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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메타버스 시대를 맞기 위한 과제

글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 메타버스는 증강현실 클라우드, 매직버스, 미러월드, 사이버스, 공간 인터넷 등 다양하게 불린다. 이들 용어는 서로 공통점도 있지만 조금씩 다른 것을 말하기도 한다. 본질적으로 메타버스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진행 중이고, 이런 측면에서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메타버스의 발아 과정일 뿐이다. 메타버스가 현실화되는 데 10년 이상의 기술발전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난 3월 2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공개한 AR·VR 플랫폼 메시(Mesh). 지구 반대편의 사람끼리도 서로 가상의 공간에서 만나 소통할 수 있다.(자료: 마이크로소프트) 3차원 게임 공간에서 새로운 정체성, 활동, 경제 구조를 갖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 새로운 디지털 세계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동물의 숲’, ‘제페토’ 같은 것이 메타버스의 모습이라고 생각될 것이다. 또 다른 방향에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현실에 중첩되거나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메타버스를 장비와 센서가 결합하며 기존 현실의 확장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 게임 기반이 아닌 MR의 방향은 현재 ‘홀로렌즈’를 기반으로 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오큘러스’를 활용하는 페이스북 외에 애플이나 구글, 삼성의 참여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런 흐름에서 진정한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한 여러 가지 이슈를 하나씩 살펴보는 것이 조금 지나치게 기대감이 늘어난 시점에서 필요한 논의라고 생각한다. 메타버스를 위한 기술 플랫폼 메타버스를 3차원 게임 공간이라는 메타포로 제작할 경우 고성능 게임 엔진이 필요하다. 로블록스는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활용했고, 에픽게임스의 포트나이트는 자사의 언리얼 엔진을 활용했다. 에픽게임스는 최근 장기적으로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해 소니의 2억 달러를 포함해 10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는 ‘유니티’의 엔진을 사용하고, ‘포켓몬 고’로 유명한 나이앤틱랩스도 자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리얼 월드 플랫폼’을 소개했고, 이를 위해 지구 스케일의 AR을 만들기 위한 ‘에셔 리얼리티’와 컴퓨터 비전과 머신러닝 회사인 ‘매트릭스 밀’을 인수했다.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로 접근하는 기업은 현실과 연계한 디지털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MS의 ‘메시(Mesh)’는 협업을 위한 솔루션으로 보이지만 여러 층위의 MR을 홀로렌즈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를 지향하는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인다. 여기에 협업 툴 ‘팀즈’와 고객관계관리 솔루션 ‘다이나믹스365’ 등의 협업도구를 통합해 MR에서 MS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게 만들었다. 엔비디아는 2019년에 ‘옴니버스’를 소개했고 최근 이를 기업용으로 전환해 여러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BMW는 옴니버스로 디지털 트윈 공장을 시험하고 있다. 새 모델의 출시에 맞춰 생산라인 조정 과정을 옴니버스를 통해 가상 공장에서 진행하는 것이다. 기계설비뿐 아니라 엔비디아의 디지털 휴먼 시뮬레이션으로 작업자의 워크플로를 조정하고, ‘아이작(Issac)’ 로봇 플랫폼으로 지능형 로봇의 배치와 훈련을 가상 진행했다. 가상 공장의 생산 시스템을 설계하고 조정하는 전반적인 과정에서 엔지니어, 시설 관리자, 공정 전문가가 실시간 협업을 진행했다. 메타버스에서 인공지능(AI) 기반 가공의 인물을 만드는 기술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언리얼 엔진으로 만드는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는 고품질의 디지털 휴먼을 1시간 안에 만들어내게 한다. 여기에 음성 인식과 자연어 처리 기능을 통합하면 우리가 메타버스에서 만나는 게 인간인지 봇인지 구별하기 힘들어진다. 앞으로 요구되는 기술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아이템을 그대로 디지털 공간에서 재현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나, 다양한 유형의 디지털 공간을 서로 연결하는 기술일 것이다. 3차원 데이터와 지리공간정보 기술을 이용해 실세계를 오픈 메타버스로 구현하고자 하는 접근이 에픽게임스의 비전 중 하나인데, 최근 언리얼 엔진과 세슘(Cesium)을 연결해 글로벌 고해상도 3D 콘텐츠를 만들려는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 세계가 하나의 해결방안이라는 주장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참여하는 기업은 디센트럴랜드, 크립토복셀스, 솜니움스페이스 그리고 샌드박스다. 특히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를 기반으로 가상 세계 간 아이덴티티와 자산의 이동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대규모 사용자를 위해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 기업인 구글, 아마존, MS의 역할이 중요하다. 구글의 ‘클라우드 스트리밍 기술’, 아마존의 ‘수메리안’, MS의 ‘애저 스페이셜 앵커(Azure Spatial Anchor)’와 ‘애저 리모트 렌더링 (Azure Remote Rendering)’ 등은 메타버스를 지향하는 많은 플랫폼이 클라우드 서버에서 작업하게 함으로써 브라우저와 하드웨어의 부담을 줄인다.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한 플랫폼 기술은 아직 하나의 거대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를 나누어서 서로 다른 공간에서 만나게 하는 것이다. 지금 나타나는 많은 플랫폼은 결국 작은 규모의 디지털 공간이지 아직 메타 ‘버스’라고 부를 수준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은 좀 더 많은 사용자를 동시에 지원하는 클라우드와 연계한 서비스가 더 발전해야 한다. 메타버스의 기술 기반은 메타버스를 만드는 플랫폼, 사용자들이 자신의 창의성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끊임없이 만들어낼 수 있는 도구, 사용자 간 상호작용과 안전한 거래를 이루게 할 수 있는 기능, 수억 명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다양한 유형의 메타버스 간 연결과 이동을 도와줄 수 있는 커넥터 등이 될 것이며, 조금씩 진화하면서 빌딩 블록으로 하나씩 쌓아갈 것이다. 하드웨어의 경우, 8K 이상 고해상도에 안정감 높은 영상을 지원하면서 사람의 시각 기능 특징을 반영하는 기술 적용이 필요하다. 나아가 메타버스에서 만나는 사람과 객체에 대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글러브나 슈트의 개발 역시 앞으로의 과제다. 메타버스의 경제 시스템 가상 세계의 초기 모델인 ‘세컨드 라이프’에서는 ‘린덴 달러’라는 가상의 토큰을 통해 자체 경제 시스템을 만들었다. 지금도 대부분의 서비스에서는 자체 가상화폐를 발행한다. 로블록스의 ‘로벅스’, 포트나이트의 ‘브이 벅스(V-Bucks)’, 마인크래프트의 ‘마인크래프트 코인’ 등이 그 예다. 사용자가 많은 포트나이트는 가상 경제 시스템 규모가 연간 2조 원이 넘는데, 주로 아바타를 꾸미는 스킨을 구입하는 소액 결제다. 자유도가 높은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만드는 게임이나 아바타 스킨, 그리고 패션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이런 가상 경제는 결국 플랫폼 사업자보다 가상 아이템을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를 지켜봐야 한다. 우리가 모바일 시대 앱 마켓을 통해 전체 생태계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알기 때문이다. 가상 경제에 등장하는 또 하나의 시도는 블록체인, 특히 NFT를 통한 소유권과 진품 인증, 그리고 이를 통한 거래 시스템을 메타버스에 적용하자는 접근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 공간 서비스 업체가 판매하는 디지털 자산에는 가상의 땅도 있다. ‘디센트럴랜드’에서 지난 4월 11일에 거래된 4만1,216㎡의 가상 땅은 57만2,000달러(약 6억4,000만 원)에 판매되었다. 이는 웹 초기 도입 시기에 도메인 네임을 사들이는 것과 유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가상 땅을 우선 구입한 후 기업에게 되팔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방문자 트래픽이 높아지는 곳의 가격은 올라갈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중앙 위치에 대한 수요가 높다. 아타리는 레트로 스타일의 아케이드를 구축했고, 아디다스는 디센트럴랜드에 가상 패션 전시공간을 만들었으며, 공연을 위한 장소는 뮤지션들에게 인기를 끈다. 가상 경제 시스템에서 첫 번째 논의할 이슈는 효율성과 공정성이다. 사기나 도용의 문제를 처리해야 하며 이는 특정 기업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과 정책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이고, 부정적인 측면이 나타났을 때 이에 대한 제재나 처벌을 어떤 절차와 법률에 의해 대응하도록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제 가상 경제가 본격적으로 규모 있게 성장하는 가운데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많은 문제가 나타날 것이고, 이를 누가 어떻게 책임을 갖고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거버넌스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표준과 연결의 문제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경제가 상호 연결 운영되기 위해서는 표준과 연결을 통한 관계의 정립 또는 교환의 방식이 필요할 수 있다. 가상 부동산 판매 현황(롤플레잉게임 디센트럴랜드, 단위: 백만 달러) 메타버스 구현이 가져올 사회적 이슈 메타버스가 구현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사회적 이슈와 마주치게 될 것이다. 이를 해결해나가는 노력은 기업이나 고객만의 몫이 아니라 사회의 규범이나 규율과 합치가 되거나 규율이 그에 맞게 변화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정체성이 얼마나 나를 나타내며, 내가 책임질 수 있는 것인가는 자기 정체성 기만의 문제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특히 메타버스에서는 나이, 젠더, 인종을 모두 다르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친밀감이나 새로운 관계를 얼마나 인정할 수 있을까? 한 법률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갖는 법적 리스크는 기기의 문제가 아닌 소비자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안이라는 결과가 있다. 다양한 기기 등을 통해 그전에 다루지 않았던 눈동자의 움직임, 아바타와 교류 방식의 선호도, 친밀감 표시 등 기존과는 다른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특히 개인 정보의 처리와 통제 문제는 더욱 복잡한데, 수많은 가상 아이템의 거래, 사람이 아닌 존재와의 대화와 협업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윤리적 이슈는 정체성 속임부터 시작해 괴롭힘, 아바타 탈취, 통화 갈취나 지나친 구매 유도, 사기, 아바타나 사회적 계층에 따른 서비스 차별, 허위 정보 유포 등 지금 온라인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세컨드 라이프에서 지나치게 관계와 관리에 지친 사람이 자신의 아바타를 자살로 삭제하고 무덤으로 표현하는 일도 있었으며, 이 기능을 악용해 다른 사람의 아바타를 해킹한 다음 자살해버리는 일도 있었다. 메타버스에서 누군가 나의 아바타를 탈취해 삭제해버리면 이는 살인일까 아닐까? 영화 <매트릭스>나 <써로게이트>에서 묘사한 것처럼 현실의 삶에 만족하지 않으면서 메타버스에서만 생활하는 사람의 선택은 자유일까 아니면 정신 건강의 문제일까? 메타버스는 그 단어가 갖는 매력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지만, 지금 나타난 서비스 중에 제대로 메타버스 수준으로 평가할 것은 아직 없다. 주요 서비스 운영자들도 메타버스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가 현실이 아닌 또 다른 세계에서 내가 원하는 다른 모습으로 살려고 하는 욕망이 계속되는 한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 사회 시스템, 경제, 윤리 이슈는 메타버스 1.0에 도달할 때까지 시행착오와 많은 교훈을 얻으면서 풀어가야 할 숙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만일 메타버스 안에 존재하는 시뮬레이션이라고 한다면 얼마나 복잡하고 많은 문제가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특집 용어 정리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가상과 현실의 공간을 분간할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 가상 세계를 현실로 느껴지도록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인간의 오감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 현실 세계 위에 가상정보를 입혀주는 기술. 예를 들어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이 아이언맨 슈트를 착용하고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AR 웨어러블 기기로는 구글 글라스가 있다. AMR(Mixed Reality·혼합현실):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혼합하는 기술. VR은 몰입감이 높지만 현실과 괴리되고 AR은 현실 위에 가상정보를 덧입히지만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화면 크기가 한정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몰입감이 떨어진다. 두 기술의 장점을 합친 것이 MR이다. XR(eXtended Reality·확장현실): VR, AR, MR을 통칭하는 기술. 여기서 ‘X’는 ‘변수’를 의미하며 현재 개발된 VR, AR, MR 기술은 물론 미래에 등장할 또 다른 형태의 현실까지도 포괄하는 용어다.

Strategy
XR 기술 활용 확산을 위한 글로벌 지원 정책

글 한상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기술발전으로 현실과 유사한 가상 세계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가상으로 재난·의료 훈련을 하거나 콘서트·전시회를 개최하고 원격으로 협업을 하는 등 현실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가상으로 연결되는 메타버스의 생산적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각국에서는 정부가 현실-가상 융합을 촉진하는 핵심기술인 XR 활용 확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XR 기술 개발 및 경제산업 전 영역의 XR 활용 지원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기아차의 VR 디자인 품평장. VR을 활용해 디자인을 평가하는 것이 가능한 최첨단 시설로, 실물 자동차를 보는 것과 똑같이 각도나 조명에 따라 생동감 있게 외부 디자인을 감상할수 있으며 일부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 네트워크, 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이 연계돼 구현된다. 이 중 XR은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로, 현실-가상 융합을 촉진하는 핵심기술이다. XR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인간의 오감 자극을 통해 정보를 제공해 사용자가 실제와 유사한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지칭한다.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사용자에게 보다 현실적이고 몰입감이 높은 메타버스 경험 제공을 위해서는 XR 활용이 필수적이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XR 기술 개발, 콘텐츠 확보, 관련 기업 인수 등 XR 경쟁력 확보에 오랜 시간 투자해왔으며, 자사 제품 및 서비스와의 연계성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2014년 VR 헤드셋 업체인 오큘러스를 인수했고, 페이스북 서비스와 VR 서비스 연계성을 높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메타버스 시대의 컴퓨팅 플랫폼으로 VR을 발전시키기 위해 가상 사무실 환경, 웨어러블 컨트롤러(Wearable Controller) 등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개발하고 있다. 주요 국가의 XR 활용 확산 지원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주요국도 XR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XR 기술 개발과 국방, 교육, 제조 등 다양한 공공·산업 분야의 XR 활용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범부처 IT 연구개발 프로그램인 NITRD(Networking and Information Technology Research and Development)의 일환으로 의료, 교육, 산업, 재난 등 주요 분야 VR, AR 연구를 지원하고 연구결과의 민간 이전을 추진해왔다. 국가안보, 사회안전 분야에서 XR을 활용한 교육·훈련 프로그램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미 육군은 작전 정보 공유와 의사결정 지원 목적으로 XR 도입을 준비해왔으며, 최근 MS로부터 약 12만 개의 군용 AR 헤드셋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략형 신흥산업 육성 목적으로 XR 확산을 지원해왔다. 2018년 발표한 ‘VR산업 가속화 지도의견’은 핵심기술 개발, 제조·교육·문화·헬스·상업 분야의 VR 응용 추진, 공공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는 지역 XR 산업단지 구축 등 세부 실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현재 중국 동부지역 중심으로 15개의 VR·AR 산업단지가 조성됐으며, 지역 차원의 기업 육성, 기술 개발, 산업 활성화 전략에 XR 활용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일본은 미래사회 구현을 위한 핵심기술에 XR을 포함했으며, 주요 산업 적용을 지원하고 있다. 총무성은 2018년 발표한 ‘2030년 미래를 맞는 기술전략’에서 교육, 관광, 레저, 업무 등 주요 분야에서의 XR 활용 사례 목표를 수립했다. 경제산업성이 2020년 발표한 ‘산업기술비전 2020’은 코로나19 위기 등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사회 시스템의 전환과 가상공간을 통한 원격·비접촉·비대면 상태의 가치 제공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유럽은 범유럽 차원에서 중장기 XR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가상현실 R&D를 포함한 범유럽 7차 기술 연구개발 종합계획(2007~2013)’, ‘호라이즌(Horizon) 2020(2014~2020)’ 등 범유럽 계획 발표를 통해 XR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지원해왔으며, 영국, 독일, 스페인 등 개별 국가에서도 XR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4대 디지털 핵심기술로 XR을 지정하고, XR과 타 산업 간 융합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영국 공공기관인 이노베이트UK(InnovateUK)는 2018년 발표한 ‘The Immersive Economy in the UK’ 보고서에서 XR을 증기기관, 전기처럼 전 산업과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범용기술로 보고, XR을 활용해 산업·사회·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실감경제(Immersive Economy) 개념을 제시했다. 한국, 가상융합경제 전략으로 XR 정책지원 본격화 한국은 2016년 국내 9대 국가전략에 VR 기술을 포함하면서 XR 관련 정책지원을 본격화했다. 이후 ‘5G+전략실행계획’, ‘실감콘텐츠산업 육성 범정부 5개년 추진계획’,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산업 성장전략’, ‘콘텐츠산업 활성화 실행계획’, ‘VR·AR 분야 선제적 규제 혁신 로드맵’등 주로 XR 콘텐츠 산업 활성화 차원의 기술 개발 및 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춰왔다.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의 추진목표(2025) XR경제효과 30조 원 달성 글로벌 5대 XR 선도국 진입 기업 XR 활용률 0.3% → 20% 달성 XR 전문기업 21개 → 150개 육성 가상융합지구 0개 → 10곳 구축 초중고 XR 과학실 0.7개 → 100% 구축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의 3대 추진전략과 12대 실행과제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의 3대 추진전략과 12대 실행과제 추진전략 경제사회 전반의 XR 활용 확산 선도형 XR 인프라 확충 및 제도 정비 XR기업 세계적 경쟁력 확보 지원 실행과제 ➀ 6대산업 플래그십 프로젝트 추진 ➁ 지역중심 XR 확산 기반 조성 ➂ 민간참여 XR 확산 기반 마련 ➃ 사회문제 해결형 XR 확산 ➀ XR 디바이스 개발·보급 가속화 ➁ XR 구현에 필요한 데이터댐 구축 ➂ 네트워크 고도화로 XR 서비스 확산 ➃ XR 조기 사업화를 위한 제도기반 조성 ➀ XR 전문기업 집중육성 ➁ 경쟁우위 XR 혁신기술 확보 ➂ 수요맞춤형 XR 인적자원 양성 ➃ XR 글로벌화 촉진 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0. 12 하지만 그간의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비대면 사회로의 급속한 변화로 촉발된 XR의 경제·산업적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국내 수요와 주요국의 정책을 반영해 XR산업 활성화 중심의 기존 정책 범위를 경제산업 전 영역의 XR 활용 확산으로 확대한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을 2020년 12월 10일에 발표했다. 이 전략은 XR을 활용해 경제활동(일·여가·소통) 공간이 현실에서 가상융합공간까지 확장돼 새로운 경험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개념으로 ‘가상융합경제’를 정의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디지털 뉴딜을 발판으로, XR 활용 확산을 지원해 ‘가상융합경제 선도국가 실현’을 비전으로 제시했고, 이를 위한 3대 추진전략과 12대 실행과제를 마련했다. 3대 추진전략의 첫 번째는 산업현장부터 사회문제 해결까지 경제사회 전반에 XR 활용을 확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 산업의 강점·특성과 XR 활용 효과를 고려해 6대 산업(제조·의료·건설·교육·유통·국방) XR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지역 중심의 XR 활용·투자 촉진 방안, 펀드 조성, 민간협력체계 구성 등 민간 참여 촉진 방안도 마련했다. 사회재난 대응, 사회적 약자 지원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XR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두 번째 추진전략은 XR 고도화·확산의 핵심기반인 XR 인프라와 디바이스를 조기에 확충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AR 글라스 등 XR 디바이스 핵심기술 개발·보급을 지원하고, 3차원 영상·이미지 등 XR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이터댐 구축, 5G 엣지컴퓨팅, 차세대 근거리무선망(Wi-Fi) 등 네트워크 고도화를 추진한다. 가상융합경제 진흥과 XR 서비스 조기 사업화를 위한 제도 기반도 조성한다. 세 번째 추진전략은 XR 확산을 주도할 XR 기업의 세계적 경쟁력 확보 지원이다. 이를 위해 XR 전문기업 육성, 비대면 XR 기술 개발 등 XR 혁신기술 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에서 필요한 XR 석·박사급 고급인재, 실무인력 등 수요맞춤형 인적자원 양성, XR 전문기업의 해외진출 지원도 추진된다. (도표) XR 세계경제 파급효과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의 가치와 중요성 정부의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은 메타버스라는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실행 전략으로서의 가치와 중장기적 중요성을 가진다. 정부는 메타버스 실현을 위해서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을 체계적으로 이행하고, 메타버스 시대로의 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변화의 기회와 이슈에 대응한 정책 어젠다를 고도화해야한다. 첫 번째로, 메타버스를 새로운 기회의 땅, 신(新)디지털 영토로 인식하고, 이를 통해 기업과 국민이 성취할 수 있는 미래 비전과 기회를 제시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 메타버스는 국경의 제약 없이 글로벌 고객을 만나는 훌륭한 시장이 될 수 있다. 제페토는 국내 플랫폼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2억 명의 이용자(2021년 2월 현재) 중 90%가 해외 접속자다. ‘로블록스(Roblox)’나 ‘포트나이트(Fortnite)’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에는 북미,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국적의 이용자가 몰리고 있다.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고 제품·서비스의 가상화를 통해 활용성을 높일 기회가 커지고 있다. 개인은 메타버스에서 자신을 대리하는 아바타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디지털 재화·서비스를 개발하는 크리에이터 같은 새로운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 정부는 기업과 개인이 메타버스가 가져올 변화와 기회를 잘 활용해 성장과 혁신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두 번째로, 메타버스 관점에서 현재 공공 정책의 한계와 개선 방향, 사회혁신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전염병 등 잠재적인 외부 위기, 지리적 격차에 따른 지방 소외 등 시공간적 제약이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메타버스 적용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오프라인 중심의 대학 등 교육공간, 시청·구청 등 행정공간, 도서관·미술관 등 문화공간을 모두 메타버스 공간으로 옮긴다면 어떠한 변화가 생길까? 지리적 위치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함을 줄이면서, 더욱 흥미롭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공공 서비스 제공 방식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세 번째로, 메타버스 진화에 따른 여러 신기술의 등장과 활용 사례, 새롭게 발생하는 사회적 이슈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최근 메타버스에서는 아바타와 함께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AI가 접목된 사람 형태의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 활용이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아이템에 블록체인 기반의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자산도 늘고 있다. 메타버스 서비스가 더욱 다양해지고 현실 경제 흐름과 연계되는 장점이 있지만, 일자리 대체, 디지털 자산 해킹이나 투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과몰입, 사회적 갈등, 사용자 데이터 관리 이슈도 존재한다. 선제적인 검토와 대응이 필요하지만 산업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균형 있는 정책적 접근이 마련되어야 한다.

