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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혁신산업 경쟁 속 한국의 선택

미래 혁신산업 또는 첨단산업이라고 언급되는 주요 분야에서 산업경쟁력 확보는 전통적 산업정책의 목적인 산업발전과 경제성장 이외에도 산업안보, 사회적 안전,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 안위에 필수적인 전략이 됐다. 최근 경제안보 개념의 부상과 함께 주요국은 반도체, 이차전지 등의 분야에서 자국 내 핵심제품 생산 역량은 물론 인공지능과 같은 미래 혁신적 범용목적기술(GPT; General Purpose Technology) 주도권 확보를 산업·경제적 관점을 넘어 국가 안보 및 미래 국가경쟁력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글 조재한 산업연구원 산업혁신정책실 실장 | 사진 한경DB 산업환경 변화 속 미래 혁신산업 육성의 핵심적 파트너로 부상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혁신기술의 출현과 함께 이들 기술을 활용한 주요국의 미래 혁신산업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은 미래 국가경쟁력과 밀접한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등 전략 산업과 품목을 중심으로 미래산업 분야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산업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국은 자국 내 혁신 분야 산업육성과 글로벌 공급망의 역내 재편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0년대 이후 지속해서 제기되는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신산업 창출 미진 등 한국 산업경쟁력 전반의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산업정책 경쟁 심화와 산업환경 변화는 한국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미래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례적인 감염병 발생으로 인한 코로나19 충격은 산업환경 변화를 더욱 가속화했다. 혁신적 기술을 활용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 및 이를 원활하게 생산, 공급하는 산업의 역할은 개별기업 이익을 넘어 사회 안전과 보건 및 국가적 안위와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또한, 코로나19 충격 속에 발생한 산업 전반에 걸친 공급망 붕괴 경험은 글로벌 산업환경에서 핵심산업에 대한 역내 역량 확보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게 했다. 이러한 산업환경 변화 속에 미래 혁신산업에 대한 주요국의 주도권 경쟁은 향후 한 국가의 지속적인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을 넘어, 글로벌 사회에서 국력과 직결되는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대표적인 미래 혁신산업으로 언급되는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분야에서 희망 또한 관측된다. 자국의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래 혁신산업의 제조 역량과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주요국의 노력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기업은 각국의 미래 혁신산업 육성의 핵심적 파트너로 부상했다. 반면, 국내 산업정책 측면에서는 우리 기업의 미래 혁신산업 분야 역량을 국내 산업생태계와 연계하고 국내 산업으로 안착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우리 미래산업의 경쟁력과 지속적인 발전을 담보하는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 정부 핵심전략산업 육성으로 경제 재도약 선언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를 통해 미래 혁신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경제 분야의 주요 목표인 ‘국정목표 2: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에서 경제 중심을 기업으로 전환하며 민간의 창의와 역동성을 통한 활력 제고를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국민께 드리는 약속 5: 핵심전략산업 육성으로 경제 재도약을 견인하겠습니다’를 통해 미래 혁신산업으로 예상되는 핵심전략산업 육성과 이를 통한 경제의 새로운 동력 확보를 공약했다. 지난 6월에는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이 발표됐다. 해당 발표는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산업·경제 정책을 담은 첫 번째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통상 유사한 시기에 발표되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차별화된다. 한국 정부도 미래 혁신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글로벌 미래 혁신산업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정부 출범 이후 발표되는 산업정책은 미래 혁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산업정책의 필요성과 주요 핵심 업종·기술 등에서 유사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산업연구원에서는 경제·산업 분야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와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발표된 주요 산업정책을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의 산업정책은 시의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향후 한국의 미래 혁신산업 육성정책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방안과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추진을 통한 성과달성이 미래 혁신산업 경쟁력 확보의 과제다. 글로벌 산업정책 환경이 주요국 산업정책 경쟁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미래 혁신산업을 둘러싼 주요국의 경쟁은 더욱 강화되고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간 글로벌 산업 속 경쟁력 확보를 통해 발전해온 한국에게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은 큰 도전이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미래 글로벌 산업의 중점국가로 도약할 기회다. 정부 또한 이러한 산업경쟁에 대응해 미래 첨단분야 업종과 기술에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한국이 미래 혁신산업의 중점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향후 산업정책 추진과정에서 고려돼야 할 시사점을 살펴보고 제언을 하고자 한다. 미래 혁신산업 육성의 핵심 주체는 글로벌 선도기업 주요국의 미래 혁신산업 경쟁 심화와 산업정책의 새로운 부활 속에 산업정책의 중요성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단, 한국이 과거 성공적으로 경험한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과는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과거 한국 산업은 비교적 후발주자로서 정부가 주도해 업종을 선택하고 그에 필요한 지원을 집중하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하지만 최근 직면한 미래 혁신산업 경쟁에서 한국 산업은 더 이상 후발주자가 아닌 혁신을 이끌어가는 주체로 도약해야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정부의 특정 업종 및 분야에 대한 선별적 선택과 지나친 시장 개입은 도리어 구체적인 청사진 제시가 어려운 미래 혁신산업의 잠재력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미래 혁신산업의 주체는 최근 글로벌 산업혁신을 이끄는 글로벌 선도기업이다. 글로벌 선도기업은 다양한 미래 신산업을 위한 먹거리 발굴과 이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한 국가가 미래 혁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지닌 글로벌 선도기업의 혁신분야에 투자를 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반도체·이차전지·미래차 분야 육성을 위해 주요국은 글로벌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변화되는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에 선도기업에 대한 지원은 대기업 특혜가 아닌 국내 미래 혁신산업의 육성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는 미래 혁신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주체가 아닌 동반자로서 선도기업의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개별기업의 비즈니스가 아닌 국내 산업생태계로 안착할 수 있게 과감하고 포괄적인 지원과 환경을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미래혁신 프로젝트 투자를 위한 규제 완화와 혁신인재 양성 주요국이 글로벌 선도기업의 혁신적 투자유치 경쟁을 심화하는 가운데, 국내에 이러한 혁신 프로젝트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와 혁신인재 양성이 최우선 과제로 고려돼야 한다. 글로벌 선도기업의 기업활동 범위가 전 세계로 확장된 오늘날 각 국가의 투자환경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는 국가 간 이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제도(규제)와 인력을 꼽을 수 있다. 최근 통상환경 악화로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이동에 일부 제약이 발생하고 있지만, 생산에 필요한 투입요소 중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로운 자본, 원자재, 중간재, 기술 등에 비해 제도(규제)와 인력의 이동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제약이 크다. 그러므로 제도에서 발생하는 규제완화, 혁신인재를 통한 노동공급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 정부 또한 규제완화와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대응과 다양한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민간의 투자유치 관점에서 규제완화와 인재양성이란 많은 규제 중 기업에 비용으로 작용하는 규제를 중점적으로 완화하고, 기업이 필요한 수준의 역량을 갖춘 인재를 적시에 적절한 장소에서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기업에 애로사항으로 언급되는 환경, 안전, 노동 등과 관련한 ‘비경제적 규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기업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또한, 산업인력정책 관점에서 기업의 투자와 연계된 인력양성을 통해 기업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적절한 시점과 장소에 제공하는 등 단기적인 미스매치를 줄이는 노력 또한 지속해야 할 것이다. 신기술의 개발·활용촉진·시설투자 정책균형 필요 신기술은 미래 혁신산업을 견인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주요국의 미래 혁신산업 경쟁의 일환으로 강화되고 있는 기술패권 경쟁에 따라 기술 자국화 움직임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변화는 이전과 비교해 기업 간 인수합병 및 기술이전을 통해 기술을 구입하고 보유하는 비용이 증가했으며, 핵심기술의 경우 이마저 불가능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미래 혁신산업을 위한 핵심기술에 대해서는 자체적인 기술개발 또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의 공동개발을 통해 기술에 대한 소유권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신기술 개발이 미래 혁신산업 육성을 위한 필요조건이나 충분조건은 아니다. 미래 혁신산업을 위해서는 신기술 개발은 물론 해당 기술을 활용해 특정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제품과 서비스로 시장에 제공해야 한다. 그러므로 미래 혁신산업을 위한 정책이 과학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정책 중심으로 치우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즉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개발투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필수적이나, 해당 기술개발의 활용을 촉진하고 가격과 질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한 시설투자 등에도 정책적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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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 선점 위한 EU의 로드맵

유럽연합(EU)은 미래산업 주도권 선점을 위한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과 기술경쟁 우위 확보 전략을 추진 중이다. 2010년 ‘통합적 산업정책’ 발표를 시작으로 2020년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글로벌 경쟁 대응 및 유럽의 전략적 자립성 확충 요구에 따라 ‘유럽 신산업전략’을 발표했다. 2021년에는 ‘디지털 컴퍼스 2030’ 전략을 마련해 유럽의 디지털 전환을 이행하기 위한 로드맵도 마련했다. 글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산업혁신팀 팀장 | 사진 한경DB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은 미국, 중국 양국뿐 아니라 첨단기술 산업을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산업정책 기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산업 간 공급망 이슈가 부각되면서 주요국에서는 자국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개입이 정당화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산업 주도권 선점을 위한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과 기술경쟁 우위 확보 전략은 중장기적인 산업육성 정책 및 우방국들과의 전략적 협의체 구축을 통해 강화되고 있다. 역내 산업경쟁력 확보와 산업환경 변화 대응 정책 유럽연합(EU)은 역내 산업경쟁력 확보와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적응하고자 2010년 ‘통합적 산업정책(An Integrated Industrial Policy)’을 발표했다. 제조업의 전반적인 혁신과 생산성 증대에 중점을 두면서 청정생산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을 목표로 추진됐다. 이 중 유럽 산업 디지털화 정책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유럽 산업 전반의 가치 창출 방식을 변화시키고, 산업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성장과 고용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2020년 미·중 기술패권 경쟁, 코로나19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글로벌 경쟁 대응 및 유럽의 전략적 자립성 확충 요구에 따라 ‘유럽 신산업전략(2020 New Industrial Strategy)’을 발표했다. 이는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및 새로운 지정학적 맥락에서의 대외의존도 감축 추진을 골자로 하고 있다. 관련 전략은 2030년까지 글로벌 역량 강화와 미래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EU의 가장 핵심적인 산업정책 중 하나다. 2021년에는 반도체, 배터리, 의약 성분, 수소 등 6개 전략 분야의 특정국 의존도를 낮추는 자립화 추진 세부계획을 마련했다. EU 상품 교역의 50~60%가 중간재임을 고려한다면 공급망의 취약성을 분석하고 다변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모습이다. 특히 원재료, 배터리, 수소, 반도체, 산업데이터, 항공기, 우주로켓 등 7개 분야의 산업 얼라이언스를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약해진 EU의 단일시장 체제를 회복하고, 생산성 강화와 디지털화 및 지속 가능한 경제체제로의 이행을 목표로 산업정책을 수립한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산업 자립화를 위한 측면으로 연구와 기술개발뿐 아니라 산업연합체 구성, 규제 및 표준협력 강화, 유럽공동이익프로젝트(IPCEI)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정책 이면의 치밀한 기술개발 전략 2021년에는 ‘디지털 컴퍼스 2030(2030 Digital Compass)’ 전략으로 유럽의 디지털 전환을 이행하기 위한 로드맵도 마련했다.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고 인간 중심적, 지속 가능한 디지털 미래 구현을 위한 비전에 정책의 목표가 수립돼 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EU는 4개 핵심축을 마련했는데 이는 디지털 전문가, 디지털 인프라, 디지털 비즈니스 전환, 공공 서비스의 디지털화를 중심으로 내용이 구성돼 있다. 2030년까지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딩 컴퓨터 서비스를 활용하는 역내 기업의 비중을 75%까지 높임으로써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디지털 인프라 측면에서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통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점유율을 2020년 10%에서 2030년 20%까지 늘려 반도체산업의 역내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는 이면에는 치밀한 기술개발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2021-2024)에서는 995억 유로(약 138조 원) 규모에 달하는 연구혁신 프로그램을 구성해 연구혁신 투자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유럽 내 전략산업을 구축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응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디지털·산업·우주 분야(153.49억 유로)와 기후·에너지·모빌리티(151.23억 유로) 분야에는 연구개발(R&D) 투자가 집중적으로 마련됨으로써 기후변화와 디지털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유럽의 반도체 및 배터리 산업 육성 움직임 EU는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산업과는 별개로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반도체산업은 국제분업체계를 구축하며 공급망에 취약한 산업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첨단산업 발전으로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국가별 공급망 내재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으로 한국과 미국, 대만, 일본, 유럽이 세계 반도체 공급망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은 특히 반도체 장비와 일부 소재 부문에 특화돼 있는데,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제조장비, 소재, 칩 설계의 핵심 지식재산을 보유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EU는 반도체산업의 전략적 자율성 및 첨단 반도체의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투자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기술적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인데 세부적으로 보면 자체 기술 보유, 시장 주도 기술 강화, 제조 역량 확대, 신사업 기회 창출 등을 제고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첨단 나노공정 생산량을 증산하기 위해 제조 역량을 확대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장비 부문의 경쟁력 지속을 위한 자체 기술 보유를 확고히 한다는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열세로 인식되는 첨단 제조기술과 칩설계 부문과 관련한 유럽 반도체 기업들의 세계시장 경쟁력 확보와 기술력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편 EU가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유럽배터리연합(European Battery Alliance)’을 구축한 점이 눈에 띈다. 원자재 및 첨단소재, 셀·모듈, 배터리 시스템, 리퍼포징·재활용·정제 등 4개 분야에 7개국 대표 기업들이 참여했는데 2025년까지 자체 생산이 연간 200GWh에 도달 가능한 설비 구축을 목표로 세웠다. 동시에 2031년까지 EU에서 32억 유로, 민간 부문에서 50억 유로를 공동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러한 목표의 배경에는 각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향후 유럽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70%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자리 잡고 있다. 전기차의 확대는 새로운 형태의 부가가치 및 일자리 창출로 산업 전반의 긍정적인 효과를 유도하고, 탄소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산업적 변화다. 배터리산업은 전 세계 70여 개 공장 중 46개 이상이 중국에 있고, 생산 역량은 중국, 일본, 한국 등 3국이 시장의 약 95%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자동차산업과의 연계성이 높은 배터리산업 육성과 자체 생산을 통해 경제·산업적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한편 2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혁신기술 기반의 산업 자립화 전략 지속 유럽은 국가경쟁력이 첨단산업 선도와 기술력 확보에 있다는 인식 아래 ‘디지털화 촉진’, ‘산업 자립화’, ‘기후변화 대응’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유럽이 중장기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산업군이 우리가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반도체·배터리 산업이라는 점에서 경계심을 늦출 수가 없다. EU만의 이익과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들이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뒷받침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는 향후 단일시장체제 회복을 위한 보호무역조치 확대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염려되는 부분이다. 최근 EU는 그동안 미·중 간 갈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반도체와 과학법(Semiconductors(CHIPS) and Science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반도체산업 협 의체(Chip4)’ 등과 유사한 형태의 역내 중심적이고 경쟁국에 견제적인 경제안보전략 형태를 취하고 있다. 동시에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제3국의 참여를 유도하는 등 유럽의 추가적인 기회와 이익을 창출하는 데 산업정책 추진이 집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에는 미·중 사이에서 협력 및 경쟁을 유지하면서 혁신을 바탕으로 한 기술적 자주성을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략적으로 중요한 물자 및 소재에 대한 특정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데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 자립화 전략을 지속할 전망이다. 산업안보 관점에서 제조업 강국 입지 구축 필요 이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대응은 산업경쟁력을 국가 경제성장 및 기술 자국화 등 산업안보의 전략적인 관점에서 제조업 강국으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정부와 기업, 학계의 노력을 집중하는 측면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첫째, 기업의 R&D, 시설투자 등을 위한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전략품목 및 핵심기술에 대한 보호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미·중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국내 설계 및 생산의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 노력을 통해 산업경쟁력을 지속해서 확보할 필요가 있다. 둘째, 첨단산업의 소재 및 핵심장비 개발 등 기술력 제고가 시급하다. 반도체, 전기차 등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원천인 기초연구 활성화를 위해 연구인력 육성과 글로벌 선도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한 R&D 투자, 실증센터 확대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셋째, R&D 인력 양성과 핵심인력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절실하다. 첨단산업의 세계 선도를 위해 정부는 기업의 R&D 투자 유도뿐 아니라 정부 및 산학연 협력 모델을 통한 고급인력 육성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R&D 핵심인력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 및 관리 시스템 활성화를 검토하고 기술안보를 위한 법·제도적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넷째, 기업은 선제적인 투자 확대뿐 아니라 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경쟁력 강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경쟁력이 열위한 부문을 중심으로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시장점유율 확대 및 기술력 확보를 위해 기업 간 전략적 인수합병(M&A) 등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기술·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R&D 투자 확대를 통해 기술력을 유지하고, 디자인, 브랜드 등 비가격경쟁력 제고에도 주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출시장 다변화와 내수시장 확대를 통해 외부 충격에 강한 경제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특정 국가의 의존도를 낮추고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완충능력 강화가 절실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첨단산업 육성 등 경제구조 업그레이드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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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제조패권 심화 속 미국 혁신전략

