II(a) of Protocol on Rules of Origin and Origin Procedures” 역외가공(개성공업지구에서 생산된 물품 포함) 규정 적용 시 EFTA “The provisions of Appendix 4 to Annex I (Exemptions from the Principle of Territoriality) have been applied”

집중조명
K-서비스로 더 멀리 도약하는 한국 무역

글 심혜정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 지난 8월, 정부는 ‘K-서비스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서비스 해외진출 확대로 새로운 수출동력을 마련하고, 상품 위주의 수출구조를 혁신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정부는 콘텐츠, 의료·헬스케어, 에듀테크, 디지털 서비스, 핀테크, 엔지니어링 등 6대 유망 K-서비스를 육성하여 2025년 10대 서비스 수출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10월 10일, 전세계 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한 방탄소년단. 올해 코로나19로 전 세계 무역이 얼어붙었다.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되고 있고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주요국 상품 수출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었는데,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우리 상품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지면서 올 1~9월 수출은 전년 대비 8.6% 감소하며 곤두박질쳤다. 그동안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던 상품 수출이 언제 다시 회복될지 불안하기만 하다. 전 세계 상품 무역의 성장세가 계속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상품 수출 증가율은 세계경제 성장률과 2:1 비율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그 비율이 1:1 수준으로 하락했고, 우리나라 역시 유사한 모습을 나타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안정성이 중요해지면서 선진국들은 경쟁적으로 리쇼어링(기업의 국내복귀)을 추진하고 있어 우리 상품 수출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제조업 중심 경제구조, 서비스 수출 16위에 머물러 상품 무역의 둔화와 달리 서비스 무역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2018년 세계 서비스업 총 생산액은 제조업보다 4배 이상 큰 규모를 차지하였다. 서비스업 교역도 활발해지면서 금융위기 이전 상품 교역과 비슷한 증가율을 보이던 서비스업 교역액은 2010년 이후 상품 교역보다 2배 높은 견실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세계 서비스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는 데 비해 우리 서비스 산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주요 선진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늘어나면서 서비스업이 주력 산업으로 성장한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 머물고 있다. 영국, 프랑스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점에 서비스업 비중이 70%에 이른 데 비해 우리는 여전히 60%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우리 서비스업의 활성화가 절실하다. 그리고 우리 서비스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우리 상품 수출은 세계 7위를 기록했으나 서비스 수출은 16위에 그쳐 세계 상품 수출 상위 10개국 중 상품과 서비스 수출 순위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 면에서도 상품 수출의 5분의 1 수준밖에 이르지 못하는 데다가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 분야도 운송, 여행, 건설 등 일부 업종에 편중되어 있다.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무역의 새로운 역할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2019년 주요국 상품 및 서비스 수출 (단위: 억 달러) 국가 상품수출 서비스수출 순위 수출액 순위 수출액 중국 1 24,990 5 2,817 미국 2 16,456 1 8,533 독일 3 14,892 3 3,352 네덜란드 4 7,092 6 2,621 일본 5 7,055 10 2,005 프랑스 6 5,697 4 2,871 한국 7 5,422 16 1,015 홍콩 8 5,349 17 1,012 이탈리아 9 5,327 12 1,214 영국 10 4,688 2 4,118자료 : 세계무역기구(WTO ‘K-서비스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 발표, 10대 서비스 수출강국 도약 위한 전략 마련 정부는 맞춤형 서비스업 지원을 통해 현재 세계 16위인 서비스 수출을 2025년까지 10대 수출 강국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그동안 제조업 수출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서비스 수출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노력이 미흡했던 측면이 있다. 또한 내수 중심인 국내 서비스 산업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진출을 적극 모색할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서비스 무역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수출지원 대책을 마련한 일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K-서비스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에는 기업, 시장, 인프라 등 3대 서비스 지원체계를 혁신하는 서비스 맞춤형 전략이 담겨 있다. 먼저 정부는 온라인 마케팅, 자금조달, 트랙레코드 확보 등 서비스 기업들의 해외진출 추진과정에서 당면하는 현장애로를 밀착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지원사업 선정 기준을 서비스 산업의 특성에 맞게 개선하고, 기획·준비 → 온라인 마케팅 → 현지화 등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서 정책의 성과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제조·서비스를 연계한 전략적 공적개발원조(ODA)에 나서 패키지 해외진출을 촉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FTA 네트워크 확대, 현지 맞춤 지식재산권 보호, 무역지원 서비스 등 제조업에 못지않은 수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추가되었다. 7월 31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AI활용 재활의료·훈련 등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수출기업인 ㈜네오펙트를 방문했다. 해외시장에서 잘나가는 K-서비스 과거 우리 서비스 수출은 운송업과 건설업 중심으로 이뤄졌다. 2010년만 해도 전체 서비스 수출의 60%를 차지한 운송, 건설업은 2019년 40%대로 줄어들었다. 컴퓨터 서비스(소프트웨어, 시스템 설계 및 개발 등)와 콘텐츠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다. 주요 수출 시장도 미국에서 동남아, 중국 등으로 다변화되었다. 