Industry
기업 비즈니스 영역으로 부상한 미래공간 메타버스

글 김도향 KT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메타버스가 전 산업 분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메타버스의 대표주자 로블록스(Roblox) 내에서 게임 개발자가 200만 명 정도 되고, 이 중 40만 명은 게임 속으로 매일 출근하면서 전업으로 수입을 올리고 있다. 기업들도 메타버스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인식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혁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집과 관련된 모든 제품군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 로스(Lowe’s)는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을 활용해 제품의 고객경험을 향상시켰다. (자료: 로스 홈페이지) 최근 메타버스의 영역이 마케팅, 콘서트, 의료, 교육 등 전 산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가장 많은 사례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오프라인 공연과 이벤트의 대체재로서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에서 개최된 래퍼 ‘트래비스 스콧’의 공연은 2,770만 관객이 관람하면서 약 2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오프라인에서 공연할 때보다 높은 수익이다. 또한 파워 셀러브리티와 팬 간 상호작용을 다양화하는 방식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 출시한 K팝 커뮤니티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통해 가상공간 안에서 팬들과 스타의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인공지능(AI)과 모션캡처 기술 등을 적용한 것으로, 실제 스타 목소리를 딥러닝한 AI가 팬이 원하는 시간에 모닝콜을 해주거나 스타와 팬이 직접 통화하는 것처럼 팬의 안부를 물어보는 ‘프라이빗 콜’ 서비스를 선보였다. 다양한 이벤트도 메타버스 안에서 개최되고 있다. UC버클리는 코로나19로 졸업식을 취소하는 대신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에 캠퍼스를 열고 졸업식을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청와대가 마인크래프트에 어린이들을 초청해 2020년 어린이날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기업들의 새로운 비즈니스 공간이 된 메타버스 기업들은 메타버스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면서 메타버스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산업혁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간 가상현실(VR) 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퀘스트(Oculus Quest)’를 활용한 새로운 업무수행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오큘러스 퀘스트를 착용하고 언제 어디서나 가상의 업무 공간에 접속할 수 있는 인피니트 오피스가 그것이다. 실제 모니터 대신 입체 스크린을 활용하고, 마우스 대신 손가락을 이용해 입체 스크린을 조절할 수 있다. 가상공간 속 사무실에서 다른 직원들과 협업도 가능해 생산성을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기업들은 메타버스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집과 관련된 모든 제품군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 로스(Lowe’s)는 고객이 인테리어 공사나 가구 구입 등 중요한 구매 결정을 할 때 느끼는 불확실성에 주목하고 입체 시각화 툴 ‘홀로룸(Holoroom)’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로스의 다양한 제품을 가상공간에서 사용해보고 배치해보고 바꿔보면서 보다 편하게 구매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구입 전에 홀로룸에서 기기를 사용해본다거나 부엌 조리대 상판을 여러 색상으로 바꾸고 가구 배치를 변경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메타버스에서 꾸민 공간은 저장하고 비교해볼 수도 있다. 고객과의 소통 측면에서 메타버스는 전통 미디어와 일부 온라인 미디어의 일방적 소통의 한계를 극복하고 몰입형 광고와 오가닉 마케팅을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구찌는 모바일 테니스 게임인 ‘테니스 클래시’에서 구찌 디자인의 아바타용 테니스복을 판매했고, 게임 속 아이템들을 실제 구찌 웹사이트에서도 판매했다. 루이비통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서 선보인 루이비통 디자인의 스킨을 실제 제품으로 출시했다. 루이비통과 LoL의 로고를 결합해 제작한 의류,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 총 47종의 한정판 아이템은 출시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매진된 바 있다. 이렇게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홍보, 마케팅 사례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공공 부문에서도 활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국토부와 국립연구재단 등이 주도하는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를 통해 다양한 국가정책 이슈를 시뮬레이션 결과로 예측하고 이를 정책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공기흐름을 분석하고 건물 대피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다. 또한 도시 각 지역, 각 건물에 비치는 일조량 파악과 건물 옥상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경우의 발전량도 예측할 수 있다. 로스의 입체 시각화 툴인 홀로룸(Holoroom).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집의 다양한 요소를 가상으로 바꿔보며 제품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자료: 로스 홈페이지) 메타버스로 인한 신산업 창출 이렇게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메타버스의 실제적인 구현은 플랫폼과 디바이스가 크게 좌우한다. 현재의 메타버스는 3D 아바타를 통한 오픈월드에서의 상호작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몰입형 시각화 기술인 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이 도입되고 있는 ‘가상공간’ 구축의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현실과 구분이 어려운 수준의 가상공간으로 메타버스가 점차 진화하면서 이에 따른 다양한 플랫폼과 디바이스가 출현하게 될 것이다. 지난해 10월 엔비디아는 실제와 같은 가상 세계를 협업으로 쉽고 빠르게 구현하는 ‘옴니버스(Omniverse)’를 발표하면서 전 산업의 활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옴니버스는 최초 모델링부터 최종 렌더링까지 모든 3D 시각화 프로세스를 클라우드에서 실시간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개발자 친화적인 플랫폼인데, 최근에는 영화 제작에도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메타버스를 제작하고 구현하는 플랫폼의 활용 영역은 게임을 넘어 전 산업으로 확대 중이다. 가상게임 제작의 플랫폼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유니티(Unity)’는 최근 건설, 엔지니어링, 자동차 설계, 자율주행 등 타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지난해 존 리치텔로 유니티 CEO는 50만 명 이상의 학생이 유니티를 통해 3차원 입체 세계를 구성해내는 작업을 공부하고 있고, 수년 안에 1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며, 모바일 앱 개발자가 세계 1,200만 명 정도 커진 것처럼 3차원 가상 세계를 만드는 수많은 개발자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영화 <승리호>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자마자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 화제가 됐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뒤지지 않을 수준의 영상미를 뽐낸 <승리호>의 CG는 ‘옴니버스(시뮬레이션과 협업을 위한 플랫폼)' 기술로 제작됐다. (자료: 주식회사 메리크리스마스) (그래프) XR/VR/AR 시장 전망 현재 메타버스 시장의 규모를 전망할 때 많은 연구기관들이 AR 또는 VR 시장 규모나 이를 총칭하는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시장을 언급하고 있다. 메타버스로의 몰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VR·AR 기기이기도 하고, XR이 메타버스의 기술적 근간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관 PwC는 2020년 ‘Seeing is believing’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메타버스 시장이 글로벌 기준 2030년 1.5조 달러에 이르고 GDP의 1.81%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특히 AR 시장은 2030년 1조 924억 달러로 VR 시장의 2030년 전망치 4,505억 달러보다 클 것으로 예측하였다. 현재 VR은 이미 오큘러스가 선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큘러스의 경우 AR에 비해 구현 난이도가 낮은 VR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여 성능 고도화와 동시에 단말 가격을 계속 낮춰가면서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니치마켓 형성에 성공하였다. AR 기기의 경우 이제 초기 시장을 형성해가고 있다. 차세대 메타버스 구축에는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AR 단말이 유리하다. 이에 페이스북, MS, 애플, 구글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AR 글라스 개발에 대거 착수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 가상공간에서의 게임 플랫폼과 메타버스 플랫폼의 가장 큰 차이는 유저가 자신의 아이디어로 가상자산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고 다른 유저들과 다양한 사회문화적 교류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상 세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는 로블록스가 무료로 제공하는 개발도구를 이용해 쉽게 게임을 만들어 옷, 무기 같은 아이템을 팔아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렇게 판매가 가능한 가상 아이템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지난해 방탄소년단(BTS)이 ‘다이너마이트’의 안무를 포트나이트에서 처음 공개했는데, BTS의 안무를 구입하여 자신의 아바타가 BTS와 함께 춤을 출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었다. 전 세계 메타버스 플랫폼 가입자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플랫폼의 경쟁력은 높아지고, 사람들이 많아지자 광고, 가상자산, 콘텐츠 등 여러 수익 모델이 창출되고 있으며,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 적극적으로 이용자들이 가상 세계를 확장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장려하면서 플랫폼은 더욱더 진화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수익 모델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관련 새로운 직업군도 탄생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소비되는 각종 재화, 아이템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제페토에서는 각종 의류, 아이템을 사용자가 자유롭게 제작해 마켓에서 거래할 수 있다. 메타버스 안에서 사용자를 상대하는 대상이 디지털 휴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아바타들도 필요하며 이와 관련된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최근 블록체인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는 코인데스크를 통해 메타버스 내 카지노에서 일할 직원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로 근무하고, 업무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상에 기록되며, 급여는 가상자산으로 지급받는 방식이다. 실제로 최근 디센트럴랜드 카지노에 풀타임 매니저가 채용되었고, 메타버스 내에서 일정관리, 실적관리 등 현실에서 카지노 매니저가 감독하는 일을 하고 있다. AR 글라스 개발 준비 현황 페이스북 2020년 9월 개발자 행사를 통해 AR 글라스 ‘아리아’ 개발 계획 공개 선글라스 ‘레이밴’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안경업체 ‘룩소티카’와 함께 개발 중 마이크로소프트 경쟁사이던 매직리프의 경영위기로 사실상 B2B AR 글라스 시장 독주체제 2020년, ‘홀로렌즈2’ 2차 출시국을 한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와 스페인 등 유럽으로 확대 애플 2020년 출시한 ‘아이폰12 프로’에 이미 룸스케일 AR 구현을 위한 라이다(LiDAR) 센서 탑재 2022년 ‘애플 글라스’(가칭) 출시 목표로 스타트업 M&A 및 기술특허 확보에 주력 구글 2013년 출시한 ‘구글 글라스’를 기업용으로 전환해 2019년 ‘기업용 구글 글라스2’ 출시 2020년 7월 안경형 AR 글라스 특화 캐나다 스타트업 ‘노스(North)’를 1억8,000만 달러에 인수 자료: 글로벌 테크 기업의 AR 글라스 개발 준비 현황(KT경제경영연구소, 2021) 메타버스는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원동력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어떻게 미래가 바뀔지 예상하지 못했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메타버스로 인한 변화의 범위와 속도를 예측하기는 이르지만 메타버스는 언젠가는 맞이할 미래이고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칠 트렌드임에는 분명하다. 메타버스는 포스트 인터넷 시대를 주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언급되고 있으며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기업들은 메타버스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메타버스 분야 기술혁신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혁신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미국 금융가에서는 차세대 정보통신(IT)의 블루오션으로 메타버스를 주목하고 있다. 또한 각 나라 정부에서는 메타버스를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해 메타버스 관련 국가전략을 발표하고 신산업 육성정책을 펼치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를 기회 삼아 경쟁력을 확보해나갔듯이 메타버스를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시대를 열 기회의 장으로 만들고 싶다면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Overview
SF 영화가 현실이 되는 시대, 메타버스(Metaverse)가 온다

글 김덕진 한국인사이트연구소 부소장 “지난 20년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면 미래 20년은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던 일이 벌어질 것이다. 메타버스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술, 심지어 가상화폐 채굴시장의 핵심 기업이 된 엔비디아의 CEO인 젠슨 황이 꺼낸 말이다. 2021년 현재, 다양한 기술 트렌드 용어 중 가장 관심이 높은 주제라면 단연코 메타버스일 것이다. 왜 지금 우리는 ‘메타버스’에 주목해야 하는가? BTS는 지난해 9월 26일 ‘다이너마이트 (Dynamite)’의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혹은 초월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메타(Meta)와 세계 또는 우주를 일컫는 영어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초월한 3차원 가상 세계, 혹은 가상 세계가 현실 세계에 흡수된 형태를 뜻한다. 메타버스 개념은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공상과학(SF)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등장했다. 영화 <레디플레이어원(Ready Player One)>(2018)은 메타버스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며, 리니지 등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의 온라인 게임도 메타버스의 일종이다. 우리가 메타버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세 가지 오랜 시간 이미 우리 곁에 있던 메타버스는 왜 지금 모두가 주목하는 사회경제적 화두가 된 것일까?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고자 최근 5년간의 국내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해 보았다. 먼저 연도별 언급량을 비교한 결과, 2021년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간 언급량이 최근 5년 언급량의 87%를 차지할 만큼 올 들어 급속도로 우리 곁에 다가온 용어임을 알 수 있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2019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언급량을 주간별로 분석한 결과 지금의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5개 지점이 있었다. 연도별 메타버스 언급량 첫째, 콘텐츠가 변화하고 체류 시간은 더욱 늘어난다. 변화가 시작된 첫 번째 지점은 2020년 9월 말에서 시작된다. 우리의 관심에서 조금은 떨어져 있던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대중의 관심 속으로 불러온 장본인은 바로 방탄소년단(BTS)이었다.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며 K팝의 새 역사를 쓴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새로운 안무 버전의 새 뮤직비디오가 메타버스 기반의 온라인 게임 공간인 ‘포트나이트(Fortnite)’에서 발표됐다. 이 가상공간 속에서 세계 각지 팬들이 모여 공연을 관람하고 캐릭터들이 BTS의 춤을 따라 추며 열광했다. 왜 BTS는 포트나이트에 새 뮤직비디오를 가장 먼저 공개한 것일까? 대답은 의외로 단순할 수 있다. 그곳에 사람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포트나이트의 전 세계 가입자 수는 3억5,000만 명, 동시 접속자 수는 1,000만 명 이상에 달한다. 그들은 거기서 놀고 대화하고 즐기며 살아간다. 둘째, 기술과 산업이 진화한다. 콘텐츠의 발전만큼이나 기술 분야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화두는 뜨거워졌다. 두 번째 지점인 2020년 10월 5일,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가상 세계에서 협업하고, 실제 물리법칙에 근거한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옴니버스’ 플랫폼을 선보였다.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며 다양한 기술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서 국내 기업 및 통신사들 역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세 번째 지점인 2020년 12월부터 국내 통신사들의 메타버스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강제 비대면 상황에서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비대면 콘텐츠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됐다. 셋째, 시장이 인정한다. 메타버스에 불을 지핀 것은 ‘돈’이었다. 레고처럼 생긴 아바타가 가상 세계에서 활동하는 메타버스형 게임인 ‘로블록스(Roblox)’가 미국 증시에 상장되고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최대 43조 원을 넘기는 모습을 보여준 네 번째 지점(2021.3.11)이 대표적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원조 ‘싸이월드’가 메타버스 콘셉트를 도입한 서비스로 돌아올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 다섯 번째 지점(2021.4.4) 이후 메타버스는 우리가 꼭 알고 연구해야 할 키워드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메타버스 언급량 분석(2019. 4~2021. 4) 미래의 소비자가 모여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는 미국에서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가입했고, 하루 평균 접속자만 4,000만 명에 육박한다. 국내 플랫폼이자 10대들의 대세 놀이공간으로 떠오른 네이버제트의 ‘제페토(Zepeto)’ 서비스는 전 세계 2억 명의 회원을 확보했고 그중 80%가 10대 이용자다.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10·20대는 이미 메타버스를 SNS의 다음 버전으로서 익숙하게 활용하고 있다. 미래의 소비자가 모여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콘텐츠 기업 및 그들에게 상품을 팔기 원하는 다양한 기업과 광고회사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FTA 한눈에