최근 글로벌 사회에서는 과학기술이 산업과 연계되고, 더 나아가 국가안보와의 연계가 강조되면서, 이른바 ‘첨단기술패권 경쟁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현실화되고 있는 디지털 경제(digital economy)와 가속화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속에서 세계 각국은 첨단기술패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글 오윤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사회연구단장 | 사진 한경DB 첨단기술패권 경쟁의 시대, 숨겨진 이면 “첨단제조패권 경쟁” 글로벌 강국인 미국 역시 이러한 경쟁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디지털 경제 시대의 핵심품목인 반도체 등 첨단품목에 대한 기초연구부터 연구개발(R&D), 제조 인프라까지 총체적인 지원을 추진하는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이하 반도체법)’이 통과됐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 등을 통해 전기차 및 배터리 분야에서의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실 미국은 과거부터 첨단기술 R&D 분야에서는 전 세계 기술을 선도하고, 기술패권에서 이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첨단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각종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8월, 반도체법 통과 후 나온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을 살펴보면,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가지고 있는 위기감과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이 반도체를 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공급의 10%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첨단 반도체의 경우 생산이 전무하다(America invented the semiconductor, but today produces about 10 percent of the world’s supply and none of the most advanced chips)”며, “전 세계 생산의 75%를 동아시아에 의존하는 상황(Instead, we rely on East Asia for 75 percent of global production.)”을 지적했다. 결국은 아무리 뛰어난 첨단기술을 개발해도, 이를 산업·경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조 경쟁력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치열해지고 있는 첨단기술패권 경쟁의 본질은 첨단제조패권 경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이어진 강력한 제조혁신 정책 지속 가능한 혁신과 성장 관점에서 제조업의 역할에 대해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이미 주목해 왔다. 2000년대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미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 2009년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 제조업의 부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본계획을 본격 수립하고, 첨단제조 국가전략계획(National Strategic Plan for Advanced Manufacturing), 첨단제조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 제조업 혁신 네트워크(NNMI; National Network for Manufacturing Innovation)’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또한 1990년대부터 확산돼온 미국 기업의 오프쇼어링(offshoring), 즉 생산비를 절감하고자 공장 등의 제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던 것을 본국으로 회귀시키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추진했다.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연방정부의 역할 축소와 맞물려, 미국의 민간 기업들이 비용효율성을 추구하면서 생산설비를 해외로 이전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제조업의 기반을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러한 기조는 공화당 트럼프 행정부, 다시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국 기업의 미국 회귀는 물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의 글로벌 기업을 자국에 유치하려는 정책까지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의 글로벌공급망 등 통상문제와 결부한 제조업 강화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미국산 우선구매(Made in America)’ 행정명령(Executive Order 14005) 등을 통해 해외 조달 비중을 제한하고 자국 조달 비중을 높여 제조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고 추진 중이며, IRA 등을 통해 미국 내에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설비 유치를 확대하려는 전략이 그것이다. 디지털 경제 시대, 첨단기술 초격차를 위한 공격적인 지원 확대 이에 더해, 디지털 경제 시대의 범용목적기술(GPT; General Purpose Technology)이 될 수 있는 인공지능(AI), 양자기술(quantum technology)에 대한 R&D 투자도 확대 중에 있다. 일반적으로 범용목적기술이라고 하면 특정 분야나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술혁신은 물론 사회 전반의 혁신을 유발해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기술을 의미한다.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보편화되는 미래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의 다양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대용량 데이터의 빠른 연산처리를 지원하는 양자기술 등이 범용목적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이들 디지털 경제 시대의 범용목적기술 선도와 첨단기술 분야 초격차를 위해 강력한 지원정책을 추진 중이다. 먼저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지난 2020년 국가 인공지능 이니셔티브법(National AI Initiative Act) 통과를 기반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R&D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 유지 및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해 글로벌을 선도하고자 추진하는 이 법의 운영을 위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 내에 별도의 사무국(NAIIO; National Artificial Intelligence Initiative Office)을 두고 인공지능 분야 기술 역량 확보는 물론, 인공지능 기술의 산업적 활용을 촉진하고자 개인정보보호, 권리 등 법·제도적 측면까지 포함하는 로드맵과 실행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양자기술 분야에서도 미국의 공격적인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양자역학적 현상을 활용한 컴퓨팅 기술은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빠른 연산을 가능하게 해 실시간 연산이 필요한 자율주행차 등에서의 활용뿐만 아니라, 보안·기술에서도 핵심이기에 미래 혁신산업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바이든 행정부는 2019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출범한 양자연구집중지원법(National Quantum Initiative)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은 물론, 최근에는 반도체법의 일환으로 양자 연구 프로그램 등에 연간 약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하고, 양자연구집중지원 자문위원회(National Quantum Initiative Advisory Committee)를 강화하는 등 양자 분야에서의 주도권 확보에 역량을 결집 중이다. 첨단제조패권 경쟁 시대의 핵심전략, 스마트 제조 치열해지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구도와 함께 첨단기술패권, 첨단제조패권을 둘러싼 경쟁도 더욱 심화될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 2위인 국가이자,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지수가 2006년 이래 5위권에 진입한 한국 역시 이러한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이 첨단제조패권 경쟁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산업혁신을 위해서는 첫째, 스마트 제조의 활용을 통한 제조경쟁력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 우수한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역량을 제조업에 접목해 첨단제조 역량을 고도화하는 스마트 제조는 우리에게 효율적인 전략일 것이다. 미래의 주요 제조공정을 자동화된 장비와 로봇이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여전한 주력산업인 제조업을 대규모 고용창출의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완성하는 ‘혁신의 인큐베이터’ 역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둘째,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유턴기업 지원)에 스마트 제조를 연계해 국내에 복귀하는 제조·생산시설의 고도화를 지원하는 ‘스마트 리쇼어링(smart reshoring)’(가칭) 정책의 도입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스마트공장의 도입은 유연성 향상과 효율적인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노동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리쇼어링에 긍정적이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되는 가운데, 글로벌공급망의 불안정성·불확실성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리쇼어링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효과는 낮은 편인 현 상황에서 법인세 감면, 고용창출 중심으로 논의됐던 기존 리쇼어링 이슈를 스마트 제조 경쟁력 확보 관점까지 확대하려는 접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스마트 제조 전략의 본질은 ‘제조’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지나친 정보기술·소프트웨어 중심의 접근보다는 제조현장의 운영기술(OT) 역량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중요할 것이다. 단순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이나 중소·중견기업의 디지털 전환 지원 관점에서 벗어나 첨단제조의 역할과 관련 생태계 육성을 위한 정책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첨단제조패권 경쟁 시대의 중요한 대응전략일 것이다.

Overview
세계를 주도할 산업기술 트렌드

글로벌 산업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전환, 기술패권 경쟁, 기후위기,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전염병의 등장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환경변화로 우리나라 미래산업의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글 임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술예측센터 선임연구위원 | 사진 한경DB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 산업 인공지능은 중요한 산업기술 트렌드로 등장하고 있다. 산업 인공지능은 산업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경제적 가치를 생성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제조산업, 헬스케어, 에너지, 유통, 농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혁신을 촉발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산업 인공지능은 산업 현장에서 작업자의 경험이나 암묵적인 지식 형태로만 존재하던 도메인 지식에 인공지능 기술을 더해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으며, 시스템 자동화, 공정 최적화, 운영 모니터링, 품질관리 등에 적용돼 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전환은 또한 영역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빅블러 현상 중 가상과 현실 공간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가상과 현실을 연결해주고 실시간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해주는 메타버스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기술 트렌드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향후 메타버스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매킨지에 따르면 2030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약 5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설계, 시험, 실증 등에 메타버스 기술을 도입해 활용하면서 자사 제품 및 서비스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제고하고 있다. 기술패권이 국제정치를 좌우하는 ‘기정학’ 시대 미국과 중국의 차세대 산업기술 패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 등 초강대국은 첨단기술 확보를 통해 경제적·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리적인 위치가 국제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지정학 시대에서 기술패권이 국제정치를 좌우하는 ‘기정학’ 시대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중으로부터 자국 편 선택을 요구받고 있지만, 어느 한쪽만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소재·부품·장비의 핵심기술 보유 여부가 산업경쟁력의 핵심요인이 될 것이며, 이를 확보하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은 중요한 산업기술 트렌드가 될 것이다. 산업기술 패권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각국이 핵심기술을 탈취하거나 적대국을 교란하기 위해 국가지원 해커그룹이 급증하고 있다. 각국은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 기술과 산업 안보를 강화하는 추세이며, 물리적 보안, OT1)사이버 보안 등 보안산업의 발전과 확대가 중요한 산업기술 트렌드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합위기 대응 속 새로운 시장 창출 기후위기, 신종 전염병 등과 같은 복합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시스템 구축이 중요해지면서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석연료 중심에서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하며, 수소에너지, 핵융합에너지 등 탈탄소 사회를 위한 미래에너지 개발과 활용도 중요한 산업기술 트렌드로 등장할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백신 주권과 보건안보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한 사건이다. 향후에도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전염병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응할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 첨단 바이오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이다. 특히 기존 생명체를 공학적으로 활용하거나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 시스템을 설계, 제작 및 합성하는 기술로 정의되는 합성생물학은 유전자치료제,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 공정, 바이오매스의 공급·가공 등 산업적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며 첨단 바이오 분야의 중요한 산업기술 트렌드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우리가 직면할 기술력이 산업과 경제를 넘어 국제정치를 좌우하는 핵심요인이 되는 세상일 것이다. 이러한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불확실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변화의 조짐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상시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산업기술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한울 1호기 준공수출 대표 모델로 기대