현재 해외시장에서 가장 선전하고 있는 서비스 분야는 콘텐츠 부문이다. 2019년 콘텐츠 수출은 104억 달러로, 주요 수출품목인 컴퓨터(85억 달러)와 가전(70억 달러)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에듀테크 분야는 우리의 높은 교육수준과 정보기술(IT) 능력을 바탕으로 맞춤형 학습, 게임 기반, 외국어, 코딩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해외진출이 이어지며, 최근 5년간 진출 건수만 2배 이상 늘어났다. 의료·헬스케어 산업의 해외진출은 우리의 성공적인 K-방역 모델 명성과 함께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시장의 성장 역시 우리 디지털 서비스 기업의 해외진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분야는 세계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미래 시장 전망도 밝아 그 성장세가 더욱 기대되는 분야다. 최근에는 제조기업의 서비스업 활용 및 서비스화가 확대되면서 제품 생산을 위한 부차적인 수단이던 제조기술, 디자인 자체가 수출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유명 제약회사인 Y사에서는 신약 제조기술을, 대표적인 가구회사인 P사에서는 가구 디자인을 해외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품과 연관된 서비스를 함께 판매하거나 제품을 아예 서비스화하여 판매하는 추세도 증가하고 있다. 제품과 더불어 유지·관리 서비스를 함께 공급하거나 제품을 판매하는 대신 렌털 서비스로 공급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소유’보다 ‘이용’을 중시하는 최근의 소비성향을 반영한 것으로 우리 정수기·공기청정기 제조업체들은 이제 베트남,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가전 렌털기업으로 더 큰 인지도를 얻고 있다.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K-서비스의 명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K-서비스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 목표 및 추진전략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비전 서비스산업 해외진출 확대를 통해 코로나19 대응 新수출동력 창출 + 무역구조 혁신 목표 2025년 서비스산업 10대 수출 강 추진 전략 기업애로 해소 ① 서비스 친화적 지원 ② 플랫폼 기반 수출 ③ 금융ㆍ투자 지원 ④ 트랙레코드 확보 ⑤ 진출단계별 지원 글로벌시장 경쟁력 제고 ① 제조ㆍ서비스 연계 ② K-서비스 브랜드화 ③ ODA 연계 확대 ④ 수출형 서비스벤처 ⑤ 글로벌 표준 선점 인프라 보강 ① FTAㆍ통상 강화 ② 지재권 보호 ③ 무역지원서비스 ④ 서비스무역 데이터 ⑤ 지원체계 정립 6대 K-서비스 육성 문화 콘텐츠 보건 의료ㆍ헬스케어 교육 에듀테크 ICT 디지털서비스 금융 핀테크 기술 엔지니어링 변화하는 무역환경은 새로운 기회, 서비스 혁신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 도모해야 정부의 탄탄한 지원 정책과 더불어 서비스업을 수출산업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서비스업 전반의 혁신도 매우 중요하다. 지난 3월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 서비스 수출 기업은 내수기업에 비해 연구개발(R&D)에 인력·비용 투자가 훨씬 많으며, 서비스 혁신에 도달한 기업 수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서비스 R&D 투자는 매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전체 R&D 투자 대비 비중은 여전히 5% 미만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의 민간부문 서비스 R&D 투자는 제조업의 10% 수준으로 제조 강국인 독일, 일본보다도 낮다. 우리나라는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제조기업은 존재하지만, 그에 반해 글로벌 서비스 기업이 전무한 것은 세계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과 모델 발굴이 부족했던 점도 있다. 서비스 혁신은 서비스를 전달 및 수행하는 인력의 역량이 가장 핵심이다. 서비스업 R&D에서 다학제적 지식을 가진 고급 인력의 역할이 크지만, 중소기업 위주인 우리 서비스업 특성상 고급 인력 투입이 어려운 면이 있다. 그렇기에 서비스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열악한 서비스 R&D 인프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서비스 혁신은 운영경험 및 노하우를 체계화·정량화하여 이를 테스트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서비스 R&D 결과를 과학적으로 설계 및 테스트할 수 있는 실험실, 시범 운영처 등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또한 민간부문에서 서비스 혁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뛰어들 수 있는 서비스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 제조업이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된 배경에는 민간부문의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이 뒷받침된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 세계무역 환경의 변화는 그동안 미흡했던 우리 서비스 산업 발전에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세계 교역은 제품 위주에서 제품과 서비스 융합시장으로 확장되고 있고, 세계 서비스 산업 역시 전통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새로운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IT에 강점을 가진 우리나라는 새로운 서비스 시장 진입에 유리한 조건이다. 또한 비대면 경제가 부상하면서 디지털 서비스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나 클라우드 기반의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는 서비스의 디지털화, 플랫폼 서비스의 성장을 더욱 앞당겼다. 서비스는 무형이며, 생산과 소비가 대부분 동시에 이뤄진다는 특성으로 인해 그간 제조업과는 달리 수출환경에 제약이 존재했지만,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에도 새로운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직접 현장에서 소비해야 하는 서비스 산업의 제한을 극복하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이용하여 온라인 콘서트, 가상 여행체험 등 서비스 수출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더욱이 한류·K-방역으로 높아진 국가 브랜드 역시 우리 서비스 산업 해외진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서비스 산업의 해외진출 확대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 창출 등 동력을 보강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변화하는 서비스 무역 환경은 우리에게 새 기회를 제공하였고, 우리는 서비스업 혁신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지금의 기회를 우리 무역의 새로운 도약으로 발판 삼아 ‘서비스 한류’의 위상을 드높일 그날을 기대해본다. 8월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2020 초등교육박람회 에듀테크쇼’. 150여 개 교육업체 및 기관이 참가해 첨단 교육기술과 콘텐츠를 반영한 교육제품을 선보였다.