한눈에 보는 우리나라 FTA 현황

통상백과
제2차 CPTPP 통상 포럼 外

CPTPP 가입 이후 강화될 새로운 통상규범이 궁금하다면? 유튜브 <대한상공회의소 인사이트> 제2차 CPTPP 통상 포럼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4월 28일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공동으로 ‘제2차 CPTPP 통상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전략과 가입 이후 강화되는 새로운 통상규범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김정회 산업부 통상교섭실장,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CPTPP는 지금까지 무역협정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자유화 범위와 규범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포럼에선 미국의 CPTPP 가입이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제프리 쇼트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은 “미·중 갈등이 지속된다면 미국은 동맹국과 경제협력을 도모할 것으로 보이고, CPTPP 가입이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며 “한국은 CPTPP에 빨리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분쟁 및 클레임 대응 역량을 강화하려면? 유튜브 <한국무역협회 KITA TV> 중재 활용 무역분쟁·클레임 대응전략 특강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5월 4일 ‘중재를 활용한 무역분쟁·클레임 대응전략 특강’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번 특강은 코로나19로 더욱 다양하고 복잡해진 무역분쟁에 대비해 우리 기업들의 분쟁 및 클레임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대한상사중재원 권희환 팀장은 “코로나19의 영향이 계속되면서 악화된 기업 수지를 만회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무역 클레임 제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단심제인 중재를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효과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협회의 무역실무상담 서비스 TradeSOS에서 분쟁 대응 및 국제계약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전우정 변호사도 강연에 참여했다. 우리 기업들이 사전에 무역 클레임 발생에 대비하고 중재를 통해 보다 편리하게 분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테크 스타트업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유튜브 <한국무역협회 KITA TV> 미국 테크 스타트업 트렌드 및 시장 진출 로드맵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5월 6일 코엑스에서 ‘미국 테크 스타트업 트렌드 및 시장 진출 로드맵’ 강연을 개최했다. 이날 강연은 지난 20년간 미국 시장을 경험한 문정환 한국이노베이션센터 워싱턴D.C. 센터장이 맡아 미국 서부, 동부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미국 내 최신 투자동향을 주제로 진행됐다. 북미는 전 세계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가장 활성화된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지 스케일업 및 투자유치 측면에서 우리 스타트업 진출의 최우선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의 50% 이상을 배출하는 등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1년 미국 내 스타트업은 8만2,000개 이상이다. 이는 영국, 인도, 캐나다 등 세계 2~9위에 올라 있는 국가의 스타트업을 모두 합한 것보다 3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화장품 업계, 해외진출에 필요한 정보가 궁금하다면? 유튜브 <한국무역협회 KITA TV> 뷰티업계 수출지원을 위한 해외인증 최신동향 웨비나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5월 14일 온라인을 통해 ‘뷰티업계 수출지원을 위한 해외인증 최신동향 웨비나’를 개최했다. 이날 웨비나에선 국내 화장품 업계가 해외에 진출할 때 꼭 필요한 해외인증 최신 동향 등 수출에 필요한 정보가 많이 발표됐다. 중국의 경우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달라진 화장품 등록 신규 시스템과 변경된 법규 등 최신 이슈를 소개했다. 또한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서 화장품을 유통하려는 기업은 별도의 영국 화장품 등록서비스인 SCPN에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화장품 기업도 관련 내용을 숙지할 필요가 있는 만큼 유럽의 화장품 등록 포털(CPNP)과 영국 화장품 등록서비스인 SCPN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 외에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할랄 인증 준비방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국내 기업이 키르기스스탄 진출을 준비한다면? 유튜브 <kotra 비즈니스> 한-키르기스스탄 경제협력 웨비나 코트라와 주한 키르기스스탄대사관은 지난 5월 20일 ‘한-키르기스스탄 경제협력 웨비나’를 개최했다.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로 알려진 키르기스스탄은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미지의 땅’이지만 향후 경제협력 관계가 기대되는 나라다. 앞으로 교역과 투자 각 방면에서 협력할 분야가 늘어날 것이며 직항 노선이 개설되면 관광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키르기스스탄이 수력발전, 광업, 섬유산업, 교통·관광·공항 시설 건설 부문 등의 협력에 관심이 큰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이 높다. 이번 웨비나는 신북방 지역의 주요 시장 중 하나인 키르기스스탄 진출에 관심 있는 기업들에게 유용한 내용이 소개됐다. 뷰티 및 화장품 사업의 해외 진출전략이 궁금하다면? 유튜브 <한국무역협회 KITA TV> 제약·화장품 위크 비대면 화상상담회 및 해외 마케팅 전략 세미나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5월 26일 일산 킨텍스에서 ‘제약·화장품 위크 비대면 화상상담회 및 해외마케팅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전년도에 이어 2회째 개최된 비대면 화상상담회는 국내 69개사가 참여했다. 특히 해외마케팅 전략 세미나에서는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 마케팅 실무 노하우, 중국시장 화장품 수출 및 판매 계약 체결 시 유의사항, 러시아·CIS 시장 진출 마케팅 전략 등에 대해 해당 분야 전문가의 강연이 있었다. 또한 브뤼셀 현지 전문가와 실시간으로 연결해 CPNP(Cosmetic Products Notification Portal), 유럽 화장품 시장 마케팅 트렌드 및 진출전략 등 수출기업이 꼭 알아야 할 정보와 마케팅 노하우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스케치
디지털통상 국제 화상 토론회 개최 外

디지털통상 국제 화상 토론회 개최 주요국 정책동향과 디지털통상 대응방안 등 논의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과 디지털통상 규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의 디지털통상 정책방향과 아태지역의 디지털통상 협정 협상동향을 조망하고 우리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국제 화상 토론회’를 개최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12일 온라인으로 ‘디지털통상 국제 화상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디미트리어스 마란티스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대행, 호석 리-마키야마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IPE) 국장이 각각 미국과 EU의 디지털 정책을 발표했다. 이어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데버라 엘름 아시아무역센터(싱가포르) 소장, 캐서린 윌콕스 호주 외교통상부 디지털통상담당관(Director),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 등 국내외 디지털통상 전문가들의 심층 토론이 있었다. 유 본부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디지털 통상협정인 한-싱가포르 디지털동반자협정 협상이 올 상반기 중 가시적 성과 도출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복수국 간 디지털 협정인 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 디지털경제 동반자협정(DEPA) 가입을 위해 공청회 개최 등 관련 절차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디미트리어스 마란티스 전 USTR 대표대행은 미국 바이든 정부의 디지털통상 정책방향을 소개하며 데이터 활용과 개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호석 리-마키야마 ECIPE 국장은 EU가 개인정보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하면서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적정성 결정 등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토론을 마무리하며 안덕근 서울대 교수는 “디지털 성장 잠재력이 큰 아태지역을 중심으로 DEPA와 같은 규범과 협력 이슈를 포괄하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통상 협정 논의가 활발하다”며 “우리도 이러한 국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우리 제도를 선진화하고 국내 디지털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디지털통상 정책을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4기 통상 온라인 서포터즈’ 발대식 개최 대학생과 함께하는 통상정책 소통 개시 산업통상자원부의 ‘제4기 대학생 통상 온라인 서포터즈’가 발대식을 가졌다. 대학생 서포터즈들은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통상 콘텐츠를 제작하여 블로그 등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21일 서울 용산전자랜드에서 ‘2021년 대학생 통상 온라인 서포터즈 발대식’을 개최했다. 대학생 통상 온라인 서포터즈는 산업부가 미래의 ‘통상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2018년부터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3년간 34명의 서포터즈가 통상교섭본부의 블로그 ‘통하는 세상’을 통해 총 147건의 뉴스를 생산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올해 출범한 4기 12명의 서포터즈는 약 15: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발된 인재다. 이들은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서 국민과 보다 공감할 수 있도록 활발한 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다. 월 1회 이상 통상교섭본부 블로그 콘텐츠 제작, 무역·통상 관련 전국 기관 및 행사 취재, 현장 활동 프로그램 참여 등을 하게 된다. 활동 내용은 기사 형식뿐만 아니라 웹툰,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제작·공유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전문가 자문(교수진)을 통해 기사 작성뿐 아니라 촬영과 편집 등 콘텐츠 제작에 대한 역량강화 교육을 지원함으로써 콘텐츠의 질을 높일 방침이다. 또한 서포터즈들에게는 매월 고료와 활동비가 지급되며 통상교섭본부 및 무역 관련 행사 취재 권한이 주어진다. 연말에는 평가를 거쳐 우수자에게 시상(장관 표창)을 할 계획이다. 김성열 산업부 통상법무정책관은 “통상 온라인 서포터즈는 미래의 통상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산업부의 다양한 프로그램 중 하나”라면서 “글로벌 인재들이 이번 활동을 통해 통상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생 서포터즈의 다양한 콘텐츠는 6월부터 블로그 ‘통하는 세상’ 등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글로벌 통상 뉴스
말레이시아, 한국산 PET수지 반덤핑 관세 취소하기로 外

유명희, EU 집행위와 면담, 백신수출 신속허가 요청 정부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수출허가를 신속하게 해달라고 유럽연합(EU)에 요청했다. 지난 4월 28~29일 이틀간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수석 부집행위원장, 소피 윌메스 벨기에 외교장관과 잇달아 가진 면담에서 백신 관련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유 본부장은 EU의 백신 수출허가제와 관련, 지금처럼 백신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구매한 화이자 백신에 대해 신속히 수출허가를 내달라고 당부했으며 접종증명서 통용도 제안했다. 인니 이커머스 통한 화장품 판매 시, 식약청 승인 의무화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4월 29일 이커머스(e-Commerce) 플랫폼을 활용한 해외직구, O2O(Online to Offline), 국경 간 상거래(CBT; Cross-Border Trade)로 거래되는 모든 화장품에 대해 오는 7월 1일부터 인도네시아식약청(BPOM) 인증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7월부터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는 화장품류는 인도네시아식약청 승인 라벨이 부착되어야 판매 가능하다. 이는 해외직구와 O2O 개념의 판매루트를 억제하고 국산 상품의 수요로 대체하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된다. 미국, 중국 지식재산권 우선감시대상국 유지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4월 30일 지식재산권 보호 현황에 대한 연례보고서를 내고 중국을 우선감시대상국에 유지했다. USTR은 이날 공개한 ‘연례 특별 301조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 인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 9개국이 우선감시대상국이라고 발표했다. 한 단계 아래인 감시대상국에는 캐나다와 브라질, 멕시코, 베트남, 태국 등 23개국이 들어갔다. 한국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반도체 소재업체 한국 생산 늘려 일본 반도체 소재 생산업체들이 한국과 대만에서 증산에 나서고 있다. 현지에서 생산하면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피할 수 있어 한국 내 생산을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도쿄오카공업은 한국 인천광역시에 있는 기존 공장에 수백억 원을 투자해 설비를 확충, 생산능력을 2018년 대비 2배로 늘렸다. 인도, 5G사업에서 중국 화웨이·ZTE 공식 배제 인도 통신부는 지난 5월 4일 릴라이언스지오, 바라티에어텔 등 자국 통신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5G 시범사업 진행을 승인했다. 통신부는 이들 통신회사가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 통신장비 제조사와 함께 6개월간 시범사업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으며 명단에 중국 업체 이름은 빠졌다. 이번 조치로 화웨이나 ZTE 등 같은 중국 업체는 인도 5G 경쟁에서 공식적으로 제외됐다. EU, 해외보조금 규제 강화 및 반도체 연대추진 ‘신산업전략’ 발표 EU가 지난 5월 5일 비시장경제국의 해외보조금 규제법안 도입과 전략 공급망 의존도 대응전략 제안, 그리고 반도체 등 주요 부문 연대 추진을 골자로 한 산업전략 업데이트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미국의 정책 현안과도 일맥상통한다. 일례로 미국은 지난해 1월 EU, 일본과 함께 세계무역기구(WTO) 보조금 및 상계조치 협정 중 개정이 필요한 부분을 제시하는 등 WTO 보조금 규정 개혁을 추진해왔다. 다만 ‘보조금’ 정의에 대한 당사국 간 합의 부재로 인해 구체적인 개정 내용은 제안되지 않은 상태다. 말레이시아, 한국산 PET수지 반덤핑 관세 취소하기로 지난 5월 9일 말레이시아 무역산업부(MITI)는 최근 한국산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수지에 대한 조사 결과 자국 석유화학 산업에 피해가 없다고 최종 판정하고 관세 부과 없이 조사를 종결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해 12월 SK케미칼 등 국내 기업들의 PET 수출에 15.5%의 임시 반덤핑 관세 조치를 부과하는 예비판정을 내렸는데, 이번 결정으로 관세가 취소됐다. 미국 상원 국토안보 소위원회, 3개 ‘바이 아메리칸’ 법안 승인 지난 5월 12일 미국 상원 국토안보 및 정부담당 소위원회가 ‘바이 아메리칸(미국산 우선구매)’ 관련 3개 법안을 승인했다. 이 소위원회는 이날 ‘중국 및 여타국에 대한 미국 안보 및 경쟁력 강화 법안’ 수정 논의에서 ‘미국 건설, 미국산 구매 법안’, ‘바이 아메리칸 닷 고브 법안’, ‘개인보호장비(PPE) 미국 제조 법안’ 등 3개 ‘바이 아메리칸’ 관련 수정 법안과 기술혁신 관련 정책 법안 등을 승인했다. 한-이스라엘 FTA 정식 서명, 자동차·부품 수출 늘듯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5월 1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과 한-이스라엘 FTA에 정식 서명했다. FTA가 발효되면 주력 품목인 자동차와 부품 등을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이번 FTA는 기술협력 챕터를 도입한 한국 최초의 FTA로, 미래산업 분야에서 원천 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과 기술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중국, 일부 미 제품 추가관세 면제 연장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추가관세 일부에 대한 면제 기한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중국 일각에서 양국 간 협상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18일 중국은 희토류 광석과 의료용 소독제 등 79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면제 기한을 18일에서 12월 25일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중 양국은 일부 상대국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면제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조치 역시 그러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베트남 관세총국, 세관신고 수출입코드 신규 지침 발표 베트남 관세총국은 지난 5월 18일 결정문 제1357호를 통해 세관신고 수출입코드에 관한 신규 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무역업체들이 이해하여 베트남 자동 화물 및 항구 통합 시스템에 적용해야 하는 수출입 코드를 간소화 및 현대화한 것이다. 결정문 제1357호는 2015년 4월 1일 자 공표문 제2765호를 폐지 및 대체한다. 신규 지침의 효력은 2021년 6월 1일부터 발생한다. 미국 민주당 상원 지도부, 중국의 무역부정행위 억제 위한 법안 발의 미국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지난 5월 19일 중국 및 여타 라이벌 국가들의 무역부정행위에 대항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의 최악의 관행들을 겨냥하여 미국의 노동자, 농민, 어민, 가정에 공정한 경쟁의 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는 향후 중국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고윈반도체,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공산당 군사업체 지정에 제소 중국 기업인 고윈반도체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공산당 군사업체(CCMC)’ 지정이 근거가 없는 징벌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하며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999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제1237조에 의거하여 지난 1월 14일 고윈반도체를 CCMC로 지정한 바 있다. 소송의 법적 근거는 미국 행정절차법 제5차 개정조항 적법절차 조항으로, 고윈반도체는 CCMC 지정 무효를 청구하고 있다. EU, 백신 특허권 면제 대신 대체 공급 원활화 제안 추진 코로나19 백신 특허권 면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백신 공급 활성화를 위해 EU는 백신수출 확대, 백신생산 확대, 백신의 원가수준 공급(강제면허) 등 3가지 별도 제안을 준비 중이다. 유럽의회 국제통상위원회는 지난 5월 20일 WTO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과의 협의에서 백신 특허권 면제가 백신공급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해법이 아님을 강조했다. 위원회는 수출통제 규제와 공급망 강화, 백신생산 확대를 위한 제조사와의 협력, 특히 기술이전을 통한 이머징 국가의 유휴생산설비 활용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개 유럽 통신사업자, 휴대폰 ‘환경평가라벨제도’ 발족 보다폰, 도이치텔레콤, 오렌지, 텔레포니카 및 텔리아 등 유럽의 5개 통신사업자는 지난 5월 25일 휴대폰의 지속가능성 평가를 나타내는 이른바 ‘환경평가라벨제도(Eco Rating Labelling Scheme)’를 발족했다. 라벨은 각 제조사 휴대폰의 환경성과평가를 지수 100으로 평가, 휴대폰에 표기하는 것으로, 내구성, 수리 및 재활용가능성, 기후 및 자원효율 등 정보도 함께 표기된다. 환경평가라벨제도 대상으로 삼성, 화웨이, 노키아 등 12개 제조사 휴대폰이 포함되며, 오는 6월부터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등 24개 유럽국가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글로벌 트렌드
재난·위험 대응 비즈니스 ‘안전사회’