국내 27번째 원전이자 원자로 냉각재펌프 (rcp)와 어ㅜㄴ전계측제어

FTA 한눈에

한눈에 보는 우리나라 FTA 현황

통상백과
VIDEO,SEMINAR,EDUCATION

통상백과 지속 가능한 스마트제조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이 궁금하다면? 2022 열린혁신정책플랫폼 성과공유 콘퍼런스 한국개발연구원(KDI),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한국행정연구원(KIPA)이 공동으로 주최한 ‘2022 열린혁신정책플랫폼 성과공유 콘퍼런스’가 지난 12월 14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렸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지속 가능한 스마트제조 혁신생태계 조성(STEPI), 스마트 공간 생태계 활성화 기반 조성(KIPA), 건강한 NFT 생태계 구축(KISDI), 보건의료 마이데이터 생태계 조성(KDI)을 위한 정책 의제와 대안들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의 장으로 진행됐다. 열린혁신정책플랫폼은 연구기관들이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미래 우리나라가 역점을 두어야 할 디지털서비스, 플랫폼 분야 혁신 의제를 도출해 관련 정책을 수립하도록 지원한다. 물가상승기의 재정정책이 궁금하다면?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재정의 역할 지난 12월 6일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주최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관한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재정의 역할’ 국제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번 콘퍼런스는 최근의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 및 통화긴축 환경으로 보다 정교한 재정정책의 운용이 요구되는 시점에 마련돼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미국 보스턴대학 로런스 코틀리코프 교수 등 국내외 유수 석학과 전문가들이 모여 물가상승기의 재정정책, 우리나라의 장단기 재정위험 요인 및 재정건전성 제고 방안 등을 논의했다. 경제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혜와 통찰로 우리 재정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세계 각국의 첨단기술·전략산업 확보 경쟁에 대한 대응전략이 궁금하다면? 2022 과학기술외교 포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2월 1일 글로벌 과학기술 이슈와 과학기술 외교·국제협력 차원의 대응전략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2022 과학기술외교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미국의 첨단기술 규제 정책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의 첨단기술·전략산업 확보 경쟁에 대한 대응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미국이 중국 견제 목적에서 추진하는 첨단기술 규제 정책은 우리나라의 여러 기술 분야에도 다각도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에 대한 각국의 정책적 대응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연구센터 제임스 김(J. James Kim) 센터장이 발제한 ‘미국의 기술규제와 정책이 시사하는 도전과 과제’, 산업연구원 이준 본부장이 발제한 ‘미래전략산업, 경제안보 그리고 과학기술외교의 길’ 등을 통해 국가별·기술분야별 국제협력 전략을 논의했다. 2030세계박람회 유치 후보국 3차 PT 한국 영상이 궁금하다면? 171차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 영상 지난해 11월 28~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제171차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가 개최됐다. 29일에는 2030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3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된 가운데 한국도 K콘텐츠 등 강점을 적극 내세우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국은 K콘텐츠 등 문화 강국으로서의 강점을 적극 어필하며 인류 당면과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 플랫폼으로서의 부산세계박람회를 강조했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 콘셉트를 활용한 영상으로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화두를 제시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인 방탄소년단(BTS)도 영상으로 깜짝 등장해 ‘인류공동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2030세계박람회에 대한 다음 세대의 희망과 바람을 전했다. 2023년 콘텐츠산업의 흐름이 궁금하다면? 콘텐츠산업 2022 결산, 2023 전망 세미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12월 7일 경기침체에 따른 위기 속 콘텐츠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콘텐츠산업 2022년 결산 및 2023년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먼저 통계분석 결과를 활용해 지난 한 해 콘텐츠산업의 주요 성과를 정리했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장르별 주요 트렌드 키워드를 제시했고, 분기별로 장르별 주요 이슈를 정리해 2022년 콘텐츠산업의 흐름을 확인했다. 이어 2023년 콘텐츠산업 전망 키워드 10가지를 발표해 다가올 경기침체 위기 속에서도 콘텐츠산업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며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바라봤다. 보고서로 읽는 통상의 세계 주요국 국경 간 데이터 이동 규제 현황 및 시사점 우리나라가 디지털 통상 확대 추세 속에서 주요국의 국경 간 데이터 이동 규제와 데이터 현지화 조치가 증가함에 따라 기존 자유무역협정(FTA) 보완, 복수국 간 디지털 통상 협상 참여 등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12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요국 국경 간 데이터 이동 규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디지털 산업 해외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수출상대국의 국경 간 데이터 이동 규제가 우리 기업에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홈페이지 게재 에너지 안보 위협에 따른 중동의 부상과 시사점 러·우 사태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에 따라 중동이 유럽의 에너지 공급처로 떠오를 경우 한국이 영향받을 가능성이 커지므로, 대(對)중동 에너지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 12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에너지 안보 위협에 따른 중동의 부상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G7이 대러 제재를 가하면서 러시아 원유 및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을 중심으로 에너지 안보 위기가 불거지고 있으며 EU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규제 등을 통해 대러시아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와의 에너지 공급 및 투자 협약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홈페이지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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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통상뉴스 EU, 마라톤협상 끝에 중대 기후정책 합의 유럽연합(EU)이 집행위원회, 각료이사회, 유럽의회 등 3자 간 마라톤협상 끝에 지난 12월 18일 탄소배출권거래제(ETS) 개편, 사회기후펀드(SCF) 설립 및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을 골자로 한 중대 기후정책에 합의했다. 이 가운데 ETS 개편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이상 줄이는 정책인 ‘핏 포 55 패키지’의 핵심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ETS 적용 부문의 배출량 저감 목표를 기존(2005년 대비 43%)보다 높은 62%로 상향하기로 했다. 또한 ETS를 선박 부문에도 확대 적용하고, 탄소거래시장에서 발생한 수익은 기후변화 대응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일부 산업에 예외를 적용하는 ‘무료 할당제’는 2034년까지 완전히 폐지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CBAM하에서 부과되는 탄소국경세는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전기, 수소, 철, 강철 등의 품목에 적용키로 했다. USTR 대표 “IPEF 2차 협상 목표는 환경·노동·디지털 협상문안 도출” 지난 12월 19일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차기 협상 라운드에서 3대 핵심 의제인 환경·노동·디지털 부문에 대한 협상문안 도출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IPEF 4대 분야(pillar) 중 무역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이날 미국외교협회(CFR) 주최 행사에서 IPEF의 핵심 의제인 환경·노동·디지털 부문에 대한 논의는 다음 협상 라운드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 분야 중 디지털 무역과 관련해서는 빅테크, 중소 IT기업, 노동자, 그리고 환경보호 및 자유민주주의 함양에 진심인 사람들의 이익과 열망, 불안까지 모두 반영할 수 있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방식으로 협상이 이뤄지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기업의 대중 반도체 수출 차단하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미국의 대(對)중 반도체 수출통제는 자국 기업보다 유럽 기업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원산지 조항을 포함한 대규모 보조금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국가안보를 내세운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무시하며, 유럽과 일본의 대중 반도체 무역에 간섭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미국이 반도체 수출통제를 발표한 이후 일본과 네덜란드가 중국에 반도체 노광장비 수출금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미국 기업은 10월 이후에도 중국에 첨단 반도체를 수출하고 있어 미국 기업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 WTO “홍콩제를 ‘중국제’로 표기하라는 미국 조치, GATT 위반” 홍콩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중국제(Made in China)’로 표기토록 한 2020년 미국 정부의 조치가 국제 협정 위반이라는 세계무역기구(WTO)의 판정이 나왔다. 지난 12월 21일 WTO 홈페이지에 공개된 결정문에 따르면 WTO 분쟁해결기구(DSB)는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린 이런 조치가 1994년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어긋난다고 판정했다. 미국의 조치는 홍콩산 제품에 다른 회원국보다 불리한 조건을 부과해 협정 위반이라고 WTO는 설명했다. 이어 해당 조처가 내려진 상황이 ‘국제관계에서의 비상사태’에 해당한다는 점을 미국이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예외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독일 재무, 미 IRA에 ‘프렌드쇼어링’ 촉구… “민주주의 FTA 필요”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이 유럽연합(EU)산·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배제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개정을 촉구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향해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파트너 국가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이른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원칙을 적용할 것을 요청했다. IRA에 따르면 올해 북미(캐나다·멕시코 포함)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만 세액공제 방식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한국과 EU 등은 캐나다·멕시코와 같은 수준의 대우를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중국, WTO 격전… ‘반도체 수출’로 미국 제소 후 이번엔 EU와 분쟁 중국과 유럽연합(EU)이 통상분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2월 13일 EU가 제기한 2건의 분쟁해결을 위한 세계무역기구(WTO) 패널 설치 요구를 겨우 차단했으나, EU가 올해 1월 이를 다시 제기하면 응할 수밖에 없다. SCMP는 중국이 친대만 국가인 리투아니아산 제품 수입을 일방적으로 금지하고 자국 기업의 외국 첨단특허기술 무단 사용을 묵인·조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패널이 구성되면 제소 사건에 대한 조사, 중간보고서 검토작업 등을 거쳐 승·패소 판단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채택하게 된다. 주요국의 기후정책, 글로벌 패권 경쟁의 중심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긴장은 기후변화가 지정학적 경쟁에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포함된 친환경산업 보조금과 EU가 도입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지구 온난화의 피해를 줄이는 한편 기술변화와 보조를 맞추기 위한 선진국들의 유인책을 보여주고 있다. EU는 화석연료 탈피 전략을 통해 재생 가능한 저탄소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CBAM을 통해 기후정책이 느슨한 국가의 상품에 추가 비용을 부과해 현지 생산업체를 보호할 계획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도 ‘기후 클럽’을 창설했다. 미국 의회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도 면밀히 감시할 것” 지난 12월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하원 중국특위의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은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5년이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시간이었다면 다음은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철저하게 검토하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 모두 대(對)중국 투자를 금지·감시하는 체제 마련을 고려하고 있어 이런 계획이 어떤 형태로든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전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면서 국방부를 비롯한 국가안보기관들이 금융당국과 협력해 중국의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트렌드
CES 2023,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곳

새해 벽두부터 열린 CES 2023은 그 어느 해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174개국에서 3200개 기업이 참가했고 그중 한국 기업은 550개사로 두 번째로 많은 기업이 참가했다. 11만여 명이 방문한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CES는 디지털과 연결된 미래를 먼저 경험하기 위한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과연 CES 2023에서는 디지털과 융합된 미래 세계를 어떻게 보여주었을까. 글 이형주 VM 컨설팅 대표 올해 CES는 개최면적이 20만㎡가 넘고, 전시 카테고리만 24개에다 전시장도 분산됐기 때문에 계획을 꼼꼼히 세우지 않고 방문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CES 2023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와 베니션 엑스포(Venetian Expo)로 양분돼 개최됐다. 모빌리티와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전시는 LVCC에, 스마트홈과 메타버스 생태계 관련 전시는 베니션 엑스포 쪽에 부스가 많았다. 베니션 엑스포의 유레카 파크(Eureka Park) 존에는 한국관, 프랑스관, 일본관, 대만관 등 주요 국가의 스타트업들이 국가관 형태로 공동 참가해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CES에서 주목할 점은 한국 스타트업 111개사가 혁신상을, 20개사가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코트라가 지원한 스타트업 34개사도 혁신상 48개를 수상했다. 특히 이번 CES에서는 쇼플로어 투어(Show Floor Tours)라는 맞춤형 전시투어 프로그램을 처음 도입했다. 오토모티브 투어, 스타트업 투어, 헬스케어 투어 등 주제별로 짜인 이 프로그램은 관람객들에게 전문 전시 도슨트의 전시관 해설과 함께 주요 기업 부스를 약 2~3시간 동안 안내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주목할 만한 기술 트렌드 헬스케어, 모빌리티, 메타버스, 그리고 웹 3.0 CES는 수많은 기술과 기업이 최신 트렌드를 선보이는 경쟁의 무대이지만, 늘 그 시대를 리드하는 기술 트렌드가 있게 마련이다. CES 주최자인 미국소비자가전협회(CEA)는 올해의 키워드가 헬스케어, 모빌리티, 메타버스 & 웹 3.0이라고 선언했다. ①헬스케어: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장 주목받은 것이 비대면 관련 기술이다. 그중에서도 원격의료 기술은 헬스케어와 바이오 시장의 뜨거운 이슈가 됐다. LVCC에서는 이러한 원격의료, 바이오 센서, 수면테크 등 바이오와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기술이 총망라돼 전시됐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미래를 LVCC 전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 ②모빌리티: LVCC는 모빌리티의 미래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CES는 2023년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분야로 모빌리티를 꼽았다. 이에 부응하듯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가 내연기관의 종말을 선언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려 CES에 몰려들었다. 자동차 디스플레이, 재생에너지, 자율주행, 드론, 카오디오, 반도체 등 모빌리티 기술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③메타버스 & 웹 3.0: 웹 3.0은 플랫폼 시대를 뛰어넘어 개인 간 연결과 거래를 촉진하는 개인화된 웹이다. 즉 웹 3.0은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의 기술을 포괄한다. LVCC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웹 3.0과 메타버스 생태계를 종합해 만날 수 있었다. 국내 관련 산업계를 위한 인사이트 CES는 가전 전시회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진 지 오래다. 모든 미래를 위한 미래가 전시의 화두가 됐고 그에 부응하듯 정보기술(IT)과 결합한 모든 산업의 선도 기술과 제품이 CES에 모인다. 모든 것이 디지털과 연결되는 미래 사회를 가장 먼저 경험할 수 있는 장인 것이다. CES는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 전시답게 전시 방문자에게 1:1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방문자의 관심 분야에 맞는 기업과 세미나, 관람객을 모두 AI로 추천해준다. 또한 라스베이거스에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편안히 디지털 CES로 참가기업의 부스를 보고 콘퍼런스를 들을 수 있다. 관심 분야가 비슷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도 있다. 결국 CES는 인류 모두의 미래를 위한 전시회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나’를 위한 전시회인 것이다.

