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5G 상용화 1년, 세계 각국의 상황과 준비 현황

김태진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정보통신정책팀장

2019년 4월 3일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시작한 날이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5G 상용화가 빠르게 증가해 2020년 5월 현재 35개 국가에서 5G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언택트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온라인 강의, 재택근무, 비대면 진료 등 다양한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폭증하는 트래픽과 데이터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5G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가운데)이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과 함께 SK텔레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두 회사는 5G 네트워크·미디어·보안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1년간 5G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5G는 관련 서비스, 장비, 단말 등 통신산업 전반에 새로운 전환을 촉발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혁신적 융합서비스를 창출하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먼저 5G 서비스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35개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가운데 중국의 5G 가입자 수가 6,545만 명 이상1) 으로 단연 압도적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우리나라의 5G 가입자 수는 634만 명(2020.4)이고, 기지국은 11만 8,000개(준공신고 기준, 2020.5)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중국이 5G 시장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담하면서 5G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올해에도 일본, 캐나다, 유럽(노르웨이·스웨덴·벨기에등) 등 주요국의 상용화가 이어지면서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국가 5G 상용화 현황(2020년 5월 현재)
북미
(2개국)
미국(2019.4), 캐나다(2020.3)
아시아
(10개국)
한국(2019.4), UAE·카타르(2019.5), 바레인(2019.6), 쿠웨이트(2019.7), 사우디아라비아(2019.10), 중국(2019.11), 필리핀·태국(2020.2), 일본(2020.3)
유럽
(16개국)
스위스·영국(2019.5), 루마니아·이탈리아·스페인(2019.6), 모나코·핀란드·독일(2019.7), 아일랜드(2019.8), 오스트리아(2019.9), 헝가리(2019.10), 노르웨이(2020.3), 벨기에·네덜란드(2020.4), 폴란드·스웨덴(2020.5)
기타
(7개국)
호주(2019.5), 몰디브(2019.8), 뉴질랜드(2019.11), 푸에르토리코·버진아일랜드(2019.12), 라트비아(2020.1), 남아프리카공화국(2020.5)
자료 :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 댁내 고정형 5G(Fixed Wireless Access) 제외)
통신산업 전반에 몰고 온 변화

5G 통신장비의 경우 우리 기업의 도약(삼성전자 19.4%, 2019년)으로 전체 통신장비 경쟁 구도가 새롭게 전환되는 과정에 있다. 5G의 본격적인 확산으로 화웨이-에릭슨-노키아-ZTE 중심이었던 경쟁 구도에 지각 변동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에릭슨, 삼성, 노키아가 거세게 추격 중이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홍콩의 국가보안법 제정 등의 불만에 따른 ‘화웨이 보이콧’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은 지난 5월부터 화웨이 5G 장비 배제를 위해 ‘D10’(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G7과 한국·인도·호주) 동맹 결성을 계획 중이다. 캐나다 빅3 이통사(텔러스·로저스·벨)도 지난 6월에 화웨이 장비 배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5G 통신장비의 경쟁구도 변화는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폭증하는 트래픽과 데이터를 충당하기 위해 5G 환경 구축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은 대규모 5G 인프라 투자를 실행 및 계획 중이며, 유럽은 5G 상용화를 준비하고 확산하는 과정에서 신규 장비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글로벌 5G폰 출하량은 약 2,400만 대로 지난해 전체 출하량 1,863만 대보다 확연하게 늘며 지속적인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5G폰의 글로벌 점유율은 삼성이 34.6%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화웨이(33.3%)와 근소한 차이로 치열한 선두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국가별 5G폰 점유율은 중국이 63.3%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5G 모뎀칩 시장은 퀄컴이 주도하고 있다. 그 뒤로 화웨이, 삼성, 미디어텍 등이 선전 중이다. 2020년 1분기 퀄컴의 점유율은 54.5%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삼성과 화웨이가 전년 대비 다소 하락한 반면 미디어텍은 상승하고 있다. 삼성, 화웨이, 미디어텍은 전력 저감과 공간 활용 등에 탁월한 ‘5G 모뎀칩+모바일 AP칩’ 형태의 5G 통합칩을 지난해 9~11월에 연이어 공개하는 등 5G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술 경쟁에 돌입했다. 퀄컴도 같은 해 12월 5G 통합칩을 출시함에 따라 올해에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메이저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5G 융합서비스로 승부한다