글 강민정 코트라 무역투자기반본부 시장정보팀 차장 세계를 휩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19를 비롯해 기후변화, 각종 사고까지…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예측은 점점 더 어려워져 안전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가치가 점점 높아지는 시대다. 안전사회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채워주는 해외 비즈니스 사례를 살펴보자. 파리지앵의 필수품, 자전거 에어백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파리지앵들에게 2020년 상반기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2019년 말 시작된 파리교통공사의 파업이 2020년 1월 말까지 계속됐다. 이후 파업은 종료되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확산이 현실로 다가왔다. 사람들은 겨우 대중교통을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전염병의 불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 결과 자전거는 친환경 대중교통 수단으로, 또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의 운동으로 인기가 급증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증가한 것은 자전거 판매량만이 아니었다. 자전거 이용자가 포함된 교통사고도 함께 증가하기 시작했다. “자전거의 이점을 취하면서 안전성을 높이는 방법은 없을까?” 급증하는 교통사고를 놓고 고민하던 한 기업이 해결책을 내놓았다. 프랑스 중부도시 디종에 위치한 중소기업 ‘엘리트(Helite)’가 2019년 자전거 에어백 ‘비세이프(B’Safe)’를 출시했다. 비세이프는 에어백이 부착된 조끼를 운전자가 착용하는 방식이다. 무선 감지장치 2개가 운전자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조끼 내부와 자전거 안장 밑 프레임에 감지장치를 부착하면 된다. 운전자가 자전거에서 떨어지거나 자전거에 충격이 가해지면 무선 감지장치가 이를 사고로 인식, 에어백을 작동시켜 조끼가 부풀어오른다. 충격을 감지하여 조끼가 부풀어오르는 데는 약 80ms(밀리세컨드·1/1000초), 즉 순식간에 부풀고 충격의 90%를 흡수해 운전자를 보호한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자동차나 자전거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또한 교통체증, 바이러스 감염 등의 이유로 자전거, 킥보드 등 퍼스널 모빌리티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그만큼 교통안전도 주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다. 자전거 사고는 특성상 작은 사고도 큰 위험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비세이프와 같은 안전제품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프랑스의 중소기업 엘리트가 2019년 출시한 자전거 에어백 ‘비세이프’. 백신, 혈액, 응급생명구호약품 배달 드론 물류 산업이 발달하면서 로봇 배송, 드론 배송 등 다양한 혁신기술이 반영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드론 배송이 빛을 발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혈액 운송용 드론 배송 서비스’다. 이 운송 서비스는 미국의 ‘집라인(Zipline)’에서 개발했다. 집라인 창업자는 아프리카 지역이 열악한 도로 사정과 운송 인프라로 혈액이나 약물을 적시에 제공받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데이터를 접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이에 백신, 항생제, 혈액 등을 가장 빨리 운송할 수 있는 주문형 운송용 드론 ‘집(Zip)’을 설계·개발하고, 이를 위한 이륙과 착륙시스템, 그리고 물류 소프트웨어도 설계·제조했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의 생명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라는 이념과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공감한 전 세계 저명인사들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집라인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의료진에게 필요한 것은 단 두 가지다. 휴대전화와 자동차 3~4대가 주차할 수 있는 크기의 낙하지점이다. 집라인은 현재 드론기지 4곳에서 30대의 드론을 운영하면서 서아프리카 국가의 2,000개 보건시설에 백신, 혈액, 응급 생명구호약품을 보급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드론 운송 네트워크를 구축해 매일 1만km씩 주행하고 있다. 반경 80km 범위 내 지역으로 1.75kg(혈액팩 기준 3단위)의 무게를 전달하는 미국의 혈액 운송용 드론 ‘집라인’. 주사기도 안전하게, AD주사기 이집트 정부는 C형간염 퇴치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재사용이 불가능한 AD주사기(Auto Disable: 자체파괴형 주사기) 사용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C형간염의 주된 감염 경로는 일회용 주사기의 재사용, 부족한 감염 통제 능력, 가족 간 전염 등이다. 이집트의 경우 많은 환자가 병원에서 C형·B형 간염에 감염되는 특징을 보였는데 주된 요인은 ‘일회용 주사기의 재사용’이었다. 이에 이집트 보건부는 일반 주사기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AD주사기로 대체할 것이라고 지난해 발표했다. 일회용 주사기는 물리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하고 환자가 주사기의 재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의료인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으나, 지켜지지 않을 경우 그 피해는 너무나도 크다. 재사용 우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AD주사기의 사용이다. AD주사기는 한 번 사용하면 자동으로 주사기의 밀대가 깨지거나 주삿바늘이 접힌다. 주사기 사용 후 주삿바늘이 실린더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 주사기 밀대를 꺾어서 폐기하도록 설계된 제품이라 재사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동시에 의료진도 감염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이집트 보건부가 도입한 재사용 방지 기능이 있는 ‘AD주사기’.

무역전쟁사
미·중 무역분쟁의 협상무기가 된 콩 이야기

글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 고려대 명예교수 콩은 식물성 식품이면서 단백질 40%, 지방 20% 내외를 함유해 동물성 식품과 유사한 성분조성을 가지고 있다. 쌀과 밀의 단백질 함량이 각각 7%와 10% 내외이고 지방 함량이 각각 1%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콩은 실로 ‘들판의 젖소’라는 별명을 가질 만하다. 이러한 콩이 동아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중요한 단백질 식품으로 쓰이고 있는 데 비해 서양에서는 가축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콩기름을 짜낸 대두박이 전 세계의 축산을 떠받치는 단백질 사료로 이용되면서 콩은 두류이면서 세계 4대 곡물(쌀·밀·옥수수·콩)에 포함되고 있다. 생산량 대비 교역 비중 가장 높은 곡물, 콩 지난 10년간의 통계를 보면 세계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총량은 연간 약 27억 톤(t)이다. 기상 여건에 따라 증감현상은 계속되고 있으나 세계의 곡물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곡물별로는 밀이 약 7억t, 쌀이 4억5,000만t, 옥수수가 10억t, 콩이 3억4,000만t 생산되고 있다. 생산지에서 식량으로 소비되고 남은 곡물이 세계 시장에서 유통된다. 세계시장에서 유통되는 곡물의 교역량은 밀이 약 1억8,000만t, 쌀이 3,000만t, 옥수수가 1억5,000만t, 콩이 1억5,000만t 정도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콩의 경우 생산량의 44%가 세계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콩의 교역량이 다른 곡물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은 콩이 사료 작물로 전 세계에 팔리기 때문에 대규모 영농을 할 수 있는 일부 지역에서 수출용으로 재배하기 때문이다. 2017년 미국 농무부(USDA) 통계에 의하면 브라질(6,500만t), 미국(6,100만t), 아르헨티나(800만t), 파라과이(600만t)가 전체 콩 수출량의 92%를 담당하고 있으며, 수입국은 중국(9,700만t), 유럽연합(EU)(1,400만t), 멕시코(430만t), 일본(330만t), 한국(120만t) 등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1990년대 중반까지 콩을 수출하던 중국이 세계 콩 시장의 블랙홀로 등장한 것이다. 1·2차 세계대전 겪으며 식물성 단백질 자원으로 부상 콩의 원산지는 남만주와 한반도이고 이곳에 살던 우리의 조상 동이족(東夷族)이 콩을 처음 식용으로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콩에는 단백질의 소화흡수를 방해하는 성분이 있어 날것으로 먹으면 심한 설사를 일으킨다. 대한해협 연안에서 기원전 8000년경부터 원시토기문화를 발전시킨 우리 조상들이 끓임 기술로 콩을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든 것이다. 콩을 본격적으로 재배해 식용으로 사용한 것은 기원전 2000년경으로 국내 고고학 발굴에서 그 흔적들이 발견되고 있다. 재배콩이 중국에 전래된 것은 기원전 7세기경으로 <일주서>, <사기>, <관자> 등 중국의 여러 문헌에 기록돼 있다. 서기 4세기경부터 시작된 중국인의 남방 진출을 통해 콩이 동남아로 전래됐다. 콩이 유럽에 알려진 것은 18세기이며, 미국에는 1764년 사무엘 보웬(S. Bowen)이 중국 광둥에서 살다가 조지아주 사바나로 와서 콩을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다. 아편전쟁(1840~1842) 이후 미국의 농학자들이 콩 재배기술을 본격적으로 연구해 기계영농에 맞게 수형을 개량 육종하면서 대규모 재배가 가능해졌다.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콩은 세계 주요 식물성 단백질 및 유지자원으로 부상했고 미국은 콩 재배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미국의 콩 생산량은 1950년 690만t에서 1960년 1,416만t, 1970년 2,870만t, 1980년 4,890만t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해 세계 콩 수출시장을 주도했고, 지금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후발 주자로 미국과 경쟁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똥이 대두 전쟁으로 번져 사실, 1995년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대두의 순 수출국이었다. 그런데 대두 소비가 증가하면서 수입량이 꾸준히 확대되었고 대외 의존도가 85% 정도에 이르게 됐다. 중국의 대두 소비량이 증가하게 된 주된 이유는 중국인의 식습관 변화에 기인한다. 중국인의 육류 섭취가 증가하면서 돼지 사료 사용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인의 돼지고기 사랑이 남다른 만큼 사료인 대두 수급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국가적 문제가 됐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이 수입하던 미국산 대두가 미·중 무역분쟁에 휘말리면서 ‘대두 전쟁’으로 확대됐다. 2018년 4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1,300개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은 즉시 미국산 대두(메주콩)를 포함한 106개 품목에 관세를 25% 부과하겠다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중국은 해마다 전 세계 대두 소비량의 30% 정도를 소비하는데, 이는 1억 톤이 넘는 양으로 그중 3분의 1을 미국에서 수입한다. 자연히 대두 전쟁의 칼자루는 중국 쪽에서 먼저 잡고 무역전쟁 과정에서 반격 카드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중국은 2018년 말 미국산 대두 수입을 발표하면서 양국 무역분쟁의 상징이던 대두 분쟁을 완화시키는 듯한 제스처를 보였지만 2019년에는 대두 수입을 중단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겨 미국을 압박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만성적 대두 부족에 시달리면서 중국도 급해지기 시작했다. 2020년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량을 대폭 늘리긴 했으나 3년째 지속되는 대두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치솟고 있는 대두 가격이 이 전쟁의 결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최근 소설 <식량전쟁>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에 중국이 가입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보복조치로 미국이 중국에 곡물수출을 금지하고, 이에 분개한 중국 군인들이 원자탄을 발사해 2030년에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는 가상이 허구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대표선수
수출시장 견인하는 수출효자로 탈바꿈한 석유제품

올해 석유품목 수출이 일제히 플러스로 전환되며 우리나라가 두 자릿수 수출을 달성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국제유가 회복으로 2년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수출성장을 견인하는 ‘수출효자’로 탈바꿈한 것이다.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제품 수요 증가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대한석유협회 4월 수출현황 지난 4월 우리나라 수출액이 511억 9천 달러로, 2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역대 4월 기록 중 최고치를 갱신했다. 15개 주력 품목 중 13개가 두 자리 증가하는 등 지난달에 이어 모든 품목이 균형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부진하던 일반기계, 석유화학, 석유제품, 섬유 등 중간재 품목들이 세계교역 회복에 따라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단위: %) 석유제품 +96.4, 합계 +41.1 석유제품 현황 석유제품은 원유를 정제하여 만들어지는 제품을 말하며, 경유, 휘발유, 등유, 나프타, 중유, 윤활유 등이 있다. 우리나라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 3월 플러스로 전환됐고, 4월에는 28억8,000달러를 수출해 전년 동월 대비 96.4% 상승하여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위: 백만 달러, 전년 동기 대비 %) 석유제품 현황 테이블 2020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2,301 1,466 1,147 1,643 2,050 1,992 1,935 1,645 1,754 2,146 (△23.9) (△62.3) (△67.3) (△45.7) (△42.2) (△44.2) (△45.0) (△50.4) (△48.8) (△34.8) 2021 1월 2월 3월 4월 1,860 2,379 2,715 2,879 (△44.7) (△12.7) (18.0) (96.4) 미국, 중국 등의 경기 회복으로 국제 유가가 큰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석유제품 수출 단가도 상승했으며, 세계 석유 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석유제품 수출은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국제유가 (두바이유, $/B) 2020.4 : 20.39 2021.4 : 62.92 전년 대비 208.6 % 증가 석유제품 수출단가 ($/B) 2020.4 : 30.4 2021.4 : 67.0 전년 대비 120.4 % 증가 석유제품 수출액 (억 달러) 2020.4 : 14.7 2021.4 : 28.8 전년 대비 96.4 % 증가 1분기 석유제품 수출 현황 국내 정유업계는 국가별 석유제품 수요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한 수출 대상 국가별 맞춤전략으로 석유제품 수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1분기 석유제품 수출 현황 (수출국가, 수출물량) 도표 중국코로나19 영향에서 가장 먼저 벗어난 중국 수출에 집중하면서 전년 동기(19%) 대비 2배 증가 일본2월 후쿠시마현 지진으로 정제설비 가동 중단에 따라 난방유(등유) 수출 22% 증가 호주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엑손모빌 호주 정제설비 폐쇄 발표 이후 한국 정유업계의 호주 수출 강화

해외무역 지상중계
치과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디오에프연구소 글 이선민 기자 사진 이준영 디오에프연구소는 치과용 3차원 스캐너, 치과용 소프트웨어, 치아 밀링머신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치과 치료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의사와 환자가 모두 만족하는 치료를 이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오에프연구소의 제품들은 치과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어나가고 있다. 박현수 디오에프연구소 대표 2012년 창업한 디오에프연구소의 대표적인 제품은 치과용 3차원 스캐너인 ‘프리덤(Freedom) 스캐너’다. 프리덤 스캐너가 시장에 나왔을 때 기존 치과용 3차원 스캐너와 개념이 다른 제품이라는 극찬을 들을 정도로 세계 시장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기존 스캐너는 카메라가 고정된 채 치아 모델이 2축으로 회전하면서 스캔하는 데 비해 프리덤은 카메라가 이동하면서 치아 모델을 스캔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은 이전 방식보다 이용하기가 훨씬 더 수월하고 정밀하게 스캔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국내 특허뿐만 아니라 미국 특허도 등록이 될 정도로 획기적이었습니다. 이 카메라무빙 기술 덕분에 프리덤 시리즈는 창업 초기부터 효자 제품이었죠.” 박현수 대표는 3차원 데이터를 획득하고 가공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던 엔지니어들과 함께 당시 덴티스트리 시장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속히 변화, 성장하는 것을 보고 디오에프연구소를 창업했다. 초기엔 환자 치아의 석고모델을 3차원 스캔하는 장비를 개발해 판매하다가 디지털 덴티스트리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현재는 환자의 치아뿐만 아니라 얼굴까지 3차원 스캔하여 심미적으로 보다 어울리는 치아를 제작할 수도 있고, 예전에 1~2주일 걸리던 치료 기간을 반나절 만에 끝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디오에프연구소의 또 다른 대표 상품은 치아 재료를 가공하는 밀링머신이다. 기존 밀링 머신(Milling Machine)은 다수의 부수장비가 필요했고 이를 연결하는 선 때문에 설치가 복잡했다. 디오에프연구소는 기존 단점을 보완한 밀링머신 크래프트 5X를 내놓았다. 부수장비가 전혀 필요하지 않고 220V 전원코드만 연결하면 바로 작동하는 올인원(All-in-One) 장비다. 첨단기술과 부품 모듈화로 해외시장 공략 디오에프연구소는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품개발에 나섰다. 미국 고객의 니즈를 수렴해 제품을 개발했고 첫 물량을 전부 미국에서 소화했다. 그후 현지 대리점이 유명 치과 잡지에 제품광고를 게재해 입소문을 타고 일본, 독일, 중국, 호주, 이탈리아 등으로 수출이 확대됐다.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우리 제품을 보고 국내 바이어가 연락을 해오면서 국내에서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해외 브랜드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국내에서도 반응이 좋아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습니다.” 수출국이 다양해지면서 원산지증명서를 요청하는 국가가 많아졌다. 스캐너 장비 한 대에 들어가는 원자재가 60종류가 넘을 정도로 복잡해서 원산지증명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던 차에 협력 관세사무소 관세사가 관세청의 YES FTA 지원사업을 추천했다. YES FTA 컨설팅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인증수출자 자격을 획득한 후 발급된 원산지증명서의 검증에 대비한 서류점검까지 2차례에 걸쳐 컨설팅을 받았다. 또한 FTA-PASS 프로그램을 이용해 서류를 전산 처리하게 되면서 증명서 발급 후 사후관리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었다. “YES FTA 컨설팅 덕분에 발급이 까다로운 한-인도 인증수출자 획득으로 인도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각국의 FTA 혜택을 컨설팅을 통해 확보하면서 중요한 영업 포인트로 활용해나갈 방침입니다.” 디오에프연구소는 지금까지 환자의 치아를 디지털화하는 장치를 만드는 제조업으로 활약해왔지만 앞으로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하드웨어인 3차원 스캐너 판매도 더 유리해지고, 3차원 스캐너 고객은 플랫폼을 이용하게 되면서 하드웨어 판매와 선순환이 이루어져 기업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디오에프연구소의 기업 현황 업종 또는 업태 : 제조업 사업규모(2020년 현재) : 매출액 90억 원 수익구조 : 치과용 기기 제조 및 SW 자문 매출액 중 수출액 비중 : 70% 주요 수출국 : 독일, 미국, 일본, 중국, 호주, 이집트, 러시아, 루마니아, 폴란드, 이탈리아, 이란, 인도 등 20여 개국 디오에프연구소의 노하우 벤치마킹하기 고객과의 신뢰는 필수 수출한 제품은 끝까지 책임지는 기업이라는 신뢰 형성 노력. 최근 국격 상승으로 수출신용도 동반상승 효과. 사후서비스(AS)는 손쉽게 빠르고 간편한 AS를 위해 모든 부품을 모듈화. 현지에서 AS 발생 시 웬만한 고장은 모듈 교체 가능. YES FTA 컨설팅 활용 수출 주력 기업이라면 YES FTA 컨설팅 적극적 활용. 신생 및 소기업은 자부담 제로로 지원금 가능.