응답하라 무역정책
수출지원기관 힘 모은다 수출지원기관협의회 발족

전 세계의 경제 키워드는 ‘불황’이다. 정부는 수출지원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산업, 문화, 환경, 보건 등 전 분야 부처의 역량을 모아 ‘수출지원기관협의회’를 발족했다. 수출지원기관협의회를 중심으로 지원기관의 운영방안과 협업내용을 살펴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2월 2일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산업부 문동민 무역투자실장 주재로 ‘제1차 수출지원기관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2022년 11월 대통령 주재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표한 ‘주요 수출지역별 특화전략 및 수출지원 강화 방안’의 면밀한 이행을 위해 △수출지원기관협의회 운영방안 △수출지원기관 역량강화 및 협업·연계 확대방안 등을 논의했다. #수출지원기관협의회 운영방안 기능별·분야별 전 부처 주요 18개 수출지원기관이 참여하는 협의회는 수출지원기관 지원역량 강화를 위한 협의·조정, 기관별 수출지원사업 공유·점검, 기관 간 협업과제 발굴·추진 등을 다룬다. 또한 분야별 기관 간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협의회 산하에 수출마케팅지원협의회, 수출금융지원협의회, 해외인증지원협의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수출지원기관 지원역량 강화 및 협업·연계 확대방안 코트라와 무역보험공사 등 주력 수출지원기관 중심으로 분야별·기능별 지원기관의 역량강화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수출지원기관 재직자의 지원역량을 높이기 위해 ‘수출지원기관 전용 교육과정’을 신설, 인력교육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한 기관 간 주요 정보를 공유하고 코트라 해외무역관 중심의 원-루프 지원체계를 구축해 기관 간 연계를 강화한다. 원-루프 지원체계에 따라 지원기관 해외사무소 설치 시 해외무역관을 우선 활용하고 기관 간 해외 협력사업을 수행한다. 인력교류 부문에서는 코트라 등 주력 수출지원기관의 수출 전문성과 분야별 지원기관의 업종 전문성을 상호 강화하기 위해 기관 간 인력교류를 진행하고자 한다. #해외전시 #해외인증 #인력양성 #무역금융 이번 협의회에서는 해외전시회 부처 합동참가, 해외인증 종합지원체계 구축, 지역·산업별 수출 특화인력 양성 등 협업과제 추진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해외전시 부문에서는 다수의 기관이 참가하는 통합 한국관을 확대해 ‘대한민국 브랜드’ 위상 활용 및 해외 바이어 유치 등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해외인증 종합지원체계 구축을 통해서는 전 기관 지원사업을 연계하고 정보제공부터 컨설팅, 사업 신청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또한 수출 주력 및 전략시장의 유망품목을 선정해 해당 지역과 품목에 대한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전문인력도 양성할 계획이다. 이 외에 금융 부문에서 수출지원기관 단체보험 협업 강화, 특별출연을 통한 협약보증 추진으로 무역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역사의 수레바퀴
마녀재판의 경제학

실패나 재난의 책임을 ‘남 탓’으로 돌리는 것은 인간의 본성상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살기가 팍팍할 때, 생존을 위한 사투가 벌어질 때 책임을 전가할 대상으로 사람들은 ‘마녀’를 찾고는 했다. ‘마녀사냥’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흔히 중세 유럽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상 마녀사냥이 빈번하게 일어났던 시기는 근세 초다. 글 김동욱 한국경제신문 중기과학부 부장 17세기 초 유럽에서 마녀사냥이 가장 격렬하게 발생한 곳은 현재의 독일 지역이다. 당시 독일 지역에는 8,000만 유럽 인구의 5분의 1가량이 살고 있었는데, 마녀로 몰려 화형당한 유럽 대륙 희생자의 절반가량이 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1631년 프리드리히 슈페라는 독일인은 “독일에는 마녀 어머니가 너무나 많다”라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마녀와 관련된 문제에 천착해온 독일의 역사학자 볼프강 베링거는 중부유럽이 마녀 박해의 중심지가 된 이유로 16세기와 17세기 초의 환경위기를 거론한다. 소위 ‘소빙하기’가 닥치면서 인구밀도나 거주구조, 농업구조 같은 사회·문화 인프라와 경제 기반이 가장 취약하던 독일 지역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는 설명이다. ‘소빙하기’의 충격은 30년 전쟁(1617~1648)이 벌어진 유럽부터 명·청 교체기의 중국, 병자호란(1636)에 휘말린 조선까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17세기 위기론’으로 설명되기도 했다. 지역에 따라 충격의 강도는 달랐는데, 지중해 유역이나 기타 해안 지역에선 기온 하강의 영향이 크지 않은 반면 주민들이 밀집해서 살던 유럽 내륙 지역에선 살기가 어려워지면서 이웃과의 사회적 갈등이 증가했다고 한다. 취약해진 환경의 영향이 이웃을 마녀로 의심하고 몰아붙이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 것이다. 삶이 팍팍해지면 다 마녀 탓 농업사가 빌헬름 아벨의 연구도 이러한 사실을 방증한다. 1670년 ‘기아 위기(Hungerkrise)’에 관한 연구에서 소빙하기 중앙유럽의 물가상승은 서유럽이나 남유럽 도시들에 비해 월등히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날씨는 추워지고 우박·서리 등의 피해는 늘고, 여름이 짧아지면서 자연스레 흉년이 늘어 농업 생산량 축소가 미친 영향이 컸다. 흉년이 자주 반복되면서 식량부족이 다시 기존 사회질서의 존속을 위협하는 사회적 긴장을 키우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주민들의 영양상태가 나빠짐에 따라 전염병이 확산하면서 모든 책임이 ‘마녀 탓’으로 돌려질 수 있었다. 결국 이런 위기의 책임이 사회나 조직, 정치체 등 기관의 탓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개인 탓으로 옮아가면서 기존 공동체에서 약자로 분류되든가, 아니면 질시의 대상인 존재들이 마녀로 몰리면서 마녀사냥의 광풍이 일었다. 무엇보다 혼자 사는 여성이 마녀로 몰리는 경우가 많았다. 텍사스대학 역사학자 브라이언 르박에 따르면 근세 초 유럽의 마을공동체에서 혼자 살던 여성들은 보통 가난한 사회 최하층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대표했다. 그랬던 만큼 그들은 자주 마녀사냥의 공격 대상이 됐다. 또 ‘마녀=여성’이라는 인식으로 사회 약자였던 여성은 더더욱 마녀로 몰리기 쉬웠다. 실제로 자신마저 ‘마녀’로 몰릴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인 남편이나 자식들이 아내나 어머니를 마녀로 몰고 본인은 위험을 회피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미국 세일럼 빌리지의 마녀사냥 유럽 무대를 벗어나 식민지 시절 미국 뉴잉글랜드 매사추세츠주에서도 비슷한 양상의 움직임이 관찰된다. 세일럼이라는 마을에서는 1692년 300여 명이 마녀로 몰렸고 30명이 처형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같은 마녀사냥의 배경에는 농업 종사자와 상업 종사자 간 갈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역 재산권을 둘러싸고 대립하던 중 세력이 약화하던 농업 지주들이 예전의 권능을 되찾기 위한 심리적 무기로 마녀사냥을 들고 나왔다는 게 역사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역사가들은 마녀로 몰린 대부분의 사람이 여성이고, 이들 중 상당수는 기존에 전통적으로 부여되던 여성 역할을 거부하거나 역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 마녀로 몰린 대부분의 여성은 중산층이거나 아들 또는 남자 형제가 없는 중년층이었다. 그들은 적잖은 재산을 상속받아 독립된 삶을 살던 부류였지만 그 재산과 상대적으로 약한 사회적 방어막 때문에 손쉬운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됐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 때마다 사람들은 어려움에 대해 책임을 전가할 질시와 두려움의 대상을 찾는다. 오늘날 우리는 이런 전례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 것일까.

친환경 K선박으로 해양모빌리티 산업 선두주자 될 것 ㈜빈센

㈜빈센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배를 개발·제조하는 스타트업이다. 창립 6년 만에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춰 선박용 수소엔진 개발에서 선도적인 행보를 보이며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작지만 강한 벤처기업 ㈜빈센이 향후 K조선업의 일등주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글 이선민 기자 사진 박충렬 디젤 선박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전기·수소 선박으로 갈아타기 위해 전 세계 조선기업이 엔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중 가장 기술력이 앞선 회사로 꼽히는 ㈜빈센. 전남 영암군 테크노폴리스(대불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빈센은 2017년 창립하고 2018년 전기배를 개발한 데 이어 현재는 친환경 소형 선박인 수소배 상용화까지 이뤄냈다. “조선업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1위로 꼽힙니다. 그러나 대형 선박의 핵심인 엔진은 글로벌 대기업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사용합니다. 우리나라도 엔진을 개발·생산하는 곳이 있지만 브랜드 파워가 떨어져서 독일 만(MAN Energy Solution)이나 중국 윈지디(WIN-GD) 등의 엔진을 이용하고 있어요. 그런데 친환경 엔진은 그들도 시작 단계여서 우리와 같은 출발점에 서 있는 셈이죠. 이 기회를 통해 수소, 배터리 등을 활용해 선박의 메인 엔진을 제조할 수 있는 한국 대표 엔진기업 빈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칠환 대표가 비전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빈센의 인력 대부분이 조선소에서 큰 선박 프로젝트는 물론 잠수함까지 경험한 20년 이상의 경력자이기 때문이다. 친환경 엔진과 조선 기술 모두를 갖고 있는 ㈜빈센의 빠른 성장이 더더욱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소연료전지 기술, 배터리 제조 기술, 조선 엔지니어링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라서 이 모든 것을 결합하는 일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빈센에 있다. ㈜빈센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수소연료전지 추진시스템, 배터리 추진시스템, 그리고 두 시스템의 장점을 모아놓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빈센이 개발 중인 수소연료전지 추진시스템은 중소형 선박뿐만 아니라 대형 선박에도 적용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다. “영암 대불산업단지에 빈센 본사 및 공장을 완공했고 최근에는 제2공장 신설과 함께 연구개발(R&D)센터를 완공해 기술개발 및 실증, 친환경 선박 건조, 생산 능력을 모두 갖춘 셈입니다.” 이 대표는 2021년 부산국제보트쇼에서 올해의 보트상을 수상한 수소연료전지 선박 하이드로제니아를 통해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시장도 선점해나갈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추진 시스템 개발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중 이 대표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해외 주요 선사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해외 주요 선사들이 ㈜빈센과 협업하는 이유는 선박도 잘 알면서 연료전지 등 친환경 기술을 시스템 통합(SI), 제품화하는 회사가 세계적으로 드물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면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실증하는 기회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속도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우리 기술이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인력과 투자를 확보해 2025년에는 1,000억 원대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양산업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빈센의 활약이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가 수출 청신호 켰다 ㈜빈센이 수소연료전지 추진 선박을 개발했지만 현행 법률에는 수소연료전지 추진 선박에 대한 기준이 부재하고 이동식 수소자동차 충전소의 충전 대상을 자동차로 제한하고 있었다. 이 같은 규제로 수출에 필요한 실증과 검증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규제 유예제도)를 통해 실증과 검증을 시행할 수 있었고 사업화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수소연료전지 추진선박의 충전·운항을 위한 실증 특례를 승인받아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숨고 가이드
수출입 통관절차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 윤활유 같은 존재 선명아암물류㈜ 오길도 보세사’

보세란 수입품을 가공해 수출 또는 중계하거나 박람회 등에 전시하는 경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보류하는 제도이며 이것이 이뤄지는 장소가 보세구역이다. 보세사는 이곳을 관리하는 사람을 말한다. 17년째 보세사로 일하고 있는 오길도 보세사로부터 보세사의 역할과 전망 등을 들었다. 글 이선민 기자 사진 이소연 17년째 보세사로 활동 중이신데요, 보세사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보세사는 통관절차를 이행하기 위해 임시로 보관하는 수입물품 관리에 대한 세관공무원의 업무 중 일부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보세화물 전문관리자를 말합니다. 수출입을 하는 곳에는 반드시 보세구역이 있게 마련이죠. 보세구역은 세관에서 직접 관리하는 지정보세구역과 세관장의 특허를 받아 개인이 운영하는 특허보세구역으로 구분됩니다. 특허보세구역은 보세창고, 보세공장, 보세판매장, 보세전시장 등으로 세분돼 있으며 특허보세구역을 운영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국가공인 전문자격사인 보세사를 채용해야 합니다. 보세사는 항만 배후단지에서 근무하는 형태가 가장 많습니다. 보세사는 실제 수출 업무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보세사는 보세물품의 수출입 관리와 보세구역의 특허 갱신 등의 업무를 담당합니다. 세관에서 공무원들이 나와 물품을 점검하고 원산지 표시나 원래 서류에 맞는 제품이 들어왔는지 확인하는 일을 돕습니다. 수입통관 절차상 진행되는 일에 보세사가 입회하면 처리가 빨리 될 수 있고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물건을 적발함으로써 통관절차가 단축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통관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제시해 보수업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출입 업무가 좀 더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수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세관 공무원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데 따른 어려움도 있으실 텐데요? 예전엔 국내 세관창고로 들어온 모든 수입물품을 세관 공무원이 관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물동량이 많아지면서 세관공무원 인력만으로는 관리가 힘들어지다 보니 1988년에 보세사라는 자격사를 두고 세관업무를 위탁한 겁니다. 보세사의 업무는 보세화물 관리 업무를 위탁 받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관 절차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한데 간혹 화주들이 수입화물을 좀 더 빨리 통관해서 가져가고 싶은 마음에 처리 절차를 재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주 역시 우리의 고객이기 때문에 무작정 거절만 할 수 없어서 곤란할 때가 있습니다. 청년들 사이에서 보세사 자격증에 관심이 높은데 보세사의 직업적 전망은 어떤가요? 보세사 자격증은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에 가깝습니다. 보세사 단독 업무만 하는 곳은 드물고 물류회사에서 다른 일과 겸업하는 보세사가 대부분입니다. 보세사를 메인 업무로 인정하기보다 부가적인 자격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수출입 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고 보세사 업무도 독자적인 자격으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충분히 전망이 밝다고 생각합니다. 보세사가 되려면 이렇게! 보세사는 국가공인 전문자격사로 현재 약 3,100여 명이 세관에 등록하여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보세사 자격시험은 통상 연 1회 시행하며, 관세청이 주관하고 한국관세물류협회에서 시행하고 있다. ❶ 방대한 업무에 대한 책임감 방대한 양의 수출입 물량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보세사로서의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다. 서류에 적힌 물건이 맞는지, 어느 곳에 어떻게 보관할지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❷ 관세법을 준수하는 준법정신 보세사 업무는 관세법을 준수해 진행되기 때문에 준법정신이 투철해야 한다. 수시로 개정되거나 바뀌는 법령 공부는 필수다. ❸ 밀수의 위험에 빠지지 않는 도덕성 간혹 밀수 관련 뉴스가 나오는데 보세화물 취급 담당자가 협력하지 않는 한 밀수는 발생하기 어렵다. 도덕성이 부족한 사람이 보세사로 일할 때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FTA Analysis
원산지인증수출자 제도의 이해와 FTA 수출 활용