마주보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지속가능한 한-러 경제협력 노력

정리 김선녀 기자 사진 박충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최근 한국과 러시아 간 유의미한 교역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수교 30주년을 맞이한 한국과 러시아 양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미래차, 소재‧부품‧장비, 의료‧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의 협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양국 간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산업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어떤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양국 간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학계의 혜안은 무엇인지, 러시아 진출기업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본다. 좌측부터 이상준 국민대학교 유라시아학 교수 박지원 코트라(KOTRA) 신북방동북아팀 전문위원 고영석 현대모비스 기획실 상무 30년간 한-러 교역 변화 양상 매우 드라마틱 이상준 1990년 한-소 수교 체결 이후 교역에 우여곡절 많았지만, 언제나 위기를 성장동력의 발판으로 삼아 극복 박지원 2014년 이후 지금은 과거 자원과 상품의 교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로 발전 가능한 전환의 시기 올해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한 지 30주년을 맞이했다. 본격적인 좌담에 앞서 지난 30년간 양국 간 국제 교류 역사의 굵직한 내용을 짚어달라. 이상준 (이하 이) 1990년 9월 30일 한국과 소련의 역사적인 수교가 체결되었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로 바뀌면서 한-소 수교가 한-러 수교로 바뀌었고, 옐친 대통령 초기에 한-러 관계에 대한 기본조약이 체결되었다. 2008년에는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체결되었다. 수교 후 많은 우여곡절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과 러시아의 교역은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올라갔다 떨어졌다 반등하는 모습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하지만 중요한 건 위기 이후 회복 과정에서 양국 간 교역이 이전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양국 협력의 보완성과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우리 기업과 양국 정부의 노력이 합쳐져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박지원 (이하 박) 한국과 러시아와의 지난 30년을 돌아보면 크게 네 개의 시기로 구분된다. 먼저 1990년대 양국 관계 형성기로 처음 수교를 맺은 시기다. 2000년대는 1차 성장기로 양국 관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00년대 후반 이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관계가 주저앉는 모습을 보이다가 2010년대는 2차 성장기로 양국 관계가 다시 도약하는 단계였다. 2014년 이후부터 지금은 전환기라고 볼 수 있다. 2014년 이후 계속된 유가 하락, 서방의 대외 경제 제재 이후 표면적으로는 양국 관계가 이전보다 못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양국 관계가 자원과 상품의 교환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의 시기다. 에너지 자원에 의존적인 경제구조 탈피와 지역 불균형 해결이 러시아의 중요 과제 이상준 에너지 자원 비중 매우 높아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경제 등 비자원 경제 활성화에 적극 노력 박지원 에너지 경제 탈피를 위해 제조업 육성 지원, 지역 간 불균형 요소 해결 노력 이어지고 있어 한-러 교역 및 경제협력을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러시아만의 특수한 경제 및 산업 특성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이 러시아의 경제 구조에서 에너지 자원이 가지는 비중은 매우 높다. 러시아 같은 큰 나라가 자원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자원 탈피 경제구조는 러시아 정부의 중요한 과제다. 푸틴 집권 4기 가장 강조되는 부분이 바로 디지털 경제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 정보기술(IT)이나 디지털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비교적 낮지만 최근 3~4년간 러시아에서 디지털 경제 부분이 많은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앞으로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박 앞서 강조한 것처럼 러시아는 자원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제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하나는 불균형한 요소의 해결 부분이다. 국토가 넓어 모스크바 서부 지역과 시베리아, 그리고 동부의 경제적 격차가 크다. 이로 인해 지역 간 불균등이 심화되고 국가 차원에서 이것들을 조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극동지역에 대한 재정투입 확대 등을 통해 지역경제를 균등하게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IT, 의약 등 혁신산업 협력 통해 산업 간 무역에서 산업 내 무역으로 양국 간 무역구조 바꿔야 박지원 양국의 강점 결합한 IT산업, 제약과 의약 산업 등 신산업 협력의 새로운 틀 만들어야 이상준 첨단 과학기술 활용 분야와 소재·부품·과학기술 장비, 그리고 사물인터넷(IoT)과 로봇 등 러시아와 우리의 장점을 살린 새로운 분야에 주목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교역 위기 상황 속에서도 양국 간 교역에서 다양한 가시적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협력이 필요한 분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유도 말해달라. 박 지금까지 우리 기업이 러시아를 바라보는 시각은 러시아의 넓은 영토에 따른 많은 인구와 소비력에 기반한 소비시장 중심이었다. 물론 이 틀은 기본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만 현재 양국 관계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를 기술과 과학 협력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 러시아 기업 주체들과 과학기술은 물론 혁신산업에 대한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과 그들이 함께 도약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틀에 적합한 산업으로는 한국의 하드웨어(HW)와 러시아의 소프트웨어(SW) 사업 등 양국의 강점이 결합한 IT 산업, 그리고 제약과 의약 분야 등이 있다. 시장 중심으로 본다면 조선과 화학산업 분야도 접근할 필요성이 있고. 최근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화장품 시장도 러시아 내 발전 전망이 매우 크다. 이 지난 30년간 한국은 상품을, 러시아는 자원을 수출하는 구조가 고착화되었다. 한-러 교역량을 늘려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원-상품 교환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 특히 두 가지 측면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중요시해야 하는데, 먼저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과 북극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큰 폭의 변화를 겪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중동 해협을 거쳐오는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아 우리의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북극을 단순히 자원 수입 통로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기후 변화로 인해 북극 항로가 상시화될 경우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조선산업의 수주도 늘고 북극 관련 항만인프라 개발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 두 번째는 글로벌 가치사슬(GVC·글로벌 공급망)의 혁명적 변화다. 