숨고 가이드
글로벌 환경규제를 뚫는 해외시장 수출전략가

중소기업의 수출 지름길 안내하는 맞춤형 가정교사 문정수 한국무역협회 수출자문위원 글 이철규 기자 사진 이소연 문정수 수출자문위원은 대기업에서 수출 영업을 담당하고 자신만의 무역법인을 운영한 경험을 가진 무역계 베테랑이다. 해외여행이 어렵던 시절 자유롭게 세계를 누비고 싶다는 생각에 상사맨이 된 그는 그동안 쌓은 풍부한 현장 경험을 후배 상사맨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2013년부터 한국무역협회 수출자문위원으로 활약 중이다. 통한국무역협회 수출자문위원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문저는 23년간 삼성물산 본사 및 해외지사에서 근무하며 시장 개척 및 수출영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퇴직 후에는 무역법인을 설립해 5년 만에 수출 및 중계무역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의 무역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한국무역협회 수출현장 자문위원들은 대부분 30년 이상 해외영업 등에서 활동해 무역 실무 경험이 풍부합니다. 이런 분들이 무역업 창업에서부터 수출 준비, 수출 진행, 수출 확대, 수출기업화 정착까지 기업의 입장과 여건, 상황에 따라 맞춤형 멘토링 자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통경험하셨던 무역 실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문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제가 쿠웨이트 주재원으로 있었습니다. 전쟁 중에 물자가 부족해진 이라크가 군복용 원단을 주문할 것이라는 정보를 접하고 이를 수주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총 1,700만 달러 규모로 미국, 일본 등 세계 유수 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던 큰 거래였는데 약 6개월간 거의 매주 이라크로 출장을 가서 담당자와 신뢰를 쌓으며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물량을 모두 수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 덕에 무역의 날 표창도 받을 수 있었던 기분 좋은 경험이었고 무역에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통코로나19로 수출에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문코로나19 이전의 수출은 오프라인 중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해외 마케팅 활동이 거의 불가능해지면서 온라인 채널로 옮아가고 있습니다. 기존 기업과 기업 간(B2B; Business to Business) 거래 방식의 e마켓플레이스 기능이 비대면 방식의 마케팅 수단으로 빠르게 개선 및 진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향후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드는 온라인 채널의 해외 마케팅은 계속 진화하고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출 중소기업들은 특히 해외 마케팅 초기 단계에서 제품 개발부터 상품화까지의 과정 및 상품의 특성을 중점적으로 다룬 다양한 동영상 자료를 준비하고 제시한다면 해외 유망 바이어를 발굴할 수 있고, 바이어들이 거래를 하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통가장 기억에 남는 수출 자문 상담 사례는 무엇인가요? 문K성형 붐을 타고 성형의료 분야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려는 중견기업이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회사로 시장을 넓히기 위해 중국 진출을 도모 중일 때 저와 만났습니다. 중국 시장은 수출기업에게 인허가 취득 부담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금액이 인허가 한 개당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 바이어와 계약을 할 때 제가 함께 참가해 긴 실랑이 끝에 바이어에게 독점권을 주는 대신 인허가 취득 비용을 바이어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중소기업이 수출 협상 시 바이어와의 관계에서 지나치게 을의 입장을 취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제가 수출기업에게 강조하는 것은 바이어가 왕이 아니라 협상에 의해 왕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그 기업도 제 조언에 따라 긴 협상 끝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안정적으로 중국에 진출해 지금도 성공적으로 수출 중입니다. 수출기업이 꼭 알아야 할 업무 팁 수출에 성공하려면 실무 담당자와 해외 바이어 간 신뢰 형성이 중요하므로 신뢰 쌓는 노하우를 알아두자. ❶ 반드시 약속을 지켜라 협상을 성사시키겠다고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선 안 된다. 협상 과정에서 바이어의 요구를 들어줄 것처럼 대답했다가 계약 체결 시 그 요구를 못 들어주겠다고 하면 계약하기 어렵다. ❷ 업무 처리는 완벽하게 무역은 100점 아니면 0점이다. 90점 수준으로 준비해도 나머지 10점 때문에 계약이 무산되거나 수습을 못해서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무역사고를 방지하는 비법은 100% 완벽한 업무처리다. ❸ 효율적인 업무 태도는 필수 수출을 진행하면 해외 바이어들의 요구나 주문이 다양하게 몰아쳐 들어온다. 이때 우선순위를 정해서 효율적으로 정리해 응대해야 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은 뒤로 미루고 금액이 크고 급한 것을 선별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수출상담: 한국무역협회 회원지원실 02-6000-5674

FTA 사용설명서
복잡한 원산지 결정기준 내 것으로 만들기 품목별 원산지기준(또는 품목별 결정기준)

글 임은주 서울세관 수출입기업지원센터 수출지원팀 팀장 FTA 원산지 결정기준 체계인 기본원칙, 품목별 원산지기준(또는 품목별 결정기준), 보충적기준 중 이번호에서는 품목별 원산지 기준에 대해 살펴본다 FTA 원산지 결정기준 체계 중 품목별 원산지 기준 품목별 결정기준 또는 품목별 원산지기준(PSR; Product Specific Rules)은 세번변경기준, 부가가치기준, 가공공정기준 등으로 구분된다. 원산지 충족 여부를 판정할 때 품목별 원산지기준 중에서 하나만 규정하면 단일기준이라 하고, 두 가지 이상의 기준을 정하여 이들 중 하나를 선택해 충족 여부를 판정하도록 규정하면 선택기준, 둘 이상의 기준을 충족하도록 규정하면 조합기준이라 한다. 세번변경기준(Change in Tariff Classification Criterion) HS 품목분류체계는 보통 가공도에 따라 세번을 부여하며 대부분 세번이 바뀌면 상품의 본질적 특성이 바뀌게 되므로 투입된 비원산지재료의 세번과 상품의 세번이 다르면 원산지 상품으로 인정하는 기준이다. 다시 말해, 세번변경기준은 생산에 사용된 원산지재료의 세번변경 여부는 고려하지 않는다. 비원산지재료의 세번이 상품의 세번으로 변경되면, 물품의 실질(본질적 특성)이 변경된 것으로 보고 원산지를 인정하는 기준이다. 류(2단위), 호(4단위), 소호(6단위) 변경기준 등 세 가지 유형이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재료와 상품의 세번은 변경되지만 물품의 본질적 특성이 변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페니실린의 대용량 포장(HS 제3003호)이나 소매용 포장(HS 제3004호)과 같은 품목은 세번변경기준이 원산지 상품 판단의 기준이 되기 어렵다. 이런 경우에는 세번변경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적용하더라도 가공공정기준이나 부가가치기준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유의사항 ㅇ 활용하고자 하는 협정에서 정하고 있는 충분가공원칙에 위배되지 않는지 확인 ㅇ 비원산지재료의 세번이 변경되지 않더라도 최소허용기준 및 누적, 간접재료, 부속품, 포장용품 등의 특례규정을 적용하여 원산지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 확인 부가가치기준(Value Added Criterion) 역내에서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 경우에 원산지 상품으로 인정하는 기준이다. 이는 창출된 경제적 가치를 기준으로 실질적 변형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원산지 개념에 가장 부합하는 기준이다. 부가가치기준은 당사국에서 발생한 역내가치를 일정비율 이상으로 규정하는 RVC 방식(Regional Value Contents Method)과 역외가치를 일정수준 이하로 규정하는 MC 방식(iMport Contents Method)이 있다. RVC 방식은 비율이 높을수록, MC 방식은 비율이 낮을수록 원산지기준을 충족하기 까다롭다. 부가가치기준 충족 여부는 상품 제조 시 역내에서 발생한 부가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판정하는 것이므로 협정별로 부가가치 비율 산출에 필요한 구체적인 기준가격, 산출공식, 재료의 가치와 원산지 상품으로 인정하는 부가가치비율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의사항 ㅇ 환율이나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라 원산지기준 충족 여부가 수시로 변동할 수 있어 원산지 관리에 주의 ㅇ 개별 협정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부가가치를 계산하고 증빙서류를 보관하여 사후검증에 대비 가공공정기준(Processing Operation Criterion) 가공공정기준은 특정 제조방법·가공방법·공정 등을 원산지기준으로 규정하고, 정해진 공정을 역내에서 수행하면 원산지 상품으로 인정하는 기준이다. 식물성 생산품, 석유제품, 화학제품, 플라스틱, 섬유제품군에 주로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섬유제품은 원료에서 최종제품인 의류가 생산되기까지 여러 생산공정을 거치게 된다. 원료를 섬유질(Fiber) 상태로 만들어 방적공정을 거치면 실(Yarn)이 되고, 제직공정을 거치면 직물(Woven Fabric) 또는 편물(Knit Fabric)이 되고, 재단공정(Cutting)과 봉제공정(Sewing)을 거치면 의류(Apparel)가 된다. 섬유류의 공정에 따른 원산지기준 구조 가공공정기준은 단일기준으로 규정되는 경우도 있고 세번변경기준이나 가공공정기준 중 하나를 선택하여 적용하는 선택기준이나, 세번변경기준 또는 부가가치기준과 동시에 충족하도록 하는 조합기준 형태가 있다. 또한 품목의 부(Section), 류(Chapter) 등에 주(Note)의 형태인 공통기준으로 규정되는 경우도 있다. 섬유류의 공정에 따른 원산지기준 구조도 이건 꼭 기억하세요! ★ 품목별 원산지기준을 활용하려면 개별 FTA 협정문의 원산지 규정을 반드시 함께 확인해야 한다. ★ 특히 부가가치기준 적용에 있어 가격 반영, 회계원칙 적용 등이 원산지 검증의 주요 확인사항이다. ★ 문의: FTA종합지원센터 1380 / 수출입기업지원센터 서울세관 02-510-1384

통상 아카데미
작지만 강한 나라, 싱가포르

글 정예은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 과장 싱가포르는 다양한 민족과 다채로운 문화가 공존하며 엄격한 법률과 원리원칙을 존중하는 나라다. 경제발전을 거듭하며 동남아 물류·무역의 중심지에서 오늘날 글로벌 금융·비즈니스 허브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하자원은 전무하지만 정부 주도의 대외 개방형 경제와 비즈니스 친화적 인프라로 글로벌 기업을 대거 유치,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주목받고 있는 ‘작지만 강한’ 나라다. 코로나19 경기침체 경제성장률 -5.4 % (2020년 기준) 방역 성공 여부와 백신 접종이 하반기 경제회복의 관건 싱가포르는 아시아 동남부 말레이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다. 전체 국토 면적은 서울의 약 1.2배로 인구 568만 명의 도시국가다. IMF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현재 국내총생산(GDP)은 약 3,400억 달러, 1인당 GDP는 5만8,902달러를 기록하며 전 세계 6위,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1위를 차지한다. 2020년 싱가포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독립 이래 가장 큰 경기침체를 겪으며 -5.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 안정화 및 반도체, 의약품, 의료기기 중심 제조업 성장으로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비 0.2% 상승을 기록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MTI)는 전년도 기저효과 및 미국, 중국 등 경제실적 개선에 따라 2021년 경제성장률이 4.0~6.0%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인도 변종 바이러스 확산 등 경제 하방 리스크가 남아 있으며, 방역 성공 여부와 백신 접종이 경제회복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싱가포르 GDP의 4%가량을 차지하는 건설업계에서 인도발 건설 노동자의 싱가포르 입국이 제한되면서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어 주요 프로젝트 일정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국적기업 법인세 7,000 여 개 17 % 기업하기 좋은 나라 싱가포르는 2019년 세계은행이 발표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2위로 7,000여 개가 넘는 다국적 기업의 지역본부 및 본사가 위치한다. 싱가포르가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불리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싱가포르는 비즈니스 친화적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간단하고 일관적인 조세제도(법인세 17%), 정부의 투자 인센티브로 많은 글로벌 기업을 유치했다. 정치·사회적 안정성, 효율적인 디지털 행정, 영어는 기본이고 다중 언어를 구사하는 우수한 인력과 노동시장의 유연성 등을 갖추고 있어 비즈니스를 위한 최적의 국가로 꼽힌다. 지리적으로 동남아 중심부에 위치한 싱가포르는 항공 및 해운 교통의 요충지로서 주변 아세안 시장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기에 이상적인 기반을 갖추었다. 최근에는 물류·결제·IT 선진 인프라를 바탕으로 6억5,000만 인구 규모의 동남아 디지털 시장의 전진기지로서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주요 정보기술(IT) 거대 기업이 지역본부를 두고 있다. 한국의 대(對) 싱가포르 교역 규모 수출 98 억 달러 수입 84 억 달러 (2020년 기준) 한·싱 주요 교역품은 석유제품, 반도체, 선박류 등 싱가포르는 한국과 무역·투자·건설 부문에서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신남방 정책의 핵심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대(對)싱가포르 수출은 저유가 영향으로 23% 감소한 98억 달러를 기록, 수입은 반도체 부품 및 제조장비 증가로 84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6.7% 증가했다. 양국 주요 교역품목은 석유제품, 반도체, 선박류 등으로 싱가포르를 통한 중계무역 비중이 높기 때문에 수출입 품목이 유사하다. 싱가포르의 한국 투자는 2020년 금융업 투자금액이 전년 대비 약 2배 이상 증가하면서 22억8,000만 달러(신고 기준)로 미국(53억 달러)에 이어 외국인직접투자(FDI) 국가 2위를 기록했다. 과거부터 싱가포르 국부펀드(GIC, Temasek)와 다국적 기업의 재무적 투자가 큰 주축(총액의 70%)을 이루고 있으며 최근 한국의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싱가포르 투자는 2020년 금융업, 비주거용 건물개발업 부문 투자 증가 주도로 56억7,000만 달러(신고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로 대기업 중심 도소매업, 금융업, 광업 등의 투자가 큰 비중(약 70%)을 차지하고 있으나, 동남아 시장 성장 및 한-싱 자유무역협정(FTA)(2006)을 기점으로 우리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투자 진출이 증가세다. Smart City Index 1 위 ,2 위 2020년 세계 디지털 경쟁력 평가 (IMD) ,2020 글로벌 기술산업 혁신조사 1 위 (KPMG) 동남아 디지털 시장 전진기지로 포지셔닝 중 싱가포르는 코로나19로 인한 여러 가지 경제하방 요인을 극복하고, 고질적인 성장률 둔화에서 벗어나 신성장 동력을 얻고자 경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도시국가로서 미래 지속가능 성장방안을 제시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적극 활용코자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비대면·비접촉 생활기반 및 비즈니스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지면서 관련 IT솔루션이 각광받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디지털 국가 ‘스마트 네이션(Smart Nation)’으로의 전환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산업 전반에 네트워크 인프라 기반을 구축 중이다. 또한 글로벌 혁신 IT기업을 대거 유치하며 동남아 디지털 시장 거점으로서의 포지셔닝을 통해 미래 경제성장 동력을 얻고자 하고 있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높은 인구밀도, 자원부족 등에 직면하고 있으며, 미래 지속가능성을 위해 탈탄소, 전기차 지원, 그린 채권 발행 등의 내용이 포함된 ‘그린플랜 2030’을 발표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공급 혼란 우려(식품수입의존도 90%)에 푸드테크, 도시 농업 육성 등 다각적인 식량안보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공용어 4 개 민족·종교·언어의 다양성 속에서 찾은 ‘조화’ 싱가포르는 19~20세기 영국과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으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말레이시아 연방에 속해 있다가 축출되어 반강제적으로 1965년 독립 공화국이 됐다. 당시 국제 정세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싱가포르 내부적으로는 중국, 말레이,인도, 태국 등 다양한 민족 간 반발 폭동이 많이 발생하였는데, 싱가포르 초대 총리인 리콴유는 엄격한 법률과 형벌제도를 마련함으로써 각기 다른 민족 간 갈등에서 발생하는 자국 내 치안문제를 해결했다. 동시에 국가제도 측면에서 종교, 언어, 사회 이념 등 너무나 다양한 민족의 사람들을 싱가포르 국민으로서 하나로 조화롭게 통합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싱가포르는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등 다양한 종교 행사를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는가 하면, 영어, 표준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며 이 네 개 언어를 모두 가르칠 정로도 각 민족의 문화와 언어를 그대로 존중하고 있다. 현지인터뷰 김병권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 관장 Q싱가포르 진출 기업이 알아두어야 할 현지 관행이나 주의사항을 소개해주세요. A싱가포르 정부는 원리원칙 준수를 굉장히 중요시한다. 또한 기업청(ACRA),노동부(MOM), 이민국(ICA) 및 국세청(IRAS) 등 각 정부 부처에 등재된 기업 정보 및 운영 이력이 온라인상으로 통합 디지털화되어 빠르게 연동되고 있다. 따라서 싱가포르에서 정한 규율과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 단순히 벌금을 넘어 법인 라이선스 및 비자 등이 취소되어 추후 영업을 하는 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싱가포르는 비즈니스 친화적 환경을 갖추고 있고, 각 법인에 대해 최소한의 규제와 더불어 효율적·합리적인 규율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방침을 준수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으나 노동법(Employment Act), 회사법(Company Act) 등의 정확한 법 규정을 확인하고 정부에서 업데이트하는 방침, 정책을 항시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Q싱가포르에서 인기 있는 한국 제품과 한국 진출 유망 산업군을 소개해주세요. A싱가포르는 작은 국토 면적과 도시국가 특성으로 식품, 소비재 등을 주로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한국 제품은 그중에서도 품질, 디자인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인기다. K팝, K드라마 등 한류 문화와 한국 제품은 싱가포르에서 대중화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단순히 제품·콘텐츠 소비를 넘어 K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뷰티 분야에서 한국 스타일이 단연 인기이며, 티나 용(Tina Yong) 등 싱가포르 유명 뷰티 유튜버 사이에서 한국 제품 하울 영상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층 사이에서 SNS를 통해 한국의 최신 유행 트렌드가 전파되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으며, SNS상 ‘입소문 효과’로 유명 브랜드 제품뿐만 아니라 우리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제품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싱가포르 비즈니스 에티켓 싱가포르 비즈니스에 대해 제대로 알아볼까요? 민족, 종교 등 다양성을 고려하세요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다. 또한 다국적 기업과 지역본부가 많이 소재해 있으며, 외국인 거주 비율이 전체 인구의 30%에 이르는 등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공존하므로 상대방의 역사·문화적 특기사항 및 금기사항을 고려해 행동해야 한다. 과한 선물은 안돼요 싱가포르에서는 뇌물수수에 대해 굉장히 엄격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공무원의 경우 뇌물수수 적발 시 관계된 사람들의 신상, 얼굴 등이 신문 1면에 공개되며 크게 다루어지기도 한다. 애초에 선물을 주고받는 관행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간단한 기념품, 다과 정도가 적당하다.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싱가포르에서는 미팅이나 업무 이메일 교신 시 사담 없이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사생활 등과 관련된 대화는 꺼리며 비즈니스 핵심 의제로 미팅이 신속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간 엄수는 비즈니스의 영혼 대부분 국가에서도 동일하겠지만 업무상 약속 시간은 반드시 엄수해야 하며, 변동이 생기는 경우 사전에 양해를 구해야 한다. 미팅 전에는 사전 약속을 통해 방문 사유와 일정 등을 조율하고 확답을 받은 후 방문하는 것이 예의다.