원산지인증수출자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면 ‘한·EU FTA에서 6,000유로를 초과하는 원산지물품을 수출할 때 원산지인증수출자에 한해 FTA 원산지신고서를 발급할 수 있다’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협정별로 다른 원산지증명서 발급방식(기관발급, 자율발급)의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원산지인증수출자 활용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글 임은주 서울세관 수출입기업지원센터 기업지원1팀장 원산지인증수출자 제도란? 원산지인증수출자는 수출국 관세당국이 원산지 증명 능력이 있다고 인정한 수출자에게 FTA 원산지신고서 발급 권한(한·EU 한·영국 한·캄보디아 한·이스라엘 FTA, RCEP 등)을 부여하는 제도다. 원산지인증수출자에게는 기관발급 원산지증명서 신청(우리나라 발급기관: 세관, 상공회의소) 시 원산지 증빙서류 제출을 생략할 수 있는 간소화 혜택이 부여된다. 원산지인증수출자 취득 희망업체는 사업장 주소지 관할 본부세관 수출입기업지원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신청방법과 관련서식 등 자세한 사항은 관세청 FTA 포털에 나와 있다.(검색경로: FTA포털>FTA활용제도>인증수출자제도) 취득 시 협정별·종류별 혜택 ❶ 원산지인증수출자의 협정별 혜택 한·EU와 한·영국 FTA는 6,000유로 초과 원산지물품을 수출할 때 원산지인증수출자에 한해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다. 그러나 한·캄보디아 및 한·이스라엘 FTA, RCEP에서는 기관발급 원산지 증명과 인증수출자에 의한 자율발급 증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한·이스라엘 FTA에서는 미화 1,000달러 초과 원산지물품을 수출할 때에는 원산지인증수출자에 한해 원산지신고서를 발급할 수 있다. 한·아세안, 한·싱가포르, 한·중국, 한·베트남 FTA 및 한·인도 CEPA에서는 자율발급 원산지 증명 규정 없이 기관발급 원산지 증명 방식만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원산지인증수출자는 원산지증명서 발급기관에 원산지증명서 신청 시 첨부서류 제출이 생략되는 혜택만 있다. ❷ 원산지인증수출자의 종류별 혜택 원산지인증수출자는 인증범위에 따라 업체별 원산지인증수출자와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로 구별된다. 업체별 원산지인증수출자는 원산지관리시스템 또는 원산지 증명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 자격을 부여하고,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는 FTA별 해당품목(HS 6단위)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 자격을 부여한다. 업체별 원산지인증수출자는 모든 협정, 모든 생산·관리물품의 원산지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협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FTA 원산지신고서 발급권한이나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절차 간소화 혜택이 주어진다. 이와 달리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에게는 특정 협정 및 품목번호(HS) 6단위 물품에 인증 혜택을 부여한다. 즉 인증받은 특정 협정의 인증품목에 대해서만 FTA 원산지신고서 발급권한이나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절차 간소화 혜택이 주어진다. 품목별 특례 활용 RCEP과 한·캄보디아 FTA에서는 원산지인증수출자에 대해 원산지신고서를 자율적으로 작성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 이에 관세청에서는 이미 발효된 FTA의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이면서 해당품목 원산지결정기준보다 완화된 경우 원산지인증수출자 취득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간이 인증신청서와 원산지소명서, 확약서, 원산지관리 전담자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간이한 방법의 인증 특례를 운영하고 있다. ❶ 한·캄보디아 FTA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 특례 한·캄보디아 FTA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 특례 대상은 현재 한·아세안, RCEP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중에서 한·캄보디아 FTA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자격 취득을 희망하는 업체이며, 신청품목은 한·캄보디아 FTA 인증심사 간소화 품목에 해당하는 경우로 한정한다. ❷ RCEP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 특례 RCEP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 특례 대상은 현재 한·중국, 한·아세안, 한·베트남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중에서 RCEP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 자격 취득을 희망하는 업체이며, 신청품목은 RCEP 인증심사 간소화 품목에 해당하는 경우로 한정한다. 원산지인증수출자 유의사항 첫째, 인증범위 내에서만 발급 혜택이 부여된다.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는 인정받은 협정의 해당품목(HS 6단위)에 대해서 인증혜택이 부여되고, 인증받은 협정과 다른 FTA를 적용하거나, 인증받은 해당품목 외의 HS 6단위가 다른 신규 품목을 수출할 경우에는 품목별 원산지인증수출자를 취득해야 한다. 둘째, 원산지인증수출자라 해도 수출물품의 원산지 판정은 업체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원산지인증수출자 지정은 자율적으로 원산지를 판정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지 해당 업체의 수출물품에 대해 원산지물품(한국산)으로 공인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원산지인증수출자 자격을 취득한 품목이라도 업체 책임하에 원산지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해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해야 한다. 셋째, 원산지인증수출자 자격을 취득했어도 서류보관 의무 및 검증 책임은 면제되지 않는다. 원산지인증수출자는 원산지신고서 발급권한과 발급과정의 간소화 혜택을 받은 것일 뿐 원산지 판정 관련 증빙서류 보관의무 및 사후 검증에 대한 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통상 아카데미
작지만 큰 나라, 카타르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카타르는 아라비아반도 동쪽의 반도 국가로 사우디아라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수도인 도하(Doha)는 페르시아만을 마주한다. 경기도만큼 작은 나라지만 1995년 칼리프 빈 하마드 국왕이 즉위한 후 천연가스 개발과 적극적인 개혁·개방 정책, 그리고 친서방 표방으로 외교적 영향력을 키우며 중동 내 상당한 입지를 다져왔다. 글 강문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동팀 연구위원 천연가스와 석유로 부를 쌓은 나라 카타르는 세계 2위 천연가스 수출국이며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자국 천연가스를 수출하고 있다. 카타르의 총수출 대비 천연가스·석유 비중은 약 82%(2020년 기준)에 이르며 재정수입의 78% 역시 석유·천연가스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천연가스 수출에 힘입어 카타르의 2021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만8,581달러를 기록했으며 최근 고유가에 힘입어 2022년 1인당 GDP는 8만6,514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카타르 명목 GDP는 2004년 306억 달러에서 2022년 2,257억 달러로 7배 이상 증가했다. 카타르의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다 보니 카타르 정부도 국가비전 2030 발표, 카타르 자유지대청 설립 등을 통해 경제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석유화학 부문 개발, 태양광 등의 친환경에너지 육성, 디지털 전환을 통한 정보기술(IT) 산업 기반 구축 등이 있다. 카타르는 2019년 이후 석유화학 부문 건설 프로젝트가 증가하면서 투자 규모가 2020년 8,600만 달러에서 2022년 8월 13억 달러로 급증했다. 한편 카타르 정부는 천연가스 재정수입을 바탕으로 수자원 담수화 플랜트 확장, 천연액화가스(LNG) 운반선 도입 등을 꾀하고 있어 당분간 카타르 경제에서 천연가스 관련 산업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기업의 진출 비교적 용이 카타르는 제조업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타우틴 제도를 시행 중이다. 에너지 분야 기업이 발주하는 조달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현지 구매 비율을 40%(2023년 기준)까지 확대해야 하며 현지화가 유망한 6대 분야(화학 및 금속, 엔지니어링 서비스, 소모성 자재 및 유지보수, 디지털 기술, 산업 기자재, 해양 플랜트 기자재 및 서비스)에 대해 100대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 보험 등 특정 산업에 한해 최대 100% 지분 투자가 가능하도록 2019년 외국인 투자법을 개정했다. 또한 카타르경제자유구역과 카타르과학기술단지는 현지 에이전트 없이도 외국인 직접투자가 100%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2018년 외국인 영주권에 관한 법을 제정하면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최초로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국가가 됐다. 이처럼 제도적으로는 걸프 지역 다른 국가에 비해 외국인 투자가 수월한 편이다. 수입다각화, 대외개방성에 바탕을 둔 통상정책 카타르는 제조업, 농수산업 등의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해 높은 대외개방성에 바탕을 둔 통상정책을 취하고 있다. 보통 관세율은 5%이나 식료품에는 관세를 면제하고 주류, 담배, 돼지고기 등 일부 판매가 제한된 품목에 대해서는 100% 관세를 부과한다. 카타르는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보다는 GCC 6개국(사우디, UAE,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의 일원으로서 FTA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카타르의 FTA 체결국가로는 유럽연합(EU), 인도, 이란, 모로코 등이 있으며 GCC와 FTA 협상을 완료했거나 협상 중인 국가로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EU, 중국, 호주, 싱가포르 등이 있다. 최근 들어 고유가 지속, 유럽의 천연가스 수급처 다변화에 따라 카타르산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자 카타르 정부는 천연가스 장기 계약을 통한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카타르, 전방위적 동반자 관계 한국과 카타르는 1974년 수교를 했으며 2007년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관계를 전방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2015년 이후에는 원전, 과학기술, 스마트팜, 수산, 항만, 스마트그리드 등 전방위적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양국 간 경제협력은 실질적으로 천연가스 교역 비중이 가장 높다.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카타르로부터 62억 달러 규모의 천연가스와 35억 달러 규모의 원유를 수입했다. 우리의 수출품목은 전선, 건설중장비, 자동차 등이다. 한국이 카타르에서 수주한 건설 프로젝트는 2021년 22억3,000만 달러 수준이며 우리나라의 대(對)중동 수주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수주한 프로젝트는 대표적으로 루사일 타워, 875㎿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등이 있으며 삼성중공업이 담수화 플랜트, LNG터미널 건설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 및 건설 수주 관련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으로 중동 뉴스를 국제사회에 송출 카타르는 인구가 268만 명에 육박하나, 시민권을 가진 아랍인은 33만여 명에 불과하며 전체 인구의 약 90%는 외국인 노동자로 구성돼 있다. 1939년 유전이 발견되기 전에는 전통적으로 유목민이었으며 베두인으로 불렸다. 카타르 국민은 베두인 전통에 따라 1년에 몇 달간 사막에서 생활하기도 한다. 페르시아 제국, 오스만 제국 등에 이어 1916년 영국에 식민 통치를 당한 카타르는 아랍 지역 9개 토후국의 하나로 존재했다. 영국이 아랍 지역을 독립시키겠다고 발표한 이후 카타르는 현 아랍에미리트(UAE)의 7개 토후국과 함께 아랍에미리트 연합국의 하나로 독립하고자 했으나 토후국 간 의견 차이로 충돌하면서 1971년 바레인과 함께 각각 독립했다. 전체 인구의 79%가 이슬람교도이고 대규모 외국인 노동자가 유입되면서 힌두교, 기독교, 천주교 등의 비중이 20%를 차지한다. 카타르는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알자지라 방송사를 통해 중동 지역 주요 뉴스를 국제사회에 송출하고 있으며 2022년 월드컵에 이어 2030년 아시안게임을 연달아 유치하면서 중동 지역 문화·언론·스포츠 행사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인터뷰 양소망 코트라 중동지역본부 도하무역관 과장 카타르 진출 기업이 꼭 알아야 할 현지 관행이나 주의사항을 말씀해주세요. 카타르는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이다. 카타르 바이어와 거래를 하려면 시장 규모 측면에서 인근 나라와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초기 주문물량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첫 주문은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한 소량 주문을 선호하는 편으로, 바이어의 최소주문수량(MoQ)에 대해 협조하는 것이 장기적인 거래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또한 카타르 경제가 대외수입형 경제체제이다 보니 바이어도 수익성 높은 새로운 제품 라인을 꾸준히 찾고 넓혀가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거래처 발굴 시 전문분야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조건 배제하기보다는 현재 그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의 현황과 향후 새로운 사업 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계기 등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한국 제품이나 진출 유망 산업군을 소개해주세요. 카타르 화장품 시장은 유럽산 제품이 중·고급 시장을, 인도산 제품이 저가 화장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전자상거래 성장세에 맞춰 한국문화 콘텐츠의 인기로 국가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한국산 화장품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카타르 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고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의료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현지에 한국 피부과가 영업 중이며, 카타르 회사들의 한국 병원과의 협업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 한 카타르 기업은 ‘한국의료센터(Korean Medical Center) 프로젝트’를 통해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통증관리, 재활 및 한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목에서 한국 병원들과 협업을 추진 중에 있다. 비즈니스 에티켓 이것만은 꼭 알아두세요 친밀감의 표시를 ‘수락’과 ‘긍정’의 의미로 오해 말아야 카타르 바이어들은 비즈니스 면담 시 상대방에게 친밀감을 보이거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거래를 수락한다는 의미가 아닐 수도 있으니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즐리스(Majilis) 문화에 대한 이해 필요 여성 가족 구성원의 외부인 노출을 막기 위해 집 입구에 마즐리스(Majilis)라는 손님방을 설치해놓고 있다. 만약 거래하고자 하는 상대방으로부터 초대를 받는다면 이러한 장소임을 염두에 두고 가는 것이 좋다. 남성이 여성에게 악수를 청하는 것은 금물 이슬람 문화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먼저 악수를 청해서는 안 되며 자기 왼쪽 가슴에 오른손을 얹고 고개를 숙이는 인사가 적절하다. 만약, 여성이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면 악수도 가능하다. 조급한 독촉은 금물, 중장기적으로 관리 필요 이메일 발송 시 전화로 리마인드가 필요하지만 바이어가 검토 중인 단계에서 답장이나 주문 계획을 수시로 묻는 경우 비즈니스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일정 기간을 두고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한국 대표선수
세계인의 핫한 K소스, 고추장