과거에는 높은 인건비로 러시아가 제조업 생산단계로서 장점이 없었지만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러시아도 제조업의 메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러시아가 가진 비교우위 분야는 과학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KT 등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가 자랑하는 첨단 과학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의 대러 수출 5대 품목 변화 추이 (단위 : 백만 달러, %) 한국의 대러 수출 5대 품목 변화 추이 1992년 2000년 2010년 2020년 5월까지 총수출액 118 788 7,760 2,439 1 의류 21 합성수지 185 자동차 2,082 자동차 469 2 영상기기 13 의류 71 자동차부품 765 자동차부품 424 3 공조화기기 11 편직물 44 선박해양구조물 609 합성수지 105 4 기호식품 10 영상기기 43 합성수지 449 비누치약 및 화장품 94 5 컴퓨터 8 농산가공품 38 무선통신기기 375 철강판 79 5대 품목 합계 63 381 4,280 1,171 비중 53.4% 48.4% 55.2% 48.0% 자료 :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 국내 최고의 자동차 핵심부품 생산 기업과 러시아 최대 SW 기업의 협업 고영석 자동차 분야 Tier 1 부품 사업자로서 세계적 SW 기업의 협력으로 기술과 산업의 시너지를 위해 얀덱스 선택 현대모비스는 최근 러시아의 얀덱스와 기술협력 파트너십을 맺고 자율주행 택시를 공동 개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신기술 협력 파트너로 러시아 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고영석 (이하 고)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분야의 티어원(이하 Tier 1)1) 부품 사업자다. 자동차에서 Tier 1 사업자는 완성차 고객 대상으로 안전과 신뢰성,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핵심부품을 개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안전이나 주행기능에 직결되는 조향·제동 부품부터 최근 각광 받는 자율주행이나 전동화 등 첨단기술을 필요로 하는 부품까지 다양한 제품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얀덱스는 러시아 최대 IT 기업으로 구글, 네이버와 유사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얀덱스가 자체 개발해서 확보한 자율주행 기술은 세계 선도 수준이다. 러시아 기업을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기술과 사업 관점에서 시너지 창출 효과가 상당히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시대에는 국가를 초월해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율주행 시대, 자동차 업계와 IT 기업의 경쟁보다는 시너지 기회 더 많아 고영석 오픈 이노베이션 시대에 SW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얀덱스는 사업모델 차원 등 다방면에서 매우 중요한 파트너 현대모비스와 얀덱스의 협력이 기업 간 관점, 자동차 산업의 협력이라는 측면에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고 현대모비스와 얀덱스의 협력은 안전 및 성능을 보증하고 양산성을 책임지는 전통적 자동차 부품 사업자와 최고 수준의 SW 기술력을 가진 IT 기업의 제휴로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선도적 기술을 가진 한 기업이 모든 첨단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현대모비스가 자체 확보한 HW 및 SW 플랫폼 기술과 외부 혁신기업이 개발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기술을 결합하여, 혁신적 제품을 개발 제공하는 시너지 창출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전통적 자동차 부품업체와 SW 및 IT 사업자는 경쟁관계로 볼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 협력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파트너이다. 한편, 자동차부품 Tier 1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협력을 끌어내지 못하면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Tier 2 또는 Tier 3 사업자로 분류되던 SW 전문사나 자동차용 반도체 기업이 기술혁신을 강화하면서, Tier 1 사업자는 완성체 업체와 혁신기업 사이에 끼어, 차별적 가치창출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향후 5년이 중요한 기로라고 내다보고 있다. 얀덱스와 같은 혁신기업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기술개발뿐 아니라, 모빌리티 혁명에 대응한 새로운 Tier 1 사업모델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 러시아 내 IT, R&D 투자 등 신산업 분야 관련 규제나 정책 변화 속도 빨라져야 고영석 자율주행 로봇택시 사업 구현과 현대모비스의 R&D 투자에 있어 해결되지 않은 규제나 정책 남아 있어 러시아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경우 사업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점으로 현지 규제 문제를 꼽는다. 러시아 진출기업으로서 산업협력 및 교역에서의 어려움은 무엇인가. 고 현재 러시아는 과거 자원 경제 중심에서 벗어나 IT 산업 등 다양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나 관련 규제나 정책은 아직 경제발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일례로 얀덱스는 러시아 내에서 자율주행 로봇택시 사업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정책이나 규제가 완전하게 정비되어 있지는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외국 기업으로부터 연구개발(R&D)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현재 공장, 설비 등 전통적 물적 자산을 대상으로 한 투자의 경우만 R&D 투자로 인정하고 있다. 앞으로 외국기업의 지적재산권 (IP) 투자나 지분투자 등이 폭 넓게 R&D 투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러시아 정부의 정책이나 규제가 변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러혁신센터 등을 통해 양국의 기술협력 적극적으로 지원 박지원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방역 산업 협력 분야 물색 및 양국 기업 간 완화를 위해 노력 중 현재 한-러 간 교역액이 250억 달러인데, 두 나라는 이를 300억 달러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양국 간 교역을 늘리기 위해 코트라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박 현재 우리 정부는 러시아와의 협력방안을 크게 세 가지로 보고 있다. 먼저 코로나19 이후 경제관계 재편에 따라 IT 수요가 확장될 것에 대비해 언택트 산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 중이며, 방역산업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협력 분야를 찾고 있다. 