응답하라 무역정책
코트라의 해외 인프라 공유 서비스, 해외진출 기업을 위한 든든한 인프라

글 편집실 해외로 진출할 생각을 하고 있지만 사무공간, 시장정보 등 걱정되는 것이 많다면 코트라(KOTRA)의 해외 인프라 공유 서비스를 이용해보자. 우리 기업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을 전방위적으로 돕고 있다. 1 #열린 무역관 #무료 81개국 123개 코트라 해외무역관 방문고객에게 무역관 사무공간 및 현지 시장정보를 포함한 기초상담을 무료로 지원한다. 대 상무역·투자 등 일반 비즈니스 목적으로 해외무역관에 방문할 예정인 우리 기업(개인 및 기업 회원) 사 업 내 용공간 제공 : 책상, 인터넷, 전화, 팩스, 복사기, 회의실 등 현지 경제동향 등 기초상담 지원(신청 고객), 현지 체류정보 안내 신 청무역관 영업일 기준, 최소 방문 3일전까지 서비스 신청 후 이용 가능 문 의문의 코트라 1600-7119 또는 신청희망 무역관 2 #해외 GP센터 글로벌 기업 공급망 진입지원센터다. 글로벌 기업 파트너링 가능성, 코트라 지원효과 및 수출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정된 기업에 글로벌 공급망 ‘두드림 서비스’ 및 ‘안착 서비스’를 지원한다.(보증금·이용료 등 자기 부담) 대 상코로나19로 현지 파견이 어려운 기업, 신규 글로벌 기업 파트너 물색이 필요한 기업, 협상과정에서 현지 즉시 대응 및 엔지니어링 서포트를 요구받은 기업, 현지 법인(지사)을 설립한 기업 중 코트라와의 협업이 필요한 기업 등 사 업 내 용Pre GP센터(글로벌 공급망 두드림 서비스) :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기회 주선, 온라인 미팅 주선, 전문가 활용 글로벌 기업대응 지원, 마케팅 홍보, 시장정보 제공 GP센터(글로벌 공급망 안착 서비스) : 사무공간 제공, 현지정착 지원, 맞춤형 마케팅 지원 GP센터(글로벌 공급망 안착 서비스) 사업내용 : 무역관명 지원분야 무역관명 지원분야 무역관명 지원분야 무역관명 지원분야 상하이 자동차, 반도체, 조선 실리콘밸리 반도체, 자동차 멕시코시티 자동차 오사카 조선, 전력기자재, 기계 쿠알라룸푸르 조선해양플랜트 디트로이트 자동차 아테네 조선해양플랜트 프랑크푸르트 자동차, 항공, 기계 뮌헨 자동차 나고야 자동차, 항공, 기계 신 청참가신청서 개별접수 → 무역관의 자격심사 후 서비스 대상 여부 확정 통보 → 서비스 계약체결 및 참가비 입금 → 해외 Pre-GP센터 서비스 지원 문 의코트라 소재부품팀 02-3460-7664 3 #해외 IT지원센터 정보기술(IT) 수출의 3대 핵심지역에 설치, 해외 IT 전문가 및 기관, 유망 IT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맞춤형 현지화를 지원한다. 대 상IT분야 수출역량을 보유한 중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사 업 내 용공간 제공 : 독자 임차 시보다 저렴한 입주 비용, 회의실 등 공용공간, 인터넷 전용선 및 사무기기 사용 등 현지 마케팅 활동, 네트워크 및 정보공유 지원 등 센터명 국가 설치시기 독립형 사무실 현지 문의 등 정보 센터명 국가 설치시기 독립형 사무실 현지 문의 총 입주실 실별 규모(㎡) 실리콘밸리 미국 1998년 55 16~58 1-408-432-5002 베이징 중국 2000년 16 13~54 86-10-6410-6162(33) 도쿄 일본 2001년 16 16~33 81-3-5501-2847 신 청서류심사 요건을 통과한 기업에 한해 현지 전문가 심사 실시 후 선정 문 의코트라 디지털융복합팀 02-3460-7470·747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사업 4 #수출인큐베이터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 주요 교역 중심지에 설치, 중소기업이 해외진출 비용을 경감하고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입주보증금·임대료 등 자기 부담) 대 상국내 중소 벤처기업 사 업 내 용공간 제공 : 약 10~13㎡ 규모의 개별 사무공간, 공동회의실, 창고, 사무용집기, 전화, 인터넷 등 전문컨설팅 지원 : 마케팅 전문가에 의한 시장정보 수집·분석제공, 법률·회계 고문의 자문 현지진출기업의 조기정착을 위한 행정지원 신 청수출인큐베이터 홈페이지 (www.kosmes.or.kr)에서 온라인 신청 → 우편서류 제출 (신청 문의_중소기업벤처기업진흥공단 글로벌사업팀 055-751-9674·9686) 문 의코트라 유망기업팀 02-3460-7430

집중조명
글로벌 법인세 질서 개편과 대응전략

글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바이든 행정부로 바뀌면서 글로벌 법인세 질서 개편에 적극 나섰다. 여기에는 코로나19의 피해 복구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강대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깔려 있다. 지난 4월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140개국에 공문을 보내 다국적 기업의 법인세를 실제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 걷고 글로벌 법인세율 하한선을 두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유럽 지역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가장 많았고, 중국의 도전으로 초강대국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미국은 법인세 질서 개편을 국가적 위기를 극복할 계기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피해 복구는 물론 자본과 기술 및 두뇌의 유출을 막기 위한 대규모 재원 조달과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 회복을 위한 방편으로 보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붕괴를 해결하고, 쪼그라든 중산층을 살리기 위해 4조 달러 규모의 재정을 8~10년에 걸쳐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교육 및 보육과 의료 등 ‘미국 가족 플랜’에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미국인 일자리 플랜’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국의 조세 질서부터 바꾸고 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1%에서 28%로, 연소득 40만 달러 이상인 경우 최고 소득세율을 37%에서 39.6%로, 100만 달러 이상의 자본이익에는 최고 세율을 20%에서 39.6%로 올리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국가별 산업구조에 따라 글로벌 법인세 질서 개편 이해관계 달라 미국 정부는 다국적 대기업의 조세 회피 관행을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법인세 개편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나라 등 140개국에 공문을 보내 다국적 기업의 법인세를 실제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 걷자고 제안했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해 디지털세 도입을 주장해온 유럽 역시 동병상련의 처지라 찬성한다. 독일 등 서구 유럽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매우 컸기 때문에 복구를 위한 대규모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고 그만큼 세원 확보의 필요성도 크다. 주요 선진국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글로벌 법인세 개편의 필요성을 이미 느끼고 있었다. 미국은 자국 기업의 중국 진출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중산층 일자리 감소는 물론 안보까지 위협받고 있었다. 독일은 헝가리 등 신흥국가로의 자본 유출로 제조업 강국의 지위가 흔들렸다. 미국과 서구 유럽이 주도하는 주요 20개 국가 모임인 G20은 금년 안에 글로벌 법인세 합의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물론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도 찬성하며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나라 간에 이견이 크다. 각국 간 산업구조의 차이에 따라 글로벌 법인세 질서 개편에 대한 이해관계가 다르다. 글로벌 법인세 도입은 지금까지 없던 디지털세의 도입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디지털 서비스업이 강하고 제조업이 약하며 무역적자인 미국은 자국의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줄이도록 글로벌 법인세를 강화하고 디지털세 도입에 따른 충격은 줄이고자 한다. 반면,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독일은 글로벌 법인세보다 디지털세 도입에 관심이 크다. 외국 자본과 기술을 유입해 추격 성장을 하는 신흥국은 글로벌 법인세의 강화와 디지털세 도입이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글로벌 법인세 질서 개편에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갈등은 물론 선진국 내부의 갈등도 있기 때문에 최종 합의에는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물가성장률 추이,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다국적 기업의 법인세 회피 막고 국가 간 법인세율 인하경쟁에 제동 지금까지 드러난 글로벌 법인세 질서 개편의 핵심은 크게 보면 두 가지다. 하나는 다국적 기업이 법인세를 회피하는 문제를 막고, 다른 하나는 국가 간 법인세율 인하 경쟁에 제동을 거는 것이다. 현재는 다국적 기업이 자회사의 소재지 국가별로 해당 국가의 법인세율에 따라 법인세를 낸다. 이에 따라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경쟁적으로 낮추었다. 게다가 다국적 기업은 물리적 사업장이 없으면 납세 의무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왔다. 특히 디지털 서비스업이 그랬다. 구글이나 넷플릭스처럼 서버 등이 한국에 없으면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한국 정부가 과세할 수 없다. 그러나 디지털세와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이 도입되면 물리적 사업장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 법인세를 내야 한다. 또 특정 국가에 납부한 세금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에 미달하면 차액을 본사가 소재한 국가에 납부해야 한다. 게다가 디지털세는 본사의 이익 중에서 통상 이익의 초과분의 일부를 해외 매출이 발생한 국가별 비율에 따라 해당 국가에 세금으로 내야 한다. 2020년 세계 주요국 법인세율 지난 4월 7일 ‘2021년 제2차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FMCBG) 회의’가 화상으로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서 “법인세 국제 하한선 설정과 디지털세 부과 등국제 조세 의제에 대해 올해 중반까지 합의에 기반한 해법을 도출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국적 기업 이익의 국가별 재분배 효과, 선진국에 유리하게 작용 EU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독일의 취약점도 글로벌 법인세 질서 개편에서 미국의 협상력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동서독 통일 등으로 재정 수요가 크고, 연방법인세는 15%로 낮지만 지방세는 14.11%로 높다. 이러한 고율의 법인세율이 독일 기업이 헝가리(법인세율 9%)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 글로벌 법인세는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국가별로 재분배되게 하지만 미국과 주요 선진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결국 미국과 주요 선진국은 세수 확대는 물론 자본과 일자리의 신흥국 유출을 억제해 이익을 보지만 신흥국은 선진국으로의 수출과 선진국의 자국 투자가 모두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수출 대기업은 주요 선진국처럼 자본과 기술의 해외 유출로 일자리가 줄었다. 반면, 내수 중소기업은 일자리 비중은 크지만 질이 떨어져 신흥국처럼 법인세 감면 등으로 수출과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를 확대해야 저성장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처지다. 국제 조세 개편논의안 국제 조세 개편논의안 디지털세, 글로벌 법인세 비교(현행, 개편 논의안, 주요 쟁점) 디지털세 글로벌 법인세 ① 물리적 사업장 유무에 따라 법인세 납세의무 발생 ②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물리적 사업장이 없으면 납세의무 없음 예) 구글의 물리적 사업장(서버 등)이 한국에 없으면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우리 정부가 과세 불가 현행 ① 자회사 소재지별 법인세율에 따라 법인세 납부 ② 각국은 기업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전략적으로 법인세율을 낮게 유지할 수 있음 시장 소재지국 과세권 인정 - 고정 사업장이 없더라도 매출이 발생하는 국가에 법인세 납부 개편 논의안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 - 특정 국가에 납부한 법인세가 글로벌 최저한세 미달 시, 그 차액을 본사 소재지국에 납부 ① 적용 대상(산업·기업규모 등)의 범위 *디지털 서비스 기업에서 제조업으로 적용 대상 산업 확대 검토 ② 세부 기준에 대한 국가 간 합의 여부 주요 쟁점 ① 글로벌 기업 해외 법인세 부담 증가 ② 최저한세율 수준 법인세율과 산업구조의 상관관계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법인세율 인상으로 인한 기업 부담 영향’(2020.9.3)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은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추세다. OECD 37개국 중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 21개국이 2010년 대비 2020년 법인세율을 인하했다. 법인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한국, 독일, 터키, 칠레 등을 포함한 8개국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OECD 37개국 평균 법인세율은 2010년 25.1%에서 2020년 23.5%로 낮아졌고, G7 평균도 2010년 33.1%에서 2020년 27.2%로 낮아졌다. 법인세율을 1%포인트 낮추면 기업의 설비투자가 6.3% 증가한다. 법인세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 효과는 작고 성장률 제고 효과는 크다. 세금 부과는 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세금 확대는 규정 강화를 수반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준법인세에 해당하는 각종 세금, 즉 기본소득세, 탄소세, 데이터세, 국토보유세, 로봇세 등의 도입에 대한 주장이 봇물 터지듯이 나오는데 이는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에 대한 세금 확대와 규제 강화는 일자리 감소를 의미한다. 국민이 정부에 바라는 최우선 과제는 압도적으로 일자리다. 우리나라는 기업에 대한 세금과 규제가 많아 해외직접투자(ODI; Outward Direct Investment)는 많고 외국인의 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는 적어 일자리가 부족해졌다. 세계은행의 FDI 통계를 보면, 2018년 현재 한국은 FDI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0.9%로 세계 평균(1.4%)과 동아시아태평양 국가 평균(2.2%)보다 훨씬 적은 반면, 한국의 ODI는 2.4%로 세계 평균(0.9%)과 동아시아태평양 국가 평균(1.7%)보다 훨씬 많다. 기업에 대한 세금 확대와 규제 강화를 지속하면서 글로벌 법인세 질서까지 개편되면 ODI는 늘고 FDI는 줄어 일자리 부족 상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법인세율 추이 (단위: %) 한국의 법인세 개편 방향, 기업 생태계 재정비 기회로 삼아야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의 한도와 디지털세 도입 내용은 국가 간 협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결정될 것이다. 정부는 글로벌 법인세 질서 개편에 따른 위협 요인은 줄이고 이를 기회 요인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에 입각해 협상에 임해야 한다. 첫째, 글로벌 법인세 질서 개편의 충격을 완화하도록 디지털 서비스업부터 먼저 시행하고 단계적으로 적용 대상 산업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자동차, 가전 등 고용유발 효과가 큰 주력 소비재 제조업이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독일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의 한도를 가급적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OECD가 제시한 수준인 12.5%를 기준점으로 잡을 수 있겠으나 이는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도입에 따른 세수 증가의 혜택이 주요 선진국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신흥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셋째, 글로벌 법인세 질서 개편이 되면 지금까지 기업에 제공해 온 다양한 세제혜택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이에 따른 공백을 메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해외에 진출한 기업의 재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기업이 해외 사업과 거래관계에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넷째, 글로벌 법인세 개편이 다국적 대기업을 겨냥한 것이니만큼 중소기업에 대한 적용 면제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외국의 경우에도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만드는 효과가 크고, 수출과 FDI는 생산성을 높여 일자리의 질을 제고하는 효과가 커 이에 대한 대응이 요구된다. 다섯째, 명칭에 관계없이 기업에 부과되는 모든 세금을 글로벌 법인세의 범주에 포함시킬 것을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법인세 질서 개편이 주요 선진국을 기준으로 삼아 세제가 복잡한 나라는 불리하게 작용해 기업의 세금 부담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법인세 질서 개편을 국가전략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 단순히 법인세를 바꾸는 일이 아니고 산업구조와 고용 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 생태계의 재정비 기회로 삼아야 한다.

판례로 보는 통상
WTO 최초의 한일전 ‘김의 전쟁’

글 박정준 강남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세계경제가 위축되고 국내 경기 역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해양수산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일본과 587억 원 상당의 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다. 흔히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은 ‘진짜 반도체’와 같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효자품목이다. 흔히 ‘밥도둑’ 하면 간장게장부터 떠올리지만 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1년에 소비하는 김의 양만 해도 100억 장에 달해 이를 이어 붙이면 지구를 52바퀴나 감을 수 있다고 하니, 가히 한국인의 김 사랑은 독보적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김이 사로잡은 건 우리 국민의 입맛만이 아닌 모양이다. 요새는 김과 김스낵을 맛있게 먹는 해외 유튜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건강에 좋다는 슈퍼 블랙푸드로서 김이 소비되는 등 트렌드와 인식이 동시에 변화하고 있다. 그 덕분인지 김은 2018년 현재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순위에서 2위를 기록했다. 태국이 까다로운 경쟁상대로 부상했지만 세계무역기구(WTO)가 식품안전의 국제표준으로 인정하고 있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한국 김이 아시아 표준으로 인정받으면서 자존심을 지켜냈다. 가장 가까우면서 가장 어려운 ‘김 수입국’ 일본은 김 수출과 관련해서도 우리나라와 악연이 깊은 나라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교섭 당시 양국은 김의 수출입 물량을 연간 250만 속으로 합의했다. 이후 10여 년간 합의대로 김 수출이 이루어졌으나 1978년 일본이 냉동망 개발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냉동망이란 육상에서 김을 채묘해 급속냉동 후 냉동고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바다에 설치하는 김발을 말한다. 냉동망 덕분에 자국 내 김 생산이 급증하자 일본 정부가 김 생산 수급 조절을 이유로 한국의 김 수입을 중단한 것이다. 이후 17년간 중단된 채로 있다가 1995년 한일 수산청장 간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일본에 대한 김 수출이 재개됐다. 합의 당시 일본은 수입할당량을 연 10%씩 늘리기로 했으나 2004년 10월, 일본은 또다시 입장을 바꾸며 2005년부터 중국산 김에 대해서도 수입쿼터 물량을 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일본 내 자국산 김 판매량은 1억200만 속으로 전체 시장의 98%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국산 김 판매량은 240만 속으로 수입쿼터제로 인하여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과도 할당량을 나누어야 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국내 김 산업의 추가 피해를 우려한 우리나라는 그해 12월 일본을 WTO에 제소했다. WTO 최초의 한일전 우리나라가 일본을 WTO 분쟁에서 만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WTO 분쟁해결절차에 따라 제소 후 12월과 다음 해인 2005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서울과 제네바를 오가며 협의과정을 가졌지만 양국 간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일본의 김 수입쿼터에 대한 WTO 분쟁은 우리의 요청에 따라 2005년 3월 패널이 설치됐고, 일본은 김 수입에 대한 쿼터제가 자국의 천연자원 보호를 위한 예외적인 조치에 해당한다며 방어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일본의 주장은 GATT 제11.2조에 명시되어 있는 쿼터를 위한 예외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다가 쿼터의 운영 역시 투명하지도 합리적이지도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동 협정에서 무역규정의 공표 및 시행에 대한 제10.3조, 수입허가절차에 관한 협정 제1조 등에도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쿼터는 철폐해야 한다는 WTO의 기본원칙인 덕분에 우리의 승소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고 있었다. 상호 합의로 마무리된 김의 전쟁 분쟁이 진행 중이던 2006년 1월, 서울에서 양국 간 김 수입쿼터에 대한 고위급 실무회의가 개최됐다. 일본이 향후 10년간 단계적으로 수입쿼터를 증량해 2015년엔 1,200만 속까지 확대하기로 약속하면서 우리는 WTO 제소를 취하했다. 당사국 간 상호 합의가 이뤄지면 WTO 분쟁해결절차는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 합의를 통해 일본으로 수출할 수 있는 김의 종류를 조미김, 마른김에 더해 구운김, 자반김 등 모든 김 제품으로 확대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WTO에서의 한일전을 통해 김 수출의 양적·질적 스코어를 모두 따낸 셈이다. 한국 vs. 일본김 수입쿼터 분쟁(DS323) 1) 1965.3 : 한일 국교 정상화 교섭, 일본 김 수입쿼터(250만 속/연) 단독 확보 1978 : 일본, 김 수입 중단 1995 : 일본, 김 수입 재개 2004 : 일본, 2005년부터 중국 등에 대한 추가 김 수입쿼터 배정 예고 우리나라, 일본을 WTO에 제소 2004.12 : 양국 WTO 협의, 합의 실패 2005.3 : WTO 패널 설치 2006.1 : 한일 고위급 실무회의에서김 수입쿼터 증량 합의 우리나라, 일본 WTO 제소 취하 1) DS323: Japan, Import Quotas on Dried Laver and Seasoned Laver 사건 자료: 세계무역기구 홈페이지(www.wto.org) 참고 : <국제경제법 기본조약집>(박덕영, 2016) 및 인터넷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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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로 보는 글로벌 반도체산업 전망