K팝,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을 타고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추장, 간장, 된장을 중심으로 K소스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세계 100여 개국으로 수출되는 고추장은 해외 소비자에게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스타가 즐기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등장하는 ‘힙한 식문화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다. 자료 농림축산식품부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핫한 식문화 콘텐츠를 이끄는 K소스의 대명사 고추장 고추장 수출은 2020년 5,000만 달러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소스류 시장 성장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매운맛, 에스닉 푸드(이국적인 음식), 건강 관련 수요가 트렌드를 이끌며 100여 개 국가로 수출 중이다. 2021년 고추장 수출액은 5,279만8,000달러(2만2,986톤)로 전년 대비 3.7% 늘었으며 수출량 역시 6.7% 증가했다. 레드페퍼페이스트(red pepper paste)와 구별되는 독자적인 발효식품, 고추장(Gochujang) 고추장은 2020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Alimentarius Committee)에서 세계규격으로 채택됐다. ‘고추장(Gochujang)’이라는 우리 고유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고추장을 뜻하는 레드페퍼페이스트(red pepper paste)와 구별되는 독자적인 발효식품으로 세계에 인식되고 있다. 고추장을 좋아하는 나라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간한 보고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에 따르면 해외시장에서 고추장은 비빔밥, 김치 등 K푸드와는 차별적인 특징을 지닌다. 기존 K푸드가 건강식 이미지라면 고추장은 젊은이들 사이에 트렌디한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다. 해외시장에서 고추장의 이미지 변화 세계는 지금 매운맛 홀릭 최근 몇 년 사이에 매운맛 소스류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K팝 등 K콘텐츠가 유행하면서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남미에서도 한국 고추장이 K소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라면의 글로벌 트렌드 라면은 한때 ‘건강하지 않은 식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해외시장에서도 프리미엄화·건강화되는 추세다.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서도 K콘텐츠의 인기에 발맞춰 ‘K건강라면’, ‘K고급라면’이 세계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톡
아프리카연합(AU)에 G20 회원국의 지위를 달라!

아프리카 지역 기구 아프리카연합(AU)이 주요 20개국(G20)에 유럽연합(EU)처럼 회원국 지위를 달라고 요청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 12월 향후 3년 동안 아프리카에 무려 72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AU의 G20 가입 지지 입장도 공식화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도 AU의 G20 가입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어 AU의 G20 가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사진 한경DB 아프리카연합(AU)은 아프리카 대륙 내 55개 국가로 구성돼 있으며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약 2조 달러를 넘는다. AU와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오래전부터 G20에 AU가 EU와 같은 회원국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요청해왔다. G20에서 논의되는 다수의 주제가 아프리카 국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침에도 정작 참여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뿐이었다.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오랫동안 세계 문제와 위기에 관한 논의에서 자신들이 제외된 것에 대한 좌절감을 표명해왔다. AU가 G20 정상회의에 처음 참여한 것은 2010년이다. 2017년 독일 비스바덴에서 개최된 ‘G20 디지털 금융 콘퍼런스’ 중 열린 G20 아프리카 자문그룹(Africa Advisory Group) 회의에서 ‘아프리카 투자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독일 G20 회의에서는 아프리카에 대한 민간·인프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아프리카 협약(Compact with Africa)’이 채결되기도 했다. G20 정상들은 전 세계 부의 배분을 통해 빈곤을 없애야 균형 있는 동반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 이를 통해 새로운 글로벌 경제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진국이 개도국에서 시장을 넓히는 것과 동시에 개도국 발전을 위한 자금과 지식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데도 동의한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는 세계가 직면한 경제문제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핵 위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규탄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 내 개도국과 관련해 ‘G20 부채 처리 공통 프레임워크’를 통해 개도국의 부채 조정을 가속화하고, 기후변화에 의해 개도국이 입은 손실과 피해를 보상하는 ‘손실피해기금(Loss and Damage Fund)’ 설치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에 참여한 남아공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대통령과 AU 의장국인 세네갈 마키 살(Macky Sall)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전 세계가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곡물 가격이 급등해 빈곤국들이 경제적 위기에 처한 상황을 고려해 AU가 G20 회원국 지위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가 세계의 주요 협의체에서 관찰자가 아니라, 회원국으로 참여해 온전히 아프리카와 개도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G20 합의 사항이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이 큼에도 아프리카 국가의 영향력은 미약 G20 정상회담에서 합의되거나 결정된 사항이 아프리카 국가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함에 비해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러한 결정과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약하다. 아프리카 국가 중 남아공이 유일하게 G20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어 아프리카 인구의 약 96%, 아프리카 GDP 규모의 85%가 결정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다. 기후변화나 코로나19 팬데믹, 안보, 부채 문제 등과 같이 매우 중요한 이슈에 대한 타국의 결정이 가져오는 영향을 아프리카는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일치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AU를 G20 회원국으로 수용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수용은 추가적으로 아프리카 나라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들 54개국은 대부분 저소득 국가이기 때문에 전 세계 인구의 약 80%를 차지하는 저소득 국가의 이해관계도 대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전 세계의 경제 거버넌스가 좀 더 포괄적이게 되고 G20이 승인한 정책 수행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현재 마주하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재정 지원이 필수적이다. 특히 에너지 전환은 단지 이 지역 국가들만의 책임은 아니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 감소와 기후변화 회복성 증가를 위해서 국제적인 연대가 더욱 중요하다. 또한 아프리카의 긴급 식량안보 위기, 예방접종 지원 및 전염병 대응과 경제 안정성 유지에도 광범위한 국제적 지원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공적개발원조 지출은 1990년대 약 4.5%에서 최근 3%까지 줄었으며, 인도적 지원도 감소하고 있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이후 아프리카 23개국과 기술지원 협정을 맺고 긴급자금 지원, 부채 경감 등을 위해 270억 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정치 리더들이 AU가 G20 회원국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 다수의 G20 회원국도 지지 의사를 표해왔다. 발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AU에게 EU와 마찬가지로 G20 회원국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조치는 G20이 개도국과의 실질적 연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2월 13일부터 15일(현지시간)까지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여한 아프리카 49개국 정상 및 지도자와 AU 대표단을 향해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아프리카 선거와 ‘좋은 통치’를 지원하기 위해 1억6,500만여 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앞으로 3년간 550억 달러 지원과 무역강화 협정, AU가 오랫동안 원하던 G20 회원국 가입 지지 등을 표명했다. 일본 기시다 총리도 지난 12월 19일 세네갈 대통령과 만난 뒤 AU의 G20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국제 사회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역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AU가 G20에 들어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도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개최된 제17차 G20 정상회의에서 AU가 G20 회원국이 되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변화하는 G20과 한국의 선택 AU의 G20 가입은 지난 G20 정상회의에서부터 시작된 개도국 역할 확대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3~2025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은 인도, 브라질, 남아공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해를 포함해 4회 연속 신흥경제국이 G20 의장국을 맡으면서 정상회의 의제에 개도국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춰 연속성을 유지하면, 앞으로 G20 정상회의에서 개도국 역할이 점차 강화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향후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인도, 브라질, 남아공이 중국, 러시아와 함께 브릭스(BRICS·신흥경제 5개국)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G20 정상회의가 미국과 중국이 국제질서 비전을 두고 대리전을 벌이게 될 경쟁의 장이 될 수도 있다. G20 정상회의에서 개도국의 영향력 증가는 세계 10위권 경제국인 한국에 재원 제공 요청 증가를 의미하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한국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 한·아프리카경제협력 신탁기금(KOAFEC Trust Fund),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등을 통해 개도국, 특히 아프리카 국가의 거시경제 운용 및 투자환경 개선 노력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2022년 G20 정상회의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지정학 위기를 다룬 것은 G20 정상회의의 원래 목적에서 다소 벗어난 것이다. G20 정상회의가 초기 목적인 경제 이슈 외에 정치적 이슈도 다룰 수 있는 거버넌스 체제로 변화할 수 있다. 이에 한국은 G20 정상회의의 성격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의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Global Pivotal State)’ 구상과 ‘인도태평양 전략’ 외교의 플랫폼으로 G20의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 G20 정상회담은 다양한 분야에서 범세계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주요 포럼 중 하나로 선진국과 신흥국 간 인식과 입장 차이를 중재할 수 있는 유일한 장이 될 수 있다. 통상을 이끄는 사람들 아프리카연합(AU)을 이끄는 리더 세네갈 마키 살(Macky Sall) 대통령 현재 아프리카연합(AU)을 이끄는 의장은 세네갈 마키 살(Macky Sall) 대통령이다. 세네갈은 서아프리카에 속한 국가로 민주주의가 안정적으로 제도화돼 있다. 세네갈은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국으로서 비교적 높은 경제성장률을 경험하고 있는 잠재력이 큰 국가다. 살 대통령은 광물에너지부 장관(2001~2003), 내무부 장관(2003~ 2004), 국무총리(2004~2007) 등을 역임했으며 2007년부터 2008년까지 국회의장직도 수행해 행정부의 주요 요직과 입법부 수장까지 거치며 정치인으로서 다양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2008년엔 본인이 정치활동을 펼친 민주당(Senegalese Democratic Party)을 탈당해 공화연합당(Alliance for the Republic)을 창당했다. 살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연합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여당인 민주당의 후보 와데 대통령을 결선투표에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6년 살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 선거 기간 중 약속한 것처럼 헌법 개정을 지지했다. 이 개헌을 통해 대통령의 3연임은 불가능한 것이 됐고, 대통령 임기도 7년에서 5년으로 줄어들게 됐다. 헌법 개정안은 국민투표에서 63%의 지지를 획득해 통과됐다. 살 대통령은 최근 국제 이슈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중립적 위치를 유지해왔다. 이 사태와 관련된 유엔(UN) 결의안에 세네갈 정부는 계속 기권을 표했지만, 살 대통령 본인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을 직접 만나 중재하기도 했다. 이 정상회담을 통해 살 대통령은 AU 의장으로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아프리카에 수입되는 곡물 문제 해결을 논의했다. 전쟁 전까지 아프리카는 총 밀 수입의 40% 이상을 이 두 국가로부터 수입해왔다. 살 대통령은 AU 의장 자격으로 2022년 G20 정상회담에 초대됐고, 이 기회를 살려 AU가 유럽연합(EU)처럼 G20 회원국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G20 정상회담에서 살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한국과의 경제협력이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도 밝혔다.

판례로 보는 통상
제2의 자동차 무한경쟁 시대에 캐나다 자동차 분쟁이 주는 교훈

보건·청정에너지·조세 관련 내용이 핵심인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지난해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다. 아이러니한 점은 그 안에 전기차 보조금이 가장 크게 쟁점화됐다는 사실이다. 한국을 포함, 여러 나라가 문제제기를 했을 만큼 확실히 자동차 관련 통상 현안은 언제나 첨예한 갈등의 원인이 돼왔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글 박정준 강남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 자동차산업은 완성차 생산단계 도달까지 필요한 부품이 수만 개다. 이에 따라 발주기업 중심의 많은 협력사가 연계되고,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되게 된다. 이런 가치사슬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확장되며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가 단순 계산이 어려울 정도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자동차산업에 필연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각종 정책을 지원하는데 때로는 그것이 경쟁국들과 불가피한 분쟁을 야기하기도 한다. 1990년대 후반 캐나다의 상황이 그랬다. 왜 캐나다는 국내 자동차 메이커가 없을까? 주요 7개국(G7) 중 하나인 캐나다는 자국 자동차 메이커가 없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의 배경에는 미국과의 오랜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 양국은 오늘날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경제동맹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USMCA 전신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그보다 앞서 캐나다·미국 FTA를 체결했고 그전에는 양국 간 자동차협약(Auto Pact)이 있었다. 바로 이 협약을 통해 캐나다는 일정 조건하에 미국 자동차 기업에게 일종의 특혜를 주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미국산 자동차와 그 부품에 대한 관세 및 통관 혜택이다.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캐나다 현지 생산을 촉진하고자 한 정책적 전략이었다. 실제 그 효과로서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 미시간주에 이어 북아메리카 제2의 자동차산업 메카로 성장하기도 했다. 일찍부터 미국산 자동차 생산기지 역할을 맡다 보니 자국산 메이커 개발은 어려웠을 것이다. 자동차협약, 캐·미 FTA, 그리고 NAFTA까지 이어오며 캐나다는 1998년 자동차 관세 제도(MVTO; Motor Vehicle Tariff Order), 특별 면제 제도(SRO; Special Remission Order) 등의 국내법과 정책을 통해 조건부로 수입관세 면제의 혜택을 주었다. 고조된 자동차 강국들의 불만 일본과 유럽은 세계적 자동차 강국들이다. 북미 시장 진출과 시장점유를 고려하면 이들에게 미국·캐나다의 관련 정책은 당연히 중요한데, 위 캐나다의 조건부 혜택은 전언한 것과 같이 사실상 캐나다에 투자한 미국 자동차 기업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1998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가 이어졌고, 특히 여러 쟁점 중 국가 간 차별을 금지하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제1조 최혜국대우(MFN)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분쟁해결기구는 캐나다의 특혜가 모든 회원국의 동종 상품(자동차 및 부품)에 동일하게 부여됐어야 했는데, 사실상 일본과 유럽은 제외되고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일부 제품에만 부여돼 포괄적 성격의 MFN 원칙에 위반됐다고 판결했다. 캐나다는 혜택 부여가 NAFTA 회원국(미국, 멕시코)에게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FTA 국가 간 특혜를 인정하는 GATT 제24조를 인용, 반박했다. 그러나 이 역시 미국과 멕시코 기업 모두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아닌, 조건을 맞춘 일부 기업에만 적용됨이 문제로 지적돼 FTA 국가 간 보편적 특혜가 요구되는 예외 조항이 인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시 시작되는 제2의 자동차 통상정책 붐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의 득세로, 세계화보다는 자국 우선주의로, 그리고 내연기관에서 전기 및 수소 등 재생에너지 자동차로 시대적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 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서 목격한 것과 같이 주요 자동차 생산국들의 각종 지원정책이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특정 국가와의 가치사슬 등을 고려한 차별적 성격의 법안들이 추진될지 모른다. 물론 WTO의 존재감이 예전 같지 않지만 과거 국가 간 차별을 엄격히 금지했던 위 판례가 오늘 이 시점에 심상치 않은 영감을 주고 있다.