5G 서비스는 결국 융합서비스 분야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은 자국 통신사를 중심으로 5G 시장 선점을 위한 킬러 콘텐츠 개발, 우수 서비스 발굴, 가입자 유치 등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통신사와 제조사·서비스 등 협력 기반의 자율이동체 개발 준비가 활발하며, 이종 분야(금융·콘텐츠 등)의 융합서비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신규 온라인 동영상(스트리밍) 서비스(OTT) ‘HBO max’를 출범한 AT&T는 올해 약 2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고, 버라이즌(Verizon)은 뉴욕 5G 금융랩, LA 실감콘텐츠랩 등 지역별 5G랩을 운영하고 있다.
유럽은 스마트 팩토리, 자동차, 관광 강국의 이점을 활용해 자율주행차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서비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본(Bonn)에서 도시 관광 AR 서비스 ‘베토벤 2020’을 추진할 예정이고, 영국의 보다폰은 ‘5G 모빌리티랩’을 설립, 자율주행용 지도인 HD라이브맵을 개발할 예정이다. 독일은 인더스트리(Industry) 4.0(4차 산업혁명)을 제창한 선도국가로서 자동차 제조사를 중심으로 5G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개발과 적용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아우디는 에릭슨과 협업해 5G 스마트 팩토리를 개발, 인간-생산로봇 간 상호작용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BMW는 차량 실제 조립 현장에 VR·AR 기술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에 통신 3사 간 견고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AR·VR 분야의 ‘사이버버스(Cyberverse)’ 개념을 도입한 ‘AR맵’을 공개하고, 슝안신구 지역 스마트 시티 건설 참여 등 5G 융합서비스의 구현 및 확산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NTT도코모사의 5G 기반 완전 무선화 스마트 공장, 원격 진료, 스마트 농업 솔루션 등의 개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실감 콘텐츠, 자율주행차 등 5G+ 5대 핵심 서비스 분야를 대상으로 통신 3사를 주축으로 한 5G 융합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가 5G 추진 계획
미국 5G 이니셔티브 계획(2019.4)을 지속 이행*하는 가운데 5G 장비업체 지원 등을 포함하는 ‘전략적 연합 통신이용법’ 발의**(2021.1),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 승인***(2020.2) * 2025년까지 2,750억 달러 투자
** 5G 기술 개발 7억 5,000만 달러, 5G 장비 지원 5억 달러 지원 등
*** 승인 조건 : 3년 내 인구 97% 5G 커버리지 포함
중국 상무위원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재건을 위한 5G 등 ‘新인프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천명, 5G 인프라의 폭발적 증대 전망
* 5G 기지국,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등 7대 분야, 총 34조 위안(약 5,900조 원) 예상
일본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른 5G 확대 기회 상실에도 불구, 이통 4사는 5G 상용화(2020.3)를 계기로 기존 투자 계획*을 이행 중이며, 정부는 5G 인프라 구축에 세제 지원** * 2019년 상반기부터 5년간(2019∼2024) 1조 6,000억 엔 투자
** 5G 설비 투자의 15% 법인세 공제(~2022.3)
유럽 영국은 5G 시범사업에만 2억 파운드(약 3,05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프랑스는 2020년 말까지 2개 이상 대도시(인구 15만 명 이상) 면적 50% 이상에 5G망 구축 예정* * 프랑스 5G 기지국 계획 : 3,000개(2022) → 8,000개(2024) → 1만 500개(2025)
기업별 5G폰 점유율, 국가별 5G폰 점유율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언

5G산업의 경쟁력은 시장 선점과 안정적 융합서비스가 좌우할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 산업의 성장에 대한 요구는 전 세계적으로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5G산업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우선 코로나19가 초래한 세계적인 위기 상황을 극복하면서 국가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양한 융합서비스를 구축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범정부 차원의 다양한 실증 사업과 광범위한 사례 발굴을 통해 5G 융합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5G 이후 다가올 6G 등 차세대 네트워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네트워크, 자율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지능형 네트워크 선점을 위한 다양한 도메인 적용이 필요하다. 정부 부처 간 업무 영역을 넘어 범부처 차원의 협업을 통한 5G 융합서비스의 구현과 세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하고 세밀한 사업 추진이 이루어져야 한다. 과감한 선제적 준비와 구체적인 사업 추진이 5G 미래 경쟁력의 초석이 될 것이다.

  • 1) 중국 통신사별 가입자(2020년 4월 현재) : China Telecom 2,170만 명, China Mobile 4,375만 명, China Unicom 미발표