자료 반도체산업 중장기 전망(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2021.4) 반도체 수출이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2분기에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정부가 발표한 ‘K-반도체 전략’ 역시 시장점유율 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1반도체 경기순환 반도체산업의 경기순환은 약 4년 주기로 발생했으나 2000년대 후반부터 수요처 다변화, 위탁생산 증가 등으로 경기순환 주기가 짧아지는 추세다. 반도체산업 성장률 그래프 2반도체 수요구조 2020년 현재 반도체의 수요처는 통신기기(36%)와 컴퓨터(36%)가 쌍벽을 이루고 산업재(11%), 소비자가전(9%), 자동차(8%) 순이다. 2024년에도 유사한 비중이 전망된다. (왼쪽) 반도체 수요처별 비중 전망 그래프, (오른쪽) 반도체 수요처별 연평균 성장률 전망(2020~2024) 3반도체 주요 전방산업 전망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5년까지 연평균 3.6% 성장할 전망이며 클라우드 사업자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15.7%, PC는 2.5%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자동차는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2026년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그래프 시계방향으로) 1.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2. 세계 클라우드 사업자의 데이터센터 투자 전망, 3. 세계 PC 출하량 전망, 4. 세계 자동차 판매 전망 4반도체 시장 전망 D램 시장은 2020년 653억 달러에서 2022년 연평균 23% 성장, 1,044억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낸드플래시 시장은 2020년 560억 달러에서 2022년 816억 달러로 연평균 26% 성장 전망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산업특성상 슈퍼사이클이 발생하기 어렵다. 파운드리 시장은 2020년 805억 달러에서 2022년 940억 달러로 연평균 8% 이상 고성장할 전망이다. (그래프 시계방향으로) 1. D램 시장 전망, 2. 낸드플래시 시장 전망, 3.파운드리 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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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반도체 이슈와 시사점 外

웨이퍼 손에 든 바이든, 반도체 전쟁 선포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시금 2차 반도체 회의를 소집했다. 인텔, 삼성전자, TSMC뿐 아니라 GM, 포드, 구글, 아마존 등 자동차와 플랫폼 기업들까지 불러들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웨이퍼를 한손으로 흔드는 사진을 보면서 많은 국민이 세계 반도체산업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해 강한 궁금증을 가지게 됐다. Check Point 미국의 반도체 이슈와 시사점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단장 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전략물자로 간주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의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12일 세계 19개 반도체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을 불러 화상으로 반도체 대책회의까지 가졌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미국이 반도체를 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전략물자로 간주하는 데 있다. AMD,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미국 내 팹리스 업체들은 칩을 대만의 TSMC나 삼성전자에 위탁해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TSMC는 중국으로부터 불과 117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삼성전자는 휴전선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 국제 상황 변화에 따라 미국의 안정적인 반도체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게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미국은 안보적으로, 산업적으로 그 가치가 중요해지는 반도체의 안정적인 자급과 미·중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산업 지원을 획기적인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반도체산업에 총 500억 달러 지원 추진 중 미국은 지난해 자국의 반도체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반도체지원법안(CHIPS for America Act)’과 ‘미국 파운드리법안(American Foundries Act)’ 등을 의회에서 발의한 데 이어 올해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웨이퍼를 손에 들고 “반도체가 인프라다”라고 외치면서 반도체산업에 총 500억 달러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인텔도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팹을 건설하기 위해 2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으며 TSMC도 같은 애리조나에 5nm(나노미터)와 3nm 공정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36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도 170억 달러를 투자하여 파운드리 공장을 세우겠다고 공식화했다. 그러나 미국이 자국 내에 생산시설이 없어서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미국은 전 세계 반도체 팹의 33%를 가지고 있는 팹 최다 보유국임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반도체 파운드리 팹을 자국 내에 짓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런 투자가 진행된다면 미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시설을 보유하게 되어 자국의 팹리스 기업이 안정적인 반도체 칩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미·중 간 반도체산업 첨예한 대립 예상 이와 같은 상황은 절대 강자로서 미국의 반도체산업 위상을 확고하게 하면서 차후 중국과의 기술경쟁에서도 우위를 지키게 할 것이다. 강력한 국제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미국은 반도체산업의 지속적인 우위를 놓지 않을 것이므로 향후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다. 이는 반도체가 국가의 기술경쟁력 및 산업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런 세계적인 반도체산업의 재편에 발맞추어 장기적이고 세밀한 반도체산업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 반도체라 쓰고 “원자폭탄”이라고 읽는다 중국은 반도체산업에서 미국과 세제와 자금지원 경쟁을 벌이고는 있지만 진짜 문제는 기술 봉쇄다. 현재와 같은 실리콘 기반의 원판 위에 반도체 칩을 만드는 한 중국은 소재, 부품, 장비, 소프트웨어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기술제재를 벗어나기 어렵다. Check Point 중국의 반도체 이슈와 시사점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중국의 반도체산업 싹을 잘라 후환을 없애겠다는 미국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 화웨이와 SMIC에 대한 반도체 기술의 대중국 봉쇄를 시작했고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극자외선(EUV; Extreme UltraViolet) 장비는 물론이고 기술수준이 한 단계 낮은 심자외선(DUV; Deep UltraViolet) 장비의 대중 수출금지,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기업 제재 등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기술 제재에 대응해 중국도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소재와 장비 국산화에 투자를 늘리고 미국의 제재를 피할 신반도체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중국은 28nm 이하의 기술 보유업체에 대해 10년간 25%의 법인세를 면제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고, 반도체 장비 수입에 대해 2030년까지 관세를 면제해주는 정책도 동시에 실시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개발=원자폭탄 개발’로 인식 반도체 공정기술로 보면 대만, 한국, 미국은 7~5nm급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지만 중국은 3세대 이상 뒤진 14nm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미국의 기술봉쇄로 중국은 당황해하고 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중국의 ‘판을 바꾸는’ 반도체 국산화 전략이다. 중국은 지금 미·중 반도체 전쟁을 중·소 냉전시대 핵폭탄 개발 사례와 같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은 소련의 첨단기술이 빠진 상태에서 맨땅에 헤딩하면서 핵개발을 시작한 지 5년 만인 1964년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했다. 중국은 이번 미국과의 반도체 전쟁도 획기적인 발상으로 ‘판을 바꾸는 방식’을 도입, 미국의 기술봉쇄를 뛰어넘을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기판을 실리콘이 아닌 새로운 첨단소재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 중국은 2025년에 끝나는 14차 5개년 계획에서 실리콘카바이드(SiC)와 갈륨나이트라이드(GaN·질화갈륨) 소재의 제3세대 반도체 개발에 목숨을 걸고 있다. 실리콘 반도체에서는 미국 기술이 절대적이지만 제3세대 반도체에서는 아직 절대강자가 없기 때문이다. 더 위험해진 중국 반도체가 다가온다? 서방의 반도체 회사는 투자수익률이 중요하지만 정부 주도의 중국은 무한대의 자금을 정부가 우회 지원하고 기술이 될 때까지, 제품이 나올 때까지 적자를 신경 쓰지 않고 돌진한다. 맨땅에 헤딩하면서 원자폭탄, 항공모함, 우주선, 우주정거장을 만들었던 정신과 독기 이상으로 중국은 차세대 반도체 국산화에 올인하고 있다. 미·중의 반도체 전쟁으로 한국이 단기적인 수혜자일 수 있지만 중국의 차세대 반도체 국산화가 성공하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은 제3세대 반도체 개발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지금은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우리에 갇힌 맹수처럼 보이지만, 맹수가 우리를 탈출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일본 반도체산업의 대붕괴와 대만 반도체의 대약진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던 일본 반도체산업은 PC라는 새로운 시대적 흐름을 간과하면서 저성장 국가의 늪으로 빠져든 반면 대만은 2021년 현재, 반도체 관련 ‘글로벌 슈퍼갑(甲)’이 되어 세계 반도체 공급사슬의 축을 이루고 있다. Check Point 대만 및 일본의 반도체 이슈와 시사점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일본 반도체산업의 대붕괴 위기 속 국제적 분업 노력 1980~2000년대 세계를 석권한 일본 반도체산업은 시대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몰락의 길로 들어선다. 결정적 원인은 고성능·고품질에 대한 신앙적 기술 집착으로 변화하는 산업적 흐름을 간파하지 못한 것이 주원인이다. 최근 일본은 정부가 나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에 관한 중장기 전략’ 모색을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라는 판단 아래 미국 등 우방국과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협력하는 방안과 함께, 일본이 강점을 지닌 반도체 소재·장비 분야 경쟁력 제고 방안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업계와 정부는 기술력의 우수성을 유지하면서 미래산업에 대한 상황판단과 대처능력을 중시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과거 기술적 우위에 따른 ‘일본이 만들면 팔린다’에서 ‘세계가 원하는 것을 만든다’로 사고의 전환과 더불어 특히 국제적 분업을 통한 생산력 증가에 노력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슈퍼갑으로 자리매김한 대만 반도체산업 세계 반도체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삼성전자와 TSMC의 맞대결이다. 최후 승자가 누가 되느냐는 향후 외교적 지정학적 지도까지도 바꿀 수 있는 변수를 지닌다. 1980년대 후반 ‘미-일 반도체 협정’으로 세계 반도체 업계가 구조적 지각변동을 할 때, TSMC는 란체스터 전략(Lanchester Strategy: 적의 방어망 일부에 모든 전력을 집중하여 승리하는 전략)을 장착하고, 미국 반도체 업계가 팹리스에 주력하는 트렌드를 간파하고는 파운드리(위탁생산)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안해낸다. 이후 “고객과는 경쟁하지 않는다”는 모토 아래 고객의 신뢰와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파운드리의 절대강자로 성장한다. TSMC는 초기 경쟁자가 없는 상태에서 설계업체의 생산물량을 모아 처리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고 투자의 선순환에 성공한다. 최근 반도체 대란을 통해 TSMC는 글로벌 슈퍼갑(甲)이 됐다. 초격차 기술을 위한 한국 반도체산업의 대전환 반도체 대전의 승부는 ‘초격차 기술’이라는 화력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반도체 설계기술에 변곡점이 나타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를 예로 들면 이종 집적(Heterogeneous Integration)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현재 유니버설 프로세스라는 범용 칩에서부터 시작하는 설계는 자신들의 제품과 특정 서비스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패키징 기술의 대전환이 필요한데 우리 정부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하여 보호 육성하고 있다. 정부는 자국 산업에 정면 승부를 걸어 성공할 분야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산학연이 연계되는 인재육성 시스템과 생태계 구성은 산업의 생사가 달린 문제다. 한국 반도체산업의 대전환은 기술인재 육성에 달려 있다. 기초과학 기술력 기반, 생산 장비와 소재 부문 경쟁력 확보 유럽연합(EU)의 반도체산업은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 제조 중심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중 인피니언(13.4%, 독일)과 NXP(11.3%, 네덜란드)가 1, 2위를 다투고 있다. ASML(네덜란드)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부문에서 독점을 누리고 있는 등 EU는 기초과학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생산 장비와 소재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Check Point EU 및 유럽의 반도체 이슈와 시사점 김대현 PwC컨설팅 이사 지역 내 생산 기반 없는 EU 반도체산업 EU의 반도체산업은 시장점유율에서 단일 국가인 미국, 한국, 일본에 미치지 못한다. EU 내에서도 독일, 영국, 프랑스, 벨기에 등 몇몇 국가에만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은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의 반도체 시장은 크게 보면 미국과 EU 및 유럽에서 반도체를 설계해 아시아에서 생산하는 분업 구조로 되어 있다. 이 같은 글로벌 반도체 분업 구조의 취약성이 이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통해 드러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자국 내 변변한 생산 기반이 없는 인피니언(독일), NXP(네덜란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스위스) 등 주요 차량용 반도체 업체는 TSMC와 UMC 등 대만 파운드리 업체에 대부분의 생산을 맡기다 보니 대만 기업의 반도체 생산량 증대만을 학수고대해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EU의 반도체 생산량 점유율 20%로 확대 목표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EU는 유럽 내 반도체 공급망을 세우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찾고 있다. 반도체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EU 공동 관심분야 주요 프로젝트(IPCEI; Important Project of Common European Interest)를 통해 약 500억 유로(약 68조 원)를 투자, 전체 반도체 생산 중 EU 비중을 현재 10%에서 20%로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반도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현재 EU까지 가세한 반도체산업 긴장감은 자국의 반도체 경쟁력이 곧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인식에서 초래됐다고 볼 수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실현될 5G·사물인터넷·인공지능/빅데이터·자율주행 등 신기술의 핵심이 반도체 설계 및 생산능력이고, 이 기술을 확보한 국가가 세계의 패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미국, 소재 및 생산 장비는 EU와 투 트랙 이런 국제 정세가 우리나라에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 초미세 반도체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은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밖에 없어서 미국, 중국에 이어 EU까지 반도체산업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에 대한 각국의 투자 유치 요청은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분업 구조에서 한국 기업이 담당하는 것은 사실상 대량생산 공장의 역할이 크다. 하지만 국내 기업은 시장 규모 면에서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1/2 수준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역량이 집중되어 있고, 지금은 이마저도 중국의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를 기회로 삼아 시스템 반도체 개발을 위한 협력은 미국과 하고, 반도체 소재·생산 장비 개발과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은 EU와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투 트랙 전략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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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 없는 전쟁 ‘반도체 세계대전’