정리하기
표준 주도권이 국가 경쟁력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에서 보듯이 기술표준은 단순히 기업 및 산업 차원에서 경쟁력 제고 도구가 아니라 세계전략, 지정학 질서의 재정립을 위한 전략 차원으로 올라섰다. 기술표준, 특히 디지털 핵심기술 분야의 표준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자료: ICT 표준화전략 2023,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표준화의 경제적 가치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과 경제성장 연구’에 따르면 독일, 영국 등 9개국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 표준화의 증가와 경제성장 척도가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ICT 표준화의 경제적 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년간 국내 표준이 국가 전체 국내총생산(GDP) 성장 증가율에 11.9% 기여했다. 세계 주요국의 ICT 표준화 정책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이후 국제표준이 국제규범의 역할을 함에 따라 주요국은 정부에서 우선순위 발굴 및 직간접적 재정지원 확대 등 정보통신기술(ICT) 표준화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ICT 표준화 전략 2023 정부는 기술패권 경쟁과 디지털 혁명의 전환점에서 글로벌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데 필수적인 ICT의 국제표준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ICT 표준화 전략 2023’을 마련했다. 주요 표준화 기구의 국가별 선언특허 표준특허 분쟁이 발생했을 때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서는 결국 표준특허 자체를 많이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며 국제 상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결국 표준 설정 자체를 우리가 주도할 필요가 있다.

키워드 토크
세계 4대 표준강국 도약 목표 첨단기술 표준화로 신시장 창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표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글로벌 표준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주요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와 국제표준 선점을 통해 신시장 확보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세계 4대 ‘표준 강국’ 도약을 위해 우리가 취해야 할 전략과 과제는 무엇인지 전문가 대담을 통해 들어봤다. 진행 김광균 기자 사진 박충렬 #1 국제표준 선점을 위한 국제협력과 표준외교 현황 조영임 교수 표준은 기업의 경영전략 도구로서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측면이 크다. 자국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인정되면 국가 이미지 제고는 물론 무역을 통해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갖게 된다. 현재 국제표준은 국제법이 규율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국제법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으며, 한편으론 새로운 무역장벽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고 신흥국의 추격에 대응하려면 차별화된 원천기술 개발과 함께 선행 특허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세계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보유 특허를 국제표준으로 유도하는 전략적 연구개발(R&D) 활동이 필수다. 국제표준을 선점하면 다른 기술로 대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표준화 활동이 ‘총성 없는 전쟁’으로 표현되고, 표준특허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국제표준 제안, 국제임원 진출 등 표준화 활동을 확대함으로써 표준강국에 근접했지만 국제표준 제안은 특정 분야에 편중돼 있고 증가 추세도 둔화되고 있다. 주요 표준화 기구의 의장·간사 수임 현황도 다른 상임이사국들에 비해 아직 열세이므로 체계적인 국제표준 전략에 기반을 둔 효율적인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박효민 변호사 21세기를 ‘표준 전쟁의 시대’라 할 만큼 표준의 개념이 중요해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글로벌 초연결사회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어떠한 표준이 설정되느냐 하는 문제는 기업뿐 아니라 국가적 전략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신실크로드)’,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도 중국과 미국의 세계 표준화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우리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통해 가장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시장 선점이다. 우리의 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인정된다고 하면 그 경제적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인데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 승리를 해본 경험이 없다. 다만 우리는 국제표준 신규 제안과 표준특허 신고 건수가 상당히 높은 국가에 해당한다. 이러한 건수가 표준화의 성공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지만 표준화의 밑거름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우리 정부는 국제표준활동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민간 전문가의 활동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 한국이 경쟁력을 갖는 주요 산업기술 분야 조영임 교수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제조업 또는 제조업과 정보기술(IT)의 융합이 용이한 산업 중심으로 표준화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사물인터넷(IoT), 스마트기기 등 융복합 기술과 로봇, 드론, 인공지능(AI), 데이터 등 4차 산업의 핵심기술, 서비스 산업에 대한 표준화를 확대하고 사회안전, 국민생활과 밀접한 사회 전반의 표준 개발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핵심기술에 대한 국제표준을 선점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수출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 최근 미국이 제조업 부흥을 외치고 있지만 미국은 다양한 기술을 선점해 그와 관련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표준의 가치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을 세계 3대 표준화 기구로 꼽는데 ISO와 IEC는 산업통상자원부·국가기술표준원, ITU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전파연구원과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한 표준화 사례를 보면 1조 원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거나 국제표준을 따르지 않아 도산한 기업의 사례도 있다. 즉 표준은 기업의 생존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서 더 이상 수동적으로 따라야 할 기준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국제표준화에도 도전해야 할 것이다. 박효민 변호사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의 상용화를 한 바 있으며, 현재 삼성전자는 6G 사업을 추진 중이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보통신 기반의 산업 융합, 예컨대 5G,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IoT 등에서 상당한 발전이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국제표준 신규 제안 순위를 보면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만으로 국제표준의 위상을 논하기는 어렵다. 표준은 실제로 채택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신규 제안으로 그칠 게 아니라 실제 국제표준 채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과 국가 간 전략적인 협력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우리가 어떤 산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등 많은 국가가 AI, 양자역학(퀀텀), 전기차 충전장치 등의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AI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EU가 무역기술위원회(EU-US TTC)에서 관련 표준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중이며, 관련 로드맵도 마련한 상황이다. 이들 분야는 표준 분야뿐 아니라 각종 기술안보 측면에서도 중요도가 높은 만큼 우리 정부의 종합적인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3 세계 4대 표준강국 도약을 위한 추진전략과 과제 조영임 교수 지난해 9월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가 ISO 차기 수장으로 선출돼 2024년부터 회장직을 맡게 됐다. ISO를 대표하는 한국인 회장으로서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우리나라의 위상 제고는 물론 한국의 국제표준화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표준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학기술 중에서도 특히 AI 기술을 공략해야 한다고 본다. AI는 산업 전반에 걸쳐 미래사회의 혁신과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술이며 성장 가능성도 매우 높다. 한국의 경우 AI 정책이 다수 발표되긴 했으나 표준화 전략 수립은 다소 미흡했다. AI 기술은 ‘학습’ 영역에 표준화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핵심은 ‘추론’에 있다. 이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선도국)로 치고 나가야 한다. 또한 표준은 참여 주체들 간 합의를 기반으로 도출되는 만큼 정부는 표준화 전략 수립과 함께 민관 협력 거버넌스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민간의 표준 개발을 촉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AI 기반의 시장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효민 변호사 그동안 우리나라는 표준 분야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했다. 미국은 이미 20년 전부터 표준전략을 민간기구 주도로 마련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퀄컴, 소니 등 글로벌 기업은 기업 내에 표준 그룹을 갖추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술 선도국은 표준화를 통해 신기술을 표준으로 정립하면서 시장을 지배하고 이로부터 막대한 후속 이익을 누리는 반면, 그렇지 못한 국가는 표준특허에 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며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질 뿐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적절한 질서와 규칙인 표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을 만드는 것은 기술이지만 시장을 통제하는 것은 규칙이다. 규칙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우리 기업과 정부가 함께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이다. 민관 협력을 통해 우리 경제와 기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규칙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술이 아직 확립되지도 않은 AI 분야에서 미국과 EU 간에 표준 관련 로드맵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 기술과 표준의 연관성과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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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 시대의 기술표준 전략