두 번째로 경제협력 틀을 만드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러 서비스 관련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 중으로, 양국 기업이 기존 규제에서 벗어나 쉽게 사업할 수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나인브리지(9-Bridge)’ 2단계 사업에 철도나 가스, 인프라 등이 포함되는데 이 부분에서 협력의 틀을 만들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트렌드가 혁신산업으로 옮겨오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해 한-러혁신센터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양국의 기술협력이 이뤄질 예정으로, 러시아와 한국 기업이 조인해서 각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신기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중소기업 참여 가능한 과학기술, 에너지 파생 분야 등 새로운 협력 분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이상준 러시아의 장점인 첨단 과학기술 분야와 에너지 자원 파생 분야 등에 투자 기회 늘려야 박지원 시장 관점에서 벗어나 러시아를 기술 및 산업협력 대상으로 본다면 중소기업 등의 참여로 더 많은 플레이어 진출 가능 고영석 러시아를 포함한 동부 유럽에서 운영하는 SW 전문사들과의 전략적 제휴 계획 양국 간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각계의 혜안 및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마디씩 해달라. 이 투자 측면에서 우리 기업은 소비시장을 목적으로 한 투자에서는 나름의 성과가 있지만, 러시아에서 잠재력이 큰 자원과 첨단 과학기술 분야 부분은 조금 아쉽다. 앞서 말한 얀덱스라는 기업의 알고리즘 기술은 구글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큼 뛰어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서 이런 알고리즘 기술은 자율주행 시스템부터 위성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이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투자를 늘려나가야 한다. 현재 러시아 역시 한국의 IT와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주목하고 있어 러시아 첨단기술 기업 액소아틀레트 글로벌 본사가 경기도로 이전하였다. 이런 쌍방향 투자가 이뤄지면 산업 내 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다. 자원 협력 분야도 장점이 많다. 우리나라는 석유화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졌다. 러시아는 헬륨, 액화석유가스(LPG) 등 그들이 가진 방대한 에너지의 부산물을 좀 더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확장하는 데 관심이 많다. 개발된 에너지의 정제, 관리 능력이 뛰어난 우리 기업이 이들의 자원 파생 분야에 결합하면 자원 분야의 추가 투자도 가능하다. 박 이전까지 러시아와의 관계가 주로 대기업의 시장 위주 경제활동이었다면, 지금은 글로벌 경제환경의 변화,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 등으로 양국 관계가 변환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앞으로는 많은 중소기업이 러시아를 단순한 시장 관점이 아닌 기술 및 산업협력 대상으로 본다면 좀 더 많은 플레이어가 러시아에 진출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양국 관계가 크게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코트라는 러시아무역관들과 함께 산업기술 데스크를 운영 중으로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러시아 시장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 앞서 사례로 든 얀덱스와의 제휴는 이제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되는 단계에 와 있다. 앞으로 양 사가 윈-윈 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에 합의하고 이를 실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현대모비스는 러시아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 역내 뛰어난 SW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현지 SW 전문사들과 SW House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모델을 검토할 계획이다. 1)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1차 부품공급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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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적·미래지향적 발전 위한 양국 미래 경제통상협력 비전과 전략

글 박종호 한러비즈니스협의회(KRBC) 대표 2020년은 한국과 러시아가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수교 이후 양국 정상 간 총 31회의 만남을 통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2008년 이후 양국 외교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어 국제사회에서도 활발한 정부 간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한-러 인적교류는 수교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는데, 특히 2014년 비자면제협정을 기점으로 크게 확대되어 지난 2019년 양국 방문자 수는 77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2018년 6월 한-러 정상회의에서 수교 30주년인 2020년을 ‘한-러 상호 교류의 해’로 선포하고 정부, 의회, 재계, 문화, 예술 간 교류 및 협력 확대를 촉진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고려하여 ‘한-러 상호 교류의 해’를 1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2018년 6월 22일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한국은 러시아의 8위 교역국이고 러시아는 우리의 10위 통상 파트너국이다. 우리가 러시아에 주로 수출하는 품목은 차량·기계류를 비롯해 전기전자기기·플라스틱·화장품 등이고, 수입품목은 원유·액화천연가스(LNG)·광물 등으로 원자재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러시아는 광활한 영토에 풍부한 자원을 간직한 나라로 우리에게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처이자 유라시아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물류 벨트 구축에서도 중요한 파트너국이다. (왼쪽) 한국의 대러시아 교역 추이 자료: 한국무역협회, (오른쪽) 한-러시아 관광객 추이 자료: 한국관광공사, 러시아관광청 글로벌 금융위기 속 지속적 투자로 신뢰감과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 구축 우리 기업들의 대러 직접투자는 수교 이후 본격화되었다. 수교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러 제재 상황 등을 겪은 어려운 사업 여건 속에서도 현지 사업 기반을 철수하지 않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러시아인에게 한국인에 대한 깊은 신뢰감과 한국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힘써왔다. 그러나 2010년대부터 러시아 원유, 가스 수입이 크게 늘면서 대러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대러 수출량이 답보하는 주된 이유는 수출품목이 일부에 편중되어 있을 뿐 아니라, 한국과 러시아는 글로벌 통상교역환경에서 글로벌 가치사슬(GVC·글로벌 공급망)과 생산의 국제분업화 관계에서 직접적인 협업 관계가 매우 미약하기 때문이다. 