글 경희권 산업연구원 신산업실 부연구위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서 표면화됐다시피 이제 반도체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반도체 칩 없인 일상생활이나 공공인프라, 서비스나 첨단제품 생산, 무기 시스템의 운용은 불가능하다. 국가의 생존 필수품이자 포기할 수 없는 안보 자산이다. 세계의 열강들이 미래 안보·산업의 명운을 쥔 반도체를 놓고 양보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각국은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퍼붓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반도체용 8인치 실리콘 웨이퍼를 들어보이며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해 다른 나라의 자비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 4월의 1차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를 ‘21세기 편자의 못’으로 표현하고, “중국이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을 지배하려 한다”는 상·하원 서한 내용을 직접 읽으며 중국 견제 의도를 분명히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또한 과거 반도체를 “사람의 심장”이라 칭하며 기술 확보 및 국내 자급률 제고에 비장한 각오를 시사한 바 있다. 이제 세계는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한 각국의 주요 첨단 제조업 국제 공급망 재편 및 내재화 추세가 단순히 코로나19 사태의 교훈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시대의 국제정치를 규정하게 될 미·중 간 기술패권 문제가 기저에 잠재한 근본 이슈임이 명확해졌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산업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 인도, 일본, 호주 등 쿼드(Quad) 국가를 중심으로 5G 통신망, 바이오,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배타적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특히 중국의 취약성이 노출된 반도체 제조업에 각종 제재조치로 타격을 가하고 노골적인 기술동맹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정상의 기술력을 지닌 한국의 반도체산업이 부지불식간에 미·중 간 반도체 경쟁의 핵심으로 부상한 것이다.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 동향 TSMC 창업자 모리스 창(장중머우)과 SMIC 창업자 리처드 창(장루이징)은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직장 상사와 후배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두 사람 모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지만, 각자가 세운 기업이 직면한 상황의 대비는 자못 흥미롭다. TSMC는 친미 성향인 차이잉원 내각의 전폭적 지원하에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제재조치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SMIC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차량 및 전자제품용 반도체 수급 난항에 따라 압박의 고삐가 풀어지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19년 대비 매출은 24.8% 증가한 247억7,100만 위안(약 4조7,195억 원), 순이익은 141.5% 증가한 43억3,200만 위안(약 7,440억 원)이다. 중국의 나스닥인 커촹반(科創板) 상장으로 75억 달러(약 8조 원)를 확보하고, 선전시 지원을 받아 23억5,000만 달러(약 2조6,000억 원) 규모의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베이징, 상하이시와도 합작사 설립 계획을 추진한다. 미국과 동맹국 기업들은 5월 11일 미국반도체연합(SIAC; Semiconductors In America Coalition)을 결성,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 500억 달러(약 56조 원) 규모 연방 지원금 집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존 미국의 반도체산업협회(SIA; 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가 반도체 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하는 기업들로 구성된 것과는 달리, 다양한 수요 업종의 65개 거대 기업이 모였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플랫폼 기업, AT&T, 버라이즌, 시스코 등 통신기업, 허니웰과 GE 등 우주항공·방산 기업들도 가세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미디어텍, 키옥시아, 니콘 등 동북아 반도체 공급망 핵심국가인 한국·대만·일본 기업들과 ASML, 인피니언, NXP 등 유럽 기업들도 망라한다. 흥미로운 것은 ‘무한경계법(Endless Frontier Act)’ 통과를 위한 지지 성명 발표다. 이 법은 과거 미국이 스푸트니크 충격(Sputnik Shock)으로 기초 과학기술 역량 증진을 위해 설계·도입한 국립과학재단(NSF) 내 기술국(Directorate of Technology)을 신설하여 새로이 국립과학기술재단(NSTF; 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Foundation)을 출범시킴은 물론 1,000억 달러(약 115조 원) 규모의 연방 연구개발(R&D) 지원자금 증액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기술국은 신규 배정된 R&D 자금을 기존 NSF의 기초과학 중심 관점에서 탈피하여 기술 사업화 및 상용화 연구에 초점을 맞추어 지원하게 된다. 인공지능(AI), 5G,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양자컴퓨팅 등을 핵심 기술 분야(Key Technology Focus Area)로 규정했다. 주목할 부분은 이미 미국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가 연초 발표한 최종보고서를 통해 국립기술재단(NTF; National Technology Foundation) 설립과 320억 달러(약 35조 원)의 AI 연관 첨단산업 R&D 자금 편성을 제안한 점이다. 비록 별도의 재단 출범은 아니지만, NSCAI가 지목한 8대 기술 분야가 ‘무한경계법’ 내 핵심 기술 분야에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모두 포함되고 당초 제시한 금액의 3배 이상 자금을 제공하는 입법이 상원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15명의 NSCAI가 2019년 국방수권법(NDAA;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의해 주요 부처 장관 및 상·하원 주요 위원회 위원장들에 의해 수립된 점, 구글, 아마존, 오라클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수장들과 전 국방차관 등 요인들이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미국 조야(朝野)는 일심동체(一心同體)로 글로벌 반도체 패권 장악을 위해 함께 뛰고 있다고 판단해도 좋을 듯하다. 1) TSMC: 세계에서 가장 큰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2) SMIC: 중국 본토에서 가장큰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3) 무한경계법: 미국이 과학기술을 강화하여 국제 기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마련한 국립과학재단 개혁법. NSCAI 및 무한경계법 핵심 기술 영역 비교 NSCAI 및 무한경계법 핵심 기술 영역 비교 NSCAI 제시 8대 전략 첨단산업 무한경계법(Endless Frontier Act) 핵심 기술 영역 • 인공지능(AI) • 인공지능(AI)/머신러닝 • 바이오테크놀로지 • 바이오테크놀로지/유전학/합성생물학 • 로봇 및 자동화 • 로봇 및 자동화 • 첨단 제조업 • 첨단 제조업 • 반도체 • 반도체/고성능컴퓨팅/첨단 하드웨어 • 양자컴퓨팅 • 양자컴퓨팅/정보시스템 • 5G 및 첨단 네트워크 • 첨단 네트워크 • 에너지 시스템 • 첨단 에너지 • 핵심 기술 관련 소재 과학, 공학, 탐사 • 사이버 보안, 데이터 저장·관리 • 자연적·인위적 재해 예방 자료: NSCAI(2021.03) 및 미국 상원 상무위원회 세계적 반도체 강국, K-반도체 전략 발표 미·중 양국은 물론 유럽연합(EU)까지 한국 반도체 주요 기업들에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인텔, TSMC 등 경쟁기업들이 파운드리 신규 건설에 거액을 쏟아붓고 있다. 메모리 부문에서도 미국 마이크론의 선제적 최신 D램 및 낸드플래시(NAND Flash) 출시와 대만 난야(Nanya)의 D램 생산시설 투자 등 한국 기업들의 미래 경쟁력 위기 징후가 포착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격적 투자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5월 13일 ‘K-반도체 전략’을 통해 민간은 10년간 510조 원 규모를 투자하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세제, 금융, 인프라 등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즉 미·중 간 갈등에 의해 촉발될 가능성이 높은 급격한 공급망 재편의 혼란 속에서도 압도적 기술경쟁력과 생산능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해법이다. 세 가지 측면에서 유의할 점을 짚어보았다. 첫 번째는 반도체가 경기민감형(Cyclical) 산업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가격 변동 및 경기 사이클에 특히 민감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시스템 반도체 또한 코로나19 사태에서 확인했듯 수급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크다. 세계 각국 기업과 정부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기대하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지금, 과거 반도체산업의 경기변동 사이클을 음미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현재 주목받고 있는 차량용 및 일반 가전용 반도체는 기술수준이 낮고 납품단가가 매우 낮아 한국의 주요 반도체기업들은 오랫동안 해당 분야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과거 매출액 성장 사이클을 고려할 때, 향후 3~5년 안에 반도체 경기 하락이 예상된다. 두 번째는 첨단반도체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대응 및 고객사, 즉 매출처 확보다. 키워드는 패키징과 시스템온칩(SoC; System on Chip)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2017년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발맞추어 미국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 President’s Council of Advisors on Science and Technology)가 제출한 ‘반도체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보고서’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보고서 작성에는 인텔, 퀄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글로벌파운드리 등 반도체 기업 최고위 임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세계 반도체산업 매출액 성장 사이클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주요 사업장에서 냉각수를 재사용하는 ‘워터 프리 스크러버’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워터 프리 스크러버는 유해가스의 냉각 및 세척 공정에 필요한 물 사용량을 줄이는 혁신기술이다. 이들은 현재 상보적금속산화물반도체(CMOS) 기반 고밀도집적회로(VLSI)의 기술발전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진단을 내렸다. 즉 선폭 미세화에 의한 집적도 향상이 한계에 달하여 단기적으로 패키징 기술로 성능 향상을 꾀하되 기존 실리콘의 물성 한계 극복을 위한 신물질 기반 및 연산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개념 반도체의 연구개발을 주장한 것이다. 이 같은 미국 과학·산업계 입장은 ‘반도체지원법’에 그대로 반영되었는데, 이 법의 6장은 반도체 관련 연방 R&D 역점 분야로 패키징 및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지목하고 있다. 간단히 살펴보면 국가반도체기술센터를 설립하여 첨단 패키징 및 차세대 반도체 R&D 전담과 국가 첨단 패키징 생산 프로그램을 창설하여 첨단 후공정, 테스트, 조립 연구개발 등을 지시했다. 한편, 미국의 파운드리 주 수요사인 구글, 아마존, 애플 등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자체 팹리스(Fabless)를 통해 자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AI 연산 등 기능에 최적화된 고유 설계도를 위탁 생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기존에는 용도별로 고정된 폼팩터(Form-Factor) 기반의 PC·모바일·서버용 CPU와 D램 구매 위주였다고 한다면 현재는 성능과 전력효율 향상을 위해 설계에서부터 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램(RAM)을 단일 공정으로 생산하는 SoC 시장이 급속히 보편화되고 있다. 인텔의 파운드리 투자는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가 담당하는데, 잠재 고객사로 이미 구글, 아마존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는 결국 플랫폼 기업들이 거대한 소비자 기반(Customer Base)을 바탕으로 제조업 전 분야를 종속시켜 나가는 추세가 기존 반도체 업계까지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미·중은 반도체산업을 안보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의 기술경쟁력 확보 및 수주를 위한 적극적 영업 외에도 통상·외교적 차원의 노력 또한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4) K-반도체 전략: 지난 5월 13일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정책으로 2030년까지 세계 최고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지원내용을 담고 있다. 반도체 종주국은 여전히 미국 마지막으로 반도체산업의 주도권은 여전히 미국이 쥐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먼저, 반도체 가치사슬상 주된 분류인 팹리스, 파운드리, 외주패키징테스트 각 부문에서 미국의 시장점유율은 2020년 현재 각각 64%, 7%, 15%다. 이 중 첨단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리고 첨단 파운드리 및 외주패키징테스트(OSAT)에서는 대만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인텔, TSMC, 삼성의 미국 내 파운드리 투자가 완료될 시 미국의 파운드리 및 OSAT 점유율은 20% 이상 수준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 내 첨단 파운드리 팹 신규 건설의 목표는 NSCAI 최종보고서에서 밝힌 바 3nm 이하 초미세 공정 양산이다. 이와 관련, IBM은 최근 2nm 칩 제조 기술 개발 성공을 발표한 바 있다. 일본 또한 TSMC 및 미국 파운드리 업체 납품을 위해 경제산업성 지원금을 받아 도쿄 일렉트론, 캐논, 스크린 반도체 3사가 함께 2nm 양산공정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메모리 분야에서도 미국의 입지는 상당하다. 대표적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TrendForce)와 IC 인사이트(Insights) 등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마이크론의 D램 점유율은 20%를 상회하며, 낸드플래시 시장 또한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WD)을 합하면 25% 이상이다. SK하이닉스에 인수된 인텔의 낸드사업부를 고려하면 미국의 낸드 점유율은 40%에 육박한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IP), 소프트웨어, 그리고 첨단 제조장비 관련 소재·부품·장비 부문이다. 반도체 설계 관련 원천 특허 대다수는 ARM 및 인텔이 소유하고 있으며,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EDA; Electronic Design Automation) 시장은 2001년도 대규모 인수합병이 마무리된 후 미국의 시놉시스(Synopsys), 케이던스(Cadence), 멘토(Mentor) 3사가 줄곧 80%가량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과점 구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첨단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에 필요한 레이저 광원, 증폭기, 반사경 등은 미국, 일본, 유럽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미국은 액침 불화아르곤(Immersion ArF), 원자층 식각(ALE; Atomic Layer Etching) 장비 등 첨단반도체 제조장비의 글로벌 공급망을 일본, 네덜란드 등 국가들과 연계하여 장악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반도체산업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은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중국은 막대한 정부 지원과 기업들의 노력, 그리고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기술만큼은 서방 세계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개발에 성공했던 과거 경험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독자적 반도체 생태계 구축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단시일 내 중국이 반도체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세계 반도체 시장 및 시스템 반도체 국가별 시장 점유율D램 및 낸드플래시 세계시장 점유율(2020년 3분기 기준) 한국 반도체산업의 미래 발전 전략 우리 반도체산업, 더 나아가 미래 첨단산업이 직면한 딜레마는 간단하게 정리된다. 신기술 표준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미국 주도의 배타적 공급망, 즉 국제 민주주의 기술동맹에 참여할 필요성이 높지만 현재 우리 소재·부품·장비 수출의 30.5%, 수입의 28.6%를 차지하는 중국과의 교역·통상 및 외교 관계상 마찰 가능성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력이 크고 깊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미·중 사이에서 견지해 온 전략적 모호성의 유지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며 , 불확실성이 점증하고 있어 향후 우리 반도체 공급망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 글로벌 현안의 적시 대응과 새롭게 대두될 공급망 내 포지셔닝 전략 마련을 위한 최고 수준의 민관합동 컨트롤타워 마련이 시급하다. 최소한 반도체산업에서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은 추진될 전망이다. 우리와 중국 간 중간재 수급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중장기 연착륙 대책 마련은 물론, 반도체 포함 첨단산업 업종별 주요 기업과 정부 간 전략대화 채널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 NSCAI 최종보고서 및 미국 의회는 최근 중국과의 첨단산업 주도권 경쟁을 단순 경제·산업 차원을 넘어선 가치의 경쟁(Values Competition)으로 규정하고 있어 반도체산업의 글로벌 공급망(GVC) 이슈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상시 대응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또한 우리 기업들의 압도적 기술경쟁력 확보 및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미 우리 정부는 ‘K-반도체 전략’을 통해 세제, 인력, 법·제도, 인프라, 연구개발에 대한 종합 지원책을 제시했다. 다만, 미·중에 비해 기업들에 직접적으로 지원되는 자금규모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덧붙여, 주요국 수준에 상응하는 우리 기업과 정부 투자도 중요하지만, 앞서 말한 반도체산업의 경기 사이클, 첨단 기술 트렌드 대응과 주요 매출처 확보, 미국의 주도권 인정 및 공급망 재편에 일정 부분 협력 등 사안을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본질 파악과 첨단산업에 대한 우리의 인식 및 대응수준의 제고가 긴요하다. 현재 점화된 반도체 세계대전은 AI 및 이를 활용하는 첨단산업 경쟁력이 미래 경제·산업의 주도권 확보 및 안보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주요국들의 인식이 근본 동인(動因)이다. 반도체산업은 분명 4차 산업혁명에서 핵심 기초 품목이지만, AI, 바이오테크놀로지, 양자컴퓨팅, 첨단 네트워크, 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산업과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거대 플랫폼 기업들의 서비스 시장 등 수요산업 규모를 고려하면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은 바로 이 지점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매년 수백만 명의 인재를 양성하고, 우리나라 일 년 예산의 몇 배를 웃도는 금액을 투입하고 있다. 비단 반도체산업뿐 아니라, 우리가 현재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국가전략’ 및 산업기술 전략을 미·중 및 주요국과 비교하여 재검토하고, 재원투입·거버넌스·인력양성과 법·제도 인프라 등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격상할 필요가 있다. 미래 우리 반도체산업의 흔들림 없는 성장을 위해서는,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견인할 AI 및 첨단산업의 국제 경쟁력 함양과 글로벌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향후 반도체 정책 설계에 있어서도 수요시장 확보를 보다 상위의 전략적 목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보고 대회’에 참석해 반도체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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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글로벌 반도체산업

반도체산업은 한국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반도 산업이 ‘산업의 쌀’, ‘전략무기’로 부각되며 반도체 기술력 경쟁이 기업간에서 국가간 경쟁으로 심화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K-반도체 전략’을 내놓았다. 우리가 익히 알아온 반도체 한국 신화와 올 들어 부각된 관련 산업의 위기 사이에 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keyword 1 메모리 반도체 전자제품의 데이터 입력 및 저장을 담당하는 반도체다. 처리 속도는 빠르지만 전원을 차단하면 저장된 데이터가 휘발하는 D램,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남아 있지만 처리 속도는 느린 낸드플래시로 나뉜다. 우리 기업인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의 제왕’으로 불리는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평정했기 때문이다. 공장 하나를 새로 짓기 위해 15조~20조 원이 들어가는 시장으로 수준 높은 기술력과 양산 능력 없이는 웬만한 대기업도 버텨내지 못한다. 1980년대만 해도 수십 개에 달하던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수차례의 치킨게임을 반복하며 시장에서 퇴출됐다. D램을 최초로 개발해 메모리 반도체라는 산업을 창조한 인텔도, 삼성전자에 반도체 기술 일부를 전수한 일본 NEC도, 독일 인피니언도 차례차례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접었다. 오늘날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관련 시장의 70~80%를 장악해 사실상 과점체제를 구축했다. D램에서는 미국 마이크론, 낸드플래시에서는 일본 도시바 정도이다. keyword 2 비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라고도 불린다. 기억을 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 이외의 모든 반도체를 포괄한다. PC에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부터 전력 변환, 동작 감지에 사용되는 아날로그 반도체까지 품목은 수만 가지에 달한다. 절대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비메모리 반도체가 메모리 반도체의 1.5배 정도 크지만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이유는 단일상품 시장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세분화돼 있어서다. 인텔이 PC에 들어가는 CPU에서 최근까지 독주해왔으며, 스마트폰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과 애플이 지배적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달리 한번 시장을 개척한 업체들이 오랫동안 시장을 주도하는 특징이 있다. 올 들어 비메모리 반도체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줄어들면서 자동차 생산량이 늘었지만 차량용 반도체가 제때 생산되지 못해 완성차 제조까지 지장을 받게 됐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개발과 생산에 한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 국가가 발 벗고 나서는 이유다. keyword 3팹리스와 파운드리 비메모리 반도체산업을 이해하려면 특유의 구조도 살펴봐야 한다. 생산시설 없이(Fabless) 반도체를 설계만 하는 팹리스 기업과 팹리스 기업들이 가져온 설계도에 따라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기업으로 나뉜다. 파운드리 기업 대부분은 자체 설계 능력 없이 생산 능력 향상에만 매진한다. 이처럼 독특한 산업구조가 만들어진 것은 앞서 살펴본 비메모리 반도체의 특수성 때문이다. 종류가 수만 가지에 달하다 보니 개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매출은 크지 않다. 각각의 팹리스가 생산공장을 설립해 수익을 낼 만한 규모의 경제가 갖춰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막대한 설비투자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리스크다. 모바일 AP 시장을 제패한 퀄컴도 팹리스로 남아 있는 이유다. 이 같은 팹리스 기업이 늘어나면서 파운드리 시장의 규모도 커졌다. 오늘날 비메모리 산업에서 팹리스와 파운드리는 한쪽이 사라지면 다른 쪽도 존재할 수 없는 공생 관계다. 한국의 관련 산업은 팹리스를 기준으로는 2%,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20% 안팎의 세계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keyword 4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세계 최초의 파운드리 기업으로 모리스 창이 1987년 세웠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평정한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를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삼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경쟁관계를 맞게 됐다. 새로운 반도체 생산을 위해 자신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설계도를 넘겨야 하는 팹리스 기업 입장에서는 관련 기술 유출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생산 능력을 갖춘 파운드리 기업은 반도체 설계까지 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TSMC는 팹리스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모토로 파운드리 기업의 본질을 보여주며 30년 이상 관철해왔다. 반도체사업부 내에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모두 거느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두 조직을 철저히 분리시켜놓은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keyword 5반도체 홀로서기 경쟁 자율주행차부터 빅데이터, 스마트그리드까지 최근 세계 산업의 특징은 모든 제품의 전자제품화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핵심이 되면서 개별 제품이 채용하는 반도체의 수와 종류는 갈수록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까지 나서 반도체 국산화를 천명하고 있다. 반도체산업의 전략적 특수성에 더해 코로나19로 상처 입은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대규모 투자처로 반도체를 주목한 것이다. 코로나19 이전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 정도만 기존 기업들의 패권에 도전했던 것과 비교하면 구도가 완전히 변했다. 정부의 ‘K-반도체 전략’은 이 같은 맥락에서 도출됐다. 각국이 발 벗고 관련 산업을 지원하는 가운데 기업에만 내버려두기는 어렵다.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 기업들이 새로 개척해야 할 영역도 넓다. 한국 반도체가 이번 정책 지원을 통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