기술표준은 무역규칙을 만드는 데 토대가 돼 무역에서 상호운용성을 높이고, 무역장벽을 제거해 거래비용을 낮추는 기능을 수행한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기술장벽(TBT) 협정이 그 예이고, 이는 표준의 영향력을 크게 높였다. WTO/TBT 협정에 의해서 가맹국이 새로운 기술규정을 도입하고자 할 때 국제표준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은 기술표준의 문제를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글 이희진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국제표준화연구센터장 사진 한경DB, 세계표준화기구 홈페이지,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 국제표준화기구(ISO)1), 국제전기통신연합(ITU)2),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3)와 같이 널리 인정되는 국제표준기구에서 만들어진 기술표준은 WTO/TBT 협정으로 그 지위가 더욱 공고해졌다. 국제표준을 만드는 데 참여해서 자국 기업의 기술을 반영시킨 경우 무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나라와 기업은 학습비용과 전환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즉 산업 및 경제적 관점에서 기술표준은 무역 원활화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기술표준을 주도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이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기술표준의 일반적인 기능이자 중요성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은 기술표준을 다른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제 기술표준은 지정학적 차원의 문제로 확대됐고, 구체적으로는 경제안보 관점의 문제가 됐다. 경제안보와 기술표준 경제안보는 이제 어느 나라의 국제전략 및 국가전략에서도 빠지지 않는 개념이 됐지만 그 정의는 아직도 만들어져가는 중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경제안보는 크게 네 가지 영역을 포함한다. 먼저 충분한 식량공급을 확보하고 핵심 자연/광물 자원에 대한 국가의 접근을 보장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금융시장 등 핵심 인프라를 물리적 또는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더불어 복원 가능하고 신뢰할 만한 공급망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총괄적으로 지정학적 경쟁국에 대한 기술우위를 확립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총체적 경제안보를 위해서는 네 가지 중 어느 하나도 빠질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에서 경제안보가 부각되는 배경이고, 경제안보 논의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와 기술보호를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중요성이 높아진 세 번째 영역과 네 번째 영역은 기술표준과 연관된다. 기술표준은 지정학적 경쟁국에 대한 기술우위를 확립하고 유지하기 위한 기본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표준은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통상안보를 포함하는 경제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 첫째,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기술표준은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다. 공급망에 관한 행정명령인 14017호 ‘미국의 공급망’ 보고서는 “단지 가격이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정상을 향한 경쟁(race to the top)으로 나아가는 시장 견인력(market pull)을 기업이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도구”로서 표준을 강조한다. 둘째, 경제안보는 당장 현재의 안전만이 아니라 미래의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기술표준은 향후 해당 기술의 발전 궤적(trajectory)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미래지향적이다. 즉 인공지능, 6세대(6G) 및 차세대 이동통신 등 신흥기술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근본 수단이 된다. 중국의 5G 기술표준 주도 이후 기술표준, 특히 디지털 기술표준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5G에서의 표준 주도는 6G 및 차세대 이동통신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경제안보의 지속가능성이 특정 기술 분야에서의 우위에 의해 지켜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서의 우위를 추구하고 주요 기술에 대한 경쟁국의 접근을 배제하는 것(technology denial)은 지속가능하기 어려운 목표다. 그것보다는 기술들이 그 안에서 개발되는 틀과 바탕이 되는 가치(민주주의, 인권 등)를 규정하는 글로벌 규칙을 주도해야 한다. 기술표준화는 글로벌 규칙 제정의 주요 틀이 된다. 표준의 무기화 이러한 이유로 기술표준의 전략적 가치가 통상을 넘어 안보 차원에서도 높아졌다. 지난해 8월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현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세계화가 역류에 직면하고, 일부 국가가 경제문제를 정치화하고, 무역을 도구로 사용하고, 표준을 무기화하면서 글로벌 산업 공급망의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표준의 무기화(weaponizing standards)’라는 표현보다 더 분명하게 표준의 지정학 차원으로의 격상과 경제안보에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말은 없을 것이다. 한편 지난해 9월 ISO 및 ITU의 수장을 뽑는 선거가 있었다. ISO 회장 선거에서는 한국의 조성환 후보가 중국 후보를, ITU 사무총장 선거에서는 도린 보그단-마틴(Doreen Bogdan-Martin) 후보가 러시아 후보를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이겼다. 이들 선거 결과의 독해를 위해서는 그 선거가 단지 일개 기구의 수장을 뽑는 선거가 아니었으며, 국제표준계의 동향과 기술 지정학적 경쟁이 연동돼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ITU 선거는 미국 국무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했는데, 이는 미국이 경제안보 관점에서 국제표준의 장에 복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내적으로 미국은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4)을 통해서 기술표준 분야를 지원한다. 일명 칩스(CHIPS)로 불리는 이 법은 반도체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술표준과 국제표준화에 관한 ‘미래를 위한 국립표준기술원법’을 포함한다. 글로벌 협의체와 디지털 기술표준 한편 미국의 기술표준에 대한 강조는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차원에서도 전개된다. 경제안보 관점에서 기술표준에 대한 강조는 미국이 주도하는 각종 안보·경제 글로벌 협의체에서도 잘 드러난다. 쿼드(Quad)5)와 같은 안보협의체에서도 표준이 빠지지 않고 논의되고 있다. 아래 표는 주요 양자 및 다자 간 글로벌 협의체에서 기술표준이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이들 문서에서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볼 수 있다. 첫째, 민주주의, 인권 등 가치와 표준을 연계시킨다. 따라서 뜻을 같이하는(like-minded) 동맹국, 파트너국, 넓게는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의 협력을 강조한다. 둘째, 인공지능, 6G, 차세대 무선통신기술 등 핵심 신흥기술 또는 디지털 표준의 중요성과 협력을 강조한다. 셋째, 다중이해관계자(multistakeholders)의 국제표준화 과정 참여를 증진하고자 한다. 국가의 대표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반영하기 위해 소비자, 시민단체 등의 참여를 장려한다. 이는 국가중심주의 나라들의 입장과 비교된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기술표준은 경제안보의 중요한 한 요소가 됐다. 민주주의 가치와 일치하는 표준 및 규범의 개발을 포함해서 국제기술 거버넌스를 지지하는 데 민주주의 국가 사이의 디지털 동맹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널리 공유되고 있으며, 이것을 위해서 기술표준 분야에서의 국제협력이 강조되고 있다. 기술표준에 대한 통합적 접근 지금까지 보아온 기술표준의 경제안보화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글로벌 차원에서 기술표준 협력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지만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성과와 추진 형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에게 기회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기술선진국으로 기술표준 또는 규칙제정의 장을 이끌어갈 역량이 있다. 그러나 규칙 제정의 리더십은 기술역량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정치적 역량과 정당성 확보가 관건이다. 미·중 두 나라의 기술을 둘러싼 대립 속에서 유럽연합(EU), 호주, 영국, 일본, 인도 등도 글로벌 규칙 제정, 핵심기술의 국제표준화 문제에 대해서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즉 글로벌 공급망 탈동조화(decoupling)에 이어 국제표준시스템의 탈동조화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EU의 관련 논의를 보면 국제표준시스템의 탈동조화를 가장 경계해야 할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특히 표준시스템의 탈동조화는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과 같은 나라의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매우 크다. 따라서 이들 나라와 양자 또는 다자의 디지털 핵심기술 분야에서 규칙 제정 및 표준화를 위한 담론을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 영국의 움직임이 참고할 만하다. 지난 12월 7일 영국과 일본은 ‘UK-Japan Digital Partnership’을 발표했다. 이 문서에서 양국은 언론의 자유, 민주주의 및 법의 지배를 포함하는 근본 가치를 공유하는 두 나라가 이러한 가치와 일치하는 글로벌 규범과 표준을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을 공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기술표준을 산업이 주도하고, 공개적이며 투명하고, 다중이해관계자의 환경에서 개발하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 이 문서는 네 개의 축(pillar)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 하나가 ‘디지털 규제와 표준’이다. 다른 세 축(디지털 인프라와 기술, 데이터, 디지털 전환)에서도 표준은 바탕이 되는 개념이다. 영국과 일본은 글로벌 규범과 디지털 기술표준을 주도하고자 이미 협력을 시작한 것이다. 또한 최근 영국 외교부는 ‘한국의 디지털 기술표준에 대한 접근법’이라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브렉시트 이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디지털 통상을 포함하는 디지털 분야의 규범 제정 및 표준화 논의에 참가하고 주도하고자 하는 영국의 의도를 내비치는 것이다. 우리도 이런 논의에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최근 발표된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주요 디지털 선도국과는 기술표준의 개발 및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디지털 국제표준화와 규범 형성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적시하는 내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이 호주국립대학 기술정책디자인센터(Tech Policy Design Centre)와 함께 디지털·핵심 기술 국제규정 제정과 표준화 분야에서의 한국과 호주의 협력을 위한 연구를 올해부터 진행한다. 이는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이 요구하는 바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고, 우리나라가 주요 표준 선도국과 취할 입장을 정립하는 데 필요한 좋은 출발점이다. 특히 호주와는 신흥기술 분야인 수소경제에 필요한 표준화 협력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제 막 출범하고, 한국이 정식 회원국으로 참여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6)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PEF는 기술표준, 특히 디지털 분야의 기술표준을 포함해서 새로운 규범을 만드는 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선진국으로서 규칙 수용자에서 규칙 제정자가 되기 위해선 새로운 룰이 만들어지는 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미래의 디지털 결정자를 논의의 장에 포용 주요 디지털 선도국과의 협력과 더불어 여기에 개발도상국의 참여와 협력을 추가한다면 더욱 강화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영국, 미국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거버넌스를 주도해본 나라들은 핵심 디지털 기술 거버넌스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에서 개도국을 미래의 ‘디지털 결정자(digital decider)’라고 칭하며 논의의 장에 포용하기 시작했다. 기술표준, 특히 디지털 기술표준에 관한 논의는 통상에서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디지털 통상과도 바로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기술과 무역/통상이 만나는 곳에서는 글로벌 차원에서도 이제 막 규칙이 만들어져가고 있다. 미국·유럽연합(EU) 간 무역기술위원회(TTC; Trade and Technology Council)7)를 구성하면서, 첫 번째 작업반으로 기술표준 작업반을 만들고 핵심 신흥 기술표준에서 조율 및 협력을 촉진하는 것을 임무로 설정한 이유일 것이다. 국제표준화 경쟁은 글로벌 규칙/룰 형성의 시각에서 보아야 하고, 디지털 통상은 그것을 구성하는 하나의 전선이다. 디지털 통상의 문제를 통상 차원뿐만 아니라 기술 측면에서도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실시하는 디지털 통상 전문양성 프로그램도 매우 시의적절하다. 기술표준의 문제는 통상을 넘어 경제안보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표준의 영역은 디지털 통상과 연계되면서 통상과 경제안보를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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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기술패권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패권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표준전쟁이 과거엔 한 산업 내에서 기업 간에 생존을 건 치열한 다툼이었다면, 최근엔 국가 간 경쟁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중국이 통신,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이를 제어하기 위한 미국과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술표준을 둘러싼 쟁점을 △경제안보 △데이터 현지화 △표준화 기구 △퍼스트 무버 등 4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경제안보 미국 정부의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는 표준전쟁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표준을 둘러싼 경쟁은 양국의 사활을 건 전쟁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독립과 발전을 포함한 국익을 경제 측면에서 확보하기 위한 경제안보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중요시되고 있다. 이는 급속히 성장한 중국이 과학산업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국제질서에 도전하면서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었고, 특히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 발전이 경제·군사적 경쟁까지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첨단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기술표준 선점 노력에 나서는 한편 안보를 명분으로 수출통제 수위를 높이면서 대(對)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기술유출을 방지하고 첨단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산업정책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기술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조치다.  데이터 현지화 기술표준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앞으로 데이터 현지화(data localization)를 둘러싼 쟁투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국경을 넘어서는 자유로운 데이터 유통을 지지하는 국가들과 중국으로 대표되는 데이터 보호주의 진영이 첨예한 대립전선을 만들면서다. 디지털 무역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통상 장벽도 늘어나고 있는데, 데이터 분야에서 명확한 통상규범을 확립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주요 어젠다 중 하나도 디지털이다. 미국 등은 △국경 간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 △컴퓨터 설비의 현지화 요구 금지 △전자전송의 무관세 원칙  등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강력한 디지털 보호무역주의를 펴고 있다. 앞으로 신통상규범 확립 과정에서 ‘디지털’ 분야는 국가의 명운을 건 전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표준화 기구 최근 국제표준을 담당하는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수장으로 각각 한국인과 미국인이 선출됐다. ISO는 2015~2017년 회장이 중국인이었고, ITU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사무총장직을 중국인이 맡았다는 점에서 이번 지도부의 변화가 의미 있다는 평가다. 표준은 기술을 연결하는 가치중립적인 도구지만 개발도상국은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고자 자국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추진해왔고, 그중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 국가가 중국이었다. 중국은 국가적으로 국제표준화를 위한 로드맵을 만들었는데, 그중 국제표준에 영향을 주는 국제기구 진출은 국제표준화 프로젝트의 주요 업무였다. 그래서 이번 ISO와 ITU의 지도부 교체는 정치적 함의를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안보가 부각되면서 우방과 최대한 협력해 정치적으로 위협이 될 것 같은 국가에 대항하는 것이 국제정세의 주요한 흐름이 되고 있는데, 세계 표준화 기구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한국은 이번 ISO 진출을 국제표준화 커뮤니티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흥 기술의 표준화 동향을 재빨리 업데이트해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퍼스트 무버 한국이 빠른 시간 내에 경제 규모 세계 10위권에 들어서기까지 ‘패스트 팔로어(추격자)’ 전략이 유효했다. 우리나라는 해외 표준을 국내로 들여와 우리 산업과 기술에 접목하는 데 집중해왔다. 앞으로 한국은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도적으로 기술표준을 선점하는 ‘퍼스트 무버(선도국)’로 나아가야 한다는 평가다. 한국이 보유한 기술력을 국제표준화해 우리 주도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무게를 실어야 할 때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R&D) 기획 단계부터 기술 개발과 표준화 작업, 특허권(IP) 확보 전략까지 종합적인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퍼스트 무버로서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대표적 사례가 바로 통신 분야다.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ICT)의 중심인 6세대 이동통신(6G) 관련 기술개발 및 표준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특허가 출원된 6G 기술 약 3만8,000건 중 중국이 35%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다음이 미국(18%), 일본(13%), 한국(10%) 순이다. 글로벌 표준 선점은 국가경제 발전과 미래안보를 지키기 위한 시급한 과제라는 점에서 정부와 민간기업이 힘을 모아서 글로벌 표준 플랫폼 구축에 나서야 할 때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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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정책 3대 비전 수립… ‘글로벌 통상 중추국가’ 도약 꿈꾼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패권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표준전쟁이 과거엔 한 산업 내에서 기업 간에 생존을 건 치열한 다툼이었다면, 최근엔 국가 간 경쟁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중국이 통신,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이를 제어하기 위한 미국과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술표준을 둘러싼 쟁점을 △경제안보 △데이터 현지화 △표준화 기구 △퍼스트 무버 등 4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경제안보 미국 정부의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는 표준전쟁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표준을 둘러싼 경쟁은 양국의 사활을 건 전쟁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독립과 발전을 포함한 국익을 경제 측면에서 확보하기 위한 경제안보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중요시되고 있다. 이는 급속히 성장한 중국이 과학산업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국제질서에 도전하면서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었고, 특히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 발전이 경제·군사적 경쟁까지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첨단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기술표준 선점 노력에 나서는 한편 안보를 명분으로 수출통제 수위를 높이면서 대(對)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기술유출을 방지하고 첨단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산업정책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기술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조치다.  데이터 현지화 기술표준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앞으로 데이터 현지화(data localization)를 둘러싼 쟁투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국경을 넘어서는 자유로운 데이터 유통을 지지하는 국가들과 중국으로 대표되는 데이터 보호주의 진영이 첨예한 대립전선을 만들면서다. 디지털 무역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통상 장벽도 늘어나고 있는데, 데이터 분야에서 명확한 통상규범을 확립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주요 어젠다 중 하나도 디지털이다. 미국 등은 △국경 간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 △컴퓨터 설비의 현지화 요구 금지 △전자전송의 무관세 원칙  등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강력한 디지털 보호무역주의를 펴고 있다. 앞으로 신통상규범 확립 과정에서 ‘디지털’ 분야는 국가의 명운을 건 전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표준화 기구 최근 국제표준을 담당하는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수장으로 각각 한국인과 미국인이 선출됐다. ISO는 2015~2017년 회장이 중국인이었고, ITU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사무총장직을 중국인이 맡았다는 점에서 이번 지도부의 변화가 의미 있다는 평가다. 표준은 기술을 연결하는 가치중립적인 도구지만 개발도상국은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고자 자국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추진해왔고, 그중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 국가가 중국이었다. 중국은 국가적으로 국제표준화를 위한 로드맵을 만들었는데, 그중 국제표준에 영향을 주는 국제기구 진출은 국제표준화 프로젝트의 주요 업무였다. 그래서 이번 ISO와 ITU의 지도부 교체는 정치적 함의를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안보가 부각되면서 우방과 최대한 협력해 정치적으로 위협이 될 것 같은 국가에 대항하는 것이 국제정세의 주요한 흐름이 되고 있는데, 세계 표준화 기구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한국은 이번 ISO 진출을 국제표준화 커뮤니티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흥 기술의 표준화 동향을 재빨리 업데이트해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퍼스트 무버 한국이 빠른 시간 내에 경제 규모 세계 10위권에 들어서기까지 ‘패스트 팔로어(추격자)’ 전략이 유효했다. 우리나라는 해외 표준을 국내로 들여와 우리 산업과 기술에 접목하는 데 집중해왔다. 앞으로 한국은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도적으로 기술표준을 선점하는 ‘퍼스트 무버(선도국)’로 나아가야 한다는 평가다. 한국이 보유한 기술력을 국제표준화해 우리 주도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무게를 실어야 할 때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R&D) 기획 단계부터 기술 개발과 표준화 작업, 특허권(IP) 확보 전략까지 종합적인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퍼스트 무버로서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대표적 사례가 바로 통신 분야다.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ICT)의 중심인 6세대 이동통신(6G) 관련 기술개발 및 표준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특허가 출원된 6G 기술 약 3만8,000건 중 중국이 35%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다음이 미국(18%), 일본(13%), 한국(10%) 순이다. 글로벌 표준 선점은 국가경제 발전과 미래안보를 지키기 위한 시급한 과제라는 점에서 정부와 민간기업이 힘을 모아서 글로벌 표준 플랫폼 구축에 나서야 할 때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