한-러 정부 간 협력사업 목표는 양국 정상 간 합의에 의해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국은 정부 간 실질적 협의체인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한-러 공동위)’, ‘한-러 산업협력위원회’ 및 ‘한-러 에너지 자원협력위원회’를 매년 개최하면서 한-러 중장기 교역 발전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한-러 양국은 서비스·투자 부문 FTA 협상타결을 추진,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산업단지, 농업, 수산 등 9개 사업 부문에 이행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소재·부품·장비 부문에서 한-러 양국의 가치사슬 구축을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펀드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이는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러시아 기초 원천기술에 투자하고 한국의 상용화 기술과 접목해 소재·부품·장비 부문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한-러 30주년 양국 간 인적교류와 통상 분야 협력은 점진적인 성장일로에 있지만, 양국 간 경제통상협력의 거대한 잠재성에 비해 양적·질적 측면에서 실질적인 협력 성과 도출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양국의 경제통상 발전에서 서방의 대러 제재와 미-러 간 외교적 갈등, 중국의 영향력 확대, 그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 등 다양한 지정학적 변수와 불확실성 리스크가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질적 교역량 확대와 질적 성장 위한 대러 신통상정책 전략 필요 양국 정부는 수교 30주년을 맞이한 올해 교역액 300억 달러 달성을 시작으로 500억 달러, 1,000억 달러 교역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첫 출발 목표부터 성과 달성은 상당히 멀어 보인다. 양국 간 실질적인 교역량의 양적 확대와 아울러 질적인 성장을 얻기 위해서 대러 경제협력 및 통상 분야의 방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대러 신통상정책 3단계 추진전략 자료 : 한러비즈니스협의회 교역액 300억 달러 달성 교역품목 다변화 → 하이테크 소부장 제품 대러 수출 확대 신규 목표시장 발굴 → 프리미엄 소비재 시장, 공공조달시장 발굴 온라인 직구 수출 플랫폼 → 강소기업 혁신제품 수출 공급사슬 구축 교역액 500억 달러 달성 투자·서비스 FTA 체결 및 발효 → 현지투자 진출 확대 혁신기술산업 분야 투자, 금융 → 통상교역 증대 기반 조성 교역액 1,000억 달러 달성 디지털 경제 협력 → 혁신기술 교류 및 미래산업 대비 혁신기술 기반 GVC 산업협력 재편 시도 → 양국 간 교역량 증대 기여 교역 목표 300억 달러 달성 위해 교역 다변화 및 온라인 전문 플랫폼 발굴 필요 첫째, 대러 교역 품목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대러 교역에서 양적인 규모의 성장과 고부가가치 수익의 질적 성장을 동시에 얻기 위해서는 대러 수출품목의 다변화 노력과 신흥 잠재시장 개척 의지가 우선 필요하다. 러시아가 필요로 하는 수입제품은 기계류, 전기·전자, 정밀화학, 자동차, 차량, 제약 등 하이테크 제품군으로 완제품 수입이 대부분이나 차츰 반제품의 부품, 소재 형태로 수입하여 현지 조립 가공 과정을 거쳐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주로 생필품 소비재나 저가 하이테크 제품은 중국에서 조달하고, 고가 하이테크 제품은 독일, 미국, 이탈리아 등에서 수입한다. 품질 대비 가성비가 좋은 한국 중견·중소기업들의 하이테크 제품들은 충분히 시장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만, 아직 시장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러시아 정부의 강력한 수입대체산업 육성에도 불구하고 하이테크 제품 위주의 수입 의존도는 약 60~70% 이상으로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들의 하이테크 제품 수출시장은 언제나 열려 있기에 우선 러시아 관련 수요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여 수출증대 방안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러시아가 필요로 하는 첨단산업 제조업 육성정책에 한국의 기술과 자본 투입 및 현지 생산이 확대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의 정책 공조도 필요하다. 러시아 주요 하이테크 수입제품 현황 자료 : 러시아 통계청(2019년) 컴퓨터, 기계(210억 달러) • 컴퓨터, 광학리더기(57억 달러), 탭, 밸브, 유사 기기(23억 달러), 온도 변화 기기(22억 달러) • 원심 분리기, 필터, 정화기(19억 달러), 중장비(18억 달러), 일반기계(16억 달러) • 액체 펌프, 엘리베이터(15억 달러), 공기-진공 펌프(15억 달러), 피스톤엔진(14억 달러), 리프팅(11억 달러) 등 전기제품, 소비자 가전(189.5억 달러) • 스마트폰, 통신기기(90억 달러), 전기 온수기, 헤어드라이어(17억 달러), TV 수신기, 모니터(13억 달러) • 전기 변환기, 전력 장치(13억 달러), 저전압 스위치, 퓨즈(13억 달러), 전기 광회로기판, 패널(12억 달러) • 집적회로, 마이크로 어셈블리(12억 달러), 절연 전선 케이블(11억 달러), 발전기기, 컨버터(8.5억 달러) 등 자동차, 차량(235.93억 달러) • 자동차 부품,액세서리(88억 달러), 자동차(79억불), 자동차 차체(23억 달러), 트럭(19억 달러), • 트랙터(13억 달러), 트레일러(7.3억 달러), 대중교통 차량(2.2억 달러), 특수 목적 차량(1.9억 달러) • 오토바이(1.37억 달러), 오토바이 부품, 액세서리(1.16억 달러) 등 둘째, 대러 수출 목표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기업들의 대러 교역 상품군은 소비재 시장(B2C)에 집중되어 있다. 이미 현지화 생산에 진출한 자동차, 가전, 식품 및 유통서비스업 종사 기업들도 투명한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소비재 시장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 컨슈머 마켓은 연간 약 400조 원으로 다른 유럽국가 시장보다 훨씬 더 큰 규모를 자랑한다. 2020년 매킨지 보고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러시아 상·하위 가구소득 격차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오히려 럭셔리 상품시장은 미래에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여 2022년경 약 60억 달러 규모의 시장규모를 예견하고 있다. 최근 현지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은 러시아 상위 부유층 소비자를 구매 타깃으로 영업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코트라의 의견에 따르면 럭셔리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 요인은 러시아 가계소득의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고소득 가구의 소득이 오히려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하나 눈여겨볼 러시아 시장 중 하나는 바로 공공조달시장이다. 2019년 기준 러시아 공공조달시장 규모는 539조 원으로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대비 26% 정도를 차지한다. 연방정부 또는 지자체, 그리고 공기업들이 구매 조달하는 품목은 기계류, 전기·전자, 설비, 정밀부품, 소재, 엔지니어링, 서비스업부터 생필품, 의료기기, 제약 등 다양한 상품, 서비스, 용역을 포함하며 경매, 입찰 방식을 통해 구매 조달한다. 러시아 현지에서 직접 생산·조달이 어려운 품목들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체 공공조달 규모에서 수입품 비중은 20% 정도인 10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외국기업의 현지법인 또는 현지 생산 공장에서 공급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포함할 경우 약 250조 원 이상으로 집계된다. 한국 기업들의 해외 기술경쟁력이 충분한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 발주도 위 공공조달을 통해 시행된다. 최근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LH공사가 주관하는 한국산업단지 조성도 이러한 러시아 공공조달시장 진출과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목표시장 확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극동지역에 한국 기업들의 개별 투자가 필요한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한들 경제특구 조세 혜택만 가지고 현지 공장을 짓기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러시아 공공조달시장 진출을 위한 정보수집, 입찰서류 작성, 현지 전문 벤더사 발굴, 공급사슬 구축 등 전문적인 기업지원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러시아 공공조달시장 현황 자료 : 러시아연방 감사원(2020년) 공공조달법규정 러시아 연방법 No. 44-FZ 정부(중앙, 지방)조달제품, 노역, 서비스 조달 러시아 연방법 No. 223-FZ 특정유형 법인(공기업)에 대한 제품,노역, 서비스 조달 조달금액 2018 총 33.67조 루블(620조 원) 9.47조 루블(174조 원 24.2조 루블(446조 원 2019 총 29.24조 루블(539조 원 8.24조 루블 (152조 원) 21조 루블 (387조 원) 셋째, 온라인 직구 수출 전문 플랫폼을 발굴해야 한다. 중국의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하여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온라인 수출 플랫폼을 구축한 ‘알리바바’는 2015년 ‘알리익스프레스’ 자회사를 설립하여 대러 온라인 직구 플랫폼 사업에 착수했다. 러시아 현지 IT 기업인 ‘메가폰(Megafon)’ 등과 합작회사를 설립하여 사업 초기 현지국 진입장벽을 제거하고 현지 물류 거점도 확보했다. 그 결과 2018년 기준 연간 사용자 수 2,000만 명 돌파, 매출 32억 달러를 초과하는 러시아 1위 해외직구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산업이 발전했는데도 왜 우리는 대러 전용 온라인 직구 형태의 수출 플랫폼 기업이 하나도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 인터넷 쇼핑몰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연간 2조 루블(35조 원) 규모로 연간 15~24% 고속 성장 중인 블루오션이다. 해외직구 시장 규모만 연간 10조 원 규모로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하여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이 약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예전 해외시장 수출 교두보 확보와 신시장 개척을 담당했던 우리 종합상사의 야성과 롤모델은 온라인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는 젊은 청년세대,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을 눈여겨볼 때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장 트렌드에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은 필수다. 온라인 판매는 해외 공급망(Supply Chain)에 수반되는 각종 투자를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형 전문 온라인 트레이딩 기업들이 ‘알리익스프레스’ 사례와 같이 러시아 시장 점유율과 수출 물동량을 높일 때, 비로소 극동 지역을 포함한 러시아 전 지역에 한국형 산업단지 조성이나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이 빨라질 수 있다. 이때 정부의 역할은 국내 강소기업들의 우수제품을 발굴하여 온라인 플랫폼에 탑재, 공급 채널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 기존 대규모 박람회, 전시회 및 수출 상담회 개최 방식의 2차원적 수출지원 프로그램은 비대면 시대에 맞춰 각 신흥시장 지역별 온라인 전문 수출 플랫폼 구축과 가상현실(VR) 상품 전시관과 연계되어야 더욱 효과적이다. 자료 : 코트라(2019년) 러시아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 추이 (단위 : 십억 루블) 교역 목표 500억 달러 달성은 서비스·투자 FTA 체결 발효가 출발점이 될 것 2018년 양국 정상회담 때 합의한 한-러 서비스·투자 분야 FTA 협상이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지난 2019년 6월 모스크바에서 양국 정부 간에 ‘한-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하고 현재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역의 미국과 중국 의존도를 완화하고 해외시장을 다변화하는 통상정책 중 하나인 한-러 서비스·투자 FTA를 통해 우리 기업들은 △러시아 서비스 시장 진출 확대 및 투자 보호 강화 △신북방 지역으로의 수출시장 다변화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 추진 동력 확보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의료·물류·유통·관광 등 우리 업계의 경쟁력이 높고 러시아 측의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의 진출과 서비스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투자 측면에서 러시아와의 FTA 체결을 통해 러시아 제도의 투명성 및 예측가능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이며, 우선 1차로 체결될 한-러 서비스·투자 FTA는 신북방지역과 최초로 추진하는 FTA로 그 의미가 크다. 이는 러시아와의 핵심 경제협력 전략인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농업, 수산업, 일자리 등 ‘9개의 다리 전략(9-Bridge)’이 대부분 서비스 및 투자와 연계된 점을 고려할 때 신북방정책의 플랫폼 구축을 통한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촉진 효과가 예상된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019년 6월 러시아 경제개발부 회의실에서 막심 오레슈킨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과 ‘한-러시아 서비스·투자 FTA 협상 개시’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교역 목표 1,000억 달러 달성은 혁신기술 기반 GVC 산업협력 모델 재편으로 시작 러시아 정부 역시 자원 의존적 경제에서 탈피하기 위해 ‘디지털 혁신경제 발전’에 국가역량을 총집중하고 있다. 러시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디지털 혁신경제 발전계획( 2019~2024)’과 더불어 푸틴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인공지능(AI) 분야 연구개발에 정부예산 1조 2,000억 루블(22조 원) 등 전체 디지털 경제 구축에 총 2조 6,000억 루블(48조 원) 등 투자를 승인하고 2030년까지 글로벌 AI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도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기술 선도 국가들 간 주요 핵심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미·중 기술패권 전쟁에서 중국은 러시아의 우수한 인재 발굴과 기업 인수에 혈안이 되어 있고, 중국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화웨이는 러시아에서 우수한 수학, 물리학, 프로그래밍 개발자 5,000명을 선발하겠다고 공개 구인광고를 띄우는가 하면, 러시아 토종 우수 IT 기업들의 인수합병에도 열중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첨단기술산업 육성정책에서 한-러 혁신 플랫폼을 구축하여 원천기술, 기초과학기술을 가진 러시아와 우수한 IT와 대량생산기술을 보유한 한국이 협력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공동으로 대비하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통신기기 부품 등 중간재의 특정 수출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세계 주요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중심은 소프트웨어나 정보서비스인 데 반해 한국은 ICT 제조업(전자부품) 중심의 산업구조 비중이 매우 높다. 한-러 간 글로벌 가치사슬(GVC) 모델이 구축되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사업 사례는 현대기아차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완성차 조립공장 모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단계별로 현지화 생산비율을 높이고 있지만, 주요 핵심부품은 한국에서 공급하고, 현대기아차 협력사들은 현지에 공급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대기업의 투자유치, 고용창출, 선진기술 습득의 기회가 되고, 한국 입장에서는 현지의 견고한 판매유통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은 첨단기술제품 중심으로 단계별로 완성품-반제품-부품 공급 라인을 구축하고, 러시아는 단계별로 국산화 비율을 높일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비교우위에 있는 전기·전자, 기계류, 차량, 조선기자재 분야뿐만 아니라 제약, 화장품의 핵심 원료물질을 러시아에 수출 공급하고 현지에서 가공, 완제품을 생산하는 협업방식은 상호 윈윈(Win-Win)의 지름길이다. 반대로 러시아의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술이나 소재, 부품 분야 원천기술 개발 결과물을 국내에 도입하여 한국의 우수한 대량생산기술과 접목하는 합작사업도 유망하다. 특히 우주항공산업에 사용되었던 신소재, 특수 부품, 지능형 반도체 설계기술, 그리고 AI 알고리즘 기술을 국내 도입하여 상용화 제품 개발 플랫폼에 탑재,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 대량생산할 경우 글로벌 시장 진출이 훨씬 용이하다. 현재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제품을 국내 의약품 위탁생산(CMO) 대량생산기술과 접목하여 한국을 아시아 시장 진출 허브로 구상하는 러시아의 전략적 선택이 하나의 좋은 양국 GVC 협력 모델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미리 보기
한-러 수교 30년, 교역 규모 10위로 성장

1990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당시 노태우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30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양국이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결실을 거두었다. 이듬해 소련 연방이 붕괴하고 러시아가 이전 외교관계를 승계하면서 자연스럽게 한-러 수교로 이어졌고 이 같은 관계는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20세기 초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긴밀하던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일제강점기와 공산혁명 등 정치적인 요인으로 오랜 기간 단절됐다. 1990년 수교 이후 30년간 양국 관계는 여러 영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무역과 통상 영역에서도 러시아는 중요한 파트너로 부상했다. 1990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까지 통계를 내보면 교역 규모 성장은 20배 이상으로 같은 기간 한국의 세계 교역 증가속도 6.4배를 크게 넘어선다. 금융위기로 반 토막 났던 교역은 이후 급증해 2014년에는 258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수교 첫해 23위였던 러시아 교역 규모는 지난해 10위로 올라섰다. 교류폭 요동쳐도 투자 규모 꾸준히 늘어나 한-러 수교 이래 한국은 자동차와 휴대폰 등 공산품과 라면 및 의류 등을 수출하고 있다. 한류와 K-Pop(K팝)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면서 화장품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로부터는 원유와 유연탄 등을 주로 수입하고 있으며 어류 및 목재 등의 수입도 차츰 늘어나고 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68억 달러 적자로 한국이 러시아에서 더 많은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2014년 우크라이나 분쟁을 기점으로 시작된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 경제 전반이 침체에 빠진 데다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며 구매력이 떨어진 데 따른 결과다. 그럼에도 한국 기업들은 2000년 이후 러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투자를 늘려왔다. 러시아에 대한 한국의 누적 투자액은 28억400만 달러에 달한다. 현대자동차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자동차 공장을 짓고,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가전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공장, 한국야쿠르트는 라면공장을 건설했으며 롯데백화점 모스크바 지점도 문을 열었다. 다만 경제 제재 여파로 2014년 이후 러시아에 대한 투자는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한국 투자액은 7,004만 달러로 한국의 러시아 투자 대비 40분의 1에 불과하다. 2014년에는 양국 간 비자 면제 조치도 이뤄지며 인적교류도 급증했다. 수교 초기 10만 명 정도이던 상호 관광객은 2000년 이후 2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77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 10번째로 많은 나라가 러시아다. 2018년에는 사상 최초로 러시아를 찾은 한국 관광객이 러시아에서 온 관광객보다 많았다. 이처럼 한-러 수교 이후 30년간 러시아와의 교역과 교류는 계속 증가해왔다. 하지만 정치적 원인과 루블화 가치 급등락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교류폭도 요동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새로운 경제적 기회 모색, 통상협력 강화로 열매 맺어 이런 가운데에서도 양국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교 이후 31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을 통해 기술협력부터 기간산업 건설까지 다양한 사업을 벌였다. 특히 에너지 분야의 협력은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러시아는 유럽에 편중된 에너지 수출을 다원화하고, 한국으로선 수입선 다변화 효과가 있다. 한국과 비교적 가까운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층이 녹으며 신규 가스전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경제적 우위도 있다.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과정에서는 북한과 교류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남북을 관통하는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연결하는 유라시아 육로 구축사업, 북한을 경유하는 송전선 연결사업 역시 경제는 물론 정치·국방에도 큰 영향을 줄 만한 인프라 사업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이점은 사업의 장애물로도 작용해 대북 관계에 따라 러시아와 자원 관련 협력도 난관에 부딪히는 일이 잦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은 러시아와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7년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설치했다. 러시아도 2012년 극동개발부를 신설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양국의 노력은 통상협력 강화로 열매를 맺고 있다. 2016년에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이 참여한 유라시아경제연합과 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의회가 개최됐다. 2019년부터는 한-러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이 다섯 차례에 걸쳐 있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제재가 장기화되며 러시아가 중국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은 한-러 교역에도 부정적이다. 중국은 2008년 이후 러시아의 최대 수입국으로 올라서며 지난해 중국 상품의 점유율을 22.2%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2006년 4.9%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한국 상품의 점유율은 지난해 3.3%까지 떨어졌다. 경제 제재로 사업 여건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도 중국산 공세에 맞서 러시아 시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과 관련해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도 시급하다. 5월에 하루 1만 명씩 확진자가 발생하던 러시아에서는 8월 이후에도 일 4,000~5,000명의 확진자 증가가 유지되며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여기에 유가 급락 등이 겹치며 내수시장이 크게 침체되고 있다. 이에 따른 수출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고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품목 중 하나인 의료기기 수요가 늘어나는 등 기회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30년간 다져온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